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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시대 ‘희망’에 투자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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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시대 ‘희망’에 투자하는 사람들

익명 (미확인) | 화, 2015/08/04- 18:00

2006년 3월 27일 희망제작소는 ‘21세기 실학운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발했다. 순수한 민간재정으로 움직이며 남이 잘 하고 있는 일보다는 아무도 관심이 없거나 소홀히 다루는 일들을 먼저 하는 시민의 싱크탱크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다지며 첫 걸음을 시작했다.

그 후로 3년, 2009년 연례보고서에 당시 박원순 상임이사는 ‘이름을 잘못지어 웬 고생이람!’이라는 제목으로 이런 글을 썼다.

“처음 희망제작소라는 이름을 지을 때는 신이 났다. 그냥 OO연구소나 OO재단이라고 했으면 얼마나 따분했을까. 이제 ‘희망’의 ‘제작’은 우리의 운명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시민의 희망을 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름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하니 이제 어쩔 수 없이 그 운명을 따를 수밖에.”

2009년 ‘희망’이 위기를 만났을 때

3년 동안 희망제작소는 끊임없이 좌충우돌하면서도 조금씩 성과를 쌓으며 시민의 싱크탱크로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불만합창단, 시민창안대회 등 시민이 중심이 되는 사회혁신을 실험하고, 작은 기업을 지원하고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며 사회적경제의 기반을 만들었으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서 활동했고, npo경영학교, 소셜디자이너스쿨 등 시민사회가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교육을 진행했다.

애초에 작정한 대로 ‘남이 하지 않은 일’만 골라서 하느라 고생이 심했지만 이런 것이 바로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굳게 믿으며 달려갔다.

작은 성공의 경험을 더 큰 희망으로 확장하려는 즈음에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닥쳤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무언의 압력이 희망제작소가 하고 있고, 하려는 일들을 모두 막아섰다. 당시 행안부와 3년간 위탁운영 협약을 맺고 시작했던 지역홍보센터는 1년 만에 하루아침에 협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와 맺었던 여러 사업계획도 모두 취소되었다. 밤샘과 야근을 밥 먹듯이 하던 연구원들은 하나둘 일에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출범 3년 만에 철저히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

희망을 품고 시작한 실험을 시작한지 3년 만에 좌초할 것인가. 과연 희망제작소는 이대로 사라져도 괜찮은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은 결국 ‘시민’이었다.

‘시민의 힘을 믿고 가자!’

이 위기를 시민의 후원금으로 돌파하자고 결의를 하고 모든 연구원이 후원회원 모집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 당시 후원회원은 약 5백여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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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 투자하실래요?

목표는 시민 후원회원 1만 명을 모으는 것이었다. 시민 1만 명이 후원한다면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탄탄한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 시민참여라는 희망제작소의 취지에도 걸맞은 일이었다.

계획했던 사업이 엎어진 빈 시간은 후원회원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 선뜻 지원을 약속한 시사 주간 잡지에 매주 다양한 콘셉트로 희망제작소 상황을 알리는 지면광고를 만들어서 실었다. 상임이사와 연구원들은 전국을 돌면서 강연을 하고 후원을 요청했다. ‘희망제작소를 아름드리나무로 키워 주세요!’라는 후원캠페인도 시작하면서 ‘희망’에 투자해달라고 호소했다.

5백여 명에서 시작한 후원회원은 시민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서 2009년 말에는 약 6천여 명에 이르렀다. 계획한 1만여 명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연구원들의 마음은 벅차올랐다. 시민과 함께 했던 어떤 사업보다도 시민의 힘을 뜨겁게 느낄 수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더럭 겁이 나기도 했다. 이제 희망제작소 곁에는 우리가 제대로 하는지, 나태하고 방만하지 않는지 지켜보는 6천여 명의 후원회원이 있다. 과연 ‘희망’의 이름값을 제대로 해낼 것인가. 묵직한 책임감이 다시 자세를 바로잡도록 했다.


여전히 희망이 절실하다

2016년이면 희망제작소는 창립 10주년을 맞이한다. 1004클럽HMC, 강산애 등 희망제작소를 지키는 열혈 후원회원 그룹, 희망탐사대, 문화나눔, 감사의 식탁을 통해서 꾸준하게 만나 온 후원회원이 있어서 늘 든든하고 감사하다.

다사다난한 고비마다 시민 후원회원은 희망제작소를 지켜주는 다정한 벗이었고, 바른 길을 가도록 꾸짖는 준엄한 스승이었다. 가장 좌절했던 시련의 시기에 선뜻 손을 잡아주었던 시민 후원회원이 있었기에 지난 10년을 걸어올 수 있었다.

아직도 희망은 불안하고, ‘희망’을 ‘제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때로는 ‘도대체 희망을 어떻게 만든다는 것이냐’며 의문이 날아오고, ‘희망이 없는 시대에 제발 희망을 보여 달라’고 질책받기도 한다.

헤어날 줄 모르는 수렁에 빠진 경제와 불평등하고 불안한 사회는 점점 후원회원들의 발걸음을 돌아서게 한다. 2010년에 8천여 명에 이르렀던 후원회원은 약 5천여 명까지 줄었다.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재정 안정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는 희망제작소는 지난 10년이 그랬듯이 시민 후원회원의 힘으로 움직이는 싱크탱크라는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걸어 갈 희망의 길을 닦으려고 한다.

희망제작소는 시민 후원회원과 함께 그 길을 꿋꿋하게 걸어갈 것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힐 구체적인 정책으로, 더 깊이 있는 시민참여 활동으로, 후원회원과 밀착해서 소통하며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희망은 여전히 절실하다. 밤하늘의 별이 그렇듯이 어둠이 짙을수록 희망은 더 밝게 빛나는 법이다. 희망을 원하는 사회에 답은 여전히 ‘희망’이다.

우리 시대 희망이 간절한 분들께 한번 더 묻고 싶다. 희망에 투자하시겠습니까?

글_ 이원혜(시민사업그룹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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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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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 3,000일 신문광고 제작 참가자 모집

다가오는 8월 3일이면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시작한 지 꼭 3,000일이 됩니다. 정부도, 해군도, 국회도, 법원도, 아무도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던 지난 긴 시간, 언제나 강정의 곁에 있었던 여러분을 기억합니다.

 

그 이름으로, 강정마을에 다시 한 번 응원을 전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언제나 네 곁에 있을께"

참가비 : 1인 1만원 이상

참가마감 : 7월 29일(수)

입금계좌 : 우리은행 1005-701-852084 (참여연대 제주도대책위)

 

  • 참가하신 분들의 명단을 광고에 모두 싣습니다.
  • 참가비 입금 시 가능하다면 입금자명 뒤에 '광고'라고 표기해 주세요.
  • 전면광고는 8/3(월) 중앙 일간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모금된 금액은 전액 광고비와 강정법률지원기금으로 사용됩니다.

 

문의 :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02-723-4250, [email protected])

화, 2015/06/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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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긴 GMO

Non-GMO (표기) 왜 안돼?

 

GMO 표시제, 문제 있습니다

 

1월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을 개정·시행했습니다. 제목은 분명 유전자조작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하 GMO)을 잘 알리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GMO를 숨기고, Non-GMO 표시 또한 제한하고 있습니다.

변경·삭제된 한살림 Non-GMO 표시를 안내하고, 개정된 GMO 표시제의 문제점를 설명 드립니다.

 

한살림 물품 Non-GMO 표시 변경

 

• 닭 관련 물품 표시 변경 

 

 안심대안사료_유정란_10구

 

– 유정란(Non-GMO) → 유정란(안심대안사료)

 

백숙용통닭

– 백숙용통닭(Non-GMO) → 통닭(우리보리살림닭)

 

삼계닭

– 삼계닭(Non-GMO) → 삼계닭(우리보리살림닭)

 

토막닭

– 토막닭(Non-GMO) → 토막닭(우리보리살림닭)

 

통닭

– 통닭(Non-GMO) → 통닭(우리보리살림닭)

 

※ 시범 급여하던 우리보리살림사료를 기존 ‘Non-GMO’ 닭고기 물품 4종에 적용해 우리보리살림닭으로 변경했습니다.

 

• 물품 포장 36종에서 ‘Non-GMO’ 표시 삭제

– 한우 물품 20종

– 햄·소시지 물품 11종

– 청국장(분말·환) 물품 4종

– 사골곰국 1종

 

• 소식지 물품정보 28종에서 ‘Non-GMO’ 표시 삭제

– 콩나물 1종

– 유정란 물품 1종

– 한우 물품 20종

– 닭고기 물품 4종

– 옥수수플레이크 물품 2종

 

• 기타 한살림 인터넷장보기 홈페이지, 매장 게시물 등에서 ‘Non-GMO’ 표시 삭제

 

 

 

GMO 넣는데, 표시는 왜 안 해요??

 

1

 

1. 가공 후 GM단백질·DNA 없음

국내 식용 GMO 소비량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식용유, 간장, 당류, 주류는 GMO 원료를 고도로 정제해, GM단백질·DNA가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GMO 표시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2. GMO를 식품첨가물로 사용

GMO가 가공보조제, 부형제, 희석제, 안정제 등 첨가물로 들어가거나, GMO가 들어간 복합원료라도 함량이 5% 미만이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3. 고의성이 없다면, GMO 3%까지 OK

비의도적 GMO 혼입치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GMO를 생산하지 않아 GMO가 혼입되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3%’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식품위생기준이 엄격한 유럽연합(EU)은 원재료의 ‘비의도적 GMO 혼입치’를 0.9%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Non-GMO 자율표시, 왜 못해요??

2

 

1.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가 아니라서

현재까지 GMO 수입승인을 받은 작물은 6종으로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입니다. Non-GMO 표시는 수입승인을 받은 ‘6가지 작물’에 한정해 GMO가 아닌 경우에만 할 수 있습니다. GMO 개발은 쌀, 밀, 토마토, 사과, 연어 등등 작물을 가리지 않고 진행중이고, 개발중인 GMO가 생태계로 유입될 확률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 고시는 6종을 제외한 작물에 대해 별도의 GMO 검사를 하더라도 Non-GMO 표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2. Non-GMO 원재료 함량이 ‘1순위’가 아니라서

 

GMO 수입승인을 받은 6종 작물이라 하더라도 식품 성분구성에서 1순위가 아니면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Non-GMO 옥수수를 넣은 가공식품이라도 옥수수가 원재료 함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Non-GMO 표시는 할 수 없습니다.

 

3. ‘축산물’이라서

축산물은 GMO 수입승인을 받은 작물 6종에 포함되지 않고, 가축의 고기와 부산물로써 GMO를 먹여 길러도 GMO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2015년 국내 수입된 농업용(사료용) GM옥수수는 7,936,000톤(ton)으로 전체 GMO 수입량의 77%에 달합니다.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가장 많이 GMO를 사용하지만, 축산물엔 Non-GMO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안심대안사료

식약처 고시로 시행된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축산물은 안전승인을 받은 작물 6종에 포함되지 않고, 최종 식품에서 GMO도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물품 포장 등에 Non-GMO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한살림은 기존 ‘Non-GMO 사료’의 이름을 ‘안심대안사료’로 바꾸지만, 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합니다.

 

 

리보리살림사료

2012년 보리수매제도가 폐지되면서 우리보리 자급기반이 위태로워졌습니다. 한살림은 GM옥수수(GMO)를 ‘우리보리’와 ‘Non-GMO 옥수수’로 대체한 우리보리살림사료를 급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리살림사료 GMO를 줄이고, 우리보리 자급기반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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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축산 사료 정책

축산사료는 국내 GMO 소비에서 막대한 비중(77%)을 차지합니다. 한살림은 사료에서 GMO를 줄이고, 국산 원료를 늘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우는 2002년부터 GMO를 뺀 사료를 급여하고 있고, 돼지는 옥수수(GMO)를 빼고 국산 발아보리와 국산 미강으로 대채한 우리보리살림사료를 도입해 2013년부터 우리보리살림돼지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리살림돼지는 한살림 전체 돼지 공급량의 70% 가량을 차지합니다. 유정란과 육계는 2008년부터 Non-GMO 사료(안심대안사료)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우리보리살림닭은 공급량의 50%까지, 안심대안사료 유정란은 공급량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살림은 Non-GMO 사료를 급여하는 축산물을 조합원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공급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살림과 GMO반대운동

한살림과 함께 만들어요! GMO로부터 안전한 생명 세상

한살림은 2000년대 초반부터 GMO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습니다. 2000년 유전자조작식품반대생명운동연대 창립을 시작으로 작년 유전자조작식품반대전국행동(이하 GMO반대전국행동)이 출범하기까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GMO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려왔습니다. 또한, 국내 GMO 소비에서 막대한 비중(2015년 기준 77%)을 차지하는 축산 사료에서 GMO 소비를 줄이고, 자급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올해 한살림은 GMO반대전국행동과 함께 GMO 관련 정책을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고, GMO반대 서명운동과 몬산토반대행진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4월 22일 전북 전주시에 있는 농진청 앞에서 반GMO국민대회를 진행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GMO 완전표시제!! 학교급식 GMO 퇴출!!

GM작물 시험재배 중단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1. 원료기반 GMO 완전표시제 실시하고 식품위생법을 개정하라!
  2. 학교급식 식재료에서 GMO식품을 퇴출하고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라!
  3. 유전자조작작물 시험 재배를 즉각 중단하라!

 

온라인 서명 참여하기

 

 

기한: ~2017515() 자정까지

여러분의 소중한 서명은 대선 이후 새 행정부의 담당부처에 전달하겠습니다. (서명은 온·오프라인 모두 진행합니다.)

 

월, 2017/04/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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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하는 사람들 

 

겨우내 그대 밥상에 오를 옹골찬 가을맛

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이명환·신순애 생산자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7)

“친환경만 따지면 논은 한 1만1천평, 밭은 3천평쯤? 남들 다 하는 정도지 뭐.”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이명환 생산자이지만 쌀을 비롯해 땅콩, 마늘, 고구마, 생강에 김장무까지… 십여 가지 작물을 일 년 내내 한살림에 내는 그의 내공이 변변찮을 리 없다.

“한 선생님에게 배워도 일등이 있고 부진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같은 작물을 심어도 아주 잘 자라게 하는 이가 있는데, 바로 그런 사람이여.”

한살림에서도 내로라하는 정광영 생산자가 서슴지 않고 ‘농사의 달인’이라고 인정할 정도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환갑이래도 제일 어리니까 내가 나서야쥬.”

나이가 많아 농사일이 힘에 부치는 공동체 식구들의 논밭을 제 것처럼 책임진다.

“이짝 이랑으로 올라서. 그래야 나랑 키 바란스가 맞지”

키가 작은 아내가 혹시라도 볼품없이 나올까 설 자리를 계속 잡아준다. 논과 밭에서, 공동체와 가정에서. 앞장서 일하면서도 젠체하지 않는 그 모습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느 요리에서나 진맛을 이끌어내는 무와 꼭 닮았다.

 

이달의 살림 물품 

 

벌레가 먼저 찾은 매콤들큼함
한살림 김장무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59)

아삭!! 가을이 씹혔다. 밭에서 막 뽑은 무의 겉껍질을 이빨로 살짝 벗긴 후 한입 슥 베어 무니 특유의 들큼함이 입안을 맴돈다. 손바닥을 갓 넘은 크기에 아직 밑이 덜 들었다고는 하지만 계절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워뗘? 익으려면 안즉 멀었지만 슬슬 맛이 나제? 당진 무는 배랑 맛이 똑같당께.” 자신감과 농담이 절반씩 섞인 신순애 생산자의 말에 피식하는 웃음이 절로 난다. 아무리 다디달다 해도 어찌 무 맛이 배와 같을까마는 얼얼함 속에 느껴지는 시원한 맛은 확실히 배 못지않다. 속이 든든하고 목마름이 금세 가시니 나들이 갈 때마다 챙겨가고 싶을 정도다. 달고 저장성이 좋아 몇 년 전부터 김장무로 심었다는 청운무 품종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추수 탈곡(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4)

이명환 생산자가 추수 탈곡하고 있다

당진 매산리공동체에서 김장무를 내는 곳은 총 세 농가. 각자의 밭에서 열심히 기른 무와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가꾸는 공동밭에서 내는 것을 함께 출하한다. 여러 사람이 밑천을 모아 동업하는 장사를 ‘얼럭장사’라고 한다는데, 저마다 추렴해 마련한 밭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려 일군 농사이니 말 그대로 얼럭농사다. “공동밭의 소득? 서울 모임 있을 때 차도 빌리고, 회원들끼리 회식할 때도 쓰고 그러제. 농사 배우러 연수도 많이 다녀왔어.” 공동체가 함께 일군 밭의 소출이 다시 공동체를 키워가니 또 하나의 농사, 그것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농사다. “어찌된 게 각자 키운 무보다 여기 께 더 좋아. 자기 밭은 그렇지 못해도 여기는 오며가며 계속 들여다본다니께.” 공동체 회원들이 수년간 애지중지하며 일군 질땅을 바라보는 정광영 생산자의 눈에서 뿌듯함이 읽힌다.

 

땅과 함께 짓는 농사

 

매산리공동체의 김장무 출하 시기는 11월 셋째 주로 매년 비슷하다. 두 달 반 가량의 생장기간을 감안해 9월 초에 씨를 뿌렸다. 무를 재배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땅심이다. 아예 한두 해씩 묵히며 연작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넓지 않은 밭 사정상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한 밭자리라도 여러 작물의 자리를 매해 바꿔가며 돌려짓기를 한다. 이명환 생산자가 올해 김장무를 심은 밭자리에는 지난해 생강이, 그 전해에는 감자가 자라고 있었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

매산리공동체의 공동밭에서 자라는 김장무는 여느 무보다 크고 실하다

거름을 잘 주는 것도 땅심을 기르는 데 중요하다. 생육기간이 짧은 무는 웃거름을 여러 번 주기보다 밑거름을 많이 주는 편이 좋다.

 

자재를 공동으로 사서 함께 뿌리는 매산리공동체가 밑거름으로 주로 이용하는 것은 유박과 트리플이다. 새의 배설물과 천연 광물질을 혼합해 만들어 햇빛만 닿아도 잘 녹는 트리플은 왕성한 성장이 필요한 생육 초기에, 콩깻묵, 쌀겨, 유채 등의 찌꺼기로 만들어 미생물에 의해 느지막이 분해되는 유박은 생육 후기에 작용해 김장무의 성장을 돕는다. “밭을 갈기 전에 유박과 트리플을 섞어서 뿌려놓고 로터리 친 후에 일주일 정도 있다가 씨를 뿌리면 따로 웃거름을 안 줘도 잘 자라. 무가 원체 그 전에 심었던 작물의 거름까지 잘 빨아먹응게.”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9)-1

이명환 생산자가 김장무를 뽑고 있다

뿌리채소인 무는 모종을 옮겨심지 않고 씨를 직접 뿌린다. 참 농부는 하늘 나는 새와 땅속 벌레, 그리고 자신을 위해 세 개의 씨앗을 심는다고 하는데 그는 아예 한 구멍에 대여섯 개씩 넣는다. 기계를 쓰지 않고 사람이 하나하나 넣다보니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허리 수그리고 김장무 심다 보면 대근혀 죽제. 그래도 워쩌겄어. 손으로 해야 제일 확실한디. 그냥 바짝 엎드려 심어야제.” 신순애 생산자가 허리를 두들기며 앓는 소리를 한다. 다행히 올해는 파종시기에 비가 와서 따로 물을 주는 수고를 덜었다. 씨 뿌릴 때뿐이 아니다. 여름에는 그렇게 기다려도 안 오던 비가 김장무가 쑥쑥 자라야 하는 시기에는 때에 맞게 와주었다. 올해 김장무의 작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45)

대부분 황토흙인 당진 땅의 토질도 김장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 나가기 편한 황토흙은 무를 비롯해 고구마, 당근, 땅콩 등 뿌리채소를 키우기에 알맞다. “비가 오면 (흙이) 신발에 하도 달라붙어서 장화가 아니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여. 모래흙에서 키우는 무랑은 아무케도 맛이 다르겄제.” 지난해 한살림에 김장무를 낸 생산지 중 계획량 대비 공급량이 가장 많은 매산리공동체다운 자부심이다.

 

벌레가 먼저 알아보고 찾는 그 맛

수확일은 아직 달포나 남았지만 매산리공동체 식구들은 올해 이미 김장무 맛을 봤다. 그것도 두 번이나. 김장무는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와 5~6장 나왔을 때 한 번씩 솎아낸다. 처음 솎아낸 이파리는 겉절이를 담거나 데쳐서 나물 또는 샐러드로 이용하고 두 번째 솎아낸 것은 작달막하게 자란 뿌리까지 함께 열무김치처럼 담가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솎아먹는 재미 땀시 (구멍마다) 다섯 개 심을 걸 열 개 심기도 혀. 지져 먹어도 맛있고 된장국에 넣어 먹어도 맛있응께.”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1)

이야기를 나누며 잠깐 걷는 동안에도 김장무밭에는 하얀 배추흰나비가 지천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진록색 무밭을 나는 순백의 나비를 보며 무심코 “와~ 예쁘다”라고 했더니 신순애 생산자가 눈을 흘긴다. “이쁜 게 이쁜 게 아녀. 보기만 해도 진저리 나는디. 저 벌레들을 다 우짠데.” 나비가 무청 사이사이 연한 부분에 낳은 알은 5~6일이면 깨어나 청벌레가 된다. 가을 작물인 김장무는 병보다 충의 피해가 큰데 그중에서도 청벌레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무청을 갉아 골치를 썩인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9)

잎줄기와 같은 방향으로 있는 녹색의 청벌레를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너무 심하면 흙살림에서 나오는 청달래 같은 걸 뿌리기도 하는데 거의 손으로 잡어. 오며가며 한 열 번은 잡아줬는데도 숨어서 갉는데 아주 골치여. 여거 좀 봐. 우리 무가 맛있긴 한가봬.” 정광영 생산자의 손끝을 따라가 보니 구멍이 송송 뚫린 무청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맛있는 것은 벌레가 먼저 알아본다는데 올해 당진의 김장무의 맛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혹시라도 구멍 난 무청을 달고 있는 김장무를 받는 조합원이 있다면 오히려 기뻐해야 하리라. 자연에서도 제일 무맛을 잘 안다는 기미상궁 청벌레가 인정한 맛이니.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김장무에 따라붙은 또 하나의 선물 

무시래기

 

20121227_6

한살림 김장무는 무청이 달린 채 공급된다. 무 끝부분이 달린 채로 잘라 지저분한 겉잎을 떼어내고 끈으로 엮은 뒤 바람이 잘 부는 그늘에서 말리면 이듬해 봄까지는 넉넉히 먹을 무시래기가 된다. 구수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시래기국, 시래기나물, 시래기볶음 등 활용도가 높다. 바짝 말린 무시래기를 한꺼번에 삶은 다음 물기를 꼭 짜 한 끼 분량씩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해두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아예 살짝 삶고 나서 말려도 좋다. 부피도 줄어들고 식감이 연해진다는 이유로 후자를 추천하는 이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월, 2016/10/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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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보장되며, 주 40시간 이하 노동시간을 지키고, 나의 적성에 맞거나 재미가 있으며, 일하는 사람 간에 화합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갖쳐줘 있고, 일하는 과정에서 나의 전문성과 숙련도가 증진되며, 그에 따라 임금도 상승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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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3/0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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