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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지리산 청춘들의 ‘작은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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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지리산 청춘들의 ‘작은자유’

익명 (미확인) | 화, 2015/07/21- 13:00

그동안 ‘뭐라도 하는 청년들’에서는 지금 자기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청년들의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지금도 ‘가만히 있으라’에 맞서 뭐라도 하기 위해 좌충우돌하고 있을 청년들에게 뜨거운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보내며 마지막 이야기를 전합니다.


뭐라도 하는 청년들(5)
지리산 청춘들의 ‘작은자유’

지리산이 품은 남원시 산내면에는 귀농귀촌인이 많다. 전체 가구의 1/4 가량이 귀농귀촌 가구다. 90년대 말, 실상사에서 열었던 귀농학교를 통해서 많은 30~40대 젊은이들이 아이들과 함께 귀촌했고 이제 그 아이들이 성장하여 스무살 무렵이 되었다.

귀촌을 선택한 것은 부모님이었다. 부모님을 따라 내려와 지리산에서 자란 청춘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이곳에서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 스스로 탐색할 기회가 필요했다. 도시가 궁금하기도 했고, 시골이 심심하기도 했다. 이곳 산내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수 있을지도 막막했다.

각자 고민과 탐색 기간을 가진 귀농귀촌인 2세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산내에서 살아보기를 선택한 이내와 탁구가 ‘어느 마을에 누가 사는데 그 애도 외롭다더라’는 정보가 입수되면 전화를 돌렸다. 이렇게 지리산에서 즐겁게 살아보기로 한 청춘들의 열 명이 모여 ‘작은자유’가 탄생했다.

이들은 마을에서 자립하면서 살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멤버 중 여섯 명이 모여 <살래청춘식당 마지(이하 ‘마지’)>라는 커뮤니티 밥집을 만들기로 했다. 이들은 마을에서 내놓은 작은 식당을 인수해 마을에서 십시일반 도움을 받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공사비용을 모았다. 밥집 오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희망제작소(이하 ‘희망’) : 커뮤니티 밥집은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준비과정에서 즐거웠던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쏘야 : 커뮤니티 밥집은 ‘음식을 매개로 마을, 청년,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이고요. 저희가 ‘살래청춘식당 마지’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우리 공간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환대하며 맞이하고 싶은 바람을 담았어요. 또 우리가 지리산 작은마을 산내에서 즐겁고 지속가능하게 잘 살아보기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라는 뜻에서 ‘맏이’라는 의미도 담았고요.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이 공간을 매개로 다양한 만남들, 교류들, 작당들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식당 오픈을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어요.

느꽁 : 기억에 남는 일은 프로젝트 마지 워크캠프를 한 거예요. 공간 재구성을 위한 공사를 도우며 지리산 청년들의 싱그러운 기운을 함께 나눌 워크캠퍼를 모집했었는데요, 그 공고를 보고 정말로 새로운 분들이 오셔서 일을 도와주시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마지와 작은 자유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탁구 : 제일 먼저 했던 공사가 기억에 남아요. 이전 식당이 우리 콘셉트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좌식으로 되어 있는 콘크리트 부분을 깨어내야 했었는데 그날이 처음으로 우리가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힘들었지만 다 같이 하니까 할 만했어요.

봉자 :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목수이신 아버지와 같이 처음 화장실 루바(벽체용 목재)를 쳤을 때와 타카를 처음 쏜 날 엄청 재미있었어요. 주변에서 잘한다고 하니까 기분도 좋고요. 다음 날인가 아버지 없이 탁구와 방에 루바를 치면서 진짜 잘하는 것 같았는데, 본드를 안 발라서 나중에 다 떴던 게 기억에 남네요.

벼리 : 힘든 건 너무 많아서 하나 고를 수가 없어요. 같이 메뉴개발팀 하고 있는 느꽁이랑 관계 풀어나가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나와 전혀 다른 성향의 사람과 같은 일을 해야 하니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거예요. 오해가 생기면 바로 해소가 되지 않아서 쌓이기도 했는데, 한 번씩 댐을 터뜨리듯 얘기를 해야 하는 상황도 있어요. 흘려보낼 때는 재미있고, 다시 쌓을 때는 힘들고 그래요.

이내 : 다 재미있어서 딱히 하나를 말하기 힘든 것 같아요. 모든 과정이 슬프고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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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밥집은 언제 오픈하나요? 밥집을 열게 되면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 같아요?

멤버들 : 원래는 7월 중에 오픈할 예정이었는데요. 공사도 웬만하면 저희가 다 하고 있고, 메뉴 개발이나 공간 운영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다 처음이라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고 있어요. 예를 들면, 홀 바닥에 에폭시를 발랐는데 모두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처음 발랐던 색깔이 너무 연해서 ‘시골분들은 신발에 흙을 묻히고 들어오시는데 색이 너무 연한 건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다시 진한 색을 주문해서 바르고 말리고 있어요. 이 과정을 5일씩 반복해야 해서, 바닥 완성 후에 진행될 과정들이 밀리고 있죠. 좀 답답하고 속상할 때도 있는데 그래도 이 과정들을 통해서 배워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오픈은 빠르면 7월 말, 8월 초 안에는 하고 싶어요. ‘마지’의 공간 재구성을 위해 정성을 모아주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준비하는 우리들이 소진되지 않으며 즐겁게 준비하고 싶어요.

마지를 열게 되면, 다양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아요. 일단 저희가 지향하는 건, 마을과 청년, 세상에 열려 있는 마지에요. 마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고, 만나고, 교류하고, 사부작사부작 새로운 상상들을 현실로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구체적으로 이곳을 기반으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소개할께요.

첫째는, ‘청년기금’인데요. 사실 각자 배우고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그걸 산내 안에서만 충족하기는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산내의 청년들이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가지는데 필요한 교육의 기회를 갖고 싶을 때 청년기금을 통해 지원하고 싶어요. 이 청년기금은 마지의 수익금으로 적립하고자 해요.

둘째는 ‘청년 맞이 프로그램’이에요. 자신의 일을 스스로 개척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청년들을 지리산으로 초대해 교류하면서, 산내에 있는 청년뿐만 아니라 미래의 청년이 될 청소년들도 자신의 미래를 모색하는데 힘이 되면 좋겠어요.

세 번째는 ‘마을 맞이 프로그램’이에요. 산내에는 마을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여러 소모임이 있는데 여기에 밥을 나눌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서 그들의 지혜를 청년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해요.

희망 : 멤버들은 어떤 재주가 있고, 각자 관심사나 고민은 무엇인가요?

탁구 : 탁구를 잘해요. 제빵왕 하탁구! 한때 마을 제빵 작업장에서 일하면서 제빵왕을 꿈꿨는데 작은자유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산내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되었어요.

멤버들 : 탁구는 작은자유에서 ‘회장님’ 역할을 맡고 있어요. 처음 작은자유를 만드는데 이내와 함께 큰 기여를 했고, 대외적으로 발표할 일이 있을 때 파견이 되는 등 작은자유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탁구는 다른 사람과 원만하게 잘 어울리고, 다른 사람에게 비어 있는 부분들을 잘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벼리, 느꽁을 이어 제3의 셰프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느꽁 : 저는 ‘달디 달다’라는 뜻에서 단달디 느꽁입니다.

멤버들 : 재주하면 느꽁이죠. 일단 음식부터 악기 다루기, 농사, 등등 못 하는 게 없고요. 우는 사람을 잘 안아줘요. 사랑이 많아요. 핀잔주기는 덤이구요. 느꽁에겐 철학과 가치가 중요한데 그것들이 본인에게 납득되는 과정이 중요해요. 이번에 메뉴개발팀으로 마지와 함께 하면서 본인이 힘들었던 지점도 그런 거 일거에요.

봉자는 일을 잘해요. 나이에 맞지 않은 진중함. 격이 있어요. 뭐든 빠르게 배우고 남들보다 잘해요. 워크캠프에 참여자에게 작별 선물로 노트북 책상을 뚝딱 만들어 주었어요. 대박! 봉자는 몰입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힘들지라도 몰입하기로 마음을 먹으면 결과물은 훌륭한 것 같아요. 봉자에겐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봉자 : 뭐 하고 살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자 고민이죠. 잘 알고 잘할 줄 아는 나의 분야가 있으면 좋겠고, 일 외에 여가를 즐기면서 사는 삶이면 좋겠고, 여행하는 삶이었으면 좋겠어요.

멤버들 : 벼리는 일머리가 짱이에요. 손이 커요. (무서운) 엄마 같아요. 맛있는 걸 해서 나눠먹는 거, 그게 큰 재주인 것 같아요.

벼리 : 일을 잘 벌려요. 뒷수습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지만 많이 벌리니깐 그중에 걸려서 되는 비율이 높은 것 같아요. 시작할 땐 에너지가 늘 많아요. 끝까지 있지는 않아요. 요새 가장 큰 관심사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이에요. 나라는 사람, 내가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하는 고민, 생각 하나 행동 하나도 뭔가 학습되었거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고여서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실수를 하거나 어떤 행동이 올라올 때에는 이게 어디에서 왔을까 고민하게 돼요. 어떻게 하면 잘 풀 수 있을까, 이게 화두죠.

멤버들 : 이내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감사를 잘해요. 센스가 있어요.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이 뚜렷해요. 판단 기준이 되는 거. 본인 안에서 판단하는 기준이 확고해요.

이내 : 지금 우리가 공동체로서 같이 일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과 만났을 때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걸 생각하게 돼요. 현재 관심분야는… ‘마지’입니다. 마지를 하면서 너무 인테리어에 초점을 두고 일을 하고 있어서 그 후에 할 일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는 것 같아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멤버들 : 쏘야는요…. 우주 감성! 그리고 끊임없이 일 생각을 해요. 일에 대한 중요성을 잘 염두에 두고 챙기죠.

쏘야 : 우리가 어떻게 산내에서 재밌게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이게 최대 화두이자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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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작은자유가 그동안 해온 것들 중에 가장 의미 있는 건 무엇일까요? 함께 추구하는 가치가 있나요?

이내 : 만난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만났으니깐 여기까지 왔고요.

봉자 : 작년 11월에 완주에서 했던 청년귀촌캠프에 갔던 게 의미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이 있구나’ 알게 되었고, ‘우리도 이 사람들처럼 여러 가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계속 서로 도움을 받고 의지하고 있고요.

느꽁 : 작년 12월 산내에서 했던 시골살이 네트워크 파티요. 산내에 다른 청년들을 초대해서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보냈었고, 같이 ‘지속가능한 시골살이’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죠. 그리고 정말로 우리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때 많이 인식했던 것 같아요. 이후 활동에 큰 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벼리 : 작년 말에 가졌던 연말 발표회기 좋았어요. 6월부터 시작한 작은자유 반년의 역사도 공유하고,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사회적경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들을 만난 이야기도 마을 분들과 공유했죠.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돌아보는 자리였기도 했고, 동시에 마을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에 더 감동스러웠어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싶고, 기특하다고 엉덩이 두드려 주고 싶고, 그런 느낌 있잖아요. 서로가 정말 만났다는 느낌. 마을과도 교류하고요.

멤버들 : 그래서 정리하면, 작은자유가 함께 추구하는 가치는 ‘만남’인 것 같아요.

희망 : 작은자유의 활동은 마을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있나요?

벼리 : 작은자유에게 마을은 ‘울타리’ 같은 느낌이에요. 그 안에서 보호받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고, 아늑한 느낌,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고민이 생길 때 털어놓을 수 있고, 조언 받을 수 있고, 어려운 고민거리를 주시기도 하지만 안정된 느낌도 있고요.

쏘야 : ‘우리가 망하게 내버려두진 않을 거야!’라고 든든하게 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할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관계인 것 같아요.

이내 : 산내가 가진 특수성이라든가 거기에서 오는 특혜도 있는데, 어쨌든 간에 시골 마을이고, 저같은 경우에는 도시에서 살다 와서 적응하지 못한 점과 거기서 부딪히는 점들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좋죠. 사람들과 인사하면서 산다는 거. 초등학생 친구들이 “안녕하세요!”인사하며 지나가고 서로 안부 자연스레 묻고 그런 것들이 좋아요.

벼리 : 길에 10분만 서 있으면 아는 차 10대는 지나갈 거예요. 그냥 길 가다가도 저 차 누구네 집 찬데 하면서 인사를 하게 돼요.

느꽁 : 마을을 통해서 작은자유가 청년모임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우리 나이 때 또래 친구와 모이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죠. 이런 나이대가 시골에서 어떤 의미인가 생각하기도 해요.

희망 : 작은자유와 관련된 이런저런 자유로운 생각들은요?

느꽁 : 물놀이 갔다가 돌아오는 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걸어가시는 것을 보고 이내가 “작은자유 미래가 이럴 거야”라고 말했죠. “너희 할머니가 말이야…” 이렇게 손녀 손자들에게 이야기 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벼리 : 그날이 올까?

느꽁 : 그건 모르지만, 어쨌든 그걸 보고 작은자유의 미래를 생각했다는 게 신기해요.

이내 : 재미있지 않아?

벼리 : 본인의 자식들이 서로 친구가 되거나… 싸우는 거 아니에요?

이내 : 딱 지금처럼만 계속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만 역동적이고 지금 정도만 싸우고 지금이 딱 좋을 것 같아. 서로에게 애정이 있는 듯 없는 듯. 적당한 관계요.

탁구 : 작은자유가 ‘내가 산내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산내라는 동네가 좋아서 왔지만, 지금 산내에 사는 이유에는 작은자유의 영향이 큰 거 같아요.

봉자 : 지금처럼 이렇게 좀 어떤 일에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는 것도 좋은데, 그냥 산내가 작은자유가 삶의 일부가 되어서 일상이 되어서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벼리 : 크게 바라는 게 없어요. 현재 상태에 만족해요. 하면 할수록 재미난 게 많이 생기니까, 상상하는 것들을 하나씩 다 이뤄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할 때마다 재미있음과 힘듦이 동시에 오는데, 그래도 각자 머릿속에 구상하고 상상하는 것들을 함께 다 펼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쏘야 : 각자 손 안의 작은자유를 지켜갈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글_ 우성희(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서면인터뷰와 블로그 지리산이음의 기사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작은자유 페이스북 바로가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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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달려갑니다 가장 먼저 그대 마주하고자

경남 산청연합회에서 조생벼 농사 짓는 이상목·김영숙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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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벼보다 이른 때에 심기고, 서둘러 자라나, 수확을 재우치는 조생벼마냥, 그도 그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농사의 길에 접어든 지 어느덧 35년. 때로는 가축을 키우고, 때로는 딸기를 재배하는 등 갈래 난 길을 이리저리 걸어왔지만, 농사라는 큰길 위에서 달리는 것을 멈춰본 적은 없었다는 이상목 생산자의 말에 자부심이 읽힌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반복되는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농사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좋은 동반자가 되어준 아내 김영숙 생산자 덕이다. 농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손을 놀리다 보니 언제 끝나려나 싶었던 일도 금방이다. “농사를 우리처럼 대충 짓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논둑에 비껴자란 잡초를 두 손으로 쉴 새 없이 잡아 뜯는 두 사람. 부지런한 조생벼를 닮은 이들 부부가 내는 햅쌀 덕분에 올 추석은 더욱 풍성할 듯싶다.

이달의 살림 물품 – 한살림 조생벼

조생벼

 더도 말고 올벼만 같아라, 한살림 조생벼

“조금만 더 올라가면 돼요.” 가파른 산 길을 따라 벌써 한참을 올라왔다. 산기슭에 자리 잡아 그런지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에 여전히 파르라니한 논들만 스쳐 지나간다. 추수를 앞둔 논이라기에 끝없이 펼쳐진 황금물결을 기대하고 찾아갔지만 이쯤 되니 걱정이 앞선다. “다 왔네요. 저기입니다.” 황매산을 배경으로 온통 짙은 녹색만이 가득한 그곳에서, 군데군데 푸른빛이 박혀있지만 분명 누릇한 논이 그의 손가락끝에 매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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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알려진 벼의 추수 시기는 9월 말에서 10월 초. 벨 시기가 아직 달포 반이나 남았음에도 논이 벌써 누렇게 물든 것은 조생벼 품종을 심었기 때문이다. 벼는 출수기, 즉 이삭이 패는 시기의 빠르고(早, 일찍 조) 느림(晩, 늦을 만)에 따라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나눈다. 기후 특성상 만생종을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하는 것은 중생종과, 중생종보다는 출수기가 늦은 중만생종이다. ‘올벼’라고도 부르는 조생벼의 비중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조생벼의 비중이 적은 것은 한살림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 벼에 비해 수매가가 8%가량 높다 보니 농사를 짓고자 하는 이는 많지만, 공동체별로 정해진 약정량이 많지 않아 한 사람당 몇 년씩 돌아가면서 재배한다. 올해 산청연합회에서는 생산자 열 명이 조생벼 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로 4년째 짓고 있는데 한 사람 앞에 3,700kg 정도씩 약정되어 있어요. 논으로 치면 700평 정도 되죠.” 논농사치고는 많지 않은 양. 그래서 조생벼 생산자 대부분은 중생종, 중만생종 벼를 더 많이 심고 있다.

이상목 생산자가 추수를 앞둔 논을 바라보고 있다

이상목 생산자가 추수를 앞둔 논을 바라보고 있다

미질·수확량 모두 만족

7월 장마 직후 이삭이 패 수확할 때까지 높은 온도에서 익는 조생벼는 일반 벼와 비교해 쌀표면 색이 불투명하고, 미숙미가 많아 수확량도 적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품종개량이 꾸준히 진행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상목 생산자가 올해 심은 품종은 운광벼. 쌀의 모양이 맑고 깨끗하며 밥 맛이 좋은 것이 운광벼의 특징이다. 키가 작아 잘 쓰러지지 않으며, 한 포기당 패는 이삭의 수가 많은 편이라 중생종, 중만생종에 비해 수확량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지역에 맞는 품종이 무엇인지 몇 년째 시범 재배한 끝에 찾은 품종이에요. 자연은 두 가지를 다 주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그런데도 운광벼는 수확량이나 미질 모두 좋은 편이라 만족도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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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은 지역적 특성상 조생벼 키우기에 유리하다. 이상목 생산자의 논은 해발 350m 높이에 자리 잡고 있다. 남쪽 지방이지만 생육기간이 짧은 조생벼가 잘 자랄 만큼 서늘하고 지대가 높다보니 수질도 깨끗하다. “다른 곳에서 유입되는 물이 없다보니 1급수로만 농사를 짓고 있는 셈입니다.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도열병이라든지 흰마름병 같은 병충해의 피해도 거의 없어요. 산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도 약을 많이 치는데 여기는 모두가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죠.” 실제로 그가 있는 효렴골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은 거의 한살림 생산자 회원이다. 지역적 특성에 함께하는 사람들까지, 조생벼를 키우기 좋은 환경임에는 분명하다.

잡초를 제거하는 일은 조생벼 농사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잡초를 제거하는 일은 조생벼 농사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물론 어찌 농사가 수월하기만 할까. 생산자들이 유기농사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첫손에 꼽기를 주저 않는 풀과의 전쟁은 조생벼 농사에서도 큰 벽이다. 모내기할 때 물을 깊게 댄 뒤 우렁이를 풀어놓기는 하지만 논바닥이 고르지 않은 곳이나 벼 포기 사이에서 자라는 피는 대식가라는 우렁이도 별 수 없다. 결국 농부의 손으로 일일이 잡아 뽑아야 하는데 땡볕에서 온종일 고생해도 별반 티가 나지 않는다.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제때 우렁이를 넣지 못한 곳은 벼 반 지슴(잡초) 반이에요. 땅은 참 정직해요. 사람이 신경을 쓴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 확연히 다른 결과물을 내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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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살림 햅쌀은 추석을 열흘 앞둔 9월 5일 첫선을 보인다. 건조, 도정 기간을 감안하면 9월 1~2일 어간에는 벼를 베어야 한다. 냉해 피해도 거의 없었고 태풍도 무사히 넘겼으니 올해도 풍작이 예상되지만, 풍년이라고 농부의 얼굴이 밝아지는 것은 예전 일. 요즘은 매년 늘어나는 재고와 그만큼 떨어지는 쌀값 걱정에 마냥 기뻐할 수 없다. “한살림 생산자들은 그래도 쌀값을 보전받으니 다행이지만 적체가 계속되면 한살림도 그만큼 힘들어지지 않겠어요? 농사가 잘되어도 걱정만 한가득이네요.”
모두가 배고팠던 예전에도 추석 즈음에는 햅쌀, 햇곡식으로 만든 밥과 떡, 술을 가난한 이와 부유한 이 모두 풍족하게 나눠 먹으며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살기가 점점 팍팍해지는 요즘 ‘더도 말고 (쌀밥 많이 나눠 먹는) 한살림만 같아라’라는 말이 한살림 식구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기를 달님께 빌어본다 .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조생벼, 일반 벼보다 얼마나 이를까요?

조생벼 설명

월, 2016/08/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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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옷되살림운동

당신이 했습니다!

 

지난 5월 한 달간 한살림은 안 입는 옷을 모아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돕는  [옷되살림운동]을 진행했습니다.

 

한살림 의류재활용사업 보고회

파키스탄 견학(일본 JFSA & 파키스탄 AKBG & 한살림)

 

옷되살림운동은 2016년부터 추진되어 여러 차례 현장조사와 견학, 회의, 공개보고회, 지역설명회 등을 진행했습니다.

많은 조사와 논의 끝에, 올해 1월부터는 옷되살림운동 추진회의가 조직되었고, 5월 한달 간 전국적인 옷되살림운동을 실시했습니다.

 

 

“입지 않는 옷으로 아이들에게 학교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의미있고 좋은 일에 많은 분들이 동참하셨으면 좋겠어요”

–  전수연 한살림고양파주 조합원

 

“내전으로 삶이 피폐해진 파키스탄 어린이들에게 집에 있는 옷을 모아 작은나눔을 실천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 탁양희 한살림청주 조합원

 

한 달간 진행된 옷되살림운동은 가정, 학교, 직장 등 각자 삶의 위치에서 옷과 함께 따뜻한 마음을 모아주신 조합원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한살림 가족이 5월 한 달 간 모은 옷의 양은 당초 목표인 62.6톤을 훨씬 뛰어넘은 78톤에 이릅니다.

 

 

이 옷의 판매수익금은 파키스탄 아이들의 학교 설립을 위해 소중히 쓰일 계획입니다.

참여해주신 조합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수, 2017/06/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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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탐방]

밥상 위의 진한 초록빛 쑥 내음, 봄은 봄인가 봅니다

- 한살림청주 농산물위원회/ 전남 해남 참솔공동체, 전남 함평 천지공동체

한살림청주 농산물위원회


3월 22일, 한살림청주 농산물위원회는 쑥 생산지로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한살림에 쑥을 공급하는 전라남도의 해남과 함평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일정이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목련과 동백, 그리고 때 이른 배꽃을 감상하며, 멀리 월출산과 두륜산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다 보니 어느새 해남에 도착했습니다. 해남은 여름에는 시원한 해풍이 불어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한겨울에도 배추, 봄동, 시금치 등 푸르른 채소를 노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해남군 일대에 자리하고 있는 참솔공동체에서는 한살림이 지향하는 제철 재배와 겨울철 무가온재배를 할 수 있습니다.


3월 중순 출하가 시작된 쑥은, 비가림 시설에서 자란 것으로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수확합니다. 특히, 시설에서 재배할 때에는 2월 말까지 하우스를 열어 두고 겨울의 찬 기운을 충분히 받도록 하여 노지에서 자라는 쑥 못지않게 진한 향을 지니게 됩니다. 지난 2년 동안 곰팡이병 피해를 입은 해남이었던 터라 무엇보다도 올해 작황이 궁금했습니다. 다행히 병충해가 적은 편이어서 계획한 대로 공급할 수 있다고 하네요. 노지에는 작고 여리지만 향이 짙은 쑥이 자라고 있었는데요. 지금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한 시간 남짓 차를 달려서 함평에 닿았습니다. 함평의 천지공동체는 하늘과 땅과 사람은 한 몸이라는 의미로 ‘천지’라고 이름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곳입니다. 함평군 곳곳에 널리 자리잡고 있으며, 무화과, 쑥, 찰벼, 밀, 허브 등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함평 지역에서도 노지와 시설 재배를 겸하고 있는데, 특히 이중 하우스 시설에서 자란 쑥은 2월 말부터 출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해남에 비해 열흘에서 보름 정도 수확이 빨리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조합원들이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좀 더 일찍 쑥을 찾게 되니 시설 재배를 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맛과 향이 충분한 쑥을 원하기에 노지 재배도 해야 합니다. 생산지에서는 조합원들의 바람이 모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만은 않습니다.

쑥 생산지 모습

 

쑥은 출하한 후에도 일 년 내내 풀관리를 해야 하는, 손이 많이 가는 작물입니다. 논둑과 밭둑과 들녘 어디에서든 너무나 잘 자라는 쑥도 김매기를 해야 하는가 잠시 의아했는데 클로버에는 당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쉬운 농사는 없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한살림 쑥은 한살림의 다른 채소들처럼 유기재배 기준을 적용하며, 무농약 인증인 경우에도 유기재배 기준에 따라 공급하고 있습니다. 농사는 수확을 위한 것이고 어느 정도 소득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쑥 농사, 특히 유기농은 특별한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쑥을 캐서 집에 가져오면 열이 많아서인지 후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얼른 펼쳐 놓고 열을 식혀주곤 했지요. 마찬가지로 산지를 떠난 쑥이 조합원에게 가는 동안 간혹 잎이 상하거나 마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에 한살림에서는 쑥을 미리 냉장(예냉)하여 열을 식혀주는 품온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쑥은 쑥국, 쑥떡 외에도 샐러드와 겉절이, 데친 나물로 만들어도 맛이 좋습니다. 밥을 지을 때 쑥가루를 한 숟가락 넣어주면 빛깔과 향이 곱고 영양도 뛰어난 특별한 밥이 된다고 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식용과 약용으로 두루 쓰인 쑥으로 봄의 미각과 건강을 살려 보면 어떨까요?

유정민 한살림청주 농산물위원장

 

쑥내음가득한점심밥상

이순운·장진주 전남 해남 참솔공동체 생산자 부부의 밥상

 

쑥계란부침

 한살림 쑥 장보기  

월, 2016/04/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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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던 그 물품]

가을바람 머금고 찾아온 귀한 손님 ‘동백오일’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 마라. 누구를 괴자고 머리에 기름”(강원도아리랑 中) 머리카락에 윤기와 광택을 준다고 하여 예로부터 여인들이 머릿기름으로 애용하던 동백오일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한살림 조합원이 지난해 가장많이 찾은 화장품은 페이스동백오일로 6만병이 넘게 공급되었다. 1만 5,000여 병이 공급된 바디동백오일을 비롯해 동백비비크림, 립밤 등까지 감안하면 동백오일은 한살림 화장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재료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넘치는 사랑을 받는 동백오일은 어디서 자라고 어떻게 가공되어 우리에게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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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자라는 동백나무

동백나무는 부산, 제주 등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서 주로 자라지만, 쓰임새에 비해 생산량이 많지 않아 대부분 수입된다. 한살림 화장품에 쓰이는 동백오일은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동백마을과, 같은 읍의 위미리가 동백의 주된 채집장소다. 동백마을 주민들이 함께 가꾸고 있는 동백나무군락지에는300~400세는 족히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서로의 어깨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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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갈색 씨앗 품고 땅으로 몸 던지는 동백열매

9월 말이 되면 동백나무 사이사이로 살구만한 열매들이 가득 들어찬다. 묵직해진 열매들로 나뭇가지가 휘청이는 10월, 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껍질이 터지며 땅에 떨어지기 시작한 열매를 비집고 암갈색 씨앗들이 예닐곱 개씩 고개를 내민다. 마치 밤송이 사이로 얼굴을 보이는 알밤을 보는 듯하다. 이때만을 기다렸던 마을 주민들은 저마다 큰 포대자루를 들고 와 열매, 씨앗 할 것 없이 잔뜩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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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정성껏 말려 마음과 함께 모은 동백씨앗

제 힘으로 나온 씨앗은 따로 모아놓고, 몸 열어줄 기미 없는 열매는 절구로 짓이겨 씨앗을 챙긴다. 고이 펼쳐놓은 포대자루, 돗자리 위로 얇게 펴 햇볕에 말린 씨앗을 한 곳에 모은다. 한살림 동백오일을 만들기 위해 주도적으로 동백씨앗을 모아주는 이가 마을마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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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러 짜내고, 가라앉히고, 맑게 걸러낸 동백오일

동백씨앗은 한살림 화장품의 원재료를 생산하는 바이오스펙트럼에서 동백오일로 탄생한다. 한살림 생들기름을 짜는 것과 동일한 형태의 착유기에 씨앗을 넣으면 압착되며 샛노란 원유가 흘러나온다. 원유를 2~3일간 자연적으로 침전시킨 후 윗부분의 기름만을 분리해 활성탄과 활성백토를 이용하여 탈색. 탈취과정을 거친다. 오일필터를 통해 마지막으로 남은 불순물을 걸러내면 한살림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는 맑은 빛깔 동백오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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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친화력 최고! 동백오일 담은 한살림화장품

동백오일은 피부 성분과 유사한 성질을 지녔다는 올레인산과 피지의 주성분인 팔미틴산을 품고 있어 자극이 거의 없고 피부에 빠르게 흡수된다. 끈적임이 거의 없고 보습효과가 뛰어나며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있어 화장품 원재료로서의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페이스동백오일, 바디동백오일, 동백꽃 수분쿠션(2종), 동백비비크림(2종), 립밤, 남성로션, 남성스킨 등 동백오일을 이용한 한살림 화장품은 7종. 하나같이 조합원 만족도가 높은 물품이다. 갈수록 쌀쌀해지는 날씨, 거칠해진 내 피부에게 재배부터 가공까지 믿을 수 있는 동백오일로 만든 한살림 화장품을 선물하면 어떨까.

 

 

믿을 수 있는 오일로 찾아갑니다 
바이오스펙트럼 김청룡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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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씨앗은 어떻게 수매되나요?
제주도에는 동백나무군락지가 몇 군데 있는데 저희는 제주 동남쪽에 있는 동백마을과 위미지역 동백씨앗을 주로 수매해요. 예전에는 매년 10톤 가까이 모였는데 요새는 3~4톤도 수급하기 어려워요. 동백오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화장품 대기업들이 동백씨앗을 쓸어 담기 시작하니 값은 계속 올라가고 그만큼 수급량은 떨어지고 있어요.

동백씨앗 수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니 걱정이네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3년 전 동백농장을 만들었어요. 아직은 묘목이지만 올해부터는 조금씩 열매가 맺히더라고요. 5,000주 정도 심었는데, 나무당 1kg씩만 나와도 매년 5톤씩은 확보 할 수 있으니 몇 년 후부터는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생산한 동백오일은 어떻게 한살림에 오나요?
동백오일을 만들 때마다 한살림의 화장품 생산지인 스킨큐어 (옛 더미스킨)로 공급합니다. 그곳에서 동백오일을 다른 물질과 혼합해 한살림 화장품으로 만들죠.

한살림 조합원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가 만든 동백오일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살림 화장품으로 쓰이는 동백오일은 우리 제주에서 자란 동백으로 전통방식에 가깝게 만들었으니 완전히 믿고 이용하셔도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목, 2016/10/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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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하는 사람들]

 

한겨울 푸릇한 생명력으로

그대 입맛 되살리고저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 박경희·서준일 생산자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40)
 

서준일 생산자를 만난 곳은 ‘중앙통닭’이라는 간판이 붙은 건물 앞이었다. ‘웬 통닭집?’ 갸웃거리며 들어가니 내부 풍광은 더욱 놀랍다. 고치다 만 오토바이 주변 바닥엔 손때가 덕지덕지 탄 공구가 널브러져 있고 다른 방에는 한살림 세발나물 포장지와 ‘운남농협세발나물공선출하회’라 적힌 박스가 허리께까지 쌓여 있었다. ‘공간이 사람 그 자체’라고 했던가. 서준일, 박경희 생산자가 거하는 공간은 현재 그들의 삶의 모습을 짐작케 했다.

“오토바이 수리 한 지는 30년이 더 되었어요. 형이랑 농약도 팔아보고, 농사도 수박, 양파, 마늘, 쌀 등 다양하게 지어봤죠. 근데 뭐 하나 제대로 풀려야 말이죠. 아내가 닭 튀겨 살림에 보태느라 애썼죠 뭐.”

2013년부터 한살림에 공급한 세발나물은 이들 부부에게 안정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여전히 남편은 오토바이 수리를, 부인은 통닭 장사를 함께 하고 있지만 마음은 훨씬 넉넉해졌다. 농약장사를 하던 그는 이제 운남면 작목반원들에게 친환경 전도사로 통한다. 사람이 농사를 짓는다고 하지만, 작물 또한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세발나물, 너 참 고맙다.

 

[이달의 살림 물품 ]

 

바다내음 양껏 들어찬 한겨울 밥상의 보물

한살림 세발나물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48)
 
눈앞에 풀빛 양탄자가 길게 펼쳐졌다. 얼어붙어 쩍쩍 갈라진 논바닥과 앙상히 드러난 나뭇가지들, 무채색으로 덮인 한겨울 풍경을 뒤로하고 비닐하우스 문을 여니 넓게 펼쳐진 초록빛 세발나물밭 여기저기에 앉아 일하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꽃처럼 피어있었다.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16)
 
“밟으면 안 돼요!” 푸른빛에 취해 서너 걸음 내디딘 순간 다급한 목소리가 발걸음을 채잡는다. 무슨 일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진녹색 세발나물밭 위에 옅은 초록빛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세발나물이) 여리고 부드러워서 한 번이라도 밟히면 물품으로 낼 수가 없어요.” 박경희 생산자의 주의를 듣고 유심히 보니 발자국 속의 세발나물이 짜부라져 볼품없이 변했다. 몇 발자국 걸었을 뿐인데 수고로이 농사 지은 세발나물이 200g짜리 두어 봉지 만큼 쓸모없게 되다니. 내 발이 이렇게 컸던가 새삼 원망스럽다.

한구석에 쌓여있는 세발나물을 한소끔 집어 입에 넣고 우물거리니 식감은 연하고 맛은 짭조름하다. 본래 염전 주변, 간척지의 논 등 소금기가 있는 땅에서 자생하는 염생식물을 밭에 뿌린 것이라 그런지 땅속의 염분과 물을 쑥쑥 빨아들였다. “일반 땅에 심어도 그럭저럭 잘 자라긴 할 텐데 아무래도 본래 살던 환경을 맞춰주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 뻘흙을 30cm 이상 깔아줬어요. 세발나물이 시들한 듯 보이면 가끔 바닷물도 떠다 뿌려주고 하고요.”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43)
 
한살림 세발나물이 자라는 무안은 해남과 함께 전국에 세발나물을 공급하는 주생산지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운남면은 무안군에서도 세발나물밭이 집중된 곳이다. “여기부터 저기까지가 다 바다였어. 이쪽은 한 50년 전에 간척한 곳이고 저쪽은 우리 초등학교 때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었는데 이후 메운 곳이야.” 세발나물밭 주변 땅을 손가락질하며 설명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피부로 느껴진다. 한때 바다였고, 갯벌이었던 곳에서 자라는 세발나물이라 그렇게 바다내음을 품고 있었나 보다.

겨울을 제철로 하는 몇 안 되는 나물인지라 농사주기도 일반 작물과 다르다. 가을에 접어드는 9월 초순에 파종해 3월 말까지 네 차례 정도 수확한다. 마지막으로 수확한 후 그대로 놔두면 무릎 높이까지 자라 하얀색과 보라색이 섞인 별 모양의 꽃이 피는데, 여기서씨앗을 받아 그해 가을 다시 뿌린다.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59)
 
“이게 세발나물 씨앗이에요. 진짜 작죠?” 그가 내민 종이컵 안에는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운 갈색 가루가 담겨 있었다.

채종과 파종은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5월 중순께까지 놔둬 길게 자란 세발나물 줄기와 꽃을 바닥에 놓고 큰 대나무를 갈라 만든 도리깨로 때리면 씨앗이 바닥에 떨어진다. 1mm 정도 크기의 체로 여러 번 쳐서 검불을 떨어내면 작은 씨앗들만 남는다. 워낙에 크기가 작아 살짝 젖은 모래 한 되에 씨앗 한 컵 정도를 섞어 뿌린다. 200평짜리 밭에 씨앗 세 컵이면 충분하다.

세발나물의 일 년 농사를 좌우하는 것은 파종 직후의 물관리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의 싹이 올라오기까지 평균 4~5일 정도 걸리는데 그때까지 땅이 마르지 않도록 수시로 물을 줘야 한다. “씨앗이 작아서 그런지 떡잎이 올라오기까지 공이 많이 들어요. 스프링클러로 밤낮없이 물을 뿌려줘야 하는데 이때 조금이라도 신경을 덜 쓰면 세발나물밭에 듬성듬성 구멍이 뚫리죠.”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19)
 
‘겨울에 자라는 작물이니 잡초나 병충해 피해는 적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세상에 쉬운 농사가 어디 있겠냐”며 손사래를 친다. “잡초도 있고, 진딧물이나 청벌레 같은 충도 있고, 균핵이나 곰팡이 같은 균도 있죠.” 잡초가 높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더욱 성가신 면도 있다. 파종하면서 두어 차례 김을 매주고, 수확할 때마다 보이는 잡초를 뽑아 줘야 한다.

병충해 방재도 만만찮은 일이다. 여름에 휴경할 때 물을 뿌려놓고 수증기로 고온소독을 해 균핵을 방지하고, 벌레가 생기면 돼지감자를 끓여 밭 이곳저곳에 뿌려준다. 파종 직전에는 은행나무잎을 삭혀 밭에 뿌려주기도 한다. 그래도 생기는 곰팡이는 물관리를 통해 최대한 잡는 수밖에 없다.

서준일, 박경희 생산자가 한살림에 세발나물을 내기 시작한 것은 2013년께로 올해로 4년째다. 한살림에 공급하면서부터 일은 재우 늘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 번 인부를 사서 왕창 베고 시장에 냈었는데, 이제는 매일 조금씩 베고, 포장해 한살림에 올려보내야 한다.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12)
 
“한살림 출하가 일주일에 다섯 번인데 매일 오전 수확하고 오후에 포장해 저녁 즈음 올려보내요. 겨울 작물이라 빨리 시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대한 빨리 올려보내야 한살림 조합원들이 더 신선한 것을 먹을 수 있으니. 아내가 세발나물을 베면 내가 봉지에 담고 수확한 자리의 잡초도 뽑고 하죠. 매일매일 일해야 하니 아무래도 예전보다 고되긴 하죠.” 연신 툴툴대면서도 입가에 미소는 끊이지 않는다. 요새 세발나물 값이 자꾸 떨어지는데 한살림에 내는 가격은 일정하니 다행이다 싶은 얼굴이다. 한살림에서 세발나물을 볼 수 있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그 미소가 지워지지 않을지 싶다.

“자! 참이라도 좀 먹고들 합시다!” 워낙 밭이 넓은지라 너덧 명이 달라붙어 수확하는 데도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중간중간 쌓여있는 세발나물 더미를 보니 올 한 해 반찬은 걱정 없겠다 싶어 마음까지 든든하다.
 
20170112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서준일 박경희 생산자) (39)
 
겨울을 맛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바람, 집 앞 골목에 피어오르는 군고구마 연기, 밤새 내린 눈 위를 신나게 뛰어다니는 어린아이 등. 이제는 겨울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하나 늘어날 듯 싶다. 밥상 위에 오른 세발나물의 짭조름한 맛.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입 안 가득 풍기는 그 바다내음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다. 그리고 그 행복은 어느덧 날 풀린 봄까지 이어지리라 .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 한살림 소식지 568호 中
 
 

한살림 조합원이 귀뜸해주는
세발나물 맛있게 먹는 법

 

한살림 물품으로 처음 등장한 2013년 이후 세발나물은 조합원들이 장바구니에 꼭 담는 겨울철 인기품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발나물무침
 

새콤짭짤 입맛 돋우는 세발나물무침

 

재료 

세발나물 200g, 참기름 1/2작은술, 볶은참깨 약간

(양념 : 된장 1큰술, 고추장 1큰술, 유기쌀 올리고당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토마토식초 1/2작은술)

 

방법

❶ 흐르는 물에 씻은 세발나물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군다.

❷ 양념장 재료를 잘 섞는다.

❸ ①의 나물의 물기를 빼고 양념장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다.

❹ 참기름을 넣고 무친 뒤 볶은참깨를 뿌려 완성한다.

 

조혜경 한살림천안아산 조합원

 

세발나물전

 

담백하고 든든한 세발나물전

 

재료

세발나물 200g, 부침가루, 튀김가루, 현미유, 소금 약간

 

방법

❶ 세발나물을 씻은 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❷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3대 1의 비율로 섞고 물에 개어 걸쭉한 반죽을 만든다.

❸ ①의 세발나물을 종종 썰어 ②의 반죽과 섞는다.

❹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살짝 달군다.

❺ ③의 세발나물 반죽을 팬에 얇게 펴고 약불에서 노릇하게 구워 완성한다.

 

황해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월, 2017/01/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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