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신곡수중보에 녹조가 나타난 이유 - 염형철
지난 6월 27일 토요일부터 한강 하류 신곡보 상류에 녹조가 심해지고, 숭어 등 수백 마리가 죽어 떠올랐다. 코를 쥐어 잡아야 할 정도로 냄새가 진동했는데, 그럼 극심한 녹조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은 지난 해 이후 줄어든 한강의 유량을 꼽을 수 있다. 팔당댐은 초당 124톤을 흘려 보내 서울 구간의 식수 공급과 수질 관리를 돕도록 설계됐는데, 6월 17일 이후 80톤 내외 밖에 내려 보내지 못했다.직접적으로는 가뭄의 영향이겠지만, 정부가 수도권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때문에 팔당에서 미리 뽑아써버린 양이 늘어난 게 큰 원인이다. 상류에 4대강 사업으로 만든 대형 보들은 3개나 있었으나,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했다.
다음으로 6월 25일부터 26일 새벽까지 약 20mm의 비가 내린 뒤에 녹조가 번성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서울시의 하수처리시설들이 초기 우수, 즉 강우 직후 유입되는 비점오염원들(도로와 시가지의 오염물들)에서 오염된 빗물을 처리하지 못한 채 방류한 결과다. 갑자기 쏟아진 비에 음식 쓰레기와 생 똥들이 하수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 들은 것이다. 안양천과 중랑천의 하수처리장들 하류에서 비 온 뒤에 물고기들이 떼죽음 사태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신곡수중보 상류에서만 녹조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심각히 봐야 한다. 신곡수중보는 서울시에서 유입된 오염물질들이 서해로 흘러 나가는 것을 차단해 오염물을 가둬 두는 역할을 하고, 이들은녹조의 영양분이 되고 있다. 신곡보 상류와 하류의 수질에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은 간단히 드러난 증거라 할 수 있다.
한강 하구는 최근 몇 년 동안, 수질 악화뿐만 아니라 끈벌레, 큰빛이끼벌레 등이 출현하는 등 생태계훼손도 심각하다. 어민들마저도 ‘이렇게 심한 상황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데, 어민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뿐더러, 한강하구의 수질개선과 생태계 회복을 위해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근본대책은 수도권의 추가 개발을 억제하고, 초기 우수 처리시설을 확보하며, 신곡보를 철거하는 것이다.


신곡수중보ⓒ환경운동연합[/caption]
여러분 혹시 신곡수중보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신곡수중보는 1988년, 한강 김포대교 아래쪽에 설치된 길이 1km 길이의 보입니다. 신곡취수장의 수심을 확보하고, 서해에서 바닷물이 올라오는 피해를 방지하고, 유람선을 띄우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습니다. 한강을 바라봤을 때 상류와 하류를 구분하기 어려운 것도 신곡수중보 때문인 것이지요. 신곡수중보는 한강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는 문제를 발생시켰고 최근에는 인명구조를 하던 소방관이 신곡수중보로 인한 와류현상 때문에 사고를 겪는 등 안전문제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 같은 문제가 수년째 계속되자 마침내 서울시가 한시적으로 신곡수중보를 열기로 했습니다.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의 ‘신곡수중보 철거가 바람직하나 우선 수문 개방을 통해 부정적 효과를 분석하고 철거여부를 최종 결정하라’는 권고안을 받아들여 11월 중에 수문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결정에 따라 당분간 보를 개방해 한강의 변화를 살필 예정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30년 만에 신곡수중보의 수문을 연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신곡수중보가 개방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최대 1.5m의 수위가 낮아질 예정인데요. 그동안 쌓였던 검은 펄이 먼저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한강에 버려진 쓰레기가 드러나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50년 전 밤섬이 폭파되어 여의도를 쌓는데 사용된 이후 어느덧 습지가 살아나고 새들의 보금자리가 된 것처럼 자연의 위대한 힘은 한강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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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신곡수중보모니터링단을 발족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서울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운동연합,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녹색미래, 녹색당서울시당, 정의당서울시당 등 16개 시민사회와 정당은 지난 11월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신곡수중보 시민모니터링단을 발족했습니다. 신곡수중보 철거를 위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신곡수중보 개방 이후 수위 변화에 따른 한강의 변화를 살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신곡수중보 시민모니터링단」은 2019년 3월 수문개방 실험을 종료할 때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한강에 찾아갈 예정입니다. 한강 신곡수중보 상·하류 주요 거점에서 수질과 저질토를 채집해 분석하고, 수문상황도 모니터링 할 계획입니다. 시설과 안전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경관과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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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전류리 일대에는 가무우지가 월동준비를 위해 찾아왔다 ⓒ서울환경운동연합[/caption]
한강의 물길이 복원되면서 한강이 어떻게 자연성을 찾아갈지 두근두근합니다. 몇 차례 비가 지나가고 상류의 모래가 차곡차곡 쌓이면 과거 한강처럼 해운대 못지않은 뽀얀 모래톱이 끝없이 펼쳐지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내년 3월까지 진행될 신곡수중보 개방실험동안 환경운동연합의 회원님들도 함께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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