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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위 논평] 서울행정법원의 퀴어문화축제 행진 금지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을 환영하며 대구지방경찰청장도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진의 개최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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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위 논평] 서울행정법원의 퀴어문화축제 행진 금지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을 환영하며 대구지방경찰청장도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진의 개최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익명 (미확인) | 화, 2015/06/16- 17:50

[논평]

  서울행정법원의 퀴어문화축제 행진 금지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을 환영하며 대구지방경찰청장도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진의 개최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반정우)는 2015년 6월 16일,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신청을 받아들여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금지통고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5.6.16.자 2015아10859 결정). 법원의 결정에 따라 퀴어문화축제 거리행진에 대한 금지통고는 효력을 잃었으며, 퀴어문화축제 거리행진은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법원은 결정이유에서 “집회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는 것이고, 집회의 금지는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라고 하면서,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부터 시작되어 2014년까지 매년 1회 개최되었고 조직위 측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퀴어 퍼레이드를 계획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행진금지통고의 효력이 계속 유지됨으로 인해 축제 측이 입을 손해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집회시위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는 대한민국헌법과 집회시위의 사전금지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 근거한 당연한 결정이며, 성소수자들의 집회시위의 자유와 평등권을 존중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법원의 결정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라며, 퀴어문화축제와 거리행진이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이를 방해하는 단체들로부터 참가자들을 보호하고 성소수자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자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편, 이상식 대구지방경찰청장과 김우락 대구중부경찰서장 역시 2015년 6월 4일 서울경찰의 금지통고를 그대로 답습하여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진에 대하여 금지통고를 하였고, 윤순영 대구중구청장은 신고제로 운영되는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을 불허하였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서울 지역 외의 지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유일한 지역이며, 2009년 6월 20일 ‘제1회 대구경북퀴어문화축제’로 시작한 이래로 2014년까지 매년 대구 중구 동성로 등에서 개최되었고, 성소수자 자긍심을 드러내는 거리행진을 평화적으로 치러 왔다. 대구지역에 사는 성소수자들을 포함하여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에 관계없이 시민 누구나 참여하여 함께 어울리는 축제 중의 하나였고, 그 기획단은 2010년 3월 대구경북지역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구여성회로부터 ‘성평등 디딤돌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올해에는 대구지역의 보수성향 개신교단체들이 대구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하여 관할경찰서에 대구 중구지역 10곳에 대해 집회(4곳) 및 시위(6곳)를 신고하여,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할 만한 장소에 집회 및 행진 경로를 신고하였으나 대구중구청은 야외무대 사용승인을 불허하였고, 경찰은 “심각한 교통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며 행진 금지통고를 하여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하는데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장은 그동안 집회신고에 대하여 금지통고를 한 바가 없다. 그래서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받은 처분서가 대구지방경찰청의 “제1호 금지통고서”이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그동안 질서유지인을 두고 1차로를 통해 거리행진을 진행하여 왔기 때문에 교통소통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킨 적이 없고 그럴 우려도 전혀 없다. 그런데 대구지방경찰청과 대구중부경찰서가 교통불편을 이유로 성소수자들의 거리행진을 금지한 것은, 명백하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며, 집회시위의 자유에 중대한 침해이다.   대구지방경찰청, 대구중부경찰서, 대구중구청은 오랫동안 대구퀴어문화축제 및 거리행진을 준비해 왔던 대구지역 인권, 시민사회 단체들과 일반 참가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대구지방경찰청장에게 위헌적이고 위법한 금지통고를 즉각 철회하고 대구퀴어문화축제와 거리행진 개최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본 위원회는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안전하고 평화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15. 6. 1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장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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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상외 4. 긴급조치 제1호, 반공법 위반 국가배상청구 대법원 선고에 따른 논평>

 

[민변 논평]

대법원,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임을 스스로 포기하다.

 

 

오늘 대법원(대법원 민사 제3부 재판장 권순일, 주심 박보영, 박병대, 김신 대법관)은 2010.12.16. 대법원에서 첫 긴급조치 1호 위헌 무효 및 무죄판결을 받았던 오종상 등 이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사건에서, 항소심이 민주화보상법상 재판상 화해규정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던 판단을 뒤엎고, 위 규정을 적용하여 각하 판결을 하면서 다만 자녀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항소심대로 유지하였다. 이로써 대법원은 최소한 재판상화해규정의 효력이 가족들에게는 미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한 셈이다.

 

대법원의 반역사적, 퇴행적 판결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어서 사실 새롭진 않다.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 재판상 화해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이 하급심에서 받아들여져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고, 또한 위 규정에 대한 다수의 헌법소원사건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임에도 굳이 서둘러 판단할 필요가 있었는지, 혹여 헌법재판소에 대해 민보상법 제18조 제2항의 합헌성을 선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있다.

 

특히, 민주화보상법상 생활보상금은 금5,000만원 한도에서 구금일수 등을 감안하여 일정한 소득수준 이하인 피해자에게만 지급하고, 일정한 소득 및 전문직, 공무원 5급 이상 등에게는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당시 경제생활이 어려웠던 피해자들이 생활지원금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당시에 일정 소득수준 이상이었던 피해자는 오히려 이제 재판상화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국가배상 청구할 수 있는 역차별이 발생한 것이다. 사실 민주화보상위원회는 생활지원금 등을 지급할 때 이러한 재판상화해 적용에 관한 일체의 설명도 없었고, 피해자들은 우편으로 날아 온 부동문서로 작성된 동의서에 날인했을 뿐이다.

 

원고 오종상은 영장 없이 불법체포·감금되어 고문.폭행 등을 당한 전형적인 막걸리 반공법 위반사건으로, 고문에 의해 발언하지 않은 내용(학생들에게 북한과 합쳐져 나라가 없어져야 한다는 발언 등)을 말했다는 취지로 공소제기되어 유죄판결을 받아 3년 1개월 구금되었다. 그 뒤로 고문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변변한 직업도 없이 가족에 얹혀 살아왔고, 어쩔 수 없이 민주화위원회에서 지급하는 생활지원금을 받았던 것이다.

 

오늘 대법원 선고 후 오종상 씨는 대법원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무지한 고문에 대한 대가가 이것인가라며, 끊었던 담배를 연거푸 피웠다. 그의 나이 75세. 그는 35세 무렵 버스 안에서 웅변대회 가는 학생들에게 ‘이북과 합쳐져 나라가 없어지더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1주일 동안 무지한 고문을 당하였다. 지금도 그는 그때 하얀 가운 입은 간호사가 주사를 줬던 것과 무지한 고문을 가한 팽 조사관을 기억하고 있으며, 때론 이들에 대한 악몽을 꾼다고 한다.

 

비록 오늘 대법원은 종래 박정희 대통령의 긴급조치 발동행위가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논리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위 논리와 더불어 민주화법상 재판상 화해, 고문 등과 유죄판결과의 인과관계 요구, 또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가 될 고도의 개연성을 요구하거나 시효 6개월을 적용하는 등 사실상 과거사에 있어서 온갖 ‘기각’하기 위한 법 논리를 빌려 퇴행적, 반역사적 판결을 해오고 있다. 오늘 판결 또한 과거 유신독재에 부역했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司法部의 자판기’ 판결에 불과하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여전히 민주화보상법 제18조 2항에 대한 위헌여부는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에 있고, 입법적인 방법도 있다.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진 국가폭력은 끝까지 그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합당한 배상이 이뤄져야 함은 명백하다.

 

오늘 오종상 씨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이 민주주의 무덤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줌과 동시에 대법원이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임을 스스로 포기한 판결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다.

 

 

 

2016년 5월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민변 논평] 긴급조치 대법원 판결 160512 (최종)

목, 2016/05/1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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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논평]

수사기관의 편의성만 고려한
국회 법사위 제1소위의 전문법칙 수정안을 규탄한다

 

지난 4. 26.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위원장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가 디지털 전문증거에 증거능력 인정 요건에 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수정안(이하 수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1소위가 마련한 수정안의 주요한 내용을 보면, 형소법 제313조 1항을 개정해 진술이 담긴 일반 종이 서류에 더하여 ‘피고인 등이 작성했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가 컴퓨터용디스크 등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돼 있는’ 디지털 증거까지 전문증거 대상에 포함시키고, 같은 조 2항을 개정해 전문증거의 작성자가 공판준비기일이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진정 성립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임은 형사소송법의 전문법칙에 관한 규정이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환경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변화된 환경에 맞게 수정되어야 한다는 점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그 수정에 있어서도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적법절차 원칙은 당연히 관철되어야 하며,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진실발견의 원칙 간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전문법칙이 형사소송법의 증거법 분야의 중요한 원칙이라는 점에서 전문법칙의 본질과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의 불합리를 제거할 수 있도록 폭넓고 깊이있는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도 짚어둔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모임은 이번 제1소위의 전문법칙 수정안은 수사기관의 수사효율성과 수사편의에만 치우쳐 적법절차 원칙이라고 하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훼손하고, 나아가 전문법칙의 본질에 대하여 균형잡힌 접근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가지고 있는 문제인식만 받아들여 땜질처방한 것으로써 전문법칙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다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수정안은 디지털 증거를 전문증거 대상에 포함시키고,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진정 성립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하였다. 이는 원진술자 내지 작성자에 의한 법정에서의 진술을 통한 증거능력 부여라고 하는 전문법칙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을 증거능력 부여의 한 방편으로 인정함으로써 그간 국정원 등 수사기관의 오래된 민원을 해소하여 준 것이다. 사실 디지털 증거가 고도의 객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수사기관의 일종의 과장적 미사여구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미사여구는 결과적으로 디지털 증거가 본래적으로 조작·변개되기 쉽다는 점을 은폐하는 훌륭한 장식이 되어 왔다. 따라서 디지털 증거의 조작가능성 내지 변개가능성을 제도 내·외적으로 막아야만 디지털 증거 또한 온전히 증거능력의 세계로 입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사위 제1소위는 적어도 대법원 판례가 인정한바와 같이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인 요건으로 원본 동일성·무결성·보관의 계속성·해시값 산출 등을 같이 규정하고, 이를 위하여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어떤 문건을 수색, 추출, 출력하는 전 과정에 대하여 당사자의 입회권 및 이의권 등을 보장하는 규정을 같이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진실발견 원칙을 조화시키는 헌법합치적 태도이다. 그런데 이러한 디지털 증거의 조작, 변개의 용이함에 대한 방지 및 당사자 절차참여권에 관하여는 철저히 침묵하면서 오히려 디지털포렌식 조사관의 증언을 증거능력의 한 방편으로 인정하는 것은 디지털 증거의 특성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단지 수사기관의 편의성만을 도모하고자 하는 작태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포렌식 수사관은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의 일원이다. 조직논리에 따라 기본적으로 혐의에 대하여 같은 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진술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법사위 제1소위가 마련한 수정안은 디지털 증거에 관하여만 이러한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하고 출력된 유인물 등 오프라인의 전문서류에 관하여는 이러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바, 도대체 어떤 이유에 기인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디지털 증거이면 전문법칙이 무력화되어도 좋고 아날로그 증거는 전문법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어떤 이유에서 정당하다는 것인지 제1소위는 답하기 바란다. 가령, 같은 내용이 컴퓨터 안에 파일로 존재할 때에는 포렌식 수사관의 진술만으로 증거능력이 있고, 프린트된 유인물 형태로 압수된 때는 작성자 진술이 없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법 적용의 논리성, 일관성이라고 하는 원칙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제1소위는 이러한 문제점을 이른바 반대신문권을 명시하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지금의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전문증거에 대하여 변호인 내지 피고인이 증거부동의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에 거의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반대신문권의 명시로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의 요건을 지금보다 완화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우리 모임은 이번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완화 방안에 대법원이 찬동의견을 피력하였다는 점에 특히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 실무에서 수사기관이 디지털 증거를 조작하였다가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령, 서울고등법원 2013.2.8. 선고 2012노805 판결 등)가 있음을 모르지 않을 대법원이 디지털 증거의 조작에 대하여는 아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단지 수사기관의 편의만을 도모하고 이로 인하여 전문법칙의 뼈대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개정안을 용인한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나 더 지적할 것은 19대 국회의 임기는 이제 종착점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20대 총선으로 새로이 선출된 국민의 대표들이 임기 개시만을 기다리면서 의정활동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때에 임기종료를 목전에 둔 제19대 국회가 우리 형사사법의 중요한 뼈대를 수정하는 의제를 다루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전문법칙의 문제,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의 문제에 관하여 제19대 국회는 손을 떼야 한다. 방금 전 주권자인 국민들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확인받은 제20대 국회 당선자들이 그 소임을 이어받아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하여 헌법합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도라고 본다. 그리고 향후 형사소송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무질서하게 산재해 있는 디지털 자료의 법적 취급에 관하여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등 인권보호와 증거사용, 정보공개 등 그 사회적 필요를 조화하여 체계적, 종합적인, 그리고 헌법합치적인 규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아울러 지적해둔다.

2016년 5월 1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 택 근

금, 2016/05/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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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조각난 전화통화, 찢겨진 언론자유

정수장학회 비밀회동 보도 유죄 대법원 판결 유감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가 12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겨레> 최성진 기자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최 기자는 지난 2012년 최필립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의 전화 인터뷰 때 상대방인 최 이사장이 실수로 통화 종료를 하지 않은 채 <문화방송(MBC)> 관계자들과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매각을 논의한 비밀회동 내용을, 끊어지지 않은 전화로 계속 청취·녹음한 뒤 보도했다가 기소된 바 있다.

 

대법원은 최대 쟁점인 ‘최 기자의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가 작위인지 부작위인지 여부’(작위와 달리, 부작위로 볼 경우는 최 기자에게 녹음을 중단할 작위의무까지 인정돼야 유죄 판결이 가능해진다)에 대해 대법원 2002도995 판결(행위자가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타인의 법익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결국 그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원칙이다)을 거론하며 작위라고 본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위 판례 법리 적용을 위해서는 우선 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새로운 행위(‘최 이사장 인터뷰 청취·녹음 행위’와는 별개로 구분되는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의 존재가 인정돼야 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이 유지한 원심은 “청취·녹음 행위는 청취·녹음과 관련된 ‘물리적 행위’가 아니라 청취·녹음의 대상이 되는 ‘대화’를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라며 ‘대화’를 인터뷰 청취·녹음 행위와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 간의 구분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화’에 따라 일련의 청취·녹음 행위가 쪼개어진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막연하고 자의적인 행위 구분기준이다. 도대체 대화가 어떻게, 무슨 내용으로 오고가야 일련의 통화 행위가 절단돼 구분된다는 것인가? 이런 구분기준은 형법상 “1개의 행위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대법원 판례(2005도10233 판결 등)와도 어긋난다. ‘물리적 행위’를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함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의 평가와 충돌하며, ‘대화’를 기준으로 통화 행위를 구분하려면 (‘통화 중 어떠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면 통화가 끝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식의) 규범적 내지 법적 평가가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죄형법정주의상 유추해석금지 원칙의 정신에도 반하는 이런 행위 구분기준 도입으로 일련의 통화 행위 중 비밀회동 청취·녹음 행위 부분을 억지로 떼어내어 무리한 유죄 판결을 내릴 것이 아니라, 최 기자의 비밀회동 ‘녹음’ 행위에 대해 이를 부작위로 보고 최 기자에게 녹음하지 말아야 할 작위의무 없음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한 1심의 논리를 비밀회동 ‘청취’ 행위에 대해서까지 일관되게 적용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어야 마땅하다.

 

대법원은 또한 “대화당사자가 이른바 공적 인물로서 통상인에 비하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불법 녹음되고 공개될 것이라는 염려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그들의 권리까지 쉽게 제한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 ‘청취’·‘녹음’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 불법 녹음된 대화내용을 실명과 함께 그대로 공개하여야 할 만큼 위 대화내용이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로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화내용의 ‘공개’ 행위 역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용했다. 아울러 원심과 마찬가지로 최 기자에게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 사회의 중요한 공공재인 공영방송 MBC를 특정 집단이 임의로 처분해 선거에서 정략적인 당파적 이익을 취함으로써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핵인 선거의 공정성과 방송의 공공성이 침해될 위험이 현저했다는 점 △ 최 기자가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으로 대화 내용을 취득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 △ 청취된 대화 내용 중 특정 방송인에 대한 평가 등 공익과 직접 관련 없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 부분은 보도에서 배제하는 등 비밀침해를 최소화해 보도가 이루어졌다는 점 △ 보도로 얻어진 이익과 가치가 통신비밀 보호로 달성되는 그것보다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 최 기자로서는 언론 윤리, 사명감 등에 비춰 비밀회동 취재·보도의 가치가 최 이사장 등 대화의 비밀 보호 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거나 그 취재·보도가 언론인으로서의 불가피한 의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금지의 착오 또는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로서 책임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죄형법정주의에도 어긋나는 무리한 법 적용으로 막중한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질서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방송의 공공성 등 보장의 요구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앞서 안기부 X파일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 이상호 기자 처벌 사건과 관련해서도 제기됐듯이, 국가 등 권력기관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통신비밀보호법이 오히려 권력기관을 감시·견제하려는 국민을 억누르는 도구로 이용되는 현실을 고려해 동법 위반죄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거나 위법성 조각사유를 명문화하는 등 입법적 개선을 서두를 것을 다시 주장한다.

 

201651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 이강혁

 

 

 

금, 2016/05/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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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통신자료 무단수집이 심각한 수준이다. 오늘 미래창조과학부에서 "'15년 하반기 통신자료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등 현황"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간 1천만 건 이상의 통신자료가 제공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공동논평]

발표일자: 
2016/05/18

나머지 보기

수, 2016/05/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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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사기관 통신자료 무단수집 심각한 수준

-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통신자료 무단수집이 심각한 수준이다. 오늘 미래창조과학부에서 “’15년 하반기 통신자료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등 현황”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간 1천만 건 이상의 통신자료가 제공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2015년 전체적으로 무려 10,577,079 건의 전화번호와 아이디에 대한 가입자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통신자료가 제공된 것이다. 2012년 11월경 일부 인터넷사업자가 법원의 영장이 없는 통신자료 제공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에서도 통신자료 제공은 계속 증가해 왔다. 많은 피해자들은 해당 기간 중에 정보·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은 적도 없어 정당한 제공 목적을 넘어선 위헌적 공권력 행사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통신자료가 오남용되는 상황에서 다른 통신정보의 제공 역시 충분히 통제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통화내역, 기지국위치정보, IP주소 등 통신사실확인자료 역시 그 제공수치가 계속 증가하여 2015년 전체적으로 300,942건의 문서가 요청되었다(2013년 265,859 문서, 2014년 259,184 문서).

통신내용에 대한 감청 또한 연간 4천 건이 넘는데, 이 수치가 사무실과 주거지 인터넷, 그리고 와이브로 회선 전체에 대한 패킷감청을 포함하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실제로 감청되는 통신내용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밀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여전히 전체 감청 수치의 97.9%(2015년 전체 감청 전화번호/아이디 4,146 건 중 4,058 건)을 차지하고 있으나 법원이나 국회에서 그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국정원의 통신 감청 권한을 확대한 테러방지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는 국민의 통신 비밀 보호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할 수 밖에 없다.

오늘 우리 단체들은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자료 무단수집 행위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피해가 확인된 5백 명의 국민이 참여하였다. 정보·수사기관의 잘못된 관행이 더 확산되기 전에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참고> 통신자료 통계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QWEQUhkxaQnUfgN3lxsyBtJ_q-l7-_cGcyxsmFekJC8/edit?usp=sharing

 

 

 

2016. 5. 18.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한국진보연대

 

 

 

수, 2016/05/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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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오늘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결국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제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게 되었지만 사실상 주민번호 유출 피해자의 피해구제와는 거리가 멀다. 유출로 인해 생명·신체 및 재산, 성폭력 등과 같은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이 40년만에 헌법소원을 통해 만든 제도개선의 기회가 이렇게 끝난 것에 대해 깊은 아쉬움과 허무함을 표한다.

19대 국회에서 미완으로 끝난 주민등록번호 개선, 20대 국회에서루어야 

발표일자: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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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5/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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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에 부쳐 
출생신고의 한계를 넘어선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을 촉구한다.

 

2016년 5월 19일, 19대 국회 본회의에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일반증명서와 일부증명서로 구분 발급하던 기존 체계를 일반증명서(현재의 신분관계만 공시), 상세증명서, 특별증명서로 구분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출생증명서가 없는 경우 기존의 인우보증제 대신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를 하도록 출생신고절차 투명성을 강화하였으며,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하여 출생신고 의무자가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출생신고를 하지 아니할 경우 검사 또는 지자체의 장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관계증명서의 체계를 불필요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한 점에 대해 환영한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모두 공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기존 방식이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및 인격권 침해의 우려가 있음은 2013년 국가인권위 권고를 통해서도 이미 지적된 사항이다.
그러나 출생신고자 범위 확대, 출생신고절차의 강화 등 출생신고의 누락과 부정출생신고 방지를 위한 대책은 여전히 아동 권리의 적절한 보호에는 미흡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및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은 국가가 출생등록제도를 통해 모든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할 의무를 지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출생신고제 하에서는 출생신고의 누락이나 허위 출생신고 등의 문제 발생시 벌칙을 통한 사후대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신고되지 않은 1세 미만 영아의 사망률이 전체 아동학대 사망 사건 대비 67%로 추정된다는 점(울주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2014), <이서현 보고서>)에서도 현행 출생신고제의 한계를 알 수 있다.
2014년 통계청의 통계에 의하면 출생 장소 중 병원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국적으로 약 99%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현행법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분만에 관여한 의사, 조산사 등 의료기관 등이 아동의 출생사실을 관계기관에 통지하도록 하여 아동이 출생과 동시에 공부에 등록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민변 아동권리위원회는 국가가 현행 출생신고제의 한계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의 출생 등록을 통해 아동의 권리 보장을 실현할 것을 촉구한다.

 

2016. 5. 19.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위원장 김수정

[논평] 출생신고의 한계를 넘어선 보편적 출생동록제 도입을 촉구한다

목, 2016/05/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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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통일위원회 논평]

국가정보원 인권보호관이 밝힌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과의 면담내용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변호사들의 접견 필요성을 더욱 확인시켜 주고 있을 뿐이다.”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소속 변호사(이하 ‘민변 변호사)들은 2016. 5. 13. 국가정보원에 ‘정부가 지난 4. 7. 단체입국 하였다고 밝힌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에 대하여 2016. 5. 16. 14:00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변호사 접견을 하겠다’는 내용의 접견신청을 하였는 바, 국가정보원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가 구금시설이 아니고, 위 종업원들이 난민이나 형사피의자 등 변호인 접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 접견신청을 거부하였다.

 

그런데 최근 국내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민변 변호사들의 위 접견 신청이 있은 바로 다음 날 국가정보원장이 임명한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인권보호관(변호사 박영식, 이하 ‘인권보호관’)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을 면담하였는데, 인권보호관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남한에 입국하였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으며, 민변 변호사들과의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밝혔다고 한다.

 

2. 인권보호관이 언론에 밝힌 대로 이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진정 자유로운 의사로 대한민국에 들어와 이곳에 정착하기를 희망하였다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민변 변호사들은 아래와 같은 여러 이유들로 인해 인권보호관이 이들의 진정한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하였는지에 대하여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첫째, 인권보호관이 면담하였던 상황 자체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각자 자신의 진정한 의사를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인권보호관이 면담한 시점은 이들이 국내에 입국한 지 38일째 되는 날로서, 이들은 그동안 외부와 철저하게 격리·단절된 채 CCTV가 설치된 독방에서 지내며 오로지 국가정보원 직원들만 접촉해 왔다. 그리고 인권보호관이 지난 5. 14. 하루 동안 혼자서 13명 모두를 면담하였다고 하므로, 1인과 면담하였던 시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분을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인권보호관이 남·북한 각 변호사 제도와 역할 등의 차이, 인권보호관으로서 면담하는 자신의 역할 등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이들로부터 신뢰를 얻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인권보호관을 또 다른 국가정보원의 요원으로 판단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북한보위부 직파 간첩으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홍강철씨도 민변 변호사들이 접견하였던 초기에 민변 변호사들을 또 다른 국가정보원 직원들로 알았고, 매일같이 계속된 접견 과정에서 신뢰를 갖게 됨으로써 비로소 사실을 말하게 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둘째,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남한으로 단체입국한 이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밖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고, 인권보호관은 이들과 관련한 외부의 소식이나 정보는 전혀 제공하지 아니한 채 질문하였음이 분명하다.

 

인권보호관은 이들이 ‘북한의 가족과 자신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개인 신상 등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들이 국·내외에 자신들의 얼굴사진과 실명, 생년월일, 북한에 있는 각자의 부모가 누구인지 등도 이미 다 알려져 있다는 사실, 북한 당국이 이들의 납치를 주장하고 가족들이 국제기구 등에게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알고 있다면 나올 수가 없는 답변이다.

 

조선일보는 인권보호관이 ‘종업원들은 남한 뉴스도 보고, 바깥으로 견학도 나가면서 한국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는 수용되어 조사만 받을 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에 들어가서야 뉴스를 보고 견학을 나가게 된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하지도 않은 말을 인권보호관이 한 것이거나 인권보호관이 하지도 않은 말을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셋째, 인권보호관은 변호사가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비상근 직원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일 뿐이다.

 

인권보호관은 2016. 4. 중순경 민변 변호사들 중 1인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에게 남한의 변호사 제도에 대해 설명해 주고 변호사 접견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요청하자 ‘행정조사 중인데 무슨 변호인 접견이냐’며 거절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40여일 가까이 수용되어 조사받는 동안 단 한번도 면담을 하지 않고 있다가 민변 변호사들의 접견 신청을 받은 국가정보원의 요청을 받고서야 비로소 이들을 면담하였다.

 

또한, 인권보호관은 이들이 민변 변호사들과의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밝히면서도 이들에게 민변을 어떻게 설명하였는지를 묻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유우성(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의 피해자)의 동생 유가려는 후일 민변 변호사들에게 “국정원 요원들이 ‘민변 변호사들은 믿을 수가 없고 많은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접견을 요구하면 거부하라’고 해서 초기에 접견을 거부하였던 것이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민변 변호사들과의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인권보호관의 말이 신뢰성을 갖기 위하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라는 단체의 이름을 처음 들어 보았을 이들에게, 당에서 임명하는 북한의 변호사와는 전혀 다른 남한의 변호사의 역할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민변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하였는지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다.

 

3.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기 위하여는 그동안 북한이탈주민센터에 수용되어 조사받았던 수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을 면담하고 변호해 오면서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고통 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민변 변호사들이 이들을 자유롭게 접견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법상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으나 외부와 격리·수용되어 있는 상태라면 인권 옹호를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가 당연히 이들을 접견할 수 있어야 하고, 국제법적으로 보더라도 이들은 난민에 해당하고, 우리나라 난민법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명문으로 규정(제12조)하고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변호사의 접견은 제한되거나 거부될 이유 또는 근거가 전혀 없다. 어느 모로 보나 민변 변호사들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 간의 접견은 즉각 보장되어야 마땅한 것이고, 최근 인권보호관이 언론을 통해 밝힌 면담 내용은 위 접견의 필요성을 더욱 확인해 주고 있을 뿐이다.

 

민변 변호사들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진정 대한민국에 자발적으로 입국한 것이고 이곳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의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들의 정착 등에 조력을 아끼지 아니할 것이고, 이와 달리 타의에 의하여 입국한 사실 등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6. 5. 2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위원장 설창일[직인생략]

 

일, 2016/05/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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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민생경제위원회][논평]

공정위의 대형마트 3사 제재 조치를 환영한다

- 관행적인 대형마트의 갑질을 강력 시정한 점은 고무적
- 추가적인 법 위반 행위 조사 및 시정조치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 18일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갑질 횡포에 대해 약 23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횡포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공정위가 이제라도 제재 조치를 취한 점은 환영한다.

과거 다양했던 소매 유통 채널이 대형마트로 집중되면서 대형마트라는 갑과 중소 상공업체라는 을의 지위는 더욱 고착화 되고 있다. 도를 넘어선 대형마트의 횡포를 막기 위해 대규모 유통업법이라는 특별법까지 제정되었지만 대형마트의 불공정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해가 지날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지고, 방식 또한 다양해 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판촉 비용 분담금 명목으로 4개 납품업자에 대한 대금 중 약 121억 원을 일괄적 공제했다. 또한 롯데마트는 41개 납품업자에 대해 물건의 매매도 없이 확정되지 않은 판매 장려금을 요구하고 수령했다. 아무리 계약체결의 자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쯤 되면 일반적인 상거래가 아니라 반사회적질서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자본주의에서 그토록 경계하는 독점의 폐해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공간이 바로 대형마트인 것이다.

이러한 대형마트의 횡포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 등 제재 조치를 취한 공정위의 노력은 칭찬할 만하지만 이로써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 공정위는 부당한 납품 대금 감액의 경우 홈플러스 1개사에 대해서만 조치를 내리면서 4개 납품업자에 대한 행위를 그 근거로 삼았다.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대형마트의 갑질이 이처럼 작은 규모로만 이루어졌을리 만무하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가 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지난 2월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경험은 이번에 대형마트 3사에서 제외된 하나로마트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대형마트 갑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적극적인 표준계약서 도입을 요청한 바 있다. 공정위가 향후 대형마트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면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공정위는 금번 조치를 기반으로 국내 유통 채널 상거래의 정상화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비록 이번 성과가 고무적이지만 금번 조사로 드러난 행위들이 대형마트 갑질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형마트가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납품업자 종업원의 불법파견 및 사용 행위들이 이번 조사에서도 드러난 이상 노동당국의 적극적인 추가 조사 및 제재가 불가피함을 덧붙인다.

2016. 5. 2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김성진 (직인생략)

월, 2016/05/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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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어제(5/24) 테러방지법 시행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입법예고된 테러방지법 시행령(안)과 대테러센터 직제(안)에 대해 시민사회는 물론 정치권과 국가인권위원회마저 많은 우려와 반대의견을 제시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정부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우리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발표일자: 
201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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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5/2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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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민변 변호사 2인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징계개시 결정 취소판결에 대한 논평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는

대한변협 징계개시 기각결정을 취소할 권한이 없다

 

2016. 5. 27.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국현)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김인숙 변호사와 장경욱 변호사에 대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내린 징계개시결정 등이 권한 없는 자의 월권행위로서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애초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의 무리한 징계개시신청으로 시작되었다.

 

검찰은 김인숙 변호사에 대해 형사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 행사를 권유했다는 이유로 징계개시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 판례가 이미 형사변호인이 피의자에게 헌법상 권리인 진술거부권의 행사를 권유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변론활동이라고 판단을 내렸으므로, 이는 명백히 부당한 징계신청이었다.

 

검찰은 또한 장경욱 변호사에 대해 무죄 변론을 하는 과정에서 형사피의자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징계개시신청을 하였으나, 오히려 검찰의 주장 자체가 애초에 거짓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의 두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신청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이는 검찰의 ‘사적 보복’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던 것이다.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은 애초부터 무리한 것이었기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이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에 대해 거듭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특히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경우에는 판사 2명과 검사 2명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겸허히 수용하지 못하고 변호사법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또다시 불복할 수 있다고 해석하였다. 결국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대한변협의 징계개시 기각결정을 취소하고 두 변호사에 대해 징계개시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번 판결은 “법(변호사법)은 변협 회장의 징계개시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불복은 …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여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서 그 인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그치고 더 나아가 피고(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불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현행 변호사법에 의하면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에 대해 대한변협 회장과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가 거듭해서 기각 결정을 내리면 그것으로 징계절차가 완전히 종결되고 이에 대해 더 이상 검찰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번 판결은 검찰이 변협 회장과 대한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거듭된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또다시 이의신청을 하는 것은 변호사법 상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또한,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에 대한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기각 결정에 대해 다시 불복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징계개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흠집을 내려는 주장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가 판사 2명, 검사 2명, 변호사 3명, 변호사 아닌 법학 교수 및 경험과 덕망이 있는 자 각 1명으로 구성된다는 점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함으로써,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공정성과 중립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명백히 하였다.

 

이번 판결을 통해 변호사법의 변호사 징계 관련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변호사 징계를 인권변호사에 대한 ‘사적인 보복수단’으로 악용하려고 한 검찰과 법무부의 삐뚤어진 생각이 바로잡혔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판결이 징계절차의 개시와 관련하여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게 최종적인 권한이 있고 이에 대해서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부당하게 침해할 수 없음을 명백히 확인함으로써, 향후 법무부 등의 변호사 업무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부터 기본적 인권의 옹호를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변호사단체의 자율성을 제고하는데도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2016. 5. 2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택근

금, 2016/05/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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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누리과정 예산 감사 결과와 교육부의 예산편성촉구는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 정부의 근본적인 해법을 촉구한다.

 

지난 5월 24일 감사원은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누리과정 예산편성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였다.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법적 의무가 교육청에 있고 현재 교육청의 재정적 여력으로 볼 때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으로서, 그 동안 교육부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내용들을 되풀이 하는 것에 불과하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하여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문제제기를 하였으나, 교육부는 2016년 5월 30일 감사원의 누리과정 예산 감사 결과를 근거로 시도교육감협의회의 반발을 일축하고 누리과정 예산을 미편성한 10개 교육청에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감사원과 교육부의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누리과정을 둘러싼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그 동안 기울였던 노력들을 모두 허사로 돌리는 결과라는 점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

감사원은 법률검토 결과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의무적으로 부담하도록 한 시행령이 헌법 및 상위법에 위반되지 않으며 법적으로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감사원은 법률을 해석하는 기관이 아니며, 감사원법 제20조 이하에 명시된 감사원의 권한 범위에도 법률 해석 권한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법률 해석을 감사결과에 포함시켜 발표한 것은 심히 부적절하다.

절차적인 면에 있어서는 법무법인, 교수 등 법률전문가 7곳에 대하여 법률 자문을 거친 결과 모든 사안에 대하여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단순히 숫자가 조금 더 많다는 이유로 한 쪽의 입장에 따라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렸는바, 그러한 감사결과에 정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도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등은 헌법 및 현행 교육관련 법령 체계에 위배되는 점이 있는 바, 실제로 2013년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자료에 의하면 「영육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은 「유아교육법」에 따른 유치원과 달리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목적에 따른 교육기관에 해당하지 않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통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며,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유사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재정적 여력이 충분함에도 편성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고 싶어도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편성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정부의 예측이 애초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에도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정부는 누리과정의 재원이 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2015년에 49.5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을 하였지만 실제로는 약 10조 원 가까이나 감소된 35조 원에 불과했고 이로 인한 추가 부담은 오롯이 교육청에 전가되었다.

이러한 결과 교육청에서는 교육과 관련된 필수적인 예산에 해당하는 교육환경 개선비와 교직원 인건비 등을 제대로 편성하지 못해 지방교육채를 발행(2015년에만 추가로 6조 원의 지방교육채 발행)하여 겨우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는 우리 모임이 교육부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결국 현재 누리과정 사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정부에 있으므로 이를 해결할 열쇠도 정부가 가지고 있다. 정부가 감사원 감사 등을 무기로 일방적으로 교육청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착각이다. 정부 혼자 힘으로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정치권, 교육계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하여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나서야 한다. 우리는 정부가 한시라도 빨리 그런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 6. 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연순

금, 2016/06/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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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불신을 근본적으로 걷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두 전관 출신의 홍만표, 최유정 변호사가 거액의 수임료를 수령하고 수사와 재판에 관여하여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어 냈거나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내려 한 사실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어제 오늘 드러나고 있는 진경준 전 검사장의 비상장 주식 취득과 그에 따른 백억대의 차익 실현 과정은 국민들에게 실망, 분노와 절망을 넘어서서 극한 허탈감까지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의를 실현해야 할 법조계가 정의는커녕 정상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는 일은 법원이나 검찰에 드나드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와 무관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며 우리 민주주의의 뿌리가 썩어 들어간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다수 법관이나 검사들은 성실하고 청렴한데 일부 전관이 문제라는 식의 입장을 취하는 것은 사법부나 검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가 한 두 사람의 일탈이 아니고 조직과 시스템, 문화의 문제임을 깨닫고 철저한 반성과 개혁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검찰의 두 전관 변호사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전관예우는 독버섯처럼 존재하는 법조계의 고질적인 병폐이자 사법 불신의 원천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해소되지 않았던 것은 ‘전관’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장구쳐준 ‘현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관예우’에서 예우의 대상은 ‘전관’이지만 ‘예우’의 주체는 현직인바, ‘전관예우’는 ‘현직비리’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전관예우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법원과 검찰이 앞장서서 문제의 당사자들을 부당 대우하여 위법한 처분을 행한 현직들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특히 검찰은 현직들이 부당한 청탁을 받고서 수사와 재판에 임한 것이 아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검찰이 그렇게 하지 않은 채 두 변호사의 탈세 등 개인 비리만 형식적으로 수사한다면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거두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특별검사를 통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특별검사가 검찰을 수사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싶지 않다면 검찰은 지금부터라도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

다음으로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의 정비가 반드시 뒤따라야한다. 나쁜 관행과 제어되지 못하는 습속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제도의 정비뿐이다. 우선 판사와 검사를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수사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야 한다. 전관이 현직과 부당한 결탁과 내통을 하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려면 현직을 감시하고 수사하는 별도의 수사기관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관예우의 병폐를 근절하기 위해서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차제에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

더불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 행위를 하는 소위 ‘몰래 변론’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아울러 이를 묵인한 판사와 검사도 징계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퇴직한 변호사의 수임제한 기간도 2년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2011. 변호사법 개정으로 법관 등의 직에 있다가 퇴직한 변호사는 퇴직 전 1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법원 등이 처리하는 사건을 퇴직한 날로부터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다(위 법 제31조 제3항). 그러나 1년의 수임제한기간이 전관예우 근절에 사실상 큰 효력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그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으며 수임제한사건도 퇴직 전 2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법원 등이 처리하는 사건으로 늘려야 한다. 그래야 다른 지역으로 1년 동안 전출을 갔다가 그곳에서 퇴직한 후 원래 지역으로 돌아와서 변호사 개업하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 이들이 주로 하는 변호사 광고에서도 현직시의 근무지를 표시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고등부장 이상의 법관 등은 퇴직일부터 3년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연간 외형거래액이 일정 규모 이상(현재는 100억 원 이상)인 법무법인 등에 취업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지난 4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박홍우 전 대전고법원장의 법무법인 취업을 허가한 바 있다. 퇴직 전, 법원장으로 사법행정업무만을 담당했었다는 이유였으나 고위공직자의 취업제한을 통해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법의 취지에 반할뿐만 아니라 우회적으로 전관예우의 길을 열어줄 수 있으므로 취업을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되어야한다.

판·검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영구히 변호사가 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개선책들이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 모임은 일단 위와 같은 제도부터 정비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본다. 평생법관제가 전관예우 근절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점은 우리도 부정하지 않거니와 장기적으로 그에 관한 법령이 제·개정되고 법조문화가 정착되도록 하는데 앞장서 나갈 것이다. 그와 관련하여 우선적으로 대법관이 퇴임 후 다시 변호사로 개업하는 행태는 대법관 스스로 자제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이 이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미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OECD 조사 결과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41개국 가운데 밑에서 네 번째를 차지하였다. 사법부나 검찰이 이미 퇴직한 자들의 문제라고 하면서 불타오르는 국민의 분노를 대충 넘기려고 한다면 이는 단지 법조계라는 영역을 넘어서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근본적 가치에 대한 불안과 불만, 불신으로 번져 나갈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 법원과 검찰 스스로 현직까지 포함한 철저한 조사를 하고 향후 전관예우라는 말이 다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제도 개선을 이루어내야 한다. 우리 모임은 법조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한 편으로는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부패한 법조계를 감시하고 정화하는 역할을 다 할 것을 다짐한다.

 

2016. 6. 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연순

수, 2016/06/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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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 판결을 환영하며,

관련 병역법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

 지난 2016년 6월 9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현역입영을 거부하여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2명의 청년에 대해서 “여호와의 증인 종파의 독실한 신자로서 극단적 비폭력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사람에게 군대 입영을 형벌로써 무조건 강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하는 입영 등을 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번 판결은 감옥행을 이어가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고통에 눈 감지 않고, 현행 병역법과 양심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의 조화를 꾀한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판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서울 남부지원을 시작으로 작년에도 광주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에서 잇달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

특히 이번 부천지원 판결은 군인들이 복무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국방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국방의 의무는 군대에 입대하는 사람들만 이행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각자의 가정·사회 내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각하며 소극적으로는 국가의 안정보장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는 국가의 안전보장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하는 방법으로 모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라고 판시하여, 여성, 장애인, 노인, 청소년, 군면제자, 군전역자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국방의 의무에 대한 매우 전향적인 해석으로서, 직접적인 무력행위 및 무력준비행위에 제한되어있었던 ‘국가’안보라는 틀을 개인과 사회의 안전까지 중요한 공동체의 목표로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판결이라 할 것이다.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그 심각성으로 인해 이미 오래 전부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사안이다. 2013년 현재 투옥된 전세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95%가 한국에 투옥되어 있었고, 지금도 크게 변함이 없다. 국제사회는 한국 정도의 규모와 정치·경제적 수준을 가진 나라가 매년 500명이 넘는 젊은이들을 감옥에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해 10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대한민국 4차 국가보고서 심의 결과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병역거부자 전원을 즉시 석방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제기구의 권고로서는 유례없는 수준의 표현이었다.

 

이러한 사정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와 국회는 ‘국민공감대’라는 핑계를 내세우며 이 문제가 공론화된 지 16년 가까이 지나도록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11월경에 진행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성별과 연령, 지지정당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에서 대체복무제 도입을 찬성한 국민이 68%였다는 사실은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정부와 국회의 변명이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제는 헌법재판소가 화답할 때이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5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제도의 기회를 주지 않고 오직 형사처벌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 위헌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공개변론을 열었다. 그러나 공개변론 이후 1년이 지나도록 결정을 내리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2011년 위 병역법 조항에 대해 모두 합헌 결정을 하면서 ‘소수자의 인권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기구로서의 위상에 부합하지 못했지만, 이번 공개변론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하급심의 무죄판결은 헌법재판소가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라는 명성에 걸맞게 빠른 시일 내에 위 병역법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라는 선택의 기회도 없이 감옥에 갈 수 밖에 없는 인권침해적 상황을 종식시켜야 할 것이다.

 

 

201661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정연순

금, 2016/06/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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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정치적 기본권 행사를 위축시키는
총선넷에 대한 공권력의 탄압을 규탄한다.

 

오늘(16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총선넷’)의 사무실이 있는 종로구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와 단체 활동가들의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였다. 우리 모임은 위 행위를 유권자의 정치적 기본권 행사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공권력의 탄압으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총선넷이 지난 총선 시기에 벌인 활동과 캠페인 내용은 이미 홈페이지·언론 등을 통하여 그 내용이 상세히 공개되어 있다. 따라서 압수·수색을 대대적으로 벌일 법률상 필요성이 있지 않다. 애초 위 활동이 수사대상이 된 것부터 부적절하지만 그 점을 차치해 놓고 보더라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수사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수사기관은 이번 사건이 치밀하게 계획된 조직범죄이고 배후세력 등 추가 공범을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의 정치적 활동을 불온시하는 전근대적이고 몰상식한 주장에 불과하다. 우리는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적 활동을 ‘범죄’에 비유하는 수사기관의 행태를 보며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압수·수색은 가깝게는 유권자의 적극적 선거참여를 위해 노력한 유권자단체에 대한 탄압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국민의 정치참여를 보장해야할 국가가 도리어 유권자의 정치적 기본권 행사를 옥죄는 중대한 기본권 침해행위이다. 이에 우리 모임은 위 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가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수사기관이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도 공개적 자료를 통해 법원에 법적 판단을 구하는 정도로 진행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 모임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로운 선거운동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모든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하여 싸워나갈 것이다.

 

 

2016. 6. 1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연순

목, 2016/06/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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