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4대강 대학생 리포트]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니까 4대강이다! – 낙동강편

지역

[4대강 대학생 리포트]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니까 4대강이다! – 낙동강편

익명 (미확인) | 목, 2015/07/30- 17:19

P20150720_101720965_DCA3C5EA-8489-4DD5-AD73-B2C8F6565387

안녕하세요. 환경연합 4대강 리포터 박서연 입니다.^^

이번에 4대강 사업 중에서 가장 피해가 큰 낙동강을 다녀왔습니다.

먼저 낙동강 답사를 총정리한 동영상부터 보시죠!

[embed]https://youtu.be/MQlrRJmkVns[/embed]

낙동강 현장답사는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게 짜여진 일정 때문에 하루 전날 미리 부산으로 내려가서 숙박을 했어요

아침 7시부터 일정 시작!

​낙동강의 현장 답사는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분들뿐만 아니라 녹색연합 등의 NGO 단체에서도 많이 오셨고,

이 분야의 전문가이신 교수님들,

KNN, 뉴스타파, KBS의 추척 60분, 경남도민일보, 오마이뉴스 등의 취재진분들도 굉장히 많이 오셨어요

이번 현장답사의 첫 일정으로는 김해 대동 선착장에서 시작했어요

낙동강 어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실제로 4대강 사업 이후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시는지와, 변해버린 수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어요

 P20150720_낙동강 어촌계

P20150720_094519908_E6916F8E-BA48-460D-BCE7-3D85DBC723EF

인터뷰를 해주셨던 분 중 성기만 아저씨는주 수입원이 장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젠 장어가 못올라오니까 4대강 사업 할 때에 갇혀 있던 몇마리밖에 없다고 해요.4대강 사업 이후에 죽은 고기들이 그물에 걸려오는 걸 보고 "물이 오염되어서 이렇구나. 이제 물고기들 다 폐사하겠다." 라고 생각하셨었는데 정말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해요. "400여 명의 어민들이 살 방법이라도 연구해주면 좋겠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는 어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호소하셨습니다.

P20150720_101720965_DCA3C5EA-8489-4DD5-AD73-B2C8F6565387

다음은 본포 취수장으로 장소를 옮겨서 저질토를 채취했어요.

P20150720_114517274_AD3F6B64-AF51-41B6-A340-F194D215CFF5

박창근 교수님이 직접 저질토를 만져보시고 냄새를 맡고 기자분도 냄새를 맡으셨는데요,

악취가 난다고 입을 모아 말했어요

어민들의 말처럼 정말 강의 바닥이 썩어가고 있나봐요​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분석기간에 맡기고 결과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P20150720_115335024_49F5A9EC-3B41-44D9-A31D-1F8CD99E363B

이어서 함안보를 조사했습니다!

이곳은 하류이기 때문에 예전에는 모래가 많았다고 합니다.

 P20150720_함안보

강을 멀리서 봐도 물이 너무 더러운게 보이더라고요. 누치가 죽어서 둥둥 떠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P20150720_함안보 물고기 죽음

강 위에 둥둥 떠다니는 거품들은 조류 사체라고 해요

조류들이 죽으면 이렇게 떠오릅니다

P20150720_함안보 오염 물

강이 딱봐도 초록빛이 돌죠?

함안보는 사업 후 4년 동안 벌써 여러 번의 보수 공사를 했는데요

이후 보 밑에 깔려있는 물받이공과 하상보호공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수중촬영전문가가 직접 잠수하여 촬영을 하는 작업을 했어요

P20150720_함안보 잠수부

그리고 수중촬영감독님이 강 속으로 직접 들어가셨는데요, 수중은 어두워서 손으로 강 속의 보를 만지며 이동했다 합니다. 가다가 돌을 하나 잡았는데 그게 굴러떨어지면서 감독님도 같이 떨어지셨다고 해요. 그때 수심을 쟀는데, 그 수심이 16.6m로 측정되었다고 합니다.

P20150720_잠수부`

작년까지 수자원공사의 담당자분이 보의 끝부분이 유실 되었다는 걸 인정을 절대 안하셨다는데

이번에 인정하셨어요~​

다음은 황강 합수부로 이동했어요

여기는 4대강 사업 때 6m 깊이로 준공을 했는데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여 3,4년 만에

이렇게 모래사장이 다시 생긴 모습을 갖추고 있네요

P20150720_황강합수부 P20150720_황강합수부1

다시 쌓인 황강 모래톱을 보면서 자연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를 철거하고 하구둑을 개방하면 원래의 아름다운 낙동강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희망도 느꼈구요. 이상 황강 모래톱에서 박서연 4대강 리포터였습니다. 리포터 - 경기대 지식재산학과 4학년 박서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금강투어 단체사진 . ⓒ 이경호

살아있는 금강 이야기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5대강 투어가 진행 중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시행하고 있는 5대강 투어의 첫 번째 방문지는 금강이었다. 5대강 투어 첫 번째 강을 찾아온 참가자는 40여 명 남짓이다. 멀리 부산에서 서울까지, 참가자 면면은 다양했다. 성황리에 참가자가 모집된 모양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금강 공주보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오늘의 안내자인 '금강 요정'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아래 김 기자)를 환호하며 맞이했다. 금강투어는 공주보와 공산성 세종보를 들르는 코스로 마련됐다. 공주보에서 김 기자는 삽을 들고 직접 물 속에 들어갔다. [caption id="attachment_181964" align="aligncenter" width="640"]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설명중이다 .ⓒ 이경호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설명중이다 .ⓒ 이경호[/caption] 삽으로 떠놓은 강바닥의 흙은 그야말로 검은 펄이었다. 김 기자는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금강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꼭 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검정색 흙을 보자마자 코를 막거나 혀를 찼다. 수상공연장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마이크로 버블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그야말로 '한심한 정부'라며 입을 모았다. "MB정부의 심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시민도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1966" align="aligncenter" width="640"]공주보 수상공연장에서 설명중인모습 . ⓒ 이경호 공주보 수상공연장에서 설명중인모습 . ⓒ 이경호[/caption] 김 기자는 정비 사업 이후 금강이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멀리서 보면 멋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흉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름다운 금강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시 휴식이 되어줄 만한 공산성에서는 4대강사업 이후 무너져 내린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정부는 4대강 사업과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준설로 인해 이런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기자의 생각이다. 마지막 코스는 세종보였다. 세종보 선착장에는 이번 장맛비로 떠내려온 쓰레기를 모아놓았다. 녹조를 보기 위해 백제보로 이동하려던 계획은 비가 많이 오면서 변경되었다. 비로 녹조가 쓸려 내려가면서 세종보의 마리나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완공된 이후 배가 제대로 뜬 적이 없다는 곳이다. 수자원공사가 임시 선착장으로 이용할 뿐, 시민들은 이용할 수 없는 시설이 되었다. 세종보 상류에는 이런 선착장이 4개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1967" align="aligncenter" width="640"]세종보 마리나선착장에 쌓여 있는 쓰레기더미. 멀리 세종보와 첫마을이 보인다. ⓒ 이경호 세종보 마리나선착장에 쌓여 있는 쓰레기더미. 멀리 세종보와 첫마을이 보인다. ⓒ 이경호[/caption] 김 기자는 마지막 해설 통해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적폐는 공동체 파괴"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죽어간 곳이 금강"이라는 김 기자의 말에 참석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caption id="attachment_181965" align="aligncenter" width="640"]금강투어 단체사진 . ⓒ 이경호 금강투어 단체사진 . ⓒ 이경호[/caption] 5대강 투어의 첫 번째가 된 금강에서 참가자들은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참석자들은 현장이 아니면 나눌 수 없는 이야기라며 매우 즐거웠다는 평을 남겼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은 "언론을 통해보는 것보다 직접 현장해서 활동하시는 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다른 것 같다. 주변 사람한테도 꼭 알려야겠다"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보조 진행자로 참석하게 된 필자는 5대강 첫 번째 투어인 살아있는 금강 이야기가 시민들에게 잘 전해졌다고 자부한다. 5대강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이야기가 시민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한다. 4대강 문제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기에 멈출 수 있다.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문의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사무국장  042-331-3700~2
월, 2017/08/07- 13:19
128
0

녹조라떼로 만든, 녹조 기둥 ⓒ 최병성

4대강 독성물질 조사를 맡길 학자가 없는 현실, 너무 아프다

[주장] 4대강사업, 이제 전문가가가 제 목소리를 낼 차례다

전문가가 사라진 세상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정수근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4대강사업 초기 이 나라에 그 무수히 많은 수질 전문가, 녹조 전문가, 강하천 전문가들이 일제히 “4대강사업은 말이 안되는 미친 짓이다. 당장 그만 두라!”고 외쳤으면 어쨌을까? 만약 이 나라의 교수들이 일제히 4대강사업의 허구성을 비판하면서 정권의 손짓에 고개를 외면했다면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전문가들은 침묵했고, 학자들은 곡학아세(曲學阿世)하기에 바빴다. 대한하천학회 같은 일부 교수집단이 겨우 저항을 했지만 그야말로 조족지혈이었다. 권력은 강고했고 일사분란했으며 주도면밀하게 나아갔다. [caption id="attachment_181955" align="aligncenter" width="640"]낙동강의 녹조라떼. 낙동강은 지금 녹조라떼 배양소.ⓒ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낙동강의 녹조라떼. 낙동강은 지금 녹조라떼 배양소.ⓒ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 결과 4대강엔 16개의 댐이 들었으며, 그 댐들에 가로막힌 4대강은 매년 초여름이면 맹독성물질 내뿜는 남조류가 대량으로 증식하는 녹조 배양소로 전락해버렸다. 환경당국은 4대강 보 준공이후 내내 이상고온 현상 운운하면서 보와 녹조와의 상관관계를 부인하려 했지만 결국 환경부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물의 정체가 심각한 녹조 현상을 불러온다는 것을 말이다. 녹조 현상이 위험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여름철 우점하는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맹독성물질을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간에 치명적인 맹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내뿜는데 이는 청산가리의 10배 해당하는 맹독이다. 이런 맹독성물질이 우리 식수원 낙동강에서 마구 증식을 하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 맹독성물질로 인해 서구에서는 물고기, 가축, 야생동물 심지어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기도 한 무서운 물질이다.

진실을 말해줄 전문가 부재한 현실

그런데 더 문제는 이러한 심각한 사태를 진단해줄 전문가나 학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아니 있어도 나타나지 않는다. 4대강 사업 기간중에 이 사업의 허구성과 위험성을 낱낱이 고해줄 전문가를 기대했지만 결국 그대에 지나지 않았고, 4대강사업 이후에는 정부의 연구결과를 검증해줄 전문가를 기대했지만 그런 이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caption id="attachment_181956" align="aligncenter" width="640"]녹조라떼로 만든, 녹조 기둥 ⓒ 최병성 녹조라떼로 만든, 녹조 기둥 ⓒ 최병성[/caption] 전문가가 꼭 필요한 때에 전문가가 나서지 않고 있는 이런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해마다 낙동강에서 피는 녹조로 말미암아 발생한는 맹독성물질인 마이크로스시틴 조사를 하고 싶지만, 그 연구를 맡길 만한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낙동강에서 녹조가 이렇게 심각해도 이 심각한 조사연구를 환경부 산하 낙동강 물환경연구소만 행하고 있다. 낙동강 물환경연구소는 마이크로시스틴 조사에서 이른바 표준공정을 따르지 않는 방식으로 조사를 행해서 문제제기를 받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미궁속이다. 밖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민관 합동조사가 꼭 필요한 이유다. 크로스체킹을 해줄 전문가나 전문가그룹이 필요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에서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작금의 현실을 진단해줄 전문가가 나서질 않는다.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이전 정부의 그 견고한 기득권 체제는 유지작동되면서 전문가 집단을 강력히 감시감독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aption id="attachment_181957" align="aligncenter" width="640"] 어리연꽃이 자란 호수가 된, 낙동강에 녹조가 가득 피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어리연꽃이 자란 호수가 된, 낙동강에 녹조가 가득 피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제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

환경단체에서 일본 신슈대학 박호동 교수와 구마모토보건대학의 다키하시 토루 교수를 만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두 교수는 일본 현지의 녹조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이고, 한국에도 자주 와서 한국 녹조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이들에 의해서 낙동강 녹조에서 먹는물 기준치(who의 일일 허용 기준치는 1ppb)의 456배나 되는 엄청난 수치의 독성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올해도 국내 학자를 찾지 못한 환경단체에서는 이들에게 분석을 의뢰해야만 했다. 이 땅의 현실을 이 땅의 학자들에게 맡기지 못하고 일본의 학자들에게 맡겨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 아파 보인다. [caption id="attachment_181958" align="aligncenter" width="600"]마이크로시스틴 불검출의 꼼수. 환경부가 이른바 표준공정으로 마이크로시스틴 조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웃지 못할 결과다. ⓒ 물환경정보시스템 캡쳐 마이크로시스틴 불검출의 꼼수. 환경부가 이른바 표준공정으로 마이크로시스틴 조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웃지 못할 결과다. ⓒ 물환경정보시스템 캡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959" align="aligncenter" width="600"]같은해 비슷한 시기에 박호동 교수팀이 조사한 독성물질의 값이다. 무려 40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이런 결과에 대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같은해 비슷한 시기에 박호동 교수팀이 조사한 독성물질의 값이다. 무려 40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이런 결과에 대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게다가 이들에 의하면 마이크로시스틴은 조직이 견고해 끓여도 잘 사라지지 않는다. 또 어류에도 전이가 되고, 멀리까지 이동하고, 심지어 녹조가 핀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까지 전이가 되기 때문에 먹이사슬의 최종단계에 있는 인간에게는 대단히 치명적이다. 지금 낙동강이 맹독성물질로 들끓고 있다. 낙동강은 영남인 1300만의 식수원이다. 식수원부터 살려 놓일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소위 전문가들이라 불리는 이들이 이제는 나설 차례다. 전문가가 제 목소리를 낼 때라야 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 정부도 합리적인 정권으로 바뀌었다. 무서울 게 무엇이 있는가? 전문가들이여, 어서 나서라!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053-426-0557
월, 2017/08/07- 12:00
212
0

죽산보 수문개방 이후에도 녹조 번성은 계속 되고 있다. 사진은 승촌보 아래.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찔끔개방으로 안된다고 했잖아

  6월 1일, 4대강 6개 보의 수문이 열렸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1.25m, 달성보 0.5m, 합천창녕보 1m, 창녕함안보 0.2m 수준으로, 금강 공주보는 0.2m, 영산강 죽산보는 1m 등 수문은 전면개방이 아니었고, 일부 수위를 낮추는 형태였다. 시간당 2~3cm를 낮출것이라는 계획이었지만, 몰려든 카메라에 호응이라도 하듯 물은 생각보다 콸콸 흘러내려왔다. 잠시나마 마음이 시원해졌지만, 이내 물은 다시 고요해졌고 강은 다시 녹조가 피어올랐다.  

핵심은 수문개방이 아닌 유속이다

4대강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무성해졌다. 보수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수문 열어도 녹조 창궐’, ‘가뭄에 아까운 물을 흘려보내다니’ 등 사실을 교묘히 뒤틀어버린 기사가 넘쳐났다. 사람들은 미궁에 빠졌다. 수문을 열면 녹조가 없어질 줄 알았는데, 당연하다 생각해온 명제가 깨지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수문을 다 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환경단체가 가뭄에 수문을 열라는 억지주장을 한다며 비난했다. 사실 논쟁의 핵심은 수문이 아니라 유속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그동안 수문을 열라고 요구한 이유는 유속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는 수문을 찔끔 열어서 수위가 약간 낮아진 채로 유지하는 방법을 택했다. 6개 보에 갇힌 물의 높이가 약간 낮아진 채 유속은 제자리 걸음으로 돌아왔다. 환경운동연합이 이용득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홍수통제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수문을 개방한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죽산보의 2017년 5월 한 달 평균유속은 0.031m/s이다. 수문이 개방된 6월 1일부터 3일간 평균유속은 0.058m/s로 소폭 상승했으나, 6월 4일 이후 0.038m/s의 평균유속을 보이며 수문을 개방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특히 창녕함안보의 경우 보 개방 이전 0.029m/s에서 개방 이후 0.077m/s로 유속이 늘었다가 다시 0.031m/s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문개방의 효과가 3일 만에 대부분 소멸되었다. 수문을 열어서 수위는 낮췄지만, 유속을 높이지 못한 것이다. 수문개방은 손가락이고 유속은 달이었는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남고 본질이 잊혀져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류는 뼈아픈 실책이다. 일부 시민들에게는 수문을 열었지만 녹조가 여전하다는 인식이 깊이 박혀버렸다. [caption id="attachment_181248" align="aligncenter" width="336"]죽산보 수문개방 이후에도 녹조 번성은 계속 되고 있다. 사진은 승촌보 아래.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죽산보 수문개방 이후에도 녹조 번성은 계속 되고 있다. 사진은 승촌보 아래.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4대강 보 완공 이전에 비하면 1/10수준의 유속

녹조의 생성조건은 유속, 일사량, 영양염류, 수온 등 네가지다. 수온, 일사량이 많아지는 여름철에 영양염류가 많은 하천은 유속이 느려지는 경우 녹조가 발생한다. 한 전문가는 4대강 보는 녹조 배양장으로 만들어졌다고 표현할 만큼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일사량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깊이가 10m까지인데, 그 수위에 맞춰서 강을 가로막는 구조물을 만들다보니 녹조가 대량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수문개방으로 인한 유속변화를 언뜻보면 두 배 가량 수치가 늘어난 듯 보이지만, 4대강 보 완공 이전과 비교해보면 1/10~1/20수준이다. 4대강사업 완공 전인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6개 보의 5월 평균유속은 0.428m/s였지만 공사 이후인 2012년부터 2017년의 5월 평균유속은 0.054m/s로 나타나 공사 이전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죽산보의 경우 공사 전 평균 0.828m/s의 유속을 보였지만 공사가 진행된 2012년 이후에는 평균 0.041m/s의 유속을 보여 1/25 수준으로 유속이 느려졌다. 그래프를 보면 보 완공 이후 유속이 연중 급격히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noname01

유속이 멈추자 녹조가 창궐했다

2012년 보가 완공되자 유속이 뚝 떨어졌고, 녹조가 창궐했다. 낙동강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국장은 1300만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처참하게 망가진 현장을 목도했다. 그리고 그 참상을 알리기 위해 투명한 컵에 녹조로 인해 초록색이 된 물을 가득 담았다. 고인물은 썩는다는 사실을 전국민이 22조원의 수업료를 내고 배우는 순간이었다. 이후로도 여름이면 녹조는 해마다 창궐했고, 녹조 발생일수도 늘어났다. 하지만 이것은 예상된 일이었다. 가톨릭대학교 환경공학과 김좌관 교수는 한반도대운하가 추진되던 2007년부터 꾸준히 녹조 발생을 경고해왔다. 2009년 '낙동강 특별 심포지움'에서 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김좌관 교수는 '낙동강 보 건설이 수질 등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주제로 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계획대로 보를 설치할 경우, 강물 체류시간은 현재 18.4일에서 185일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이번에 발표한 유속감소 자료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4대강 보 건설로 인해 낙동강 하류에서 녹조 등의 조류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강물 체류시간이 4일 정도인데, 최대 39일 동안 물이 한 구간 안에 머물게 되면서 현재보다 8.17배나 높은 조류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며, “낙동강 보 건설로 수심이 깊어지면 표층과 바닥층의 수심별 수질차이가 커지고, 낙동강의 부영양화를 부추겨 중하류에 이르러서 현재의 2급수 수준에서 3~4급수로 추락하는 수질악화가 필연적”이라는 것이었다. 예측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사실 낙동강은 이미 하굿둑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겪은 경헝이 있다. 낙동강의 경우 하굿둑이 생기기 전에는 경남 밀양강과 낙동강 본류가 만나는 지점에서 강물이 하구언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0.6일이었으나 하구언이 생긴 후 도달시간이 무려 4.2일로 늘었다. 유속이 1/7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악화되었다. 하굿둑의 수문을 열면 양산 물금지역의 수질이 현재보다 43.2% 가량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환경운동연합의 유속 변동자료를 함께 분석한 백경오 한경대 토목안전환경공학과 교수는 “녹조가 가장 심한 낙동강의 경우, 유속을 증가시켜 체류시간을 감소시키는 것이 녹조해소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하며, “중하류에 위치한 합천, 달성, 강정보의 경우 최저수위까지 낮추는 전면개방을 시행하면 유속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구미, 칠곡보 등 상류로 갈수록 20배 이상 유속이 증가하여 보 전면개방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을 흐르게 하라, 제발 좀

최근 환경운동연합 사무실로 녹조 저감 기술이 있다는 이들의 전화가 심심치않게 걸려온다. 외국의 유명한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수십년간 녹조만 연구한 전문가, 우주방사능에너지로 녹조를 제거하는 기술이 있다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녹조문제가 너무나 심각한 것 같은데, 대통령이 해결의지가 있는 것 같으니 자신들이 녹조를 저감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을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사무실로 무작정 찾아오기도 하고, 만나자고 하는데 대부분은 정중히 거절한다. 우리는 강물이 흐르면 녹조라떼가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사업으로 높아진 수위에 맞춰서 조정된 양수시설을 서둘러 재조정한 뒤 16개 보의 수문을 전면개방해서 인위적인 수위조절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물이 정상적인 유속을 되찾고 나면 녹조상태의 상당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녹조는 하천바닥에 씨를 뿌리고, 정체된 강 바닥엔 엄청나게 많은 영양분들이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4대강사업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강이 갖는 자연의 복원력은 매우 크다. 여름철 홍수기를 지나면서 자연의 힘이 강바닥의 퇴적물을 쓸어가고, 다시 고운모래를 쌓을 것이다. 수심 6m로 준설한 낙동강 감천에 다시 고운모래가 쌓인다. 한강 여의도에도 여름철 홍수기가 지나가고 나면 고운 모래가 쌓인다. 그 외에도 하천이 가진 복원의 힘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는 전국 하천의 곳곳에서 매년 확인되고 있다. 찔끔개방으로 녹조라떼 해결이 어림없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되었다. 대통령께서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수문개방을 결정했으니, 이제 행정적으로 준비하고 집행하는 일만이 남았다. 하지만 4대강사업을 추진했던 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고, 나아가 철거하는 날까지 시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화, 2017/08/01- 10:46
178
0

sphoto_2017-07-30_20-39-38

수차로 녹조를 없앤다더니, 어부 그물만 찢어놨네

[현장]수공, 도동나루터 부근서 녹슨 닻과 어구 걷어내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장맛비가 간간히 내린 직후인 7월 28일 나가본 낙동강 도동나루터 일대는 온통 흙탕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엷은 녹조띠가 드문드문 올라오는 것이 이곳이 낙동강 최강의 녹조 우심지역임을 증명해준다. 그리고 녹조 우심지역이라는 그 이름에 격을 맞추려는 것인지 한쪽에서는 회전식 수차 10여 대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이 시끄러운 굉음을 울리며 돌아가는 수차는 한국수자원공사(이후 ‘수공’)가 지난 2015년부터 설치해 녹조가 강물 표면에 뭉치는 것을 막고자 한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783" align="aligncenter" width="640"]회전식 수차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녹조를 막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것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회전식 수차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녹조를 막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것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조족지혈’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수백 미터나 되는 강폭에서 한쪽 가장자리에 10여 미터 크기로 수차를 돌려봐야 그것으로 그 일대에 창궐하는 녹조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것으로, 수공 또한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함께 현장을 찾았던 대구환경운동연합 곽상수 운영위원의 말이다. “뭐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배하는 것이다. 아무리 녹조가 있더라도 눈에만 안 띄면 될 것이 아닌가 하는 편의주의적 생각 말이다.”  

수공의 상상이 만든 수차, 어부의 그물을 찢어놓다

그러나 수공의 이러한 안일한 생각은 또다른 화를 부르고 결국 타인의 피해로 돌아오고야 만다. 이곳에서 지난 수십년간을 고기를 잡아왔다는 어민 허규목 씨는 수공이 쳐둔 회전식 수차를 고정시키는 엥카(닻) 때문에 그곳에 그물과 어구 등이 걸려서 찢어지는 사고를 수시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1784" align="aligncenter" width="640"]강바닥에 방치됐던 앵커가 올라온다. 18개 앵커가 더 있다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강바닥에 방치됐던 앵커가 올라온다. 18개 앵커가 더 있다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의 설명에 따르면 버려진 엥카가 한두개가 아니란 것이다. 자신이 조업을 하는 도동나루터 인근만 하더라도 모두 23개의 엥카가 물속에 잠겨 있다. 도저히 조업에 나설 수 없었던 허규목 씨는 결국 수공을 상대로 문제해결을 촉구했고, 수자원공사는 이날 잠수부를 불러 직접 엥카 수거에 나선 것이다. 오전 10시경부터 시작된 작업은 지지부진했다. 이날 잠수부들은 3개의 대형 엥카와 쇠사슬 그리고 전선 장치 등을 끄집어냈다. 허규목 씨의 주장에 따르면 아직 그 일대에는 자신이 끄집어 낸 5개를 제외하고도 18개의 엥커가 널려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1785" align="aligncenter" width="640"]강바닥에 방치됐던 앵커가 올라온다. 18개 앵커가 더 있다 한다. ⓒ 정수근 강바닥에 방치됐던 앵커가 올라온다. 18개 앵커가 더 있다 한다. ⓒ 정수근[/caption]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회전식 수차를 고정하는 엥카가 아니고, 4대강 사업 준공후 도래한 어느 장마기에 쓰레기 등이 너무 몰려와 오탁방지막을 쳐주었고 그것들이 유실되면서 수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공의 말대로라면 낙동강엔 정말 수많은 엥카들이 존재할 것 같다. 4대강 공사 기간 쳐준 오탁방지막, 준공 후 관리하기 위해서 쳐둔 오탁방지막 등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채로 강물속에 그대로 잠겨 있다고 하면 그 수가 도대체 얼마이겠는가? 결국 별로 실효성도 없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방법으로, 눈속임만 하는 식으로 어민의 어구만 손실을 입게 만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787" align="aligncenter" width="640"]물속의 잠긴 것들을 빼내기 위해 열심히 작업중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물속의 잠긴 것들을 빼내기 위해 열심히 작업중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자

그러니 회전식 수차 같은 방식으로는 낙동강의 녹조를 절대로 잡을 수가 없다. 또한 여러 가지 생물화학적인 방법으로 녹조를 제거해보려 하지만 그것 역시 조족지혈인 것이다. 그 넓고도 많은 수체 전부를 제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방법은 간단하다. 전 수체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보로 틀어막지 말고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면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문을 열라고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직 수문이 활짝 열리지 않고 있다. 6월 초 찔끔 방류 후 그 수위 이상의 물은 흘러보내지만 그것으로 유속이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그러니 하루 속히 수문을 열고, 강을 흐르게 하자. 그것이 강과 어민을 살리는 일이자. 강을 살리는 일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788" align="aligncenter" width="320"]음파탐지기 등으로는 모두 찾을 수 없다. 강물을 흘려보내라. 그러면 드러날 것이고, 그대로 드러나면 치우면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음파탐지기 등으로는 모두 찾을 수 없다. 강물을 흘려보내라. 그러면 드러날 것이고, 그대로 드러나면 치우면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월, 2017/07/31- 11:24
63
0

[논평배경]

[논평] 4대강사업 유령공원 부분 철거, 철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 지난 26일, 정부는 4대강사업을 통해 조성된 강변 시설물을 전수조사하고, 이용이 낮은 시설을 가려내 철거한다고 밝혔다. 과거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며 조성한 297개 친수지구 66.7㎢ 전체를 점검한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수변생태공간 점검과 부분 철거가 4대강 자연화의 첫걸음이라고 평하며, 앞으로 친수지구에 대한 평가를 선행해야함과 동시에 4대강사업 정책감사에서 4대강사업 친수지구의 부정과 비리에 대한 감사도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 처음부터 문제가 많은 수변생태공간이었다. 이용객을 부풀려 비용편익분석을 하고, 공원과 시설을 설치한 결과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로 찾는 사람이 없고, 관리가 소홀해지며 풀만 무성해 유령공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올해 4대강에 투입하는 유지관리 비용 753억 원 가운데 치수시설을 관리하는 비용이 523억 원이고, 지자체에 지원해 친수구역을 관리하는 비용만 230억 원이다. 매년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공원을 유지해 온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618"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사업 이후 관리가 안 되는 공원은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사람 키를 훌쩍 넘었다ⓒ김종술 4대강 사업 이후 관리가 안 되는 공원은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사람 키를 훌쩍 넘었다ⓒ김종술[/caption]   ○ 이번 부분 철거 결정은 4대강자연화로 나아가는 행보다. 그러나 철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4대강사업의 문제를 은폐한다거나 철거가 천변사업으로 전락해 4대강사업의 또 다른 과오를 만든다는 우려를 벗어나려면 내부평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친수구역을 엄중히 평가할 수 있는 제3의 눈이 될 평가단 구성이 필요하다. ○ 그리고 4대강을 추진하고, 친수지구를 조성해 유령공원 만들기에 앞장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297개 친수지구에 조성한 혈세만 3조1천132억 원이다. 또한 유지관리에 매년 비용이 투여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4대강사업 정책감사에서 친수지구와 관련된 비리와 조작, 은폐 역시 철저히 조사해 정책 실패의 교훈으로 삼고 그에 걸맞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자연의 회복력은 포클레인보다 강하다. 수변공원의 아스팔트 깨진 틈에도 꽃이 핀다. 현재의 수변공원에 자라는 풀과 버드나무가 그대로 증거가 된다. 이번 결정이 4대강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 또한 우리 하천의 또 다른 당면 과제들인 영주댐 철거, 경인운하 연장 중단, 지방하천정비사업 재검토, 친수구역특별법 폐지, 하굿둑 개방 등도 앞으로 과감히 풀어나가길 바란다. 앞으로도 환경운동연합은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

2017년 7월 26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문의 : 물순환팀 안숙희 02-735-7066
수, 2017/07/26- 16:51
206
0

[논평]4대강사업 정책감사에 국정원을 추가하라

4대강사업 정책감사에 국정원을 추가하라

○ 지난 24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개입 마지막 재판에서 원 전 원장이 노골적으로 4대강사업을 비호하기위해 나선 정황이 확인되었다. 환경운동연합은 국가정보원이 4대강사업 여론에 관여한 정확한 내용과 수준,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4대강 감사에 국정원에 대한 감사를 추가할 것을 요구한다.   ○ 검찰이 공개한 <4대강 사업-복지예산 감소 주장 강력 공방>이라는 제목의 국정원 문건에는 ‘좌파들이 악소문을 유포해 공방이 필요하고 트위터를 통해 논지 전파, 재확산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나서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을 적극 호위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국가정보원법 제3조에 따라 국내 보안정보 중 ‘대공(對共), 대정부전복(對政府顚覆), 방첩(防諜),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에 대한 정보 등을 수집/작성’하도록 되어있다. 대체 4대강사업이 이 중 어디에 속한다는 말인가.   ○ 국가정보원법 제11조는 원장이나 차장, 직원이 ‘다른 기관·단체 또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9조는 원장이나 차장, 직원이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원 전 원장 등은 국가정보원법의 이들 조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 감사원은 즉각 국가정보원에 대한 감사에 나서야 한다. 국가정보원이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여론 대응을 어떤 수준에서 실행에 옮겼는지 조사해야하며, 원 전 원장 외에도 결정과정에서 추가로 책임져야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4대강사업은 국가권력이 직접 나서서 행한 총체적인 사기극이었음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4대강에 저지른 국가적 폭력은 16개 보를 철거하고 강이 재자연화 되는 날에서야 과오를 씻을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7월 25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논평]4대강사업 정책감사에 국정원을 추가하라

화, 2017/07/25- 15:28
181
0

온통 초록이다. 녹조라떼 배양소가 된 영주댐. 이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대국민사기극 영주댐이여 안녕!! ...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영주댐은 지금 녹조라떼배양소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이야 저게 다 뭣이다냐? 완전히 녹색이네. 녹색. 금강 녹조보다 더 심각하구먼” ‘4대강 독립군’ 일환으로 낙동강과 내성천 취재에 나선 금강요정 김종술 기자의 일성이었다. 그랬다. 내성천 중상류에 들어선 영주댐은 지금 짙은 녹색의 호수다. 영주댐에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녹조가 창궐한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508" align="aligncenter" width="640"]녹조라떼 배양소가 된 영주댐. 온통 초록이다. ⓒ 김종술 녹조라떼 배양소가 된 영주댐. 온통 초록이다. ⓒ 김종술[/caption] 20일 나가본 내성천의 영주댐은 역한 냄새가 올라오는 녹조라떼 배양소로 바뀌어있었다. 수십대의 폭기조(인위적으로 산소를 불어넣어 녹조를 저감해주는 장치)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온통 녹색이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영주댐에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녹조제거선이 돌아다니며 녹조를 제거해보지만, 이미 창궐한 녹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낙동강 수질개선용이란 목적으로 건설된 영주댐에서 심각한 녹조가 두 해 연속 창궐함으로써 국민혈세 1조1천억이 들어간 이 댐의 용도와 기능에 대해서 또다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녹조라떼 영주댐’으로 ‘녹조라떼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란 어불성설이고 따라서 영주댐이 4대강사업과 마찬가지로 대국민사기극에 기반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1509" align="aligncenter" width="640"]온통 초록이다. 녹조라떼 배양소가 된 영주댐. 이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온통 초록이다. 녹조라떼 배양소가 된 영주댐. 이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510" align="aligncenter" width="640"]수십대의 폭기조가 돌아가고, 조류제거선이 떠 있어도 이미 창궐한 녹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십대의 폭기조가 돌아가고, 조류제거선이 떠 있어도 이미 창궐한 녹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마지막 4대강 공사인 영주댐의 주목적은 무엇이었던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편익의 90% 이상이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다. 그 나머지 10%가 지역의 용수공급이나 홍수예방 편익이다. 즉 영주댐에 가둔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켜보겠다는 것이 영주댐의 주목적인 것이다. 그러나 영주댐에 낙동강보다 더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면서 낙동강 수질개선용 영주댐이라는 말이 무색해져버렸다. 영주댐이 들어선 내성천은 또 어떤 강인가? 사시사철 1급수의 청정 강물이 흐르던 곳이자, 사행하천과 물돌이마을 그리고 넓은 모래톱이 만들어주는 경관미가 일품인 하천이었다. 그 내성천 중에서도 단연 압권의 비경들을 간직한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 일대에 들어선 영주댐으로 내성천은 지금 1급수 강물과 그 절경마저 심각히 손상당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1511" align="aligncenter" width="640"]비록 상류에 오염원이 존재하더라도 내성천의 풍부한 모래톱을 거쳐오면서 내성천의 수질은 1급수를 유지하게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비록 상류에 오염원이 존재하더라도 내성천의 풍부한 모래톱을 거쳐오면서 내성천의 수질은 1급수를 유지하게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내성천이 1급수 수질을 유지하는 이유는 비록 상류 봉화 등지에 오염원이 있더라도 풍부한 모래톱을 강물이 쉼없이 흘러오면서 계속해서 수질을 정화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3~4년 기간에 무려 350만㎥의 모래를 준설하고 댐에 기본적인 물을 채워 가둬두니, 본격적인 담수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녹조가 창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로써 영주댐으로 말미암아 1급수 내성천의 수질마저 악화되고 이제 도리어 내성천 자체의 수질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https://youtu.be/wrMLNfAJzhA  

영주댐을 시급히 철거해야 한다

  문제의 영주댐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영주댐은 마지막 4대강사업으로 마찬가지로 대국민사기극에 기반한 공사였다. 그동안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주장해왔다. “원래는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해 둔 4대강공사였기에, 낙동강 운하로 물을 넣어주고, 6미터 깊이로 준설해 둔 낙동강으로 모래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만든 운하조절용댐이 영주댐이다. 이런 댐을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목적을 끼워넣어 급조한 것이 영주댐인 것이다” 그렇다. 영주댐이 없을 때 사실은 내성천의 맑은 물과 모래의 50% 이상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1급수 낙동강을 만들어준 것이다. 즉 가만히 놔두면 내성천이 스스로 알아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켜주고 있었던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1512"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까이 내려가자 녹조 썩은내가 진동했고 시궁창을 방불케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가까이 내려가자 녹조 썩은내가 진동했고 시궁창을 방불케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 마지막 4대강사업 영주댐 공사는 1조1천억이라는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마저 탕진하게 만들었고, 내성천 수질은 녹조라떼로 악화시켜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영주댐은 가고, 국립공원 내성천이여 어서 오라

  그리고 그 대안으로 환경단체에서는 내성천의 국립공원화를 주장한다.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누대로 물려줘야 한다. 댐이 들어선 자리와 수몰지는 이미 주민들도 모두 떠나버렸다. 따라서 그 일대는 온전히 하천의 영역으로 되돌려 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일대만이라도 우리하천의 원형질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으로 만들어가고, 결국에는 내성천 110㎞ 전 구간을 국립공원으로 만들어가보자” [caption id="attachment_181513" align="aligncenter" width="640"]매년 내성천을 찾아오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먹황새. 이 귀한 새가 찾는 유일한 곳 내성천. 이 귀한 새를 위해서라도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매년 내성천을 찾아오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먹황새. 이 귀한 새가 찾는 유일한 곳 내성천. 이 귀한 새를 위해서라도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어쩌면 내성천에 영주댐이 들어선 현실보다는 내성천 국립공원이 더욱 현실성이 있고, 바람직한 대안일지 모른다. 환경은 지금 우리들 것이라기보다는 미래세대의 몫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환경운동 진영의 주장처럼 대국민사기극에 기반한 영주댐은 지금이라도 사라져야 한다. 대신 남녀노소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국립공원 내성천’이 하루속히 와야 한다. 이것이 영주댐의 대안이자 인간과 자연의 이상적인 동거가 아닐까 싶다. “영주댐이여 가고, 국립공원 내성천이여 오라!” [caption id="attachment_181514" align="aligncenter" width="320"]녹조라떼 배양소 영주댐은 가라, 대신 국립공원 내성천이여 오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녹조라떼 배양소 영주댐은 가라, 대신 국립공원 내성천이여 오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월, 2017/07/24- 15:03
104
0

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보고회ⓒ환경운동연합

[보고회] 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송도현 자원활동가

지난 7월 12일 국회에서 '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미국 댐 철거 사례보고를 통해 우리 강 회복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는 지난 4월, 환경운동연합과 오마이뉴스기 미 서부의 댐 철거 현장을 방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보고자들은 워싱턴 주의 엘와 강, 오리건 주의 클라마스 강, 워싱턴 주 화이트 새먼 강,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카멜 강의 주요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들을 만났다. [caption id="attachment_181285" align="aligncenter" width="640"]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보고회ⓒ환경운동연합 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보고회ⓒ환경운동연합[/caption]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이철재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 물 정책의 주요 특징과 상황을 설명하며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청정수법(Clean Water Act)이 발효되었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1987년 이후에는 더 이상 신규 수자원 개발을 하지 않고, 기존 용수 시설만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을 선언하는 등 환경 및 생태 우위의 물 관리 정책이 정착되었다. 이철재 부위원장은 "미국은 1970년대부터 댐 건설 적지 소실 및 적극적인 경제성, 효율성, 환경성 검토를 통해 대형 댐 건설 시대를 끝냈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 자연성 자체의 회복과 자연성 회복에 따른 생태계 서비스 회복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언급하며 ”이 서비스의 이익이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1286" align="aligncenter" width="640"]미국의 사례를 소개하는 이철재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환경운동연합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는 이철재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환경운동연합[/caption] 두번째 발제자인 김레베카 성공회대 민주주의 연구소 선임연구원는 “하천복원에 얽힌 이해당사자들이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뤄나가는 것이 난제”임을 강조하며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으로 총의(總意)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 과제”임을 주장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국장은 "댐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댐 철거를 통해 얻는 강 복원 편익이 더 높다면 당연히 철거해야 한다."고 말하며 “우리나라의 4대강의 보 역시 철거할 경우 우려되는 문제점을 검토해 하루빨리 보를 허물고 생태계 복원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1287" align="aligncenter" width="640"]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보고회ⓒ환경운동연합 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보고회ⓒ환경운동연합[/caption] 토론에 나선 박태현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우리나라가 강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물을 자원으로 취급하며 수질과 수량을 행정의 목표로 삼았다.”며 “앞으로 자원체계적인 접근으로 전환해 강의 자연성과 순환성이 유지되고 보전이 중시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물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료집을 보시려면 클릭! [자료집]4대강 보 철거, 미국 사례를 통해 배우다   보고회 현장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fKsI_25wvj8 https://youtu.be/eXCDsKobfKA https://youtu.be/uRzZLFooMX8
수, 2017/07/19- 17:02
287
0

승촌보의 수문은 닫혀있고 전날 내린 비로 유량이 늘어 보를 월류해 강물이 흐르고 있다.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우리는 승촌호, 죽산호, 영산호가 아닌 물이 흐르는 영산강을 보고 싶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6월 1일 오후 2시, 지역민과 시민단체 회원, 기자 등 50여명의 시선이 일제히 죽산보 수문을 행해 있다. “와, 물 나온다! 나온다!” 죽산보 수문이 오르고 보 바닥쪽에서 물이 품어져 나오자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은 환호했다.

근 10여년 만에 막힌 영산강 물길이 열리는 순간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고 있다. 승촌보는 개방 대상에서 제외 되었다. 죽산보도 관리수위를 1m만 하향하는 내에서 수문을 열겠다는 방침이어서 상시 개방이라고는 하나 항상 수문이 열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수분개방에 긍정적 의미가 없지는 않다. 보의 문제를 정부가 공식화 한 것이기 때문이다. 수문을 열어 물이 흐르도록 해야만, 정작 수질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임을 시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수문개방 이후에도 녹조는 번성했다. 우리가 예상했던 바대로, 녹조는 해소되지 않았다. 현재의 수문개방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문 개방 이후에도 죽산보에서는 수질예보제 관심단계가 두 차례 발령되었다. 수질예보제에서 관심단계가 발령된 것은 승촌보도 마찬가지다.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정부측 입장이 있었다. 그렇다면 비가 온 이후에는 어떤 상황일까?

상시수문개방 시행 이후, 녹조는 얼마나 해소되었을까? 수문이 개방된 죽산보 구간은 어떤 상황일까? 수문 개방 한 달이 지난 7월 6일 영산강 현장을 가보았다. 오랜 가뭄 끝에 비도 내린 이후이다. 우선 승촌보 ~ 죽산보 구간을 보기 위해, 승촌보 현장을 찾았다. 수위가 1m 내려간 흔적을 호안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1243" align="aligncenter" width="336"]7월 6일, 승촌보 직하류에서 승촌보 수문개방 이후 수위가 1m 낮아진 흔적을 볼 수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죽산보 직하류에서 죽산보 수문개방 이후 수위가 1m 낮아진 흔적을 볼 수 있다.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247" align="aligncenter" width="421"]승촌보의 수문은 닫혀있고 전날 내린 비로 유량이 늘어 보를 월류해 강물이 흐르고 있다.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승촌보의 수문은 닫혀있고 전날 내린 비로 유량이 늘어 보를 월류해 강물이 흐르고 있다.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248" align="aligncenter" width="336"]죽산보 수문개방 이후에도 녹조 번성은 계속 되고 있다. 사진은 승촌보 아래.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죽산보 수문개방 이후에도 녹조 번성은 계속 되고 있다. 사진은 승촌보 아래. 2017년 7월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https://youtu.be/n4rhuTamC50 [영상]녹조가 번성하고 수질이 좋지않아 수중 산소 부족으로 잉어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숨을 쉬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승초보에서 죽산보 방향으로 10km 내려오면 영산포 구간이다. 영산포에서도 역시 녹조가 쉽게 눈에 띈다. 물이 빠져 드러난 강가에는 펄조개, 대칭이조개 사체가 적지 않다. [caption id="attachment_181249" align="aligncenter" width="567"]영산강 영산포 구간 우안에서 발견된 대칭이 조개 사체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영산강 영산포 구간 우안에서 발견된 대칭이 조개 사체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250" align="aligncenter" width="507"]영산강 영산포에서 죽산보 방향으로 3km내려온 구진포 역시 녹조가 심각하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영산강 영산포에서 죽산보 방향으로 3km내려온 구진포 역시 녹조가 심각하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죽산보 구간의 녹조는 해소되지 않았다. 수문 개방으로 하천이 갖는 유속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녹조 해결도 묘연하다. 한시적 수문개방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영산강이 아니라 호소가 되버린 영산강.

2010년에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고(사업은 2008년 12월에 시작) 2012년 영산강에 승촌보와 죽산보가 만들어 지고 난 후 영산강은 거대한 호수가 되었다. 횡단면도로 보면 계단식 호소다. 승촌호, 죽산호, 영산호라고 명명될 만도 하다. 국민들은 4대강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영산강이 거대한 호수가 되어 녹조문제, 하천 퇴적토 문제가 심각 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1980년대 초반 국민들이 이미 하구둑건설 이후 영산강 변화를 목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환경시설을 확대 설치하여 오염원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강에 물이 많아지고 수심이 깊어지면 오히려 물이 맑아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에서는 영산강은 비점오염원 부하가 커서 환경시설을 도입한다고 해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과는 해마다 반복되는 극심한 녹조가 말해주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1251" align="aligncenter" width="567"]4대강사업 횡단면도_4대강사업마스터플랜 4대강사업 횡단면도_4대강사업마스터플랜[/caption]

녹조 그리고 퇴적 오니 문제가 심상치 않다

물의 흐름이 막힌 영산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심각한 녹조와 수질문제가 영산강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되었다. 4대강사업으로 영산강을 살린다더니 녹조만 살린 셈이다. 보가 만들어지고 5년이 지난 지금, 하천 바닥의 변화도 크다. 준설을 해서 평탄화 된 강 그리고 구간에 따라 세굴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지형의 변화와 함께, 퇴적 오니 문제도 심상치 않다. 작년 승촌보와 죽산보 하천 바닥의 퇴적 흙을 채취하여, 성상을 분석해 보았다.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시한 ‘하천·호소 퇴적물 오염평가기준’에 비추어 보면 퇴적물 상태는 유기물영양염류 4등급으로 ‘심각하고 명백한 오염’ 으로  ‘매우 나쁨’ 단계이다. 이는  심각하고 명백하게 오염되었으며 배출시설 및 공공수역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런 오염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문개방과 가뭄

올해도 가뭄으로 고통 받은 지역이 많았다. 충청, 강원 지역의 하천이 말라 물고기가 떼로 죽는 사진은 충격이었다. 모내기철에 물을 못한 농부의 깊은 절망의 한숨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타게 했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물부족을 해결하겠다고 주장했지만, 4대강사업 이후에도 가뭄은 속수무책이다. 4대강 본류 보에 갇힌 물은 사용할 곳이 없다. 영산강의 경우 기존 수량으로도 충분히 농사를 지었고, 물문제가 없었다. 영광, 해남, 신안 등의 지역, 도서 산간지역에서 발생하는 가뭄은 영산강 본류의 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산강에  물을 가둬두었기 때문에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니 영산강 보 수문을 열면 가뭄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엄살도 엉터리이다.

문이 수시로 닫혀 있는 상시개방. 녹조 해소 미약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상시개방 방침에 따라, 6월 1일 죽산보 수문이 열렸다. 오후 2시,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 시민단체 회원 그리고 기자들은 일제이 수문을 쳐다보며 수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4대강에도 변화를, 복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희망을 함께 가지면서 말이다. 수문개방이 영산강 복원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문개방은 죽산보에 한정되었고 이마저도 수위를 EL2.5m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애초 관리수위 EL3.5m에서 1m 낮추는 선까지만 수문을 열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니 수문이 열려 있는 시간보다 닫힌 시간이 더 긴 상황이 이어졌다. 수문개방 직전 5월 31일 죽산보 인근에서는 녹조알갱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수문이 개방되고 나서 육안으로는 녹조 알갱이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 보였다. 그러나 이도 잠시였다. 열흘이 지난 6월12일에 죽산보에서 수질예보제 관심단계가 발령되었다. 남조류 세포수가 14,000셀/ml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했다. 더욱이 독성이 있어 유해조류로 분류되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우점해 상태가 심각함을 말해주었다. 급기야 6월 26일에는 죽산보와 함께 승촌보까지 수질예보 관심단계가 발령되었다. 죽산보 남조류 세포수는 15,000셀/ml, 승촌보는 12,000셀/ml에 육박했다. 1ml 당 남조류 1만셀이 넘어선 수치는 녹조 정도가 심각해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지표이다. 또한 수문 개방 전 일 평균 유속이 0.03m/sec 이었다가 수문개방 직후에는 0.05m/sec, 지금은  다시 0.04m/sec로 그 유속은 정체한 저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caption id="attachment_181499" align="aligncenter" width="640"]죽산보수문개방전 구진포녹조_20170531ⓒ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죽산보수문개방전 구진포녹조_20170531ⓒ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500" align="aligncenter" width="640"]죽산보 수문 4개중 2개를 개방했다. 2017년 6월 1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죽산보 수문 4개중 2개를 개방했다. 2017년 6월 1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결국 물이 흘러야.. 지난 3월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당시 정부는 4대강 보 수시개방 방침을 발표했다. 보를 그대로 두고서 아무리 그 어떤 것을 해봐도, 녹조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수시개방 방침은 녹조가 심해지면 열고, 녹조가 없으면 닫겠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수시개방을 하고 승촌보 수문이 열렸던 일주일간의 영산강의 모습은 비로소 강이 강으로서의 최소한의 모습을 갖춘 형태였다. 물이 흐르는 영산강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래톱이 드러나고 물이 흐르는 영산강을 보니, 그간 익사당하고 있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 수문개방 대상에서는 승촌보는 제외되었다. 결국, 승촌보에서 극심한 녹조 현상을 봐야 했고, 수문개방이 이루어진 죽산보도 녹조가 극심해지기는 마찬가지 였다.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  승촌보도 열리고, 죽산보까지 열려서 물이 상시적으로 흘러야 비로소 강으로서 회복된다. [caption id="attachment_181501" align="aligncenter" width="640"]승촌보 수문개방 전 모습 2013년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승촌보 수문개방 전 모습 2013년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502" align="aligncenter" width="640"]승촌보 개방후 모습 2017년 3월 1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승촌보 개방후 모습 2017년 3월 1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503" align="aligncenter" width="640"]승촌보 개방전 극락교 모습 2013년ⓒ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승촌보 개방전 극락교 모습 2013년ⓒ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504" align="aligncenter" width="640"]승촌보 개방후 모습 2017년 3월 1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승촌보 개방후 모습 2017년 3월 16일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caption]  
화, 2017/07/18- 17:53
209
0
크기_A01 01s.JPG
내성천을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중 최우수하천으로 선정한 지 1년 뒤 국토부는 이 강의 중상류에 4대강사업의 연계사업으로 영주댐을 짓기 시작했다. 하늘이 내린 한국 최고의 감입곡류이자 명승인 회룡포는 이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내성천 회룡포, 2009년 9월 박용훈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4대강사업으로 인해 심각하게 강의 본 모습과 기능을 잃은 채 녹조창궐 등 큰 부작용을 낳는 4대강과, 영주댐 건설로 빼어난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 내성천에 대한 재자연화 또는 복원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얼마 전 임명된 김은경 환경부장관은 청문회에서 강은 강다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이 강다워야 한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강에 가면서, 함께 강을 걸으면서 ‘강답다는 것’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 강을 지켜본 시민으로서, 대부분 상식적인 자리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가수 이효리씨가 오랜만에 새로 발표한 6집 앨범 <블랙>에 ‘변하지 않는 건“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랫말 일부를 읽어 보겠습니다. 

며칠 전 냉장고에서 꺼내놓은 식빵 / 여전히 하얗고 보드랍기만 한 식빵
밖에 놔둔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왜 / 아직도 변하지 않는 이상한 저 식빵
변하지 않는 건 너무 이상해
모든 건 시간 따라 조금씩 변하는데 / 변하지 않는 건 너무 위험해
모든 건 세월 따라 조금씩 변하는데 / 왜 변하지 않아 좀 이상하네 / 중략.../
변하지 않는 걸 위해 우린 변해야해
변하지 않는 걸 위해 우린 싸워야해

이 노랫말은 모든 건 시간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일상을 통해 표현하면서 자연스럽지 않은 불변에 저항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4대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우리 강의 현실을 바로 떠올리게 되는 노랫말이어서 일부 소개해보았습니다. 강이 강답다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변한다는 것, ‘변화’라는 단어로 시작해보겠습니다.

크기_A05 _DSC5372nk.JPG
계곡에 봄이 오면 암수 다정한 물새들 모래밭에서 종종거리고, 흐르는 강물 위로 온갖 꽃들 피어난다. 바람도 없는데 물위로 떨어지는 꽃잎들, 강물은 그냥 흐르고 꽃은 저 혼자 피는 것일까? 내성천 중류 계곡, 2015년 4월 박용훈

오늘 우리가 가려는 내성천의 한 계곡을 찾아가보겠습니다.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그 한쪽에는 하얀 모래밭이 펼쳐져 있으며, 다른 한쪽에는 강과 산이 붙어 있습니다. 물총새가 수면 위를 빨랫줄처럼 날다가 번개처럼 강물 속으로 뛰어들어 물고기를 사냥하고, 할미새는 물가나 바위 위를 종종거리며 걷습니다. 또 모래밭에서는 작은 물새가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수달이 새벽녘이나 해질녘 슬금슬금 헤엄치며 물고기를 잡아먹습니다, 저는 강과 산이 붙어있는 곳을 따라 서있는 작은 바위 위에 올라가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봅니다. 

크기_A10_DSC0326s.JPG
강물을 거슬러 오르며 자유로운 몸짓으로 살아있음을 즐기는 물고기들,
생을 즐기는데 얼마나 많은 것이 필요할까? 내성천, 2015년 5월 박용훈

잠시 후 한 무리의 참갈겨니가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잠시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 유영을 멈추자 흐르는 물살에 밀려납니다. 물살이 조금 약한 옆으로 빠져서 잠시 머무르더니 다시 물살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합니다. 계속 지켜보다 보니 이런 과정을 반복합니다. 보는 내내 참갈겨니들은 전진하지만 제 시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나아가기 때문에 그 자리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저는 물고기들이 햇살이 퍼지는 맑은 강에서 물 흐름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강을 건너서 모래밭이 있는 강가를 걸어봅니다. 강물에 들어가서도 걷고, 강 가운데 있는 모래톱에도 올라가 걷습니다. 만약 이 강변을 내년 또는 후년에 와서 같은 자리를 걷는다면 그때 밟는 모래들은 오늘 밟았던 그 모래일까요?... 예, 맞습니다. 아닐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런데 오늘 그 모래가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밟은 모래들은 떠내려가고 새로운 모래들이 내려와 그 자리에 다시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을 조금 살펴보면 비가 내리고 강의 수위가 올라가면 강물이 흐르는 폭이 더 넓어집니다. 강물에 잠긴 모래들은 흐르는 강물을 따라서 아래로 흘러가고 그 자리는 상류에서 내려온 다른 모래가 채우며, 비가 그치고 시간이 지나 수위가 내려가면 잠겼던 모래들이 다시 드러납니다. 그리고 긴 시간을 두고 그런 과정이 반복됩니다.강의 흐름은 변화를 낳습니다.

크기_A15_DSC9668s.JPG
작은 물새들 놀다 간 자리, 뒷정리는 바람과 구름과 비와 강물의 몫이다. 강물을 바다로 주는 것이 아까워 칸칸이 막아 세우는 시절, 모래도 흐르지 않자 새들 놀던 물가에 잡풀이 무성하고, 물가 찾은 아이들 물억새 높은 벽에 막혀 발길을 돌린다. 내성천 2011년 5월 박용훈

자연의 강에서는 늘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 변화의 바탕은 비가 오지 않는 것, 적게 오는 것, 많이 오는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강은 강습지라고도 말하는데, 습지의 핵심 키워드는 그 주기가 길건 짧건 늘 변한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갯벌입니다. 밀물과 썰물에 의해 하루에도 두 번 변합니다. 그런데 이 변화는 그 변화를 몸으로 기억하면서 살아가는 생물종들에게는 삶의 기회가 됩니다. 늘 변화하는 습지에는 다양한 생물종이 모여 살고, 그래서 습지는 지구에서 보호해야할 대상입니다. 한국은 강을 습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정비할 대상으로 봅니다. 국토부는 내성천을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강이라고 내세우면서 그 강에 홍수목적을 포함하는 영주댐을 짓고, 댐 하류에서는 또 홍수예방 목적의 정비사업을 실시합니다. 정부조직법을 개편하여 하천 관리를 일원화하지 않으면 강을 강답게 하는 것은 요원합니다.

한발 물러나서 보면, 강이 흐르는 일은 지구순환의 한 과정입니다. 바람은 늘 여기저기로 불고, 그래서 구름은 이동하고, 비가 내리고, 빗물이 모여서 내가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흘러가고, 바다에서는 해류를 따라 이동합니다. 강과 바다표면 등에서는 수증기가 발생하여 대기 중으로 갔다가 다시 비가 되어 내립니다. 순리이고, 섭리입니다. 4대강사업은 어느 날 지구의 한 무대에서 잠깐 등장했던 소수 사람들이 이런 순리를 거스르고 지구의 몇몇 강을 개조하여 칸칸이 통째 막아, 그들이 무대에서 내려간 후에도 여전히 흐르지 못하게 한 것이지요.

크기_A25_SP23807.JPG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들었고 사진과 시로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를 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모래가 흐르는 이 강을 찾았다면 무어라 노래했을까? 가장 아름답다고 칭송하면서도 아주 큰 대못을 박아놓은 내성천에서 2011년 2월 박용훈

강이 강답다는 것의 첫 번째는 바람이나 구름이 흐르듯이 강도 흐른다는 것이고, 그래서 강다워야 한다는 것은 강은 흘러야한다는 것입니다. 4대강의 녹조창궐은 강이 강답게 흐르지 않아서 생긴 문제입니다. 해결방안은 너무도 분명한 것입니다.

그럼 강이 강답다는 것의 두 번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강이 흐르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습들입니다. 수위가 높아졌다 낮아지고, 강폭은 넓어졌다 좁아지며, 모래톱은 잠겼다 드러났다 합니다.  비가 오고 강물이 흐르는 한 이런 모습은 반복하며 나타납니다. 

크기_A30_DSC3046.JPG
외나무다리가 차안과 피안을 잇듯이, 산과 바다를 강이 잇는다. 그 선을 연장하면 하늘에 닿는다. 불어난 강물에 외다리가 끊기면 다시 놓듯, 칸칸이 끊어놓은 강은 다시 되돌려야 한다. 비온 후 내성천 무섬마을, 2014년 8월 박용훈

또 강은 한 날에도 깊거나 얕은 곳이 있고, 물살이 센 곳이 있는가 하면 약한 곳이 있습니다. 대체로 강에 맞붙은 산 쪽은 깊고 또 그늘지기도 해서 큰 고기들이 살고 모래톱이 펼쳐진 쪽의 얕은 곳은 치어나 작은 물고기 등이 삽니다. 치어는 깊고 빠른 물살이 있는 곳으로는 가지 않습니다. 물살에 떠내려가고, 큰 물고기에게 쉽게 잡혀 먹히기 때문입니다. 수달은 조금 깊은 곳으로 다니면서 큰 물고기들을 잡아먹습니다. 한편 강바닥도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합니다. 바닥의 표면적이 넓을수록 다양한 생물종이 사는데 당연히 유리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강이 본래 지닌 강다운 모습입니다. 강이 흐르기 때문에 펼쳐내는 모습입니다.

크기_A35 _DSC0145s 수달 2.jpg
언젠가 일본 하천 전문가들이 내성천 탐방 중 한 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된 수달 발자국이다. 잠시 우쭐했지만 어쩌면 오십보백보인지도 모른다. 강이 계속 망가지는데 그들이라고 안녕할까? 내성천, 2015년 5월 박용훈

그럼 이런 강다운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세상의 모든 종들이, 생명들이 다 자기가 좋아하는 곳이 저마다 있기 때문입니다. 다 자기가 살기 좋은 곳을 찾아서 살아갑니다. 몸의 조건도 그 환경에 최적화되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4대강사업은 흔히 ‘수심 6M’라고 말합니다만, 강변을 포함하여 강의 모래를 천문학적으로 파내어 깊게 한 후 초대형 보를 세워서 강물을 채우고 막았습니다. 강물이 사실상 흐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한 심각한 생태적 문제점을 위에서 소개한 참갈겨니 등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수서생태 전문가인 박정호 교수님의 불교환경연대 숲해설가 강의내용 일부를 참고했습니다. 

크기_A36 _DSC8396.JPG
거대한 콘크리트와 쇠 구조물로 강을 칸칸이 막자 녹조가 창궐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 그 원인은 못 본 척하고 다시 ‘보완’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리 세금을 쏟아 부어도 ‘백약이 무효’한 것 또한 너무 당연한 이치. 그런데 단지 식수만의 문제일까? 합천창녕보 2015년 7월 박용훈
 
크기_A37_DSC7681s_resize.jpg
낙동강 상주보 하류 작은 지천 합수부에 누치들이 몰려있지만 너무 얕아 올라가지 못한 채 숨만 쉰다. “생명 앞에 고개 숙일 줄 아는 강의 마음을 이제 우리의 마음에 비추려 합니다”라고 선언했던 4대강사업추진자들은 이 누치들의 고통을 한번이라도 헤아려봤을까? 
<생태지평> 낙동강 모니터링 중, 2013년 9월 박용훈

참갈겨니처럼 흐르는 물을 좋아하여 오랜 세월 적응한 물고기들은 몸 자체의 호흡특성이 다르다고 합니다. 몸에 부딪히는 물속의 산소를 최대한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 아가미의 세세한 혈관들이 강물이 흘러내려오는 방향과 마주하여 흐르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흐르는 강에서 산소를 흡수하는 가장 효율적인 상황은 강물을 거슬러오를 때가 되겠지요.

그런데 어느 날 강의 흐름이 멈추면 아주 오랜 세월 생존을 위해 흐르는 강에 적응해온 이런 몸의 구조는 갑자기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고등생물인 이들은  갑자기 몸의 구조를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당연히 사는 환경이 크게 악화됩니다. 우리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일할 때나 잘 때나 마스크를 낀 채 죽을 때까지 살아야한다면 그 불편함이 얼마나 크며, 건강은 또 얼마나 악화될까요? 

크기_A38_DSC8237s_resize.jpg
녹조가 기승을 부리는 함안보 일대에서 강준치들이 수면에 올라와 호흡한다. “생명살리기”라던 4대강사업은 도대체 어느 생명을 살렸나?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낙동강 조사 중, 2015년 7월 박용훈
 
강물 속에서도 산소는 생물이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니 조금 자세히 보겠습니다. 2010년, 4대강 반대 국민소송단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강을 보름간 조사한 독일 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님의 소송감정서, 방송 인터뷰 내용 등을 당시 독일교포사회의 번역연대에서 제공하였는데, 그중 관련부분만 제 나름 짧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로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님은 독일연방 자연보호청에서 30여 년간 재직하면서 독일 국책사업에 참여해 하천공사 후유증을 조사 · 예측해온 분으로 관련 사안으로 독일법정에서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최고 권위의 하천전문가로 소개됩니다. 임혜지박사님 등 번역연대가 당시 제공한 독일의 하천관리 내용 등은 아래 싸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크기_A40_DSC1541s.JPG
헨리히프라이제박사님은 강 생태를 살펴보고 측량을 하면서 남한강과 낙동강을 조사했는데, 오충현교수님, 박재현교수님 등이 조사를 지원하고, 낙동강사업의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하였다. 한편 낙동강 조사 때에는 천주교 신부님들이 노고에 감사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낙동강 합천 율지교일대 2010년 9월 박용훈

강안의 산소는 어떻게 공급될까요? 그 중요한 하나는 공기와 맞닿은 물 표면을 통해 공급됩니다. 그래서 물이 얕은 여울이 수생태계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산 계곡의 돌이나 바위가 드러난 자리에서 보면, 하얀 포말이 생기면서 공기방울이 수도 없이 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강의 산소공급기인 것이죠. 간혹 어떤 분은 대중가요에도 친근하게 등장하는 여울을 강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4대강사업은 4대강에서 여울을 남김없이 없앴습니다.

크기_A45 P1090473s.JPG
누구도 여울을 없애라 하지 않았는데 4대강사업 후 아름답던 여울이 모두 사라졌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끔찍한 일인가! 남한강 여주 도리섬 하류 2009년 10월 박용훈

이런 여울이 아니더라도 바람이 불면 파도가 치면서 산소가 강물 안으로 공급됩니다. 이런 현상은 모두 수면을 통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강이 깊어질수록 산소를 공급받는 면에서 불리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공급은 수초 등의 광합성을 통한 산소공급, 특히 조류에 의한 공급인데, 조류는 수면 1m 미만 깊이에서 산소를 생산합니다. 수면에서 2m 이상 깊어지면 물살을 통한 산소공급도, 조류 등에 의한 산소공급도 없어서 산소가 생성되지 않습니다. 4대강사업이 만든 수심 6m의 물속은 어떨까요? 

또한 물 흐름이 빠른 곳과 느린 곳에서 산소농도의 차이가 생깁니다. 강이 막혀 정체되어 있다면 물속 생물들이 산소를 소모하는 가운데 물이 교체되지 않아 산소농도가 점차 낮아질 겁니다. 게다가 4대강처럼 대형보가 있는 곳에서는 유속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부유물들이 바닥에 가라앉고, 녹조 등도 가라앉는데, 이들이 부패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강안의 산소를 다시 소모하여 산소부족 상태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이런 강바닥 상황은 사업 후 시간이 꽤 흐른 지금, 당연히 매우 심각해 보입니다. 올해 2월에 4대강의 몇몇 보에서 시험방류를 하면서 수위를 일부 낮추자 일부 드러난 강바닥이 두터운 펄로 변한 모습을 언론이 보도한 적이 있는데, 펄이 강바닥에 두텁게 쌓이면 펄 위를 흐르는 지표수는 강바닥 아래의 지층수 또는 지하수와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이들과의 산소교환이 어려워진다고 헨리히프라이제박사님은 지적합니다. 전반적으로 강안의 산소공급과 관련해서 아주 좋지 않은 조건이 되는 것이지요.

크기_A50 DSC_4469.JPG
늘 강을 살피는 오마이뉴스 김종술기자님과 함께 찾은 금강. 공주보에서 수위를 조금 낮추자 두터운 뻘로 덮인 강바닥이 모습을 조금 드러냈다. 명승이지만 4대강사업 후 아름다운 백사장이 모두 사라진 고마나루 강변도 마찬가지였다. 공주보 상류  2017년 3월 박용훈

산소를 공급받는 이런 주요 과정을 살펴볼 때 강 전체가 다 깊어지고 흐르지 않는 것은 당연히 대부분의 수서생물들에게 매우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해마다 녹조 창궐, 큰빗이끼벌레나 붉은 깔따구의 잦은 등장과 같은 보도를 접하고 깊이 우려하지만 동시에 흰수마자, 꾸구리, 미호종개 같은 우리에게 친근했던 한반도 고유의 민물고기들을 비롯해서 강의 여러 물고기들 상황이 어떤지, 또 여러 물고기 등의 먹이가 되는, 흐르는 강바닥에서 수많은 수서곤충 등은 어떤지, 지금 4대강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같은 것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강을 깊게 파서 막아 물을 채우고 강의 수위를 고정하면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물고기들은 물이 얕아 산소가 풍부하고 천적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을 찾아 알을 낳습니다. 연어나 황어 등이 죽기를 무릅쓰고 바다에서 강 상류로 오르는 이유입니다. 4대강사업 후 강의 어민들은 물고기를 잡아보면 곯은 알을 뱃속에 그대로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이 깊어지고 수초도 없고 이동할 수도 없으니 알 낳을 곳을 찾지 못한 물고기들이 몸안에 죽은 알을 그냥 갖고 있던 것이지요. 이제는 그런 물고기들조차 그물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낙동강 어민들은 씨가 말랐다고 말합니다. 산소도 제대로 없고, 썩은 바닥 펄에는 먹잇감인 수서곤충들도 살기 어려울테니 상상할 수 있습니다. 물고기도 살지 못하는 강을 다시 자연의 강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크기_A52_DSC3378s1.JPG
바다에 사는 황어는 음력 2월경 하구에 모여 민물에 적응하다가 봄비가 내려 강의 수위가 높아지면 일제히 섬진강을 거슬러 화개천 등으로 오르는 장관을 펼친다.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은 하구둑으로 인해 강과 바다가 생태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4대강사업은 거기에 더해 강을 아예 칸칸이 막아놓았다. 섬진강 화개천 2015년 3월 박용훈

그러면 강변은 어떨까요? 4대강사업은 강변의 모래톱, 또는 범람원도 깊게 파내 없앴습니다. 또한 수질을 오염시킨다면서 하천부지에서 농민을 내쫓았는데, 수도권에 건강한 야채를 공급하여 한때 장려했던 한국 유기농의 발상지인 팔당유기농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강 범람원 자리에 공원을 만들고, 운동장을 만들고, 4대강 강변 따라 자전거도로를 놓았습니다. 이런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동식물들은 당연히 물이 있어야 삽니다. 강변은 강을 따라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오가는 이동공간이고 삶터라서 기본적으로 야생의 공간입니다. 사람들이 와서 잠시 놀고 농사를 짓더라도, 가고나면 강변은 다시 야생의 차지입니다. 그래서 사람과 야생의 공존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4대강사업은 “생명살리기”라고 선전했지만 이 사업이 개조한 강변에서는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알을 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강 모래톱이 모두 사라지면서 재두루미는 낙동강에서 예전처럼 겨울을 나기가 무척 어려워 일본 등지로 이동합니다. 표범장지뱀은 강을 오가다 자전거도로에서 치어 죽고, 고라니 등 동물은 자전거도로 등을 따라 설치한 펜스 때문에 이동에 큰 장애를 겪습니다. 한국 고유종으로 독특한 생존방식을 선택하여 척박한 땅에서 살면서 가을강변을 아름답게 수놓는 단양쑥부쟁이는 공을 들여 키워야 살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강변을 사람이 차지하고 개조한 대가는 야생에게 매우 혹독합니다. 강변은 공존의 땅이어야 합니다. 

크기_A53 DSC_1577s 2016 0508_resize.jpg
꼬마물떼새, 흰목물떼새 등 작은 물새는 강변 모래에서 먹이를 얻고 모래위에 알을 낳고 품어서 그 모래에서 키운다. 그런 모래톱을 수많은 생명을 품는 자궁이라고 표현해도 된다면 4대강사업은 그 셀 수 없이 많은 모래를 어떻게 했는가? 물새들 울던 많은 강변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성천, 2016년 5월 박용훈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

'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목, 2017/08/17- 17:19
193
0

‘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환경운동연합

[현장스케치]

4대강 골든타임, 대통령이 잡아야

-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구성 촉구 기자회견

윤연정 (물순환팀 자원활동가)

[caption id="attachment_182538" align="aligncenter" width="640"]‘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환경운동연합 ‘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환경운동연합[/caption] 2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금강유역환경회의, 낙동강네트워크 등은 수문 완전개방을 비롯해 조속한 4대강 재자연화 실행을 촉구했다.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 구성’ 성명성을 낸 18개 연합단체는 문재인 정부에 △ 4대강 민관합동 평가 및 재자연화 위원회 즉각 구성 △ 시민사회와 지역주민을 중심에 둔 위원회로 구성 △ 4대강 재자연화를 목적이 둔 위원회로 구성, 3가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caption id="attachment_182539" align="aligncenter" width="640"]환경운동연합 신재은 자연생태국장ⓒ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자연생태국장ⓒ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자연생태국장은 “환경부가 물관리일원화 이외 4대강 보 개방과 재평가에 대한 실질적인 움직임 없이 3개월을 보냈다”며, “현장에는 각종 처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환경부에서는 아직도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 동력이 떨어지기 전에 청와대 산하에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가 꾸려져야 하고 그것이 어려우면 국무총리실 산하에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골든타임”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2540" align="aligncenter" width="640"]금강유역네트워크 유진수 사무처장ⓒ환경운동연합 금강유역네트워크 유진수 사무처장ⓒ환경운동연합[/caption] 금강유역네트워크 유진수 사무처장은 “금강 생태계가 실질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금강유역 생태계 복원 재자연화 요구가 많다”고 밝혔다. “금강유역 주변에서 이미 2012년에 30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되었다”며, “지금도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이 사체로 발견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4대강 재자연화’를 지정한 만큼, 더 늦어지기 전에 조속히 ‘4대강 재자연화 위원회’ 구성을 하는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2541" align="aligncenter" width="640"]낙동강네트워크 배종혁 대표ⓒ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 배종혁 대표ⓒ환경운동연합[/caption] 낙동강네트워크 배종혁 대표는 “천여 명 가까이 되는 어촌·어민들이 썩은 낙동강에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어 손을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하게 외쳤다. https://www.youtube.com/embed/5Xd9fuCZi_c     문의 : 물순환팀 02-735-7066
화, 2017/08/22- 16:45
356
0
지금까지 강답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강이 왜 강다워야 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독일 연방환경부에서 만든 중학생용 학습교재는 ‘강, 물 이상의 존재’라는 제목으로 ‘강과 더불어 살기’, ‘유럽연합 물 관리 기본지침’ 등에 대해 설명합니다. 강을 물 이상의 존재로 보는 것은 강은 단지 물만 흐르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한반도대운하는 강을 그냥 수로로만 보았습니다. 4대강사업은 ‘생명살리기’라고 홍보하면서 사업 명분을 부여했지만, 모래를 파내 개조한 강에서는 생명에 대한 배려의 흔적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강에는 모래가 강물과 함께 흐르며, 모래는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기본 토대입니다. 

한편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제정된 유럽연합 물 관리 기본지침은 지침의 주목적에 대하여 “모든 하천을 자연스러운, 또는 자연에 최대한 근접하는 형태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명시합니다. 강다운 강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지요. 21세기 초, 한국과 유럽은 하천관리와 관련하여 완전히 다른 방향의 길로 걸어갔습니다. 어느 쪽이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함께 오래도록 살 수 있는 방향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그런 강다운 강이 낙동강 어디 있느냐, 그런 강의 모습을 4대강사업 이후 어디에서 볼 수 있느냐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내성천에 함께 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성천은 백두대간이 만든 물길을 따라 형성된 도시인 봉화, 영주, 예천 일대 110km를 흘러서 낙동강과 만나는 강입니다. 

크기_A55_DSC2062 014s.JPG
한국 강의 원형이 잘 남아있다고 평가되는 내성천은 2009년 12월 영주댐 착공에 이어 하류에서는 다시 국토부가 2014년부터, 중류에서는 경상북도가 2015년부터 수년에 걸치는 과도한 하천정비사업을 실시하는데, 그 주요 목적의 하나는 홍수예방이다. 0.2% 홍수편익을 계산한 영주댐 하류에서! 국토에 대한 이 집요한 적폐! 내성천 하류, 2013년 11월 박용훈

저는 보상 문제로 대책위원회를 꾸린 수몰예정지의 주민들을 2011년 초에 사무실에서 몇 번 뵈었는데, 한번은 제가 이 내성천이 최소한 동강만큼의 무게는 나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에이, 설마!”라며 반응하셨지요. 그분들이 살아온 내성천이 좋은 강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 유명한 동강에 설마 견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동강이 좋아서 겨울에는 2~3일씩 걷곤 했습니다만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좋은 사람이든 좋은 환경이든 귀한 것도 너무 가까이 있으면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 오경섭명예교수님은 모래톱과 어우러진 내성천의 산수를 극찬하며 한국의 자랑이자 세계유산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한국을 방문한 해외의 내로라하는 하천전문가들도 내성천을 칭송하는데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크기_A60 _DSC8536.JPG
랜디 헤스터교수님이 생태학자인 정민걸교수님 등과 함께 내성천을 살펴보고 있다. 회룡포 2010년 6월 박용훈

미국 환경계획계의 전문가로 소개되는 랜디 헤스터 교수님은 2010년 내성천과 낙동강, 남한강을 돌아본 후 국회 강연에서는 은퇴해서 여생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으로 내성천을 표현하면서, 미국의 수많은 강을 가보았지만 이 정도로 아름다운 강은 한두 군데 보았을 정도라며 댐이 들어서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였습니다.

크기_A65_DSC8992.JPG
베른하르트교수님은 <한국식물생태보감>을 쓴 생태학자 김종원 교수님 등 한국의 전문가들과 내성천을 둘러보면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는 하였다. 여러 해외 하천 전문가들 역시 이 강을 찾은 후 댐이 들어서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회룡포 전망대 2014년 3월 박용훈

또한 독일 생태하천공학 선구자인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님 역시 2011년 내성천을 처음 본 후 동행한 스태프들에게 독일이라면 국립공원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가 2014년 다시 한국의 4대강을 돌아볼 때에도 내성천을 찾아 회룡포 전망대에서 기자들에게 저 아래 흐르는 강물을 보라고 했습니다. 강물이 저렇게 다양한 물색을 보이는 것은 강물의 수심이 다 다르다는 것이고, 그것은 다양한 생물 종이 살아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하천전문가, 기자들과 하루를 내성천에서 보내면서 이 강의 아픔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한 내성천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 등 여러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동시에 이 강을 보아온 사람들은 4대강사업으로 훼손된 낙동강을 복원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강으로 손꼽습니다. 낙동강 주요 발원지 중 하나인 내성천은 모래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낙동강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강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낙동강의 한 지천 정도로만 여겨지면서 이 강의 고유성이나 중요성이 많이 간과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지천’ 그러면 일단 저 아래쯤 놓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것이 본류와 지류로 강을 구분하는 서구학문에 내재되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1등 우선주의 사회인 지금 한국사회의 문화적 토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지천이라고 불리는 강들은 큰 강에서 갈라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들어오면서 강을 키우는 것이어서 본질적으로는 모천입니다.

조선시대의 문헌을 들여다보면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시각으로 강을 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의 경상도 편은 낙동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술합니다. 

“대천이 셋이니 첫째가 낙동강이다. 그 근원이 셋인데, 하나는 봉화현 북쪽 태백산 황지에서 나오고”, 이는 지금의 낙동강 발원지를 말합니다. “하나는 문경현 북쪽 초점에서 나오고”, 이는 문경새재 일대에서 발원해 흐르는 영강을 말합니다. 문경은 조선시대 영남의 관문이지요. 또 영강은 한반도 대운하가 낙동강과 남한강을 연결하려 했던 강이기도 합니다. 4대강사업은 영강과 만나는 곳 상류의 낙동강은 준설하지 않거나 수심을 6m보다 훨씬 얕게 준설했습니다. 낙동강의 세 번째 근원을 소개하면 “하나는 순흥 소백산에서 나와서, 물이 합하여 상주에 이르러 낙동강이 된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순흥 소백산에서 나오는 물은 지금의 내성천을 말합니다. 

크기_A70 DSC_2439.JPG
국립공원 소백산 일대를 중심으로 늘어선 백두대간 마루금(능선)의 남쪽 사면에 떨어지는 비는 강의 여러 발원지를 만들고, 냇물이 되고 내성천이 되어 흐른다. 산들은 모두 높고 산림은 울창하며, 골은 크고 깊으니, 강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 게다가 강바닥에 아주 두텁게 쌓인 모래가 큰 물 저장고 역할을 한다. 내성천에 댐이 필요 없는 이유이다. 내성천은 하류에서는 강 양안 산과 산 사이의 강폭이 600m를 넘는 큰 강이다. 영주 순흥 일대의 백두대간 2017년 2월 박용훈

조선시대는 이렇듯 길고 짧음으로 강을 분류하기보다는 인문 지리적 배경을 살펴서 여러 중요한 발원지를 인식합니다. 한편 이 세 발원지의 공통점은 모두 백두대간이라는 것인데 특히 내성천은 상류를 제외하면 백두대간과 약 20km 내외의 거리를 두면서 대간과 같은 방향으로 흐릅니다. 즉 소백산을 중심으로 길게 늘어선 백두대간의 남쪽 사면에서 쏟아내는 물을 직접 받아 이루어진 강이 내성천입니다. 

한편 영남 일대 지질도를 놓고 보면 내성천이 낙동강에서 얼마나 중요한 강인지가 잘 드러납니다. 백두대간과 그 지맥에 둘러싸인 내성천 유역은 양쪽 산맥일대를 제외하면 모두 쥬라기에 이 일대에 밀고 들어온 화강암 지층이 오랜 세월 흐르는 동안 풍화한 구릉지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분지인 영주분지 또는 봉화-영주분지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크기_A75 DSC_1994.JPG
내성천 중류의 한 구릉지 절개면은 이곳이 잘 발달한 화강암 풍화토 지질층임을 보여준다. 영주-봉화분지의 풍화토는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물길이 내성천으로 실어간다. <내성천 유역분지인 영주-봉화분지의 화강암 구릉대의 풍화특색/김영래, 기근도 2014> 논문은 ‘모래의 바다’처럼 모래가 풍부한 내성천의 특징이 한반도에서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내성천 유역의 독특한 지형 지질에 기인함을 알게 해준다.  2017년 2월 박용훈

봉화-영주분지를 분석한 한 논문에 의하면 이곳 분지의 주요 특징은 구릉대 면적이 분지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구릉대의 생성과 해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릉대 발달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즉 너무 나이 들어서 평평해진 지형이 아니고 구릉지 일대에서 풍화토인 모래를 왕성하게 강으로 쏟아내는 분지지역인 것입니다. 내성천이 크게 휘도는 곳마다 모래의 바다에 들어온 듯 느끼게 만드는 배경입니다. 

크기_A79_DSC2684.JPG
모래강 내성천은 휘도는 곳곳에 모래의 바다를 펼쳐놓는다. 그 자체 대단한 자연사박물관이지만 주목받지 못한 채 영주댐이 들어섰고, 시간이 갈수록 모래톱은 위축된다. 시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 내성천 중류 2011년 5월 박용훈

이처럼 백두대간에서 끊임없이 쏟아내는 맑고 풍부한 물과, 이 물이 분지를 지나면서 운반한 어마어마한 모래가 만든 강이 바로 내성천입니다. 그래서 그 모래를 그 다음에는 어디에다 옮겨놓느냐 하면 바로 낙동강으로 가져갑니다. 전적으로 내성천의 영향을 받는 자리인 상주 낙동강은 4대강사업 전에는 굽이굽이 아름다운 풍광을 뽐냈습니다. 낙동강 제1경이라고 손꼽았던 경천대도 상주에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낙동강을 앞으로 복원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는 내성천의 모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크기_A80 DSC1953 낙동강 상주 경천대 일대.JPG
낙동강 상주 경천대 일대 아침 강의 모습으로 4대강사업으로 모래를 파내고 물만 채워졌다. 이 풍경과 강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내성천에서 공급받는 모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0년 10월 박용훈

내성천의 경관적, 문화적 가치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면, 회룡포와 선몽대일원 등 한국 고유의 산수 특징을 잘 지닌 명승이 하류에만 2곳이 있습니다. 또한 운포구곡, 섬계칠곡이라 불리던 수몰예정지 상 · 하류의 여러 계곡들은 강과 산과 모래가 휘도는 역동성과 품격에서 결코 하류의 명승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내성천 중류의 모래에 둘러싸인 무섬마을은 국가 중요민속문화재이며, 이외에도 유역에 초간정, 청암정과 석천계곡 등 2개의 명승이 있고, 강 조선시대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무량수전의 부석사도 내성천 수계에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강을 따라 도정서원, 용궁향교 등 중요하고 아름다운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크기_A92_DSC7662.JPG
유교적 전통마을이 댐 때문에 해체되면 긴 세월 일상에서 숨쉬어온 소소한 문화적 자산들은 이곳저곳 흩어져 사라진다. 금강마을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사찰 터는 보물급 유물이 나왔지만 다시 조용히 묻혀서 수장을 기다린다. 영주지역 최초의 서원인 이산서원은 퇴계와의 깊은 인연으로 도산서원과 같은 해에 사액서원이 되었지만 해체이전을 피하지 못했다.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가다 차창밖에 펼쳐졌던 강을 낀 마을 풍경과 정겹게 손을 흔들어주던 사람들은 사라졌고, 대신 승객들은 영주댐으로 인해 생긴 6km의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한다. 한국에서 댐은 무엇인가? 금강마을 장씨 고택 2011년 6월 박용훈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강 유역 전체를 통틀어서 수몰예정지 일대만큼 그 유교적 전통문화 색깔이 깊게 남아있는 곳이 드물었지만, 영주댐으로 인해 500여 세대 여러 마을이 해체되었습니다. 자부심이 높은 금강마을의 할머니들이 언젠가 마을회관에 모여앉아서 “저 아래 무섬마을은 지원을 받으며 발전하는데...”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 쉬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마을들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마을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닐 겁니다. 조선시대부터 400년간 이어져온 마을공동체가 지닌 유무형의 소소한 문화자산들, 이를테면 마을 안에서 보전되어온 서책, 살림살이 또는 여러 전통문화 등이 뿔뿔이 흩어지고 사라지는 것이어서 문화재가옥 십 몇 채를 해체해서 한군데 모아놓는다고 보존하는 것이 아니지요. 

크기_A97_DSC7829s_resize.jpg
영주댐 사전환경성검토서의 주민의견제출서에는 1628년 인동장씨가 금강마을에 정착할 당시 조선조 불교의 탄압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절터와 석불, 석탑 등에 관한 내용이 주민인 장재덕 성균관 전인(자문위원)에 의해 자세히 표기되어 있지만, 금강마을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는 영주댐 착공 후 4년이 흘러서야 시작되었다. 금강마을 금강사 터에 대한 정밀발굴조사 현장, 2015년 4월 박용훈

한편 금강마을의 경우 이미 댐 착공 전 지표조사에서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기편 등이 다량 수습되었지만, 영주댐을 착공한 지 3년 5개월이 지나서야 문화재발굴조사를 착수했는데, 삼국시대 주거지, 고려시대 건물지 등 유물 확인에 이어 ‘금강사’라는 고려시대 사찰 터가 발굴되고 그 터에서 보물급으로 평가받는 유물들이 나왔지만, 문화재청은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황평우 문화재전문위원은 그 터를 보존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다시 흙으로 덮인 채 수장을 기다리는 처지입니다. 만약 중세부터 보전되어온 유럽의 어느 유서 깊은 마을들이 댐 하나 때문에 사라질 판이라면, 혹은 괴테나 바흐가 깊이 관계된 어떤 집이 댐 때문에 해체된다면 발칵 뒤집히지 않겠습니까? 21세기 초 한국에서는 그런 일이 주목받지 못합니다. 

크기_B05  2010 0731 영주 문수 _DSC5074 trim.JPG
점점 보기가 어려워지는 흰수마자. 4대강사업과 영주댐 건설 후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흰수마자보다 영주댐이 무거울 수 있을까? 환경부는 흰수마자를 지킬 의지가 있을까? 내성천 무섬마을 흰수마자, 2010년 7월 박용훈

생태부분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내성천 생태계의 바탕은 모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래강을 따라서 고유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흰수마자는 모래강 내성천 수생태계의 깃대종입니다. 한국의 모래강에서만 사는 손가락 크기의 작은 민물고기인데,  보호색인 고운 금빛이 햇빛에 몸을 따라 드러납니다. 내성천이 가장 중요한 서식지이며, 서식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무엇보다 고운 모래가 있어야 살 수 있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2009년 12월 영주댐 착공 후 강이 계속 거칠어지면서 점점 보기가 어려워집니다. 

한편 영주댐을 짓는 한국수자원공사는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서 2014년부터 흰수마자 치어를 증식하여 2016년까지 3차례에 걸쳐 1만 마리를 방사하였습니다. 그런데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 전문기관인 환경부 산하 종복원기술원의 기본원칙은 서식지 자체의 보전 · 관리가 가장 우선이고 자생력을 상실한 멸종위기종은 증식 · 복원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서는 흰수마자를 조사에 따라 우점종 다음인 아우점종으로까지 분류합니다. 내성천이 흰수마자 서식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런 강에 댐을 짓게 하고 또 치어를 방사하는 것을 환경부가 허가하였다는 것은 댐 때문에 흰수마자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 환경부가 고유의 핵심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사실 이명박정부가 4대강사업을 강행하면서 이 사업의 일환으로 내성천에 영주댐을 짓고자 했을 때 당시 환경부가 협의해준 환경영향평가서는 모래강에 댐을 지을 경우 댐 하류에 어떤 환경적 영향이 일어날지에 대한 분석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환경부는 영주댐 착공 후 수몰예정지에서 영주시가 4년간 극심한 골재채취를 하면서 흰수마자 서식지를 모두 파괴했을 때도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크기_B10 DSC_1724.JPG
4대강사업추진본부와 찬동인사들은 사업이 끝나면 피신했던 동물들이 돌아온다고 말했지만, 어떤 것이 어떻게 돌아왔는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 죽은 생명들은 말이 없다. 둥지 서식지 조건을 많이 따지고 번식기 때 영역확보가 꽤 넓은 흰목물떼새들은 영주댐이 본격적으로 담수를 시작하면, 또 풀과 나무가 모래톱마다 정착, 확산되면 어떤 영향을 받을까? 그런 영향분석을 누가 하고 있을까? 환경부? 영주댐 수몰예정지 모래밭 흰목물떼새 둥지, 2016년 5월 박용훈

내성천 모래톱 곳곳에 알을 낳는 물새들도 내성천의 대표적인 생명들입니다. 그중에는 지구상에 1만 마리 정도만 있다고 추정되는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있는데 2016년에 생태지평에서 둥지조사를 한 결과 내성천 전 구간에서 29개의 둥지를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영주댐을 착공한 후 긴 기간 과도한 골재채취로 강의 역동성이 크게 감소하고 모래강의 생태적 균형이 깨지면서 2014년부터 강 모래톱에 식생정착이 눈에 띄게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댐 등에 의한 식생확산은 물새의 서식지를 점점 줄어들게 합니다. 한편 생태지평 조사에서는 수몰지에서만 흰목물떼새 9개 둥지가 발견되어서, 본격적인 담수를 할 경우 수몰예정지의 둥지들이 문제입니다. 

크기_B11 DSC_0204.JPG
영주댐 유사조절지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가 댐 저수지에 유입되어 쌓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했다. 이 보조댐으로 인해 댐 하류는 모래공급이 크게 줄어든다. 본댐 배사문 설치를 ‘하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한다. 댐 하류 무섬마을의 한 노인은 2015년 여름에야 이 시설을 처음 보면서, 배사문 얘기만 들었다며 크게 걱정하였다. 한편 10월 초에도 보조댐의 영향으로 그 상류에 물이 고이면서 녹조가 관찰되었다. 2016년 10월 박용훈


<계속>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

'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목, 2017/08/24- 16:31
145
0

[논평]4대강 보의 활용처는 없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말고 재자연화하자

4대강 보의 활용처는 없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말고 재자연화하자

○ 지난 8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부·환경부·국토부 핵심정책 토의’에서 “우리나라는 강우가 4계절 꾸준히 오는 게 아니고, 우기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내린 비의 활용도 제고 대책 필요하다.” 며 “4대강 보가 이런 면에서 부정적이지만은 않고, 물을 가두는 효과가 있는 건 인정해야하지 않나. 가둔 물을 활용방안은 없는지 연구검토 해봐야 한다.”고 발언했다. 4대강 보 16개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활용처를 찾기 힘들 것이 뻔하다. 문재인 정부는 불필요한 논쟁을 만들거나 평가를 이유로 시간을 잃지 말고, 서둘러 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자연화를 위한 전면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 4대강사업에서 만큼은 좌우를 살필 필요가 없다. 대통령의 우려가 4대강 보의 저수 효과에 대한 발언이 가뭄에 신음하는 농민을 헤아리는 의도라면 다른 방식의 가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만병통치약이라던 4대강사업이 가뭄과 홍수에 효과가 없는 허무맹랑한 사기극으로 결론난지 오래다. 4대강사업으로 보가 설치된 곳과 가뭄, 홍수지역은 일치하지 않을 뿐더러, 보에 모아둔 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며 640억 원을 들여 건설한 금강-보령댐 도수로는 실제로는 보 하류에서 취수하는 등 보의 활용과는 무관하다.   ○ 또한 같은 자리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양수 제약수위 때문에 만족할만한 수준의 개방은 못했지만 녹조 양이 감소하고 녹조 발생 시점이 지연되는 시점이 있었고 수질도 개선되는 추세” 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천이 흐르지 않는 상태에서 수위만을 낮추는 방식으로 수질이 개선될 리 만무하다. 올 여름 녹조가 심하지 않았던 것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대구, 구미일대와 금강의 부여 등의 7, 8월 일조량이 평년의 1/3수준이었고, 강수량이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어 녹조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완화되었을 뿐이다. 4대강 보가 하천에 존재하는 한 녹조가 창궐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 좌고우면(左顧右眄)한다는 말이 있다.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하느라 어떤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태도를 비유하는 말이다. 4대강사업 재자연화 필요성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와 국민적인 합의는 이미 충분하다.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를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서둘러 예산을 확보하고 양수장 취수구를 조정해 수문전면개방을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8월 30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수, 2017/08/30- 14:31
326
0
영주댐은 내성천 모래를 낙동강으로 전달하지 못하게 하는 심각한 장애물입니다. 영주댐 상류 13~14km 일대에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를 막는 유사조절지라는 이름의 길이가 300m 가까이 되고, 높이 10m인 보조댐이 있습니다. 참고로 영주댐은 길이 400m, 높이 55.5m입니다. 이 두 댐이 상류의 모래가 댐 하류로 내려가는 것을 막고 강물의 자연스런 흐름을 왜곡합니다.

그럼 도대체 영주댐을 왜 짓느냐? 사실 이 댐을 지은 수공조차도 잘 모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2011년 MBC스페셜 “나의 살던 고향은”이라는 다큐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한 수공직원은 이 댐을 왜 짓는 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공익사업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 사업이 수용되는 것은 그 사업으로 인한 편익이 일반적으로 희생되는 가치보다 큰 경우에 사업이 진행된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라는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한편 국토부는 2011년 9월 영주댐 정초식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국내 최초로 하천의 환경개선을 주목적으로 하는 댐”이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댐이 모래와 함께 흐르며 스스로를 정화하는 자연의 강물보다 좋은 수질의 물을 하류에 제공할 수 있을까요? 모래를 강에서 다 파내고 강물을 칸칸이 막은 낙동강에서 창궐하는 녹조를 우리가 보아오지 않았나요? 

아니나 다를까 작년 여름 영주댐이 시험담수 하면서 물을 가두자마자 녹조가 창궐했고 올해 1월 이 가둔 물을 내려 보낼 때는 강 전체가 바닥이 잘 안보일 정도로 탁한 물로 뒤덮였는데, 이 강물은 모두 고스란히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올 여름에도 이런 녹조창궐은 되풀이됩니다. 하류에 맑은 물을 내려 보낸다는 1조1천억원짜리 댐의 허구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그 천문학적인 돈으로 전통문화를 잘 간직한 지역공동체가 해체되었고, 그동안 잘 보전되어온 빼어난 모래강의 경관과 고유생태계가 사라질 위협에 처해졌으며 아이들은 이 땅의 아름다운 자연을 누릴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할 처지입니다.

크기_B14 _DSC8833.JPG
영주댐 저수지인 금강마을 일대의 예전 모습으로, 내성천이 불로산을 끼고 굽이굽이 금강마을 앞을 흐르던 이곳은 맑고 아름다워서 예부터 ‘금탄’ 즉 비단여울이라 불렸다. 2011년 7월 박용훈

크기_B15 DSC_1847.JPG
2017년 여름 녹조창궐 후, 2017년 1월 영주댐 시험방류 때 탁한 물로 가득한 예전 금강마을 일대 댐 저수지 모습 박용훈

크기_B16 DSC_2650_resize.JPG
크기_B17 DSC_2773_resize.JPG
2017년 7월 장마기간 중의 예전 금강마을, 댐 일대 녹조(위)와 댐 수킬로미터 상류까지 녹조가 창궐하는 모습(아래). 아름답던 영주시 이산면, 평은면 일대 산하 20km는 4대강사업이 낙동강에 환경개선용수를 보낸다면서 만든 영주댐 때문에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런 댐에 대해서 한없이 관대한 것인가? 대체 왜 지었는가? 박용훈

마지막으로 낙동강 및 내성천 복원과 관련하여 홍수의 순기능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낙동강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텅 비어버린 강에 다시 모래를 공급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낙동강 상류에 위치하면서 낙동강으로 많은 모래를 공급해온 내성천의 모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영주댐이 낙동강으로 내려가는 모래공급을 크게 제한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영주댐은 내성천도 황폐화시킬 것입니다.

댐으로 인해 모래가 차단될 때 발생하는 생태적 경관적 문제들은 뜻밖에도 영주댐 착공 후 수몰예정지에서 영주시에 의해 4년간 극심하게 행해진 골재채취로 인해 댐 가동 전에 확인되었습니다. 이 4년간의 골재채취량은 착공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00% 수준이었고, 영주댐 하류에 서천과 한천이라는 주요 지천이 들어오지만, 무섬마을 등 댐 하류 전 구간이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편 2016년 7월, 영주댐이 시험담수를 하기 직전에 큰 홍수가 발생했는데, 이후 댐 하류 곳곳의 모래톱이 일정부분 회복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댐 상류에서 공급되는 모래의 중요성과 강 복원과 관련된 내성천 홍수의 순기능이 확인된 것입니다. 

크기_b21 DSC_4550 ps s.jpg
과도한 골재채취로 돌이 크게 드러나고 모래톱이 빈약해진 댐상류에 큰 홍수와 함께 유사조절지를 넘어 유입된 모래가 새로 쌓였다. 강이 스스로를 복원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영주댐 상류, 2016년 7월 박용훈
 
크기_b23 DSC_4895 ps.jpg
영주댐 시험담수 직전 홍수와 함께 댐을 통과한 모래가 제방공사용 큰 석재를 덮은 채 두텁게 쌓였다. 서천이 합수되기 전 지점으로 댐 상류 모래의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2016년 7월 박용훈

크기_b24 DSC_9239 ps_resize.jpg
회룡포 하류, 낙동강을 4km 앞둔 예천 회룡교 일대에도 홍수에 들어온 모래가 두텁게 쌓였다. 낙동강 복원에 내성천 모래의 중요성과 영주댐 문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2016년 9월 박용훈

크기_B28_DSC0797s.JPG
2011년 5월, 무섬마을 수도교 일대 원경 박용훈

크기_B29 35M 110627_DSC7285 2-1 NGs c.jpg
2011년 6월, 무섬마을 수도교 일대 박용훈

크기_B30_DSC2966s.JPG
2014년 8월, 무섬마을 수도교 교각은 약 80cm 내외 하상저하가 육안으로 확인. 댐 상류에서 4년간 행해진 골재채취 중 2012년 한해에만 댐 상류에서 유입되는 모래의 8년분에 해당하는 모래를 파냈다. 서천이 합류한 이후 지점으로 댐 상류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박용훈

크기_B34 M72 01-1 38M 110525_DSC2684 4-2.JPG
2011년 5월, 서천합수부 하류에 위치한 예천의 한 모래톱 모습 박용훈

크기_B35 M72 01-2 38M  151009 DSC_1364.JPG
2015년 10월, 같은 자리의 모습으로 모래톱의 가장자리쪽 모래가 빠져나가고 물과 모래톱 경계로 풀 등 식생이 자리 잡음. (하상저하와 식생 등으로 안쪽 모래톱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상태) 박용훈

크기_B36 M72 01-4 38M 160908 DSC_8289 최근과는 약간의 오차.JPG
2016년 9월, 같은 자리의 모습. 7월초의 홍수로 인해 모래가 다시 들어왔지만 2011년의 풍부한 모습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함. 한편 홍수 후 서천의 곱고 판판한 모래톱 패턴과는 다른, 준설영향으로 댐 상하류 일대에서 보이는 굵은 모래와 역동적인 울퉁불퉁한 모래톱이 넓게 관찰되며, 한번 자리 잡은 식생이 홍수에 제거되지 않음. 박용훈


그런데 홍수와 홍수피해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홍수는 태풍처럼 지구라는 생태계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한 방식입니다. 홍수는 어떤 환경 속에서 큰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지구의 생명들이 이 기회를 이용하면 순기능이 됩니다. 인류와의 관계만 보더라도 인류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강이라고 말합니다만, 1986년 발간된 ‘라이프 지구대발견’의 ‘홍수’편은 세계인구의 1/3에 해당하는 15억의 사람들이 강물이 밀어 보낸 충적토로부터 양식을 얻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영주댐이 홍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이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주댐은 사실상 홍수예방과 별 상관이 없습니다. 영주댐사업 타당성보고서가 보여주는 이 댐의 홍수조절편익은 0.2%가 되지 않습니다. 홍수는 늘 있어왔지만 사실상 댐 하류에 댐을 필요로 할 만한 홍수피해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도 홍수기에 이 댐의 역할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하천공학자인 박창근교수님은 2011년 대한하천학회 세미나에서 영주댐 관련 발제내용을 통해 재해위험지구 및 수해상습지구는 영주댐 하류가 아니고 댐 상류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영주댐은 내세운 홍수조절 편익이 0.2%가 되지 않지만 홍수기 때는 댐 사업목적에 포함된 홍수조절기능을 하기 위해서 수문을 닫을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영주댐은 홍수라고 하는 내성천 복원의 가장 중요한 장치를 소용없게 만들기 때문에 댐과 모래강 내성천은 태생적으로 함께 할 수 없다고 보입니다. 이는 당연히 낙동강 복원에도 생각할 부분입니다.

한편 내성천은 백두대간에서 보내는 물을 받아 늘 안정적으로 흐르는데, 강바닥 모래가 이 물을 깊게 저장하면서 극심한 가뭄에도 강이 마르지 않습니다. 초대형 댐인 소양강댐이 2015년 3월, 가뭄으로 준공 41년만에 처음으로 기우제를 지냈지만, 내성천 미호교의 수위 관측은 같은 해 1월부터 7월까지 대부분 0.63m로 수위가 일정합니다. 극심한 가뭄 때 내성천에서는 강 주변의 농민들이 범람원 아무데나 웅덩이를 파고 경운기에 호스를 연결하여 논밭에 물을 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4대강사업이 강 주변 농지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게다가 내성천 유역의 여러 지천 최상류 쪽에는 저수지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댐이 없어도 유역이 가뭄을 이겨내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박창근교수님도 위 발제에서 영주댐 사업유역 지역에 “가뭄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말합니다. 시험방류에서 보았듯이 원래 강물보다 좋은 물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홍수, 가뭄조절도 아니라면 영주댐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를 따져 물어야 하는 것이지요. 

크기_B39 110907_DSC8897 6-2.JPG
크기_B40 160909 DSC_8644.JPG
2011년 9월(위)과 2016년 9월, 같은 자리에서 비교한 명승제19호 선몽대일원 변화 비교사진으로, 풀과 버드나무 등 식생정착이 확산되면서 명승 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런 식생확산은 경관훼손 뿐 아니라, 흰목물떼새 등 물새의 번식지를 제한하며, 흰수마자가 서식하는 수서생태 환경에도 영향을 준다. 자유롭게 생성하고 소멸하는 강안의 모래톱이 과도한 식생으로 인해 육화되고 섬처럼 고정되면, 강물이 흐르는 폭과 유속, 수심, 모래입도 또한 변한다. 사람들도 강에 들어가 즐기기 어려워진다. 박용훈

영주댐 착공 후 7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 내성천은 빠른 속도로 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명사십리라던 명승 제19호 선몽대일원의 심각한 경관훼손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정부가 강을 강답게 하기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일과 병행하여 이 강을 아끼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함께 하는 것이 지금 절실합니다.



<끝>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

'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수, 2017/08/30- 17:53
212
0

낙동강 준설 이후, 최대 50% 넘는 하도 변화량 확인

2011년 4대강 준설 이후 지난 5년 동안 반복되는 퇴적과 세굴(강바닥이 침식되는 현상)로 인해 하도 변화율(강의 단면 변화율)이 일부 지점의 경우 최대 5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는 2011년 수심 6미터의 준설 이후 단면이 일정한 형태로 유지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4대강 사업 이후 각 강의 바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로 2011년 4대강 준설 단면도와 2015년 말 현재 4대강의 하도 변화 상태를 비교했다.

2017083101_05

그 결과, 낙동강의 경우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 구간에서 퇴적은 최대 9%, 세굴은 최대 46%인 것으로 확인돼 최대 55%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강은 충주조정지댐에서 강천보 사이에서 퇴적은 최대 32%, 세굴은 14%로 전체 하도 변화율은 46%였다. 금강은 대청댐과 세종보 구간에서 최대 38%가 변했고 영산강은 담양댐과 승천보 구간에서 최대 34%가 변동됐다.

또 4대강의 평균 하상고(강바닥의 높이) 변동량을 보면, 한강 최대 4.7m, 낙동강 최대 3.7m, 영산강 최대 1.3m 하상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4대강 ‘헛 준설’의 현장 낙동강 감천 합수부를 가다

낙동강과 감천의 물길이 만나는 낙동강 구미보 하류 지점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11년 4대강 살리기를 한다며 강바닥을 수심 6미터까지 파낸 이후 낙동강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잘 보여준다.

▲하늘에서 본 낙동강 감천 합수부, 한눈에도 감천에서 흘러나온 퇴적물이 쌓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늘에서 본 낙동강 감천 합수부, 한눈에도 감천에서 흘러나온 퇴적물이 쌓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감천 합수부 지점을 이른바 ‘수심 60cm의 비밀’을 간직한 ‘헛 준설’의 대표적 사례라며고 말한다. 실제 낙동강 감천 합수부 지점은 사람이 강 한가운데까지 걸어들어가도 겨우 발목 정도가 물 속에 잠길뿐이다.

▲ 감천과 만나는 낙동강 구미보 하류지점은 거의 강 한가운데까지 걸어 들어갈 정도다.

▲ 감천과 만나는 낙동강 구미보 하류지점은 거의 강 한가운데까지 걸어 들어갈 정도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이었던 수심 6미터를 계속 유지하기위해서는 매년 천문학적인 준설과 관리 예산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마찬가진 셈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서면답변을 통해 일부 지점에서 세굴과 퇴적으로 하상변동이 일어났지만 4대강 수계 전체적으로 보면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곳곳에서 메탄가스 기포 확인

취재진은 강바닥의 오염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지난 8월 29일 낙동강 구미보 상류에서 잠수를 시작했다. 수심 10미터까지 내려가자 바닥에 오니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낙동강 구미보 상류 수심 10m지점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메탄가스 기포

▲ 낙동강 구미보 상류 수심 10m지점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메탄가스 기포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현상이 나타났다. 크고 작은 기포가 강바닥에서 쉴 새 없이 올라오는 것이 수중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바로 메탄가스다. 강바닥 곳곳에서 메탄가스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낙동강 바닥이 이미 썩을대로 썩었다는 증거다.

오염된 물질이 뒤섞인 진흙의 퇴적이 계속 진행돼 두터운 층을 이루고 있었다. 메탄가스 기포가 발생하고 있는 오니층의 두께가 과연 어느 정도 되는지 측정했다. 구미보 상류 지점에서의 오니층은 최소 40센티미터에서 최대 1미터 40센티미터까지 쌓인 것으로 나왔다. 낙동강 본류에서 1미터가 넘게 오니층이 쌓이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다.

2017083101_04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오니층 형성과 메탄가스 발생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낙동강 본류에서 메탄가스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은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지시자 이번엔 밝혀낼까?

이렇게 비극적인 환경 파괴와 천문학적 예산 낭비로 귀결된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 과연 누구의 지시로, 어떤 정책과정을 거쳐 진행됐을까? 그 진실을 밝혀줄 정부 기록물은 과연 온전히 남아 있을까?

4대강 사업을 총괄했던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는 이미 없어졌다. 따라서 4대강 추진본부가 생산했던 모든 기록물은 주관부처인 국토부로 이관됐어야 한다.

뉴스타파는 4대강 사업 관련 정부 기록물의 보존 실태에 대해 국토부에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관련 질의서도 보냈다. 그러나 국토부는 추진본부로터 이관받은 기록물이 모두 몇 건 인지조차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 6월부터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4대강 관련해 4번째 감사다. 이전 정부에서 진행된 3번의 감사와는 달리 이번엔 4대강 사업 초기 정책 결정 과정을 규명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을 밝혀줄 기록물을 찾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치밀하고 똑똑한 분입니다. 절대로 명확하게 지시하는 법이 없어요. 표면적으로는 밑에서 요청을 하고 자신은 피치 못해 한 것 처럼 만들어놔요.

이명박 정부 시절 공직자

하지만 4대강의 진실을 온전하게 밝히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나라를 바로세우는 중요한 걸음이다. 이는 촛불시민들의 명령이고, 그래서 새정부의 지상과제다.


취재 : 박중석, 이보람
촬영, 드론 : 김기철
수중촬영 : 복진오, 배인탁
현장조사 : 인제대
편집 : 박서영, 이선영

목, 2017/08/31- 19:47
43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