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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현장의 눈]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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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현장의 눈]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③

익명 (미확인) | 화, 2015/07/21- 15:00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③
- 우리 동네에 갈등조정위원회, 농업인월급제, 자살예방센터를 만들었더니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면서, 민선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방자치 20년을 되돌아보면 민선5기는 질적 도약을 시도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적인 재정난 여파에 자체 세입만으로 인건비를 해결할 수 없는 지자체가 절반이 넘었지만,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민과 함께 많은 변화를 일궈낸 시간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앞서 말씀드린 주민참여정책과 이번 글에서 다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아이디어와 행정혁신을 통한 변화입니다. 몇 가지 대표 사례를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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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공공갈등조정제도입니다. 각종 인허가를 다루는 지자체에서는 민원이 부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개개인의 이익이 상충될 때는 적절한 선에서 합의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인천 부평구는 2005년부터 백운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면서, 이해관계자와 주민 사이에 시위와 농성, 법원 소송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에 민선5기 들어 공공갈등조정관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2개월여 동안 수차례의 주민간담회와 이해당사자 면담 등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조정한 끝에 합의 조정문을 이끌어냈습니다. 지역에서 수없이 발행하는 민·민 갈등, 민·관 갈등을 제3자인 갈등조정관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모범사례가 된 것이죠. 서울시 또한 민선4기 무더기로 지정돼 갈등의 온상이 되고 있는 뉴타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여 명의 갈등조정관을 파견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의 주택화재보험 가입지원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생계비 지원을 받지만, 금액이 적어 만일의 사고를 대비한 보험가입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취약계층일수록 불의의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전기시설 등이 노후하여 화재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자체에는 취약계층의 화재사고에 공적 부조 외에 별도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와 예산이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은군은 2011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화재보험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화재 발생 시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지요. 2011년에는 1,173가구의 1,334만 원, 2012년에는 1,057가구의 1,152만 원의 보험료를 대납했는데, 덕분에 2011년 1가구가 1,126만 원, 2012년 1가구가 1,063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불의의 화재를 당한 이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지요.

세 번째는 적극적인 행정 정책으로 생명을 살린 사례입니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자살율이 10년 넘게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는 자살 예방을 위해 통장들을 ‘복지도우미’로 전환시키고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우울단계에 따라 종교기관에서 추천받은 분들이 생명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생명지킴이 활동은 일주일에 1회 대상자를 방문하는 단순한 일이지만, 고독과 빈곤 때문에 자살하려는 이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어 자살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마음건강 상담의 날’이라고 해서 정신병원 대신 동사무소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휴먼서비스’도 시행했는데요. 첫 해에 비해 둘째 해에는 상담 건수가 50배로 늘고, 3년째 되는 해에는 무려 105배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덕분에 생명존중 문화 조성과 자살예방을 위한 구민인식개선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서울 성북구도 민‧관협약으로 관내 종합사회복지관에 ‘노인자살예방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자살동기와 원인을 분석하여 질병, 고독, 우울, 빈곤, 사업(학업) 실패 등 사회・경제적 측면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을 밝혀냈고요. 이 과정에서 자살의 원인이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고, 자살예방사업의 방향을 치료개입 중심에서 보건영역과 복지영역을 통합하는 쪽으로 바꾸었습니다. 2012년 3월에는 ‘성북구 자살예방센터’(복지영역)를 민간에 위탁해 운영을 시작하고, ‘정신건강증진센터’(보건영역)의 상호협력과 연계를 강화하는 통합적 생명안전망을 구축했습니다.

네 번째 혁신 사례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벤치마킹하여 전국화한 것인데, 동주민센터를 복지허브화한 것입니다. 서울 노원구는 민선 5기 출범 직후 ‘동주민센터 복지허브화’를 추진해 복지행정의 주체를 구(區)에서 동(洞)으로 옮겼습니다. 2010년 10월 행정기구를 개편하여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고, 인력 강화를 위해 72명이던 동 사회복지담당을 128명으로 증원했습니다. 구청 인력을 동으로 전면배치한 것이지요. 구는 동과 동의 자원을 연결하는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통·반장의 임무를 정한 조례에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한 보건복지도우미 역할 수행’이라는 항목을 추가해 681명의 통장에게 사각지대 발굴, 복지제도 홍보, 자살위험군 관리 등의 임무도 맡게 했는데요. 다만, 총액인건비제도에 묶여 인력을 대폭 확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서대문구의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법적 요건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일시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이웃들 가운데 적극적인 생활 의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민선5기 사업입니다. 후원자는 대부분 교회나 성당, 사찰 등이며, 개인후원자도 있습니다. 서대문구는 이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단순 행정 업무를 집행하던 동을 생활복지를 담당하는 복지허브로 개편하였습니다. 주민들이 동주민센터에만 가면 의료보험이나 실업급여 등 복지행정 관련 서비스를 모두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복지전달체계를 바꾼 것인데, 핵심은 긴급재난관리 업무를 제외한 동의 기능을 구청으로 환원하고, 동에서는 복지를 핵심 업무로 다루게 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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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도 2011년 5월부터 동네 실정에 밝고 지역문제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과 종교, 의료,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0개 동 470여 명으로 이뤄진 민・관 복지 휴먼네트워크인 ‘동복지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협의체는 복지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지역자원을 필요한 가정에 연계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역실정을 잘 아는 주민과 민간기관, 행정이 함께 모이다 보니 동별 특성에 맞는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덕분에 3無2有, 즉 굶주림, 고독, 자살이 없는 성북형 복지공동체의 지향점을 찾아낼 수 있었지요.

다섯 번째 사례는 보은군 이야기입니다. 보은군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 그중에서 여자축구 리그전을 유치했는데, 매년 500여 명 정도만 방문하던 공설운동장에 사람들이 모이고 읍내가 북적이기 시작했답니다. 아울러 보은군은 전지훈련 방문자에 대한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 전국 최고의 하계 전지훈련장으로 거듭났습니다. 아울러 보은군은 대추가 유명한데요. 타지역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전략이 ‘생대추 판매’였지요. 여기에 축제를 결합해 대추뿐만 아니라 각 읍면별 농산물을 축제장에 팔았습니다. 2011년 이 축제에 10일간 36만여 명이 다녀갔고, 보은에서 생산된 대추 1,300톤이 축제기간 동안 모두 팔렸답니다. 2012년에는 대추 재배 면적이 20% 이상 증가하고, 1,800톤이 축제기간에 유통되었습니다. 2013년엔 축제 진행 10일 간 69만여 명이 다녀갔고, 대추를 비롯한 70여 종의 농특산물이 총 75억3천만 원어치 팔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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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사례는 농민에게 월급을 주는 화성시 이야기입니다. 농업은 특성상 작물을 심고 재배하여 수확한 뒤 내다팔아야 돈이 생기니, 매달 지출되는 생활비가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화성시는 2013년 초 벼를 재배하는 농가를 선정해 ‘농업인 월급제’를 시범 실시했습니다. 미곡종합처리장(RPC)과 출하계약을 체결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매달 1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인데요. 사업예산 3억6천만 원은 학교급식에 이용하는 쌀을 정부미 대신 지역산 햇살드리쌀로 대체하는 데 필요한 차액지원 예산을 활용했습니다. 사업을 위해 별도로 새 예산을 만든 게 아닌 셈이지요. 2015년부터는 벼 외에 과실류, 채소류, 버섯, 특용작물 등으로 작물을 확대하고 지원금액도 최소 3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마지막 사례는 민관협력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서울 마포구 염리동 이야기입니다. 염리동의 소금길 마을은 곳곳에 언덕과 계단이 있고 좁은 골목이 많아 차량 진입이 어렵고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이었습니다. 이에 설문을 통해 주민이 어느 지점에서 어느 정도의 두려움을 느끼는지 조사하고 이를 표시한 지도를 만든 뒤 조명시설과 비상벨 등을 설치하고, 골목을 활성화할 수 있는 순환 활동코스를 조성했습니다. 순환 활동코스는 주민들의 운동 공간으로 조성하였는데, 공간이 비좁은 탓에 새로운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대신 계단이나 자투리 공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했지요. 주민들을 골목으로 나오게 함으로써 범죄를 감시하는 역할도 강화하였는데요. 공동작업을 통해 이웃과 친해지고 동네가 밝아지자 주민들 스스로 화분을 내놓는 등 동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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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회에 걸쳐 민선5기 혁신사례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재정난 속에서도 지역주민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바꾸고자 노력하는 지자체의 노력이 느껴지셨는지요? 사실, 소개된 사례는 실험적인 것도 있고, 성과를 인정받아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자체에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재정적으로 뒷받침 해주는 것이겠지요? 그 출발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에서 시작합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

글_ 송정복(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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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는 쓰레기(생활폐기물) 수거운반, 매립, 소각, 재활용 업무를 민간업자에 위탁하면서 수많은 비리를 양산해왔다. 위탁받은 민간업체는 일 하지도 않는 사장의 친인척을 직원으로 등록해 국고보조금을 빼먹고, 청소차 기름 값과 정비비를 부풀리거나 원가계산된 환경미화원 임금의 일부를 떼먹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

95년 폐기물법 개정, 청소행정 민간위탁 봇물

지방정부는 지방자치법 104조(사무의 위임 등) 3항에 근거해 쓰레기 청소업무를 대부분 민간업자에 위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3항은 “지방정부 업무 중 조사나 검사, 검정, 관리업무 등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지 않는 업무만을 민간위탁할 수 있다”고 해 행정업무의 무분별한 민간위탁을 허용하는 건 아니다. 쓰레기 청소업무를 위탁한 대부분의 지방정부는 이 일을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지 않는 사소한 일로 여기는 셈이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정부의 주요 업무를 나열한 9조(지방자치단체의 사무범위) 2항 2호에 ‘청소, 오물의 수거 및 처리’를 명시했다. 환경부 소관인 폐기물관리법 14조(생활폐기물의 처리 등)도 “지방자치단체장은 관할 구역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을 처리하여야 한다”고 명시해 청소업무를 지자체의 주요 업무로 지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된 1995년 폐기물관리법 개정해 14조 2항에 “지방자치단체장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게 제1항에 따른 처리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고 해 청소업무의 민간위탁 가능성을 열었다. 1995년 이전 청소업무는 대부분 자치단체 직영이었으나 1995년 폐기물관리법 개정 이후 민간위탁이 급속도로 진행돼 현재는 민간위탁이 대다수다.

한 노조가 10년째 중앙정부와 전국 수십개 지방정부를 상대로 ‘쓰레기(생활폐기물) 행정’의 불법을 바로잡기 위해 싸우고 있다. 민주연합노조는 2007년 경기도 안양시와 2008년 서울 종로구 쓰레기 처리 민간위탁업체 소속 환경미화원을 가입시킨 뒤 행정정보공개 청구로 받아낸 지자체와 업체 사이의 위탁계약서를 보고 의아했다.

지방계약법은 14조 1항에 계약의 목적, 금액, 기간 등을 반드시 명시해야 하는데, 이들 계약서 어디에도 계약금액이 적혀 있지 않았다. 계약금액이 적혀 있어야 할 자리엔 ‘대행 수수료’라는 이름 아래 내용은 한결같이 “00시(구) 폐기물조례에 따른다”라고만 적혀 있었다.

계약금액도 없는 지자체 청소대행 계약서

▲ 성동구-(주)고려도시개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서(2012.5). 계약금액이 없다.

▲ 성동구-(주)고려도시개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서(2012.5). 계약금액이 없다.

서울 성동구가 2012년 5월 ㈜고려도시개발과 맺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서’ 10조(대행 수수료)는 계약금액 대신 ‘성동구 폐기물 조례’에 따른다‘고만 적혀 있다. 성북구가 2011년 태환환경과 맺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서’도 계약기관은 2012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로 명시했지만 13조(수수료)엔 ‘성북구 폐기물 관리조례’에 따른다고만 적혀 있다. 당시 서울시내 25개 모든 구청이 모두 이런 계약서로 청소업무를 민간위탁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 40여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이런 식이었다.

지자체가 청소업무를 민간위탁하는 방식은 독립채산제, 톤당 단가제, 지역 도급제 등 3가지다. 독립채산제는 생활폐기물(쓰레기) 처리비용을 종량제 쓰레기봉투 판매대금으로 충당한다. 톤당 단가제는 수거한 폐기물의 무게에 따라 대행비를 주고, 지역 도급제는 폐기물 운반거리, 시간, 수거량을 근거로 비용을 계산해 주는 방식이다.

“종량제 봉투 팔아 수입 채워라”

서울의 25개 모든 구청과 울산 북구, 경기 고양, 충북 청원, 전북 완주, 경남 창원 등 전국 40여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민간위탁하다보니 계약서에 계약금액 대신 종량제 봉투값으로 갈음해왔다. 봉투값엔 제작비, 처리비(소각장, 매립지 반입수수료), 수집운반비, 판매소 이윤이 포함돼 있다. 민간위탁받은 업체가 종량제 봉투를 만들어 판매한 뒤 처리비 등만 자치구에 내고, 나머지는 업체 수입으로 삼았다.

민주연합노조는 독립채산제 계약 하에 일하는 환경미화원의 월급이 직영이나 다른 방식의 계약을 맺은 업체 노동자보다 훨씬 적은 것을 깨달았다. 독립채산제는 봉투값 인상에 미화원 임금이 묶여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회계투명성도 떨어졌다. 실제 독립채산제로 계약한 업체 소속 미화원의 임금은 다른 곳의 60%에 불과했다.

노조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판매대금과 재활용품 판매대금을 자치단체 세입으로 잡지 않고 청소대행계약을 체결한 민간업체 수입으로 삼는 독립채산제가 지방재정법 15조 ‘수입의 직접 사용금지’와 지방재정법 34조 1항 ‘예산총계주의 원칙’ 위반인 걸 확인하고 이후 10년 동안 지난한 싸움을 벌여왔다.

행안부 “독립채산제는 지방재정법 위반”

노조는 5년여 싸움 끝에 2011년 9월 22일 행정안전부에 독립채산제가 지방재정법상 ‘예산총계주의 원칙’ 위반임을 질의했다. 예산총계주의는 지방정부가 재정의 방만한 운영을 막기 위해 “모든 수입을 세입하고, 모든 지출을 세출로 잡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대로 하면 지자체는 종량제 봉투 판매수입 전부를 청소업체로부터 받아 세입처리한 뒤 원가계산에 따라 청소업체에 운영비를 줘야 한다.

▲ 행정안전부가 민주연합노조의 질의에 회신한 공문(2011.12.19)

▲ 행정안전부가 민주연합노조의 질의에 회신한 공문(2011.12.19)

행정안전부는 2011년 12월 19일 노조 질의에 석달간 고민한 끝에 공문으로 회신(위 그림)하면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행정안전부는 이 공문에서 “일부 지자체가 청소 대행업체로부터 징수해야 할 제작비를 징수하지 않은 건 모든 수입을 세입해야 한다는 지방재정법 34조 1항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이 나오자 경기도 고양시는 1년 뒤 민주연합노조의 민원에 공문으로 회신하면서 독립채산제가 지방재정법 위반임을 인정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에도 수십년 동안 관행으로 이어온 불법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진보구청장이 재임하던 울산 북구청도 노조와 행정안전부의 독립채산제 폐지 권고를 보고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서야 뒤늦게 바로 잡았다. 노조는 2012년 8월 404명의 서명을 받아 울산 북구청의 청소 대행계약 관련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 감사결과는 다시 해를 넘겨 10개월 뒤 2013년 6월에야 나왔다. 감사원은 “울산 북구청이 청소대행계약을 하면서 원가계산이나 예정가격을 결정하지 않아 지방계약법과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하고, 가격인상이 어려운 종량제 봉투값에 청소대행비용을 연동시켜 근로자 임금보호에 미흡했다”고 밝혔다.

특히 감사원은 “담당 청소행정과가 2011년 11월 3일 폐기물관리법과 지방재정법 위반이라 청소대행 방식 변경이 ‘필수적이고 불가피하다’고까지 서면 보고했는데도, 보고 당일 구청장이 기존대로 유지하라고 지시해 법을 계속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울산 북구청장에게 엄중 주의를 촉구했다. 실제 울산 북구의 청소대행비용은 1997년부터 2013년 3월까지 15년 동안 딱 2번 소폭 인상에 그쳐 청소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엉망이었다.

김인수 민주연합노조 정책국장은 “진보정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울산 북구청마저 잘못을 바로 잡는데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독립채산제 폐지 권고’

서울 성북구도 마찬가지였다. 성북구청은 2012년 9월 종량제 봉투판매대금을 세입에서 누락시킨 게 지방재정법 위반이란 민주연합노조의 민원에 공문으로 답하면서 “봉투 제작비는 세입처리하고 수수료와 판매이윤을 청소업체가 사용토록 했기에 법 위반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북구청은 계약금액도 없는 계약서 문제를 제기하는 노조에 “생활폐기물 대행규정은 환경부 소관인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정하기에 지방계약법 위반이 아니고, 서울지역 25개 전 구청이 독립채산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북구청이 환경부 소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적법하게 독립채산제를 운영한다고 답하자, 노조는 이번엔 환경부를 상대로 독립채산제가 폐기물법 취지와 맞지 않음을 지적했다. 환경부는 노조의 문제제기를 검토한 끝에 2013년 2월 1일 ‘독립채산제 폐지 권고’ 공문을 전국 시도에 발송했다. 환경부는 공문에서 “독립채산제가 종량제 시행지침과 부합하지 않음에도 관행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에 따라 폐기물관리법 14조 7항에 의거 독립채산제 폐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마저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 환경부가 전국 지자체에 보낸 ‘독립채산제 폐지 권고’ 공문(2013.2.1)

▲ 환경부가 전국 지자체에 보낸 ‘독립채산제 폐지 권고’ 공문(2013.2.1)

성북구가 노조에 서울지역 25개 전 구청이 모두 독립채산제라서 대행 계약서에 계약금액을 표기하지 않는다고 답하자, 노조는 이번엔 서울시를 상대로 독립채산제의 지방재정법 위반 여부를 물었다. 서울시는 노조의 문제제기를 받고 2014년 1월 15일 독립채산제가 지방재정법 15조 수입의 직접 사용금지, 34조 예산총계주의 원칙 위반인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다시 석달이 걸렸다. 법제처는 2014년 3월 서울시에 공문으로 독립채산제가 지방재정법 15조, 34조 모두 위반이라고 답했다.

노조는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의 거듭된 지적에도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자, 급기야 2013년 10월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전원을 검찰에 고발하고 그해 가을 국정감사 때도 이 문제를 제기했다.

임금은 직영의 절반, 휴게실은 절반 이하
1973년부터 41년간 장기 수의계약하기도

서울시는 법제처 답변을 받고 다시 4개월 뒤 2014년 8월에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다행체계 개선계획안(대외비)’를 작성했다. 이 대외비 문서엔 독립채산제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대외비 문서는 독립채산제에 묶인 미화원의 임금이 직영 미화원의 54%에 불과하고, 미화원 휴게실도 직영의 절반도 안 되고, 대행업체는 장기 수의계약으로 투명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8월 현재 서울지역 청소업체의 대행연수는 평균 27.6년으로, 전국 평균 11.2년의 2배 이상이었고, 한 업체는 1973년부터 무려 41년 동안 최장기 위탁을 받아왔다.

서울시는 “독립채산제를 없애고 톤당 단가제와 지역도급제로 전환해 법 위반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의 잇따른 위법 지적에 서울시가 내놓은 개선안(2014.8)

▲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의 잇따른 위법 지적에 서울시가 내놓은 개선안(2014.8)

그밖에도 서울시는 영업지역 제한을 해제하고 공개경쟁 입찰로 업체가 경쟁을 유도하고, 장기 수의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업체 소속 미화원 임금을 2019년까지 직영 미화원의 70% 수준으로 올리고, 휴게실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개선계획을 세운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청소행정은 여전히 ‘거북이 걸음’이다.

독립채산제를 없애고 대행 계약서에 계약금액을 명시한 곳은 서울지역 25개 구청 가운데 강동구가 유일할 정도다. 강동구청은 지난해 6월 강동용역과 청소업무 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수수료는 월 2억 1,856만 2천원 이내로 한다’고 계약금액을 밝혔다.

▲ 강동구-강동용역(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서(2015.6.1). 계약금액을 명시했다.

▲ 강동구-강동용역(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서(2015.6.1). 계약금액을 명시했다.

행안부 5년전 위법결론에도 거북이 행정

그러나 성북구청은 이번에도 대행계약서에 생활폐기물 가운데 재활용품만 월 세대 및 사업체당 1,150원으로 계약금액을 명시한 반면 음식물 폐기물과 공사장 생활폐기물 등은 여전히 ‘성북구 조례에 따른다’고만 했다.

성북구는 “위법으로 결론난 종량제 봉투값 전액 세입처리는 지난 2월부터 시행했지만, ‘톤당 단가제’ 전면 전환은 올해 연구용역 실시결과를 토대로 내년쯤부터 시행할 수 있겠다”고 했다. 그나마 서울지역 대부분의 구청 가운데 성북구는 빠른 편이다.

김인수 민주연합노조 정책국장은 “잘못된 행정 하나 바로잡는데 이렇게 긴 세월이 필요한 줄 몰랐다”며 “얼마나 더 기다리라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노조는 완벽하진 않지만 대전을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대전광역시는 청소업무를 전담하는 공단을 설립해 산하 기초단체의 청소업무를 모두 맡겨 비리도 막고, 미화원들 근로조건도 개선되고, 차량 정비 등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지고, 청소의 질도 높여 시민들 삶의 질도 개선했다.

수, 2016/06/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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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2]
①당신의 일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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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통하는 상사, 충분한 월급(정규직 평균), 목걸이형 출입증, 구내식당, 휴가(유럽형), 근무시간(9am-5pm), 휴일 절대 보장, 안식년, 저녁이 있는 삶, 자유, 소통, 존중….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의 요건을 하나씩 카드에 써 보도록 했을 때 적힌 내용들이다. 구체적인 희망사항에서 시작해 조금씩 포괄적 가치로 나아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후텁지근하게 이어지는 여름날 가운데 마침 구름이 적당히 끼고 선선했던 7월 21일 오전, 서울 은평구 혁신파크 앞마당 벤치에서 희망제작소의 ‘나의 일 이야기’ 릴레이 워크숍의 파일럿(시범) 격인 토론 테이블이 열렸다.

남의 시선에 ‘번듯한’ 직장이 좋은 일?

혁신파크에 입주한 단체인 시민방송 RTV 김현익 사무국장과 김영준 씨가 각각 30대와 20대를 대표해서 참여해줬다. 시민단체이자 언론사인 기관에서 일하는 두 사람은 ‘사회 참여적인 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기준도 중시했다. 다만 김 사무국장은 “그렇다고 해서 일의 다른 요건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 역시 자녀를 낳아 키우고, 노후를 준비하는 등 삶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있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주위에서 인정해 주는 ‘번듯한’ 직장이냐는 기준은 어떤가요? 중요하지 않나요?” 희망제작소 연구원의 질문에 김 사무국장은 “그 집 아들 어디 들어갔대?” 하는 식의 노골적인 관심이 그런 부담을 만들어 낸다면서 “그런 걸 묻지 않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했다. 이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에 부응하기를 종용하는 문화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지느냐고도 덧붙였다.

김영준 씨는 “부모님 세대가 절박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이제 예전과 같은 성장을 경험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답을 찾아 주려고 하지 말고 알아서 찾아내도록 믿어주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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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직업, 세 번째 직업은 뭘까?

이어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2명도 파일럿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혁신파크의 한 기업에 탐방 온 학생들이었는데, 워크숍의 취지를 설명하자 흔쾌히 응해줬다.

‘하고 싶은 일’, 한 학생은 ‘좋은 일’의 요건을 적어달라고 하자 바로 이렇게 적었다. 그런데 현재 원하는 진로를 물었을 때는 ‘디자이너’라고 썼고, 어려서 가졌던 꿈을 묻자 ‘제빵사’라고 썼다. 부모님이 디자인 쪽 진로을 권해서 바꿨다는 것이었다.

다른 학생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계 쪽 직업을 원한다고 했는데,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주는 일’이라는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적은 것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또 다른 기준으로는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적었는데, “한국 사회는 그보다는 ‘돈 많이 버는 일’을 좋은 일로 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수명이 길어지고 한 직장에서의 근속 기간은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평생 직업을 두 개 이상, 많게는 서너 개까지 갖는 게 일반화되고 있지만, 두 학생은 그런 데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일생 중 갖게 될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직업을 적어봐 달라고 했을 때 나름대로 고심해서 세 가지씩을 적기는 했지 서로 비슷한 직업들이었다. 마치 1지망‧2지망‧3지망을 적은 듯했다. 대부분 청소년들이 아직 ‘평생 단 한 가지 직업을 갖던 사회’를 기준으로 교육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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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들어주지 않는 ‘일 이야기’

희망제작소의 ‘좋은 일, 공정한 노동’ 기획 연구 두 번째 방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디서도 이렇게 ‘일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저희 엄마께도요. 엄마는 제가 회사 얘기를 시작하면 ‘어쩌겠냐, 그냥 참고 다녀야지’라고만 하시거든요.”

지난 2월 20일 희망제작소에서 진행됐던 ‘좋은 일 찾기 복면 좌담회’에서 한 20대 참가자가 한 말이었다. 이 좌담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 이야기, 더 나은 일을 향한 열망을 어떻게든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5년 11월~2016년 1월 사이 두 달 반의 기간 동안 진행된 ‘좋은 일 기준 찾기’ 첫 번째 온라인 설문조사에 15,000명 이상이 참여한 것도 이런 열망을 반영한다. 그 결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고용안정과 임금 못지않게 ‘적정한 노동시간’, ‘스트레스 없는 근무환경’과 같은 근로조건도 ‘좋은 일’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어서 2월 24일 열린 ‘좋은 일을 위한 단순명료한 정책요구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좋은 일이 많아지려면 더 많은 이야기와 의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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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은 결국 ‘좋은 삶’의 일부분

‘좋은 일’의 기준은 더 상세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일’이란 뭔지 생각해 볼 기회도 없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에 세상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정규직’, ‘대기업’, ‘고임금’ 등의 기준에 맞는 일자리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려오지만 그게 나에게, 내 자녀에게 좋은지 나쁜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질문을 할 필요가 있고, 누구나 한 번씩은 답해 볼 필요가 있다. 어린 시절 꿈꿨던 ‘장래희망’, 청소년기 이후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적성’과 ‘진로’, 청년들이 주위의 기대와 시선 속에서 열망하는 ‘직장’ 사이에는 과연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그렇게 ‘진로’, ‘직업’, ‘직장’을 고민할 때, 그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의 ‘삶’은 생각해 본 적은 있을까? 게임 개발자, 은행원, 대기업 직원이 되겠다면서 매일 초저녁에 퇴근해서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서 축구를 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있다면, 댄서‧연예인‧운동선수가 되겠다면서 그 일을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는 청소년이 있다고 한다면 뭐가 잘못됐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일’을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두고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좋다고 여겨지는 일과, 우리가 막연하게 꿈꾸는 어떤 살기 좋은 사회 속의 좋은 일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는 왜 그런 ‘좋은 일’을 바라기보다는 이곳의 기준을 받아들인 채로 살아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질문들 속을 계속 던지고, 서로가 자신의 일에 대한 생각들을 더 말하고, 그 일을 하면서 살아갈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한다면 우리도 진짜 원하는 ‘좋은 일’에 대한 기준을 가지게 될 수 있다. 물론 기준이 생긴다고 곧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지금 우리가 어느 길 위에 서있는지는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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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워크숍 대상이 청소년인 이유

그렇게 기획된 희망제작소의 ‘나의 일 이야기’의 릴레이 워크숍 중 첫 번째 자리는 오는 7월 30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린다. 요즘 진로교육이 확대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성적 범위에서 관련 전공 선택이 가능한 가장 유망한 직업, 또는 가장 안정적인 직업의 기준에서 이뤄진다면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한 삶’의 한 부분으로 ‘일’을 놓고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다.
새로운 일을 찾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바 있는 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 ‘어떤 일이든 좋은 일이 되기 위해 필요한 노동권 토대’에 대해 이야기해 줄 박성우 공인노무사의 강좌도 마련된다.

동시에 ‘학부모’ 워크숍도 열린다. 양쪽 워크숍의 의견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위해 청소년 워크숍 신청자의 부모로만 참석자를 제한하기는 하지만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별도의 워크숍이다.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내 아이가 했으면 하는 일’과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행복한 삶’을 함께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 취지다. 만일 그 사이에 간극이 있다면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토론해 보자는 것이다. 달라지는 ‘좋은 일’의 기준에 대한 강의(황세원 희망제작소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와 ‘자녀를 위해 알아야 할 노동권’ 강의(강진구 경향신문 논설위원‧공인노무사)도 함께 진행된다.

그 뒤로도 오는 9월에는 취업을 앞둔 대학생‧고등학생 등을 위한 워크숍, 10월에는 비영리 종사자를 위한 워크숍, 11월에는 은퇴 예정자를 위한 워크숍이 연달아 진행된다. 각기 ‘좋은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는 토론(그룹 대화)과 새로운 관점의 일 탐색에 도움을 주는 강의, 실제 노동 현장에 필요한 지식을 전해주는 노동 강의 등으로 구성된다.

이와 동시에 ‘좋은 일 기준 찾기’ 두 번째 온라인 설문조사도 진행된다. 1차 조사보다 상세한 기준으로 21세기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의식 속에 이미 존재하는 ‘좋은 일’의 상(像)을 그려내 보고자 한다.

이 모든 과정들은 시민들의 참여로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좋은 일’에 대한 고민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워크숍과 온라인 조사를 통해 도출된 ‘좋은 일’의 상이 더 설득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들어 어떤 결과를 낳을지 한번 기대해 보자!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월, 2016/07/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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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소식지 580호 중 [생산지 탐방]

 

내 몸과 지구를 위한
정성 어린 선물
면생리대

 

한살림춘천 가공품위원회
목화송이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목화송이협동조합을 방문해 한살림 면생리대 가공 현장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면생리대는 시중에서 흔하게 접할 수 없기에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드는지 궁금증을 안고 방문하였습니다.
목화송이는 한살림을 한식구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그 인연이 깊습니다. 목화송이 대표인 한경아 생산자는 한살림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딸을 위해서 면생리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다른 조합원들과도 면생리대를 나누고 싶어 2009년 한살림서울워커즈를 결성하여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했고, 주식회사와 법인을 거쳐 2013년 말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현재까지 여성의 몸과 환경에 이로운 면생리대, 장바구니, 다용도방수파우치 등 친환경 바느질 물품을 한살림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목화송이에 도착하니 생산자님들이 각자 맡은 작업대에서 열심히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앞면과 뒷면의 원단을 생리대 모양으로 재단하고, 패드를 넣을 수 있도록 재봉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을 보니 생산 과정도 자연친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목화송이가 서울시 마을기업으로서 지역 중장년층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그분들의 손으로 협동해서 물품이 탄생하기에 더 의미 있어 보였습니다.
생리대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면생리대 역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목화송이는 2011년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매년 원단과 시설에 대한 점검과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목화송이 면생리대는 무표백, 무형광 순면융과 옥스퍼드 원단을 사용하고, 바느질 역시 무형광 면사로 하고 있어 안심이 됐습니다. 또 생리대 내부에 방수천을 넣지 않으므로 통풍이 잘 되고, 삶아도 환경호르몬이 배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면생리대는 우리 몸에 닿는 만큼 100% 순면 제품을 추천합니다. 최근에는 식약처의 허가도 없이 저가의 중국산 원단을 사용하는 면생리대도 많다고 하니 반드시 확인 후 신중하게 선택해야 건강에도 이롭고 환경호르몬 배출로 인한 오염도 막을 수 있습니다.
면생리대를 쓰는 일은 빨고, 삶고, 말리고, 조금은 수고스럽기도 하지만 내 몸을 더 편안하게 사랑해 주는 일입니다. 친환경 바느질에 대한 철학을 협동조합으로 지켜가고 있는 목화송이의 노력 역시 자연과 사람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노력일 것입니다. 이러한 실천들이 우리 조합원한테도 더 널리 전해지고 많은 참여를 이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김희수 한살림춘천 가공품위원장

 

 

목화송이 생산자님께 물었습니다

 

면생리대는 어떻게 세척하나요?
사용한 생리대는 찬물에 한두 시간 담가 생리혈을 뺍니다. 이때 베이킹소다나 EM효소를 한 스푼 정도 넣으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생리혈이 어느 정도 빠지면 세탁비누나 세제를 이용해 손빨래를 하거나 속옷망에 넣어 세탁기에 돌립니다. 세탁 후에는 통풍이 잘 되고 햇볕이 드는 곳에서 말립니다. 속옷과 똑같이 삶을 수 있으며, 오래 삶아도 괜찮습니다.

면생리대는 얼마나 오래까지 쓸 수 있나요?
식약처 기준 면생리대의 사용기한은 36개월이지만 세척 등 관리를 잘하면 반영구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옷과 마찬가지로 위생, 옷감의 내구성 등을 고려해 사용 기간을 판단하고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 2017/07/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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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39
리사이클 가게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재생’한 노숙자들

노숙자들이 운영하는 리사이클 가게 아웅을 소개합니다.

도쿄도 다이토구(台東区) 북동부 우에나와 아사쿠사 근방에 위치한 산야(山谷)지구는 오사카의 카마가사키, 요코하마의 고토부키쵸와 함께 3대 일용 노동자들의 거주지로 알려져 있다. 메이지 초기부터 근처 유곽에서 일하는 마부 등 빈곤자들이 많이 거주해 온 관계로 도야(쪽방)라 불리는 간이 숙박소가 줄지어 들어섰으며, 고도경제성장기가 되자 공사장에서 일하는 일용노동자들이 이들 값싼 간이숙박소를 찾아 모여들면서 일용노동자들의 마을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일자리를 잃고 도야에서조차 내몰린 일용노동자이 근처 스미다강가나 우에노공원 등지에 텐트를 치고 노상 생활을 시작하면서 노숙자들 또한 많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

▲도쿄 히가시닛포리에서 문을 연 리사이클샵 아웅, 그 옆에 트럭 주차장과 물품 창고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도쿄 히가시닛포리에서 문을 연 리사이클샵 아웅, 그 옆에 트럭 주차장과 물품 창고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이 산야지구에서 조금 떨어진 아라가와구 히가시닛포리(荒川区東日暮里) 주택가 한쪽 모퉁이에 ‘리사이클 가게 아웅’이 있다. 토요일 오후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꽤 많은 손님들이 20평 남짓한 가게에서 헌옷과 잡화를 둘러보고 있다. 파산한 마치코바(시내 영세 공장)를 임대하여 조합원들이 폐건자재를 이용해 손수 개조했다고 한다. 1층 오른켠에는 헌옷이 가즈란히 걸려 있고, 왼켠에는 새것처럼 잘 닦여진 생활 잡화가 정렬돼 있다. 나무로 설치한 계단을 타고 2층에 올라가니 헌옷과 각종 잡화들이 가득 쌓여 있다. 여기서 수집된 헌옷과 잡화들을 점포 판매용, 노숙자들에게 나눠줄 물건, 중간상들에게 넘길 물건등으로 분리하고 있다고 한다.

“일단 아웅에 오면 노숙자등 빈곤자들이 목조 아파트 한 칸을 빌려 새생활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물건 일체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 컨셉입니다.”
아웅을 이끌고 있는 나카무라 미츠오(中村光男, 64세)씨의 설명대로 잡화 코너에는 냉장고등의 소형 가전제품은 물론 담요와 코다츠, 커텐 레일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다. 지역 주민, 학생, 외국인 등이 점포를 꾸준히 방문해 주기도 하지만 신생활자들을 위한 ‘패키지 판매’가 매상을 올리는 주력이라고 한다. 냉장고, 세탁기, 가스렌지, 전기 밥솥, 테이블, 칼라 복스 등을 저렴한 가격의 패키지로 준비해 전화로 주문하면 배달과 설치까지 해주고 있어 주머니가 얇은 빈민들에게는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벤리야(便利屋)와 산업폐기물 처리업으로 사업 모델 합리화

아웅에서 판매하고 있는 헌옷과 잡화중 기부받는 물품은 불과 10%에 지나지 않는다. 리사이클가게를 개점한 이듬해 2003년 부터 벤리야(심부름센터와 같은 용달업)을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가게 옆 주차장에는 영업용 2톤 트럭들이 나란히 주차돼 있다. 2대로 시작해 지금은 8대의 트럭을 소유할 정도로 일거리가 많아졌다고 한다. 동네에서 험한 일은 무엇이든 받아하는 이 ‘용달업’이 실은 아웅의 리사이클판매업과 산업폐기물중간처리업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복지사무소나 구청 고령자복지과에서 의뢰받은 무연고자들의 유품 정리와 고령자들의 이사 대행이 가장 많다.

이사나 유품 정리를 하고 나면 다량의 불용품과 폐기물이 나오는데, 아웅은 이들 폐기물을, 헌옷과 가전, 가재 도구뿐만 아니라 나무 판자나 알미늄 샷시등의 폐건자재, 하물며 전기줄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모두 수거해 온다. 그중 재활용 가능한 것들은 갈고 닦고 수리해 리사이클 가게에서 판매한다. 아웅의 수리의 달인의 손을 거치고 나면 중고 냉장고도 반짝이는 신품으로 변신한다고. 창고에서 작업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수줍은 듯 인사하던 그는 67세의 산야 노숙자 출신으로 아웅의 창립 맴버 중 한사람이다. 리사이클 가게에서 판매하는 물품들의 90%가 이렇게 공급되고 있다.

또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들은 재료별로 일일이 분류해 중간 처리업자에게 판매한다. 목재폐기물 수거업자에게 넘겨진 나무 판자와 문짝 등은 목재칩으로 변신해 바이오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전기 제품 등에 들어 있던 동, 알미늄, 금속 조각은 각각의 처리 업자들의 손을 거쳐 산업 자재로 재활용된다. 2008년 이 폐기물 수거 판매를 시작하면서 아웅의 매상은 비약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버블 붕괴와 함께 노숙자의 블루 텐드촌이 형성되다

리사이클 가게 아웅은 2002년 산야지구의 50대 노숙자 5명이 1만엔(약10만원)씩 공동 출자해 창업했다. 주소가 없어 취업은 커녕 공적인 생활 보호조차 받지 못해 스미다강가에서 불루텐트를 치고 알루미늄캔 껍질을 모으며 생활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다. 97년 경부터 근처 교회 등에서 헌옷을 기부받아 프리마켓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 되어 리사이클 가게를 열게 됐다고 한다. 노숙자들과 함께 리사이클 가게 아웅을 설립한 나카무라 미츠오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산야 생활 30년 끝에 아웅을 설립한 나카무라씨

▲산야 생활 30년 끝에 아웅을 설립한 나카무라씨

“1971년에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바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몇 번의 옥중 생활을 경험한 뒤 1980년 산야에 직접 들어가 일용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운동을 해 왔습니다”

그가 입학한 1971년은, 1968년 그 정점을 찍었던 안보투쟁(전공투 운동)이 사그라질 무렵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반전 운동과 사회의 가장 저변에서 살고 있는 일용 노동자들의 쟁의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는 30여 년간 줄곧 산야지구에서 살면서 일용노동자조합인 ‘산야쟁의단’에 가입해 그들의 일자리 확보와 복지 증진을 위해 운동해 왔다.

1990년 그의 활동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90년대 버블 붕괴와 함께 일용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요세바(寄せ場-일용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기다리는 새벽 시장)는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도야에서 생활하던 일용 노동자들은 일제히 거리로 내몰려 생활 보호등 행정 시책으로부터도 배제된 채 공원이나 강가에서 블루 텐트를 치고 노숙자 생활을 시작했다. 산야에서 가까운 스마다강가에 1000여 개의 텐트가, 우에노 공원에 수백 개의 텐트가 늘어섰다. 이렇게 산야는 일용노동자들의 거리에서 노숙자들의 거리로 바뀌어 갔으나, 행정 기관은 그로부터 10여 년간 그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이들을 방치해 왔다. 그래서 산야의 일용노동자 운동은 자연스럽게 노숙자들의 생활 지원 운동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는 ‘산야노동자복지회관’을 설립하고 ‘반빈곤네트워크’를 구축해 노숙자들의 생활 지원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버려진 자들, 버려진 물건으로 스스로의 삶을 재생시키다

“철저하게 당사자 운동의 원칙으로 전개됐습니다. 노숙자들 스스로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힘을 키우자는 겁니다.”
타키다시(炊き出し、노숙자들에게 밥을 지어 나눠주는 활동) 대신 쌀을 기부받아 공원등에 모여 노숙자들 스스로 밥을 짓고 따뜻한 된장국을 끓여 나눠 먹으면서 지원자 그룹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갔다. 이렇게 해서 2000년에는 일본 최초의 ‘푸드뱅크’가 탄생했다. 푸드뱅크는 기부 뿐만 아니라 군마현에 있는 논에서 직접 쌀을 재배하기도 하면서, 산야의 노숙자들과 카나가와등의 노숙자 지원 단체 등에도 쌀을 제공해 주고 있다. 또 ‘쓰미다강 의료상담회’활동도 그와 산야노동자복지회관의 주요 활동 중의 하나다. 매월 제3일요일 쓰미다강가에서 실시되는 의료상담회에는 약 400여명의 노숙자들과 의료종사자들이 모여 공동 취사와 함께 의료상담을 한다. 진찰 결과 약을 제공하기도 하고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입원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월 아웅과 쓰미다강의료상담회와 지원자들이 함께 실시하고 있는 공동 취사와 의료 상담

▲매월 아웅과 쓰미다강의료상담회와 지원자들이 함께 실시하고 있는 공동 취사와 의료 상담

‘아웅’은 이러한 일련의 활동 과정에서 노숙자들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맴버 5인이 조성금 등에 의존하지 않고 회비와 교회 등에서 빌려 스스로 자금을 조달해 임대료와 빚을 갚아가며 가게를 키워 왔다. ‘사회가 우리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자. 혼자서는 힘들지만 동료들과 함께라면…다시 한번 활기차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죠. 반 년간 수익도 없었고 월급도 나눌 수 없었습니다. 쓰미다강에서 노숙하면서 푸드뱅크에서 세끼를 먹으며 힘든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노숙자들이 운영하는 가게에 지역 주민들이 쉽게 마음을 열어 줄리 없었죠. 그래서 일부러 가게 앞 노상에 가전제품을 내놓고 수리했습니다. 노동의욕을 통해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였죠.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지역과 함께 관계 기관들과 함께 협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했습니다. 지역의 생활 보호 수급자들에게 가전 제품을 세트로 팔아 노상 생활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복지 사무소등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고독사한 사람들의 유품 정리를 했습니다. 빈곤자들이 빈곤자들을 대상으로 사업하면서 상부상조한다고 할까요? 자연 지역 주민들도 서서히 헌옷과 생활 용품을 사러 가게를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카무라씨가 들려준 초창기 고생담이다.

또 하나의 노동, 협동노동이 낳은 기적

아웅이 문을 연 2002년 8월의 매상은 13만엔, 당시 가게 월세가 12만엔이었다. 맴버도 5명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아웅은 10여 년간의 노력으로 지금 연간 매상이 1억2000만엔, 조합원 35명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35명의 조합원중 현재 일하고 있는 조합원은 21명이다. 고령과 질병으로 더이상 일하기 힘든 조합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노숙자들외에 가정 폭력, 히키코모리, 조기 실업 등의 이유로 사회적으로 격리되고 배재돼 왔던 여성들과 청년들도 함께 참가하고 있다. 모두 자력으로는 자립된 생활을 꾸리기 힘든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시급은 1250엔으로 도쿄도의 최저임금 907엔보다 훨씬 높다. 풀타임으로 일하면 통상 20-25만엔의 월급을 받아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국민연금등의 사회보장과 함께 주거수당(임대료의 1/4), 싱글마더 수당(월20000엔/아이 1인당)을 별도로 지급하며, 매년 순이익금(200-500만엔)을 퇴직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처우가 여느 정규직 고용에 뒤지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처우를 높이기 보다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낳지 않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사회적일자리라 해도, 노동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임금을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아웅은 조합원들에게 최소 주5일, 1일 7시간의 일자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리사이클샵, 벤리야, 폐기물중간처리로 사업 영역을 확대시켜 왔지요.” 그의 말에서 사회성의 틀에 갖혀 흔히 결여되기 쉬운 사업성이 엿보인다. 이처럼 당사자 스스로 사업을 일으켜 사회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실천하고 있는 아웅은 노동으로 부터의 소외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모델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아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지 물어 봤다. 나카무라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노동자 협동조합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당사자들이 스스로 일자리 창출에 나섰으니까. 그 때부터 노동자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아웅은 월1회 전 조합원이 모여 매상을 확인하고 자신의 일을 평가하며 일하는 시간과 일수를 정해 왔습니다. 매년 인건비 등의 경비를 제외하고 남는 순이익을 바로 분배하지 않고 퇴직금으로 적립하기로 한 것도 조합원들 스스로 결정한 겁니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경영에 필요한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 결정을 노동으로 직접 집행하는 것이 큰 힘인 것 같습니다.”

가게 앞 트럭에서 짐을 내리고 있던 30대의 젊은 조합원 A씨.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 회사에 취직했으나 적응을 못하고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고 있었다. 히키코모리 지원 단체의 소개로 아웅에 왔다. 처음에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나 입사 4년째인 지금은 아웅의 벤리야 사업을 주도할 정도로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 창고에서 수줍게 인사하던 창립 맴버였다는 B씨는 오랜 노숙자 생활 탓에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주 3일이라면 무리하지 않고 일할 수 있다며 여전히 아웅의 가전 제품 수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주체적인 노동이 사회에서 쓸모없이 버려졌던 노동자들의 삶을 재생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오려는데 갑자기 저녁을 먹고 가라며 붙잡는다. 일찍 일을 끝낸 조합원들이 벌써 상을 차리고 있다. 이렇게 아웅의 조합원들은 하루 일이 끝나면 2층에 모여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으며 술잔도 곁들이면서 담화를 나누곤 한다. 공동 경영 공동 노동이라는 협동노동의 힘뿐만 아니라 이러한 열린 공동체 의식 또한 아웅의 성공에 큰 힘이 됐으리라 짐작해 본다.

글_ 안신숙(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화, 2016/01/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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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나눔

 

[2017년 청소년 자원봉사활동 1차 참가자 모집]

 

“청소년과 함께하는 생명살림 이웃사랑”

2017년 첫 번째 청소년 자원봉사활동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한살림 고양파주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은 생명살림을 실현하기 위한 이웃사랑 실천 1탄으로 사랑의 연탄 나눔을 합니다.

자녀들과 함께 연탄나눔에 참여 하고 싶은 조합원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대상 : 청소년(조합원자녀)

– 모집인원 : 20명(선착순)

– 봉사활동날짜 : 2017년 1월 12(목) 오전 10시~오후 1시

– 봉사시간 : 3시간 부여

– 장소 :일산 지역(정확한 장소는 추후 공지)

– 접수 : 2017년 1월3일(화)부터 (선착순 마감)

– 문의 및 접수 : 조합원활동실 031-913-1260(10시~16시) *담당 권명기 활동가

– 준비물 : 투철한 봉사정신, 활동적이면서도 따뜻한 옷차림, 연탄나눔을 위한 기부금5천원

 

한살림고양파주 홈페이지

 

월, 2017/01/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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