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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2] 복지국가, 시민사회, 그리고 민주주의: 순환적 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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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2] 복지국가, 시민사회, 그리고 민주주의: 순환적 역동

익명 (미확인) | 목, 2016/12/01- 17:06

복지국가, 시민사회, 그리고 민주주의: 순환적 역동 1)

 

한동우 l 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복지국가의 언어체계

 

시장자본주의체제 내에서 모든 국가는 복지국가이다. 복지국가는 시장자본주의의 반(反)명제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체제에 포섭되어 있는 한 그 국가는 복지국가이다. 시장과 가족의 상대적 존재로서 국가의 존재양식은 시장과 가족에 대한 국가의 개입정도와 범위, 그리고 국가-시장-가족의 역학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복지국가 레짐(regime) 역시 이러한 국가의 존재양식을 복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적’ 복지국가란 이론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복지국가의 다양한 이념형들이 존재할 뿐이다. 복지국가의 이념형은 그 국가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경험과 역동에 의해 결정된다. 

 

복지국가는 복지문제에 관한 국가주도(state-initiative)를 제도화한 체제이다. 국가주도성은 법률과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국가의 모든 제도는 법률에 의해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고, 공공재정을 통해 실행을 보장받는다. 흔히 복지국가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서 특정 제도의 도입여부 혹은 정부 지출 중에서 사회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는 것은 복지에 관한 국가주도성 정도를 따지기 위해서이다. 종종 이것이 복지국가에 대한 착시를 일으킨다. 복지제도의 다양성이 클수록, 그리고 정부의 지출 중에서 복지 관련 지출이 많을수록 그 국가를 적극적인 복지국가(국가주도성이 높은 국가로)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인 복지국가가 반드시 복지수준이 높다고 단정할 논리적 근거는  없다. 국가의 복지수준은 경제활동의 세 주체 - 국가, 시장, 가족 -가 각기 다른 영역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 결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국가의 제도들은 특정한 언어체계(Bourdieu, 2004)를 통해 사회규범과 합의에 위배되지 않도록 정치적으로 조율된 범주 내에서 인간의 문제들을 파악한다. 이는 일종의 문화자본 독점을 통한 권력행위이다. 제도의 범주 내에서 인간의 문제는 제도가 사용하는 언어 속에 유폐된다. 국가는 본질적으로 언어에 적대적이다. 인간의 다양한 문제와 욕구를 보편적인 제도를 통해 해결하려는 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시민사회의 언어는 복잡하고 난해하기 때문에 국가는 언어와 법률담론의 표준화를 통해 사회에 대한 가독성(readability)을 높이려 한다(Scott, 1999). 복지국가에서 시민은 ‘국민’으로 호명된다. 모든 국민은 제도의 대상으로의 지위를 갖는다. 복지국가의 국민은 ‘국민연금가입자,’ ‘기초생활수급권자,’ ‘장기요양 3등급,’ 등으로 불린다. 시민사회에는 이러한 언어가 없다. 국가의 언어체계는 시민사회의 복잡한 생활을 무질서로 간주하고, 질서의 완성을 통해 무질서를 제거하려는 실현불가능한 꿈을 꾼다. 제도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해야 하는 개인은 사회 내에서 자신의 생존과 복지를 위해 타인과의 관계에 의존하기 보다는 제도에 의존하게 된다. 제도의존은 개인의 삶과 복지의 상당부분이 제도에 의해 보장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역설적으로 제도의 대상으로서 자신의 일대기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스스로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개인의 삶은 매우 모순적으로 구성되며, 그것을 해결해야 할 책임은 온전히 개인에게 돌아간다. 

 

복지국가는 일종의 기술결정론을 추종한다. 인간의 문제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 정보와 데이터 관리를 통한 합리적 제도설계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한 사회가 동원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과 관료제적 제도화의 정도에 따라 그 사회의 복지수준이 결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문제와 인간의 문제와 욕구는 언제나 구체적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로 치환되고, 제도는 이러한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결국 제도는 문제의 본질을 획일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만드는 일종의 '프로그램'이 된다. 제도는 다양한 프로그램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므로, 사회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건드리게 된다. 그러나 그것 역시 제도라는 시스템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마치 장기판 위에서 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히 많지만, 어떤 경우에도 말이 장기판을 벗어나는 경우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권위주의적 국가와 허약한 시민사회의 조합에서 나타난다. 권위주의적 국가는 인간과 지역의 다양성을 간과하고 시민사회의 전통적이고 토착적이며 구체적인 지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보다 표준화된 시스템을 더욱 신뢰하는 것이다. 허약한 시민사회는 자신의 문제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상실할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역량이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제도와 시스템에 의존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거나 행복한 사회가 아니다.

 

상호의존의 시민사회

 

인간 사회가 하나의 시스템이라면,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그 시스템에 적합한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시스템이 가진 기능과 역량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방식이라야 한다. 최근 사회복지 뿐 아니라 정치철학에서 중요한 이념적 토대를 구성하고 있는 생태담론은 바로 이런 점을 강조한다. 인간이 구성하는 사회는 다분히 자연발생적이다. 생태계 내에서 생명체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식과 모양은 일종의 프랙탈(fractal)이다. 사적 영역에서 가족의 형성 원리는 작은 공동체가 형성되는 원리와 방법으로 복제되며, 지역공동체 등 더 큰 공동체의 원리와 방법으로 반복 복제된다. 그래서 모든 인류 문명에서, 국가 이전에 공동체가 존재하는 것이고, 여전히 지구상에는 아직 미처 근대 국가의 모양을 갖추지 못한 지역도 있으나, 공동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시민사회는 시장과 국가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가족의 외부에 존재한다. 시민사회는 단순히 배타적 경계를 갖는 생활공간으로서의 의미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주민들이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려고 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공유재(commons)을 두고 발생하는 개인 간의 갈등과 그 해결과정을 연구해 온 오스트롬(Ostrom, 1990)에 따르면, 정부나 시장보다 시민사회의 자발적 조직과 규범이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으며, 시민사회의 축적된 역량을 중심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국가나 시장의 역사보다도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복지는 인간이 가족과 사회를 형성하는 원리에 충실한 방향으로 달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 수준의 제도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 서구의 복지국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며, 복지와 관련한 매우 중요한 유산이다. 그러나 그 제도 역시 인간 사회 구성의 기본 원리를 재확인하고 이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스웨덴의 복지국가 형성과정을 사민주의 정치이념의 역사적 성과물이라는 것을 강조한 버먼(Berman, 2006)의 지적은 의미가 크다. 버먼에 따르면, 스웨덴이 사회민주주의 정치철학이 제도적으로 구현되고, 그 결과로 가장 진보적인 복지국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공동체주의적 호소에 기반을 둔 좌파의 전략” 때문이었다.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가장 적극적으로 전제되는 스웨덴의 복지국가도 그 바탕에는 공동체주의에 기반한 시민사회가 있다는 것이다.

 

상호의존(interdependence)은 인간사회의 구성 원리를 함축하는 개념이다. 상호의존은 공동체의 어떤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과 떨어져서는 생존할 수 없는 일방적 의존 관계와는 다르다. 상호의존 관계에서 참여자들은 정서적, 경제적, 생태적으로 서로 의지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갖는다. 따라서 상호의존 관계는 협력적이고 자율적인 참여자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정치철학 개념으로서 상호의존의 사회구성 원리는, 근대 국가 이후에는 국가와 시장의 존재를 정당화하는 정치 논리와 빈번히 대치해 왔다. 복지국가 역시 국가의 역량과 주도를 비교 우선의 위치에 부여한 복지체제이다. 복지국가의 성장을 설명하는 이론은, 그래서, 하나같이 국가 주도의 제도주의를 확인한다. 국가 중심의 제도화는 사회복지 제도와 서비스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확대 재생산한다. 그것이 제도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상호의존 패러다임에서의 복지체제는 제도와 서비스에 대한 인간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인간의 능력과 보살핌의 의지를 강조한다. 국가주도의 제도가 의학적 은유를 사용하여 문제 해결 중심의 접근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호의존 패러다임은 문제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이미 가족과 지역사회에 담보되어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정치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역량을 사회자본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사회자본은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다. 물론 특정한 제도를 통해 사회자본의 양이 더 많이 축적될 수도 있다. 요컨대, 사회자본과 제도는 상보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자본이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화폐를 매개로 거래되는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복지’가 시민사회의 주체인 개인의 문제임에도 이를 둘러싼 무대의 주연들은 언제나 국가 또는 시장이었다는 점은 의아하다. 복지국가 논쟁을 둘러싼 담론들은 복지라는 공유재가 마치 국가와 시장 사이에서 선택적으로 소유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복지국가는 복지라는 공유재를 정부라는 통치체로 실현되는 국가의 관리와 규제 하에 두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가정한다. 이것은 이념적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의 양자택일에 상응한다. 공유재와 관련해서 시장과 국가가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다가 국가와 시장은 모두 그 역동성을 공동체적 형태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그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컬하다(Giddens, 1998). 

 

상호의존 패러다임은 비화폐적 교환(non-cash trad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적 영역에서 호혜적 관계를 통해 교환되던 서비스가 화폐경제 속에 편입되면 개인과 개인의 관계는 더 이상 상호의존적이 아니다. 화폐는 임금노동에 의해서 획득되며, 그러한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다시 노동시장으로 내몰려야 한다면 상호의존 패러다임은 성립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사회 내의 자원활동, 지역화폐, 조합운동 등은 매우 중요한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활동 역시 제도권 내에 편입되어 있다는 점은 다시 극복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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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탈정치화와 민주주의

 

과학적 지식과 기술에 의존하는 제도공학적 사회에서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지거나, 정치공간에서 주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형식적으로 제도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의 규칙과 장치들로 부터 경쟁자들 사이에서 안정적인 협력구조를 제공받는 정치 엘리트들은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배타적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정치공간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제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한편 제도의 대상자들은 정치공간의 주변부에서 제도의 수급권을 획득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권력게임에 몰두한다. 기술적으로 세분화된 사회문제와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확장되어 가는 복지제도에 기인하는 이익집단정치는 반복지정치(anti-welfare politics)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생활세계 주체로서 개인의 정체성과 제도와 법률의 언어로 호명된 개인의 정체성 사이의 간극에서 혼란을 경험하는 개인들은 역설적으로 공동체를 찾아 헤맨다. 최근 한국사회에 불어닥친 공동체 열풍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동적 행동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제도화된 국가 공동체로부터 타자화된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성찰적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근대국가를 탄생시킨 계급으로서의 시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공간은 복지국가의 태동과 성장으로 이어졌지만, 제도의 대상으로 파편화된 개인들이 구성하는 정치공간은 다분히 폐쇄적인 집단적 결속과 이해를 중심으로 한다. 신자유주의적 질서가 개인을 폐쇄적인 가족 내부로 후퇴시키고 경력개발에만 몰두하게 했다면, 복지국가의 제도들은 개인들을 정치공론장의 외부에 주변화시켰다. 이것은 매우 아이러니컬한 문제다. 복지국가의 형성과 팽창의 토대가 되어 왔던 정치적 역동이, 복지국가의 사회정책들이 정교한 제도들로 구축되어 갈수록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제도의 대상으로서의 개인은 대상으로서의 자격을 유지 혹은 확대하기 위한 권력게임에 참여한다. 이 권력게임은 제도와 개인 사이의 일대일 관계를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관계는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조차 개인 차원의 정치적 발언권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일방적이다. 따라서 개인들은 제도의 개선 혹은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정치적으로 연대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정치적 연대는 제도의 수급권을 둘러싼 길거리 권력을 형성하게 된다. 

 

복지국가 정치공간의 분절화는 시장의 분절화와 닮았다. 분절된 공간 안에서 교환의 규범과 방식은 별개로 존재하며 작동한다. 내부 정치공간은 정치 엘리트들의 지위 투쟁의 공간이며, 주변부 정치공간은 제도 수급자들의 투쟁 공간이 된다. 적어도 두 개로 분절된 정치공간 사이에는 소통이나 교환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투표에 의한 선거방식으로만 구현되는 대의민주주의의 형식적 합의에 의해 유지될 뿐이다. 개인과 가족의 복지 수준은 정치엘리트들의 이익과 제도에 의해 일시적으로 집단화한 수급 권력자들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다.

 

복지를 둘러싼 국가-시민사회-민주주의의 관계는 변증법적으로 순환한다. 복지국가의 제도는 시민사회의 참여와 합의를 통해서 수립되고, 시민사회의 역량은 제도화된 민주주의에 의해 조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복지국가의 제도들은 시민사회의 정치적 역량을 형해화하고, 민주주의를 형식적 수준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국가-시민사회-민주주의의 순환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지배하거나 식민화하려 할 때 대립적이 되며, 결과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약화시킨다. 복지국가 체제를 통해 충분히 강화된 국가의 권력은 시민사회 역량의 조직화와 동원을 통해 합목적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형식적 수준에서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지가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세계에 대한 열망을 구현하는 것이라면, 실질적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국가와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답이다.

 

 

1) 이 글의 일부는 다음 논문들의 내용을 요약적으로 발췌했음: 한동우(2012) “복지국가와 시민사회: 제도의존을 넘어서,” 한국사회복지조사연구, 30: 57-77; 한동우, 최혜지(2015) “복지국가는 사적영역을 어떻게 식민화하는가,” 한국사회복지학, 67(2): 161-181.

 

[참고문헌]

한동우(2012). “복지국가와 시민사회: 제도의존을 넘어서,”『한국사회복지조사연구』, 30: 57-77.
한동우, 최혜지(2015). “복지국가는 사적영역을 어떻게 식민화하는가,”『한국사회복지학』, 67(2): 161-181.
Berman, S.(2006). The Primacy of Politics, 김유진(역)(2010).『정치가 우선한다』후마니타스.
Boudieu, P. 최종철(역)(2004). 『구별짓기: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 새물결.
Giddens, A.(1998). The Third Way: The Renewal of Social Democracy, 한상진, 박찬욱 (역)『제 3의 길』, 생각의 나무
Ostrom, E.(1990). Governing the Commons: The evolution of institutions for collective ac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Scott, J.(2009). Seeing Like a State: How Certain Schemes to Improve the Human Condition Have Failed. Yale University Press.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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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는 불평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소외된 자들의 '협상력'이 중요하다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지난 10여 년 간 전 세계를 달군 화두를 꼽으라면 '불평등'은 그 유력한 후보의 하나일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과 양극화를 배경으로 대두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운동에서 불평등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고찰로 일약 '락스타 경제학자'로 떠오른 피케티 열풍을 지나, 올해는 “부자 클럽"이라고 불리는 다보스포럼(WEF, 세계경제포럼)에서도 불평등은 최대의 이슈였다. 한국은 또 어떤가? 최근 한국에서 사회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 세대 간 불공정 문제, 성차별 문제는 모두 불평등 문제를 그 기저에 깔고 있다. 바야흐로 불평등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이처럼 심각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처방으로 많은 이들이 제시하는 것 중 하나가 복지국가다. 다른 사회과학적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복지국가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그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는 비시장적 수단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를 분배하는데 있다. 현 시대 불평등의 직접적 원인을 지난 수십 년간의 시장만능주의에서 찾는 관점에서 보면, 복지국가를 통한 재분배는 불평등에 대한 유력한 해법으로 여겨질 만하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예외적으로 불평등이 낮았던 시기라고 꼽히는 20세기 중반이 바로 복지국가의 전성기였다는 점과 불평등 심화의 출발점이라고 지목되는 1980년대에 복지국가도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실제로 복지국가가 불평등을 완화하는지는 복지국가 연구자들에게도 오랜 수수께끼였다. 복지국가의 재분배 기능이 반드시 부자에서 빈자로의 수직적 재분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복지국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프로그램은 건강보장과 노후소득보장인데, 이 제도들의 핵심적인 기능은 부자에서 빈자로의 재분배 보다는 건강한 사람에서 아픈 사람에게로, 장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장수하는 사람에게로의 재분배에 있다. 물론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재원과 급여 구조에 따라 수직적 재분배도 나타나지만 이는 이 제도들의 2차적인 기능이다. 요컨대 건강과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대표적인 제도인 사회보험은 '불평등 완화' 보다는 '위험의 분산'을 위한 제도이며, 따라서 우리가 주목하는 부자와 빈자 간 재분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복지국가에는 부자에게 돈을 걷어 빈자에게 재분배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공공부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불평등 완화보다는 빈곤방지가 그 핵심기능이다.

 

이 때문에 라메쉬 미쉬라와 같은 연구자는 복지국가를 통한 계급 간 재분배 정도는 미약하며, 사실 이 점이 바로 복지국가가 자본부의 사회에서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보면 20세기에 형성된 복지국가는 불평등 완화 장치라기보다는 사회적 위험을 집단화함으로써 분산시키고, 최악의 빈곤을 막는 수단으로 발달해왔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그 자체로도 복지국가의 가치는 충분히 높지만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복지국가를 떠올린 이들로서는 실망스러운 결론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복지국가가 오히려 불평등을 증가시킨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세기의 복지국가는 노동인구의 대부분에게 안정적 고용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형성되었다. 복지국가의 핵심 프로그램인 사회보험은 종종 장기간의 사회보험료 납부 이력을 요구했는데, 노동인구의 다수가 장기적·안정적으로 고용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이와 같은 일자리는 대부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이 주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에 복지국가는 남성생계부양자를 보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고, 여성의 가정 내 무급노동은 사적 영역에서 당연하게 주어지는 조건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21세기 복지국가 환경은 이와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완전고용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상황이 아니며, 불안정한 비표준적 고용(비정규직)은 이제 노동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고용구조의 변화로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에 가족까지 부양하기에는 불충분한 저임금 일자리들이 채지고 있으며, 핵가족 구조는 해체되고 있다. 이와 같은 조건 안에서 '일정기간의 안정적 고용을 전제로 하는' 사회보험과 같은 프로그램은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일자리를 가졌던 이들만을 보호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업과 불안정 일자리를 오가는 이들은 오히려 복지국가로부터도 소외되고 있으며, 이는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정규직 87%, 비정규직 45%라는 한국의 고용보험 가입률은(2019년 8월 기준) 이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복지국가를 통한 불평등의 완화는 헛된 바람일 뿐일까?

 

21세기 복지국가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문제는 복지국가 프로그램의 재편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노동시장 약자를 배제한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는 사회보험의 경우에도 스웨덴이나 최근 사회보험 프로그램을 개혁한 프랑스의 경우처럼 불안정 노동자나 비임금노동자들까지 사회보험에 포괄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의 경우 사회보험의 법적 적용대상조차 사회보험에 제대로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들보다 많은 숙제를 가지고 있지만, 복지국가의 핵심 프로그램인 사회보험을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에 적응시키려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기에 고용을 조건으로 하지 않는 소득보장제도를 보완하는 것 역시 중요한 정책적 과제다.

 

공적으로 제공되는 보편적 사회서비스는 불평등의 관점에서 의미가 큰 복지국가 프로그램이다. 사회서비스는 특정한 요건(아동돌봄이라면 아동의 유무, 장애인 활동지원이라면 장애의 유형과 정도 등)이 있는 이들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고용이력이나 여타의 원인으로 배제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돌봄의 부담을 지고 있는 여성, 비장애인에 비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소득 외에도 다양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고령자들의 욕구를 사회적으로 해소함으로써 소득이 아닌 성,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나타나는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모두 금전적 차원으로 환원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보면, 양질의 공적 사회서비스를 확대하는 일이 불평등 문제에 대해 갖는 잠재력은 매우 크다.

 

우리가 복지국가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는 이들을 포괄하고 이를 통해 복지국가의 빈곤방지와 위험분산 기능이 모든 시민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이는 불평등과 관련한 또 한 가지 가능성을 열어준다. 복지국가가 현재의 불평등한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들의 '협상력'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아진 원인을 분석한 엥겔베르트 스톡해머는 사회보장의 약화가 세계화 및 금융화와 함께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을 설명하는 요인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사회보장의 약화는 자본측에 대한 노동측의 협상력을 낮추었고, 그것이 노동소득분배율을 낮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석은 복지국가가 직접적으로 부자의 돈을 걷어 빈자에게 나누어줌으로써 직접적으로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정도는 제한적일지라도,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사회적 위험을 낮추고 빈곤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을 경유하여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정치야말로 불평등 문제의 궁극적인 해법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외된 이들의 이익을 옹호하는데 이들의 목소리를 찾아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불평등 문제를 연구한 피케티는 불평등에 대한 대안으로 글로벌 자본세의 도입을 주장하면서, 글로벌 자본세 자체의 효과보다도 글로벌 자본세를 통해 사람들이 불평등의 심각성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면 민주주의의 힘이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두터운 복지국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민주주의의 힘을 작동시킬 수 있다. 시민 개개인이 하루하루 생존의 위협과 압박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이들이 심화되는 불평등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표출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월, 2020/02/1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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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는 인재다! 검찰은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하고 책임자 처벌하라!

지난 7월15일 미호강의 제방 붕괴로 인해 궁평2지하차도가 잠기면서 14명의 무고한 시민의 희생되었다. 이후 7월 28일 국무조정실은 오송 참사와 관련해 5개 기관 공직자 34명과 공사현장 관계자 2명 등 총 3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감찰 과정에서 충북도, 청주시, 행복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 등 5개 기관의 관리·감독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은 최고책임자인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은 감찰대상에 포함조차 시키지 않았다. 감찰 내용에 따르면 ① 행복청의 경우 ‘오송-청주 도로확장공사’ 발주기관으로서 기존 제방 무단 철거, 부실한 임시제방에 대한 관리감독 위반, 제방 붕괴 인지 이후 재난 관련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 미조치 ② 충북도는 오송 궁평2지하차도 관리 주체로서 홍수경보 발령에도 교통통제 미실시 및 미호천 범람 신고에 따른 비상상황 대응 부재 ③ 청주시는 미호강 범람 위기 상황을 통보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조치 부재 ④ 충북경찰청은 112신고 접수에도 현장출동을 하지 않고 112신고 시스템 조작 ⑤ 충북소방본부는 현장의 상황보고에도 인력과 장비 신속 투입 등 조치 부재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오송 참사는 검찰에서 지목한 행복청,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가 각 기관의 역할만 충실히 이행했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전국 시민사회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이번 오송 참사가 ‘공중이용시설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조사실의 발표는 이러한 주장을 묵살했다. 그리고 오송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된 충청북도 김영환 지사와 청주시 이범석 시장은 지금까지도 오송 참사 피해의 수습과 회복,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재발방지의 노력을 뒷전이고 책임 떠넘기기와 기억 지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오송 참사는 명확한 인재다. 오송 참사가 일어난 지 50여 일이 지났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진상규명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송 참사는 명확한 중대시민재해로 그에 따른 진상조사와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도로관리청의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충북도지사, 기존 제방을 무단으로 철거하고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관리한 행복청,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으로서 재난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은 청주시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전국 지역조직은 각 기관의 최고책임자를 검찰이 당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오송 참사가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 없이 꼬리 자르기로 끝난다면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에 이은 인재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2023년 9월 12일
(사)환경운동연합,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경주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성남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수원환경운동연합, 안동환경운동연합, 안산환경운동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주환경운동연합,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오산환경운동연합, 울산환경운동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화성환경운동연합, 횡성환경운동연합(전국 35개 조직)
화, 2023/09/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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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모든 어린이들은 행복하게 삶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는 이를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 중 발달의 권리는 어린이들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필요한 권리로서, 교육, 여가, 문화, 정보를 얻을 권리, 생각과 양심과 종교의 자유라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가진 권리도 크게 벌어져 있다. 일부의 아이들은 이미 많은 특권을 누리면서 자신들의 굳건한 성채 안에서 권력을 행사한다. 이를 위협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손상시키는 순간에는 아이들조차 가차 없이 갑의 지위를 이용한다. TV조선 대표이사의 초등학생 자녀가 50대 운전기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행사한 사건은 로열패밀리 아동의 왜곡된 특권의식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반면 대다수의 아동들은 교육의 권리만 강요받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2.5%이나 된다. 영어와 수학, 또는 태권도나 피아노 학원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부모에 이끌려 지위경쟁 시장에 일찌감치 편입된 아이들이다. 아동의 권리라기보다는 부모의 요구이고,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보다는 어떻게든 부모의 맞벌이로 인한 돌봄의 공백을 메워주는 동시에 적절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 주위에는 기본적 권리도 갖지 못한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눈치를 보면서 자라나고 있다. 어차피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고, 주어질 기회도 없고, 주어질 꿈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은 건강한 발달은커녕 보호조차 무색하다. 이 아이들은 좋은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냥 일상적으로 자신에게 행사되는 사회적 폭력이 무섭고 또한 어서 빨리 빠져나가 성인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리 사회는 아동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초등돌봄에 주목하고 있다. 보편적 보육이 정착되었으니, 초등학생까지도 사회가 돌봐야 한다는 접근은 어쩌면 당연하다. 부모가 장시간 노동하는 사회에서 일·가정 양립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아동을 단지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아동을 어떻게 발달의 주체로서 바라볼 것인가? 맞벌이 가정의 부모 입장에서 안전한 돌봄을 제공하는 공공인프라에만 초점을 두는 돌봄의 공공성은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에 매우 빈약하다.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사회적 투자는 논의되지 않고, 돌봄시설에 가두어두려는 어른의 시각, 아직 우리 사회는 아동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형편없다.

 

본 호 기획글은 초등돌봄을 중심으로 여러 쟁점을 소개하고 있다. 최영 중앙대 교수는 초등돌봄 인프라의 부족을 저출생 현상의 원인이자 가정 내 아동양육 부담 증가와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온종일 돌봄’과 서울시 ‘온마을 돌봄’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총 20만 명의 초등돌봄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를 설명하고 있다. 정영모 교수도 현재 초등돌봄의 문제가 공적돌봄 비율이 13.3% 정도에 불과하여 공공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되는 초등돌봄 운영시간을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 7시까지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점, 초등돌봄의 서비스 질을 높아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송이은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시설에 비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주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아동 당사자 관점에서 아동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민간의 신고제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강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명승 센터장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초등돌봄 체계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설계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단순 돌봄 위주의 초등돌봄 수요는 높지 않고, 특히 고학년들의 발달 특성을 감안했을 때 돌봄시설 이용 아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아동은 친구들과 놀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이에 돌봄을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 기본법을 적용하여 유연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야 할 뿐 아니라 기존 돌봄 시설에 대한 운영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서울 도봉구 사례를 통해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돌봄, 아동자치회 및 동아리 활동 중심의 돌봄, 교육 및 체험 중심의 돌봄 등 아동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돌봄 서비스를 소개하였다.

 

초등돌봄은 모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사회가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돌봄의 공공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놀 권리, 쉴 권리, 그리고 아동기의 다양한 경험이 꿈과 기회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보편적 초등돌봄의 첫발을 떼었으니, 그 내용을 채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화, 2019/10/15-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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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하여

 

이명승 도봉구청 마을방과후활동운영센터장

 

도봉구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운영사례는 전국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지역별로 특성과 조건이 매우 다르고, 오히려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한 지자체 중심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정책의 방향성에 비춰보더라도 그렇다. 단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초등돌봄사업을 어떤 입장과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해 참고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정도로 이해했으면 한다.

 

도봉구는 이번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을 복지 및 여성 관련 부서가 아닌 교육지원과가 총괄부서가 되어 ‘마을방과후활동 운영센터(2017년2월 개소)’가 전담팀이 되어 추진 중에 있다. 그래서 복지 차원의 접근이 아닌 교육적 접근을 통한 아동돌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 중심의 초등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

2017년 문재인 정부는 보육·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초등돌봄 공공인프라 확대 및 지자체 중심의 컨트롤타워 운영을 통한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17년 기준 33만의 초등 공적돌봄서비스를 2022년까지 53만 명으로 돌봄 공급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초등돌봄교실(24만 명 → 34만 명), 마을돌봄(9만 명 → 19만 명)을 통해 20만 명을 확대해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영·유아 대비 초등학생 공적 돌봄 이용률을 비교해 보니 현저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표 4-1> 0~12세 공적돌봄체계

<표 4-1> 0~12세 공적돌봄체계https://lh3.googleusercontent.com/HAAn-AysLYMtele5bVxyv3AOYcLH7PCIUBbd1t... />

 

문재인 정부의 이번 정책의 추진배경을 살펴보면, 첫째 온종일돌봄체계 마련은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한 정부 핵심 국정과제임에도 국민들의 돌봄서비스 체감률은 여전히 미흡 한 점, 둘째 초등학생 돌봄공백은 여성에게는 출산 이후 소득활동을 포기하는 2번째 위기로 이어져 여성의 경력단절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지자체 및 돌봄 현장에서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 등 부처별 다양한 초등돌봄정책의 개별적 추진으로 인해 집행의 어려운 점을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앙정부가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지자체와 지역사회에 주문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초등돌봄시설을 확충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과거 지원청, 학교 중심의 초등돌봄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총괄·운영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따른 전담부서 구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가 구성되어 이 사업을 챙기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전담부서 구성과, 마을돌봄시설 조성을 위해 유휴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어느 부서에서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를 담당하는 부서나 아동청소년과가 맡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 4-1> 도봉구 별별키움센터에서 진행된 온종일돌봄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

<사진 4-1> 도봉구 별별키움센터에서 진행된 온종일돌봄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https://lh5.googleusercontent.com/iRRCqvvfwdHuddYzsr_QiOuxWFrpfHPAhOz8N4... />

 

이런 정책 배경으로 추진하게 된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과 소득구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학부모들에게 높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나타나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나서는 몇 가지 문제

정부는 지난 5월 23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안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심의하고 발표하였다. 이번 정책은 아동이 양육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을 누려야 할 권리의 주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아동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동을 보호와 선도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내용을 담은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설계되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애당초 학부모 입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양육부담 경감을 목표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아동의 입장에서 설계되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온종일돌봄”이라는 정책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온종일직장’은 없지만 ‘온종일돌봄’은 있는 것이다. ‘돌봄’이라는 표현은 아동을 일방적으로 보살피는 대상으로 여겨지게 한다. 개인적으로 돌봄이라는 표현보다는 방과후 여가활동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것으로 보이나, 우리 사회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부 정책 방향에서도 돌봄으로 정하고 있어 여기서도 통상 돌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 초등돌봄시설이 정말로 부족한 상황인가?

현재 공적 돌봄 이용률이 영유아 68%(215만 명/315만 명), 초등학생 12%(33만 명/267만 명)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부족한 초등학생 공적돌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학교 안팎에서 돌봄 시설을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것은 초등학생 고학년(4학년 이상)은 또래 집단 간의 놀이, 사교육, 집에서 휴식 등 스스로 정한 일정에 따라 방과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체 초등학생 대비 돌봄시설 이용 학생을 대입하여 영유아 공적돌봄 이용률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것은 향후 학령기 학생 수 감축과 맞물려 돌봄시설 공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기존 1~2학년 중심의 돌봄에서 3학년까지 확대·운영 중에 있고. 또한 2020년부터 학교 여건 등을 고려하여 점차 전 학년으로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익숙함과 안전성 때문에 절대적으로 학교 안 초등돌봄교실을 선호한다. 대체로 초등 저학년은 학교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고학년들의 발달 특성을 감안했을 때 마을돌봄시설을 이용하는 학생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마을돌봄 이용률이 저조하다’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서울시는 우리동네키움센터)의 갈등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의 건전육성을 위하여 보호·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운영되어 온 대표적인 마을돌봄기관이다. 다함께돌봄센터는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지역 중심의 돌봄체계 구축 및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마을돌봄기관으로 2019년도 150개소 설치 등 2022년까지 1,800개소를 신설할 예정이다. 학령기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돌봄시설들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다함께돌봄센터(서울시는 우리동네키움센터)를 개소하기 위해서는 인근 지역아동센터의 동의 여부가 설치의 주요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안전하고 아동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 내 공공시설 유휴공간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이런저런 사업으로 공공시설 내 다양한 공간이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공간이 마련되었다고 해도 인근 지역아동센터에서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설치할 수 없으니, 공간 확보에 고생한 담당 공무원과 운영을 위해 준비를 함께해온 주민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함께돌봄센터를 준비해온 사람들은 지역아동센터의 이런 행동에 불만을 갖게 되고, 지역아동센터는 우선보호아동을 우선 받게 되어 있어, 지역아동센터가 저소득층 아이들만 이용하는 시설로 낙인 받는 문제를 제기하며, 지역아동센터가 없는 지역에 다함께돌봄센터 설치를 요구하고, 열악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예산 지원은 줄이고, 다함께돌봄센터에만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추진이 새로운 갈등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새로운 관점과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동이 단지 돌봄정책의 수혜 대상이 아니라 함께 정책을 만드는 독립된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초등돌봄정책의 새로운 전환과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몇 가지 제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보호 중심의 돌봄정책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방과후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중심을 둔 정책 추진

2018년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친구들과의 놀이 활동을 희망하지만 실제 활동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실제로 가장 높은 분야는 학원이나 과외로 조사되었다. 오히려 방과후 돌봄기관 이용을 희망하는 아동 수도 적었고, 실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도 낮은 것으로 조사 되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단순한 보호 중심의 돌봄이 아닌 방과후 아동의 삶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아동 정책 속에서 방과후 돌봄정책이 마련되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4-1> 2018년 아동실태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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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입장이 아닌 아동의 입장에서 바라본 돌봄정책으로 전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부모 입장에서 마련되고 추진되었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퇴근하고 오기 전까지 안전하게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돌봄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동의 입장에서 보면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싶기도 하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돌봄 기관에서 짜인 일정표에 따라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면 또 하나의 학교 수업의 연장으로 느껴질 것이다. 최소한 돌봄센터 운영 과정에서라도 아동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 스스로가 우리들만의 소중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가질 때만이 아동이 즐겨 찾는 돌봄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연한 돌봄을 위해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적용 논의

현재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는 아동복지법에 근거하여 운영되고 있다. 돌봄정책이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에 따라 운영된다면 좀 더 유연한 돌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제4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가 활성화 관련 정책을 수립·시행함을 명시하고 있다. 쉼과 여가가 있는 아동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법 적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 단위 아동 성장 지원망 구축이 필요하다

아동의 일일생활권 단위인 동 단위로 아동의 성장을 지원하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별도의 구성이 어렵다고 하면 기존에 동 단위에서 운영되고 있는 협의체가 아동관련 의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 단위 아동성장 지원망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하면 위원으로는 동주민센터 동장, 학교장, 주민자치회장, 학부모회장, 상인회장, 돌봄기관장, 해당 동에 위치한 공공교육기관장 등으로 구성한다. 아동이 거주하는 동에 행정과 교육자원이 결합하여 운영된다면 촘촘하고 세밀한 돌봄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교육 및 돌봄을 통한 마을의 공동체성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돌봄시설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봐주는 주민들이 많아지는 것 이것이 궁극적으로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줄 것이다.

 

기존 돌봄기관 및 시설에 대한 지원 내실화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방과후아카데미 등 기존의 돌봄기관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적 과제에 집중하다보면 예산이나 기타 지원에서 기존 기관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돌봄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차별없이 보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봉구 우리동네키움센터 운영사례

도봉구는 방과 후 아동의 삶을 도봉구와 지역사회가 맡아 운영하는 종합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자 2017년부터 ‘도봉형마을방과후활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도 마을방과후활동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추진하게 된 이유는 정규교육과정 이후 마을 속에서 아동의 삶을 공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보자는데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방과후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온전한 구조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도봉구는 2018년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방학2동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4개소가 추가로 운영될 예정이다. 도봉구는 아동자치회를 기본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3인 이상의 아동이 원하면 동아리 활동 지원,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 부모상담 및 교육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별 특성과 자원의 연계·협력에 따라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돌봄, 아동자치회 및 동아리 활동 중심의 돌봄, 교육 및 체험 중심의 돌봄 등 아동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화, 2019/10/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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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한국 심의, 4년을 준비한 시민사회의 분투기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팀장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2019년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UN Committee on the Rights of the Child)는 한국 정부에 대한 제5·6차 심의를 진행했다. 정부가 올해 야심차게 발표한 정책 중 하나가 2019년 5월 공개된 ‘포용국가 아동정책’인데, 국제사회는 아동에 대한 체벌금지나, 보편적 출생등록제조차 보장하고 있지 않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다. 올해 열리는 한국 정부에 대한 아동권리위원회의 심의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고, 9월 제네바에도 직접 다녀온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팀장을 만났다.


 

- 국제아동인권센터의 활동을 소개해달라

“2014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을 때부터 일반 로펌에 들어가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 2015년 5월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의 비전은 ‘Building a Better World for Children, with Children(아동과 함께, 아동을 위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이다.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에 활성화되어있는 지역별 인권기구처럼, 동아시아 지역에도 아동인권을 다루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보자는 포부로 센터의 활동이 출발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에게도 인권이 있고, 권리의 주체라는 것을 밝히는 최초의 국제인권법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센터는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관련한 아동인권에 대한 인식을 아동 당사자는 물론이고, 성인들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를 위한 교육 사업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센터에서 가장 무게를 두는 가치는 아동의 참여다.”

 

- 먼저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주로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나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한국 정부도 1991년 비준한 협약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소위 냉전시대라 불리던 이전의 모든 사회권, 자유권으로 나뉘었던 모든 권리를 합친 최초의 포괄적인 협약이라는 특색이 있다. 협약이 채택되기까지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협약은 41개의 실질 조항을 두고 있고, 이 조항은 총 9개의 클러스터로 묶여 있다. 9개의 클러스터는 ▲일반 이행 조치 ▲아동에 대한 정의 ▲일반원칙 ▲시민적 권리와 자유 ▲아동에 대한 폭력 ▲가정환경 및 대안양육 ▲장애, 기초보건 및 복지 ▲교육, 여가 및 문화 ▲특별보호조치로 나뉜다. 또한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아동의 무력충돌 참여에 관한 선택의정서(OPAC) ▲아동매매, 아동 성매매 및 아동 음란물에 관한 선택의정서(OPSC) ▲아동의 개인청원에 관한 선택의정서(OPIC)를 두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직 아동의 개인청원권에 관한 선택의정서는 비준하지 않았다.”

 

-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이행보고 절차(reporting process)를 두고 있기에, 협약을 비준한 국가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정기적으로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도 절차에 따라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왔는데 2011년 3·4차 심의가 있었고, 2019년 5차·6차 심의가 진행된 것이다. 또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보다 객관적으로 국가 상황을 검토할 수 있도록 국가보고서가 제출된 후 일정한 때까지 NGO, 국가인권기구는 물론 아동 등에게 대안적(alternative) 성격의 민간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만나자 아동권리협약!’ 캠페인을 진행하는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https://lh3.googleusercontent.com/9dXphW3m_wn-jGLeCDaMuDiNvDVevndXiCP78o... />

‘만나자 아동권리협약!’ 캠페인을 진행하는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 <사진 = 국제아동인권센터>

 

- 다른 조약기구 메커니즘과 다른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가진 특징이 있을까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특이하게도 본심의가 열리기 이전에 민간보고서를 작성한 NGO, 국가인권기구, 아동 당사자 등을 만나는 사전심의 절차를 두고 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본심의 개최 전에 열리는 사전심의 절차를 통해 각 정부를 심의하기 위한 쟁점목록(list of issues)을 채택하기 때문에 NGO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채택된 쟁점목록에 대해서 정부는 추가적인 답변서를 제출하게 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5월까지 추가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는데, 정부는 그 기한을 훨씬 넘겨 8월이 되어서야 제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추가 답변서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부랴부랴 한국 정부의 보고서가 제출된 시점부터 3-4일간 한국 정부가 제출한 문서를 검토하고 추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사전심의 절차부터 참여했나

“그렇다. 2019년 2월에 먼저 제네바를 방문했는데, 당시에 흥미롭게도 아동들이 참여하는 아동회의(childrens’ meeting)가 오전에 먼저 열렸고, 그 이후에 2시간 30분 정도 아이들은 물론 NGO, 국가인권기구 등이 참여하는 사전심의가 열렸다. NGO들이 40여 분간 쟁점목록 채택이 필요한 이슈에 대해서 브리핑할 수 있었고, 그다음에 한국을 담당하는 4명의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했다. 주어진 시간이 짧기 때문에 사전심의에 참여한 단체들 간에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고 협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출국하기 전부터 많은 논의를 거친 덕분인지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지점은 아동의 안전 관련한 문제를 발표하면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상조사를 언급했는데 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 사전심의 이후부터 본심의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나

“사전심의 이후에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있고,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몇 단체와 함께 매주 화요일 아동인권 이야기 모임을 갖는 주간 ‘화만나’ 행사를 준비했다. 이후부터는 일찌감치 9월 제네바에서 열릴 본심의에 참석하는 멤버들과 함께 이것저것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한국 정부 심사를 맡는 위원들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사무국에 전달하기 위해 17장이나 되는 한국 시민사회의 로비 문서를 먼저 준비했다. 현지에서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 ‘국회에 이미 정부 법안을 제출했다’ 정도로 뻔히 예상되는 한국 정부의 답변을 반박하기 위한 자료도 추가로 준비했다. 18일 오후 3시 본심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관계자들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여러 간담회를 만들었다. 평생 이번처럼 정신없이 지냈던 경험이 없다.”

 

- 국내에서도 본심의를 준비하는 엄청난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국제아동인권센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함께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라는 프로젝트를 해왔다. 2015년부터 3년간 각 지역의 아동들이 스스로 아동권리 옹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력했다. 지역 활동이 끝나고 전국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아동보고서 작성을 희망한 23명의 아동이 선정됐고, 1년은 보고서를 작성했으니, 프로젝트는 거의 4년간 진행된 셈이다. 아동 당사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는 성적으로 인한 차별, 학교에서의 차별이었다. 스쿨미투와 같은 의제도 그렇게 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당사자들도 차별 문제로 시작해서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까지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성인들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의제로 꼽히지 않았던 것들인데, 역시 당사자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 지난(2011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에서 나온 주요 권고 내용과 그 권고가 어떻게 이행되어 왔는지를 먼저 평가해본다면

“위원회의 최종견해가 발표되면 각 부처마다 그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책임이 할당되어야 한다. 국제아동인권센터가 2014년에 제3.4차 심의결과에 대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해서 권고내용 별로 각 부처의 책임을 연결하는 작업까지는 진행해봤는데, 전반적으로 2011년 이후의 상황을 더 면밀히 추적(follow-up)하면 좋았을 것 같다. 이번 본심의를 준비하는 기회에 지난 논의를 살펴보고, 과거에 포함되지 않았던 의제를 발견하고 추가하는 작업을 했다. 지난 최종견해는 정부부처 간 아동 정책을 조정하는 문제, 아동에 대한 정보 수집이 일관되지 않은 문제,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 학생의 정치적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 아동의 시설 재배치 문제 등이 지적되었다. 기업이 국내외에서 아동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고, 소년 전문 법원을 설립하도록 권고한 내용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이주아동의 구금 문제, 장애아동의 통합 교육 문제, 체벌 문제도 있었다. 대부분 이번 심의의 쟁점목록에 다시 포함된 이슈라서 착잡한 면도 있었다.”

 

- 올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 과정에서 나타났던 한국 정부의 답변은 어떠했나

“짜증도 나고, 화도 났다. ‘노력하겠다’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고, ‘공감하나, 그럴 수 없다’며 회피하는 답변도 적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이런 부분을 국제인권기구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 NGO의 역할이라는 점을 다시 인지하게 됐다. 이번 심의에서도 시민사회 멤버들이 3시간 동안 정신없이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록하고, 통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역할을 나눠서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과 관련한 문제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한국 정부가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

 

- 그래도 2011년에 비해 달라진 내용은 있지 않았나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유보 조항이 있어서, 협약을 비준한 국가라 하더라도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정할 수 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유보를 철회한 내용이 입양허가제다. 입양 관련 법이 개정돼서 이제는 법원이 입양을 허가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법원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허가 절차만 공적 영역이 담당하고 있지, 여전히 민간의 입양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양허가 과정의 전반을 공적 영역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볼 순 없다.”

 

- 이번 심의에서 다뤄진 내용 중 가장 관심이 있었던 의제는 무엇이었나

“사전심의에서부터 시민사회 보고서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발제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꼽기 쉽지 않다. 특히 이번에는 학교와 교육제도를 다룬 아동보고서 외에는 소년사법제도, 아동 성착취, 이주아동, 성소수자 아동과 관련한 개별보고서가 있었고, 본심의 참여 단체 중에는 아동학대 및 체벌, 프라이버시나 표현의 자유, 아동보호체계에 관련한 단체들도 많았다. 특정 이슈에 주력하는 NGO가 많았기 때문에, 협약 전반이 고려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다보니 일반이행조치와 일반원칙 내용에 특히 신경을 썼다.”

 

- 보편적 출생등록제도와 포용국가 아동정책과 관한 평가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보편적 출생등록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법체계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주아동을 위한 별도의 체계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며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출생신고 안 된 아동이 발견되면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즉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고도 대답했는데, 출생등록이란 태어난 즉시 모든 아동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할 국가의 책임이다. 발견되는 우연한 경우를 전제하지 않는다. 위원들이 베이비박스에 유기되는 아동을 질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대상을 요보호 아동이 아니라, 모든 아동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노력은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용에서 ‘다문화’라는 단어만 있을 뿐, ‘이주아동’에 대한 언급이 단 한차례도 없다.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심의에서도 교육, 여가 및 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이주아동, 장애아동, 여성아동, 성소수자아동과 관련한 질문도 있었는데 정부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 과정에서 진행했던 시민참여 캠페인도 소개해달라

“국내에서 본심의 중계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목적은 제네바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보길 바라는 것이었다. 또 기왕이면 심의 절차를 즐겁게 봤으면, 특히 당사자인 아동들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본심의를 유튜브로 중계한 것은 실시간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마침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유엔 웹TV가 시작하기도 전인, 2011년도에 이미 한국 정부 심의과정을 생중계했던 경험도 있어서 시도할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혼자서는 절대로 생각하지 못했을 기획인데,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의 기술과 능력으로 가능했다. 이런 활동도 아동의 참여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국제인권기구를 활용하는 활동의 중요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10/3~10/4 중 유엔 아동인권위원회의 최종견해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견해를 번역하고 분석한 이후에 최종견해와 관련한 책임을 각 부처별로 매칭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각 부처에게 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계획을 묻기 위한 심포지엄이나 큰 행사도 기획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의식하는 한국이 추진하는 정책적 변화가 분명히 있다. 국제인권기구 메커니즘은 더디지만 조금씩 이 사회가 변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국제인권기구 심의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답한 국가의 답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특히 이번 심의는 시민사회 내에서 아동권리를 옹호하는 단체 외에도 환경, 여성, 장애 관련 의제를 다루는 단체들과 연대하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전의 유엔 아동권리협약 심의 절차에 참여했던 선배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아동인권이 사회적 의제가 되었다는 점을 실감했다. 더 다양한 연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남은 숙제인 것 같다.”

화, 2019/10/15-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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