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의 발전을 위한 특별법이 4일부터 발효됐다. 4년간의 논의 끝에 어렵게 결실을 맺은 법이지만 예산이나 지원방안들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특별법의 실효적 시행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이하 특별법)은 지역방송의 지역성과 다양성 구현, 민주주의 실현과 지역사회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이 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3년마다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산하에 9명 이내의 위원을 둔 '지역방송발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지역방송발전지원계획의 수행을 위한 재원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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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이 생색내기용으로 전락하지 말아야
발제를 맡은 이승선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종합유선방송과 지역민영방송이 본격적으로 출범하기 전인 1994년 당시 방송위원회는 지역방송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했었다"며 "2014년 방송통신위원회 연구반과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내놓은 지역방송발전방안의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특별법이 제정된 것을 제외하면 지역방송발전방안이 20년동안 지지부진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승선 교수는 "공공성을 지켜야 할 지역방송들이 과도한 경쟁에 내몰려 그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수년간 지속적인 위상의 추락을 경험하고 있는 현실에서 반가운 일"이라며 "자칫 경제상황이나 예산의 규모, 방송광고환경의 변화를 이유삼아 지역방송발전을 위한 특별법을 생색내기용 지원제도로 전락시킬 가능성도 있다. 특별법을 근거로 기존에 지원해왔던 '소액의 푼돈'을 재포장해 지원하면서 지역방송 존립의 근간을 흔들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역민들이 서울의 관점에서 제작된 지역의 소식을 듣는 것을 비극"이라며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지역신문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되새기면서 지역방송의 성공에 지역신문도 공동으로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통위 산하 '지역방송발전위원회'에 지역쿼터제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홍상순 지역방송협의회 정책위원은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은 위원장을 위원들 중에서 호선하도록 되어 있고, 지역 출신의 인사가 위원을 맡도록 되어 있다"며 "반면 지역방송특별법은 현재 위원 다섯명 중 네 명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앞으로 9명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지역에 대한 명시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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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줄여 흑자 나는 구조, 경쟁력 강화 도움 안 돼
지역방송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박민 전북민주언론실천연합 정책실장은 "지역민방의 과도한 배당, 인사권 전횡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며 "제작비를 아껴서 흑자를 내는 구조에 대해서 분명히 이야기 해야 한다"고 전했다.
언론노조 울산MBC지부장을 맡고 있는 홍상순 정책위원 역시 "흑자가 나는 회사에서 무슨 지원을 하느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슬픈 이야기"라며 "회사가 너무 어려워서 선배들이 명예퇴직을 하고, 임금이나 수당을 깎고, 프로그램을 없애면서 나는 흑자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민 정책실장은 "특별프로그램 몇 개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 강화되어야 할 것은 데일리 편성 프로그램"이라며 "제작인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데일리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김한기 청주방송지부장은 "재정적인 지원에만 포커스가 맞춰진 것 같다"며 "지역방송의 위기는 재정적인 위기도 있지만 그 때문에 공공성, 지역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정체성의 위기도 갖고 있다. 재정적 지원 뿐만 아니라 정체성 확보를 위한 기능들도 특별법이 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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