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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독도시교류포럼] “기억문화는 다양한 목소리를 나누는 민주주의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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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독도시교류포럼] “기억문화는 다양한 목소리를 나누는 민주주의의 과정”

익명 (미확인) | 화, 2017/03/28- 14:20

희망제작소는 안산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과 함께 ‘기억의 조건 : 한국과 독일의 사례로 보는 기억문화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2017년 3월 23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기억문화가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2017년 3월 23일, 차가운 물 속에 천 일 넘게 잠겨있던 세월호가 떠올랐습니다. 전 국민의 시선이 긁히고 찢긴 세월호에 쏠렸던 그날, 희망제작소는 안산에서 이런 아픔을 어떻게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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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기억문화, 그 험난한 과정

미하엘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과 팀 레너(Tim Renner, 前 베를린 시 문화부 장관)에게 독일의 기억문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독일은 과거 나치의 만행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이에 대해 배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민족 말살이라는 범죄 행위의 가해자들이 나의 가족과 이웃으로 살고 있는 상황에서,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에 대해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세상을 떠나는 희생자가 많아지면서, 지난 일이니 덮어두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자고 꾸준히 말했습니다. 결국 그들의 작은 목소리가 현재 독일의 모범적 기억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올바른 기억문화 정착을 위해 ‘기억 간 경쟁’은 피해야

혹시 우리는 지난 일을 기억할 때, 서로 비교하며 그 무게를 따지려 하지 않았나요? 어느 사건의 희생자가 더 많았는지, 어느 사건의 결과가 더 처참했는지 말입니다. 미하엘 파락 사무총장은 기억 간의 경쟁이 다른 하나를 미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치에 비해 독일 공산독재가 ‘그나마 덜 했다’는 것처럼 말이죠. 비록 그 피해의 규모가 비교적 작았다거나, 기간이 짧았다거나,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하나에 모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경쟁하지 않는 것, 이를 통해 우리는 각 사건의 진실을 올바르게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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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에 대한 기억에서 희생자에 대한 기억으로

나치정권의 범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처음 주목 받았던 사람들은 부정의에 저항한 영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행정은 폭력의 공간을 보존하는 것에 집중했었죠. 하지만 1999년 연방의회에서 ‘기억의 대상은 희생자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가족이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고, 가해자는 죄를 고백할 수 있으며, 시민은 과거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배울 수 있는 장소를 조성했습니다. 그것이 현재 베를린 시 한복판에 위치한 회색빛의 추모공원입니다. 팀 레너 전 장관이 공유한 베를린 추모공원 사례는 희생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한국의 아픈 역사, 그것의 올바른 기억

우리도 아픈 역사가 참 많습니다. 가깝게는 국가의 무능한 대응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생긴 4·16세월호 참사부터, 일방적 정리해고와 폭력 진압에 현재까지도 고통 받는 쌍용차 노동자들, 군사독재 정권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발생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말입니다. 복잡한 정치적 역사 속에서 권위주의적 정부는 자본과 권력의 힘을 키우기 위해 힘없는 시민의 희생을 발판 삼았습니다. 하지만 그 희생은 억압받고, 때로는 조롱당하며 왜곡된 채로 잊히곤 합니다. 잊힌 기억은 비슷한 희생을 낳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연사들이 공유한 아픈 과거의 진실을 기억하고 같은 희생을 막기 위해, 우리도 올바른 기억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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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위한 우리의 역할

미하엘 파락 사무총장은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은 모두 기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원하는 결과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종합해 올바른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기억문화는 다양한 목소리를 나누는 민주주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제에 이어 많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독일에서 지난 역사를 다시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십 년이 지난 이후에 등장할 수 있었던 계기나 도심 한복판에 추모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있었던 시민의 반응 등을 묻고 답하며, 기억문화에서 ‘시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많은 의견을 어떻게 종합하여 합의점을 찾아낼 것인지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는데요. 기억문화에서 행정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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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점차 흐려집니다. 사라지고 왜곡되기 전에 우리는 기록해야 합니다. 독일 연사들은 기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참여’와 ‘토론’이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한쪽의 의견이 묵살당하지 않아야 기억을 올바르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함께 답을 찾아 가는 것, 그것이 사회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미래로 다가갈 수 있는 정도(正道)가 될 것입니다.

– 글 : 이다현 | 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최정상 사진작가

☞ 2017 한독도시교류포럼 기억의 조건 독일 연사 발제 전문 보기
– 미하엘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 – 기억문화에서 시민의 역할 (전문 보기)
– 팀 레너(Tim Renner, 前 베를린 시 문화부 장관) – 기억문화에서 도시의 역할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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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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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한 차명진 전 국회의원 영구 제명하라

–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의 막말, 더는 용납할 수 없다 –

어제(16일)는 세월호 참사 5주기였다. 우리는 5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 사회의 일부 정치인은 희생자의 한(恨)과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국회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으로 사회적 비난이 잊히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차명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경기 부천 소사구)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도를 넘는 막말과 조롱, 갈등을 유발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차명진 전 국회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고 조롱했다. 또한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라고 지적하며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에게 세뇌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이라며 막말을 이어갔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망정, 정치인 이전에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타인의 아픔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과 태도를 망각한 차명진 전 국회의원의 조롱과 막말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사망자 1,400명 등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집단적 피해가 반복됐다. 그런데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더뎠고, 권력이 사건을 은폐하고 가해자를 보호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됐다.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의 막말이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갈등하고 분열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의 기본적인 소임이 상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일이 아닌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조정하는데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의 도를 넘는 막말 발언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 <경실련>은 자유한국당에 요구한다. 당장 차명진 전 국회의원은 사과하고, 자유한국당은 차명진 전 국회의원을 영구 제명하라. 그리고 반복되는 자유한국당 소속 인사의 막말을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에게 천명하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가 이념화의 대상이나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건강한 사회는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다시는 이와 같은 잘못이 반복하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추모하고 기억하는 것으로부터 이루어질 것이다.

2019년 4월 1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190417_논평_차명진영구제명-최종

수, 2019/04/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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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마음을 넘어 참여로” 편집부 뉴욕뉴저지세사모 딸기 축제에서 세월호 홍보 활동 미주 동포들의 세월호 기억하기 행사들이 더운 여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기집회, 서명 캠페인, 간담회, 영화상영회, 그림 전시회, 소식지 만들어 나누기, 인형탈 만들기 등 행사방식도 다양하다. 미국과 캐나다 각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만든 ‘세월호를 잊지않는 사람들의 모임 (세사모)’은 세월호의 ...
월, 2016/06/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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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49675323231/in/dateposted/" title="20200319_세월호6주기안내" rel="nofollow">20200319_세월호6주기안내https://live.staticflickr.com/65535/49675323231_43f8a6c3f8_c.jpg" width="800" />

 

다시 봄, 세월호 6주기를 맞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고 있어, 안타깝지만 올해는 <노란리본공작소>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직접 노란리본을 만들 수 있는 제작키트(노란색 에바폼+군번줄+안내지)를 나눠드립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06Cval9Dvq941P1kJSvbYqPI5JN5v... rel="nofollow">제작키트 신청하기 클릭

 

완성된 노란리본이 필요하신 분은 별도 신청하시면 보내드립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CY-in3IfAfkCr11kUOXE0S18ULwDR... rel="nofollow">노란리본 신청하기 클릭 

 

*문의 : 시민참여팀 (02-723-4251, [email protected])

 

금, 2020/03/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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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style="text-align:justify;">세월호는 사회적 기억이다</h1> <h2 style="text-align:justify;">피해자의 권리로 세월호를 기억하자</h2>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strong>어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strong></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얼마 전 개관한 '광화문 기억·안전공간'에 다녀왔다.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지난 5년의 시간이 잘 헤아려지지 않아서 약간 혼란스럽던 참이었다. 5년간 광화문 광장을 지켜온 세월호 천막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 들어선 목조 건물. 그 앞에 섰을 때 문득 이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다는 걸 실감했다. 낡은 천막이 목조 건물로 바뀐 세월호 5주기에 안산과 진도에 있던 투쟁의 공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기억을 말하는 공간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진 것 역시 절박한 투쟁의 결과였다. 세월호 이후 입을 모아 외쳤던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기억하는 시간과 공간을 조성하는 건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어떤 기억인가? 세월호 이후 지난 5년은 우리에게 어떤 시간이었나? 우리는 세월호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strong>5년간의 참사에 대한 사회적 기억</strong></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세월호 참사는 불행한 사고나 불운한 우연이 아니었다. 사고가 재난이 되기까지 수많은 요인이 작용했으며, 사고를 재난으로 만든 대부분의 요인이 기존에 존재했던 사회적 문제라는 점에서 세월호는 사회적 사건이었다. 또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304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충격으로부터 지난 5년은, 국가와 사회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가혹해질 수 있는지 확인해온 5년이기도 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요구는 배·보상의 문제로 협소화되고, 더 많은 보상을 바란다는 식으로 의도를 의심받았다. 구조나 자원봉사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는 직접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후순위로 밀려났고, 생존자는 살아 돌아왔다는 이유로 죄인이 되기도 했다. 피해자 사이에 선을 긋고 누구의 피해가 더 큰지 가늠하려는 잣대가 피해자를 더욱 고립시키곤 했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 5년간 지속되어왔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삼풍백화점 붕괴(1995), 씨랜드 화재(1999), 대구 지하철 화재(2003), 춘천 산사태(2011), 태안 해병대캠프 실종(2013), 장성요양병원 화재(2014), 스텔라데이지호(2017),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017). 세월호 이전과 이후에도 재난은 반복되었고, 서로 다른 재난의 피해자가 보내온 시간은 놀라울 만큼 닮아있었다. 사랑하는 이를 이유도 모르고 잃어버린 사람,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재난참사에서 영문도 모른 채 필사적으로 살아나온 사람, 도무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가 없는 이를 기다리는 사람. 국가와 사회는 재난 자체만으로도 넘치도록 고통스러운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거나 함께 울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큰 짐을 지워왔다. 안전보다 이윤을, 생명보다 효율을 중시해온 국가와 사회는 무능했으며 또한 무책임했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세월호가 사회적 사건이라면 세월호에 대한 기억은 사회적 기억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사회적 기억은 단순히 '세월호라는 배가 침몰한 사건이 있었다'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세월호를 통해 켜켜이 쌓인 사회의 부조리를 직면했으며, 이 사회의 모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꼈다. 사회적 기억은 이 모든 부조리에 대한 인식과 반성을 포함해야 한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strong>피해자의 권리로 세월호를 기억하자</strong></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한편 지난 5년은 피해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세워온 시간이기도 했다. 재난참사 피해자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말을 대놓고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정작 피해자의 권리는 끊임없이 침해당하는 현실에서 피해자들은 말하고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저 운 나쁘게 불행한 일을 겪은 사람,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았으며 권리의 주체임을 끊임없이 외쳤다. 지난 5년간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의 연단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행진의 선두에서 피해자의 권리는 확인되고 또 확장되어왔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인권의 중요한 원칙은 보편성과 불가분성이다. 모두에게 권리가 있으며, 각각의 권리는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말이다. 피해자의 권리가 확장되어온 지난 5년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가 확장되어온 시간이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언제나 진실을 요구해왔으며 이는 전 사회의 정의를 세우고 안전을 만들어가는 데 필수적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정의와 안전 또한 제대로 세워질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세월호를 사회적으로 기억하기 위해 필수적인 전제이기도 하다. 기억은 언제나 진실에 대한 기억이어야 한다. 지금도 남은 진상규명의 과제를 확인하는 일,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과 검찰 특별수사단 설치 요구 등이 중요한 이유이다. 또한 피해자의 권리에 대한 이해는 세월호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재난참사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사람의 존엄을 해치는 일이라는 점에서, 결국에는 사람이 겪는 일이다. 재난참사를 온 몸으로 겪은 피해자들은 그 자체로 재난참사의 증인이자 기록이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 모임인 '노란리본인권모임'에서 최근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 자료집을 발간했다. 한국 사회에서 반복된 재난참사와 그 피해자들이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살피며 피해자의 권리 체계를 정리했다. 인권의 불가분성이라는 원칙 아래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권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재난참사 이후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에서 피해자의 권리를 주요한 이정표이자 나침반으로 만들자. 피해자가 권리의 주체임을 인정하며,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세월호에 대한 사회적 기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료집을 읽고 피해자의 권리에 대한 고민을 나눠주기를 바란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 자료집 파일은 인권운동사랑방 홈페이지(<a href="https://www.sarangbang.or.kr/writing/72593&quot; rel="nofollow">바로가기</a>)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p> <p style="text-align:justify;"> </p> <blockquote> <p style="text-align:justify;">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a href="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quot; rel="nofollow">클릭</a>)</p> <p style="text-align:justify;"> </p> <p style="text-align:justify;">*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p> </blockquote></div>
화, 2019/04/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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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난해부터 영등포구와 함께 ‘2040 영등포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정책의 당사자인 영등포구민이 ‘구민의제발굴단’으로 참여해 실생활의 문제를 나누고 토론을 통해 더 좋은 영등포를 만들기 위한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진행된 구민의제발굴단 2차 회의에 이어, 2020년 1월 13일부터 20일까지 영등포 주민들은 3차 회의를 위해 다시 모였습니다.(2차 회의 현장 보기)

구민의제발굴단 3차 회의에서는 △도시재생·개발 △교통·안전 △환경·녹지 △소통·행정 △경제·일자리 총 5개 분야에 관해 학습하고 토론하여 의제를 발굴했는데요, 다소 어려운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영등포구 주민들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지역에 필요한 의제를 발굴했습니다.


▲영등포권역 3차 회의 현장

 

도시재생·개발분야-지역 간 격차를 줄이려면

도시재생 사업이 확대되면서 이로 인한 지역 간 격차가 커지고,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영등포구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데요. 구민의제발굴단에서는 주차시설을 기존 거주민과 공유하거나, 주민편의시설을 소외지역에 설치하는 등 주민 간 상생 방안을 제안해주셨습니다.

또 획일적인 재정비가 아닌, 특색을 살린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점도 짚어주셨는데요. 영등포구 내 국회의사당, 한강, 문래창작촌 등 지역 명소를 특화하고, 주민이 직접 해설사로 활동하는 등 주민 참여 방안도 함께 고민했습니다.

교통·안전분야-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고민

날이 갈수록 안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중요한 사안입니다. 구민의제발굴단에서는 먼저 어린이 보행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예컨대 학교 주변의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울타리 설치, 안전속도 규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한편, 치안 강화도 중요한 주제였는데요. CCTV 설치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 설치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사각지대를 찾는 등 단순한 CCTV 설치보다 효율적인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어두운 곳에 가로등을 설치하되,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아이디어로 제시했습니다.

교통 부문도 논했습니다. 영등포구에서 편리한 교통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등포로터리와 같은 복잡한 도로를 개편하고, 마을버스 노선을 확충하는 등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비 오는 날 잘 보이지 않는 도로의 표시선을 우천형 페인트로 바꿔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구체적 아이디어도 제시해주셨습니다.

소통·행정분야-보다 높은 수준의 소통과 참여 강화

영등포구 주민은 소통과 참여에 대한 공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방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과 주민이 그리고 주민 간에 협력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강조해주셨는데요. 이러한 점에서 현재 운영 중인 소통창구 <영등포 1번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를 앞으로도 꾸준히 운영하고, 타운홀미팅과 같은 공론장을 열어 토론을 확산시키자는 제안도 해주셨습니다.

행정은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으로 소통이 확대되고 있는 현재 이를 잘 다루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 교육을 제공하거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주민에게는 통장이 가가호호 방문하는 방식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또 주민들이 영등포구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위원회에 참여해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등 적극적인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대림권역 3차 회의 현장

 

환경·녹지분야-깨끗하고 맑은 마을 만들기

영등포구 내 1인당 녹지면적이 작다는 점에서 녹지를 늘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많앗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주차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녹지를 조성하거나, 자투리 공간과 옥상 활용 등의 의견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또 재개발 시 녹지공간을 만든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녹지 확보방안도 필요함을 강조해주셨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풀기 어려운 과제 중 하나입니다. 영등포구 주민들도 쓰레기 무단투기, 음식물쓰레기, 일회용품, 담배꽁초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요. 재활용정거장 등 거점지역에 주민이 관리자로 활동해 깨끗하게 유지하고 일거리 창출도 하는 방안, 주변에 화단을 조성하여 인식을 개선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내주셨습니다.

경제·일자리분야-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경제모델 필요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모든 세대가 일자리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영등포구도 예외가 아니기에 일자리 진입 자체가 어려운 청년을 대상으로 창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토론했습니다. 구민의제발굴단에서는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문래창작촌 모델을 확산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거나, 청년이 관심 있는 IT분야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도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경력단절여성 대상 교육은 많지만, 실제 필요로 하는 교육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당사자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설계해 제공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고, 중년여성은 사회적경제 영역의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사회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또 은퇴한 노년층의 전문능력을 활용하고, 아이돌봄 등 수요가 많은 서비스를 노인일자리와 연계하는 방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권과 상권 사이를 연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해주셨는데요. 영등포구에는 타임스퀘어, 문래창작촌, 영등포시장 등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지역명소가 있지만, 상권 간 단절이 있어 오래 머무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이에 상권의 중간을 연결할 수 있는 디딤돌이 필요함을 제안해주셨습니다.


▲신길권역 3차 회의 현장에서 주민들이 제안한 의견들.

 

구민과 함께 영등포 미래의 밑바탕을 그리는 과정

그동안 지역의 종합발전계획은 공무원과 전문가 중심으로 수립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주민의 필요와 다소 동떨어진 계획이 만들어지곤 했는데요. 2040 영등포종합발전계획은 연구 과정에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의제를 발굴해간다는 점에서 실생활과 밀접한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등포 구민의제발굴단은 세 차례에 걸쳐 분야별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주셨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현재 위 의견을 반영해 2040년 영등포 종합발전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있으며, 결과는 오는 4월에 진행될 4차 회의에서 공유할 예정입니다. 영등포 구민 의견을 반영한 2040 영등포종합발전계획, 함께 기대해주세요.

– 글: 이다현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대안연구센터

금, 2020/01/3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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