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브라질: 올림픽 개최 앞두고 경찰에 의해 수백 명 사망

지역

브라질: 올림픽 개최 앞두고 경찰에 의해 수백 명 사망

익명 (미확인) | 수, 2015/08/05- 13:44

브라질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의 헌병대가 “일단 쏘고 보는” 방침을 따르는 듯하면서 살인율 급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이를 조사하거나 기소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2016 리우 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둔 8월 3일 이에 대해 독점 준비한 통계 및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 <”내 아들을 죽였다”: 리우데자네이루의 경찰에 의한 살인>은 지난 5년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중 최소 16%를 차지하는 1,519건의 가해자가 근무 중인 경찰관이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국제앰네스티는 리우 북부 아카리의 빈민촌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경찰이 저지른 살인 사건 10건 중 최소 9건 이상이 비사법적 살인이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증거를 확보하기도 했다.

아틸라 로크(Atila Roque) 국제앰네스티 브라질지부 사무국장은 “리우데자네이루는 두 얼굴을 지닌 도시다. 한 편에서는 세계인들을 놀라게 할 호화로움과 화려함이 존재하면서도 다른 한 편에서는 가난한 젊은 흑인 상당수가 경찰에게 살해되고 있다”며 “심각한 치안위기를 해소하려다 실패로 돌아간 브라질의 ‘마약과의 전쟁’ 은 끔찍한 역효과를 일으키며 고통과 참상만을 남기고 있다. 폭력적이고 자원 부족 상태인 경찰, 너무나 가난하고 소외되어 주목받지 못하는 지역사회, 인권침해에 대한 정당한 재판과 보상이 계속해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형사사법제도가 뒤섞이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살인 사건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경찰 개입으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살인 사건이 자기방어 행위였는지, 형사기소가 필요한 사건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행정보고서를 작성한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건이 ‘정당방위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되어,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및 가해 경찰이 민간 법원에 서는 것을 막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경찰에 의한 살인 사건을 정당방위로 분류함으로써 브라질 정부는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사망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비사법적 처형을 무마하기 위한 연막으로 쓰이기도 한다. 경찰이 피해자를 범죄조직과 연관시킬 경우 조사가 이루어지더라도 살인의 정황을 알아보기보다는 정당방위로 인한 사망이라는 경찰의 증언을 뒷받침하려는 의도에서 조사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경찰관들이 충분한 주의 없이 시신을 옮기거나, 시신 옆에 무기나 다른 ‘증거물’을 가져다 놓는 등 사건 현장이 훼손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피해자가 마약 밀매와 관련되었다는 의혹이 있을 경우, 살인을 정당화하기 위해 피해자의 전과에 집중해 조사하는 경향도 있다.

10세 소년 에두아르도 데 헤수스는 2015년 4월 2일 알레망 빈민가에서 자신의 집 앞 현관문에 앉아 있다가 경찰에게 목숨을 잃었다.

에두아르도의 어머니인 40세의 테레신하 마리아는 불과 몇 초만에 모든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총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리자마자 밖으로 뛰어나왔는데, 아들이 쓰러져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됐어요”

아들의 시신 앞에 줄지어 서 있는 경찰에게 테레신하가 항의하자, 그 중 한 명이 그녀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는 “당신 아들을 죽인 것처럼 당신도 죽일 수 있다. 도둑놈의 아들을 죽였으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테레신하는 경찰들이 사건 현장을 거의 순식간에 정리해 버렸다고 했다. 경찰은 에두아르도의 시신을 치워 버리려고도 했지만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막았다. 어떤 경찰은 시신 옆에 총을 가져다 놓고 에두아드로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려 하기도 했다.

사건 다음 날, 에두아르도를 살해한 가해 경찰들은 직위해제되고 살해 흉기는 법의학적 분석을 위해 압수되었다. 이 사건은 경찰의 살인 담당 부서에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가해자들이 기소되는 경우도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에두아르도가 살해된 이후 가족들은 협박을 당했고, 보복의 위험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 이사를 가야만 했다.

아틸라 로크 국장은 “경찰이 빈민가에서 이루어지는 작전 중에 주민들을 괴롭히거나 활동가들을 위협하는 등의 공포 전략을 취하는 것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안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살인 사건 감소를 위해 일관된 전략을 취하고, 모든 인권침해행위가 철저히 조사되고 가해자들이 처벌받을 것임을 보장하는 것뿐이다.

핵심 체크

  • 브라질은 세계에서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벌어지는 국가다. 2012년 한 해에만 56,000명이 살해되었다.
  • 2012년 살인 사건 피해자 중 50% 이상이 15세에서 29세 사이였으며, 이 중 77%가 흑인이었다.
  •  2005년부터 2014년 사이 근무 중인 경찰에 의해 벌어진 살인 사건은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 8,471건,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5,132건이었다.
  • 지난 5년 동안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근무 중인 경찰에 의해 ‘정당방위로 인한 사망’으로 기록된 살인 사건은 총 살인사건 횟수의 약 16%를 차지한다.
  • 2011년부터 경찰에 의한 살인 사건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진 220건의 통계를 검토한 결과, 국제앰네스티는 그로부터 4년 동안 경찰관이 기소된 사건은 단 1건뿐이었음을 파악했다. 2015년 4월 현재, 183건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영어전문 보기

Brazil: ‘Trigger happy’ military police kill hundreds as Rio prepares for Olympic countdown

Military police in Rio de Janeiro who seem to follow a “shoot first, ask questions later” strategy are contributing to a soaring homicide rate but are rarely investigated and brought to justice, Amnesty International said as it published exclusive statistics and analysis ahead of the one-year countdown to the 2016 Rio Olympic Games.

The report “You killed my son: Killings by military police in Rio de Janeiro” reveals that at least 16% of the total homicides registered in the city in the last five years took place at the hands of on-duty police officers – 1,519 in total. Only in the favela of Acari, in the north of the city, Amnesty International found evidence that strongly suggests the occurrence of extrajudicial executions in at least 9 out of 10 killings committed by the military police in 2014.

“Rio de Janeiro is a tale of two cities. On the one hand, the glitz and glamour designed to impress the world and on the other, a city marked by repressive police interventions that are decimating a significant part of a generation of young, black and poor men,” said Atila Roque, Director at Amnesty International Brazil.

“Brazil’s failed ‘war on drugs’ strategy to tackle the country’s very real drug and violence public security crisis is backfiring miserably and leaving behind a trail of suffering and devastation. Too many lives are lost to the toxic cocktail of a corrupt violent and ill-resourced police force, communities so poor and marginalized they are hardly visible and a criminal justice system that constantly fails to deliver justice and reparations for human rights violations.”

According to Amnesty International’s research, military police across Rio de Janeiro has regularly used unnecessary and excessive force during security operations in the city’s favelas. The majority of victims of police killings registered from 2010 to 2013 are young black men of between 15 and 29 years of age.

Such killings are hardly investigated. When a person is killed as a result of police intervention, a civil police officer files an administrative report to determine if the killing was in self-defence or if a criminal prosecution is required. In practice, many cases are filed as “resistance followed by death”, which prevents independent investigations and shields the perpetrators from the civilian courts.

By listing police killings as the result of a confrontation, even when there was never one, the authorities effectively blame the victims for their own deaths. This is often used as a smokescreen to cover up for extrajudicial executions. In cases where the police links the victim to criminal gangs, the investigation usually intends to support the testimony of the police that the killing occurred in self-defence instead of determining the circumstances of the homicide.

Amnesty International also found that crime scenes are frequently altered – police officers remove the body without due diligence and place weapons or other “evidence” next to the body. In cases where the victim is allegedly connected to drug trafficking, the investigation tends to focus on the victim’s criminal profile to legitimize the killing.

Eduardo de Jesus, 10, was killed by military police as he sat by his home door in the Complexo do Alemão favela on 2 April 2015.

According to his mother, Terezinha Maria de Jesus, 40, everything happened in a matter of seconds.

“I just heard a bang and a cry … When I ran outside I came across the horrible scene of my fallen son there,” she said.

When she confronted the row of military police officers standing in front of her son’s dead body, one of them pointed his rifle at her head and told her: “Just as I killed your son, I might as well kill you because I killed a bandit’s son”.

Terezinha said the crime scene was almost immediately dismantled by the police. They tried to take Eduardo’s body away but the community prevented them from doing it. One of the officers tried to place a gun next to the body to incriminate him.

The day after Eduardo’s death, the agents responsible for the shot that killed him were dismissed from the force and had their weapons taken for forensic analysis. The case is being investigated by the police force’s homicide division. But the reality is that most cases are not duly investigated and those responsible rarely face justice.

Since the killing, Eduardo’s family has received threats and were forced to move from their home for fear of reprisals.

“The military police’s strategy of fear when it comes to their operations in the city’s favelas, including harassing residents and threatening activists, will not resolve the city’s security problems. The only thing that will is a concerted strategy to reduce homicides and a guarantee that all human rights violations are thoroughly investigated and those responsible are brought to justice,” said Atila Roque.

Key Facts:

  • Brazil has one of the highest number of homicides in the world: 56,000 people were killed in 2012.
  • In 2012 more than 50% of homicide victims were aged between 15 and 29, and 77% of them were black.
  • 8,471 cases of killings by police officers on duty were registered in the State of Rio de Janeiro, including 5,132 in the city of Rio de Janeiro between 2005 and 2014.
  • The number of killing by on-duty police officers registered as “resistance followed by death” in the city of Rio de Janeiro represents nearly 16% of the total number of homicides in the city for the last 5 years.
  • When reviewing the status of all 220 investigations of police killings opened in 2011 in the city of Rio de Janeiro, Amnesty International found that after four years, only one case led to a police officer being charged. As of April 2015, 183 investigations were still open.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철창 속 수감자들의 모습

철창 속 수감자들의 모습

지난 3월, 국제앰네스티는 신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구금 시설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각국 구금 시설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제도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방역 조치가 인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보고서 ‘잊혀진 수감자: 코로나19와 교도소(Forgotten Behind Bars: COVID-19 and Prisons)’에 따르면 전 세계 수감자는 총 1,100만 명으로 추정되며 많은 국가에서 교도소 등의 구금 시설이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 보고서는 다수의 구금 시설에서 비누, 필수 위생용품, 개인보호장비 등이 부족하고 적절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의료서비스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에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이중 상당수의 정부가 신뢰 가능한 최신 정보를 공개적으로 제공하지 않아 코로나19의 확진자 및 사망자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자료만으로도 전 세계 구금 시설의 코로나19 확진 추세는 우려되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각국의 백신접종계획 발표 및 구체화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감염 확산에 취약한 수감자들의 백신 접종에 대한 언급은 거의 되고 있지 않다.

국제앰네스티는 과밀수용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감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각국 코로나19 백신 계획에 수감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교정 시설 내 수감자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

교정 시설 내 수감자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

지속되는 과밀수용의 위험

오늘날 교도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과밀수용이다. 102개국에서 조사된 교도소 수용밀도는 110%를 초과했다. 수감자들 중 대부분은 비폭력적 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선고를 받은 이들이다. 이러한 과밀수용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다.

예컨대 2021년 2월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612,000명이 교도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며 최소 2,700명의 수감자와 관리자가 사망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2021년 2월 22일 기준 10,000명 이상의 교정 시설 내 감염이 확인되었다. 시설 관리자 중에서는 무려 65% 이상이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

한국에서는 2020년 12월 서울 동부 구치소에서 단기간 내 771명의 수감자와 21명의 교정 공무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고 2021년 1월 4일 기준 총 1,041명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었다. 이는 해당 구치소 정원의 1/3이 넘는 수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감자 임시 석방 등의 조치가 취해져야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하지 않고 있다. 불가리아, 이집트, 콩고, 네팔 등 과밀수용도가 위험한 수위인 국가는 적절한 코로나19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이란과 터키에 임의 구금된 인권활동가를 포함한 수백 명의 사람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의 일환인 수감자 석방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

과밀화된 교정 시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

과밀화된 교정 시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

보건위기 & 방역 조치의 남용

코로나19로 인해 그 동안 교도소 내 의료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얼마나 부족했는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수감자에 대한 예방조치와 예방적 치료의 필요성은 커지는 반면 이를 해소하겠다는 교정 당국의 노력과 의지는 부족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교도소 안에는 진단키트가 극도로 부족했으며, 이란과 터키 구치소에서는 의료서비스를 임의로 제공하지 않기도 했다. 캄보디아, 프랑스, 파키스탄, 스리랑카, 토고, 미국 교도소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적절한 예방 및 보호 조치를 내놓는 데 실패했다.

다수의 교정 당국은 코로나19 대응을 명목으로 과도하고 학대적인 격리 및 감금 조치를 남용했고 이는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졌다. 예컨대 아르헨티나, 영국 등에서 구금된 사람들은 몇 주, 심지어 몇 개월 동안 매일 23시간 가까이를 독방에서 생활해야 했다. 봉쇄 조치로 인한 가족 접견 제한은 수감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타격을 주었다. 이에 따라 교도소 내 불안이 심화되고 시위가 촉발되기도 했으며 당국은 이에 대응해 과도한 무력 진압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백신 접종 우선 대상에 수감자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백신 접종 우선 대상에 수감자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수감자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

누구든, 어디에 거주하든, 어떤 환경 속에 있든, 모든 이들의 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교정 시설 내 수감자들의 인권은 다른 모든 이들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보장되어야 하며 이들을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으로 대우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

넷사넷 빌레이Netsanet Belay 국제앰네스티 조사 및 애드보커시 국장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누구든, 어디에 있든 마스크, 비누, 위생용품, 깨끗한 수돗물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교도소는 개인보호장비를 필수로 무상 제공해야 하며, 정부는 감염 발생을 방지 및 통제하기 위해 진단키트와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한 격리 및 감금 조치가 사용되었다. 이 조치가 잔인하며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인 대우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수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간적인 조치가 당장 시행되어야 한다.

수감자에게 백신접종을 우선 실시해야 한다

71개국이 넘는 국가가 임상적으로 취약한 집단 한 개 이상을 대상으로 백신정책을 도입했다.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수감자와 시설 관리자가 포함되어 있는 일부 국가들도 있지만,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고소득국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계획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넷사넷 빌레이 국장은 “교도소는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환경 중 하나이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수감자의 권리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불명확한 수감자 백신 계획 및 정책, 치료 등은 시급한 글로벌 문제”라며 “백신 도입 전략이 구체화되는 지금 단계에서 구금 시설 내 사람들의 건강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수감자와 수감자 가족의 생명, 공공보건체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백신 관련 정책 및 계획의 설계 과정에서 수감자가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권고한다. 나아가 구금 환경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만큼 국가 백신 계획에서 수감자의 백신 접종을 우선시해야 하며, 고령층, 만성질병 환자 등 코로나19 취약집단을 전체 인구에서 유사한 위험에 노출된 집단과 동일하게 우선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보고서 보기 >

목, 2021/04/08- 19:00
1
0

(2021-04-21 서울) 오늘 한국 법원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일본의 성 노예제 강제 동원 피해보상청구 소송을 각하한 것에 대해,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판결은 일본군 성 노예제 생존자들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도중 그들과 같이 잔혹행위에 시달린 뒤 이미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정의를 구현하지 못하는 큰 실망을 안겼다.

이번 판결은 일본의 비인도적 범죄와 전쟁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했던 지난 1월 판결과 상반된다. 이는 오랜 기다림 끝에 생존자들이 거둔 역사적인 승리였으나, 이번 판결로 그 빛이 크게 바래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이 지났다.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생존자들의 권리를 빼앗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가장 시급한 일이다. 2016년 소송을 제기한 10명의 생존자는 현재 4명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배경 정보

‘위안부’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전쟁 중 일본군이 운영하는 ‘위안소’에서 강제로 일해야 했던 최대 20만 명의 소녀와 여성을 칭하는 완곡한 표현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이었다.

올해 1월 별도의 판결에서 일본 정부에게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군 성 노예제 생존자들에게 보상하라고 명령한 부분을 고려하면, 오늘의 판결은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1월 판결은 별도의 소송으로 12명의 다른 일본군 성 노예제 생존자가 2016년에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016년 이러한 잔혹 행위의 생존자를 포함해 20명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오늘의 판결로 종결했지만, 이는 항소 대상이다. 첫 번째 심리는 2019년 11월에 열렸으며, 국제앰네스티가 법률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 대만, 필리핀, 중국, 네덜란드 등지의 생존자들은 일본 법원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총 10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결과는 올해 1월의 판결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존자들의 패소였다.

1월 8일 손해 배상을 인정한 법원은 판결문에서 일본군 성 노예제가 생존자들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유발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조직적인 성 노예제 속에서 소녀와 젊은 여성들은 강간, 구타, 고문, 살해당했고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존자들은 고독과 굴욕, 수치, 낙인 그리고 극심한 빈곤 속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살았다.

오늘 한국 법원의 판결은 2015년 당시 한국 정부와의 양자 합의를 통해 해당 문제를 “불가역적”으로 해결했으며 주권면제 원칙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수그러지지 않는 입장을 더욱 강화시켰다. 그러나 해당 합의는 일본의 인권법 침해 사실을 인정하지도, 법적 책임을 수용하지도 않았다. 생존자들은 또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으며, 생존자들의 의미 있는 참여 없이 협상이 진행되었다고 주장했다.

수, 2021/04/21- 21:32
1
0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격리 조치 이후 헝가리에서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가정 폭력의 위험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정부령을 통해 보건 비상 사태라고 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와 거리를 두도록 경찰이 명령할 수 있게 하였으며 피해자들에게 대체 숙소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늦은 저녁 코로나19로 격리된 건물의 모습

늦은 저녁 코로나19로 격리된 건물의 모습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격리 조치 이후 헝가리에서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가정 폭력의 위험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정부령을 통해 보건 비상 사태라고 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와 거리를 두도록 경찰이 명령할 수 있게 하였으며 피해자들에게 대체 숙소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헝가리 의회는 여성 폭력에 반대하는 이스탄불 협약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헝가리 정부가 “이스탄불 협약은 불법 이민을 돕는 것”이며 “위험한 성 이념을 제시”한다고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헝가리는 2014년,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예방 및 퇴치를 위한 유럽 평의회 협약’, 이른바 이스탄불 협약에 서명했지만 의회 비준을 거쳐 해당 협약을 국가 법에 포함하지는 못한 상태다. 헝가리 정부 역시 협약 비준을 요구하는 시민 사회의 압박을 무시하며 시민사회의 우려를 ‘정치적 칭얼대기political whining’라고 표현했다.

이번 의회의 결정에 대하여 국제 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처장 데이비드 비그David Vig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스탄불 협약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번 결정은 매우 위험한 결정이다. 이는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그들이 저지른 일로 기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정부는 여성 폭력을 적절히 예방하고 방지하지 못했으며 조사 및 기소 역시 초라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그들이 저지른 일로 고소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비그, 국제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처장

 

“’이스탄불 협약이 불법 이민을 돕는다.’, ‘위험한 성 이념을 제시한다.’라는 헝가리 정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학대 속에 살아가는 여성과 소녀들의 비극적인 현실이 정부의 능력 부족에서 비롯되었음을 감추기 위한 시도일 뿐이다.

헝가리는 이 선언을 반드시 취소하고 이스탄불 협약을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이들을 포함한 여성과 소녀들을 여성 폭력 및 가정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수, 2020/05/20- 19:59
0
0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장벽 근처에서 방역을 하고 있는 방역 노동자

이스라엘 당국이 백신 접종 대상에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을 배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로 인해 약 5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백신을 접종받지 못하거나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는 명백히 제도적 차별이며 국제법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당국의 차별적인 백신 배포 계획

이스라엘 보건부는 12월 23일부터 코로나19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이미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최초 접종을 받은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인구 규모 대비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한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왔다.

이스라엘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은 이스라엘 국민과 서안지구 내부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정착민, 그리고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민에게만 적용되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군이 점령하고 있는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약 500만 명은 배제된 것이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점령지역(Occupied Palestinian Territory, OPT)을 고려한 배분 정책을 아직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을 위해 일정량의 백신을 따로 비축하는 정책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백신을 지급하는 일정을 수립하지도 않았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코로나19 상황

2021년 1월 16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2020년 3월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OPT 지역에서 지금까지 170,63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OPT 지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약 1,861명에 이른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정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 임시정부는 독립적으로 백신을 확보하거나 팔레스타인인에게 배포할 수 없다. 때문에 이들은 COVAX와 같은 국제협력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COVAX는 아직 백신 배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한 건물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한 건물

이스라엘은 국제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제 4차 제네바 협약 56조에 따라 “전염성 질병과 유행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예방책 및 예방 조치를 채택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점령지역의 의료 및 병원 시설과 서비스, 공중보건 및 위생”을 보장하고 유지해야 할 국제인도법상 의무가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국의 국제적 의무를 더 이상 무시하지 말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점령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이 차별 없이 적시에 배포될 수 있도록 전면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점령 지역에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해 코로나19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가자지구의 봉쇄 명령을 해제해야 한다. 가자지구는 반세기 가까이 점령된 상태로 10년 이상 봉쇄되어 있다. 때문에 이곳의 의료 시스템은 이미 수요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백신 접근성의 공정성 부족으로 팔레스타인인이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인의 삶이 팔레스타인인의 삶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지는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다

살레흐 히가지 국제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 부국장

국제앰네스티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이스라엘은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OPT 지역을 반세기 이상 점령하고 제도화된 차별을 적용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의 기본권을 박탈하고 대규모의 인권침해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차별적인 정책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인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이를 누리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장벽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

살레흐 히가지(Saleh Higazi) 국제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 부국장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발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역 주민들에게 달성 가능한 최대 수준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점령국으로서 지켜야 할 국제인도법 및 국제법상 의무이며, 이스라엘은 이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은 이스라엘 정부가 가진 팔레스타인 정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제도화된 차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기록적인 백신 접종률을 자축하는 동안,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수백만 명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거나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스라엘인의 삶이 팔레스타인인의 삶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지는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에게도 평등하게 백신을 제공하여 국제법상 의무를 다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백신의 안전과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물류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취하는 등, 점령지역에 백신 및 그 외의 의료장비가 원활하게 반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백신 정책이 배제적이거나 차별적으로 수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집단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모든 국가는 누구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기존의 불평등에 맞서야 한다.”

 

배경 정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팔레스타인 정부는 1990년대 이스라엘과 맺은 잠정 평화 협정에 따라 서안지구 점령지역 중 일부 지역에 대해 명목상의 제한적인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 이후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점령지역에는 256개의 정착촌과 소도시에 약 600,000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착촌 조성은 국제법상 불법이다.

이스라엘 & 코로나19

2021년 1월 3일, 이스라엘 보건부는 2020년 2월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이스라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435,866명이며, 사망자는 약 3,400명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2월 초 코로나19 백신 313,000개 중 첫 번째 분량이 이스라엘에 도착했으며, 2020년 12월 말까지 380만 개를 추가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초, 이스라엘은 제약회사 화이자(Pfizer)로부터 신규 코로나19 백신 800만개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한 사람당 두 번씩 접종해야 하므로, 약 900만 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인구 중 절반이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모더나(Moderna)와도 별도의 협정을 체결해 백신 600만 개를 구입했다. 이스라엘 인구 3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팔레스타인 & 코로나19

팔레스타인 정부는 WHO가 주도하는 인도주의 기관 COVAX와의 협력을 통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백신을 확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COVAX는 모든 참여국에게 해당 국가 인구의 최대 20%까지 백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들 참여국 중 다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에 속도가 붙음에 따라, 국제앰네스티는 거주지, 정체성 또는 소득 때문에 백신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보장할 것을 모든 국가와 기업에 촉구하고 있다.

수, 2021/01/20- 18:00
0
0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세계 여성의 날은 축하의 시간이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여성, 소녀, LGBTI가 특히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금, 이날을 온전히 축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10가지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1. 아르헨티나 ‘녹색 물결’이 이룬 쾌거

2020년 12월, 여성 활동가들의 오랜 캠페인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임신중지가 합법화되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신 14주까지는 합법적으로 임신중지를 위한 시술을 받을 수 있으며 임신이 이보다 더 진행된 경우에도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나 건강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 임신중지가 가능해졌다. 지난 30년간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가 아르헨티나에서 산모 사망 원인 중 1위로 기록된 만큼, 이번 결과는 앞으로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다.

18개월 전만 해도 임신중지법 개정안은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부결됐었다. 하지만 활동가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마리엘라 벨스키Mariela Belski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은 발의안 부결 당시 이는 “실패가 아닌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이후 2년 만에 실제로 임신중지 합법화를 이끌어낸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이 됐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2. 제한적인 임신중지법 속에서 끊임없이 싸운 활동가들

지난 1년간 특히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미명 하에 성과 재생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한 국가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많은 여성활동가들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2020년 10월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모든 경우에서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1월 온두라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임신중지법이 통과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중 임신중지 접근성 제약 문제를 해소하고자 원격의료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노력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여성 생식 건강 의료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정부가 바뀌길 기대하면서 수수방관하지 않았다. 이들은 탄원서 신청, 시위 조직, 워크샵 개최, 지원 및 의료서비스 제공 등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한국의 낙태 비범죄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운동은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임신중지가 전면 금지되어 징역형이 내려졌던 태국에서도 임신 12주까지 임신중지를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3. 시에라리온, 임신한 여학생 등교 금지 철회

2020년 3월 시에라리온에서는 임신한 여학생의 등교 및 시험응시 금지를 철회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2015년부터 시에라리온에서 임신한 여학생들은 낙인 찍히고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여 향후 취업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에 이 금지 조치는 철회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평등한 교육권에 조금 더 다가간 의미 있는 한걸음이었다.

4. 강간법 개정

2020년 12월, 덴마크에서는 여성인권 및 피해생존자단체가 다년 간 노력한 끝에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여타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개정 전 덴마크 강간법은 물리적인 폭력, 협박 혹은 강제성이 입증되어야 강간으로 인정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이었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 기자인 커스틴Kirstine은 자신이 과거에 강간을 신고한 후 정의 구현이 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경찰, 변호사, 판사 모두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증거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의 동의 여부가 아닌 저항 여부에 치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있었다. 크로아티아도 2020년에 관련 법을 개정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도 곧 동일한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법을 개정한다고 해서 강간을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동의 여부를 법에 내제화함으로써 강간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목소리가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크게 일조한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5. 동성 결혼의 합법화

코로나19 사태로 LGBTI들은 특히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의료서비스, 고용, 주거 등의 어려움이 심화되었고, 봉쇄 조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위험한 환경에서 자가격리해야 한다.

그러나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이따금 들려왔다. 2020년에 코스타리카는 중미 국가 중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북아일랜드에서는 첫 동성 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가봉은 합의에 의한 동성간 성관계를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앙골라에서는 동성간 성관계 금지를 철회하는 법안이 발효되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몬테네그로는 동성 간 시민 동반자 관계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크로아티아에서는 동성 커플의 아동 위탁이 합법화되었다. 한국일본에서는 LGBTI를 포함해 사람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가 평등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과정에서 얻어낸 중요한 진전이었다. 점진적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6. 직장에서의 LGBTI 권리 보호

6월 미국 대법원은 민권법에 따라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기반으로 고용 과정에서 LGBTI를 차별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마침내 법에 의해 LGBTI가 평등할 권리가 인정된 것이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취약해졌던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트랜스젠더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들을 위한 지원 서비스가 중단되고 트랜스젠더들이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들은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고 더욱 소외되었다.

정부의 구체적인 구제조치나 부양책이 부재하면서 트랜스젠더들은 다른 트랜스젠더 혹은 LGBTI 커뮤니티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트랜스젠더 활동가들과 LGBTI 커뮤니티가 협력하여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제공한 고무적인 사례가 일부 관찰되었으나,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상황을 위해 활동가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된다.

7. 수단의 여성할례 공식 금지

여성할례가 가장 성행하는 국가 중 하나인 수단에서 2020년 7월 이 관행이 공식 금지되었다. 이 법률이 충실하게 지켜진다면 수백만 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여성할례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8. 여권인권 활동가들의 석방

2021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인권옹호자 루자인 알 하스룰Loujain al-Hathloul이 3년 만에 석방되었다. 루자인은 여성 운전금지법 폐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관련 법이 개정됐을 시점에는 남성 후견인 제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된 상태였다. 루자인의 가족과 전 세계 인권 단체는 끊임 없이 루자인의 석방을 위해 싸워왔으며 루자인과 더불어 구금 상태에서 고문을 받고 있는 다른 여성들을 위한 정의 회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루자인은 현재 보호관찰 대상 분류되어 출국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이다.

루자인의 동생 리나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루자인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자유를 찾은 것은 아니다.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직도 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활동을 이유로 수감되어 있다. 정부가 억압적인 법률을 개정하고 고문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의 정의가 구현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선 가장 용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인권옹호가 중 한 명이 석방되었다는 사실을 축하하자.

9. 영국 ‘탐폰세’ 폐지

2021년 영국 정부는 여성 단체의 오랜 캠페인 끝에 ‘탐폰세Tampon tax‘를 폐지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는 위생제품이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부가가치세 5%가 부과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유럽연합은 회원국들의 ‘탐폰세’를 전면 폐지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10. 젠더기반폭력에 대해 거세진 대항

전 세계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세계적으로 가정폭력 발생률이 급증했다. 팬데믹은 가정폭력의 만연함과 그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고 세계 곳곳에서 이에 대항하는 캠페인이 촉발되었다.

2020년에는 여성들을 여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여성들이 많았다. 나미비아에서는 성폭력과 여성살해Femicide 철폐를 위한 시위가 열려 수도가 마비됐다. 터키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퇴치를 위한 유럽평의회 협약인 이스탄불 협약Istanbul Convention을 지지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열렸다. 남미 전역에서는 수백만 명의 여성이 폭력과 불평등에 대항하여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변화를 이룩하고 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에 동참할 수 있고 또한 하고 있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낸 파도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금, 2021/03/12- 19:2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