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들은 대한민국의 두 얼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나의 얼굴은 수치스러운 민 낯이다. 정치체제의 낙후성으로 인해 자질과 미덕을 갖추지 못한 개인에게 대통령이라는 절대 권력을 위임한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이다. 다른 얼굴은 촛불에 비친 자랑스러운 국민들의 얼굴이다. 평화로운 광장의 촛불 집회는 국민 개개인의 민주적 자질이 얼마나 성숙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의 자질은 이미 성숙했는데 정치체제의 낙후성에 발목을 잡힌 형국인 것이다.
이제 이 낙후성을 극복할 새로운 정치체제를 실험해야 할 때이다. 위임하는 방식, 위임 받은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 위임 받은 권력이 통제 받는 방식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를 개선할 정치체제로 필자는 대의제와 직접민주주의라는 두 이질적인 정체를 합친 혼합정체를 제안한다. 이 혼합정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이 노년에 구상한 것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형태로 재해석한 것이다. 현재는 스위스의 정치체제가 이러한 혼합정체의 사례다. 혼합정체의 가장 큰 특징은 국민발안권과 국민투표권을 되찾아와 국민이 직접 입법권을 행사함으로써 대의제 정당들을 직접 견제한다는 데에 있다.
현재 정치인들 사이에서 대통령 연임제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개악에 해당한다. 그리고 소·중선거구제에 기반한 의원내각제 주장은 정치권력을 오래 쥐고 싶다는 국회의원들의 욕심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이제 정치개혁 논의를 정치인들에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입법권을 국민이 되찾을 논의를 국민 스스로 해야 할 때다.
※ 다른백년연구원은 <정책비평>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개혁해야 할 정책 과제를 산업, 금융, 고용/노동, 외교/안보, 안전, 정치제도, 관료제/선거제도 등 분야별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본 글에 대해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자 하시는 분께서는 언제든지 연락주십시오. 다른백년연구원은 열린 공간, 열띤 토론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백년, 새로운 사회를 위한 담론을 기획해나갈 것입니다.
번역자주: 이번에는 오랜만에 중국 다른 매체의 소식을 전한다. CCTV 인터넷사이트(cctv.com, 央视网)의 ‘국제평론’ 7월 26일자에서 나간 위 제목의 글은 많은 해외 매체의 인용을 받았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지 시각 7월 25일 오후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융커는 백악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화를 통해 쌍방의 무역장벽을 낮추고 무역마찰을 완화하는 데 동의하였으며, 상대 상품에 대한 새로운 추징관세를 잠시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선언하였다. 일순간 미국과 유럽연합이 경제무역 문제에 있어 화해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유럽의 일시 휴전은 지연책에 불과
미국과 유럽이 만약 무역전을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환영할만하다. 왜냐하면 역사적 경험이 반복하여 증명하듯, 무역전은 낡고, 효력이 없고, 승리자가 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이번에 정말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일찍이 두 달여 전에 똑 같은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을 하지 않고 서로 추징관세를 멈추기로 합의했으나, 10일 후 백악관이 약속을 뒤집고 500억 달러의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포함으로써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을 기억한다.
트럼프 정부가 잘 변하는 전과 때문에, 사람들은 그와 유럽연합이 도달한 합의에 대해 아마도 더욱 신중하면서, 그것이 한 차례 잠시의 ‘휴전’이지 정식 ‘종전’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존재한다.
그 협의한 내용을 보자면, 먼저 미국과 유럽연합은 제로 관세를 위해 노력하며,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비자동차 제품에 대한 보조 정책을 중지하고, 앞으로 새로운 협상을 시작해 강철·알루미늄 관세와 각종 보복성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부문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방향성과 태도성 표현이며, 협의를 실현하기 위한 시간표와 세부 사항 및 해결 기제 등이 없다.
협의에서 미국 측은 유럽연합의 강철·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추징관세 중지에 대한 명확한 동의를 하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관세 방면에 있어, 이는 유럽연합의 최대 관심사인데, 트럼프는 일찍이 “벤츠가 뉴욕 5번가에 출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협의에는 어떻게 자동차관세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가 여전히 유럽연합의 ‘일곱 치’를 비틀어 쥐면서 언제든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협의가 얼마나 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협의 쌍방은 또한 얼마나 상호 신뢰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둘째, 트럼프 정부가 유럽에 대해 ‘제로 관세’를 제안한 것은 결코 독자적인 창안이 아니며, “새 병에 옛 술을 담는” 격이다. 일찍이 오바마 정부 시기 미국과 유럽연합이 ‘대서양 교역 및 투자 동반자 협정’(TTIP)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때, 쌍방은 97% 이상의 수입상품에 대해 관세를 취소하기로 제안하였었다. 하지만 정부구매, 농산품 시장진입, 금융감독 등 분야에서 적지 않은 의견 차이가 존재하여, 쌍방은 몇 년간 담판을 하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이제 미국의 중간선거가 불과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선거표가 유일한 관심인 트럼프 정부가 얼마만큼 시간과 인내심이 있어 유럽연합과의 협상을 통해 비자동차 공업품의 제로 보조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까?
셋째, 유럽연합은 2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연맹인데, 각 국의 발전 정도가 다르며 미국 무역마찰 문제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대항하겠다는 태도도 있고, 타협하고 싸움을 피하려는 목소리도 있다. 비록 융커가 유럽연합의 ‘수석 집행관’이고 유럽 정치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위에 있긴 하지만, 그러나 그가 트럼프와 이룩한 최종 합의는 필히 유럽연합 각국 지도자의 승인을 얻은 후라야 효력이 있다. 만약 유럽연합의 어떤 한 명의 지도자가 반대 의견을 표시하거나, 혹은 트럼프에 대한 말이 공손치만 않아도 전체 협상과정은 아마 뒤집어 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추징관세의 잠시 중지 합의는 일종의 태도일 뿐이다. 미국이 유럽연합을 겨눈 무역 총구는 놓아지지 않았으며, 그것은 잠시의 지연책일 뿐이고 그 의도는 더욱 높은 요구를 하려는 것이다. 또 트럼프가 언제든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연합이 주목해야 할 것은, 트럼프가 제출한 ‘제로 관세’ 제안이 사실상 유럽연합에 함정을 파논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유럽연합이 제로 관세를 거절하면 보호무역주의자가 되고,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는 트럼프는 오히려 자유무역주의자가 된다. 만약 유럽연합이 제로 관세에 동의하고 실현할 수가 없다고 하면, 트럼프는 약속위반을 이유로 유럽연합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럽연합은 도대체 얼마나 양보를 해서 트럼프가 벌린 사자 입을 만족시켜줄 수 있다는 말일까? 기세등등하게 문을 부수고 진입해 돈을 요구하는 강도를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에게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미국의 무역 패권주의에 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용감하게 맞서 견결하게 반격하는 것이다. 양보만 하는 것은 존중과 이해를 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진일보하게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을 자극하고, ‘타협자’ 자신은 이로부터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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