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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 미국 해외연수]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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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 미국 해외연수]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②

익명 (미확인) | 월, 2016/12/19- 15:28

2016년 10월 19일부터 29일까지 지난 9박 11일 간 미국의 시민참여를 통한 정책개발과 지역혁신의 현장을 탐방하기 위해 목민관클럽 소속 3명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21명의 공무원이 미국 동부와 서부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에 따라 느낀 점들을 기록한 참가자의 후기를 통해 해외연수를 함께 해보시기 바랍니다.


[목민관클럽 미국 해외연수]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②

여섯째날, 10/24(월)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주 방문

워싱턴 D.C.에 도착한 첫 날은, 이른 아침부터 미국의회의사당, 백악관, 링컨기념관, 워싱턴 기념탑,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등을 탐방하느라 서둘러야 했다.

우리가 도착한 수도 워싱턴 D.C.(Washington District of Columbia)의 정식 명칭은 컬럼비아 특별구이다. 미국의 어느 50개 주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행정 구역이다. 워싱턴 D.C.는 원래 컬럼비아 영역의 개별 지자체였는데 1871년 의회 법으로 도시와 이 영토를 컬럼비아 구역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합병하였다. 그 이전의 수도는 뉴욕이었다. 인구는 약 60만 명, 연방주가 아니라 하원의석만 2개이고 대통령선거인단은 3명이 배정돼 있다.

가장 처음 들른 곳은 ‘미국 의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이다. 넓은 앞마당에서 대통령 취임식 등의 행사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방문 당일은 공사로 인해 막아 놨다. ‘백악관’ 앞을 지나 ‘링컨기념관’에 갔다. 웅장한 석조건물인 기념관에 36개의 기둥이 서있는데, 남북전쟁 당시 36개의 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기둥마다 주 명칭이 새겨져 있다. 그곳에서 정면을 응시하면 ‘워싱턴기념탑’이 보인다. 국회에 경의를 표하는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높이는 170m에 달한다. 워싱턴 D.C. 모든 건물은 이보다 높을 수 없다. 링컨기념관과 워싱턴기념탑 사이 호수가 있는데, 영화 ‘포레스트검프’에서 검프의 애인이 호수 위로 첨벙첨벙 뛰어올 수 있을 정도로 깊지 않다. 기념관 위에 올라서니 바닥에 보인 글자! ‘I HAVE A DREAM’ 그곳은 바로 1963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이 연설한 자리였다. 그는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68년 암살되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내 흑인 등 소수민족의 인권 말살은 여전히 진행 중인 듯하다.

링컨기념관을 지나 우리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가 세워진 곳으로 향했다. 19명의 군인 동상과 그들을 비추는 비석. 비석에 비춰진 군인은 38명으로 보인다. 38선 위에서 38개월을 싸운 의미라 한다. 비석에 새겨진 문구가 우리를 멈추게 한다. ‘FREEDOM IS NOT FREE’ 정치적 논쟁은 둘째치고라도 고향을 등지고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숨져간 그들의 희생 앞에, 다음 장소로 가야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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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컨기념관. 말이 필요 없다.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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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19명의 동상. 38명의 용사.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뒤로하고 다음 연수 장소로 향했다. 도시연구소(The Urban Institute)다. 워싱턴 D.C.에는 미국의 씽크탱크를 자임하는 몇몇 연구소가 있다. 1927년 설립된 ‘브루킹스 연구소’는 진보적, 1973년 설립된 ‘헤리티지 재단’은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우리가 방문한 도시연구소는 중도진보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설립연도는 1968년.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 주도하에 설립됐다. 주로 교통, 건강, 교육, 복지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독자 개발한 예산 및 세금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은 미 국세청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직원은 약 500명. 본사는 세금감면 주인 델라웨어에 위치해 있다. 연구소의 수석연구원과 질의응답을 마치고 우리는 워싱턴 D.C. 동쪽에 위치한 메릴랜드 주 의회(General Assembly of Maryland) 사무실을 방문했다.

참고로, 미국 연방의회는 양원제로 상원과 하원이 있다. 상원은 각 주당 인구 상관없이 2명씩 뽑는데 총 50개 주, 100명이다. 임기는 6년이고 2년마다 1/3씩 선출한다. 상원의 임무는 주로 외교, 국방, 각료인사 등에 집중되어 있다. 상원이 미국 국가 전체를 대표하는 의원이라면 하원은 자신의 선거구 투표자들을 대변하는 의원이다. 하원은 인구비례에 따라 뽑는데 총 435명이 선출된다. 하원의 가장 큰 권한은 예산안 편성권이고, 임기는 2년이다.

연방 의회 뿐만 아니라 주 의회도 양원제이다. 상하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실 상하의 개념이 아닌 수평적 개념이다. 초창기 번역의 오류라 할까? 메릴랜드 주 의회 상원의원은 47명, 하원의원은 141명이다. 인구의 70%가 백인이고, 한국계 출신은 1% 정도이다. 놀라운 것은 그곳에 한국인 2세 하원의원 마크 장(MARK S. CHANG)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그와의 면담을 통해 미국 내 소수민족의 인권과 권익 보호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

메릴랜드 주 의회 사무실에는 조지 워싱턴의 친필 사인 문서와 동상이 있다. 조지 워싱턴은 독립전쟁 당시 총사령관으로 전쟁 승리 이후 다시 농부로 돌아가기 위해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그는 1783년 귀향 후, 국민들의 요청으로 다시 정치권에 들어와 1789년 초대 대통령이 된다.) 그는 메릴랜드 주 의회 건물에서 자필 사인하고 퇴임했는데, 그때 서명한 사인 문서와 연설 모습이 동상화 되어 있는 것이다. 부끄러웠다. 우리의 역사는 어떠했는가? 200년 국가 앞에서 5,000년 국가의 국민인 나는 잠시 숨고 싶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그리고 지금! 변치 않고 반복되는 역사가 야속했다.

일곱째날, 10/25(화) 워싱턴 D.C. 내 시민단체 방문 및 서부로의 이동

오전에 방문한 임파워 디시(Empower DC)는 워싱턴 저소득 주민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는 NGO단체로, 2003년 설립되어 현재 4명의 상근 활동가가 있다. 최근 가장 큰 이슈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택지 개발과 그로 인한 공공주택 철거 문제다. 이쪽 상황도 한국과 비슷한 것 같다. 정치권에서 별다른 해법 제시를 못하는 상황이라, 해당 주민과 시민단체가 직접 나선 것이다. 그들은 공공주택 철거 중단, 빈집 보수하여 거처 제공, 집수리 기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가 해결 안 되면 많은 주민이 홈리스가 될 수밖에 없기에 남의 일 같지 않다. 임파워 디시 관계자는 “워싱턴 인구가 70만 명인데, 홈리스 인구가 7천명이다.”라고 말했다. 100명중 1명이 홈리스인 셈이다. 화려한 겉모습에 감춰진 미국의 모습이었다. 더 큰 문제는 미 중앙정부건 지방정부건 홈리스 관련 특단의 대책이나 의지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우리의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여덟째날, 10/26(수) 산 호세 주립대학과 샌프란시스코 시청 방문

캘리포니아에서의 첫 일정은, 산 호세 주립대학(SJSU, San Jose State University)을 방문하여 관내 위치한 커뮤니티 러닝&리더십센터(CCLL) 및 커뮤니버시티(CUCSJ, CommUniverCity-San Jose) 센터장과의 면담 일정이었다. 둘 다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학이 협업하는 중간지원조직이다.

CCLL은 교수님이 센터장을 겸임하고 계신데, 주요 사업 분야는 물길보존 사업, 홈리스 관리, 농업유산 보전 등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학생이 직접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 현장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산 호세 시는 인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 영향으로 도시개발에 따른 물길 훼손, 농업 유산 파괴, 집값 상승으로 인한 홈리스 증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과 시민단체, 시는 시민참여와 서비스러닝 방식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다른 단체 CUCSJ의 주요사업 목표는 시민건강 개선, 대학 진학 분위기 조성, 지역사회 조화 복원이다. 산 호세 시의 일부 지역은 이민자가 많고 80%가 빈곤층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UCSJ는 전문분야 교수 접촉, 실행 가능 학생 확보, 정부 담당 부서 접촉, 지역 시민사회 접촉 등의 순서로 민·관·학을 연결하여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위와 같은 형태로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 중심이라 시민과 대학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하다. 은평구의 경우 시민사회는 활발하지만 대학이 없는 상황이 좀 아쉽다.

오후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청을 방문하였다. 백발의 할머니께서 우리 일행에게 시청을 구경시켜주셨다. 놀라운 것은 그 분이 정식 공무원이고, 미국 공무원은 정년이 없다고 한다. 라운딩 후 우리는 마크 체스터 챈들러(Mark Chester Chandler) 국제통상단장과 면담하였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시에 관해 많은 설명을 했다. 도시인구는 100만 명 미만이지만 인근지역 생활권까지 포함하면 700만 명 정도, 실업률 3~4%로 적으며 아시아인이 전체인구의 36%로 인구 구성이 다양하고 현재는 중국계 미국인이 시장이라고 한다. 인구밀도는 높고 생활비가 비싸며 세계적 IT 기업이 많아 재정적 문제는 거의 없고 시민의 소득 수준도 미국 내 최상위에 속한다고 한다.

또한, 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참여 운동을 벌여왔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행정문서 공개화로 투명성을 확보하는 거라 했다. 관내 NGO는 많지만 커뮤니티 보드 같은 중간지원조직은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등 말투와 내용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고위직 공무원의 자신감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시청 앞 공원을 거닐었다. 한눈에 들어온 홈리스만 해도 족히 20여 명이 넘었다. 여기도 워싱턴과 마찬가지로 홈리스 문제에 대해 소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 세계 최고 행정 도시도, 전 세계 최고 IT 도시도 그들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마지막 아홉째날, 10/27(목) 캘리포니아 내 시민단체 방문 및 문화 탐방

오전에 방문한 곳은 NCG(Northern California Grantmakers)이다. 이곳은 북 캘리포니아 NGO와 후원자를 연결하는 일종의 민간 지원 기관이다. 총 170여 곳의 후원 멤버에는 빌게이츠재단, 클린턴재단, 포드재단 등 민간재단뿐만 아니라 정부 각 부처 등도 포진되어 있다. 후원자가 기부하는 금액은 연 2,000~17,000달러이며, 이 금액은 기관운영, 사업연결, NGO지원 등으로 쓰인다. 연간 총 운영비는 약 200만 달러, 스텝은 15명이며, 40년 전에 설립되었다.

우리와 면담하기 위해 나온 분은 NCG 부총재 ‘푸옹’과 활동가 ‘자스민’이었다. 푸옹은 주로 후원자 관리, 프로젝트 연결, 기관운영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예술인마을 조성사업’을 예로 들었는데, 이는 인근 실리콘밸리의 영향으로 부동산값이 폭등하여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거주공간 마련 프로젝트다. 자스민은 재난구조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집짓기 교육과 임종 대처 방법 전파를, 재난 시에는 자원봉사자 연결과 인명구조 활동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희망제작소나 아름다운재단 같은 단체가 NCG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진 발생이 잦고 높은 집값의 영향으로 주거와 재난지원에 많은 비중을 둔 것 같다. 특히 홈리스 문제에 있어서는, 공공기관보다 민간단체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오후에는 유니언 스퀘어, 금문교 등을 방문하는 문화탐방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는 샌프란시스코 중심가로 뉴욕의 ‘타임 스퀘어(Time Squae)’ 같은 곳이다. 유니언 스퀘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남북전쟁 당시 이곳에서 유니언 측을 지지하는 시위 등이 계속 열렸기 때문이다. 이곳은 세계 정상이 머무르는 호텔과 각종 행사가 열리는 광장, 쇼핑센터와 공연장 등이 즐비하다. 하지만 가장 큰 명물은 영화 ‘더록’, ‘첨밀밀’, ‘러브인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나온 지상케이블카와 공중선로 전기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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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명물 지상 케이블카! 짓궂은 청년들이 난간에 매달린 채 운행을 즐기고 있다.

캘리포니아 골든 게이트 해협에 위치하여 골든 게이트 브릿지(Golden Gate Bridge)라 불리는 금문교(金門橋)는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를 연결한다. 1937년에 완공한 이 다리는 총 길이 2,789m에, 기둥간 거리 1,280m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였다. 내려다보는 도시와 바다의 어우러진 풍광이 정말 아름다웠다.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이로써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로 이어지는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9박 11일 간 내가 본 미국은 결핍, 소통, 격차 세 단어로 요약된다. 미국인은 역사와 전통 부재라는 ‘결핍’을 ‘소통’을 통한 보존으로 메우고 있었다.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채우고 있었다. 오늘날의 ‘그라운드 제로’ 와 ‘하이라인 파크’ 그리고 ‘금문교’ 는 10여 년 간의 민·관·학 소통의 결과이다. 도심 어딜 가든 그 지역의 역사적 인물 동상을 볼 수 있었고, 각 지역 거버넌스 기관과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또한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의’를 통해 나라를 세운 연방제에서 기인한 것 같다. 대통령 중심제지만 지방분권 제도가 잘 발달한 원인이기도 하다. 각 주가 하나의 나라이고, 주마다 독특한 역사와 시스템을 존중하고 있었다. 그 모두가 ‘소통’을 통해서이다.

‘격차’ 이것은 미국이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홈리스 문제만 보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평등’보다 ‘자유’, ‘규제’보다 ‘방임’을 우선시한 결과라 생각한다. 그것은 기술개발과 자본축적이라는 큰 선물을 주기도 했지만, 양극화와 인종갈등이라는 난제도 함께 주었다. 샌더스와 트럼프 현상은 이제 표면화된 시작일 뿐이다. 이를 해결하면 지속가능한 아메리카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파국을 맞아할 것이다.

미국처럼 큰 대륙인 중국의 역사를 볼 때, 왕조의 평균 기간은 100년이 채 안 된다. 1,500년 이후 주요 강대국이었던 9개 나라의 평균 패권 기간은 100년으로, 가장 긴 영국이 200년이고 가장 짧은 일본은 50년이다. 미국은 패권국가로 자리 잡은 지 120년 정도 되었다. 지금 미국은 역사적 변곡점이다. 모순과 희망을 함께 본 미국연수, 정말 뜻 깊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사진 : 이주식 은평구청 정책보좌관
정리 : 이민영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후기 앞 부분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목민관클럽 미국 해외연수]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①’ 보기(클릭)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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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한국의 실질 GDP는 29% 증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삶의 질은 겨우 12%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한국의 삶의 질 순위는 OECD 35개 국가 중 28위이며, 2017년 UN이 발표한 세계행복지수에서는 155개 국가 중 56위를 차지했습니다. 사회 양극화, 세대갈등, 불공정 경쟁… 경제는 성장했지만, 각종 갈등이 난무하는 한국 사회. 우리는 행복할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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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호 희망이슈 ‘행복, 시민의 목소리로 볼륨을 높여라’주민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참여를 증진할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찾아보세요!
수, 2017/09/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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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치란 무엇일까요? 더 나은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희망제작소는, 토의민주주의 확산을 통해 더 나은 민주주의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시민과 함께 좋은 정치를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인 ‘정치잇수다’를 진행했습니다. 9월 29일 열린 토론회와 10월 15일 진행된 워크숍 후기를 전합니다.

 

첫 번째 정치잇수다는 ‘2016년 지금 여기의 시민+정치’라는 주제의 토론회로 9월 29일 스페이스노아 커넥트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시민이 바라는 좋은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에 앞서, 시민정치 관점에서 한국 정치의 문제를 진단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시민의 정치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현실의 구조적 제약을 살펴보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적 시도를 살펴보았다.

여론조사는 민의를 파악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2016년 지금, 한국 시민정치 진단’에서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은, 현행 공직선거법의 선거운동 기간, 방식, 인적 등을 제한하는 조항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법, 특히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특히 일상에서 시민이 자유롭게 정치에 대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크게 제약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분석 전문가인 정한울 박사는, 여론조사는 민의를 파악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그 결과를 유권자의 결정과 같은 가치에 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의 의도적인 오용에 본질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여론조사의 전문성 제고, 공직선거법 등 관련 제도의 개선은 물론 정치의 대표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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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더 나은 민주주의와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의 발표가 진행됐다. 정치벤처 ‘와글(WAGL, We-All-Govern Lab)’은 온라인 기반의 풀뿌리 시민정치 연구,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수평적 의사결정 모델 등 정치혁신을 촉진할 기술을 개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와글의 김정현 매니저는 “많은 사람이 정치 관련 대화를 나눌 때, ‘어떤 정치인이 문제고, 누구를 뽑아야 한다’ 등 선거 이야기를 주로 한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내가 말하는 것, 내 생각이 정치에 반영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많은 시민이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것이다. 와글은 그런 방법,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 개발자 조합 ‘빠흐띠’의 권오현 대표는 온라인 정치토론 플랫폼인 ‘빠띠(parti.xyz)’의 사례를 소개했다. 빠띠는 독립적인 온라인 공론장으로, 이슈별로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변화의 방향을 논의하는 공간이다. 권 대표는 “한국에서 집회 정도는 나가야 정치에 참여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언론을 통해 정보를 인지하고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것도 일종의 정치 행위일 수 있다”며, 빠띠를 통해 시민들이 자유롭고 일상적으로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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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효율적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민주적인가 고민해야

희망제작소는, 풀뿌리민주주의 확산 등 최근의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신과 불통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대의민주주의를 개선하려는 방법으로, 시민이 직접 나서 좋은 정치를 이야기하는 토의민주주의의 확산을 제시했다. 발표를 맡은 황현숙 연구원은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모여 좋은 정치가 무엇인지 토론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며 정치잇수다 기획의도를 밝혔다.

마지막은 토론의 시간으로 지정토론자의 발언과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정치철학자 김만권 박사는 “선거, 투표의 결과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승자와 패자만 있다. 그렇지만 투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반대하는지 정확하게 보여준다. 다른 방향을 보는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다는 것, 설득이 필요한 과정이다. 하나하나의 목소리를 소중히 하는 민주주의라면, 얼마나 효율적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민주적이냐를 고민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민 정치 참여의 평가 기준이 민주성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온라인선거운동 연구자 조희정 박사는 빠띠와 와글 등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활동하는 많은 사람, 단체가 있다. 다른 대안 정치 세력과의 연결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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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는 민주주의와 참여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번째 수다에서는 정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이라는 공감이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라 진짜 시민들의 생각과 참여에 주목해야 하며, 일상에서 자유롭게 정치를 이야기하고 참여할 수 있는 대화와 경험의 장,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정치. 최고의 순간, 최악의 순간

10월 15일 희망제작소 희망모울에서 열린 두 번째 수다는 ‘여론조사로는 알 수 없는 우리들의 진짜 정치 이야기’라는 주제의 워크숍이었다. 시민들이 원하는 좋은 정치에 대한 생각을 직접 꺼내놓고 이야기하는 본격 정치 수다의 장으로 꾸며졌다.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한국 정치 최고의 순간, 최악의 순간’이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주요 정치적 사건을 담은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살펴봄으로써 참가자들의 좋은 정치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는 순서였다. 최고의 순간으로는 시민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거나 선거 결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때가 꼽혔다. 참가자들은, 최근 치러진 20대 총선이 언론이나 여론조사 기관이 예측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로 나온 것을 보고 민심의 무서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악의 순간으로는 세월호 사건, IMF위기 등 국가나 정치 지도자들의 무책임함 또는 무능력이 드러난 사건 등이 꼽혔다.

정치에 관해 마음껏 ‘수다’ 떨기

두 번째 세션은 ‘시민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이관후 희망제작소 연구자문위원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관후 위원은 민주주의 그 자체가 좋은 정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민주주의 개념의 역사적 유래부터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인민이 다스리는 정치 체제, 민주주의를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 건 100년도 채 안 된다. 한국 역시 1987년 민주화 이후 아직 서른 살이 안 되었다. 아직 자리가 잘 잡히지 않은 것이다. 민주주의를 잘 한다고 좋은 정치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많은 이들이 나쁜 것에 합의하면 나쁜 정치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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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좋은 정치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정치 수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자 자신의 생업이 있는데 모두가 정치를 항상 고민하고 참여할 수는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된다. 숙의민주주의, 심의민주주의라고 번역되는 ‘deliberative democracy’는 사실 ‘수다민주주의’라고 해야 한다. deliberation은 어렵고 딱딱한 숙의, 토론이 아니라 수다를 의미한다.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거다. 정치에 관해 수다를 떠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세 번째 세션은 우리들의 진짜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시민을 포함한 우리 사회 여러 정치 주체들 간의 연결 지도를 그리고, 좋은 정치를 위한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선거와 선거 사이, 투표 빼고 정치 이야기하기’와 ‘모두의 정치를 위한 액션플랜 짜기’를 주제로 모둠 토론이 진행됐다.

‘선거와 선거 사이, 투표 빼고 정치 이야기하기’는, 선거 이후 시민들이 일상에서 정치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혹은 어떻게 참여하지 못하는지 지금 현재의 정치적 연결고리를 그려 본 후 우리가 원하는 정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시민, 국회, 대통령, 사법부, 정당, 시민사회단체, 언론, 이익단체 등 우리 사회의 공식적·비공식적 정치 주체 간 연결 고리를 그려가면서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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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참가자가 언론과 시민단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고,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의견을 알려야 하는데 그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기보다 그들만의 활동을 하는 것 같아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많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

다음으로, 앞서 나눈 이야기를 모으기 위해 모둠별로 주제를 정해 구체적인 참여 방법을 찾아보는 ‘모두의 정치를 위한 액션플랜 짜기’를 진행했다. 1조는 ‘지역의 도시계획 변경, 사업시설 예정 시 주민의 참여 보장 방법’, 3조는 ‘신혼부부에게 3천만 원 지원’이라는 주제로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방법을 토론했다. 2조는 ‘잘 먹고 잘살자’, 4조는 ‘숨어있는 90% 시민을 발견하고 함께하기’라는 주제로 좋은 정치를 위한 시민의 참여 방법을 토론했다. 1조와 3조의 발표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을 때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SNS 캠페인, 지역 언론 기고, 사례집 작성, 집회, 시위 등 실질적인 활동 사례들이 제시되었다. 한 발표자가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들과 손잡고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을 소개했을 때는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정치 구조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 2조와 4조에서는 시민들이 자기 주변의 공동체, 관련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우리 일상의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말할 수 있는 단체에 참여하고 다른 시민 동료들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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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토론을 시작할 때 투표 이외의 정치 참여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로의 크고 작은 참여 경험을 공유하면서 시민이 바라는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유롭고 즐겁게 정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겁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또한 토론회와 워크숍 두 번의 모임을 통해 정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시민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합의의 폭을 넓혀나가면 더 나은 민주주의, 좋은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다.

글 : 황현숙 사회의제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사진작가(첫 번째 수다), 오세인 사진작가(두 번째 수다)

화, 2016/11/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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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8)
광장 투표, 트위터 마을…세계의 민주주의 실험

스위스 광장 민주주의 ‘란츠게마인데’

동계올림픽 유치 철회, 외국인 귀화 신청 반려, 국립은행의 금 매각 금지, 이민자 숫자 제한…

묵직한 논쟁 주제인 이 의제들은 ‘란츠게마인데 (Landsgemeinde)’라 불리는 스위스 주민총회의 의제들입니다. 란츠게마인데는 일 년에 한 번씩 주민 모두가 광장에 모여 직접 찬반투표를 하는 주민총회를 말합니다. 스위스 직접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란츠게마인데는 칸톤(Kanton, 우리나라 도에 해당하는 스위스의 행정단위) 혹은 코뮌(Commune, 칸톤보다 한 단계 아래의 행정단위)의 지역 법안 개정을 위해 주로 열리고 있습니다.

란츠게마인데는 ‘생활의 정치화, 정치의 생활화’라는 스위스 민주주의의 핵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대중교통 요금에 대해 논의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도 합니다. 또한 예산안 심의와 세금 인상 문제도 토론하고 의결합니다. 스위스의 약 300개 코뮌 중 약 84%에 달하는 250개의 코뮌이 란츠게마인데를 최고 의결기구로 두고 있습니다. 코뮌보다 더 큰 행정단위인 칸톤 중에서는 현재 아펜첼과 글라루스 두 곳에서 란츠게마인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란츠게마인데에 참여하기 위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사진출처:MySwitzerland.com)

▲란츠게마인데에 참여하기 위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사진출처:MySwitzerland.com)

8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란츠게마인데의 첫 출발은 그다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여성들의 참여가 허용되지 않았던 반쪽짜리 주민총회였기 때문이지요. 1957년 일부 란츠게마인데에서 여성의 참여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2년 후 1959년 연방 국민투표에서 여성 참정권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거부되었습니다. 스위스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1971년의 일입니다.

선거권 연령제한에 있어서 란츠게마인데는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보다 많은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취지 아래 현재 만 18세로 규정하고 있는 투표권 연령제한을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연방법안의 개정이 어렵게 되자 각 지역은 독자적으로 법안 개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2007년 글라루스 주민들은 란츠게마인데에서 투표권 연령제한을 만 16세로 낮추는 데에 찬성했습니다. 글라루스에서는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이 가족과 함께 주민총회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다양한 권한을 행사하는 곳일수록 경제지수와 행복지수가 높다는 연구보고가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참여는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이며 주요한 과제입니다. 스위스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직접 민주제의 가능성은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은 그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았습니다. 일례로 2003년 스위스 아니에르 칸톤에서 최초로 인터넷 전자투표가 실시되었고, 현재 스위스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작은 마을의 ‘트위터 행정’

‘트위터 마을’이라고 불리는 스페인 남부 훈(Jun) 마을의 재미난 실험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인구 3,500명의 이 마을은 주민 모두가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어 거리 청소 요청부터 시의회 질의응답까지 모두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소셜머신랩은 2011년부터 시작된 훈 마을의 트위터 마을 운영이 직접 민주주의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4월15일 공개된 연구보고서는 훈 마을의 트위터 시정의 차별점을 설명합니다. 통상적인 SNS 민원의 경우 정부 서비스에 대한 일반적인 요청이 대부분이지만, 이와는 달리 훈 마을의 경우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들의 트위터 계정임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트위터 시정운영 과정의 간단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가로등이 고장났다는 내용을 시장에게 트윗을 남기면 → 시장이 그 주민과 전기 수리공을 태그하여 답하고 → 전기 수리공은 수리한 가로등 사진을 올리며 그 주민과 시장을 태그한다.

▲호세 안토니오 로드리게즈 살라스 시장(사진출처:MIT 소셜머신 연구소 블로그)

▲호세 안토니오 로드리게즈 살라스 시장(사진출처:MIT 소셜머신 연구소 블로그)

MIT 연구진이 밝힌 트위터 마을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트위터를 통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시정 참여가 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이런 빠른 대응을 통한 결과물이 트위터로 마을 전체와 공유되면서 주민과 정부 모두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훈 마을의 로드리게즈 살라즈 시장은 트위터 시정운영의 효율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트위터로 주민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인력이 필요하다. 덕분에 마을 경찰을 4명에서 1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이 마을의 경찰관은 하루에 40~60통의 트윗 메시지를 받는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트위터가 주민들의 민원 전달과 처리의 수단에만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의회 회의를 인터넷으로 생방송하고, 온라인으로 회의를 참관할 수 있으며, 트위터로 의견을 전달합니다. 주민이 트위터로 보낸 질문과 의견은 의회에 설치된 화면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런 트위터 실험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로드리게즈 살라스 시장은 농담 삼아 트위터를 “분 단위로 쪼개진 사회”라고 말합니다. “트위터의 즉각적인 반응에 주민들은 점점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43명당 1명 꼴로 불만을 표출한다면, 트위터에서는 27명당 1명 꼴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항상 즉각 답변을 원하고 있지요”
트위터는 최대 140자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사안을 토론하기에도 부적합하다는 것 또한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사적인 이야기 노출과 홍보성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존재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트위터 위에서 작동한다’는 MIT 연구진의 표현처럼, 트위터는 훈 마을의 시정활동뿐만이 아니라, 주민들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병원을 예약하고, 학교 식당의 메뉴를 확인하고, 좋아하는 스포츠팀의 경기일정을 확인할 때도 훈 마을의 주민들은 트위터를 사용합니다.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들어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직접 투표하는 스위스의 란츠게마인데, 그리고 먼 나랏님들의 잔치가 아닌 글자 그대로 주민들의 ‘손바닥’ 위에서 정치가 이루어지는 스페인의 훈 마을. 모두 주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곧 ‘정치’가 되는 지방자치, 주민참여의 진지하고도 유쾌한 현장입니다.

글_이은경(연구조정실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MIT launches Laboratory for Social Machines with major Twitter investment (MIT News, 2014.10.01)
MIT’s Twitter-backed research highlights Twitter use by small Spanish town (beta Boston, 2015.04.17)
스페인 ‘트위터 마을’의 민주주의 실험(블로터, 2015.04.21)
스위스와 독일의 주민에게 배우는 ‘디지털 시대의 직접 민주주의‘(김석수, 비영리 IT 지원센터, 2015.11.04)
‘하이브리드 엔진’ 스위스 민주주의, 한국엔 안 맞다?(윤석준, 오마이뉴스, 2010.10.05)

월, 2015/08/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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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민관협치, 그런데.. “주민토론회는 왜 평일 낮에만 열리지?” “어린이나 청소년 의견은 안 들어?” “주민 발의 주민투표는 0건…” 뭔가 부족하다! 협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이 시민에게 말을 거는 방식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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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6/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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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 가득한 4월의 어느 날, 서울 남가좌동에 위치한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서대문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협치 챔피언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교육의 대상자일 뿐만 아니라, 협치의 파트너이자 민과 관의 협력을 이끌어온 챔피언을 만나는 시간이었는데요. 교육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서대문구의 협치 현황을 살펴보고자 공무원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민관협치 발전을 위한 행정의 우선순위 과제가 무엇인가’ 질문도 있었는데요. ‘변화를 수용하는 유연한 조직문화 만들기’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공무원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편견과 달리, 내면의 변화와 조직문화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에 협치 챔피언 교육은 팀장급 공무원과 3년차 이하 신입공무원이 함께 하며 서로의 생각을 모아보는 과정으로 구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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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생각이 만드는 협치

처음 강연에서는 한때 대선 출마로 유명세를 탔던 허경영 씨에 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 그의 공약이었던 모병제 시행, 출산수당 3천만 원 등은 모두 허무맹랑했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협치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을 때 엉뚱한 생각도 많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실현가능한 방향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즉, 엉뚱한 생각이라고 해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아이디어와 생각을 모아 탄생하는 것이 협치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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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무엇이 제일 힘들까?

협치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고 합니다. ‘책임 소재와 역할 불분명’, ‘다양한 이해관계자 개입으로 부정부패 가능성 증가’, ‘협치 위한 조직구성과 운영에 비용과 시간 소요’ 등 염려도 다양하지요. 하지만 강연자는 ‘지속가능발전 관점에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 협치’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법인화로 시민의 의견을 운영에 반영한 광주 신세계백화점, 많은 관광객 때문에 훼손된 바닷길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 축제를 휴식하기로 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등 실제 혁신사례를 통해, 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면 부정부패는 오히려 감소하고 주민 스스로 지속가능발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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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혁신 솔루션 No.1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합의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대부분 본인이 보기에 가치 있어 보이는 것을 권유하곤 합니다. 오후에 만난 강사는 이 부분을 지적하며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협치를 위해 서로 의견을 나눌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질문은 ‘누군가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입니다. 각자 다를 수 있는 가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대화와 소통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만들어진 공감은 협치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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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혁신 솔루션 No.2
“합의한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또한 강사는, 합의한 가치를 실행하기 위해 그 자체로 혁신적인 것 혹은 사업 진행을 위한 혁신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새로운 주체의 창의적 공공성, 각 주체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워크숍 기법, 시각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퍼실리테이션 방법론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의 역할이 행정업무, 정책수행, 설계 등에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 중재, 반영, 설계하는 적극적 촉진자의 역할로 변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했던 감정기복 시각화 사례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시장현황 조사를 하면서 실제 시장 이해관계자의 감정기복을 선으로 표시하고 문제를 체크했는데요. 이를 통해 문제의 지점이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었던 예를 제시했습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부터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이외에도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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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육에서 가장 활기찼던 때는 레고타워 팀빌딩 시간이었습니다. 주어진 레고블록을 가장 높이 쌓되 의미를 잘 담아내는 팀이 챔피언으로 선정되는 미션이었는데요. 쌓기 전, 어떻게 쌓을지 함께 설계하고 역할 분담도 했습니다. 완성된 레고타워를 살펴봤는데요. 서대문구의 독립문을 의미하는 구조물과 Social의 의미를 담은 S라인 타워, 사람 중심의 행정을 하겠다는 의미로 사람을 배치한 건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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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에 이런 것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서대문구에 도입되면 좋을 것 같은 외부의 제도나 활동, 조직문화·제도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 기타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야근 금지, 수요일 휴일을 금요일로 대체하는 방식, 유연근무제, 시차 출퇴근제, 집중근무제, 안식년, 올바른 회의문화 정착, 권위주의적 업무지시 탈피, 초과 근무하는 직원을 일 잘하는 직원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 원하는 근무부서 교환, 낮은 수준에서라도 민간협치 위한 사전기획단 구성, 보여주기식 업무 지양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습니다. 협치에서도 큰 주제를 만들어 그것을 장기적으로 살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소소하고 별것 아닌 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부터 하나씩 바꿔나가면 지역사회의 혁신과 행정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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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교육과정에서 언급되었던 거버넌스 10계명을 소개합니다. 이 내용은 2013년 서울시 백서를 통해 공유된 바 있습니다.

1. 시민은 공공서비스의 공동생산자이다.
2. 정책을 입안할 때부터 거버넌스를 설계한다.
3.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파트너를 발굴한다.
4. 거버넌스의 파트너를 신뢰한다.
5.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주 만나 소통한다.
6. 참여 시민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7. 거버넌스의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8. 거버넌스 결과는 참여자에게 피드백 한다.
9. 새로운 거버넌스 방식을 제도화한다.
10. 거버넌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리고 교육에서 들었던 내용을 되새기며 한 줄로 요약해 봅니다.
“충분히 만나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협치는 시작된다.”

– 글 : 조준형 |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속가능발전팀

금, 2017/06/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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