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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인양이 끝?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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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인양이 끝?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익명 (미확인) | 월, 2017/04/10- 16:40
희망제작소에는 특별한 경험을 가진 연구원이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팀의 박흥석 선임연구원인데요. 박흥석 선임연구원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세월호 3주기를 맞아 박흥석 선임연구원을 만나 그간 하지 못했던, 그리고 하고 싶었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잘 보지 않던 TV를 켰다. 익숙한 얼굴에 나도 모르게 놀람의 감탄사가 나왔다. 동료 연구원이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에서 활동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화면 속 그는 실없이 아재개그를 날리던 사무실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진지하게 세월호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눈동자에서 빛이 났다. 무엇 때문일까. 궁금해졌다. ‘홍보팀’이라는 명목을 내세우며 무작정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하지만 질문지를 만들며 난관에 봉착했다. 무엇부터 물어야 할지 막막했다. ‘세월호’라는 사안이 무겁기도 했고, 잘못 접근하면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줄 수도 있었다. 고민 끝에, 세월호 참사를 슬퍼하고 잊지 않으려 애쓰는 시민의 관점에서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날, 박흥석 선임연구원(이하 박흥석 연구원)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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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일상의 붕괴를 목도한 순간

“그날이 특별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예요. 참사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참사 당일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시간 생중계로 배가 가라앉는 걸 보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탑승객이 400명이 넘는데, 구조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잖아요. 말도 안 되죠.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 산 채로 수장되었는데, 부모님들은 얼마나 슬플까요. 항상 곁에 있던 아이가 사라진 거잖아요. 일상이 무너진 거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게 한스러울 거예요.”

당시 박흥석 연구원은 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었다. 자연스레 정부, 국가, 공권력에 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세월호 참사도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와우아파트 붕괴, 서해 훼리호 침몰, 대구 지하철 화재 등에서 정부의 대처는 한결같이 미흡했어요. 사고원인을 밝히는 과정도 표면적이었죠. 세월호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를 답습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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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여객선 사고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배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섰다면,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전 사례와 비슷하게 흘러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특조위에 참여하기로 했죠. 하지만 발족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어요. 세월호 특별법(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은 2015년 1월에 제정됐는데, 그해 여름이 되어서야 첫 출근을 했거든요. 그래서 지방선거 이후에 1년을 반백수로 지냈어요. 가족들이 많이 고생했죠. 저도 돈 준다고 하면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어요.”

특조위 활동은 눈엣가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조위에서 그의 첫 역할은 이석태 위원장 보좌였다. 선체 인양이 거론되기 시작했지만, 특조위는 해양·조선·선박전공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보통 조선·해양전문가는 고액 연봉과 좋은 대우를 받게 마련인데, 특조위 활동은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물론 처우나 급여가 좋지 않았다. 더구나 해운업계의 가장 큰 고객은 해양수산부다. 특조위 활동 경력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결국 평소에 틈틈이 인양 관련 공부를 해온 박흥석 연구원에게 관련 업무가 넘어갔다.

“저는 법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거든요. 선박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어요. 제대로 조사하려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죠. 1년 정도 활동하면서 쉰 날이 20일도 안 돼요. 퇴근도 거의 밤늦게 했고요. 할 게 많았지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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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특조위의 모든 조사관이 밤낮없이 진실을 밝히는 데에 몰두했다. 정부와 기득권에는 눈엣가시였을 터다. 때문에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조사관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박 연구원은 특조위를 ‘불나방’에 빗대어 표현했다.

“많은 분이 우려하셨죠. 그래도 조사관들 사이에는 ‘그래도 시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어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죠. 반민특위 사례만 봐도 색깔과 이념 프레임으로 숨통을 끊어놨잖아요. 특조위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어요. 특조위 내부 자료가 새누리당에 넘어간 적도 있고, 정부가 특정 단체에 활동 반대집회를 시키기도 했죠. 심지어 경찰서 정보과나 국정원이 조사관과 유가족 사찰까지 하더라고요. 심적 부담이 컸어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거잖아요.”

2016년 해양수산부는 선체조사 관련 예산을 따로 편성하지 않았다. 특조위가 먼저 선체를 정밀히 조사해야 한다며 예산 확보를 주장했다. 그러자 해수부는 인양 선체 정리 예산으로 40억 원을 편성했다. 선체조사와 선체정리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사용처가 같다며 특조위의 요구를 예산에서 삭감해버렸다. 또한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특조위의 활동을 강제종료 시켜버렸다.

“특조위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5년 8월이에요. 그런데 정부는 특별법 시행일인 같은 해 1월부터 활동했다고 주장했어요. 1월에는 조사인력과 예산이 없었는데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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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언제나 선(善)인가… 시민의 역량으로 감시해야

조사관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꿈에 시달리다 벌떡 일어나기도 했고, 스트레스와 분함이 극도에 달했다. 특조위 활동 이전 생활로 돌아갔지만, 공간뿐이었다.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여전히 날카롭고 아픔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박흥석 연구원도 많은 변화를 맞이해야 했다. 그는 자신이 좀 더 ‘무거워졌다’고 말한다. 여러 일을 겪으면서 내면의 심연을 봤다고나 할까. 좋게 말하면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공감이 어렵다는 말이다. 요즘은 세심한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구조에 직접 뛰어드신 분들의 트라우마가 가장 심할 거예요. 국가가 짊어져야 할 것을 그분들이 다 감당하셨잖아요. 깊은 바다에 들어갔다 나오면 일정 시간 감압(잠수병 방지를 위해 몸에 용해된 불활성 가스를 제거하는 것)을 해야 해요. 하지만 구조에 참여한 잠수사들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물에 다시 들어갔어요. 후유증이 생길 수밖에 없죠. 더구나 차갑게 식은 아이들을 품에 안아 뭍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신체적·심리적 치료가 절실했죠. 하지만 정부는 갖은 핑계를 대가며 그분들을 외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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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故 김관홍 잠수사의 일이 안타까우면서도 그 심정이 십분 이해된다고 했다.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하지만 이내 목을 가다듬은 후,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다시 힘주어 말했다.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시민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국가라는 게 선한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조건 없는 믿음은 버려야 해요. 언제 위협적으로 변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시민의 역량으로 국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해요. 우리는 국가를 계속 감시해야 합니다.”

국가를 사랑하는 것을 강조한 나라보다 국가를 통제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나라가 그나마 ‘덜 나쁜’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 어느 헌법학자의 말이 떠올랐다. 해법은 결국 시민의 힘을 모으는 ‘연대’에 있지 않을까?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경험했듯이 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 요구 서명에 650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어요. 덕분에 특조위가 만들어졌고요. 이후 416연대라는 단체도 생겼고, 유가족협의회에 시민이 재정을 지원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연대의 움직임이 보였어요. 긍정적이죠.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아쉬운 점도 있어요. 단편적인 활동이 많았거든요. 연대체 간 갈등이 생겼을 때 조율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던 것도 아쉬워요. 사실 이런 건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바람에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서 생기는 일이거든요. 정부가 유가족 한 분 한 분 만나 잘 다독이고 서로 상처 주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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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인양됐지만, 여전히 풀지 못한 질문의 답 찾아야

“참사 당시에는 이민을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하지만 이내 생각이 바뀌었죠. 도망가면 이준석 선장과 다를 게 없잖아요. 기울어진 이 나라의 균형이 바로 잡힐 수 있도록, 많은 사람과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사회혁신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했고요.”

사회혁신이라니! 희망제작소에서 주야장천(晝夜長川) 외치는 그 가치 아니던가. 박흥석 연구원이 희망제작소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시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촉진하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을 검토하고 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것이 여타 연구소와 비교했을 때 희망제작소만의 강점이라고도 말했다.

“저를 비롯한 희망제작소 연구원 모두가 정부, 국가, 사회의 움직임에 대한 촉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를 놓치면서 어떻게 시민을 말하고 우리 사회의 비전을 만들 수 있겠어요. 촉을 세우고 잘 살피다 보면 거대 담론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천과제도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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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국가 운영방식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집중되어 있는 권력을 나누고 중간중간 견제장치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아픔 속에서 공감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신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공감과 지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면 끝 아니냐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해요. 왜 인양했는지 살펴봐야 하죠. 미수습자를 찾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진상규명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이 인양의 목적이에요. 이 세 가지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양은 끝난 게 아니에요. 그 과정에서 선체조사위가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시민은 잘 지켜보고 살펴야 해요. 필요할 때는 목소리도 내야 하고요.”

“국가의 범죄는 절대 권력을 지닌 소수 독재자들의 야욕과 그들에게 복종하는 다수 봉사자들의 협력에 의해 현실화 됩니다. 정신 나간 사람들 몇 명의 손으로는 이런 거대한 범죄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독재 권력의 전횡에 참여하거나 방관할 때에만 비로소 국가라고 하는 괴물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김두식 ‘헌법의 풍경’ 중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최은영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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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분야의 역할과 변화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의 400개가 넘는 리빙랩이 모인 국제적 연합체인 유럽리빙랩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이하 ENoLL)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COVID-19: Current actions preparing our digital societies for a post-COVID future)와 관련해 연속적으로 웨비나(자세히 보기)를 열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ENoLL의 혁신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ENoLL은 지난 7월 14일 ‘유럽의 중소기업과 포스트 코로나19의 디지털 사회를 위한 오픈 혁신’이라는 주제로 마지막 코로나19 웨비나를 열었습니다. 페르난도 발라리뇨 ENoLL 회장이 코로나19 이후 유럽의 경제 전망에 관해 발표했고, 이후 유럽의 중소기업 사례를 나눴습니다. 지난 중소기업 1편에 이어 중소기업 2편에서는 디지털 미식랩에 관한 내용을 전합니다.

포스트 코로나19의 디지털 미식(美食)

발제자로 나선 호세 펠라즈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 전문가로, LABe에서 디지털 미식랩(Digital Gastronomy Lab)을 이끌고 있습니다. LABe의디지털 미식랩은 미래 미식(美食), 즉 요리법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실험하는 곳입니다.


▲ LABe 홈페이지(https://www.labe-dgl.com/) 갈무리

LABe는 함께 창조하고, 실험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미식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식 생태계는 리빙랩, 스타트업과 기업을 이어주는 허브, 미식계에서 주요한 인물들과 함께 협력도 할 수 있는 환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미식랩의 중심축, 열린 혁신과 사용자 중심 디자인

LABe는 열린 혁신과 사용자 중심 디자인, 두 축의 미션을 중심으로 혁신 방법론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미식의 기술적 발전과 제품•서비스•경험•비즈니스모델 혁신을 결합하는 이상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위 미션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열린 혁신은 그야말로 다양한 관계를 중심으로 한 실험입니다. 기업·사람·기관 간 교류와 협력을 기반한 혁신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시너지가 생기고, 정보와 아이디어의 흐름도 활발해집니다. 여기서 LABe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착수하기 위해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LABe 홈페이지(https://www.labe-dgl.com/) 갈무리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은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는 과정의 중심에 사람을 고려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사용자가 겪는 경험이나 불편함에 공감하며, 실제 사용자들이 원하는 욕구를 찾으며 그 이유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줍니다.

LABe는 두 축의 미션을 바탕으로 열린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공동 작업 공간: 서른 명 안팎을 수용할 수 있는 사무실 공간으로 다양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커피를 마시거나, 회의하거나, 전화하거나, 자체적으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 프로토타입 공간 및 주방: 공동 작업 공간에서 도출된 여러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실험할 수 있도록 장비가 갖춰진 공간입니다.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현실에 적용 가능한 지를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 테스트를 위한 요리공간: 요리, 제품, 서비스, 경험을 사람들에게 선보여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자신이 실험하고 있는 레스토랑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까다로운 사용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습니다.

■ 실험실: 일종의 다감각을 이용해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다이닝룸입니다. 306도 테이블로 구성된 10인용 전용 식당에서는 공간에 투사된 영상, 아로마 향, 요리까지 한꺼번에 다중감각 미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오픈쇼: 미식 분야의 전문가, 셰프, 투자자 및 기타 사업가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어떻게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지 지식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 LABe에서 운영 중인 다섯 공간의 모습. LABe 홈페이지(https://www.labe-dgl.com/) 갈무리

이처럼 LABe는 여러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워크숍을 열고,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LABe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서로 만나며 교류하는 공간을 당분간 사용할 수 없었지만, 원격 화상 모임으로 코로나19 이전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구현했습니다. 예컨대 오픈 워크숍 ‘미로(Miro)’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실험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수렴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NoLL 코로나19 웨비나 연재를 마치며

희망제작소는 지난 4월부터 정기적으로 개최된 ENoLL의 코로나 웨비나 내용을 총 7회에 걸쳐 간추려 전했습니다. ENoLL 코로나 웨비나에서는 의료, 교육, 기업 분야의 리빙랩 사례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생각 거리를 나눴습니다.

더불어 위기에 적응하는 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가치를 재정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습니다.

[연재①] 코로나19 웨비나 갈리시아 의료리빙랩
[연재②] 코로나19 웨비나 EIT 의료리빙랩
[연재③] 코로나19 웨비나-호주 의료리빙랩
[연재④] 참여 리더십 발휘하는 스페인 미디어랩
[연재⑤] 코로나19, 온라인 학습으로의 도약
[연재⑥] 코로나19와 유럽의 중소기업
[연재⑦] 열린 혁신 추구하는 미식랩

유럽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리빙랩’ 플랫폼은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탐색하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데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글/정리: 정보라 미디어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20/08/0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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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지역혁신 실험 사례를 주목합니다.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변화를 만들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총 6회에 걸쳐 전합니다. 과거에 진행된 혹은 현재 진행 중인 사례를 통해 현장에 반영할 만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오쟈로구(Quarto Oggiaro)는 범죄가 만연한 낙후지역으로 새로운 활력이 필요했습니다. 시정부는 도시재생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지만, 만만치 않았습니다. 주민과 이해당사자의 소속감과 신뢰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겪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 변화를 시도할 때 상호신뢰는 다양한 주체의 아이디어와 자원을 모으는 밑바탕이 됩니다.

오쟈로 구는 도시재생의 핵심으로 신뢰 구축에 힘씁니다. 유럽연합(EU)의 ‘My neighbourhood, My city’이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민 스스로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마치 게임 같은 원리와 주민의 참여를 촉진한 디지털 플랫폼 활용으로 공동체 회복을 어떻게 꾀했는지 살펴봅니다.

Challenges : 범죄, 마약에 노출된 도시…신뢰도도 바닥

오쟈로 구는 밀라노 교외 지역으로 조직범죄와 마약 문제에 시달리는 곳이었습니다. 밀라노시와 오쟈로 구 차원에서 도시재생 계획을 시도한 적이 있었으나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습니다. 노인복지, 교육 분야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시민단체와 지역 내 비영리단체가 있었지만, 해당 단체와 조직 간 분야별 경계가 명확하고, 의구심이 높아 지역 차원의 협업을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쟈로 지역의 자원을 모으기 위해서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마땅히 신뢰를 쌓을 만한 계기를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지역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신뢰 구축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실질적인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Solution & Action : 신뢰 회복 과정을 통해 공동체의 실마리 발견해

오쟈로 구는 다소 추상적이지만, 무너진 신뢰의 복원을 주목합니다. 첫 단계로 주민의 공통된 관심사를 발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주민들이 ‘도시재생’이라는 대형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기보다 일상 속 문제해결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는 게 쉽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리빙랩 방식을 결합하면서 협업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유럽연합이 재정을 지원하는 ‘My neighbourhood, My city’ 프로젝트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게임화(gamification)와 같은 새로운 기법과 디지털 기술을 리빙랩이라는 방법론과 결합해 추진되었습니다.

‘My neighbourhood, My city’ 프로젝트는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하되 기존 도시정보 앱인 ‘My City Way’, ‘Foursquare’의 데이터와 기능을 결합해 오쟈로 구의 주민들이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넓혔습니다. 예컨대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의 문제에 참여할 뿐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의 참여를 권유할 수 있도록 ‘게임화’ 요소를 부여했습니다.

이처럼 ‘My neighbourhood, My city’ 리빙랩 방식은 지역을 재건하고, 지역(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들을 다시 연결해 공동체를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둔 혁신적인 방식입니다. 유럽연합 50%, 회원국의 영리/비영리 기관 50%의 부담으로 마련된 기금으로 운영된 이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이 서로 연결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을 연쇄적으로 확산하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Impact & Achievement :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통한 리빙랩 활성화

‘My neighbourhood, My city’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며 상호 신뢰가 회복되자 지역단체와 부문 간 협업도 활발해졌습니다. 프로젝트 당시 나온 아이디어들은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3개의 리빙랩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각각의 리빙랩은 진행 과정에서 기업, 대학, 분야별 전문가가 협업해 다른 지역에 확산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데 힘썼습니다.

‘Fourth food’는 오쟈로 구 내 호텔업체가 저비용 급식서비스로, 학생들이 직접 지역 노령층의 영양 균형을 위한 식단을 연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내 젊은이와 고령층 사이에 대화와 소통이 원활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Quarto Gardening’은 학교와 직업현장을 연계해 오쟈로 구 지역의 녹지를 주민에게 제공하는 리빙랩입니다. 빠레또 농업학교 (the Pareto agricultural institute)의 학생이 도시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작물을 생산하는 동시에 실습 과정으로 학점을 이수하는 방식입니다. 해당 리빙랩은 도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바를 실습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흥미를 잃고 중퇴하는 비율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My neighbourhood, My city’ 프로젝트를 통해 시도된 리빙랩은 흩어진 개인이 공동체로 연결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오쟈르 구는 프로젝트의 성과와 주민들의 지역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하는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동해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알렸습니다.

이처럼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개인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은 지역 사회의 변화를 만들고, 통합을 이끄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지역마다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맞춰 혁신을 시도하는 게 필요함을 일깨워줍니다.

* 참고자료
https://cordis.europa.eu/project/rcn/191955/factsheet/en
http://www.clubmilano.net/2013/12/quarto-oggiaro-smart-city/
https://cordis.europa.eu/project/rcn/191955/factsheet/en

– 글: 이동욱 시민주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목, 2020/08/2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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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총 3회에 걸쳐 지역파트너의 기획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각 지역의 파트너들은 ‘진로 탐색의 의미’, ‘청소년들과 관계 맺기’, ‘지역사회와 상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저마다의 가치와 방향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결과물 안에 전부 담아낼 수 없었던 이들의 진솔한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한번 들여다볼까요?

① 진로 고민, 실패하면 안 되나요?-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
② 중학생의 진로 고민: 느린 변화 응원해주기-춘향골교육공동체
③ (예정) 우리가 미리 정해놓지 않으려고요-진주결교육공동체 결

두 번째 기획 인터뷰의 주인공은 남원에서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춘향골교육공동체’입니다. 중학교 청소년의 작은 변화를 지켜보며 진로 탐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는 춘향골 길잡이 교사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남원에서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춘향골교육공동체 길잡이선생님을 만났습니다.

 

Q. 춘향골교육공동체(이하 춘향골)는 내일상상프로젝트 이전부터 지역 청소년들과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요, 청소년과 함께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최현진: 춘향골 구성원이 대부분 학부모 활동을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사람들이에요. 바라보는 방향과 공감대가 비슷한 부분이 많죠. 전에는 단순히 학교가 변하면 교육도 바뀐다고 생각했는데, 지역 안에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문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걸 서서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미숙: 저도 교육활동을 하면서도 ‘내 자식 잘 키워서 성공시켜야 한다’라는 생각이 마음 한 쪽에 항상 있었어요. 춘향골에서 청소년을 만나면서, 교육이라는 게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고, 학교 밖과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슈와 현안과도 밀접하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렇게 보면 진로교육과 시민교육이 따로 있는 게 아닌 거죠.

채복희: 사회라는 울타리가 그런 것 같아요. 나 자신만 잘 된다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잖아요. 교육을 매개로 지역 안에서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공동체로 가는 게 지역에도, 사회에도, 그리고 나에게도 좋다는 생각을 해요.

김연경: 학교 현장에서 근무했던 입장에서, 학교는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이론을 가르쳐주는 곳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청소년 자신이 진짜 사는 세상을 마주하는데, 이 괴리가 너무 큰 아이들이 많은 거예요. 부모님이 바쁘거나 안 계시고, 먹을 게 없고, 돌봄이 필요한 친구들. 이런 아이들을 만나고 함께 활동을 해보다보니, 아이들로 하여금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고, 나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교육공동체라는 말이 사실 거기부터 시작한 거죠.

 

 “잘 보이지 않는 느린 변화를 응원해주는 마음이 필요해”

 

Q. 중학생 청소년에게 ‘진로’라는 개념은 아무래도 추상적이지 않나요.

최현진: 저희도 비슷한 고민을 했어요. 중학교 1학년 때는 내 진로를 현실적으로 그려본다는 게 무척 낯설 수밖에 없죠. 그렇지만 고등학생만 되어도 입시가 주가 되다 보니 마음을 내어 활동하기 어렵잖아요. 뭔가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프로젝트 활동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채복희: 제 경험만 떠올려봐도 중학교 1학년은 일과 삶 같은 개념이 별로 와 닿지 않고, 잘 모르는 나이인 것 같아요. 내가 선택해서 하는지, 선생님이 하라 그러니까 하는지, 내가 하고 싶으면 다 가능한 건지 아닌지. 그리고 이 고민이 지금 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솔직히 잘 모르겠고.(웃음) 그런 시기에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 저희끼리 많이 이야기를 해요.


▲김연경 길잡이교사(좌), 춘향골교육공동체 이미숙 대표(우)

 

김연경: 내일상상프로젝트 1차년인 작년에는 중학교 2~3학년도 아닌 1학년으로만 모집했어요. 실험적인 시도였죠. 2학년, 3학년 때까지 쭉 함께 하는 긴 변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벌써 2차년인 올해부터 자신을 인식하고 고민하는 변화들이 조금씩 보이니까 그럼 3학년 때 이 친구가 스스로 해보고 싶은 일을 찾는다면 우리는 그걸 어떻게 지원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어요. 30명 중에 한두 명이라도 분명한 자기 삶의 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면 정말 큰 의미가 있겠다 싶어요.

이미숙: 1년 사이에 눈에 보이는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이 친구들이 자기 자신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내가 관심 있는 걸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고, 멘토를 만나고, 뭘 해야 할지 알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질문도 많아지고, 욕심을 내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고 싶어하고, 자기 안에서는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저희는 가까이에서 매번 보거든요. 이걸 어떻게 보여줄 수도 없고.(웃음)

최현진: 사실 그런 느린 변화를 지켜 봐주는 점이 내일상상프로젝트에게 가장 고마운 점이기도 하고요. 청소년이 저희를 통해 자신들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안전하게 느끼는 것처럼, 저희 역시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젝트를 지원해주고 믿고 지켜보는 분들 덕분에 ‘우리 실험이 잘못된 게 아니었어’라고 확인을 받는 느낌도 들어요.

Q. 눈에 보이는 변화가 전부가 아니라는 데 공감이 가요. 바깥에서 보기엔 두드러지지 않지만, 기억에 남는 변화의 순간을 있다면요.

이미숙: 이번에 진행한 사람책 활동에서 한 팀은 국악을 실제 진로로 고민하는 친구들로 묶였어요. 이 친구들이 지역에서 연희단 활동을 하시는 분을 직접 인터뷰하고 나서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막연하게 악기를 만지는 게 좋아서 그걸 내 진로라고 생각했는데, 국립국악원에 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고 그 활동을 하면서 사는 게 뭐가 좋은지 알게 되니까 이걸 내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채복희: 저는 이게 내일상상프로젝트가 동아리 활동과 가장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 친구들은 국립국악원이 남원에 있다는 것도 인터뷰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거든요. 기술을 연마하는 건 동아리나 학원에서도 이미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가까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사람과 연결되어본 경험이 나중에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무엇보다 필요하죠.

김연경: 지역자원조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어요. 유가공을 전업으로 하시는 분인데, 이 분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양봉 실습을 하신 적이 있었다고 해요. 이때 경험 덕분에 유가공과 별개로 땅을 사서 벌을 키운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린 시절 잠깐의 경험이 어디서 어떻게 발휘되는지 모른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최현진: 그때 그분이 해준 말이 “삶과 밀접한 경험을 많이 해보니까, 그 경험이 나중에 컸을 때 전문가는 아니어도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는 거였어요. 직업이 뭐냐, 몇 개냐와 상관없이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프로젝트로 만나는 청소년에게도 이런 게 녹아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그건 이건 당연히 시간이 지나야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맘껏 웃고 떠들 수 있는 안전한 관계가 자발적 진로 고민의 시작 아닐까요?”

 

Q. 춘향골은 지역에서 참여 청소년을 추천 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참여 대상을 한정한 이유가 있나요.

이미숙: 저희는 처음 방향을 설정할 때부터 상대적으로 능동성이 부족하고,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적은 친구들을 추천을 받고자 했어요. 지역 안에서도 가정환경이나 문화자본의 격차가 존재하거든요. 프로젝트는 너무나 좋은 경험이지만 참여 숫자가 한정돼있는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청소년이 누구일까 하는 고민이 있었죠.


▲춘향골교육공동체 최현진 대표(좌), 채복희 길잡이교사(우)

 

채복희: 처음 시작할 때, 서로 친해지는 팀 빌딩 작업부터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왜 하는지 이해도 못 하고, 집중도 안 되고. 그래서 더 이상 안 올 줄 알았는데, 또 계속 와요. 계속 오게 하는 이 힘은 뭘까 하는 생각을 우리도 계속 하게 되죠.

최현진: 관심 분야를 탐색하는 것만큼 청소년 스스로 큰 의미를 두는 활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역할을 나누는 과정 같아요. 청소년 스스로 프로젝트의 주제를 정하고, 계획서 쓰고, 예산을 짜고, 서로 연락 돌리고. 굉장히 사소한 역할까지 자기들이 나누는데,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굉장히 좋아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되게 열심히 하죠.(웃음) 사실 마음만 먹으면 지역 안에서도 연결하고 작당할 수 있는 게 어마어마한데, 스스로 작당할 마음을 먹게 해주는 거. 그게 되게 어렵고 중요한 것 같아요.

Q.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앞서 관계를 만드는 마음열기 활동을 다양하게 진행했는데, 진로 탐색에서 관계 형성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미숙: 작년부터 쭉 참여하고 있는 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작년과 올해 태도가 사뭇 달라요. 작년엔 그냥 친한 친구들이 하니까 적당히 와서 이야기하다 간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프리즘카드를 활용해 관심 분야를 이야기하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굉장히 놀랐는데, 더 신기한 건 이 친구와 작년에 함께 했던 애들 표정도 되게 묘해지는 거죠. 나와 같은 듯 다른 진지한 면모를 처음 보면서, ‘그럼 나는 왜 이러고 있지?’하는 듯한 표정 같기도 하고.

김연경: 저는 그게 관계 안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예 모르는 사람이나 어른들의 이야기는 아예 다른 차원으로 느끼기도 하는데, 서로 비슷한 관심이나 고민을 터 놓던 친구들의 진로 고민에 영향을 많이 받고, 약간의 변화가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거죠.

최현진: 언뜻 보기에 ‘저렇게 서로 웃고 떠드는 게 진로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사실 이 과정이 없으면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애들이 ‘네’라고 대답만 하거나 ‘하하하’ 웃기만 하는 것도 일종의 벽이거든요. 그런 벽이 허물어지고 먼저 와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좀 더 깊은 활동들을 제안할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요.


 

김연경: 그래서 저는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안전한 마당’이라고 생각해요. ‘실수해도 괜찮네?’ 하면서 기죽지 않을 수 있는, ‘여긴 안전하구나’를 느낄 수 있는 마당. 모두가 저마다 자기 모습과 고민이 들어있잖아요. 그런데 ‘이걸 여기서 꺼내놔도 될까?’, ‘이걸 얘기한다고 받아줄까?’ 오히려 이 공간에서 생각하는 정답을 계산하려고 하죠. 그런데 내 다양한 관심사와 아이디어를 아무렇게나 꺼내놓는데, 멘토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받아주니까, ‘말해도 괜찮네?’하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요.

 

 “지역자원 연결, 청소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의미 있는 과정”

 

Q. 이번에 지역자원조사를 굉장히 활발히 진행하셨어요. 청소년 진로 탐색이 활동이 지역사회와도 상생하면서 자리 잡을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김연경: 아직 ‘상생’을 말하기엔 조금 이르다는 생각은 해요.(웃음) 하지만 청소년 진로와 관련한 다양한 자원들을 조사해서 정리하는 게 저희한테 정말 의미 있는 작업이었어요. 전에 학교에 있을 때는 직업 현장에서 일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엄마 친구의 누구를 찾아가서 인터뷰해보자 그랬는데, 이렇게 자료집으로 묶어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한 자산이에요. ‘나 이 분야가 진짜 궁금했는데, 이런 분이 남원에 계신다고?’ 하고 직접 찾아가서 물어볼 수 있다는 게.

최현진: 자원조사가 청소년한테만 도움되는 게 아니에요. 지역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내가 지역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다, 뭐든 얘기해달라’라는 말이었어요. 사실 이 분들도 자신의 일과 삶이 지역 청소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닫게 된 거예요.

김연경: 청소년이 내 삶을 궁금하게 여기고, 내 이야기에 감응해주고, 이렇게 서로 연결될 수 있구나 하는 걸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도 느끼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런 활동이 일회성이 아니라 쭉 이어질 수 있다면, 지역사회와 청소년 진로가 서로를 인식하고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채복희: 남원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하잖아요. 역사, 지리, 고전문학 등 대단한 게 많은데 정작 청소년은 별로 관심이 없어요. 물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거나, 지역에 남아서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것은 어른의 시각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니까 ‘별로잖아’라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여러 가지 활동과 연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Q. 내일상상프로젝트가 학교를 포함해 지역 내 다른 진로탐색 자원들과의 접점을 늘려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최현진: 진로체험 지원센터는 프로그램이 무척 다양함에도 일회성 체험 위주 활동이 대부분인 게 가장 아쉬워요. 자기이해의 기회 없이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된 식상한 체험이잖아요. 내일상상프로젝트가 가진 실험성, 그리고 자기주도성에 대한 신뢰를 비슷한 프로그램에 확산할 수 있는 방안을 지역 안에서 고민하는 것도 저희 몫이라고 생각해요.

김연경: 결국 연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남원이 그리 크지 않은 곳인데도 청소년 관련 단체, 진로센터 같은 게 상당히 많은 편인데, 각자 다 흩어져 있어요. 학교 내 진로교육 역시 별도의 교육처럼 인식되고 있고요. 내일상상프로젝트의 가치가 참여했던 청소년들을 통해서, 그리고 지역기관을 통해서 학교와 다른 기관,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상호작용하고, 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면, 그게 지역이나 마을이라는 생태계를 만드는 움직임이 될 수 있겠죠. 그래서 머릿속에 계속 ‘씨앗’이라는 생각을 해요. 씨앗을 심고 있다고요.

[기획인터뷰 : 지역파트너가 바라본 청소년 진로] 3편에서는 진주교육공동체결 지역파트너와 함께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202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 체험 위주 진로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지역 안에서 창의적인 일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남원 지리산), 춘향골교육공동체(남원 시내), 진주교육공동체 결(진주)이 지역 수행 주체로서 희망제작소와 함께 청소년들의 진로탐색 활동을 촉진·확산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내-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글/사진: 이시원 시민주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화, 2020/09/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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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지자체마다 주민 참여 정책을 확대하면서 주민 참여를 높이는 방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누비며 공무원과 주민을 직접 만나며 연구하고 있는 이다현 대안연구센터 연구원(이하 이다현)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이번 희망이슈를 서울시 주민참여정책의 개선 방향, 동단위 주민참여 과정에 관해 쓰셨는데요. 주제를 선정한 배경이 무엇인가요.

이다현: 저희 희망제작소는 주민이 정책에 참여하는 통로를 확장하고, 더 쉬운 참여, 시민권한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협치’를 주제로 다양한 연구를 해왔는데요, 연구내용을 종합해보니 공통적으로 ‘동 단위’ 주민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Q. 어떤 점에서 동 단위 주민참여가 중요한가요.

이다현: 협치정책을 선도하고 있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요, 서울시는 예산에 대한 시민의견 반영, 공무원과 시민이 협력한 협치계획 수립, 주민자치의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각 시민참여예산제, 지역사회혁신계획, 서울형 주민자치회인데요. 세 정책의 목적이나 기능이 명확히 구분되고 있지만, 실제 운영되는 과정을 살펴보니 동 단위에 가까워질수록 그 경계가 희미해질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주민참여 정책에 대한 주민의 피로감을 높이고, 정책의 실효성을 낮춘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지점으로 생각합니다.

Q. 주민참여형 정책이 동단위에서 운영될 때 어떤 문제를 발견했나요.

이다현: 첫 번째는 과정이 분리되는 문제입니다. 세 정책은 대체로 ‘의제발굴-융합,검토-주민참여를 통한 결정’ 등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런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각 정책이 따로따로 진행되다 보니, 참여하는 주민 입장에서는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는 피로감을 주고 있었습니다. 진행하는 행정의 입장에서는 다른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인지만, 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자유롭게 나눠달라’는 요구를 받는데 이 과정이 여러 번이 되는 거죠.

두 번째는 행정부서의 분리에서 오는 문제입니다. 행정조직은 기능에 따라 과나 팀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앞서 언급한 3개 정책을 추진하는 부서를 살펴봤더니, 대체로 과 단위로 분산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도 부서간칸막이 등으로 잘 되지 않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민 입장에서도 행정영역의 파트너가 누군인지 헷갈리게 하고, 결과적으로 참여가 어렵다는 인식을 주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시민사회 주체 간 협력의 어려움입니다. 동 단위는 주민자치위원회, 자생단체, 마을공동체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신 분들이 많죠. 그런데 주민참여형 정책이 확대되면서 권한을 나눠야하고, 그러다보니 새로운 대표주민조직이 필요한데, 기존의 주민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갈등이 일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민자치는 주민자치는 주민협력을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러한 문제를 해소한 사례를 말씀해주신다면요.

이다현:지역에서는 주민참여형 정책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데요, 서울 은평구와 중구입니다.

은평구는 참여예산과 지역사회혁신계획을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두 정책이 가진 유사한 과정, 특히 의제발굴 과정을 협력하고 있는데요, 행정력을 하나로 모아 더 촘촘하게 지역의제를 발굴하고, 발굴된 의제를 취지나 목적에 따라 적합한 정책으로 배분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참여중복에 대한 주민 피로감을 줄이고, 지역의제도 더 세밀하게 발굴하수 있고, 사업 간의 중복 방지도 기대할 수 있죠.

서울시 중구는 동 중심 행정이라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민생활과 밀접한 행정서비스는 동 단위에서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의 권한과 자율성을 확대하고, 이에 따른 예산, 인력, 공간을 재배치하는 거죠. 2022년까지 구와 동의 사무업무 비율을 3:7까지 조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행정조직의 재편뿐 아니라 주민을 민간파트너로 성장시키기 위한 역량강화와 권한배분도 함께 수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주민참여형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이다현: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종합하면, 주민참여형 정책을 ‘동 단위’를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정책과정의 융합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산된 행정력을 집중하면 지역의 의제를 더 촘촘히 발굴할 수 있고, 발굴된 의제를 정책의 목적과 수위에 맞게 배치를 한다면 사업 중복도 방지하고, 사업간의 협력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서의 통합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부서통합에는 여러 고려사항이 존재하지만, 주민자치의 강화라는 흐름 속에서 주민중심 재편은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 같습니다. 서울시 중구가 주목할만한 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동 단위 주민 간 소통기회의 확대입니다. 사실 동 단위 주민모임은 서로의 활동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협력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럴 기회가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통의 장은 행정이 먼저 만들어준다면 협력기반이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인터뷰 진행: 안영삼 미디어센터 센터장·[email protected]

목, 2020/09/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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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지역혁신 실험 사례를 주목합니다.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변화를 만들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총 6회에 걸쳐 전합니다. 과거에 진행된 혹은 현재 진행 중인 사례를 통해 현장에 반영할 만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Summary & Description : 기존의 문제를 푸는 법, 공동 디자인

핀란드 정부는 사용자 중심-인간 중심의 서비스(정책) 디자인의 핵심인 ‘공동 디자인 (Co-designing)’을 위한 이민국 내 서비스 디자인 스튜디오(부서)를 설치했습니다.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관료적인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조차도 부서 간 장벽에 가로 막혀 정책과 기술이 사용자에게 와 닿지 않은 지점을 주목한 것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자-입안자, 정부의 부서 간, 정부와 다른 이해당사자 간 공동 디자인을 위한 도구와 사고방식이 필요했습니다. 핀란드 이민국 내 설치된 서비스디자인 팀인 인란드 디자인 (InLand Design : 홈페이지)은 공동 디자인 과정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개선하는 인공지능 챗봇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과를 거뒀습니다.

인란드 디자인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개별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역할을 제한두지 않습니다 부서 내, 부서 간, 그리고 정부와 외부 주체 간 소통을 통해 혁신을 촉진하는 공동 디자인 방법론, 협업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공동 디자인’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inland from inland studio on Vimeo.

Challenges : 익숙한 관료주의에 불필요한 행정 소요 

인란드 디자인은 혁신을 위해 공동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던 시기에 설치되었습니다. 2015년 이후 핀란드 정부는 공공 서비스의 합리화와 개선을 위해 디지털화를 주요 과제로 삼았습니다. 재무부는 2017년 각 부처를 대상으로 ‘D9’이라는 공무원과 디지털화 컨설팅 팀을 만들었고, 해당 팀마다 서비스 디자이너가 포함되었습니다. 같은 해, 이민국에서도 서비스 디자이너가 합류해 한시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공식 지원부서로 편입되었습니다.

이 두 조직 모두 공공정책에 서비스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공동 디자인이 작동한 사례입니다. D9은 여러 부처 및 민간 서비스 제공자와 공동 디자인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행정 소요를 줄이는 디지털화를 지원했으며, 인란드 디자인은 서비스의 사용자인 이민자, 이민국 내 여러 부서와 공동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마련했습니다.

인란드 디자인의 프로젝트는 이민국 이외 다른 부서 및 정부 기관과 협업하는 등 점차 확대됐습니다. 예컨대 2017년 이민국에서는 밀려드는 난민신청 및 이민 문의가 많아 전체 문의 중 22%가량 응대할 수 있었습니다. 인란드 디자인은 전화 문의 중 90%가 단순 정보를 묻는 내용임을 파악했습니다. 상담원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느라 10%에 해당되는 심도 깊은 문의에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이에 관해 인란드 디자인은 이민자 및 전문가와의 공동 디자인을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Solution & Action : 이민국에 쏟아지는 문의 전화, 다시 들여다보다 

인란드 디자인은 90%의 단순 문의를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 챗봇(Chat-bot)을 개발했습니다. 일반 전화부터 위챗, 페이스북 채팅, 스카이프 등 다양한 기존 소통 서비스를 이용해 많은 수의 문의자를 동시에 응대할 수 있었습니다. 각 개발 과정에는 공동 디자인 과정이 도입되었습니다. 2017년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2020년까지 전체 이민국 고객 서비스 업무 중 90%가량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 인란드 디자인 홈페이지 갈무리: 챗봇 http://inlanddesign.fi/

Impact & Achievement : 응대 서비스 개선과 업무 환경 개선 효과 누려

서비스 디자인에 공동 디자인을 도입한 것은 기존 관료체계에서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이민국 고객센터와 민원 부서의 업무 폭주 상황에 관해 새롭게 문제를 규정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 개선뿐 아니라 직원의 업무환경 개선 효과를 거뒀습니다. 부서 간 장벽 문제를 뛰어넘는 공동 디자인은 다른 각도로 문제를 파악하고, 자원에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인란드 디자인은 현재 개별 프로젝트 수행과 더불어 공동 디자인의 사고방식을 정착하고, 확산하는 기획 역할까지 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공동 디자인과 실험적인 문화의 확산은 공공서비스 영역에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참고자료
https://medium.com/inland/service-design-within-finnish-immigration-services-327d281b7825
https://medium.com/inland/our-team-marianas-presentation-5aada40793f1
https://medium.com/inland/initiatives-to-bring-co-design-to-the-organization-6f1dd6ec100c
https://medium.com/inland/co-designing-the-customer-service-chatbot-in-kuhmo-eaa2fb024226

– 글: 이동욱 시민주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목, 2020/09/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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