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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나무

지역

백두대간의 나무

익명 (미확인) | 목, 2015/07/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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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꽃이 피는 미역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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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름다운 참조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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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이 된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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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과 잘린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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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무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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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가 맺힌 딱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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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맺힌 정금나무>

 

 

 

 

 

다행입니다.

무덥고 가물었던 시간을 보내고 단비가 내려서 이제 여름을 폭 안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잎 하나하나마다 생명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삶의 노력이 이제야 주먹을 펴듯 다시 활짝 열었습니다. 지금은 태풍의 거센 비바람을 피하는 잠자리의 움직임이 더 고귀하게 느껴지는 여름날입니다.

매년 충청북도에서 지원해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백두대간 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동군 일대부터 시작해서 덕유산국립공원까지 충북 남부의 마

룻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하나의 능선으로 이어진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의 뼈대이며 정신적인 근간을 상징합니다. 그럼 백두대간에는 어떤 생명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을까요.

우리가 평소에 동네의 공원, 뒷산에도 볼 수 있는 나무들을 시작으로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나무들까지 100종이 넘는 나무들이 마룻금을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나무들은 자신의 생태적 지위와 서식지를 뚜렷하게 지키며 생명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1200미터가 넘은 능선을 따라서 신갈나무와 소나무의 군락지가 서로 나누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갈나무는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의 한 종류로 산 능선에 제법 힘을 쓰는 나무입니다. 소나무는 참나무와의 자리싸움으로 간간이 자신들의 큰 왕국을 지켜나가고 그 사이로 키가 작은 싸리나무와 철쭉들이 숲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습니다.

영동의 황악산을 시작으로 충북의 경계인 우두령과 삼도봉을 지나자 정금나무들의 군락을 만났습니다. 이름이 생소한 정금나무는 한국산 블루베리라고 하면 쉽게 이해가 갈 수 있습니다. 실제 이번 탐사 일정이 정금나무의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라서 시큼하고 상큼한 정금나무의 열매를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금나무는 진달래나무과의 산앵두나무속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블루베리 역시 진달래나무과로 북아메리카의 원산인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숲 바닥에 자리를 잡고 빨간 열매를 맺는 산앵두나무, 금강산 위쪽 고산에서 키가 30센티 정도 자라는 월귤나무, 들쭉술로 유명한 들쭉나무 모두 진달래나무과의 식물들입니다.

덕유산국립공원에 들어서면서 고산에서 서식하는 마가목의 군락지를 만났습니다. 마가목은 말 마(馬), 어금니 아(牙), 나무 목(木)으로 말의 어금니처럼 힘차게 꽃이 솟아오른다와 어린 새싹이 말의 이빨처럼 나온다 하는 어원 있습니다. 마가목은 약재로 유명한데 특히 가을에 익는 붉은 열매는 술로 인기가 많습니다. 체리 향과 비슷한 술 향에 단맛이 있어 애주가라면 마가목 술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실제 해외에선 새가 마가목 종류의 열매를 먹고 술에 취해 벽이나 바위에 부딪혀서 죽는 사례가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다만 약재로 유명하기 때문에 나무의 가지를 잘라 가는 경우가 많아서 마가목 군락지에 잘린 나무들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1천500m의 마룻금에는 어떤 나무가 가장 위세를 펼칠까요? 바로 길게 누어서 자라는 덩굴나무인 미역줄나무입니다. 미역줄나무는 잎이 미역을 닮았다고 붙여졌다고 하는데 실제 미역과 닮은 것보다 여기저기 자라는 여뀌라는 풀과 잎이 닮아있습니다. 미역은 물에 사는 여뀌 닮은 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니 아마도 흡사해 보입니다. 미역줄나무의 어린잎을 나물로 먹는데 그 나물이 미역과 맛이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높은 능선에 대규로 자라는 미역줄나무는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잡았습니다. 능선에는 나무들이 잘 서식할 수 없고 키가 작은 나무들로 이뤄져 있으니 덩굴나무로 살아가기 좋은 조건입니다. 또한 등산로의 발달로 인해 미역줄나무의 서식지는 앞으로도 더 넓어져 갈 예정입니다.

이름도 생소한 나무들이지만 우리가 자리를 잡고 살아오기 전부터 또는 살아오는 동안 이 땅에 살아온 생명들입니다. 우리와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오지 않아서 낯선 생명들인 것이지 오랜 시간 동안 숲의 생태를 지켜온 소중한 구성원입니다. 우리가 사는 걸음걸음마다 생명과 함께 하는 길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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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렁허리>

 

 

여름 장마는 길고 무서웠습니다.
그날 아침에 쏟아지는 비에 두려움이 들어 어찌할지 몰라 넋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수해가 지나가고 다시 사람들의 손으로 삶이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자연의 경고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남기곤 합니다.
지금도 삶의 거처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용기의 기도로 시작합니다.

산에서 시작한 물에는 길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곳을 수로로 만드는데 기존보다 신속하게 흐르게 하기 위해 하천을 일자형으로 정비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수로가 모이는 하천은 갑자기 내려오는 물을 감당하기에 힘이 듭니다.
물이 유입되는 양과 속도를 조절해야 하지만 일자형인 수로는 더욱 빨리 물을 하천으로 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적은 수량만 있는 큰 하천도 물의 양을 감당할 수 없어 둑이 넘쳐버리고 맙니다.
둑이 무너진다는 것은 삶이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무심천에 사는 물고기 중에서 이 둑과 연관된 물고기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드렁허리입니다.

드렁허리는 ‘둑을 허물다.’에 어원으로 전해집니다. 두렁헐이에서 두렁허리로 다시 드렁허리로 변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래서 드렁허리 방언으로 드랭이, 땅빼기, 땅패기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드렁허리는 미꾸리와 닮았고 또한 장어와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어릴 적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드렁허리가 나와 뱀인 줄 알고 놀라 물에 자빠졌던 추억이 있습니다.
뱀과도 닮았는데 이런 몸의 형태에 맞게 물이 있는 논둑의 땅속에 구멍을 내어 살아갑니다.
하지만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둑이 무너져 내리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해 농민들이 둑을 무너뜨린다고 잡아서 죽이기도 했습니다.

드렁허리는 생김새만큼 생태적으로 특이한 물고기입니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잘 서식하는데 우리나라 외에도 동남아 일대의 남방계 지역에 서식을 합니다.
또한 60cm 이상 자라며 야행성으로 밤에 진흙에서 나와 곤충이나 작을 물고기를 먹고 살아갑니다.
드렁허리는 드렁허리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비슷한 형제가 없이 단독인 종입니다.
암 수컷 역시 특이한데 몸의 길이가 34cm 이하는 암컷, 46cm 이상 넘는 것은 수컷으로 구분합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드렁허리는 생장하면서 암컷에서 수컷으로 변하는 성전환이 있기 때문입니다.
6,7월에 흙에 굴을 파고 산란을 하는데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이 부화할 때까지 지킵니다.

드렁허리는 독특한 생김새와 사는 법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가 문헌으로 전해집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드렁허리는 습기로 뼈마디가 쑤는 습비에 효과가 있으며 정력이 없고 무기력한 것을 보한다.라고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현재 남도 지역에서 드렁허리를 보양식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뱀장어처럼 생겼고 가늘며 길다. 그러나 뱀과 달라서 비늘이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는 드렁허리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고 뱀장어와 비슷하며 큰 것은 두세 자 (60~90cm)가 된다. 겨울에는 숨었다가 여름에 나타난다고 전해집니다.
『본초강목』에서는 드렁허리 중에 뱀이 변한 사선(蛇鱓)이라고 부르는데 독이 있어서 사람을 해친다.라고 전해지는데 실제 드렁허리는 독이 없지만 독이 있다고 믿어 위험한 물고기로 취급받기도 했습니다.

무심천 조사 때 운이 좋게 드렁허리 한 마리를 채집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논둑을 정비하면 시도 때도 없이 나왔다고 하는데 현재는 보기 드문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미꾸리와 마찬가지로 농약이 주원인이 되어 드렁허리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인데 남부지역에서는 유기농업으로 전환된 논에서 드렁허리가 다시 서식하게 되었다고 하며 보양식으로 드렁허리를 키우는 양식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린 살아가기 위해 물의 길을 막기도 하고 인공적인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물길을 막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보라고 불리는 물을 막는 인공적인 둑이 큰 강마다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그 보는 홍수 조절은 이미 실패하였고, 생명을 위협하는 독성이 가득한 수질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제 시민들이 드렁허리처럼 둑을 무너뜨리고 물길을 열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수, 2018/04/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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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 수컷의 혼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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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기 수컷의 혼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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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자루의 혼인색>

 

무심천은 여름 절정에 다가왔습니다. 계절의 흐름으로도 생물의 삶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물들은 봄에는 생명의 싹틈과 잉태의 계절입니다. 여름은 생명의 몸과 열매를 키우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생명의 완성이 이루어지며 성숙의 계절입니다. 마지막 겨울은 생명을 보내는 이별의 시기입니다. 사람의 일생과 비슷한 시간 흐름입니다. 봄은 바로 태어난 아기부터 싱그러운 청소년기를, 초여름은 건강하고 풋풋한 청춘의 시기를, 한 여름은 열정적으로 꿈과 생명을 키우는 장년기를, 가을은 성숙하고 달콤한 중년기를, 겨울은 여유롭고 삶에 대한 지혜로운 노년기를 뜻합니다. 이렇게 사람도 자연의 법칙과 별 반 다르지 않습니다.

계속 무심천의 물고기 이야기가 이어져 오다 물고기들의 특별한 특성을 이야기하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물고기 외에도 동물들은 대부분 암컷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편입니다. 그 와 다르게 수컷은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현재 사람과 대조적인 것이지만 먼 과거에는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했다고 하니 본성은 같은가 봅니다.

동물 수컷들이 화려한 이유는 성 선택에 있습니다. 성 성택은 동물들 짝짓기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오랜 시간동안 진화하면서 더 발전해왔습니다. 성 선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발전했는데 짝짓기시기에 동물 무리에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발생한 것과 암컷들의 까다로운 심사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인해 발전했습니다. 이것은 수컷들의 진화에 영향을 끼쳤는데 몸집이 커지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사육장에서 봤던 화려한 공작을 떠 올리면 됩니다. 암컷은 수수한 회색빛의 갈색이 도는 반면 수컷은 꼬리에 길고 화려한 깃털을 갖고 있습니다. 번식기가 되면 꼬리에 있는 깃털을 부채처럼 활짝 피는데 동그란 눈동자 같은 문양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엉덩이를 살짝 흔들면서 깃을 화려하게 털어줍니다. 실제 생존에서는 정말 쓸모없는 것입니다. 천적에게 화려한 깃털로 먼저 눈에 띄기 쉽고, 도망갈 때 긴 깃털 때문에 뛰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장애물에 걸리고 잡아먹히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왜 화려한 깃으로 진화가 되었을까요?

암컷은 수컷의 화려한 깃털을 보고 건강함을 체크 합니다. 요즘 사람들도 건강검진을 결혼 전 필수품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일단 깃털은 새의 건강한 상태를 말해줍니다. 기름분비가 잘되고 관리가 잘된 깃털은 화려하고 건강합니다. 전반적으로 기생충이나 다른 병이 없는 건강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암컷은 수컷을 보고 자신의 자손을 키우기를 확신합니다. 그 외에도 울음소리, 먹이를 잡아오는 행위 등 다양한 평가가 남아 있지만 첫 번째는 외형에 달려 있습니다.

물고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흔히 냇가에서 볼 수 있는 피라미도 이와 같은 형태를 보입니다. 암컷은 은백색에 수수한 편이라면 수컷은 짝짓기를 시작하는 5월부터 확실하게 색이 변하는데 파란 빛에 붉은 빛이 돌고 화려해 집니다. 보통 이 시기에 피라미의 수컷을 가래, 불거지라고 부르곤 합니다. 몸도 변화를 시작하는데 머리 부분에는 피질돌기라는 딱딱한 돌기형의 갑옷이 생기며 꼬리지느러미 밑에 있는 뒷지느러미가 무척 길어지며 딱딱해 집니다. 그 이유는 암컷이 알을 낳을 때 모래나 잔자갈이 있는 땅을 파기 위해서입니다.

대표적으로 색이 변하는 물고기는 납자루아과, 피라미아과와 중고기 종류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붉고 화려한 색을 내는 방법은 몸에 색소를 이용하는 것인데 실제 적황색을 띄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색소는 동물의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박테리아나 식물 등 먹이원에서 색소를 축적 시킬 수 있습니다. 축적된 색소를 짝짓기시기에 발색하여 성 선택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많은 생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삶과 생명을 이어져 살아갑니다. 또한 동물들은 이성들의 삶에 대해 언제나 진심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요즘 등장한 여성혐오, 남성혐오라는 말은 생태에선 단어조차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생명이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성에 대한 존중이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름이 존중받을 때 우린 모든 생명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월, 2016/08/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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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핀 야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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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나무의 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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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분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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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물푸레 나무

 

 

 

 

5월의 숲은 향기의 시기입니다. 비가 온 후 쾌쾌한 낙엽의 부패 냄새, 달콤한 나무 꽃들의 향기,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상쾌한 냄새까지 숲은 더욱 생명의 향이 가득해져갑니다. 이제 잎들은 제자리를 잡았고 여름내 땡볕을 받아 가며 생명을 키워야 하기에 무럭무럭 자신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여린 잎을 먹고살던 작은 애벌레들도 자신의 몸을 허공에 매달고 마지막 남은 나무의 여린 잎을 찾아 모험을 합니다.

거리엔 이팝나무의 꽃들로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제 비가 한 차례 내렸고 갈래로 벌어진 다섯 장의 꽃잎들은 바닥에 하얀 눈밭을 만들어 놓습니다.

숲의 가장자리엔 코만 스쳐도 황홀하게 만드는 아까시나무의 꽃들이 달콤한 과일처럼 주렁주렁 달려있고, 넝쿨로 가시를 뽐내던 찔레도 ‘엄마, 엄마’ 생각나는 꽃을 피웠습니다. 숲 속에는 고춧잎을 닮아 붙여진 고추나무의 작고 동그란 꽃들이 차례대로 피어나고 층층이 가지를 내어 올라가는 층층나무에는 흰 꽃이 가득합니다. 꽃보다 파리똥 열매가 더 기다려지는 보리수나무의 꽃이 매달리고 일을 마친 때죽나무의 흰 꽃들은 계곡물을 따라 떠내려갑니다.

5월의 아름다운 꽃들은 주로 흰색을 띱니다. 또한 그 향기도 달콤하고 은은하게 멀리멀리 퍼집니다. 왜 흰 꽃들을 비슷하게 피워낼까요? 식물의 꽃들은 바로 종족을 번식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매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많은 에너지를 들여 수분에 성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유전을 남기는 것이라 하겠지만 생명을 이어가는 명확한 숙명이기에 생명에겐 신념이자 종교입니다.

풍매화를 제외 한 대부분 꽃들은 매개체를 이용한 타가수분을 하는 것이기에 꽃의 크기, 꽃의 수, 꽃의 색, 꽃의 모양 등은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오래된 결정체입니다. 그중 꽃의 색은 흰색, 노란색, 초록색, 분홍색,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을 갖고 있습니다. 시기별로 이른 봄에는 노란색 꽃들이, 늦은 봄에는 흰색 꽃들이, 한 여름에는 빨간 꽃과 노란 꽃들이, 가을에는 파란색과 보라색을 떠올립니다.

꽃을 이어주는 매개동물은 대부분의 꽃을 선호하지만 그중에 더욱 선호하는 색이 있습니다. 벌은 노란색이나 파란색 꽃을, 나방이나 박쥐는 흰 꽃을, 새는 빨간 꽃을 더 많이 찾아간다고 합니다. 이런 각각의 생명들이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우린 쉽게 생태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흰 꽃을 피우는 것은 다양한 이야기로 해석하곤 합니다.

첫 번째는 흰 꽃이 다른 색 꽃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꽃들의 색은 색소가 결정하는데 대표적인 안토사이아닌과 카로티노이드입니다.

안토사이아닌은 주황색, 빨간색으로 카로티노이드는 노란색을 띄게 합니다. 흰 색의 꽃들은 플라본이나 플로보놀만 있으면 순백의 꽃을 피울 수 있기에 색소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초록과 흰색입니다. 잎이 자리를 잡고 초록으로 가득한 시기에는 다양한 색보다 흰색의 꽃이 더 잘 띄기 때문입니다. 매개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곤충들은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여서 초록색과 빨간색들을 잘 구분하지 못 합니다. 이럴 때는 색보다 빛을 반사하는 것이 곤충에게 더 잘 띌 수 있습니다. 어두움과 밝음인 명암이 초록 숲에선 더 잘 보일 것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흰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흰 꽃을 뭉쳐서 큰 덩어리로 보이게 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흰 꽃의 형태와 향기입니다. 색소에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를 더 강한 향으로 발산하는데 대부분의 흰 꽃들이 다른 꽃들에 비해 향기 달콤하고 더 강합니다. 또한 흰 꽃의 크기는 벌이나 딱정벌레들이 여러 방향에서 앉기 좋은 형태와 적당한 크기를 갖고 있습니다. 큰 꽃은 대부분 큰 곤충이 올 수 있는 형태로 작은 들꽃은 곤충이 앉아도 꽃대가 상하지 않을 정도의 꽃 크기로 피워냅니다. 그 외에도 다른 꽃들과 시기를 다르게 하기 위한 이유도 있으니 더 많은 관찰을 통해 많은 이유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위에 꽃 들은 자연히 피워내지만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가 있듯이 생명과 생명들 사이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층층이 쌓여있을 것입니다. 지금 그 이야기를 찾아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 2015/05/2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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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 빈 손짓에 슬퍼지면 /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이렇게 가슴을 저리게 다가오는 노랫말들이 거리에 툭툭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게 되는 가을의 날입니다. 거리에 나무들을 바라보며 노래가 들리면 나무의 심정을 듣는 듯합니다.

청주의 대표적인 가로수의 플라타너스는 수피가 벗겨지는 모습이 버짐이 피는 것 같다 해서 그리고 서양에서 들어왔다고 양버즘나무라 부릅니다. 발에 툭툭 밟히는 양버즘나무의 낙엽들을 바라보면 봄의 초록색, 여름의 녹색, 가을의 노란색, 겨울의 갈색으로 사계절의 색을 한 잎에 다 잡아 두었습니다. 한 잎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한 해가 지나갑니다. 양버즘나무를 밟다 보면 쿰쿰한 향이 돕니다. 식물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 향은 다른 식물들과의 삶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곤충 및 다양한 생명들과의 방어 및 교감을 위해 사용합니다.

무심천 가을의 안개는 알싸하고 겁겁한 향이 납니다. 안개가 지나는 들녘으로 가면 낮은 향들이 코를 자극합니다. 들깨를 베고 말리고 터는 향입니다. 이 향기가 나면 몸이 반응을 하는데 깻잎에는 들어있는 페릴케톤(perill keton)의 향입니다. 이 향은 천연 방부제로 깻잎의 파이톨 성분과 함께 항암효과를 주는데 모두 정유성분이나 알코올의 성분으로 식물의 몸에 녹아있는 것입니다. 향기가 나는 물질이라 방향물질이라 부르며 넓게 생각하면 우리에게 친근한 허브도 피톤치드도 같은 내용입니다.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날리고 깻대를 태우는 향이 돌면 걸음을 자꾸 멈추게 됩니다. 식물들마다 태우면 각각 다른 향들이 나는데 그 역시 식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정유성분들이 불에 타면서 발산하기 때문입니다. 잘 마른 나무를 태우면 향이 적은 이유도 이런 성분들이 말라가며 다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무와 다르게 향나무는 이런 정유성분들이 줄기 가운데 남겨 놓는데 나무의 겉보다 줄기 가운데 향이 더 강하게 발산합니다.

단풍이 들고나면 솜사탕 향이 생각납니다. 바로 계수나무 때문입니다. 계수나무는 중국 남부 지역의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공원이나 수목원에 심어 가꾸는 나무입니다. 다른 나무와 달리 꽃이 아닌 잎에서 달콤한 향이 나는데 단풍이 짙게 드는 바로 이 시기에 그 향이 더 그윽해집니다. 계수나무 잎에는 잎 속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엿당(maltose)의 성분이 있는데 가을이면 이 성분이 더 강해져 공기 중의 휘발되는 양도 많아집니다. 캐러멜 혹은 솜사탕 향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잎이 나는 봄부터 여름에도 향이 나긴 합니다. 계수나무는 동요에 나오는 계수나무와는 상관없이 처음 나무를 들여왔을 때 이름을 붙여서 계수나무가 되었습니다. 실제 그리스 신화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달의 계수나무는 없는 나무입니다. 다만 중국의 전설에 항아가 불사의 약을 갖고 달로 가는데 계피나무를 뜻하기도 합니다. 껍질인 계피가 중국에서는 신선의 약재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껍질을 다지기 위해 방아를 찧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쩌면 가을은 황홀하고 아름답지만 슬픔이 쌓여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온몸의 감각으로 가을을 느끼는 것은 생명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 느낌들이 쌓여가 우린 생명의 지혜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혜가 늘수록 슬픔도 느나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슬픔 역시 늘리는 것이리라’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가을이 더 슬프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지극히 당연한 생명의 감정이겠죠.

화, 2015/11/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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