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2017년 예산 중 최순실 의혹 예산 총액은 1조4000억이다.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을 좋아했다는데 그저 취미로 했을까. 연설문은 바로 경제활동이다. 최순실이 써주면 대통령이 연설문을 읽고 VIP 예산으로 기재부에 올리는 것이다."
예산낭비감시운동 전문가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15일 오후 7시 서울시청에서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 출간을 기념한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출연해 일반인에게 생소한 예산분야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피력하며 최순실정국 이후에도 많은 시민들이 국가예산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정 소장은 1998년부터 경실련 등지에서 19년간 예산낭비감시운동을 펼쳐왔다. 매년 중앙정부의 예산 건수 7800건 중에서 1000건을 추리고 그 중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150건을 분석해서 보고서를 공개하는 일을 해왔다. 대표적인 예산낭비감시운동 사례로는 2000년 8월부터 진행한 '밑빠진독상'을 들 수 있다. 정 소장은 "36개월 동안 밑빠진독상을 수여하면서 16번의 사업을 중단키고 1조40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국회 예결특위가 열릴 때 국회의원들에게 예산에 관한 자문을 주로 해온 정 소장은 6년째 국가예산을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왔다. 정 소장과 5명의 연구원들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40여일 동안 함께 밤샘작업 끝에 '최순실예산'으로 의심되는 예산에 대해 분석한 방대한 자료를 한권의 책으로 공개했다.
"2017년 예산서를 검토하면서 VIP가 언급된 횟수가 540건이고 유독 문화체육부에 집중된 것이 이상했다. 지난 10월 JTBC의 최순실 태블릿 보도 이후 이러한 의문이 해소됐다. 특이한 것은 VIP의 언급이 국토부, 문화체육부, 미래창조과학부에 170건이 집중됐고 여성가족부는 2건, 통일부 3건, 고용부 5건 등으로 대조를 이뤘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느냐가 그 사람이 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즉 최순실이 관심있는 분야는 국토, 문화, 미래부였던 것이다. 애초에 여성이나 통일, 일자리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문화체육부 예산안에는 '융복합'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정 소장은 "'융복합'이 등장하는 사업을 찾아봤더니 대부분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으로 귀결됐다. 콘진원의 2013년 예산이 2000억이었는데 2017년에 5000억으로 급증했다. 국회가 자료제출을 요구하지도 않는 이런 기관들로 예산이 흘러가서 돈 세탁이 이뤄졌던 것이다. 이런 기관이 1300곳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정 소장은 2015~2017년 3년간 예산 중 최순실예산 의혹이 있는 금액은 총액 1조4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 중 2017년 예산 6500억은 최근 국회가 1300억으로 삭감했다.
▲ 15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최순실과 예산도둑들> 출간 기념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최순실은 차은택을 내세워 그의 스승 김종덕, 친구 송성각, 외삼촌 김상률을 삼각구도로 촘촘히 예산을 도둑질했다. 이들은 문화예산의 핵심도둑들이다. MB와 최순실의 차이가 드러나는데 MB는 새로운 일을 벌려서 돈을 모았다면, 최씨는 기존의 사업에서 가져오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최씨가 한 수 위다."
박근혜정부가 초창기부터 외치던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예리한 분석을 내봤다.
"'스핑크스 수수께끼'보다 풀기 어렵다는 창조경제의 의미는 사실 최순실 일당이 국가의 예산을 빼먹는 '열려라 참깨'와 같은 비밀작전명이다. '창조경제'라는 코드명이 들어가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예산이 승인되기도 전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문화창조벤처단지를 조성했다. 차은택이 만든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진짜 주인은 최순실)는 대기업 돈벌이 창구 역할을 했다.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은 '아라리요 평창'도 그 일환이다. 한 마디로 박근혜최순실정부는 불법 사설정부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대한민국 예산을 접수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찬조출연해 1시간여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김씨는 "톡투유나 만민공동회를 다니다보면 제일 많은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열심히 일하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든가'이다"고 말하며 "국가예산은 400조라고 하는데 우리는 체계적으로 그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적어도 국민 1인당 800만 원 정도 체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고 역설했다.
그는 또 "과세, 즉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이 나라에 대해 이야기 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납세자의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낸 돈을 우리에게 쓰게 하자"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해외농업개발 사업에 역점을 뒀다. 지난 2007~2008년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비상시 국내에 안정적인 곡물 공급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기업들이 해외에서 농지를 개발해 국내로 곡물을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후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성적표는 초라하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정부의 해외농업개발 사업 민간업체 융자지원 금액은 총 1,426억8,200만원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융자지원을 받은 35개 기업 중 국내로 곡물을 반입한 곳은 14개에 불과했다. 21개 기업은 국내 반입 실적이 전혀 없었다.
국내 반입량도 적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총 84만2,208톤을 생산했지만 2.9%인 2만4,224톤만 반입됐다. 연도별로 보면 해가 갈수록 반입 비율이 올라가지만 여전히 기대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다. 2010년에는 0.3%에서 2013년 3.8%로 3%를 넘었고 2014년 5.3%, 2015년 5.0%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해외생산 곡물을 국내로 들여올 때 비용이 많이 들어 지금은 반입이 저조하지만 만일의 사태의 경우 식량 공급에 안전판이 될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해외농업개발 특성상 반입은 10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는 2009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후 상당 시간이 지났음에도 반입 비율이 5%대에 그쳐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국회에서 이 사업이 문제를 여러 번 지적받았지만 2016년 정부 제출 예산안에서 300억원이 배정되는 등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016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부채 절반이 공무원·군인연금 5년 새 411조 늘어..정부 "OECD 이하" 전문가 "차기정부 연금개혁 불가피"
공무원연금충당부채와 군인연금충당부채 합산 결과, 단위=조원, 출처=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민이 부담해야 할 공무원·군인연금 부채가 지난해 750조원을 넘어섰다. 저금리로 연금 수익률은 신통치 않은데 연금을 받는 공무원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회계상의 추정치로 통계상 착시가 있다고 밝혔지만 차기정부에서 연금 개혁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심의·의결했다. 재무제표 결산결과(발생주의 기준) 국가 부채는 1433조1000억원으로 국채 등이 680조5000억원, 연금충당부채가 752조6000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1293조2000억원) 대비 139조9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국가 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데는 국채, 연금충당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채 등은 633조3000억원(2015년)에서 680조5000억원(2016년)으로 47조2000억원(국채 38조1000억원) 늘어났다. 같은 시기 연금충당부채는 659조9000억원에서 752조6000억원으로 92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공무원연금 부담이 늘어났다. 연금충당부채 중 공무원연금충당부채는 68조7000억원, 군인연금충당부채는 24조원 불어났다.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공무원 재직자·퇴직자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추산한 것이다. 753조원에 달하는 공무원·군인연금충당부채는 국민 1인당(작년 총인구 5125만명 기준) 1469만원씩 부담하는 규모다.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이 연금충당부채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연금충당부채는 2011년 34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752조6000억원으로 5년 새 410조5000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공무원연금충당부채는 289조9000억원에서 600조5000억원으로, 군인연금충당부채는 52조2000억원에서 152조1000억원으로 2~3배씩 뛰었다.
정부는 큰 위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현 국가채무 규모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와 대비해 작은 수준이고 증가 속도도 느린 편”이라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재작년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부채 수준을 줄인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이 느는 것이기 때문에 차기정부에서 추가적인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23일 당정 회의에서 내년 예산 조기 집행과 더불어 ‘2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7년 예산안이 이달 국회 문턱을 넘은 지 고작 20여일 만이다. 규모, 사용처 등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예산안 잉크가 마르기 전에 무작정 추가적인 ‘나랏돈 풀기’를 외치고 있는 새누리당의 행보를 두고 “추경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현재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민생경제현안 종합점검 당정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추경을 내년 2월까지 편성해줄 것을 당에서 강력히 요청했고, 정부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며 “추경을 편성해 꺼져가는 서민경제를 살리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내년 1분기 경기를 지켜본 뒤 추경 편성 여부를 판단하겠다”(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정부의 입장보다 두어 걸음 더 나간 것이다.
사실 추경 편성을 통해 경기하강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정부 재정 역할론’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달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상반기 추경이 필요하다”고 관련 논의에 불을 지핀 이후 야권에서조차 내년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관들도 “재정 여력이 충분하니 정부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수경기 침체와 대외여건 악화 등 최근 경기가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고, 내년 예산안(400조5,000억원)이 올해(395조5,000억원ㆍ추경 포함)와 비교해 약 0.5% 증가하는 수준에 그치는 ‘짠물 예산’으로 편성됐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내년도 재정정책은 완화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재정의 역할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전격적인 추경 드라이브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우선 시기의 문제다. 이번 추경은 지난 3일 새벽 2017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약 20일 만에 제기됐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말 원안을 발표한 이후 국회와 수개월에 걸친 논의를 거쳐 확정한 예산안이 아직 단 ‘1원’도 집행되지 않은 가운데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자는 것이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기침체 우려는 국회가 예산안 심사할 당시에도 ‘상수’였고, 통과 이후 20일 사이에 글로벌 금융위기급 ‘변수’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라며 “2월 추경은 1998년 외환위기 때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개월 논의를 거쳐 자신들 손으로 통과시킨 예산안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뒤집자는 것으로 정치권의 무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추경 카드의 ‘알맹이’도 없다. 새누리당은 내년 2월이라는 시기만 못 박았을 뿐 구체적인 규모나 용처, 방식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통상 1~2월에는 예산집행이 저조하기 때문에 조기집행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추경 효과를 낼 수가 있다”며 “내년 2월 추경 카드는 정치권이 경제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전시성 목적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겉으로는 민생을 내세웠지만 분당과 탄핵 이후 대선 대비용 추경 편성 요구”라고 비판했다.
당정은 이날 내년도 예산안을 1분기에 30% 이상 조기 집행하는 것을 비롯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60% 안팎까지 사용하기로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가진 재정관리점검회의에서 경기 하방위험과 소비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재정조기집행 목표를 58% 수준으로 잡았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