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강경아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결국 그래도 사람이더라”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언제 이 상황이 끝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복지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곳곳에 변화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현재 복지관 휴관이 몇 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 요즘, 내가 종사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 또한 이용자와 대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에서는 멈춰있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어느 때 못지 않게 내부는 변화 흐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이용자에게 조금 더 정보가 피부로 닿을 수 있도록 그리고 만나고 있지 못하지만 항상 곁에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상을 통한 정보 제공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방법 중 일부이지만 이용자 분들도 평소 대면으로 주고 받던 대화와 정보를 영상을 통해 접하는 새로운 경험에 그리고 직원들의 노력에 따뜻한 메시지로 그 수고로움을 위로해주고 있다.
현재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이번 학기가 비대면 강의로 확정되고 나서 캠퍼스를 누리지 못한 큰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이런 시기에 전공 대표가 되면서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번 학기에 새로 입학한 신입생들에 대해 환영회를 해줄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다못해 수강신청 정보부터 신입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줌(ZOOM)을 통한 대면으로 인사를 나누고, 학교 정보를 공유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고자 하였다. 또한 그래도 입학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학교 기념 굿즈를 구성하여 개별적으로 직장이건 자택으로 우편배송하여 환영의 마음을 전하기도 하였다.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닿게 할까라는 생각부터 어떤 존재에 대한 애틋함이 더욱 생기는 듯 하며 잔인한 코로나19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결국은 사람이라는걸 느끼게 해주는 듯하다.
현재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마음을 담은 위로와 희망의 안부를 전합니다.
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김정아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희망 찬 종소리 울리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새하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입은 두 사람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기로 약속한 날, 우리는 2020년 3월 22일 13시 결혼을……하지 못했다.
우리는 3개월이라는 짧은 준비를 통해 ‘결혼식’이라는 큰 행사를 준비했다.
하객들을 생각해서 이왕이면 점심에, 여름이면 더우니까, 겨울이면 추우니까 그래서 봄을 선택했고 결혼식의 피날레는 음식이라 자칭하며 식대가 높더라도 결혼식장 맛집을 찾아 다녔다.
예랑(예비신랑)에게는 쿨한 척 ‘결혼식은 간단하게 하자!’라고 이야기 했지만 청첩장을 손수 만들고, 스튜디오 촬영에 서브작가를 투입시키고 단기간에 일과 결혼 준비를 병행하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름은 깊어졌다.
양가 스케줄을 고려하여 잡아 둔 결혼식이라 날짜를 쉽게 변경 할 수도 없고,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 결혼식을 진행하더라도 손님을 초대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초대받은 하객들은 축하하러 올 수도 없고, 안 올 수도 없는 그런 애매한 시점에 우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악화되는 상황 속에 우리는 결혼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식 연기, 취소를 진행하면서 위약금을 개인들이 전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뉴스로 접했지만, 우리와 계약한 웨딩홀, 여행사, 드레스샵, 메이크업샵, 한복집은 위약금 없이 연기를 진행해주었다.
안전하고 건강한 결혼식을 올리라고,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에게 바닥난 체력을 충전시키라고, 더 살라고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나의 결혼식 날짜.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기 시작한 지난 2개월.
우리의 결혼식 날짜는 바뀌었지만, 예정이었던 날짜부터 함께 지내기로 했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각자 자라온 인생과 생활 패턴, 습관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우리는 빠르게 적응해 갔고 가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간혹 설거지 할 때 퐁퐁을 엄청 많이 쓴다든가, 치약을 칫솔 처음부터 끝까지 짠다든가, (이런 행동은 내 생각에는 ‘낭비’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잘 맞춰가려는 배려심으로 미리 부부로서 연습하고 있다.
물론 이 상황이 즐겁거나 해피하지는 않지만 코로나라는 악재에 대한 상황에 대해 코로나 때문에 가 아니라 코로나 덕분에 라고 코로나의 상황을 이해하며 긍정적은 마인드를 꺼내 극복하고자 한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른 사회의 곳곳에서 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일상을 지탱하는 일자리의 위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제를 제시하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난 6월부터 매월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고용안정망의 연대적 확산을 위해 여러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 중인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이하 임)과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1차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 현장 보기(링크)
2차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 현장 보기 (링크)
Q.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개최한 배경을 설명해주세요.
임: 올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마주하면서 얼마나 더 고용 일자리에 깊은 충격을 안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과 후는 분명 다르고, 전환점을 맞이할 거라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 일자리를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에서부터 포럼을 기획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포럼을 열기 전 사전 토론회를 거쳤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자리 위기 문제를 풀 때 사회혁신의 관점과 연대의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월과 7월 각각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열었고, 9월에는 거제시에서 3차 포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어느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나요.
임: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초기 논의를 시작했는데, 주로 전주시, 대전시 대덕구, 경남 거제시, 서울시 구로구 등이 참여했으며, 향후 부산 진구, 경북 구미시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자료사진)
Q. 여러 지자체가 포럼에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임: 현재 포럼에 참여하는 지자체는 희망제작소가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장 모임인 목민관클럽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지자체에서 코로나19 이후 지역 차원에서 일자리 창문과 관련해 큰 도전을 해오셨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정책을 발굴하는 단체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방역에 관한 위기를 겪었다면 장기적으로는 고용 위기를 피할 수 없기에 추후 여러 지자체가 참여하는 쪽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 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위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임: 코로나19가 터진 초기에는 관광업, 항공, 운수업, 직접 산업과 자영업과 같은 특수고용직 위주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대료 낮추기’, ‘재난지원금 지급’처럼 연대적 지원이 이어졌고, 특수고용직에게 긴급 생활 안정자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고용 부문 관련해서는 평균임금의 90%까지 보장하는 유급 휴직 지원 제도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걸로 충분한가’라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내수 위주의 타격을 완화했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제조업도 충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전자, 조선 등 국내에서 많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폭풍전야’ 상황에 놓여있는 셈입니다.
Q. 일자리 위기 관련해 대표적인 지역 사례를 말씀해주세요.
임: 2차 포럼 때 함께 한 전주시 사례를 전하겠습니다. 전주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인 지자체로 손꼽힙니다. 전주시는 음식, 숙박, 여행업 위주의 소상공인 중심의 도시인데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을 당시 ‘임대료 낮추기’, ‘재난기본지원급’ 등의 정책을 시의적절하게 발표하고, 집행하는 와중에 ‘노사민정 대화’라는 협의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주민의 의견을 청취했고요.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보장하는 유급 휴직의 경우 국가가 90%, 사업주가 10%를 부담해야 하는데, 전주시가 사업주 대신 부담하면서 행정 주체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전주시는 근로자의 교육 훈련을 설계하는 등 여러 정책을 수정 및 보완하는 과정이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Q. 앞서 언급한 제조업 관련 일자리 사례도 있나요.
임: 제조업 중 조선업의 메카인 거제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조선업은 일종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타는 산업인데, 지난 2010년 이후 경기를 보면 불황에 가까웠습니다. 조선업은 특이하게도 노동집약적, 기술집약적, 자본집약적 복합산업입니다. 거제시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조선업의 산업적 특성을 반영해 거버넌스를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꾸려진 상생협의체를 통해 일자리 위기와 관련해 다양한 대화를 진행되고 있는데요. 거제시 관계자와 여러 주체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교육 훈련을 통한 ‘일자리 지키기’로 방향을 잡은 상황입니다.
Q. 일종의 특화 교육인가요.
임: 네. 거제시의 일자리는 앞서 언급한 전주시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배를 제조할 때, 표준화된 제작보다 선주의 요구, 설계 방식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제조하기 때문에 노동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이미 상선(여객선·화물선·화객선), 벌크선, 특수선 제조를 둘러싸고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데, 제조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해양 플랜트 산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둔화로 인해 해당 산업에서도 대규모 해고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업 자체가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사이클이 있기에 미래를 대비하는 특화된 교육 훈련을 설계하는 게 중요합니다. 조선업에서는 숙련이 해체되면 호황을 누릴 때 과실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에 거제시에서는 조선업 관련 특화 교육 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Q. 향후 일자리 위기 포럼의 방향을 말씀해주세요.
임: 중앙 정부 중심의 일자리 위기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희망적인 부분을 찾아본다면, 그간 일자리 부문과 관련해 소극적이었던 지자체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19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지방정부의 역할은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지자체는 지역 맞춤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대안을 내고 있습니다. 이 근간에는 중앙정부의 정책이 연관돼 다채롭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자체 위주로 말했지만, ‘사회적 대화’를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회적 대화’라는 약속의 틀 안에서 정책을 집행해야 효과를 담보할 수 있기에 이 지점을 함께 가져갈 예정입니다.
Q. 9월 예정된 3차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임: 거제시의 위기 상황과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 건지에 관한 추진 방향을 논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거제시 조선업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나눌 예정입니다. 더불어 다른 지자체에서는 고용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지 지혜를 나누고, 상생형 일자리 등 중앙정부가 실행하는 공모사업을 어떻게 고용위기에 활용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나누려고 합니다. 더불어 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역 내 주민들의 사회적 일자리인 교육과 보육 분야에 관한 일자리까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아동돌봄과 복지 사각지대를 살펴보기 위해 연속 인터뷰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우리동네키움센터 담당자로부터 아동 돌봄의 현재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지역 내 다양한 돌봄기관 간 연계, 협력 지점 마련, 그리고 취약계층 아이들을 구분하는 방식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장애통합어린이집 박현주 원장을 만나 아동 돌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 원장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정인이 사건’이 벌어진 후 베이비뉴스 칼럼(기사 읽기)을 통해 “우리나라는 부모를 부모답게 만드는 기본교육을 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라며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돌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업 구조 마련
박 원장은 장애통합어린이집과 부모 협동조합을 운영 중입니다. 장애 아동의 경우 협동조합을 통해 초등 방과후 돌봄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애 아동은 별도 기관에서 치료와 돌봄을 병행할 때가 잦은데, 이를 고려한 협업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성장 과정에 관한 정보 교류 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장애물이 많습니다. 장애 아동에 관한 정보 제공의 의무나 협업의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 아동의 성장에 따른 원활한 돌봄을 연계하려면 긴밀한 정보 교류와 협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집도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공립·민간·가정형 등 운영 절차와 방법, 예산이 각각 상이한 만큼 어린이집협의회 내 소통도 쉽지 않습니다. 동일한 미취학 아동 대상으로 돌봄을 수행하는 유치원과의 관계 형성도 어려운데요.
이러한 상황이기에 지역사회의 돌봄 생태계 구축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수익 과점 위주의 접근이 아닌 지역 사회 내 통합 돌봄 관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장애 아동 뿐 아니라 일반 아동에 대해서도 각 돌봄 기관 담당자 간 원활한 협업 구조가 마련돼야 합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실무 교류가 원활하지 않을 때 정책 및 제도로 보완돼야 합니다.
구분이 아닌 ‘다름’ …자기 존중에 기반한 배려
박 원장은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장애 아동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다양한 특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장애의 구분이 아닌 개인의 특성에 기인합니다. 억지로 장애 아동과 친해지고 배려하는 게 아니라 나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 다른 아이를 배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장애 아동을 바라보는 인식도 일면 맞닿아 있습니다. 박 원장은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면서 ‘다름’에 관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였을 때, 비로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장애에 관한 편견과 불안 요소를 덜어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합니다.
대한민국 아이들은 공평하게 크고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장애 아동 돌봄을 들여다보면 장애 아동이 갈 곳이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의무교육, 무상보육 등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장애 영·유아 경우 의무교육을 통해 기본권을 보장을 받아야 하지만, 사실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영아지원센터, 조기교육실의 부재, 자리가 없는 유치원의 현실에서 장애 아동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애 아동도 돌봄 기관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유아 특수교육을 위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고, 다닐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더불어 장애 아동 가정에 함께 사는 다른 아동을 위한 세밀한 지원이 병행돼야 합니다. 가족의 모든 자원이 한 명(장애 아동)에게 집중되며 발생하는 아동이 소외 당하는 문제를 가정 내 환기하고 아동 스스로 갖고 있는 고민을 들여다보고, 상담을 제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장애로 아동을 구분 짓지 않고 모든 아동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생활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있어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자랄 수 있습니다.
보편적 돌봄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소득 수준 뿐 아니라 장애와 비장애에 관한 구분도 사라져야 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면 모두 같은 사회의 돌봄 제도 안에서 온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랍니다.
▲ 박현주 원장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마을 돌봄으로
아동 돌봄을 둘러싼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이러한 돌봄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요.
아이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경험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이들은 안전을 담보하는 지역사회에서 성장하고, 긍정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겪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특정 기관에서만 한정적으로 경험한다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에 쉽사리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즉,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확장하면서 마을 돌봄의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고, 어른들은 ‘누구네 집’ 아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긴밀한 지역 사회의 연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 과정은 아동 뿐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에게도 ‘함께 돌봄’, ‘마을 돌봄’을 위해 필요한 경험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도 한 살이면, 부모도 한 살
대부분의 아동 학대는 ‘부모에 의한 학대’입니다. 아동 양육에 관해 잘 몰라서 받는 스트레스가 학대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늘어나는 아동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가장 많은 이유는?)이를 뒤집어보면 한국 사회에서는 육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를 ‘나쁜 부모’라고 낙인 찍기도 합니다.
부모의 역할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마다 처지가 다른 상황에서 온전히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어려움에 직면한 부모와 지역사회와 만나는 접점을 찾아 부족함을 덜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상황에 따른 아동 지원을 고민해야 합니다. 장애를 가진 부모든, 한 부모든, 다문화 부모든 태어난 아이를 가정에서 잘 키울 수 있도록 여러 자원을 지원하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돌봄 기관은 어린이집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적어도 3년 내외로 부모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부모를 대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와 자원을 연계해 부모를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육아를 하면서 겪는 답답함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번지지 않도록 ‘부모 되어감’의 과정을 감추지 말아야 합니다. 지역사회에서는 부모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가정과 지역의 공존을 통한 돌봄 생태계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말처럼 돌봄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지역사회의 역할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얘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실제 사례관리로 발굴되는 가정과 아동의 대부분은 지역사회 내 이웃들의 신고에서 나왔습니다.
장기적으로 아동 돌봄에 관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지만,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역할과 이웃들의 관심이 제도의 공백을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번 아동돌봄 인터뷰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모신 분은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 센터장이자 마을돌봄조정관으로 활동 중인 김미아 센터장님입니다. 오랜 기간 돌봄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만큼 그간 지역에서 돌봄기관의 역할을 되짚고, 앞으로 고려해야 할 지점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김 센터장과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돌봄 대상을 구분하면서 발생한 사회적 낙인
IMF 당시 경제 위기에 따른 대량 실직과 가정 해체로 인해 결식 아동이 급증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한국 사회는 아동 돌봄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존에 마을 공동체에서 공부방 형태로 운영되던 기관들이 지난 2004년 아동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로 법제화됩니다. 지역아동센터는 현재 전국에 약 4,300개소, 서울 지역에 430개소가 운영 중이며 법적 근거에 따라 국가적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동돌봄 정책 초기에는 지역아동센터든 공부방이든 아동 대상을 제한을 두지 않고 돌봄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경제적 조건과 상황을 증명해야만 아동 돌봄을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한 가정에서 아동 돌봄 기관의 지원을 받으려면 넉넉하지 않은 가정의 현실을 증명하기에 지나치게 일방적인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지역아동센터에 사회적 낙인을 찍었고, 지금까지도 사회적 낙인을 없애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을돌봄조정관의 역할은? 동 단위의 권역별 돌봄 생태계 구축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갈수록 아동 돌봄 수요는 늘어났습니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방과 후 누구나 돌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함께돌봄 정책이 시행됩니다. 서울시의 다함께돌봄 정책은 ‘우리동네키움센터’라는 이름으로 지역 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권역별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권역은 동 단위를 뜻하며, 아이들이 도보로 15분 이내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반경이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동 단위의 권역의 아동 돌봄 수요를 파악해 지역사회의 돌봄기관과 연계하는 연계·조정·협력 네트워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돌봄 수요를 파악하고, 자원을 연결하고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돌봄 기관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밑 바탕으로 돌봄 수요를 파악하는 역할이 핵심입니다.
돌봄 기관이 부족한 지역은 없는지, 돌봄 기관이 많다면 지역사회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합니다. 즉,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와 협력해 돌봄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아동과 가정의 상황에 따라 지역 돌봄 기관을 연계해 안내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례 관리는 물론 돌봄 공백을 사전에 발굴할 수 있습니다.
또 지역 내 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과정을 이어갑니다. 지역 내 돌봄 수요를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돌봄 아동의 욕구와 지역 자원을 결합한 사업을 추진합니다. 동네공작소, 목공, 마을미디어 등의 문화 기관과 함께 아이들이 원하는 워크숍이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돌봄 기관 매칭을 제공합니다.
마을 돌봄 생태계를 위한 협력
앞선 돌봄은 이전 인터뷰에서 언급됐던 지역아동센터에서도 일정 부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가 개인의 선택에 기댔다면,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적극적으로 연결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기존과 다르게 행정에서 권한을 갖게 된 만큼 향후 지역사회 내 돌봄 기관과의 연계가 원활하게 작동하길 기대합니다.
이처럼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지역 초등학교부터 교육지원청, 어린이집 연합회, 지역아동센터 협의회, 다문화 지원센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 행정, 공공, 민간 영역을 가로질러 협업 지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협업이 더디지만, 최대한 빠르게 돌봄 협의체 구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아직 초기 과정인 만큼 돌봄 시간(오전 8시~오후 8시)에 따른 식사 제공 및 인력 배치 등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향후 정책을 통해 보완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마을 연계와 마을 돌봄에 의미를 남길 수 있도록 실천하고자 합니다. 지역 내 돌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기관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돌봄 기관에 대한 존중, 나아가 다른 돌봄 주체와의 협업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단순히 아이를 돌봐주는 기관이 아닌 돌봄, 육아 공동체, 동반자 관점에서 돌봄이 필요한 모두가 안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내 돌봄이 필요한 부모 또한 외롭지 않기를, 고립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동 돌봄 제도 안에서 부모도 돌봄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아이를 좋아할 수는 없지만,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대상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일이 없도록 지역 사회와 지역 어른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아동돌봄, 더 나은 돌봄을 위한 한 걸음
아동돌봄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주목할 만한 지점을 정리해봅니다.
먼저 다양한 형태와 운영 방식을 지닌 돌봄 센터들이 다소 중복적으로 돌봄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돌봄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관 간 연계가 원활하지 않은 현실적 한계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지점을 완화하기 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이 촉진자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향후 지역 내 아동돌봄 기관 연계 및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마을돌봄조정관’이 아동 돌봄의 효과적인 모델로서 안착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밖에 아동돌봄과 복지사각지대는 부모의 고립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부모들이 지역에서 관계 맺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모든 역할과 책임을 감당하면서 예기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을 때, 과연 우리 사회가 적절한 지원을 하고 있는 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입니다. 사회로부터 부모가 고립되거나 아동이 방치되지 않도록 돌봄기관의 개방과 이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주목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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