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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문] 37년 된 숙제를 더 꼬아버린 공론화위원회 권고안 정부는 권고안 수용하지 말고 새로운 공론화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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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문] 37년 된 숙제를 더 꼬아버린 공론화위원회 권고안 정부는 권고안 수용하지 말고 새로운 공론화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익명 (미확인) | 수, 2015/07/01- 11:24

<2015.6.16. 2차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국회토론회 토론문>

 

37년 된 숙제를 더 꼬아버린 공론화위원회 권고안

정부는 권고안 수용하지 말고 새로운 공론화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공론화위원회 활동에 대한 약평

공론화위원회는 권고안을 통해 대한민국이 37년간 묵혀둔 난제를 풀었다며, 20개월 동안 27천여 명의 의견과 35만여 명이 온라인에서 공유한 생각을 권고안에서 담았다고 자평했다.

 

먼저 공론화위원회의 이런 태도에 대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그간 언론을 통해 수차례 지적된 것처럼 공론화위원회의 행사는 상품권과 선물, 식사제공 등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선 공청회 여부를 해당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그들만의 공청회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37만명이란 숫자는 어디서 나온 것이며, 그것이 정말 의미있는 숫자인지 되묻고 싶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주민 등은 공론화위원회 위상과 역할, 구성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했다. 공론화위원회 출범 이후에는 운영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폐쇄적인 논의구조, 무엇을 공론화하는지 알기 힘들 정도로 불분명한 논의 의제 등에 대해 다양한 비판을 전개한 바 있다. 이런 면에서 마지막 권고안을 발표하는 순간까지도 공론화위원회는 그간 자기 활동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반성이 없는 권고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더 복잡해진 구분 : 단기저장시설과 처분전보관시설

권고안의 구체적인 내용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공론화위원회는 권고안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단기저장시설과 처분전보관시설의 개념을 신설하고, 최종처분장, 지하연구소(URL), 처분전보관시설을 한 곳에 모으고, 이 부지를 2020년까지 선정,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사용후핵연료 기술·관리공사, 사용후핵연료 기획회의와 정책기회단 등을 제안했다.

 

먼저 사용후핵연료 단기저장시설과 처분전보관시설이란 개념을 신설한 것은 그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논의의 맥락을 볼 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그간 핵발전소 내부에 보관 중인 임시저장시설의 법적·기술적 개념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경주에 설치되어 있는 건식저장시설의 경우, 기술적으로 중간저장시설과 동일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임시저장이란 애매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 당시 경주엔 사용후핵연료 관련시설을 짓지 않기로 방폐장유치지역지원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원자력안전법상 핵발전소 관계시설이라는 유권해석을 하고 있는 등 말장난식 혼란이 너무나 많다.

 

이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에서 중간 저장이란 개념을 분명히 해서 국제적인 기준을 맞추고 논란을 해소하자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었다. 그런데 이번 권고안은 기존 임시저장이외에도 단기저장시설과 처분전저장시설이란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왔다. 혼란스러운 개념을 통합하고 혼란을 바로잡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 것이다. 물리적으론 똑같은 임시저장, 단기저장, 처분전저장시설을 법적으로 이렇게 세분화한 사례는 없을뿐더러 그간 공론화위원회의 논의 방향과도 전혀 다르다.

 

모든 지역이 반대한 저장시설 : 단기저장시설

 

기장 지역

- 의견 3 : 어떠한 형태의 사용후핵연료 시설도 기장군 지역 설치 반대

 

경주 지역

- 의견 1 : 경주시는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장의 대상지역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의 재확인

- 의견 2 : 2016년까지 월성원전에 건실저장된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여야 할 것.

 

영광 지역

- 의견 1 중 일부 대부분의 오피니언리더들은 영광지역 내 사용후핵연료 추가 시설을 반대하는 입장

 

울진 지역

- 의견 4 : 울진군에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논의 불가

 

울주 지역

- 의견 3 : 위험물질의 안전성을 고려할 때, 중간저장시설을 발전소 내 및 주변지역에 건설하는 것을 반대

<공론화위원회 지역의견 중 중간저장 관련 의견 모음>

 

더구나 공론화위원회는 핵발전소 내에 단기저장시설을 만들 수 있도록 권고함에 따라 핵발전소 포화년도에 맞춰 전국적으로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지역별로 제출한 의견을 보면 모든 핵발전소 지역이 해당지역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미 법으로 시설 건설을 금지한 경주, 공문으로 지역주민과 어떠한 핵시설도 추가 건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울진은 물론이고 기장, 영광, 울주에서도 중간저장 시설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이는 이번에 발표된 권고안이 대규모 지역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중간저장시설을 단기저장시설로 이름만 바꿔 강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에서 공론화위원회는 어떤 의견을 수렴하여 단기저장시설이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는지 궁금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 이전까지 공론화위원회에서 줄기차게 논의되었던 의제는 현재 애매한 상황에 있는 임시저장중간저장의 개념을 어떻게 통일 시킬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2020년까지 처분장 부지선정? 문제는 기한이 아니라 방법!

또한 권고보고서에서 처분장, 지하연구소(URL), 처분전 보관시설을 한곳으로 모으고 이중 지하연구소 부지를 2020년까지 선정하여 2030년부터는 실증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내용에 담고 있다.

바꿔 말하면, 최종처분장 부지를 2020년까지 정하라는 것이다. 2020년까지 불과 5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사회적 갈등과 부지 지질특성 등을 모두 검토해서 지하연구소 부지를 확정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단순히 당위적인 접근이 아니라, 현실성을 고려할 때 이 권고는 전혀 실효성이 없어보인다. 특히 단기의 기간을 별도로 명시하지 않고 있고, 2020년까지 최종처분장 선정도 쉽지 않을 상황임을 함께 고려한다면, 사실상 핵발전소내 분산형 중간저장까지도 염두해 둔 포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만약 정말 부지선정을 위한 것이라면 날짜를 못 박는 당위론적인 일정표가 아니라,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즉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갑자기 튀어나온 기술·관리 공사/기획회의/정책기획단

이번 권고안에서는 향후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가칭)사용후핵연료 기술·관리공사와 범정부 의사결정기구인 사용후핵연료 기획회의’, 실무추진단인 사용후핵연료 정책기획단을 정부조직 내에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조직이 아니라,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핵발전소 지역의견으로 올라온 다수 의견이 불신과 정보공개 촉구, 신뢰회복 방안 강구 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채 또 하나의 자리 만들기만 몰두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이런 기구가 기존의 원자력환경공단이나 원자력연구원 등과 어떻게 다르며, 이들과 어떻게 관계 맺을지 매우 구체적인 고민이 없다는 면도 공론화위원회가 제대로 문제 접근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 문제는 우리나라에 핵발전소가 건설될 당시부터 예정된 문제이다. 또한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라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이자, 골치덩어리이다. 이런 면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을 풀어가는 것은 핵발전을 계속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에너지정책과 맞물릴 수 밖에 없다. 더욱 많은 양의 사용후핵연료를 양상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관리방안과 보상체계를 중심으로 한 논의는 매우 한계적인 논의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은 그간 논의 방향과 의제를 무시한 일방적인 선택이다. 이 권고안 대로라면 쏟아져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단기보관할 방법만 찾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과 방안은 또 다시 다음세대에게 전가될 것이다.

 

소결 : 20개월동안 만든 최악의 권고안, 정부는 거부하고 새로운 공론화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 다양한 면들을 고려할 때 이번 권고안은 ‘37년간 묵혀둔 난제를 푼 것이 아니라, 문제를 더욱 꼬아 놓은 최악의 권고안이다. 앞으로 핵발전소 인근 지역내부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2020년까지 최종처분장 부지선정을 둘러싸고 제2, 3의 부안과 굴업도, 안면도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나는 정부가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더 큰 갈등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지난 20개월 동안 진행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갈등을 줄이고 해법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정부는 이 현실을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공론화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핵발전소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은 새로운 갈등에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난 37년간의 혼란과 갈등보다 더 큰 문제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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