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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이백연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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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이백연 생산자

익명 (미확인) | 수, 2017/03/15- 11:51

함께하는 소비자 조합원이 있어
한살림 생산자인 것이
행복합니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으로서 다음 4년을 다짐하며

 

총회1

2017년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대의원총회

뭇 생명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 한살림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났습니다. 30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한살림운동을 확장시키기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헌신해 왔습니다. 그 덕에 작은 쌀
가게로 시작한 한살림이 지금은 전국 213개 매장, 60만 세대에 달하는 조합원, 2,150세대가 넘는 생산자 회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한살림을 일컬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생협,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전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생협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성과를 이뤘지만 그럼에도 한살림 안팎에서 어렵다는 말이 많이 오갑니다. 우리 농사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기후로 농사짓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쌀 개방과 FTA, 수입농산물로 인해 농촌의 삶은 점점 고되어지고 있습니다. 한살림이 없었다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희망을 가질 수도, 꿈을 꿀 수도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그동안 한살림이 숨 가쁘게 지내왔던 30년을 넘어 새롭게 발돋움을 해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봅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전라북도 부안에서 평생 농사만 짓던 제가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이 되어 2,150여 세대 생산자들을 대표하는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됐습니다. 많이 어색하고 겁도 납니다. 앞서 역할을 맡으셨던 분들처럼 한살림생산자연합회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생산자와 소비자 조합원들이 한살림이란 큰 울타리 속에서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사람들이 짧은 방문이 아닌 생활을 꿈꿀 수 있는 농촌은 어떤 모습일지… 고민이 참 많습니다. 더구나 지난 30년간 굳건하게 이어져온 한살림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가장 큰 고민이기에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어깨가 무겁습니다.

2017년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대의원총회에서 모범생산자 상을 수상한 충주공동체 허만영, 양구공동체 이규식, 청암공동체 김보인, 홍천 명동리공동체 최원국, 자연이준식품 김봉순 생산자 (왼쪽 두번째부터)

2017년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대의원총회에서 모범생산자 상을 수상한 충주공동체 허만영, 양구공동체 이규식, 청암공동체 김보인, 홍천명동리공동체 최원국, 자연이준식품 김봉순 생산자 (왼쪽 두번째부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참 많지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먼저, 60만 세대가 넘는 조합원과 2,150세대가 넘는 생산자가 하나가되도록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한살림을 지탱해 온 가장 큰 힘이 ‘생산자와 소비자는 하나’라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살림의 훌륭한 전통을 잘 계승해 소비자 조합원들과 생산자들이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을 더욱 자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한살림물품이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한살림운동을 확장시키며 조합원들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물품은 생산자가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의 섭리에 따라 1년 내내 땀 흘려 얻은 소중한 결실입니다. 또한 생산자는 매 순간 물품을 받을 조합원을 떠올리며 생산에 임하고 있습니다. 한살림물품은 친환경 먹을거리를 넘어 그보다 더 깊고 큰 가치를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품에 담긴 가치를 조합원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더욱 정성껏 생산하고 관리에 힘쓰겠습니다.

2017년 신규 임원진과 회장단 회장: 이백연(부안 산들바다공동체) / 부회장: 이계형(홍천연합회), 정운섭(아산연합회), 박용준(거창 산하늘공동체), 현승훈(제주도연합회), 최광운(해농수산), 김영숙(상주 햇살아래공동체) / 감사: 박봉호(홍천연합회), 우미숙(전 성남용인 이사장) / 사무처장: 김관식(괴산연합회)

올해 한살림생산자연합회의 주요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중점 활동 방향은 ‘새로운 미래를 향한 지속가능한 조직체계를 마련하여, 한살림운동의 주체로 당당히 자리매김하는 한살림생산자연합회’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중점 활동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생산자가 중심이 되는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운영구조 및 운영체계를 새로이 정립한다. 둘째, 생산자의 주체적 참여를 통해 생산·출하부문의 책임구조를 확립하여 생산 조직의 신뢰를 확대한다. 셋째, 새로운 농업살림 30년을 위한 생산자연합회 중장기 비전 및 실천방안을 마련한다. 넷째, ‘생소하나’의 한살림 정신을 확장하기 위하여 새로운 시대에 맞는 도농교류 활동을 연구, 실천한다.

방향과 목표를 세웠으니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며, 2,150여 세대 한살림 생산자의 진심과 노력, 그리고 많은 활약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함께하는 한살림 소비자 조합원이 있기에 한살림 생산자인 것이 행복합니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이백연 생산자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이백연 생산자

글을 쓴 이백연 생산자는 전북 부안 산들바다공동체에서 쌀과 채소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2월 28일에 열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총회에서 새롭게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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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 정월대보름. 한살림 식구들 모두 한 자리에 모여 한 해 농사가 잘 되길 기도하는 2016 첫 한살림 잔치입니다. 쥐불놀이와 줄다리기, 달집 태우기도 함께 하고, 생산지에서 준비한 저녁과 부럼도 깨물어 먹으며 올 한해 소원 함께 빌어요.

 
 
 

2016년 원주한살림 여주금당공동체 대보름잔치 안내

한살림 여주금당공동체와 함께하는 정월대보름 잔치! 달 밝은 대보름을 맞아 세시풍속을 맛보며 다양한 민속놀이도 함께 체험해봅니다. 여주 금당공동체 한살림농장에서 함께 오곡밥도 먹고, 달집태우기, 쥐불놀이도 하며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요.

1. 행사일 : 2016.02.20.(토) 14:00-20:00

2. 행사장 : 여주 금당리 한살림농장(여주군 가남면 금당리 531-2)

3. 참가비 : 성인, 청소년 13,000원 / 어린이 8,000원 / 36개월 미만 무료 

*참가신청방법

-전화 : 033)763-1025 (조합원명, 연락처, 참가자수)

*신청기간 : 02.11(목)-02.17(수) / 버스 1대 (40명) 선착순 접수
*참가비 입금계좌 : 농협 044-01-110586 원주한살림

*귀가 시간은 행사 종료시간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4. 준비물

- 생산자님들이 조합원님들과 함께 즐거운 대보름 추억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셨습니다. 생산자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안고 가요.

- 일회용 컵보다는 개인컵을 권장하오니 꼭 챙겨오세요!!

- 강바람이 불어 추울 수 있습니다. 손 발 목 얼굴 따듯하게 입고 오셔서 더우면 벗으세요.

 

한살림원주 홈페이지
화, 2016/02/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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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대 대선, 많은 이슈 속에서 ‘청소년 참정권’이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국회에서도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는데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19세 이상을 선거연령으로 정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캠페인으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찾아보려 합니다.

* 인터뷰 전문
– 인터뷰이 : 신흥고등학교 ‘박지환’님

Q. 자기소개
– 안녕하세요. 전주 신흥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환이라고 합니다.

Q 세월호 3주기 행사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오게 되었어요.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는 중학교 2학년이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사실 세월호 문제에 관심은 없었고 ‘수학여행을 못 갔구나’라는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조금씩 사회 문제에 관심 두게 되면서 농성장 등에도 다녔거든요. 이후 세월호 사건을 다르게 보게 됐어요. 바다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같은 게 아니라 국가가 304명의 생명을 수장시켜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회참여

Q. 어떻게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었나요?
– 제가 어렸을 당시에 아버지가 조금 가부장적이셨어요. 집에서 만화 같은 것을 보지 못하고 뉴스만 봤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치에 자연스레 관심을 두게 됐어요. 관련 책 등을 찾아서 읽고 그러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백남기 농민 돌아가셨을 때 많이 울었어요. 그때는 수업 끝나고 집회에 참석하는 걸 반복했어요. 또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다는 소식도 들었는데요. 페이스북에서 ‘21세기 민주화의 성지, 성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의 사진을 봤어요. 뭔가 전율이 느껴졌죠. 그래서 다음 날 바로 성주에 갔어요.

Q. 시위에 참여하면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 신기하게 보죠. 왜 참여하냐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학생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참여할 자격이 있는 거죠. 참여에 ‘애, 어른’이 어딨나요?

Q. ‘청소년’이라서 활동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는지?
– 어른들이 많이 반대하세요. ‘학생이면 학생답게 공부나 해라’, ‘나중에 데모꾼 되려고 그러냐’라고 말씀하시곤 해요. 하지만 우리는 4·19 혁명을 4·19 학생운동이라고도 부르잖아요. 5·18 민주화 항쟁 때도 그렇고, 한국 민주주의 현장에는 늘 학생들이 있었어요. 작년 촛불집회에도 학생들이 많이 나와서 눈길을 끌었잖아요.

Q. ‘청소년참여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 제 꿈이 정책연구원인데요.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추천해주셔서 참여하게 됐어요. 전주시 의회에 제안할 수 있는 데다가 청소년 행사도 모니터링 할 수 있는데, 제가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Q.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나요?
– 저는 민주주의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한다고 해요. 미국은 유치원에서부터 선거하는 방법을 알려준대요. 사회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학생이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교육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민주주의를 포함한 여러 정치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민주주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카를 포퍼’(Karl Raimund Popper)라는 사람이 그랬대요. 정말 무능하고 악질인 사람이 정권을 잡더라도, 그들이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 민주주의라고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탄핵 되는 과정을 보니까 생각이 바뀌었어요.

Q. 사회참여 후 지환님에게 생긴 변화는?
– 참여 전에는 정부의 정책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관심 갖고 보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청소년의 참정권

Q. 청소년 참정권에 관심 두게 된 계기는?
– 우리나라는 만 18세에 많은 의무를 부과해요. 하지만 참정권은 주지 않아요. 해외에서는 만 18세는 물론 만 17세에 선거권을 부여한 국가도 있어요. 만약 우리나라도 선거권을 만 18세로 낮추게 되면, 정치인들이 청소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요? 청소년을 위한 공약도 생길 것 같고요.

Q. 투표권이 생긴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 저는 지금보다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만 18세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투표권이 생기면 선거철에 대선토론 등을 좀 더 관심 있게 보면서 후보 간 공약도 비교해볼 것 같아요.

*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리즈 영상 목록

① 우리도 ‘현재’를 사는 국민이다 (영상 보기)
② 글쓰는 청소년_ 학생다운 게 무엇인가요? (영상 보기)
③ 일상을 고민하는 청소년_ 모든 것이 공부다 (영상보기)
④ 사회를 고민하는 청소년_ 애와 어른의 기준

금, 2017/07/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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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호_한살림하는사람들

뜨거운 마음으로 키워 시원하게 전합니다
강원 양구공동체 홍석현 · 전은경 생산자 부부

부부는 부끄러움이 많았다. 아무리 구슬리고 추어올려보아도 한 번 얼굴에 드리운 어색함은 쉬이 녹지 않았다. 제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이 깡충거리며 매달려보아도 그때뿐, 입꼬리에 잠깐 피어난 잔웃음은 누가 볼세라 얼른 사라졌다.

카메라 앞에서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홍석현 생산자이지만 농사에 있어서만큼은 다르다. “형님, 천적을 뿌려놓고 손 놓고 있으면 어떡해. 도망 가니 수시로 들여다보고 다시 잡아다 넣어 줘야지.” 공동체 회원들의 밭에 들러서는 눈에 밟혔던 부분에 대해 입바른 말을 툭툭 던지는데 옆에서 듣는 이가 머쓱해질만치 거침이 없다.

양구공동체-(97)

과채농사를 잘 짓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곳이 어디든 몇 번이고 찾아가서 배운다. 반복된 실패에도 개의치 않고 이듬해 새로운 종자를 심는다. 친환경자재를 뿌리는 것도 마뜩치 않아 효과가 적더라도 되도록 천적을 이용해 해충을 잡는다.

‘그냥 한번 해 보는 거에요’라고 대충 둘러 이야기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그냥’은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엔 너무 묵직하고 곧이곧대로 듣기엔 너무 깊다. 그런 그가 자신있게 내는 미니파프리카와 방울토마토, 빨리 먹어 보고 싶다.

 

554호-2면

한살림 소비자 조합원을 만나기 위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여름채소들 (2016년 6월 16일 양구)

 

하늘과 농사꾼이 함께 지은 한살림 여름채소

“아침, 점심, 저녁 꼬박꼬박 인사해도 모자라요. 갓난아기나 마찬가지라 하루만 소홀해도 금방 녹아버려요.” 양구공동체 이규식 생산자의 하루는 해가 고개를 내밀기도 전, 사방이 어스레 할 때부터 시작된다. 양구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하우스와 노지를 돌다 보면 두 어 시간이 금방이다.

그것도 작물이 탈 없이 자라고 있을 때나 가능한 일. 만약 양상추 잎 밑동에 암갈색 반점이라도 발견되는 날에는 꼼짝없이 온종일 한 밭에만 매달려 있어야 한다.

상추, 로메인, 양상추, 적양배추, 미니 파프리카… 그가 한살림에 내는 여름 채소는 간단히 어림해도 10여 가지가 훌쩍 넘는다. 한살림과 약정하지 않은 작물도 일단 넉넉히 심고 본다. 한살림의 요청이 있을 때, 언제라도 건네기 위해서다. 이쯤 되니 “나뿐 아니라 우리 회원들은 한살림밖에 모른다”는 그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여름채소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생육 기간과 필요한 온도, 물의 양 등이 모두 다르니 그에겐 하나하나가 신경이 쓰이고, 깨물면 다 아픈 손가락이다. 이는 비단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름채소와 씨름하는 양구공동체 회원 대부분은 최소 너덧 가지의 작물을 함께 짓고 있다. 회원 각자가 여러 밭을 돌며 가지를 파종하고, 적양배추를 정식하고, 양상추밭을 돌보다 보니 양구의 하루는 바삐 흘러간다.

상추정식 사본

상추 정식하는 모습

 

절반만 건져도 성공

강원부터 제주까지,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한살림 산지 중 양구는 여름채소를 책임지고 있다. 한살림 산지 중 어느 곳 하나 특별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청정지역이라는 면에서 양구를 따라갈 곳은 많지 않다.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출입증이 있어야만 겨우 드나들 수 있었던 민통선 북쪽 지역이라 그 흔한 산업시설 하나 찾아 보기 어렵다. 또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400m의 분지 지역으로 한여름에도 20도씨 내외로 비교적 선선해 여름채소 구경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지역이다.

다른 곳과 비교하면 환경이 좋다지만 양구에서도 여름채소를 키우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잎채소의 경우 아침저녁으로 습하고 햇볕 타들어가는 여름에는 아무리 정성껏 돌봐도 금세 짓무르고 잠깐 눈을 돌리면 진딧물의 온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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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선, 조규학, 이규식(왼쪽부터) 생산자가 여름채소농사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늘만 바라보고 지어서 ‘하늘농사’라고도 부른다는 노지농사는 물론, 실내 온도와 물 주는 시간을 농사꾼이 조절할 수 있는 하우스농사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씨도 해마다 점점 뜨거워져 농사꾼의 시름을 깊게 한다. 그래서인지 홍석현 생산자의 목소리도 잔뜩 격앙되어 있었다.

“100포기 심으면 50포기는 버린다고 보면 돼요. 키우는 기간에 장마가 끼어 있어 이파리가 부러지는 경우도 많고, 어떤 건 아예 자라지 못하고 썩는 것도 있어요. 물품 기준에 따라 선별하다 보면 절반도 못 건지는 때도 잦아요.”

 

냉 먹이는 데는 우리가 제일

양구공동체 대표를 맡고 있는 조규학 생산자는 “농사의 절반은 하늘에 달렸지만 나머지는 농사꾼의 몫”이라고 믿는다. 품온관리(작물의 품위유지를 위해 저장·유통과정에서 온도를 관리하는 일) 또한 작물을 잘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산자와 공동체의 몫이다. 무더위와 병충해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절반이라도 온전히 조합원에게 전하기 위해 철저한 품온관리는 필수다.

상추, 로메인 등 잎채소의 경우 발주 가 들어오면 이튿날 새벽부터 수확에 나서 늦어도 이른 아침까지는 작업을 마친다. 최대한 날이 서늘할 때 수확한 작물은 플라스틱 상자에 담긴 채 저온저장고로 옮겨 예냉(예비냉장)처리를 한다.

냉동창고

지난해 신축한 저온저장고가 여름채소를 기다리고 있다

 

흔히 ‘냉을 먹인다’라고 표현되는 예냉과정은 얼기 직전의 온도에서 24시간 이상 이뤄진다. 예냉을 마친 작물은 벌크상태로 냉장배송차량에 올라 한살림 안성물류센터로 향하고 그곳에서 소분작업을 거친다. 수확한 후 물류센터로 갈 때까지 외부의 따뜻한 기운과 만나지 않아야 작물의 싱싱한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 가지, 미니파프리카, 방울토마토 등 껍질이 단단한 열매채소는 예냉 전에 시원한 곳에서 소포장 작업을 거치는 것만 다르고 다른 과정은 잎채소와 거의 같다.

양구공동체 (33)

양구공동체 저온저장고

 

양구공동체는 홍천연합회에서 독립해 나온 지 불과 4년 만에 2.5톤, 5톤의 냉장배송차량을 각각 한 대씩 장만했고 예냉 및 저온저장을 겸하는 저온저장고도 두 동 더 지어, 총 네 동을 마련했다. 30여 호가 모인 작은 공동체임을 고려할 때, 양구공동체가 품온관리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여름채소만 평생 해온 사람들이라 냉 먹이는 데는 이골이 난 사람들이에요. 작물을 얼려 까무러치게 한 다음에 조합원 집에서 깨어나게 만드니 신선할 수밖에 없지요.” 물류센터까지의 거리가 먼데도 유독 결품이 적은 이유를 설명하며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농담에서 공동체 여름채소 관리에 대한 조규학 생산자의 자부심이 읽혔다.

 

무엇 하나 버리는 것 없게 되는 날까지

여름채소를 내는 이들은 가을부터 봄까지 무엇을 할까. 한살림 정책상 가온재배를 하지 않으니 하우스가 있다고 한들 겨울에는 별다른 농사도 지을 수 없다. 지역 특성상 겨울에는 몹시 추워서 여름채소를 수확한 밭에 다른 작물을 이모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가장 늦게까지 낼 수 있는 파프리카, 가지도 10월이면 더 이상 수확이 어려우니 이들은 11월부터 5월까지, 일 년에 절반 이상 실업자 신세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를 것 같다. 2010년 구제역 사태 이후 접었던 축산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기 때문. 벼농사, 콩농사를 적잖이 짓고 있어 소 먹이로 쓸 수 있는 볏짚과 콩깍지가 넘쳐나는 데다 조사료를 심을 수 있는 땅도 넓어 사료 걱정할 일은 없다. 소의 똥오줌을 퇴비로 만들어 쓰면 여름채소 농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양구공동체 (58)

조규학 생산자

 

“유기농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경축순환농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와 작물의 부산물을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서로를 위해 쓸 수 있으니 그게 진정한 유기농 아닐까요?” 애써 심은 작물의 절반도 건지기 어려운 여름채소농사를 하면서도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느냐며 불평 한마디 없는 양구공동체 생산자들. 이들의 묵묵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글 · 사진 김현준 편집부

화, 2016/06/2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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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토론회] 노동자 손배소 피해실태와 법개정의 시급성 벼랑 끝에 선 손배소 노동자, 법개정으로 살리자!   2017년도 변함없는 손배소 1600억원, 가압류 175억원 시민단체, 환노위 소속 더민주-정의당 의원, […]
화, 2017/02/0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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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어르신 아카데미를 진행합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노후를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전문 강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날짜 : 2016년 9월 23일(금) ~ 11월 11일(금)

시간 : 오후 2시(주 1회, 2~3시간)

장소 : 서울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대상 : 서울시 거주 60세(57년생) 이상 누구나 (40명)

참가비 : 5천원

접수 : 9월 5일(월) ~ 22일(목)까지

문의 : 02-486-0617, 070-7098-2904(10시 ~ 4시)

 

 강의  일정 내용  강사
 1강 9월 23일(금) 14:00~17:00 노인의 리더십 및 노년기의 품격 김찬호(성공회대 초빙교수)
 2강 9월 30일(금) 14:00~16:00 기질검사를 통한 나 이해하기 김종구(한국기질검사 연구소 소장)
 3강 10월 7일(금) 14:00~16:00 노인과 노인문제에 대한 이해 오건호(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위원장)
 4강 10월 14일(금) 14:00~16:00 아름다운 말의 힘 이정신(전 kbs 아나운서/JS Speech Academy
 5강 10월 21일(금) 10:00~87:00 자연과 사람을 만나는 여행 눈비산마을(괴산)
 6강 10월 28일(금) 14:00~16:00 약이 되는 양념이야기 채송미(한살림요리학교)
 7강 11월 4일(금) 14:00~16:00 경청하는 대화, 공감하는 이야기 이정신(전 kbs 아나운서/JS Speech Academy
 8강 11월 11일(금) 14:00~17:00 내 몸을 사랑하는 셀프마사지 위인미(중의사)

* 총 8강(20시간) 중 80%(16시간) 이상 수강하셔야 수료증을 드립니다.

* 운영사정에 따라 일부 강사나 세부내용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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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9/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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