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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연탄나눔 / 후기] 마지막이 될지 모를 구룡마을의 겨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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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연탄나눔 / 후기] 마지막이 될지 모를 구룡마을의 겨울을 찾다

익명 (미확인) | 금, 2017/02/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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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단대신문(http://dknews.dankook.ac.kr)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567-1번지‘

번지수 하나에 1천 세대가 모여 사는 곳, 타워팰리스와 강남의 휘황한 불빛이 바로 길 건너편이지만 결코 닿지 않는 곳, 강남의 마지막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입니다.
구룡마을은 1970~80년대 집이 없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서 판잣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되었습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과 대규모 화재사건으로 때때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구룡마을은 강남의 잊힌 그늘이었습니다. 몇 년 전, 이 지역의 부동산 개발이 확정되면서 마을을 둘러싼 이야기가 다시 무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구룡마을 사람들은 강남에 집 1~2채 정도는 가지고 있는 부자’라든지 ‘구룡마을 근처에는 외제차가 줄지어 서 있다’ 등 부정적 시선이 늘어나면서 도움의 손길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전히 구룡마을에는 이 혹독한 겨울을 무사히 지나기 위해 한 장의 ‘연탄’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겨울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1월 희망제작소 연구원과 후원회원이 모여 구룡마을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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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토요일 아침, 며칠 전의 폭설로 마을 전체가 새하얗게 변했습니다.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 얇은 베니어 판자에 기대어 제대로 된 난방 시설 없이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가볍게 몸풀기 스트레칭을 하고 허리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운반 자세를 배웁니다. 3천여 장의 연탄을 잘 나르기 위해 각자 위치와 역할을 확인합니다. 얼어붙은 연탄을 조심스럽게 떼어내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역할, 각 집에 정확한 수의 연탄을 배분하고 연탄 수를 확인하는 역할, 그 사이에서 열심히 연탄을 들고 나르는 역할까지 칼바람 속에서는 어느 하나도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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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격려하며 연탄을 나르는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힘든 작업이라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올해 연탄 나눔 최연소 참가자는 초등학생 영주입니다. 3.6kg짜리 연탄이 꽤 무거울 텐데 영주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영주 덕분에 연탄 나눔의 즐거움이 더해졌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한다면서 마을 할머니께서 커피를 나눠주셨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덕분에 다시 힘이 불끈 나고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3시간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고 드디어 3천 장의 연탄 나눔이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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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얼굴에 묻은 검은 연탄 가루를 서로 닦아주며 수고했다 토닥여줍니다. 아들과 함께, 딸과 함께, 친구와 함께, 그리고 연인과 함께 연탄을 나르다 보니 이 겨울이 조금은 따뜻해졌습니다. 작년 종암동 연탄 나눔에 참가했던 후원회원분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함께 해주셔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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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나눔을 마치고 처음 만났던 마을 입구 공영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아주 특별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얼라이브 푸드 트럭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자원 봉사자들에게 맛있는 어묵 꼬치를 무료로 나눠주는 ‘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부부의 아름다운 마음 덕분에 그리고 뜨끈하고 맛있는 어묵 덕분에 2017 연탄 나눔을 더욱 훈훈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구룡마을에서의 연탄 나눔은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릅니다. 부동산 개발 계획에 따라 구룡마을은 머지않아 철거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을주민분들이 다시는 내몰리지 않고 안전한 삶의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정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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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연탄 나눔에 함께 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내년에 우리 또 만나요!

글, 사진 : 박다겸|후원사업팀 연구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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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6일부터 12월 26일까지 총 24분이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후원회원이 되어 주셨습니다.
후원회원님의 응원 한마디가 희망의 씨앗이 됩니다.
잊지 않고 늘 기억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희망모자

최영주 후원회원님

스스로를 개인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저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고 무시할 수 없는 순간들이 사회에 많더라구요. 제 작은 후원금이 희망제작소와 멋진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희망모자

이정헌 후원회원님

공동체의 발전과 화합을 희망하고, 그 희망의 길에 함께 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0년 간 희망을 발견하고 만들어 온 희망제작소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저도 열심히 힘을 보태겠습니다.

희망모자

양원석 후원회원님

“이원재의 희망편지”를 읽고 가입합니다. 부디 이 나라에 새로운 대안과 가능성을 열어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희망모자

양주훈 후원회원님

아름다운 세상, 함께 하는 세상.

희망모자

김혜민 후원회원님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더 많은 곳에서 더 자주 나뉘어서 희망의 힘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희망모자

김유수 후원회원님

작은 금액이라도 할 수 있을 때 실행합니다. 차차 늘려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희망모자

김충태 후원회원님

나보다 우리, 오늘보다 내일,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작은 용기를 계속 품고 사는 것, 그것은 교육으로만 가능합니다.

희망모자

김도빈 후원회원님

희망제작소와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희망모자

서진미 후원회원님

“작아도 희망학교” 통해 가입할 마음이 생겼어요.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희망모자

강민지 후원회원님

더 나은 세상을 꿈꿉니다.

화, 2016/01/0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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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7일부터 2016년 1월 29일까지 총 9분이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후원회원이 되어 주셨습니다.
후원회원님의 응원 한마디가 희망의 씨앗이 됩니다.
잊지 않고 늘 기억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희망모자

곽영호 후원회원님

평범한 사람들이 즐겁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구요. 그래서 희망제작소 같은 곳이 많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희망모자

박상인 후원회원님

세상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희망모자

이만열 후원회원님

다른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

희망모자

이슬비 후원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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