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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사건의 ‘성폭력’ 규정에 대한 비판을 맞이하여 당원들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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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사건의 ‘성폭력’ 규정에 대한 비판을 맞이하여 당원들께 드리는 글

익명 (미확인) | 수, 2015/07/15- 17:38

노동당서울시당은 잇따른 SNS에서의 데이트폭력에 대한 증언 중 김OO 씨에 대한 증언의 당사자가 노동당의 당원이며 서울시당 부위원장을 통해 대리인 선임을 요청하였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에 정경진 당원에게 대리인이 되어줄 것을 부탁한 바 있습니다. 동시에 대리인의 활동을 지원할 팀을 당내에 구성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이른바 OO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리인 선임 공지>를 냈습니다.


서울시당이 초기에 이 사건을 성폭력으로 규정할 때에는 서울시당 사무처와 대리인 지원팀내에서 큰 이견이 없었습니다. 단순히 섹슈얼리티 폭력뿐 아니라 성별 위계에 의해 발생하는 젠더 폭력도 성폭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무언의 합의가 있었고, 당사자 간의 원만한 해결 뿐 아니라 반성폭력 운동의 지향 측면에서도 이 사건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진보정당, 여성주의정당을 표방하는 당의 입장에서는 당원 간의 데이트폭력 사건이 연거푸 드러나던 상황으로부터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여성주의와 반성폭력 운동의 지난한 역사와 성과에도 불구하고, 가장 가깝고 친밀한 영역에서 데이트폭력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오히려 반성폭력운동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성폭력 개념의 확장을 요청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작동했습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이 사건 규정은 당의 안팎에서 많은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오늘 서울시당은 무엇보다 자신의 정치의식을 규정하는 준거집단이어야 할 우리 당 당원들의 입장들로부터 차이점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입니다. 경우에 따라 사건의 규정이 논쟁적일 수는 있지만, 충분한 설득을 동반하지 못한 채 논란으로만 소모될 여지를 제공했다는 점에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서울시당은 당장 이 사건으로부터 성폭력에의 규정에 신중한 접근을 꾀하겠습니다. 여성위원회의 소견을 요청하고, 섹슈얼리티폭력과 젠더폭력, 성폭력에 관한 개념 논쟁을 생산적으로 갈무리할 수 있는 계기를 조속히 마련하는 데 힘을 더하겠습니다. 또한 서울시당 사무처는 피해자와 대리인, 그리고 지원팀의 역할을 넘어서는 행태를 주의하며 서울시당이 해야 할 일을 모색하여 이행하겠습니다.

 

사건 규정에 대한 논쟁에 관계없이, 피해자가 이미 선임된 대리인을 통해 충분한 지지를 받으며 가해 지목자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비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조언과 지지를 다시 한 번 부탁 드립니다.


2015.07.15 

서울시당 사무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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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스페어트레이드쿱 창립총회

한살림 등 4대 생협이 공동출자한 공정무역 협동조합 출범

 

 

지난 8월 2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가졌습니다. 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은 기존의 공정무역회사인 APNet에이피넷을 토대로, 한살림을 비롯하여 두레생협, 행복중심생협, 대학생협 등 한국 4대 생협이 공동출자해 새롭게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한국의 소비자생협 조합원과 저개발국가의 생산자를 연결하여 ‘사람이 보이는 교역’, ‘함께 커나가는 관계’를 모토로 하고 있습니다.

 

▲한살림연합 곽금순 상임대표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왼쪽부터)대학생협, 에이피넷, 두레생협, 한살림, 행복중심생협 대표가 기념떡케잌을 함께 썰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영상축사로 시작한 창립총회는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으로의 조직전환 확정 ▲정관(안) 확정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 ▲임원 선출을 의안으로 다루었습니다.

 

▲(왼쪽부터)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 임원으로 선출된 최효숙 한살림연합 사업지원부문 상무, 김재겸 한살림서울생협 전무이사

한살림은 작년 매실공급기간에 한하여 마스코바도(필리핀 네그로스산 비정제당)을 시범 공급한 이후, 필리핀 사탕수수 생산자 및 민중교역 담당자 등을 초청하여 한살림 조합원과 필리핀 생산자 간의 국경을 넘어선 도농교류활동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을 통해 ‘협동조합간의 협동’의 가치와 국경을 넘어선 생산자와 조합원 간의 관계가 더욱 움트길 바랍니다.

피플스페어트레이협동조합 창립총회 자료집
월, 2017/08/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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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소식지 572호 중 [한살림 하는 사람들]

 

기다리다 보니

봄은 결국 오더라

 

경북중부권역협의회 참살이공동체 이운식·정계남 생산자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105)

 

참외를 얻기까지. 농부가 주로 하는 일은 키우는 일이 아니라 기다리는 일이다. 겨우내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긴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그 또한 약간의 수고로움을 더한 것일 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주체는 결국 작물이기에 농부의 본령은 차라리 기다림에 가깝다.

하지만 그 기다림은 막연하지 않다. 작물이 제 안에 품고 있는 생명력을 온전히 틔워내기까지 곁에서 돕는 기다림. 그러기에 오히려 투쟁으로까지 읽히는 적극적인 기다림이다. 이운식, 정계남 생산자의 기다림 또한 그러했고, 결국 봄과 함께 참외가 왔다.

부부는 또 한 번 기다린다. 성주군청 앞마당의 사드배치철회집회에 나가 자리를 지켰다지만, 그것 만으로 정부가 마음을 돌릴 리 있을까. 하지만 성주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여기 우리가 살아있고, 생명 그대로인 참외를 키우고 있노라’며 적극적으로 기다리는 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부부.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결국 봄은 올 것이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이달의 살림 물품]

 

은빛 바다 깊숙이

알알이 박힌 황금빛 보석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61)

 

은빛 바다가 펼쳐졌다. 여느 농촌의 풍광이 그러하듯이 저 멀리 눈이 아릴 듯 파란 하늘도, 그 아래 진초록과 연둣빛이 보기 좋게 뒤섞인 산등성이도, 잿빛 벽돌 건물 사이를 가르는 먹빛 아스팔트 길도 있었지만, 보이는 곳 너머에서부터 끊임없이 밀려오는 은빛 파도에모든 풍경이 쓸려나갔다.

“비닐하우스가 정말 많죠? 외지에서 온 분들은 대부분 신기해하시더라고요. 거의 전부가 참외밭이라고 보시면 돼요.” 맨땅이 있기는 할까 싶을 정도로 온통 은빛투성이인 창밖 풍경에 압도되어 얼어붙었던 정신이 배수민 한살림생산자연합회 경북중부권역연합회 사무국장의 말로 깨어났다.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31)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성주의 참외 농가는 4,224가구로 전국 참외 농가(5,761가구)의 73%가 모여 있다. 작물을 고르는 것은 농부가 아니라 땅이라고 했던가. 성주에 참외 생산자가 많은 이유는 분명하다. 분지에 자리해 눈이나 비, 바람이 적고 지하수가 풍부한데다 점질 사양토로 이루어진 토양이 참외가 자라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일조량이 많아 하우스와 보온 덮개만으로도 아열대작물인 참외를 키울 수 있다.

물론 참외가 자라기에 좋은 환경이 농부에게 적합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바람 끝이 제법 선선했던 3월 중순이었음에도, 하우스 안은 습식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하우스 깊숙한 곳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뜨거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다 보니 정수리 부근이 아찔해졌다. 한여름의 하우스 온도는 50℃ 이상 올라간다고 하니 참외 생산자야말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봄과여름을 보내는 이들이리라.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80)

연과 함께 키운 유기 참외

‘붕~ 붕~’ 불청객을 위협하듯 귓불을 스치며 날아드는 벌의 날갯짓 소리가 이제 막 하우스에 들어선 발걸음을 움츠리게 만든다. “가만히 있으면 쏘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쟤들도 꿀 찾아다니느라 정신없으니까요.” 하우스 입구 부근을 가리키는 정계남 생산자의 손가락 끝에는 노란 나무벌통이 매달려 있었다.

토마토톤, 지베렐린 등 생장조정제를 이용해 인공수정하는 관행 참외와 달리 한살림 참외는 벌을 이용해 자연수정한다. 인공수정에 비해 착과율이 떨어지고 출하 시기도 늦지만 씨가 통통하고 껍질이 얇아 껍질째로 먹기 좋은 참외가 자란다. 엽산, 베타카로틴 등 좋은 성분이 가득한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은 벌이 수정한 참외를 만날 수 있는 한살림 조합원만의 특권이다.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45)

 

이운식, 정계남 생산자가 심은 품종은 ‘부자꿀’과 ‘스마트꿀’. 둘 다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은 데다 병충해에 강한 성정을 지니고 있어 농약과 화학비료를 치지 않는 유기농사에 적합하다.

참외 농사는 11월 중순 씨앗을 뿌리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파종 후 보름 정도면 싹이 나기 시작하는데, 뿌리 위쪽 부분을 잘라 떡잎을 떼어 낸 호박과 접목한다. 뿌리와 밑동은 호박이고 줄기와 잎은 참외로 접붙이기하면 줄기가 튼튼해져 병해에 강한 작물이 된다. “참외 농사는 보통 연작을 하니깐. 연작에 강한 호박과 접목을 해야지. 나 어렸을 적에는 참외 원목으로만 키웠는데 그땐 매년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었었어.”

호박과 접붙인 참외 모종은 한 달이 지나면 순이 서너 개씩 나오는데 그 즈음 하우스에 옮겨 심는다. 하우스에서 20여일 지나 순이 대여섯 개로 늘면 두세 개만 남기고 순을 쳐주고, 다시 일주일 후 두 번째 순자르기를 한 후 벌을 넣는다. 벌이 이 꽃 저 꽃을 바쁘게 오갈즈음 슬슬 달리기 시작하는 엄지 손톱 크기의 참외는 금세 두 주먹을 합한 만큼 자란다.

“우리가 8월말까지 수확하는데 한 덩굴에서 네 번 정도 딸 수 있어. 더 오래 딸 수는 있는데 그럼 땅의 기운을 빼앗아 이듬해 농사를 망치게 돼.” 참외를 수확하고 난 땅에는 호밀이나 수단글라스를 심어 땅심을 되살린다. 화학 비료를 뿌리지 않아도 좋다. 공동체 회원들이 함께 만든 액비면 충분하다. 농약도 필요 없다. 애꽃노린재, 콜레마니진디벌 등 천적으로 진딧물, 점박이응애 같은 해충을 잡고 친환경 자재로 병해를 잡으면 된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동업해 만든 참외이기에 더욱 살아있다.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91)

 

간만의 풍년에도 농심은 어둑어둑

올해 참외 농사는 이미 풍년이다. 햇볕이 강렬했고 비도 많이 오지 않는 등 참외가 자라기 좋은 날씨가 지속된 덕분이다. 궂은 날씨에 병충해 피해도 너무 커 생산안정기금까지 받아야 했던 작년과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75)

 

자식 같은 참외가 주렁주렁 열렸지만 참살이공동체 생산자들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다. 수확량은 늘어나는데 소비량이 제자리걸음이라 그만큼 버려지는 참외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풍년을 맞은 관행 참외의 가격이 떨어지면 한살림 참외의 소비량은 더욱 눈에 띄게 줄어든다. “처음 따는 참외를 아시참외라고 하는데 수확량은 많지 않지만 제일 맛있어요. 근데 아직 발주량이 많지 않아 밭에서 따질 못하고 있어요.”

이날 참살이공동체가 물류센터로 올려보낸 참외는 360kg. 회원 수로 나누면 50kg밖에 되지 않는다. 이운식 생산자는 “(수확에 쓰는) 바구니 하나에 15kg 들어가니 세 바구니 반 정도밖에 못 딴 것”이라며 “매일매일 열 바구니 이상 딸 수 있는 상황인데 아쉽다”고 전했다.

제때 따지 못해 남겨진 참외는 꽃받침 부분이 갈라져 열과(裂果)가 된다. 맛에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상품성이 떨어져 한살림에 낼 수 없다. 상자에 따로 담아 지인에게 선물로 보내거나 아예 버리는 경우도 있다. “열과만 싸게 사가는 장사꾼도 있긴 한데, 힘들게 키운 참외를 헐값에 넘길 수야 있나요. 차라리 버리면 버렸지.”

 

20170321_경북 성주 참살이공동체(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112)

 

4,000가구가 넘는 성주의 참외 농가 중 참외를 유기재배하는 곳은 30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 1%의 귀한 참외임에도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행여나 버려질까. 이운식, 정계남 생산자 부부의 가슴이 참외처럼 노래졌다.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수확한 참외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참살이공동체는 유기농인증을 공동체 이름으로 받았다. 회원 각자가 수확한 참외는 공동작업장으로 옮겨진 후, 선별부터 포장까지 공동체가 함께 참여해 이뤄진다. 반품 등의 책임을 지는 것도 공동체가 함께다.

 

세척 1

 

❶ 1차 세척
회원별로 수확한 참외를 지하수를 이용해 세척한다.

 

세척 2

 

 2차 세척
낱개로 이동하는 참외를 솔과 흐르는 물로 또 한 번 세척한다.

 

선별 1

 

 ❸ 자동선별
참외는 자동선별기를 거치며 크기별, 무게별로 나뉘어 모인다.

수동선별

❹ 수동선별
공동체 회원들이 참외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며 비품을 골라낸다.

포장

❺ 포장
크고 작은 참외를 잘 섞어 무게를 맞춰 포장한다.

운송

❻ 운송
개별 포장된 참외를 상자에 담고, 한꺼번에 물류센터로 운송한다.

월, 2017/03/2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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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인인데,
불평할 거 있나요

 

‘을’의 눈물이 가장 많이 흐르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전체 산업의 가장 하부에 자리한 물류시장이다. 운송사업자의 편법사기, 적절치 못한 배송비 책정, 배송사고 시 차주에 책임 떠넘기기 등 운송기사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갑을관계의 시발점은 안정된 수입을 얻기 위해 운송차량을 지닌 차주 개인이 물류회사와 맺는 위수탁계약(지입제)이다. 차주들이 직접 사업체를 차리면 될 일이 아니냐 반문하겠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운송기사들 자체가 이미 지입제에 익숙한 데다 운송사업의 제도 및 정책이 우호적이지 않은 까닭이다. 이같은 어려움을 보기 좋게 넘어선 이들이 있다. 2015년 8월 협동조합을 꾸린 한살림운송협동조합이 그 주인공이다.

 

한살림운송협동조합

 

한살림운송협동조합을 소개해주세요
한살림물품을 배송하고 있는 운송기사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에요. 학습과 토론을 함께 해 온 66명의 조합원이 각각 200만 원씩 출자금을 모아 2015년 시작했습니다. 현재 조합원 수는 72명으로 2.5톤 20대, 3.5톤 21대, 4.5(5톤) 30대 등 총 71대의 차량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한살림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요?
전국 각지의 생산지에서 한살림안성물류센터로 모인 물품을 매장과 각 지역 공급센터까지 배송하는 일을 합니다. 배송 출발 시각은 저녁 8시와 밤 10시, 12시 30분, 새벽 2시인데, 출발 두 시간 전에 출근해 전날 수거한 기물을 정리하고, 당일 배송할 냉장품과 상온품을 차에 차곡차곡 싣는 등의 일을 하죠.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운송기사는 차량에 실린 물품을 배송만 해주면 자기 일이 끝나거든요. 그런데 한살림에서는 수거한 기물도 정리해야 하고, 자기 차량에 물품도 정리해서 실어야 하고, 매장에서는 물품 위치도 잡아줘야 하니 일이 많고 그만큼 힘들죠. 하지만 협동조합은 스스로 출자한 돈으로 만든, 자기가 주인인 곳이잖아요. 다른 곳에 비해 많은 일도 그게 내 일이다 생각하니 자발적으로 나서서 잘하게 되죠. 1년에 한 번씩 계약서를 갱신할 필요도 없어서 안정성과 함께 만족도도 늘어났고요.

 
한살림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합원의 80% 이상이 한살림물품 배송을 5년 이상 해오고있어요. 그만큼 일의 숙련도가 높고, 한살림물품과 한살림 자체에 대한 애정도 깊죠. 한살림 조합원과 직접 만날 일은 많지 않지만 한 식구나 다름없이 생각해 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장기수 사무국장(오른쪽)이 신동환 이사장과 미소짓고 있다.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월, 2017/05/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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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말고는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일곱 번째 추석도 길거리에서 보냈다. 손해배상 재판 2심에서 패소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소송을 하지 않으면 […]
화, 2015/10/1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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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소식지 584호 중 [한살림 하는 사람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같이

당신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습니다

 

전남 함평 천지공동체 노서근·박인섭·이재근 생산자

 

전남 함평 천지공동체 노서근·박인섭·이재근 생산자

 

“함평에서 밭작물로 친환경인증 낸 것은 내가 처음이었어.”
박인섭 생산자가 배추로 처음 친환경인증을 받을 때의 이야기를 꺼내 들자 이재근 생산자가 바로 맞받는다.

“나야말로 농관원(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1호인데 그게 뭐 자랑이라고.”
“누가 먼저인 게 뭐가 중요해요. 지금 잘 해야지.”

두 형님의 말을 무지르고 들어온 천지공동체 벼 작목반장 노서근 생산자까지. 세 농부가 어울려 자아내는 무용담이 점점 구성져진다.

빌린 땅에서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데 무성한 풀을 본 땅 주인이 ‘땅 망가진다’며 도로 빼앗아간 이야기, 큰맘 먹고 장만한 오리 50마리를 일주일도 못 되어 동네 너구리들이 다 물어갔다는 이야기 등. 번갈아 꺼내놓는 이야기 보따리들을 아낌없이 풀다 보면 며칠 밤도 모자랄 듯싶다.

파종시기, 모 사이의 거리 등 미묘하게 다른 자신만의 농사법을 고수하면서도 낱알이 굵다며 서로를 연신 추켜세우는 이들. 친환경 인증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우리 쌀을 지켜온 이들의 활짝 웃는 모습이 가을하늘마냥 참 말갛다.

 

 

[이달의 살림 물품]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당신 밥상의 귀한 손님

한살림 쌀

 

 

한살림 논은 티가 난다. 단지 논 한 귀퉁이에 한살림생산자연합회라 새겨있는 분홍색 깃발이 꽂혀있기 때문이 아니다.

벼 이삭 사이사이로 제멋대로 삐져나온 피,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의 존재가 오히려 그것이 한살림 논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물론 청명한 가을 햇살 아래 가지런하게 모인 벼 이삭들이 바람결에 사각대며 흔들리고 있었다면 보기엔 더 좋았으리라.

하지만 군데군데 삐쭉삐쭉 솟아있는 피가 만들어내는 불규칙함이 자연의 본디 모습아니던가. 일반적인 농부들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제거하려고 하는 잡초, 그로 인해 말끔하지 못한 논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이상한’ 농부들이 바로 한살림 생산자다.

“와~ 누가 봐도 한살림 논이네요.” 조생벼가 심긴 논을 보며 정제되지 않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벼 반 피 반 섞인 모습은 피바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한살림 논에는 어느 정도 잡초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이건 좀 과하다 싶다.

“하늘이 안 도와줬지 뭐.” 한걸음 뒤에서 따라붙던 박인섭 생산자가 다소 겸연쩍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모내기 직후 가장 중요한 것은 논에 댈 물의 양이다. 옮겨 심은 모의 뿌리가 아직 단단히 내려앉지 않은 상태에서 물이 모자라면 말라죽기에 십상이다.

올해 봄, 그것도 딱 조생벼 모내기철에는 역대 최악이라 불릴 정도의 가뭄이 지속되었다. 그의 논은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어 모내기를 할 정도의 물은 확보할 수 있었지만 우렁이가 제대로 활약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살림 벼 생산자의 가장 큰 조력자인 우렁이지만 생산자 몰래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우렁각시는 아니다. 논물 속 잡초는 적극적으로 찾아 잡아먹지만 일단 물 밖으로 나간 것에는 속수무책이다. 박인섭생산자는 모내기하기 전 땅심을 키우기 위해 로터리를 세 번 친 후 반드시 써레질을 하여 논바닥을 평평하게 고른다. 우렁이가 일할 환경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논 중간중간 보이는 우렁이는 유기농사의 귀한 동업자다

 

올해도 부지런히 땅을 다졌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물이 극도로 부족해 논물의 수위가 낮았던 올해는 바닥을 아무리 평평하게 만들어도 우렁이가 힘을 쓰기 어려웠다. 그의 논에 피가 그득하게 된 것도 이해가 된다. “농사는 90%가 날씨고 5%가 노력, 그리고 나머지 5%가 운이에요.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죠.”

하늘과는 충분히 조응하지 못했지만 땅의 도움 덕분에 벼는 잘 자랐다. 하늘의 도움이 넋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태의 것이라면 땅의 그것은 사람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친환경 땅을 일궈 온 그의 말에서 자부심이 읽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친환경 벼는 일반 벼보다 병충해에 월등히 강해요. 6~7년 전 저희 동네에서 이름 모를 병충해가 창궐했는데 그때 절반 이상의 벼가 쓰러졌어요. 아무리 독한 농약을 쳐도 그 병충해를 이기지 못했죠. 근데 신기하게 친환경 논은 거의 피해가 없었어요. 땅을 제대로 만들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박인근 생산자는 물방개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 “처음부터 유기농사를 지었는데, 7년째 되었을 때 투구새우가 나왔고 12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물방개가 나왔어요. 전국적으로도 유기농 논이 많은 함평이지만 물방개가 나오는 논은 흔치 않아요.”

너무 익숙한 곤충이라 흔히 볼 수 있다고 여겨지는 물방개지만 그것도 깊은 산 속 이야기다. 자연답게 농사를 짓는다고 하지만 일단 사람의 손을 탄 땅이 자연 상태 그대로일 리 없다. 그럼에도 물방개는 돌아왔다.

다른 이가 볼 때 ‘방치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연의 변화에 따라 들숨과 날숨을 일치시켜 얻은 결과이니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유기농사는 결국 땅을 만드는 일인 것 같아요. 자연은 거짓말을 안 해요. 한 만큼 보답이 돌아오죠.”

그의 논을 가로지르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위쪽은 여느 논과 다를 바 없이 꽉 차 있는데 뿌리 쪽은 한결 성기게 자리잡고 있어 그 사이로 다니기 수월하다. 박인섭 생산자는 모내기할 때 모 사이를 최대한 띄엄띄엄 심는다. 보통 모간 거리를 25cm 잡는데 그의 논은 35cm 정도다.

모 자체도 적게 잡는 논 중간중간 보이는 우렁이는 유기농사의 귀한 동업자다. 보통 한 곳에 15줄기의 모를 심는 반면, 그는 3~4줄기만 심는다. 모를 적게 심어도 낱알이 많이 달릴 것이라는 계산이 있기에 가능한 시도다.

“관행논의 벼는 이삭 하나에 80~100개 정도의 알곡이 달리는데 우리는 200~250개가 달려요. 두세 배가 달리니 그만큼 멀리 떼어놓고 심어도 되죠.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어떤 종자이기에 그렇게 많이 달렸냐’고 묻는다니까요.”

박인섭 생산자 논의 낱알은 유달리 굵다

 

그는 올해 조생종은 전남3호, 만생종은 신동진 품종을 심었다. 둘 다 수확량이 많고 미질이 좋지만 관행농사에서도 같은 것을 심으니 품종 자체가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의 논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땅심, 그리고 그것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애써온 농부의 땀방울 덕분일 것이다.

봄 가뭄과 여름 장마가 겹쳤지만 올해도 풍작이 예상된다. 자식 같은 벼가 잘 된 것이 누구든 흐뭇하지 않겠느냐마는 매년 떨어지는 쌀값을 생각하면 올해도 마냥 기뻐할 수만 없다. 쌀값이 떨어질수록 더 타격을 받는 것은 소비처가 마땅치 않은 친환경 농부들이다. 수고와 비용이 월등히 많이 투입된 유기 쌀을 일반 쌀과 같은 수매가에 내야 하는 까닭이다. 유기농사의 비중이 높은 함평이지만 생산된 유기 쌀의 20%만 친환경으로 내는 실정이다.

박인섭 생산자가 대표로 있는 함평 천지공동체 회원들은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 전체 생산량의 50%를 한살림에 내기로 약정되어 있는 덕분이다. 단순히 좋은 값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간의 수고로움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 더 좋다.

“한살림을 만나기 전 다른 생협에 쌀을 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생협이라고 다 같은 곳이 아니더라고요. 중간에 낀 도매상이 가격 장난을 많이 쳐서 마음 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이제는 다르죠. 생산한 것을 약속한 가격에 받아주는 곳이 있으니까요.

공동체 회원들이 ‘우리 한살림’ ‘우리 한살림’하는 이유가 있는 거죠.” 소비자 조합원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거듭 부탁하는 그를 보며 여러 마음이 뒤섞인다. 차고 넘치는 정성을 담아 쌀을 건넨 생산자에게 우리는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글 김현준 사진 윤연진 편집부

 

수, 2017/09/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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