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케미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높이 45m의 공장 굴뚝에서 408일간 농성을 벌여온 차광호 조합원이 금속노조와 사측과의 합의에 따라 어제(8일) 저녁 농성을 해제하고 굴뚝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경찰은 차광호 조합원을 지정병원에서 30분간 건강검진만 실시한 후 곧바로 유치장에 입감시켰다. 현재 검찰은 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수사기관의 조치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차광호 조합원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병원에서의 정밀진단과 심신의 치료이다. 이는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지켜보았던 가족과 동료들이 간절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상식적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경찰이 차광호 조합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검찰이 구속수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절대적인 요양이 필요한 환자를 잡아다가 가두어두고 수사를 하겠다는 것으로서 매우 반인권적인 처사이다.
이 사건 조사가 급박한 것도 아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번 노사합의에는 회사가 관련 형사사건의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농성은 1년 이상 계속되어온 상태였고, 보도자료, 언론기사 등을 통하여 차광호 조합원의 주장과 입장, 사실관계 등은 거의 모두 공개되어 있다. 경찰이 408일간의 고공농성을 끝낸 당일 차광호 조합원을 체포하여 조사할 이유가 전혀 없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불구속수사가 원칙이고 구속을 위해서는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의 사유가 있어야 한다. 이 건의 경우 408일간 공장 굴뚝을 점거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서 애당초 인멸할 증거란 것이 없다. 또 전체 해고 근로자들을 위하여 사측과 협상을 요구해왔고, 마침내 사측과 협상으로 농성을 끝낸 마당에 그가 도주할 이유는 전혀 없다.
고공농성 노동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이전에도 기각되었다. 2011년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 지난 3월 쌍용자동차 해고자 김정욱·이창근, 지난 4월의 통신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이런 사례들만을 놓고 보더라도 차광호 조합원에 대한 체포와 구금이 무리한 수사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우리는 경찰과 검찰이 차광호 조합원을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 인간의 얼굴을 한 법의 집행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경찰과 검찰이 끝내 차광호 조합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법의 정신을 훼손하고 최소한의 균형 감각도 상실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극한투쟁으로 심신이 지쳐 있는 노동자를 또 다시 구금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법집행이다. 경찰과 검찰이 현명한 조처를 행할 것을 기대한다.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의견을 강력히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던 어제 (5월 20일) 집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합니다. 헌법재판소 판결의 취지를 무시한 이번 개정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국회 앞 집회 금지법 부활, 집시법 11조 개악을 규탄한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던 5월 20일, 집시법 11조 개정안이 통과됐다.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 조항인 집시법 11조에 대해 2018년 헌법재판소의 연이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고 개정시한인 2019년이 경과하며 해당 규정들은 삭제된 상태였다. 그동안 집시법 개정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의견 수렴도 없었다. 그랬던 국회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졸속으로 집시법 11조를 개악 처리한 것이다. 개정안의 예외적 허용 규정 신설이 집회의 자유와 기관의 기능 보호가 조화하는 방안이라고 호도하지만, 각 기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확산될 ‘우려’라는 이중의 우려가 없어야 하며, 그 ‘우려’에 대한 판단은 오직 경찰에 맡겨져 있다. 헌법재판소는 외교공관, 국회, 총리공관, 법원에 관해 100m 범위 내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1조는 집회 시위를 일률적이고 전면적으로 금지한다는 이유로 거듭 위헌으로 판단해왔다. 그러나 이번 집시법 개정은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한순간에 무력화했다.
집시법 11조는 권력기관 앞에서의 집회를 원천 봉쇄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며 권력기관을 성역화 해왔다. 이러한 위헌적 집시법에 불복해온 시민들의 오랜 투쟁이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입법 활동으로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국회에 있지만, 이번 집시법 개악으로 국회는 그간 성역을 열기 위해 이어져온 시민들의 저항과 희생을 무너뜨렸다. 성역의 부활과 함께 국회는 다음의 두 가지를 확인시켜주었다. 하나는 권력기관 앞 집회의 자유란 없다는 것, 그리고 집회의 자유 위 경찰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 국회 앞에서 집회를 하려면 다음의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대규모는 안 된다. 국회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해당 조건에 부합해 집회를 할 수 있을지는 경찰이 판단한다. 이번 개악으로 경찰은 집회를 허가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되었다. 집회의 자유는 어디서 집회를 할 것인지 장소를 선택할 자유도 포함되며, 각 기관에 국민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집회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집시법 개정안은 전면적으로 역행한다. 이러한 개악으로 국회는 군림하고 억압하는 권력의 속성을 낱낱이 드러냈다.
경찰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집회의 허용 여부가 좌우되도록 한 이번 개악은 헌법이 금지하는 허가제를 입법화한 것과 같다. 그동안 국회는 집시법 11조 개정방향에 대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경찰의 목소리만을 들었다. 국제인권규범은 “모든 집회는 평화적인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집회를 불온하게 여기는 권력기관들에게 집회의 자유란 보호해야 할 권리가 아닌 통제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임기 종료 직전에 이렇게 일사천리로 집시법 개악이 이루어진 데는 국회와 경찰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악으로 국회는 불가침해야 할 성역으로 남게 됐고, 경찰은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집회의 자유를 제압하려는 권력에 저항하며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써왔다. 촛불정부, 촛불국회를 말하지만, 정부여당은 주권자인 시민들의 기본권 보호가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 보장이 우선일 뿐이다. 이번 집시법 개악을 규탄하며, 집회의 자유 앞 성역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또다시 모이고 싸울 것이다. 2020년 5월 21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주거·요양시설 <나눔의 집>이 내부 직원들에 의한 고발과 MBC PD수첩 등 언론보도를 통해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그 내용은 할머니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막대한 후원금이 모금되었지만 할머니들을 위한 치료, 복지 등에 쓰이지 않고 있으며, 후원금을 위법적으로 사용해왔다는 의혹이다. <나눔의 집>이 오랫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피해자들의 보호와 지원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내부고발에 의해 전달되고 있는 일련의 의혹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나눔의 집>은 오로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요양 시설로서 지금까지 할머니의 요양뿐만 아니라 복지, 역사관 건립 등 명목으로 후원금,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왔다. <나눔의 집> 초기 정관에 명시되었던 ‘할머니들을 위한 요양시설’ 뿐만 아니라 적어도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운영’이라는 목적사업에 부합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나눔의 집> 홈페이지에 명시되어 있듯이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 증언활동을 위한 후원금’을 받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에 사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의혹이 제기된 부분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보한 직원들에게 어떠한 불이익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감독기관의 소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직원들 주장과 언론 보도대로라면 현재 사태는 시설과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관리 감독과 인권침해 감시에 책임이 있는 광주시와 경기도의 오랜 방치와 외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보도이후 경기도는 ‘행정처분과 경찰수사에 나서겠다’ 발표했다. 더불어 관계 당국인 보건복지부 역시 즉각 특별감사에 착수하여, 내부고발인들의 고발 내용뿐만 아니라 적립된 후원금 등이 후원 및 정관 목적에 따라 적정하게 지출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실제 생활·복지를 위한 비지정 기부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시설과 법인에 대한 광주시와 경기도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도 조사되어야 한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눔의 집 사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정관상 이사 2/3는 승적을 가진 자로 규정하고 운영되고 있다. 현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은 19년 동안 나눔의 집 전 상임이사였고 현 법인 대표이사는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이다. 따라서 조계종단은 이번 의혹제기에 대한 진상조사는 물론 <나눔의 집>이 기억되고 보존될 수 있도록 정관변경 등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제기된 의혹들을 규명하는 과정에 종단 인사들이 배제되어야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나눔의 집 문제는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으로 시작된 정의기억연대 활동을 둘러싼 논란 이전부터 제기되었던 문제다. 최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논란과 함께 불거진 나눔의 집 사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과 참여를 위축시킬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제기된 일련의 의혹들을 법인 또는 일부 직원들의 잘못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기억하고 보전할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역사로 기록되고 남아야 한다. 아프지만 기억되어야 할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론의 장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현재와 미래를 논해야 한다. 우리 시민사회도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의 생활지원, 일본 정부의 사과와 책임 추궁.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진실을 밝히는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부산구치소에서 노역수형자가 수용된 지 32시간에 만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수용시설에서의 보호장비 남용만 아니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공동 성명] 보호장비 남용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부산구치소 노역수형자 사망 사건에 대한 입장
부산구치소 노역수형자가 수용된 지 32시간 만에 숨졌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벌금 500만원 미납으로 체포된 ㄱ씨는 5월 8일 오후 11시께 부산구치소에 수용됐다. 3년 전부터 심한 공황장애를 겪고 지난해 초부터 약을 복용하던 ㄱ씨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독방에 수용되었는데 9일 오전부터 독방 문을 발로 차는 등 불안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소측은 같은 날 오후 3시50분께 ㄱ씨를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설치된 보호실로 옮긴 뒤 보호장비로 묶었다. ㄱ씨는 보호장비 착용 14시간만인 10일 오전 5시44분께 의식을 잃었고 오전 7시 4분께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30여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ㄱ씨의 유족은 소측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법무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직접 감찰에 나섰다.
우리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수용자 의료 처우 및 보호장비 관련 제도의 개선을 촉구한다. 먼저, 소측이 ㄱ씨의 공황장애를 알면서도 장시간 보호장비를 계속 착용시킨 것은 아닌지 밝혀져야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ㄱ씨의 형은 사망 전날인 9일 동생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 확인이 필요하다고 소측에 말했지만 ‘공휴일이 지날 때까지 기다려라’, ‘월요일에 면회신청을 하면 화요일에 접견할 수 있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 소측은 건강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공황장애 진위를 입증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형집행법 제97조는 보호장비를 사용하는 경우 수용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하고 의무관은 건강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소측이 ㄱ씨 가족의 호소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ㄱ씨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소측이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유족이 폐쇄회로텔레비전을 확인한 결과 사망 당일 오전 6시 16분께 교도관이 ㄱ씨의 땀을 닦아주고 손발을 풀어주는 장면이 확인됐다고 한다. 유족은 소측이 6시 44분께 ㄱ씨의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병원으로 늑장 후송한 책임을 묻고 있다. 해당 교도관이 ㄱ씨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도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아닌지 밝혀져야 한다.
한편, 부산구치소와 법무부는 사건 발생 후 10일이 지난 5월 20일 언론이 보도하기 전까지는 이 사건을 스스로 공개하지 않았다. 부산구치소에서 법무부에 이 사건을 보고했는지, 보고했다면 법무부가 이 사건을 대외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부산구치소 또는 법무부가 자신의 과실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은폐한 것이라면 이 또한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용자 의료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ㄱ씨가 부산구치소에 수용된 5월 8일은 금요일 밤으로, 의무관 4명이 모두 퇴근한 후여서 신입 수용자가 받아야 할 건강진단이 시행되지 않았다. 휴일에는 의무관이 출근하지 않아 보호장비를 착용한 수용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휴일에도 교정시설의 의료 처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의료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보호장비의 남용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ㄱ씨의 사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호장비의 장시간 사용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사망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임은 분명하다. 보호장비 착용으로 손발이 묶여 자신의 건강 악화를 교도관에게 알릴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형집행법 제97조는 “도주ㆍ자살ㆍ자해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큰 때” 등에는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형집행법 시행령 제120조 제1항은 “교도관은 소장의 명령 없이 수용자에게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소장의 명령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사용 후 소장에게 즉시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보호장비 사용 권한을 사실상 교도관에게 일임하고 있어 교도관이 필요 이상으로 보호장비를 남용하더라도 이를 막을 수 없는 것이다.
보호장비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첫째, 신체를 직접 구속하는 보호장비를 보호실·진정실 수용으로 대체해야 한다. 일선 교정시설에 자살 및 자해 방지 등의 설비를 갖춘 보호실·진정실이 있다. 이미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10개 교정시설에 대한 방문조사 후 2019년 법무부에 원칙적으로 보호실·진정실을 활용함으로써 보호장비 사용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보호실·진정실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를 ‘권고 불수용’으로 공표하기까지 했다. 법무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이 이번 사망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
둘째, 보호장비의 무기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형집행법령은 보호장비의 최장 사용기간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산구치소는 2017년 8월~2018년 7월 보호장비를 착용한 382명 중 1일 초과 3일 이내인 경우가 192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심지어 10일을 초과한 사례도 1명 있었다. 2013년 국정감사에서 법무부가 서기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의 보호장비 사용 기간이 1일을 초과하는 경우가 전체 보호장비 사용 건수의 30~40%에 달했다. 2019년 권고에서 국가인권위원회도 “흥분한 수용자가 그 흥분 상태를 장시간 계속 가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보호장비로 인해 더욱 흥분상태가 유발되는 측면도 있다”며 “보호장비를 지속적으로 장기간 활용하기 보다는 심신안정을 위한 심리상담이 더 유용할 수 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셋째, 둘 이상의 보호장비 중복 착용을 금지하여 수용자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중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 사망한 ㄱ씨는 금속보호대, 벨트보호대, 양발목보호장비 등으로 손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손발이 묶인 채 몸에 밀착되어 이동이 불가능하고 바닥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어 보호실의 비상벨을 누르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180조는 “하나의 보호장비로 사용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둘 이상의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3년 국정감사에서 법무부가 서기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 보호장비 사용 건수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둘 이상의 보호장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보호장비 일시 중지·완화를 의무화하고 그 사유를 확대해야 한다. 형집행법 제184조 제2항은 “교도관은 보호장비 착용 수용자의 목욕, 식사, 용변, 치료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장비 사용을 일시 중지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교도관의 재량에 맡겨두고 있을 뿐이다. 불가피하게 보호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수용자의 용변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장비의 사용을 일시 중지해야 한다. 또한 수면시간에도 보호장비를 일시 중지·완화해야 할 것이다. 2019년 권고에서 국가인권위원회도 “적어도 수용자의 수면권과 건강권 보장 차원에서라도 수면시간에는 보호장비를 해제하거나 최소한으로 보호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으나 법무부는 수면시간에도 자살 등 사건이 많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보호장비의 남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서울구치소 교도관이 노역수형자에게 수갑과 발목보호대, 금속보호대, 머리보호구를 채워 폭행하고 상해를 입혀 2016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4년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조아무개씨가 머리보호장비, 수갑, 발목보호장비 등을 28시간 동안 착용해야 했다. 이번 ㄱ씨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장비 남용을 막을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건은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지난 4월 말 평소 수원시평생학습관(이하 학습관) 운영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시민사회단체들과 개인들은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학습관 홈페이지에 평생학습관과 외국어마을 통합운영에 따른 새 이름 공모가 올라 온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습관과 외국어마을이 통합 운영되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라 명칭 공모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시민협)이 이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지만 해당 사안을 논의한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더욱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담당부서에 확인해본 결과 이 사안을 논의한 회의 자체가 아예 없었음을 확인했다. 이후 5월 22일 수원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상임위원회에서 수원시에서 제출한 학습관과 외국어마을 통합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을 심의·가결하였다.
지향이 서로 다른 학습관과 외국어마을을 통합하여 운영하려면 수원시는 이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수원시평생학습관은 교육의 주체를 시민으로 삼아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대안교육기관으로 기존의 학교나 다른 평생학습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해왔다. 외국어마을의 경우 소외계층의 아이들에게 외국어교육을 제공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지금까지 학원법인이 운영을 맡아 학원처럼 운영해왔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학원법인이 공익성을 주된 가치로 해야 할 외국어마을을 운영하다보니 그간 외국어마을 운영 관련한 비위행위가 행정감사를 통해 몇 차례 밝혀지기도 했었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두 기관을 통합운영하려면 수원시가 먼저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알리고, 그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널리 수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원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는커녕 통합운영에 대한 비전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절차상의 문제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원시는 학습관과 외국어마을통합이 시의회 상임위에서 통합운영에 대한 안이 가결되기도 전에 학습관 홈페이지를 통해 통합기관의 명칭공모를 올렸다. 의회와의 논의를 거치지도 않았다.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이 나지도 않은 통합기관의 이름을 먼저 공모하는 것은 학습관 구성원들과 그 곳을 이용하는 시민 모두를 무시한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행정편의주의적 방식이 수원시가 지향하는 소통·협치 정신에 맞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방식이 학습관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지금껏 학습관이 이뤄온 성과를 계승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시민사회 누구도 납득시킬 수 없다는 점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현재 학습관과 외국어마을 통합 운영의 안은 29일 본회의 통과만 남겨두고 있다.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 안을 이렇게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행정은 행정대로 통합운영에 대한 로드맵과 논의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의회는 의회대로 이 사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충분히 논의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불투명한 논의구조는 시민들에게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만든다. 수원시와 수원시의회는 이 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통합의 근거에 공감하지 못하는 시민들과 토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촉구한다.
2020년 5월 28일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빛길”, 일상을바꾸는시민교육포럼
지난 5월 28일 중국은 홍콩에 적용되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작년부터 홍콩의 민주주의와 일국양제 보장을 위해 힘겹게 투쟁해왔던 홍콩 시민들에게 있어 너무나도 공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국가보안법이 살아있는 국가의 시민으로서 충분히 이들의 마음이 어떨지 너무나도 공감이 됩니다.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담아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성명서>
홍콩시민들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마저 말살하려는 국가보안법 제정 규탄한다. 중국정부는 국가보안법 폐기하고 일국 양제 보장하라!
2020년 5월 28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는 홍콩에 적용되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은 절차부터 잘못되었다. 1997년 홍콩의 주권반환이후 제정된 홍콩 기본법 제23조는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과 관련 내용을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중국정부가 나서서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것은 그 자체로 홍콩기본법을 부정하고 위반하는 조치인 것이다. 중국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홍콩 기본법 부칙 제3조에 삽입시켰지만 이 역시도 국방과 외교 등 홍콩 자치영역 밖에 있는 것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기본법 위반이다. 이렇듯, 중국정부가 홍콩 기본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함에도 직접 국가보안법 제정에 나선 것은 중국정부 스스로가 일국양제를 근간부터 뒤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2019년 3월부터 현재까지 홍콩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무자비한 경찰폭력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홍콩 정부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5대 요구안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지난 2019년 11월에 있었던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초유의 압승을 거둔 것은 이 5대요구안이 홍콩시민들 공통의 민의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 정부는 홍콩시민들의 민의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코로나 19의 확산을 틈타 지난 4월에는 민주파 인사 14명을 체포하였고, 5월에는 아예 중국정부가 직접 나서서 홍콩 시민들을 완전히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굴종할 것을 강요해왔고 결국에는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마저 빼앗는 국가보안법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번에 통과된 국가보안법의 내용을 보면 중국정부는 홍콩에서 직접 국가정보기구를 설치하고 운영하면서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행위와 행동을 예방, 금지, 처벌”할 수 있다. 외국세력의 간여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제 홍콩 시민들은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에 참여하거나 SNS에 글을 올리는 것까지도 처벌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지내야만 한다. 홍콩의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외국의 시민사회와 교류하는 것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곳곳에서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국가보안법의 본질에 충실한 악법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올해 9월로 예정된 홍콩 입법회 선거도 의미를 잃게 된다. 정부에 비판적인 의원들에 대해서 얼마든지 국가보안법 위반을 문제 삼아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연대해온 한국의 시민사회는 중국정부가 직접 나서서 홍콩 기본법을 무시하고 홍콩 시민들의 인권을 압살하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한국에서도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국가보안법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크나큰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 알면서도 아직까지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시민들을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을 막는 것은 인류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존엄과 양심의 문제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국가보안법 시행을 시작으로 홍 콩 시민들에게 가해질 억압과 폭력에 함께 맞서고 연대해 내갈 것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중국정부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폐기하고 홍콩 기본법을 존중하라. 하나, 중국정부는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한 일국양제를 보장하고 국제인권기준을 준수하라 하나, 홍콩정부는 5대 요구안을 수용하고 시위대에 대한 폭력진압을 중단하라. 하나, 한국정부는 인권이사국으로서 홍콩의 국가보안법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한국의 국가보안법도 폐지하라 하나,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국제인권규약에 정면으로 반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에 대하여 공동 대응에 나서라.
5월 25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에게 살해됐다. 플로이드 씨가 “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절규했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8분 46초 동안 그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그를 숨지게 했다.
이 잔혹한 인종차별적 살인에 분노한 시위대가 미국을 휩쓸고 있다.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시위대가 백악관 코앞까지 진입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하 벙커로 잠시 숨기도 했다. 워싱턴 DC뿐 아니라 뉴욕, 디트로이트,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시애틀 등 미국 200여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행진을 벌이고 소요를 일으켰다.
처음에 관계 당국들은 살인범들을 감싸려 했다. 사건 직후에는 살해 현장에 있던 경찰관 4명 중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위가 격화하자 정부는 그제서야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데릭 쇼빈을 3급 살인과 과실치사로 기소했다. 최근 부검결과가 밝혀진 뒤 데릭 쇼빈에게 2급 살인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고, 체포에 가담했던 나머지 전직 경찰관 3명은 2급 살인 공모 및 2급 우발적 살인에 대한 공모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전 세계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지만, 사실 자국 패권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생명·인권·민주주의를 위협해 왔다. 인종차별은 미국 정치인들이 자국의 패권적 대외 정책을 정당화하는 수단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도 인종차별을 조장하고 그에 따른 폭력을 묵인하고 있다.
경찰의 흑인 살해는 미국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인종차별의 단면일 뿐이다. 미국에서 흑인은 코로나19 확진자 대비 사망률이 모든 인종을 통틀어 가장 높다. 흑인은 미국 사회 전반을 가로지르는 불평등과 빈곤으로 가장 고통받는 집단이다.
그래서 흑인뿐 아니라 라틴계·백인 등 인종을 불문하고 가진 것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번 항의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불평등과 불의로 가득 찬 현실에 맞서 이들은 자신의 삶과 안전을 지키려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지금 미국 경찰이 시위대에 휘두르는 폭력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미 진압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사망 소식이 계속 추가되고 있기도 하다. 경찰이 쏜 고무탄에 한쪽 눈을 실명한 기자도 있다.
반면, 한 달 전 극우 시위대가 중화기로 무장하고 주의회 건물을 점거했을 때, 미국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들을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추켜세웠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발동해 미국 연방군까지 투입하겠다고 한다. 자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셈이다.
인종차별과 전쟁에 반대하는 우리는 미국 정부의 이런 행태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이미 영국, 독일, 캐나다, 브라질, 프랑스 등지에서도 대규모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우리도 미국 흑인 사망 항의 운동에 연대하며 미국 정부를 규탄하는 바다. 미국 정부는 탄압을 중단하고, 플로이드 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 모두를 처벌하라.
인종차별 반대한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 미국 정부는 탄압 중단하라!
2020년 6월 5일
흑인 사망 항의 운동 연대, 미국 정부 규탄 주한 미국대사관 앞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가 노사정 잠정 합의안을 반대하자 그 뜻을 거슬러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중집 성원 다수는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에도 반대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것도 무시했다.
위원장 권한으로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해 노사정 잠정 합의안 찬반 여부를 대의원들에게 직접 묻겠다는 것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최근 일부 좌파들이 내놓았던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요구를 영악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노동조합 민주주의로 포장한다면 그것은 형식 논리일 뿐이다.
민주노총 중집(6월 29일과 30일)이 노사정 잠정 합의안을 반대했는데도 김명환 위원장은 합의 강행 의사를 밝히고 심지어 7월 1일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 참석을 예정해 놓았다. 이를 보면 김 위원장의 관심사는 노동조합 민주주의가 아니라 노사정 합의 자체임을 알 수 있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막아서지 않았다면 김 위원장은 협약식에 가서 어떻게 했을까.
김명환 위원장은 중집의 노사정 잠정 합의안 반대를 우회하는 수단에 불과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은 물론이고, 노사정 합의 시도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 노사정 잠정 합의안은 현재의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며 민주노총이 요구했던 내용을 전혀 실질적으로 담고 있지 않다.
중집의 반대 성명
민주노총 중집 성원 다수는 7월 2일 중집 회의 직후 성명을 내어 노사정 잠정 합의안 폐기와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철회를 요구했다.
이 성명서 발표에 부위원장 8명 중 6명이 참여했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과 유재길 부위원장만이 불참했다.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건설산업연맹, 공무원노조, 전교조 등 규모가 큰 가맹노조(위원장)들이 참여한 것도 눈에 띈다. 화학섬유연맹과 민주일반연맹, 비정규교수노조 등도 참여했다. 지역본부의 경우 16개 지역본부장 전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잠정 합의안 반대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김명환 위원장이 들고 온 합의문에는 해고를 막고, 실직자의 생계를 보장하고, 문턱없는 사회안전망을 만들자는 내용이 제대로 담기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원하는 그림, 경총이 원하는 내용에 구색을 맞추기 위해 합의할 수 없는 합의안을 용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은 또한 김명환 위원장의 독단적∙비민주적 조직 운영을 비판했다. “지난 교섭 과정은 중집의 결정을 번번이 어기고, 김명환 위원장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과정이었습니다.” “독단적, 일방적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철회해야 합니다.”
효과적인 수단
중집 성원 다수가 노사정 잠정 합의안 폐기와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철회를 요구한 것은 완전히 옳은 일이다. 동시에 중집 성원들은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도 사용해야 한다. 노사정 잠정 합의안을 폐기하고 위기에 내던져진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즉각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더욱이 서명에 참여한 가맹노조들은 투쟁 역량이 충분한 조직들이다.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중집 성원들의 성명은 비효과적인 반대로 끝날 수 있다. 김명환 위원장 측은 이런 약점을 파고들려 할 것이다. 효과적 수단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또한 대의원들은 합의 무산을 비난하는 모든 주류 언론의 뭇매 속에 위축돼 투표하도록 내몰릴 수도 있다.
중집 성원 다수는 성명에서 “조직적 혼란과 분열을 빠르게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임시대의원대회 무산과 그에 따른 노사정 합의 무산만으로는 사용자들의 공격과 정부의 배신 행진을 멈출 수 없고, 따라서 조합원들과 여타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킬 수도 없다. 대화에 기대를 걸어온 집행부의 방침을 180도 뒤집는 조처로서 조합원들을 투쟁으로 이끌 때만 진정한 “수습”이 가능할 것이다.
다수 중집 성원들은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했다. 현실적 세력균형으로 보건대 바로 노조∙연맹 위원장들 자신이 현장에서의 파업을 소명해야 한다. 하반기로 미루지 말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어제(7월 10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임시대의원대회 강행 의사를 밝혔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 성원 다수와 가맹 산하 조직의 각급 단위들이 지난 며칠 동안 노사정 합의 반대와 임시대의대원대회 소집 반대 입장을 줄줄이 발표했는데도 말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반대파를 반박하면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은 절차상 아무 하자가 없다며 강행을 정당화했다. “대의원대회에서의 결정[은] 조직운영상이나 규약상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형식주의적 발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잠정 합의안이 처음 나왔을 때는 그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을 밟으려 하지 않았는가? 처음에 김명환 위원장은 (한국노총과 마찬가지로) 중집에서 잠정 합의안을 추인받고자 했다. 이것을 중집 위원들이 거부하지 않았다면 김 위원장 측은 “민주노총의 대의체계 원리”를 들먹이며 “대의원님들의 판단을 요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명환 위원장 측의 관심은 “민주노총의 대의체계 원리”를 존중하는 데 있지 않고 오로지 노사정 잠정 합의안을 승인받는 것이다. 민주노총 대의원과 활동가들은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정당화하는 김 위원장 측의 형식 논리를 거부해야 한다. 절차 규정과 형식적 민주주의보다 우선하는 문제는 무슨 목적으로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하느냐이다.
승인를 위한 합의안 윤색
김명환 위원장은 노사정 잠정 합의안 승인 여부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책임 있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책임 있어야 할 사람은 대의원들이 아니라 김명환 위원장 자신이다.
김명환 위원장 자신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의했고, 위기에 내몰린 취약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며 3대 요구를 제출했다. 그러나 한 달여 대화 끝에 나온 노사정 잠정 합의안은 민주노총의 요구를 전혀 실질적으로 담고 있지 않다. 오히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동자 측의 협조와 양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항복 문서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이런 결과를 인정하고 잠정 합의안을 폐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책임 있는 처신일 것이다.
그러지는 않고 김명환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을 장밋빛으로 색칠해 해설하며 성과를 내세우는 것은 낯뜨거운 일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조합원 담화문에서 노사정 잠정 합의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위기 시기에 노동조합이 없는 압도적 다수 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고용보험 적용, 상병수당 도입 등을 보장할 최종안.”
그러나 노사정 합의를 압박하는 언론들조차 대개 노동계의 요구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고 원론적 언급에 그쳤음을 인정한다. 총고용 보장과 해고 금지 약속은 없었고, 고용보험 확대 문제는 모호하게 열어 뒀고, 상병수당은 용어 사용도 피한 채 논의 추진만 언급했다.
김명환 위원장의 장밋빛 해설은 잠정 합의안이 작성된 지 며칠 만에 현실의 반박에 부딪히고 있다. 7월 8일 정부가 민주노총이 규탄해 마지않던 내용의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한 것이 하나의 사례이다. 이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6월 민주당이 발의한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당시 민주노총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특수고용노동자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7월 6일 정부∙여당이 발의한 탄력근로 확대 법안은 또 다른 사례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임금체계 개편, 탄력근로 확대 등 자본의 개악 요구를 분명하게 저지하면서 최종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사정 잠정 합의안이 작성된 지 며칠 만에 민주당이 탄력근로 확대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김명환 위원장이 합의안에서 무엇을 뺐다고 자랑하든 그것을 개악 저지로 여긴다면 큰 착각임을 일깨워 준 사례이다.
김명환 위원장 측은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들은 … 노사정 합의 최종안에 무엇이 담겼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치 노사정 잠정 합의안 반대파들이 숨기고 있거나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김명환 위원장 측의 장밋빛 해설과 전망은 조합원들의 알 권리에 부응하는 것이기보다 오로지 노사정 잠정 합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일념을 앞세운 부정직한 윤색일 뿐이다.
교섭 대표로서의 위신 걱정
김명환 위원장은 “사회적 교섭을 먼저 제안한 조직으로서…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책임감 있는 결정”이란 노사정 잠정 합의안 승인을 뜻한다. 그에게 노사정 잠정 합의안이 승인돼야 하는 이유는 결국 교섭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만약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의 대정부 교섭틀 마련은 앞으로 더 이상 불가능하고, 이후 협상력은 물론 사회적 책임∙정치적 위상 하락, 가맹 산하 조직별 노정 협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김명환 위원장의 주장은 이런 것이다: 우리가 먼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해 놓고 노사정 합의를 거부한다면 사용자와 정부 측이 우리와 계속 대화하려 하겠는가? 교섭 대표인 내가 합의안 승인을 관철하지 못한다면 사용자와 정부 측이 나를 믿고 교섭을 하겠는가?
노사정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다면 김명환 위원장은 호기롭게 사회적 교섭을 제안했다가 자기 조직도 통제하지 못해 합의를 좌초케 한 믿지 못할 교섭 상대로 정부와 사용자들에게 인식될 것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교섭 대표로서 위신이 추락하는 이런 상황이 악몽과도 같을 것이다.
그래서 김명환 위원장 측이 그토록 집요하게 노사정 잠정 합의안을 승인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중집 위원들에게 “가맹 산하 조직별 노정 협의”의 운명도 연동돼 있음을 넌지시 압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안 사업장 문제도 더 큰 교섭력으로 해결을 앞당길 수 있다”고 현장 간부와 조합원들을 달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용자와 정부 측에 책임을 다하고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위기에 내던져진 노동자들을 지키고자 책임을 다하고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가?
다시금 강조하건대 노사정 잠정 합의안은 취약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고용과 조건을 지켜 줄 약속은 합의안에 없다. 반면 경제 위기 시기에 노동자들이 사용자∙정부 측에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돼 있다. 노동조건 악화를 용인하겠다는 청신호인데도 말이다.
이런 노사정 합의를 하는 것은 지지자들과 노동계급을 배신하는 것이다. 교섭을 이어갈 교두보 마련하기를 노동자들의 조건 지키기보다 앞세우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다. 이것은 민주노총 지도자들의 위상을 높여 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조합원들과 노동계급의 위상과 자긍심, 처지와 조건을 높이는 길은 되지 못한다. 이런 합의안을 통과시킬 목적으로 소집되는 임시대의원대회는 정당성이 없다. 어떤 형식 논리를 갖다붙이더라도 말이다.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에서 8시간 노동을 요구하던 노동자들의 외침으로 시작된 세계 노동절이 올해로 130년을 맞이했다. 1923년, 한국에서는 실업금지, 노동시간 단축, 임금인상을 요구로 내걸며 처음으로 노동절이 진행되었다.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의 외침, 한국의 첫 노동절의 요구. 시간이 지났지만 그다지 변하지 않은 노동자들의 요구는, 여전히 우리 노동의 현실이 130년 전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갑작스레 다가온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의 위기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던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문제, 공공의료의 공백, 자영업자, 소규모 영세사업장, 특수고용, 불안정 노동자의 문제 등 한국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위기의 체감 역시, 가장 어려운 이들에게서 먼저 시작되고, 현실의 무게도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특히,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위기 가속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고 위협, 실업, 권리의 후퇴 등 노동자 생존권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의 어려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누구’의 희생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살기 위한 원칙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위기에 따른 어려움이 노동자에게 전가 되지 말아야 한다. 해고에 위협당하지 않고, 건강권, 파업권 등 노동자의 권리가 박탈되어서는 안 된다.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노동자에게 고통 분담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으로 권력이 편중되는 불균형한 구조를 바꿔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위기상황은 불안정한 노동을 더욱 불안정하게,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주노동자, 여성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등 위기 상황에서 더욱 위태로운 노동자들을 먼저 살피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갑작스레 닥친 위기 상황에서 긴급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대책에서,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은 기업이 아니라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권리확보여야 한다.
130년 전 노동자들의 요구는 여전히 오늘의 요구이고, 1923년 한국 첫 노동절의 요구는 오늘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세상은 변화하고, 기업들의 부는 거대해졌지만, 노동자들의 삶과 요구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모두가 입을 모은다. 코로나 19 이후는 이전과 달라야 한다고. 앞으로 감염병의 위기와 각종 재난의 비상상황이 일상적으로 우리 삶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 예상 되고 있다. 언제 다가올 줄 모르는 위기 앞에서 이 사회는 누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가. 현재 드러난 구조적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내일을 준비한다면 또 다른 재난을 만드는 시작일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30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이하여,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사회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하 박 전 시장)은 자신의 성폭력에 대한 고소 소식 직후,세상을 떠났습니다.피해자의 목소리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이 사회의 힘을 가진 목소리들은 그의 생전 업적을 기리며 그를 애도했습니다.피해자의 호소는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그들이 피해자를 외면하고 추모에 열중한 동안 피해자에게는 모욕과 비난이 쏟아졌고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하였습니다.우리는 훼손된 존엄을 되찾기 위한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는 사회를 목격했습니다.그럼에도 피해자는 추측과 왜곡이 난무하는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우리는 두려움보다 더 큰 용기를 낸 이 목소리를 경청해야 합니다.
-서울시와 수사기관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합니다.
박 전 시장의 죽음이 사건의 진실을 덮는 것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박 전 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경찰은‘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기대하며 용기 냈던 피해자의 호소가 수사절차와 규정 앞에 멈춰 서서는 안 됩니다.진실과 정의를 바라는 피해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공적 지원체계가 수사기관입니다.하지만 수사기관에서 피고소인에게 고소사실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입니다.각종 의혹을 포함하여 경찰과 검찰이 철저히 진상규명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15일,서울시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조사하고, 2차 가해 차단을 최우선에 두어 피해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서울시는 이번 사건을 박 전 시장과 피해자간에 발생한‘개인의’문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이 사건은 공무원 사회라는 공고한 위계적 조직구조에서 발생한‘공적’문제입니다.서울시는 박 전 시장 뿐 아니라,왜 지난 시간 피해자의 호소를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는지,어떻게 피해자가 처한 현실이4년간 지속되었는지 공무원 사회 전반을 돌아봐야 합니다.서울시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에서 진상조사 및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피해자를 향한2차 가해를 멈춰야 합니다.
권력과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어렵게 용기 낸 피해자에게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반면 피해자를 겨냥한2차 가해와 무분별한 신상털기도 심각한 수준입니다.우리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2차 가해가 유사한 형태로 반복되는 것을 보았습니다.피해자는 자신의 피해에 대해 언제든 말할 수 있고,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도 역시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거나,왜 이제 와서 폭로하느냐는 수준을 넘어 박 전 시장 사망의 책임을 되레 피해자에게 돌리는 등2차 가해로 피해자를 궁지로 몰고 있습니다.박 전 시장에 대한 대대적이고 공식적인 추모는 그동안 피해자를 짓누른 위력을 다시 확인하게 합니다.진실과 정의를 바라는 피해자가 이 위력 앞에서 얼마나 두렵고 절망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나아가 피해자를 모욕하고 비난하는 모든 행위 역시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인권운동은 피해자 옆에 서겠습니다.
피해자가 호소하는 고통은 그가 홀로 짊어져야 할 몫이 아니라,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누군가의 존엄이 멈춰진다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존엄이 멈춰섰음을 의미합니다.우리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연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누군가의 고통을 덮은 채 우리는 앞으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피해자가 고발한 권력과 위력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제대로 수사되고,명백히 밝혀져야 합니다.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자리,그 곁에 인권운동도 함께 하겠습니다.보통의 일상과 안전한 삶이 온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당신의 옆에 서겠습니다.
7월 23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대의원 88.6 퍼센트가 전자투표에 참가해 그중 61.4 퍼센트가 잠정합의안에 반대했다.
애초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에서 잠정합의안을 승인받으려 했으나 그것이 좌절되자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했다. 그리고 중집위원들과 대의원들의 소집 철회 요구를 거슬러 강행된 임시대의원대회에서도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것이다.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한 뒤 김명환 위원장 측은 왜곡과 과장을 동원해 잠정합의안에 대한 장밋빛 해설을 내놓고, 모든 친자본주의 언론을 등에 업고 반대파를 공격하고, 급기야 중집위원 다수와 대의원 과반의 잠정합의안 폐기 요구를 정파 조직의 횡포라고 왜곡하는 치졸한 수법까지 동원했다. 그럼에도 결국 잠정합의안 반대 기류를 돌리지 못했다.
많은 대의원들은 김명환 위원장이 독단으로 소집한 임시대의원대회의 부당성을 알면서도 잠정합의안 반대표가 줄어들 것을 염려해, 전자투표에 참여해 잠정합의안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잠정합의안에 반대한 대의원들은 이렇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노사정 합의 최종안은 재난 시기 해고 금지, 총고용 보장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의 요구와 거리가 멀고, 반대로 자본에게는 특혜로 가득 차 있다.” 또,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독소조항”들이 많다고도 했고, 이미 현장에서는 공격이 강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잠정합의안은 취약 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고용과 조건을 보호할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오히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동자 측의 협조와 양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그것은 항복 문서였다. 노동조건 악화를 용인하겠다는 청신호로, 그로 말미암아 가장 고통받는 것은 취약 노동자들이기 십상이다.
잠정합의안 폐기, 다음은 무엇인가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이런 배신적인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폐기시킨 것은 의미가 크다. 또한 잠정합의안 부결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대화에 매달리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정치적 의미가 있다.
만약 김명환 위원장이 잠정합의안을 승인받고 노사정 대화로 복귀했다면, 지지율 추락 중인 문재인 정부를 돕고, 노사 협조(즉, 노동자 양보)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냈을 것이다. 투쟁보다 교섭이 중시되고 교섭 대표자의 권한이 일반 조합원에 비해 막강해지는 등 노동조합 관료주의도 강화됐을 것이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김명환 위원장-김경자 수석부위원장-백석근 사무총장(위-수-사)이 사퇴하고, 민주노총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배수진을 치며 잠정합의안 부결 시 위-수-사 사퇴로 책임지겠다고 했었다.
반대파 중집위원들로 구성될 비대위는 이제 잠정합의안을 거부한 다음 민주노총이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를 놓고 조합원들을 이끌게 됐다. 요구되는 방향은 명확하다. 위기에 내던져진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키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에 나서야 한다. 노사정 합의안 폐기는 마땅히 서야 할 출발선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사용자들의 공격과 정부의 배신 행진을 멈출 수 없다. 따라서 조합원들과 여타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킬 수도 없다.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해 초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가 부결된 이후에도 대화에 기대를 거는 기존 방침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이번 임시대의원대회의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비대위는 다른 선택으로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반대파 중집위원들과 대의원들은 이렇게 선언했다. “이제 국면은 최종안 실행 저지와 함께 코로나 위기에 따른 민주노총 요구 쟁취,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투쟁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100만 조합원과 함께 2500만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반대파 중집위원들 자신이 강조했듯이, 이미 사용자들은 경제 위기 속에서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탄력근로 확대, 최저임금 인상 역대 최저, 노동법 개악 등을 추진 중이다. 이에 맞선 투쟁이 시작돼야 한다. 비대위가 투쟁을 연말 임원선거로 들어설 새 지도부의 임무로 돌린 채 선거관리기구로 역할을 국한해선 안 된다.
노사정 합의안에 반대했던 대의원들과 활동가들은 현장 조합원들을 투쟁에 대비시키고 준비시켜야 한다. 특히, 비대위가 투쟁을 소명하도록 현장 조합원들의 능동성과 투쟁성을 고무해야 한다. 더 나아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이윤 논리에 굴복하지 않으며, 노동자들을 사기 저하시키고 분열시키는 주장에 맞서 계급을 단결시킬 수 있는 정치를 구현함으로써 투쟁의 전진을 도모해야 한다.
내부 고발자 직원들의 용기 있는 고발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여생을 보내고 계신 나눔의 집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된 후 경기도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지난 7월 나눔의 집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였습니다. 어제 (11일)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아직 최종 보고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밝혀진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에 나눔의집이 제대로 운영되어 할머님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실 수 있기를 촉구하며 시민사회단체들이 긴급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사태가 제대로 해결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끝까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성명서]
법인 이사 전원 해임 등 ‘나눔의 집’의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촉구한다.
충격적인 ‘나눔의 집’ 운영실태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고발 이후 어제(8월 11일)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도와 광주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에 따르면,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내세워 모금을 해왔으면서도 정작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극히 일부만을 사용했고, 그마저도 나눔의 집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경비로 지출했다. 직원들이 제기했던 대로 90세 이상의 초고령인 할머니들을 위한 의료 지원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할머니들의 생활과 투쟁의 역사를 담은 소중한 기록물들도 포대자루 등에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나눔의 집’ 법인과 양로시설 나눔의 집 운영이 구분되지 않았고 이사회 운영도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
‘나눔의 집’ 초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역사적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며, 진실을 세상에 증언했던 공간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고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나눔의 집’이 애초 목표로 삼았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과 복지, 기록관리에 전혀 부합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지원하고자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왔던 많은 시민들을 기만하며 법인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드러난 이상 ‘나눔의 집’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는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 남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서라도 ‘나눔의 집’의 문제들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나눔의 집’ 법인과 시설에 대한 처분이나 지도·감독 권한은 경기도와 광주시에 있다. 경기도와 광주시는 그동안의 감독 소홀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먼저 경기도는 ‘나눔의 집’ 법인과 시설의 법령 위반행위에 대해 고발 및 수사를 의뢰하는 것은 물론 법인 이사들을 전원 해임하고 공익 이사를 새로이 선임하여야 한다. 문제가 불거지자 새로이 임명된 운영진도 교체되어야 한다. 또한 나눔의 집 정상화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조속히 구성하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의료 지원 및 복지방안, 역사 기록의 관리 보존 방안 등이 포함된 ‘나눔의 집’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위안부’피해자 지원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도 간병인 관리, 할머니들에 대한 실태조사, 보조금 지원사업을 철저히 점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아울러 이번 조사과정이나 결과에서 확인된 바, 대한불교 조계종은 ‘나눔의 집’운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 조계종은 법인 ‘나눔의 집’ 운영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정관상 이사 2/3가 승적을 가진 자로 규정하고 운영해왔으며, 조계종 전현직 총무원장이 상임이사와 법인 대표로 ‘나눔의 집’ 운영에 긴밀히 관계해 왔다. 실제 조계종은 ‘나눔의 집’ 문제에 대해 불교계 등을 동원한 여론전을 펴왔으며, 급기야 최근에는 ‘나눔의 집을 빼앗으려 하는 처사’라든가, “그간 후원금, 기부금 등을 모의고 아껴서 축적해온 약 140억원 규모의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등 (8월 9일자 불교신문) 종교인사임을 의심케 하는 일각의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조계종은 민관합동조단의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경기도와 광주시의 정상화 방안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는 자세일 것이다.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그 사실 자체로도 충격이지만 피해 할머니들을 오랫동안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했던 우리 시민사회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용기가 있는 증언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할머니들의 생활을 책임지고,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 사회와 정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었다. 시민사회도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나눔의 집’ 정상화를 통해 할머니들의 편안한 여생과 역사기록 보존,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진실을 알리는 활동에 함께할 것이다.
이 문장은 극우 집단의 집회에서 나온 발언도, 어느 극우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도 아니다. 지난 21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지내고 계신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조계종 나눔의집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외벽에 붙은 현수막의 내용이다.
누가 보아도 이는 역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일본 국적의 직원을 지목하여 게시한 현수막임이 분명하다. 이 직원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반평생을 바친 사람으로 최근 나눔의집과 관련된 의혹을 밝힌 공익제보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직원의 개인사와 무관하게 현수막의 내용은 명백하게 인종차별적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혐오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고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현수막 게시 등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 사안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인종차별적 현수막이 올바른 역사 및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하는 나눔의집 부속 건물에 게시된 것이다. 직원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나눔의집 측은 해당 현수막은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유족이 게시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현수막은 ‘나눔의집 운영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의 명의로 게시되었다. 그렇다면 추진위원회는 나눔의집과는 무관하게 운영되는 조직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법인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추진위원회는 어떠한 권한으로 이런 현수막을 설치한 것인가? 특정 직원에 대한 인종차별적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건물 외벽에 게시한 것에 대해 나눔의집은 어떠한 조치를 취할 책임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인가? 나눔의집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24일 오전 현수막을 붙인 측에서 현수막을 제거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상황에 대한 나눔의집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눔의집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경기도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 후 시민사회는 이 사태가 하루빨리 제대로 해결되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여생을 좀 더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기를 염원하였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나눔의집 운영에 책임이 있는 조계종 법인은 이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변명만을 일삼으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나눔의집 법인과 시설 측이 나눔의집과 관련된 총체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나눔의집은 시설 내에서 일어난 인종차별행위를 방관한 것에 대해 그 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법인은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나눔의집 운영권을 반납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 사태에 대한 전국민적 비판에 제대로 응답하는 길이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얼마 남지 않은 생을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일 것이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차별행위로 경기도인권센터로 구제신청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비록 현수막은 철거되었지만 경기도인권센터는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시민사회는 이 사건뿐만 아니라 나눔의집 사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1. 인권단체와 경찰폭력 피해자단체는 오늘(9월 8일) 정부 여당의 ‘경찰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2. 21대 국회 개원 이후 7월 30일, 당정청은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올해 정기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경찰개혁과 관련해서 국가수사본부 신설과 일원화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를 도입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를 반영해 지난 8월 4일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3. 발의된 법안의 내용은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외부 통제기구' 등 경찰에 대한 민주적-인권적 통제에 대한 개혁이 전무하며, 이름뿐인 자치경찰과 경찰청 내부의 국가수사본부는 기존의 국가경찰의 단일한 조직구조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권한 분산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전직 경찰청장 3명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보경찰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4. 경찰은 검찰로부터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가져오게 되었고, 국가정보원으로부터는 대공수사권과 그 인력을 이양받을 예정으로 경찰은 권한이 한층 강화됩니다.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권한을 축소함으로써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개혁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5. 이에 인권단체와 경찰폭력 피해자단체는 정부 여당은 발의된 법안을 철회하고 ‘민주적 통제’와 ‘경찰권한 분산과 축소’를 이룰 수 있는 경찰개혁법안을 다시 발의할 것을 요구합니다.
[성명] 정부와 경찰의 선의를 믿으라는 게 개혁인가
- 정부여당의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 발의에 부쳐
지난 8월 4일, 정부여당의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김영배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되었다. 정부는 출범 초부터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을 강조해왔고 이에 각 기관들은 과거사위, 개혁위 등을 구성해 활동해왔다. 경찰 역시 ‘경찰개혁위’,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를 꾸렸고 각각 제도개선안과 권고조치를 내고 활동을 종료했다. 특히 경찰은 검찰로부터 1차 수사종결권을 가져오고 국정원의 국내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으면서 그 권한과 조직이 커졌고, 민주적 통제와 권한 분산, 축소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3년 여간의 경찰개혁 논의 과정을 거치며 정부여당이 내놓은 경찰개혁안은 ‘앞으로 정말 잘할테니 믿어달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주적 통제, 이건 절대 하지 않겠다는 정부여당
2019년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는 용산참사, 쌍용차파업 진압, 밀양 송전탑, 강정마을 해군기지, 백남기 농민 사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시신 탈취 사건에 대해 경찰의 사과와 손배 가압류 철회, 제도개선 등을 권고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자행된 경찰에 의한 국가폭력 진상조사가 가능했던 것은 탄핵촛불의 성과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정도는 되어야 경찰에 의한 국가폭력 사건 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합법의 탈을 쓴 구조적 폭력에 맞서 도심 건물에서, 거리에서, 공장에서, 산 정상에서, 해군기지 건설 부지에서 저항했던 이들은 경찰에 의해 일상이 감시당하고 모욕당하고 짓이겨졌고 죽임을 당했다. 경찰폭력은 합법적인 공권력 행사라는 사법부의 판결로 모두 정당화되었고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은 오히려 현행법 위반으로 투옥되고 손해배상 책임을 떠안았다. 이는 경찰력 행사 과정에서의 개별적 일탈이나 남용이 아니었다. 정권의 지시 또는 묵인 하에 이루어지는 공권력에 의한 조직적, 의도적, 반복적 폭력이었다. 얼마나 현장을 신속하게 진압하고 정리했느냐가 경찰력 행사의 유일한 평가기준이 되었고, 그에 따라 지휘 책임자들은 승진이라는 확실한 포상을 받았다.
극우보수 정권의 특수성일까? 그렇지 않다. 노동자의 파업권, 세입자와 지역주민의 생존권, 집회 시위의 권리는 공공안전과 질서, 국책사업과 국가안보 논리, 기업과 건설자본의 이윤논리에 지금도 짓밟히는 기본권이다. 지난 5월, 사드 추가배치를 막는 성주 주민들에게 경찰은 밀양과 다를 바 없는 폭력을 행사했다. 제주에 제 2공항 공사가 시작된다면 강정과 다를까? 공권력 집행의 ‘합법’여부를 넘어, 인권침해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경찰력 행사의 목적, 집행과정, 결과에 대한 민주적-인권적 통제가 경찰개혁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정부여당의 경찰개혁법안은 ‘민주적 통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2018년 경찰개혁위는 ‘민주적 통제’ 방안으로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외부 통제기구 설치’를 권고했지만 발의 법안의 국가경찰위원회는 자문기구에 불과한 현재 경찰위원회와 크게 다를 바 없고 독립적인 외부 통제기구에 대한 구상도 없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13만 명에 이르는 경찰력이 일사분란한 상명하복 체계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경찰력은 언제나 정권의 목표와 의지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이를 끊어내는 제도 개혁이 바로 집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합의제행정기관으로서 ‘경찰위원회 실질화’다. 경찰위원회는 인사권과 예산배정권, 치안정책 수립과 내부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경찰 내부의 민주적 통제기구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촛불의 성과로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가 구성됐지만, 조사권한 등에 있어 경찰 내부 기구라는 한계는 분명했다. 경찰이 진상조사를 거부하면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독립적이고 상설적인 외부 통제기구에 의한 조사와 감찰기구 역시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여당 법안에는 이에 대한 방안은 전무했다. 현재 국민권익위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할 수 있지만 조사권한과 인력에 있어 그 한계가 너무나 분명하다. 정권과 경찰에게 이전 정권 시기 경찰력 행사에 대한 사과와 소소한 제도개선의지를 표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광범위한 조사권과 강력한 권고이행 기능을 갖춘 독립적인 외부 조사기구에 의한 경찰력 통제야말로 이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인가보다.
경찰 권한 분산과 축소, 하는 척만 하겠다는 정부여당
정부여당은 발의법안이 경찰수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에 맞춰 자치경찰제를 전면화하는 것처럼 선전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전무한 상태에서 국가경찰, 국가수사본부, 자치경찰, 시도 경찰위원회와 같은 복잡한 지휘체계들을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국가수사본부나 시도 경찰위원회에 일정한 지휘권한을 부여하지만 최종인사권은 경찰청장, 청와대가 갖게 되는 구조다. 결국 복잡하게 나뉜 지휘체계를 통해 경찰권한을 분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일한 조직구조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권한 분산은 하지 않는 것이다.
업무의 범위를 넘어선 정보의 생산과 수집, 감시가 정보경찰조직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전직 경찰청장 3명이 이와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여당 법안은 ‘치안정보’ 개념을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 예방과 대응’으로 변경하면서까지 정보경찰을 존속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경찰개혁법안은 한 마디로 이전 정권과 자신들은 다르니 믿어달라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경찰을 이용해 기본권 침해와 국가폭력을 자행했고, 선거까지 개입했지만 자기들은 그렇게 경찰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경찰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꼴이다. 우리는 너희를 믿지 못하겠으니 발의법안 철회하고 ‘민주적 통제’와 ‘경찰권한 분산과 축소’를 이룰 수 있는 경찰개혁법안을 다시 발의하라.
[공동성명] 인권위의 체육계 폭력 근절 방안 권고 지연을 규탄한다! 인권위는 사태 전모를 공개하고 이에 대해 책임져라
지난 6월 26일 오랜 시간 폭력과 괴롭힘을 당하다 끝내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철인 3종경기 선수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녀를 죽음으로 떠밀었던 체육계의 만연한 폭력에 분노한다. 그녀의 사망이후 동료들의 증언을 통해 만연된 폭력과 괴롭힘의 실상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더 이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폭력을 양산하는 체육계의 지도인사들과 폭력을 훈련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스포츠계의 폭력 종식과 선수의 인권을 보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기관이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면 최숙현 선수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었다.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스포츠선수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구성하기까지 했으나 그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인권위의 역할 방기다. 이틀에 걸친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인권위는 전원위원회에서 스포츠계 폭력 종식과 관련해 ‘독립기구를 만들어 신고와 처벌을 강화하자’는 스포츠계폭력 근절 방안을 대통령과 관련 부처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권고안이 작성된 후에도 인권위는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것을 6개월이나 미루다가 ‘권고가 아닌 의견표명’으로 수위를 낮춰 전원위원회에 재상정하려 했다. 그러다 고인이 사망한 후인 7월 6일, 최근 언론사의 취재가 있자 의견표명안을 권고안으로 다시 바꿔 재의결했다. 게다가 최종 의결된 권고안의 내용은 원안에 못 미친다. ‘독립적인 조사기구’라는 권고는 ‘대통령이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는 추상적인 선언으로 바뀌었다. 국가인권옹호기관이자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있는 국가기관으로서 선수들의 인권보호를 최선으로 여겨야 함에도 여전히 스포츠계 폭력 구조에 대해 안이한 판단을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3월 30일 제주도 최초로 제정된 '스포츠인권조례'에는, 이른바 셀프조사인 신고와 상담 업무 내용을 체육계 단체에 위탁하는 문제적 조항이 있음에도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전국 최초’라는 점만 부각해 환영성명을 발표한 전력도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인권위의 권고 지연은 절실하게 조사와 피해구제, 책임자처벌을 기대했던 스포츠선수들의 간절한 바람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실제 고 최숙현 선수의 법적 대리인은 고인의 사망 전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한다. 인권위가 올해 초에 청와대에 권고를 했다면 그녀는 인권위를 믿고 살아서 싸울 결심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숱한 폭력을 당하면서도 녹취하고 고발하며 애를 쓴 그녀의 노력이 마지막 유언인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인권위는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어제(7.7.) 인권위는 “일부 권고 내용이나 적용 법리가 명확하지 못한 사항을 보완하느라 늦어졌다”며, “故 최숙현 선수의 피해와 그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살피지 못하였던 점을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이미 전원위에서 결정한 권고안을 수정해서 재의결한 것은 법적 근거도 없거니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납득하기 힘든 조치이다. 또한 6개월이나 미뤘음에도 원안에서 후퇴했고 추상적인 점 등은 인권위의 반성이 형식적임을 방증하는 것이라 반성이란 말이 무색할 뿐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정무적 판단이 개입되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은 심히 우려스럽다.
만약 인권위의 독립성을 수호해야 할 위원장이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면 엄중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 없이 인권위는 시민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인권, 종교, 문화예술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인권위가 이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기를 바란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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