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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숙의 일본통신 #48] 빈곤아동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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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숙의 일본통신 #48] 빈곤아동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익명 (미확인) | 월, 2017/01/16- 09:57

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48
빈곤아동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 NPO법인 아스이크

‘생활곤궁자자립지원법’ 제정과 빈곤아동학습지원사업의 제도화

일본인들은 흔히 2008년을 ‘빈곤 아동 원년’이라고 부른다. 당사자는 물론 시민활동가, 연구자를 비롯한 다수 시민의 문제 제기로 빈곤아동의 어려움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고, 여론이 형성됐으며, 지원 활동이 폭넓게 이뤄졌다. 2013년에는 47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동빈곤대책법’이 제정돼 ‘어린이식당사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이 제도화됐다. 또한 같은 해, ‘생활곤궁자자립지원법’도 제정돼 2015년부터 흔히 ‘무료공부방’이라고 불리는 ‘빈곤아동의방과후학습지원사업’이 제도화됐다.

‘생활곤궁자자립지원법’의 목적은 빈곤세대의 자립을 촉진하는 것이다. 빈곤세대가 생활보호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일본정부 안전망 기초는 ‘생활보호제도’였으나, 이는 빈곤의 포착률이 매우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일본의 생활보호수급자는 약 220만 명, 수급세대는 약 160만 세대에 이른다. 그러나 정부에서 추산한 상대적 빈곤율은 약 16%다. 832만 세대가 빈곤 상태에 있는 것이다. 생활보호수급자는 이들 빈곤세대의 약 20%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에 따라 후생노동성의 복지사무소가 설치된 각 지방자치단체는 관내 빈곤세대를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사업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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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곤궁자자립지원제도’에 ‘자녀학습지원사업’이 임의사업으로나마 들어가면서,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실시하던 ‘방과 후 무료공부방’ 등이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 ‘자녀학습지원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자치단체도 대폭 늘어나 ‘방과 후 무료공부방’이 새로운 공공사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방과 후 교육 격차를 줄여 빈곤세대 자녀의 고등학교 내지는 대학 진학률을 높이고 빈곤의 세습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의하면 복지사무소가 있는 전국의 901개 자치단체 중, 2015년에는 전국 300개 기초자치단체가, 2016년에는 425개 지방자치단체가 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실시 자치단체의 약 60%가 지역의 NPO 등 민간단체에 사업을 위탁하고 있다.

쓰나미가 휩쓴 페허에서 탄생한 NPO법인 아스이크

아스이크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하자 바로 피난소로 달려갔다. 그리고 아이들을 모아 학습을 지도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 아스이크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하자 바로 피난소로 달려갔다. 그리고 아이들을 모아 학습을 지도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일본 동북지방의 중심지 센다이 시의 ‘생활곤궁자자녀학습지원사업’을 위탁받아 실시하고 있는 단체가 바로 ‘NPO법인 아스이크’다. ‘빈곤아동의 방과 후 무료학습’이란 면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단체다. ‘아스이크’라는 단체명은 내일(아스-明日)과 가다(이크-行く)의 합성어다. 쓰나미로 집과 학교를 잃고 피난소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배움을 계속해 복구 후의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참화 속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표 오하시 유스케(大橋雄介、36세) 씨가 아스이크를 시작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센다이・미야기NPO센터에서 사회적기업의 창업 지원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쯤 됐을 때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쓰나미로 연안지역의 많은 학교가 붕괴됐으며, 그나마 남은 학교도 몇십만 명에 이르는 피난자로 가득했죠. 아이들은 학교 운영이 언제 재개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로 피난소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복구가 지연돼 아이들의 교육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니 몸이 절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4월 3일, 4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센다이 시내의 피난소를 돌기 시작했다. 설득 끝에 일주일 뒤 와카바야 시 지구 피난소 로비에서 첫 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피난소를 운영하는 사람들, 보호자들, 자원봉사자들,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처음에는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아 불안한 마음로 수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업을 시작한 순간 아이들은 웃음을 되찾았으며, 끝났을 때는 다시 오라고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첫 수업에서 용기를 얻은 그는 센다이 시내 대학을 돌면서 자원봉사자(교사)를 모았다. 그리고 이들 대학생을 피난소에 파견했다. 많은 대학생이 재해 지역으로 달려왔고, 기업이나 입시학원 등에서 교재•학습지도와 관련한 조언을 했다. 덕분에 교실은 급속도로 늘어났다. 3개월 동안 4개 지역에서 9개의 피난소를 돌며 56회의 수업을 실시해, 연 인원 444명의 아이들과, 308명의 자원봉사자(교사)가 참가했다고 한다.

가설주택이 건설되고 재해주민의 입주가 시작됐다. 3개월에 걸친 피난소 수업은 가설주택으로 장소를 바꿔 ‘재해아동을 위한 방과 후 무료공부방’으로 정착했다. 대학생들은 매주 센다이 시내 가설주택 단지를 방문하여, 공부가 뒤쳐지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기 쉬운 재해아동을 가르쳤다. 이를 통해 친절한 교사이자 믿음을 주는 형과 누나가 되어 갔다. 약 4년 6개월 동안 6개 단지에서 총 954회의 수업이 진행됐고, 연 인원 5,800여 명의 자원봉사자(교사)와 6,400여 명의 재해아동이 함께 했다.

입주자들의 퇴거로 인해, 2015년 9월 30일 미나미 코이즈미 주택 단지 수업을 끝으로 가설주택에서의 수업은 막을 내리게 됐다. 4년 동안 참가한 중2의 한 학생은 마지막 수업을 마친 뒤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거웠다’고, 그 어머니는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지기 쉬운 가설주택에서의 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처 : 동북신문 2015년 10월 1일 기사)

재해복구 활동으로 빈곤아동 문제에 눈을 뜨다

가설주택에서의 수업은 끝났으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아동을 위한 아스이크의 활동은 계속됐다. 피난소와 가설주택에서의 경험 속에서 아동의 빈곤과 빈곤의 연쇄라는 문제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오하시 대표는 빈곤아동의 문제가 재해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을 이렇게 말한다.

“피난소와 가설주택에서 피폐해진 부모들과 아이들을 만나면서, 빈곤가정,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가정일수록 낙오되고 버려지는 현실을 직면했습니다. 빈곤가정은 다른 가정이 자력으로 피난소를 나가는 것을 보며 가장 오랫동안 피난소에 남겨져야 했습니다. 빈곤가정의 아이들은 편견과 차별로 더 고립됐고 등교하지 않는 일도 적지 않게 발생했습니다.”
오하시 대표는 재해지에서의 치유조사를 토대로 ‘3・11 재해아동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아스이크는 센다이 시와 협력하여 재해아동을 위한 수업 체계를 ‘저소득세대 자녀를 위한 방과 후 학습지도 사업’으로 재편해 갔다. 센다이 시내 생활보호를 받고 있거나 저소득가정의 중학생 약 2,500명이 대상이다. 생활궁핍자 세대 중에서도 꽤 좁혀진 숫자다. 실은 가설주택 수업을 실시 중이던 2014년 6월에 아오바구에서 공부방을 이미 시작하고 있었다.

아스이크는 방과 후 무료공부방에서 ‘쓰라라’라는 인터넷 교재를 활용해 학습지도를 한다.

▲ 아스이크는 방과 후 무료공부방에서 ‘쓰라라’라는 인터넷 교재를 활용해 학습지도를 한다.

가설주택에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히 쌓여 있었기에 아스이크는 ‘방과 후 무료공부방’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갔다. 아스이크 본부의 사업총괄자 1명, 학습지원 코디네이터 2명, 교실당 1~2명의 서브 코디네이터가 자원봉사자(교사)들과 한 팀이 되어 각각의 교실을 운영한다. 물론 수업의 주체는 자원봉사자(교사)다. 아스이크 스텝의 역할은 누가 가르쳐도 문제가 없게끔 커리큘럼을 짜고, 교사연수를 기획하며, 의견을 조정하여 학습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미야기 생활협동조합 등 지역단체의 집회장 등을 빌려 공부방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평소 이들 단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 20개 지역에서 20개의 공부방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업은 기본적으로 주2회 실시된다. 물론 수업료는 무료다. 아이들의 교재와 간식까지 지역의 사설학원과 푸드뱅크에서 지원을 받아 준비해준다. 190여 명의 교사들은 교통비만 지급받으며 무보수로 헌신하고 있다.

교육격차 해소로 빈곤의 고리를 끊다

▲ 아스이크의 체험프로그램. 멀리 도쿄 아카사카의 아침시장에 와서 장을 열었다.

▲ 아스이크의 체험프로그램. 멀리 도쿄 아카사카의 아침시장에 와서 장을 열었다.

아스이크는 방과 후 무료공부방에서 ‘쓰라라’라는 인터넷 교재를 사용해 학습지도 중이다. 찾아오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제각각이다. 이에 교사들은 수업에서 개별적으로 지도할 뿐만 아니라, 교재를 활용하여 아이들이 집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고교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까?’라는 질문에 참가학생의 8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스이크는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여 실행하거나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어 보는 등의 ‘체험학습’을 중시한다. 사회적관계를 맺기 어려운 빈곤아동에게 지역의 다양한 성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학생들이 가장 기뻐하는 것은 ‘이곳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교사들은 ‘성인들과 만나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자신감이 미래로 향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상담’ 또한 중요한 과제다. ‘빈곤’이란 말 속에는 돈, 진학,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아동학대나 돌봄과 같은 다양한 문제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스이크는 지역의 생협, 취업지원단체, 장애인지원단체, 사회복지협의회 등 다양한 기관과 연계해 소셜워커(Social Worker)의 역할도 함께 하면서 이들 아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고 있다.

아스이크는 ‘방과 후 무료공부방’과 함께 독립사업으로 등교하지 않는 학생을 위한 ‘프리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주 5일제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간제 학교다. 학교에 안 가고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40여 명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다니고 있다. 정부지원을 받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액의 수업료를 받는다. 그러나 대부분 빈곤가정의 아이들이라 규정된 수업료를 감당할 형편이 못 된다. 아스이크 식구들은 이 아이들의 수업료를 모금하기 위해 오늘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다.

“빈곤아동의 문제는 실로 복잡하고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진학률을 높인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학습지도를 계기로 사람들과의 연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립심을 키워 한 발 한 발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빈곤아동을 대하는 오하시 대표의 말이다.

글 : 안신숙 |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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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주민자치/기획①] ‘진짜’ 주민자치로 가는 길
[주민자치/기획②] 이장, 통장? 주민이 참여하는 법
[주민자치/기획③] 주민참여를 포인트적립으로?

수, 2021/03/0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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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이 달라진 만큼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과 역할도 돌아보게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도시 재생의 방향성과 관광 위주의 지역이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산업이 크게 주춤했는데요. 지역에서는 지역 문화와를 알리는 지역 관광이 중요했던 만큼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향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지역산업과 지역혁신에 관한 사례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관광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지역혁신형 관광 추진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방문객 산업’인 관광, 지역과의 상관관계

관광산업은 소비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 활성화 및 지역 세수창출 등에 상당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국내 내수활성화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관광은 ‘방문객 산업’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좋아진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역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고용 기회가 늘어나고, 지역 유산의 보전 및 발굴에 기여하지만, 과도한 개발로 인해 경쟁 심화, 환경 파괴 및 생태계 파괴, 주민의 상대적 소외감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광은 지역산업에 관광 소비를 증대하고, 지역의 수입을 극대화하는 게 주요합니다. 예컨대 볼거리, 즐길거리를 주는 체험형 관광으로 방문객이 좀 더 길게 체류할 수 있게 만들거나, 지역 특산품, 기념품, 공산품 판매를 증대하는 방식과 더불어 지역 내 환원이 가능한 지역 관광의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지역기반형 관광은

이러한 지점을 고려해 각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관광지로 순천, 영월, 전주, 정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내건 만큼 순천만 생태 관광으로 지역 관광에 힘을 실었습니다. 순천만 생태적 복원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으나 현재 순천만(링크)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낙안읍성, 순천도심, 한옥체험촌 등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습니다.


▲ 순천만 습지 일몰 풍경 ⓒ 순천만습지 홈페이지

강원도 영월군은 ‘박물관 고을 특구’라는 테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관광에 변화를 일궜습니다. 영월군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박물관고을육성사업’을 꾸준히 실행하며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물관도 미술·사진, 역사·문화, 자연·생태, 과학, 도예, 기타 등 전시 콘셉트와 테마에 따라 활성화했고, 관광객은 박물관 스탬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처럼 지자체의 노력과 박물관 설립자의 영입으로 ‘지붕없는 박물관’이자 ‘에코 뮤지엄’으로 지역 브랜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는 문화자원 보전 활용을 통한 ‘한옥마을’로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우리나라 도시 주거 문화의 역사성, 전통성을 유지하고, 한옥에서 지속적인 거주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한옥문화체험 등 관광 자원을 발굴했습니다. 실제 전주시는 ‘전통문화특별시’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 삼탄아트마인 홈페이지(http://samtanartmine.com/)

마지막으로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폐광지역의 유휴시설을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1964년부터 2001년까지 38년 간 운영하다 폐광된 삼척탄좌시설은 ‘폐광지역 복원사업’ 계획에 따라 2013년 문화예술단지 ‘삼탄 아트마인’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지역의 스토리를 품고 있는 삼탄아트센터는 삼탄역사박불관, 현대미술관, 예술놀이터, 작가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문화유산인 폐광 터를 관광지로 활용해 갤러리 운영을 비롯해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역사와 자원의 고유성을 살려 관광명소로 재탄생시킨 만큼 주목 받았습니다.

지역의 관광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기

이처럼 각 지역에서는 지역이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관광에 힘을 실어왔지만, 코로나19 국면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김 연구위원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코로나19를 일상적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인 만큼 지역 관광 분야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업계가 최대 위기에 처했지만, 관광의 역할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관광 소비자가 안전과 힐링을 우선하면서 비대면 소비, 개별관광, 혹은 자연친화 여행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역 관광의 추진과제를 점검하며 지역 관광 혁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시적으로는 시설 중심의 개발에 치우친 지역 관광이 아닌 고유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고로 전환해야 하며, 생태 및 환경 보전에 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방역의 안전성, 비대면 관광이 가능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과거에 비해 행복과 가치(웰빙, 웰니스)가 주목 받는 만큼 책임 있는 관광소비,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의 특화된 이야기를 풀어낸 콘텐츠 스토리텔링과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을 인력으로 육성하는 등 다층적인 지원과 개발이 필요합니다.

– 정리: 미디어팀
– 참고자료: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제자료, <지역산업과 지역혁신-지역관광산업>

금, 2021/03/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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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아동돌봄과 복지 사각지대를 살펴보기 위해 연속 인터뷰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우리동네키움센터 담당자로부터 아동 돌봄의 현재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지역 내 다양한 돌봄기관 간 연계, 협력 지점 마련, 그리고 취약계층 아이들을 구분하는 방식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동돌봄/기획①] 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시선
[아동돌봄/기획②] 지역아동센터의 시선
[아동돌봄/기획③] 우리동네키움센터의 시선

이번 인터뷰에서는 장애통합어린이집 박현주 원장을 만나 아동 돌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 원장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정인이 사건’이 벌어진 후 베이비뉴스 칼럼(기사 읽기)을 통해 “우리나라는 부모를 부모답게 만드는 기본교육을 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라며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돌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업 구조 마련

박 원장은 장애통합어린이집과 부모 협동조합을 운영 중입니다. 장애 아동의 경우 협동조합을 통해 초등 방과후 돌봄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애 아동은 별도 기관에서 치료와 돌봄을 병행할 때가 잦은데, 이를 고려한 협업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성장 과정에 관한 정보 교류 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장애물이 많습니다.  장애 아동에 관한 정보 제공의 의무나 협업의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 아동의 성장에 따른 원활한 돌봄을 연계하려면 긴밀한 정보 교류와 협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집도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공립·민간·가정형 등 운영 절차와 방법, 예산이 각각 상이한 만큼 어린이집협의회 내 소통도 쉽지 않습니다.  동일한 미취학 아동 대상으로 돌봄을 수행하는 유치원과의 관계 형성도 어려운데요.

이러한 상황이기에 지역사회의 돌봄 생태계 구축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수익 과점 위주의 접근이 아닌 지역 사회 내 통합 돌봄 관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장애 아동 뿐 아니라 일반 아동에 대해서도 각 돌봄 기관 담당자 간 원활한 협업 구조가 마련돼야 합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실무 교류가 원활하지 않을 때 정책 및 제도로 보완돼야 합니다.

구분이 아닌 ‘다름’ …자기 존중에 기반한 배려

박 원장은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장애 아동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다양한 특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장애의 구분이 아닌 개인의 특성에 기인합니다. 억지로 장애 아동과 친해지고 배려하는 게 아니라 나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 다른 아이를 배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장애 아동을 바라보는 인식도 일면 맞닿아 있습니다.  박 원장은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면서 ‘다름’에 관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였을 때, 비로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장애에 관한 편견과 불안 요소를 덜어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합니다.

대한민국 아이들은 공평하게 크고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장애 아동 돌봄을 들여다보면 장애 아동이 갈 곳이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의무교육, 무상보육 등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장애 영·유아 경우 의무교육을 통해 기본권을 보장을 받아야 하지만, 사실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영아지원센터, 조기교육실의 부재, 자리가 없는 유치원의 현실에서 장애 아동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애 아동도 돌봄 기관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유아 특수교육을 위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고, 다닐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더불어 장애 아동 가정에 함께 사는 다른 아동을 위한 세밀한 지원이 병행돼야 합니다. 가족의 모든 자원이 한 명(장애 아동)에게 집중되며 발생하는 아동이 소외 당하는 문제를 가정 내 환기하고 아동 스스로 갖고 있는 고민을 들여다보고, 상담을 제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장애로 아동을 구분 짓지 않고 모든 아동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생활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있어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자랄 수 있습니다.

보편적 돌봄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소득 수준 뿐 아니라 장애와 비장애에 관한 구분도 사라져야 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면 모두 같은 사회의 돌봄 제도 안에서 온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랍니다.


▲ 박현주 원장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마을 돌봄으로 

아동 돌봄을 둘러싼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이러한 돌봄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요.

아이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경험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이들은 안전을 담보하는 지역사회에서 성장하고, 긍정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겪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특정 기관에서만 한정적으로 경험한다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에 쉽사리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즉,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확장하면서 마을 돌봄의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고, 어른들은 ‘누구네 집’ 아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긴밀한 지역 사회의 연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 과정은 아동 뿐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에게도 ‘함께 돌봄’, ‘마을 돌봄’을 위해 필요한 경험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도 한 살이면, 부모도 한 살

대부분의 아동 학대는 ‘부모에 의한 학대’입니다. 아동 양육에 관해 잘 몰라서 받는 스트레스가 학대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늘어나는 아동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가장 많은 이유는?)이를 뒤집어보면 한국 사회에서는 육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를 ‘나쁜 부모’라고 낙인 찍기도 합니다.

부모의 역할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마다 처지가 다른 상황에서 온전히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어려움에 직면한 부모와 지역사회와 만나는 접점을 찾아 부족함을 덜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상황에 따른 아동 지원을 고민해야 합니다. 장애를 가진 부모든, 한 부모든, 다문화 부모든 태어난 아이를 가정에서 잘 키울 수 있도록 여러 자원을 지원하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돌봄 기관은 어린이집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적어도 3년 내외로 부모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부모를 대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와 자원을 연계해 부모를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육아를 하면서 겪는 답답함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번지지 않도록  ‘부모 되어감’의 과정을 감추지 말아야 합니다. 지역사회에서는 부모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가정과 지역의 공존을 통한 돌봄 생태계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말처럼 돌봄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지역사회의 역할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얘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실제 사례관리로 발굴되는 가정과 아동의 대부분은 지역사회 내 이웃들의 신고에서 나왔습니다.

장기적으로 아동 돌봄에 관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지만,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역할과 이웃들의 관심이 제도의 공백을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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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및 정리: 안영삼 미디어팀 팀장 [email protected]

금, 2021/04/0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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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각 국가에서는 탄소중립(Net Zero)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남아있는 탄소는 흡수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추는 것을 말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2050년까지 생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흡수 및 제거해 배출량을 0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탄소중립 로드맵 발표는 물론 각 지방정부에서도 정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원에 대한 정보는 그간의 유엔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종합 보고서에 잘 나타난다.

2014년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과 난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25%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다음이 농업과 산림 및 기타토지 이용이 24%, 산업이 21% 비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전력과 난방을 사용 영역으로 다시 분류를 해보면 건물이 12%, 산업이 11% 비중을 보였다. 2050년의 온실가스 순배출 0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은 이 온실가스 배출원 구성에 기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 정보에 기반하여 IPCC는 앞서 언급한 1.5도 특별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를 위한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력과 난방 부문과 관련하여 에너지시스템 전환 전략이 우선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즉,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절대적으로 절감하는 것과 저배출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원의 전력에서의 비중이 2050년에 70-85%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 전력 부문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65%까지 높이는 계획, 영국이 해상풍력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모두 재생 에너지원 확대 전략에 해당한다.

한편 영국, 캐나다, 독일 등 국가들에서는 석탄 발전 폐쇄 시점을 공식화하고 있는데 이는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이들 발전소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2025년, 캐나다는 2030년, 독일은 2038년으로 설정해두고 있다.

최근 국제 기후연구기관인 Climate Analytics 분석에 따르면 1.5℃ 억제를 달성하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2031년까지 석탄발전을 폐쇄해야한다. 재생에너지원 확대가 어려워 가스발전과 석탄발전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경우 탄소포집저장기술(CCS)와 병행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순배출 제로는 에너지 부문의 전환만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력과 난방 이외 배출 비중이 높은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반드시 수립되어야 한다.

IPCC는 산업 부문에서 화석 연료 사용 부문을 전력화하여 재생에너지원 전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기존의 탄소 공정을 수소로 대체, 석유 원료 대신에 지속가능한 바이오 기반 원료와 제품으로의 대체, 탄소포집저장 및 활용(CCUS) 등 탈탄소 신기술 적용을 제안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경우 생산 공정에 수소를 도입하면 석탄(코크스) 사용을 줄일 수 있고, 바이오 기반 원료로 석유 원료를 대체할 경우도 역시 온실가스 배출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2019년 12월 발표된 유럽그린딜에서는 이보다 한발 앞선 산업 부문의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섬유, 건축, 전자, 플라스틱 등 자원집약적 분야를 중심으로 재활용 이전 단계에서 재료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을 강화하고 나아가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계획을 포함한 것이다.

아울러 유럽연합에서는 산업과 수송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그린수소를 탈탄소화 전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럽 수소 전략도 마련해두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전해 설비를 40GW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토지 이용과 온실가스 배출 주요 과제로 떠올라

토지 이용과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 역시 2050년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이다.

IPCC는 도시 및 기반시설 시스템 전환을 위한 전략 수립, 전지구 및 지역적 토지이용 전환 전략을 수립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050년 건물 부문 에너지 수요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55-75%를 차지할 수 있도록 건물 난방을 전력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가스와 석탄, 석유 연료를 이용한 현재의 건물 난방 시스템을 탈탄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산업 부문과 유사하게 난방 전력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도시 에너지 소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송부문의 저배출 최종에너지 비중이 2050년에 35-65%까지 상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전기자동차 공급 확대, 항공 및 해운 부문에서의 첨단 바이오연료, 재생에너지생산연료 사용, 엄격한 배출가스 제한 기준을 통한 수송부문의 에너지효율 향상 등이 관련 정책에 해당한다.

토지이용의 지속가능한 집약화, 생태계 복원과 덜 자원집약적인 식이, 에너지 작물 경작지 증가 등이 토지이용과 관련해서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변화로 보고 있다. 토지를 다만 곡물 경작지로서만이 아니라 에너지 작물 경작지로, 탄소 저장지로 이용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해 신규 조립과 재조립, 토지복원과 토양 탄소 격리, 직접 대기 탄소포집저장 등과 관련한 정책 수립도 필요하다고 본다.

유럽그린딜에서도 유사한 전략이 보이는데 기후변화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존에 도움이 되도록 농축산 분야 생산과 소비의 전환, 손상된 산림을 복원하고 새로운 숲을 조성하기 위한 산림 전략과 생물다양성 전략이 그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일환으로 최근 2030년까지 토지와 수자원의 30%를 보존한다는 ‘Conserving and Restoring America The Beautiful’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탄소중립은 모두의 참여로 달성이 가능하다

인간 활동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은 이처럼 에너지 부문에서 생물 다양성 보존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활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전력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19년 현재 8.13%를 기록하고 있고, 석탄발전 비중도 2034년 여전히 28.6%를 차지하는 한국의 경우 에너지 부문의 전환 하나만으로도 거대 과제가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넘어서 205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IPCC 권고 사항에 맞추어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공급 계획 만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제반 정책들이 종합적으로 마련되고 이와 연계된 수소 전략, 수송 부문 전기자동차 공급과의 연계 전략 등이 아울러 갖추어질 필요가 있다.

전력 부문 전환 전략과 아울러 난방 부문에서의 재생에너지 확대 및 전력화 방안 장기 계획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들 에너지 부문의 전환은 한편으로 분산형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원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중앙집중식 에너지시스템에서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스템의 전환은 또한 에너지 관리와 공급계획 권한의 분권화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에너지와 관련한 지자체 권한을 어떻게 재조정하고 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책적 고려도 필요한 것이다.

이밖에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으로 제안된 저탄소 산업구조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산업 부문에서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탈탄소 공정 확산을 위한 기술 개발 지원 및 확산 장려 방안, 산업 부문에서의 순환 경제 정착 방안에 관한 종합 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도시국토의 저탄소화를 넘어 순배출 달성을 위한 국토 이용종합 계획의 재정비, 탄소 흡수원으로서 토지 이용과 산림 이용의 장기 전략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의 장기 전략 수립 및 제도 정비, 투자 계획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이들 정책 이행은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의 참여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에너지 소비의 절대적인 감축을 위해서는 가정의 일반 소비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정부의 투자, 산업 의 전환, 그리고 시민의 참여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거주지 곳곳에 들어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들을 기꺼이 맞이하고자 하는 다수의 시민들을 필요로 한다.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와 내연기관차량 생산 중지로 인해 발생하는 노동 실업에 직면하는 시민들도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탄소 중립사회로의 공정 전환’이 관련 정책 방향이긴 하나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탄소 중립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 2019년 탄소제로 목표를 설정하면서 국민, 시민사회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내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일환의 하나가 2020년 영국의회가 창설한 시민의회이다.

영국 인구 구성을 대표하여 임의로 선출된 108명의 시민들이 영국의 넷제로 실행 방안에 대해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대면 토론과 이후 온라인 토론을 진행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2020년 9월에 보고서가 발간되었고 이 보고서는 의회가 정책 권고안을 만드는데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시민의회를 거치면서 영국 시민 사회 전체의 2050 탄소 제로 목표에 대한 지지는 높아질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시민 참여형의 탄소 중립 이행 계획 수립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2050 탄소 중립으로 향한 길은 모두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 글: 박진희(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해당 글의 전문은 목민광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 2021/05/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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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31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네 번째 시민 에세이는 김진배 님의 에세이입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날을 기대했던 우리에게 이번 계절은 유독 가혹하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는 면접 연기 소식에 절망했고 다른 친구는 버스운전대를 놓아야만 했다. 소망했던 봄이 왔음에도 가슴은 시리고 손은 여전히 건조하다.

만남과 애정표현은 사회의 분위기를 거스르는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었고 외롭던 사람들은 더욱더 외롭게 되었다. 차갑고 건조한 손을 누군가의 온기로 바꿔보려는 시도조차 불가능한 계절이다.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삶은 고립을 유도하고 불안감을 강화한다.

따뜻한 빛과 사람들의 옷차림은 봄을 표현하려 애쓰지만, 눈으로 마주한 장면이 마음에 잘 전달되지 않는다. 꽃은 피고 지고 분명한 봄인데도 말이다. 위안거리를 찾아 노래를 듣기도 하고 혼자 뛰어보기도 했지만, 사랑으로 아픈 것이 아니기에 노래는 큰 효용이 없었고 바람은 걱정거리를 날리지 못했다. 내 마음은 그렇게 정지된 채로 서 있었다.


마음은 굳었지만, 일상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일하고 가끔 장을 보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메시지로 대신하던 인사를 목소리로 하게 된 것은 이 시절이 바꾼 행복한 변화였다.

뉴스는 불안과 공포에서 나쁘지 않다는 것들로 바뀌었다. 확진자 수는 줄었고 정부의 지침도 조금 바뀌게 되었다. 우리가 잘 이겨내고 있다는 뜻이다. 미소를 조금 잃었고 친구들을 위로해 줘야 하는 일이 늘었지만 하루는 계속되고 있다.

면접을 기다렸던 친구는 다른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운전대를 놓은 친구는 더 이상 일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계획과는 다른 삶이 되었지만 실패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내일을 바꾸려 노력했고 인내했다.

봄에 누릴 수 있는 몇 개의 행복이 사라지긴 했지만 디지털 언어 대신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늘어 행복했다. 위기에서는 도전이라는 꽃이 피었다. 버스운전을 하던 친구처럼 10년째 같은 일을 반복하던 내 삶에도 그 꽃이 피었다.

눈을 감으면 우리가 포기했던 봄의 꽃놀이가 눈 앞에 펼쳐진다. 감을수록 선명해지는 꽃은 우리가 잃은 봄과는 교환할 수 없는 것이다. 내일을 살아가게 하고 기대하게 하는 것 우리는 새로운 봄을 얻었다.

– 김진배 님

목, 2020/05/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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