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정작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경기·인천지역에는 독립적 지역방송인 OBS가 있다. iTV 정파 이후 경인지역의 공익적 민영방송의 필요성을 느꼈던 경인지역 시민들은 '경인지역 새 방송 창사 준비위원회'를 출범, '지역성, 개혁성, 참여성, 개방성'등의 창사 정신을 가진 사업자를 찾아나섰고 그 결실로 2007년 12월 OBS는 첫 전파를 쏘아올렸다.
한겨레신문 창간 발기인 3,400명의 4배가 넘는 1만 5천명의 발기인, 400여개 경기·인천시민단체의 참여, 지역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개국된 지 8년이 지난 지금, OBS는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지난 8년간의 OBS를 되돌아보고 위기의 활로를 찾기 위한 토론회가 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렸다.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역민방이 사실상 SBS를 그대로 중계하는 수준으로 전락한 작금에 이르러 OBS는 그 존재만으로도 대한민국 방송판의 건강성을 제고하는 순기능이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OBS는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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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 '밀착', OBS의 독특함
민진영 사무처장은 "시청자로서 OBS를 바라봤을 때 독특함은 '참신'과 밀착'"이라며 OBS만의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소개했다. OBS 로드다큐 <만남>은 경기도와 인천의 곳곳을 찾아다니며 지역 풍경과 주민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경기도와 인천내의 격오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방영한다.
79회까지 방영된 <만남>은 2013년 양평군 단월면 산음2리를 배경으로 한 '그 산마을에 정들다'를 시작으로 강화군 길상면 동검리, 초펀시 영북면 소회산리, 양평군 청운면 여물리 등 풍경과 격오지, 사람이라는 세가지 조건에 맞는 곳을 찾는다는 초반의 기획대로 이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월호 1주기 특집다큐를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민진영 처장은 "제작진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로드 힐링 다큐 프로그램으로서 그 전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다"고 전했다.
OBS는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방송을 내보내기도 한다. 2011년 2월 OBS는 자사 대표프로그램인 <가족>에서 베트남어 자막방송을 한 것을 시작으로 12차례 태국어, 몽골어, 러시아어 등으로 자막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인 <꿈꾸는 U>의 경우 아마추어 제작가나 미래의 감독을 꿈꾸는 학생들 사이에서 등용문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민진영 처장은 "지상파 방송국 가운데 매주 정해진 시간에 시청자의 억세스권을 보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꿈꾸는 U>의 존재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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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97% 잠식, 활로는 없는가
그러나 현재 개국 8년차의 OBS는 97%의 자본금이 소모되었고, 인력은 개국 초기에 비해 35%나 감축된 상황(07년 415명→ 15년 270명)이다. 민진영 사무처장은 "OBS 개국 초기 지역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하면 OBS 카메라가 나와서 우리 이야기를 담아 참 좋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취재 요청을 해도 '사람이 없다'는 말부터 듣는다"고 전했다.
토론자들은 OBS 위기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재 광고결합판매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합판매제도는 지역성과 다양성 증진을 위해 중앙지상파 방송사와 지역·중소 방송사 광고의 연계판매를 법제화 한 것이다.
최진봉 교수는 "현행 결합판매제도는 자체제작 투자 및 자체제작 비율등 중소방송의 실제적인 방송제작 실적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과거 결합판매매출 실적을 기준으로 금액을 기계적으로 배분하고 있다"며 "중소방송이 제작에 투자를 늘리면 늘릴수록 손해가 커져 중소방송의 활발한 제작 및 편성활동을 실질적으로 유인해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역·중소 방송사의 자발적인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결합판매지원규모 산정시 자체제작 투자 및 자체 편성 비율을 감안 하는 것이 입법 목적에 부합하다"고 밝혔다.
우희창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역시 "작금의 방송정책이 거꾸로 간다"며 광고 결합판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희창 대표는 "정책방향이 질 좋은 자체제작프로그램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자체제작프로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전했다.
우 대표는 "자체제작프로그램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들면 지역방송간에 서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좋은 경쟁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며 "OBS가 잘 되어서 다른 지역민방에 모델로 보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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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위기, 방통위의 정책차별과 경영진의 무능 원인
경영진의 의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광호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경영진이 회사를 살릴 의지가 있는 지 의심이 든다"며 "OBS를 살리자는 이야기가 경영진에서 먼저 나와야 하는데 노동조합과 시민들이 나서서 정책을 제안 하고 있다. 지역시청자들이 방송을 살리자고 이야기 하는 것도 최초"라고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 차별도 지적됐다. 이훈기 OBS희망조합 지부장은 "OBS사태의 원인은 규제기관의 정책차별과그를 바로잡지 못한 경영진의 무능과 무기력 두 가지로 정리된다"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걸음마 할 때 까지 정책적 배려를 해 준다고 했으면서 OBS에 대해서는 배려는 커녕 차별만 했다"고 밝혔다.
이훈기 지부장은 "미디어렙법은 중소방송사를 위해 만든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2012년 미디어렙법이 시행되면서 50%의 성장률을 보이던 OBS의 광고는 반토막났다"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자체 제작에 따른 결합판매 비율 조정은 당연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방송이 생존할 근거는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송을 자체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진영 사무처장은 "OBS가 이대로 주저앉고 경인지역 시청권이 위협받는 사태가 오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실패"라며 "방통위는 OBS의 역외재전송을 지연한 책임, 방송광고 결합판매고시에서 애매모호한 신생사 가중치 개념으로 OBS의 경영난을 가져온 궁극적 단초를 제공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경영위기에 봉착한 OBS는 고용노동부에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접수했다. 앞서 실시한 희망퇴직과 1년짜리 무급휴직으로 많은 직원들은 이미 OBS를 떠난 상황이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 1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OBS의 경영난이 열정페이를 감수하면서 공적책무를 다하기 위해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 때문이냐,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주주 때문이냐"며 "경영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려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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