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운동연합(이하 서울환경연합)이 제8회 온난화식목일 기념으로 ‘기후변화시대, 온난화 식목일을 말하다’ 토론회를 3월 28일 오후 2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개최했다.
첫 발표에 나선 한봉호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나무 심기 적당한 날짜가 10일 정도 빨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과학적 검증을 통해 한반도 기온 변화에 따라 지역별·수종별로 적정한 식물 식재 시기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은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로 봄이 시작되는 날이자 겨울철 얼었던 땅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연약해지는 시기”라며 춘분으로 식목일을 옮기자고 제안했다.
김 소장은 최근 산림청이 식목일 날짜 변경 불가하다며 제시한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산림청은 4월 5일이 신라가 삼국통일의 성업을 완수한 날이자 조선 성종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친히 제사를 지내고 밭을 간 날이라며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삼국통일은 나무 심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성종이 선농단에서 씨를 뿌린 것도 ‘권농일’에 적합한 날일 뿐 나무 심기와는 엄밀히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산림청이 날짜를 변경하면 홍보비용이 들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는, 도시에 숲이 조성되고 기후변화 적응 효과가 나타나면 경제성이 비용보다 클 수도 있다며 제대로 비용편익분석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석 노을공원시민모임 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 이경준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명예교수는 “시민운동 차원에서는 나무를 앞당겨 심는 게 맞다”면서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식목일을 변경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큰 나무를 옮겨 심는 과정에서 많은 나무가 말라 죽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용득 자연보호중앙연맹 사무총장은 “자연보호중앙연맹이 식목일을 3월 15일로 변경하자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온이 상승해 지자체가 대부분 3월에 식목행사를 하는데도 1949년에 대통령령으로 지정한 식목일을 70년 동안 유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영민 생명의숲 사무처장은 “식목일이 국가가 국민을 나무를 심는 데 동원하기 위해 만든 날이 아닌가”라며 계몽주의와 국가주의의 잔재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식목일을 특정 날짜 보다 요일을 지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봄철에는 오히려 갑작스런 저온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날짜를 변경하는 부분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석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아고산대 고산침엽수 고사현상을 소개하며 “기후변화로 인해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또 국가 주도로 나무를 심는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정훈 서울시 푸른도시국 산림관리팀장은 “4월 5일이 나무심기에 최적의 날짜라고 볼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전제한 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식목월을 도입해 3월 20일부터 4월 20일까지 나무를 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왕산로(인왕스카이웨이)는 1968년 1월 21일 사태 이후로 청와대 일대의 경비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북악스카이웨이(1968.9.28. 개통)의 2차 확장도로입니다. 1969년에 착공하여 8개월 만에 개통되었죠. 당시 돈으로 무려 1억 2천3백만 원이 소요되었고, 도로를 놓기 위해 뚫어낸 암반만 10만 7천 세제곱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인왕산 생태계의 연결성을 파괴한 것이죠.
인왕산로는 서울시 소유의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는 행정적인 분류일 뿐이죠. 청와대 경호 강화와 수도 방위라는 군사적 목적을 띄고 만들어진 도로에 서울시가 실질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을 겁니다. 실질적으로 도로의 사용/운영/관리 등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건 수도방위사령부 그러니까 국방부였죠.
그런데 2017년부터 인왕산로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인왕산의 전 구간이 개방되었고 그에 따라 인왕산로에 있던 군초소와 시설들도 철수한 것입니다. 군사시설이 아닌 시민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죠.
등산객들 사이로 인왕산로를 통과하는 자동차
그러나 인왕산로는 여전히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차량 통행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가 떡하니 남아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인왕산을 등산하기 위해 찾은 등산객들, 산책을 위해 인왕산을 찾은 지역주민들이 인왕산로를 꾸준히 지나다 보니 좁은 보행로에는 많은 사람이, 넓은 차도에는 적은 차량이 다니는 불합리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장동서가와 같은 서촌 지역 주민단체들과 함께 차 없는 인왕산로를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했습니다.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제한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을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국방부 등 인왕산로와 관련이 있는 기관들에 제안하였죠.
그러나 청와대 경호처는 “현재 경호처는 경호 목적상 인왕산로를 관할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며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방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인왕산로는 ‘시도’라며 서울시로 답변을 이관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구간의 보행로에는 산책, 등산하는 분들이 다니지만, 군부대가 인접하고 있어 작전 차량, 비상차량 통행 등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보안 · 긴급상황 등의 발생 가능성이 있기에 해당 지역은 차량 통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신 인왕산로를 이용하는 보행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해당 구청과 협의하여 안전사고 예방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서울시의 이야기에 따르면 인왕산로에 차량 통행을 제한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각을 다투는 국방 수행과 관련된 긴급상황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방부, 수도방위사령부는 책임을 회피하며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 서울환경연합과 모두문화예술원, 서촌주거공간연구회와 장동서가는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차 없는 인왕산로를 제안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인왕산로 차량 통행 제한에 시민 서명을 전달하며 다시 한번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제안하였습니다. 물론 기존에 제안했던 내용을 그대로 다시 제안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일시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 도로를 조성하자는 서울환경연합의 기본적인 취지에 동감한다는 국방부의 응답을 추가하여 서울시에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적으로라도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국방부는 ●군 차량을 위해 별도의 차도 유지, ●차량 통제시설 설치 시 일시적 제거 권한 보장, ●군 차량 통행 보장내용 조례 반영 등을 조건으로 인왕산로의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에 동의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지난 6월 1일 기자회견 후기를 보셨다면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차 없는 인왕산로에 대한 논의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도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인왕산로 차 없는 거리 추진을 위해 관계 기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고, 8월 ~ 11월에는 주말 중으로 시범 운행을 해보는 ‘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죠.
그러나 인왕산로의 차량 통행 제한을 다시 한번 제안한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실질적인 변화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 없는 거리 추진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나 자료가 확보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국방부는 군 차량 통행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단기간의 제한적인 시범운행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조례 재정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종로구는 인왕산로의 실제 교통량 정보 조사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하는데, 서울시는 폭염으로 무더운 여름철에 교통량 조사를 진행하면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보기 어려우니 가을철에 진행하면 어떨지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서울시 2050 온실가스 감축 전략’ 중 서울시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2018년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수송 분야가 차지하는 양은 무려 9.056천 톤 co2eq로 전체의 19.2%에 달합니다.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분명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교통량 조사도 객관적인 데이터 마련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죠.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객관적인 지표, 자료도 당연히 필요하고요. 그러나 서울시에서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면 인왕산로와 같은 여건이 갖춰진 도로의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인왕산로에서는 차량 통행제한과 보행자 중심 도로 전환을 위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것입니다. 머지않아 올해중으로 시범운행이 진행될 수도 있죠. 그러나 단순히 이 길이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되는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교통문화와 그린인프라 이용방식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과 전환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되찾기 위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