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목) 저녁 6시 대한문 앞에서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감리교 시국기도회'가 열렸습니다. 감리교 교회와 사회 위원회와 감리교 시국대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본 기도회에는 감리회 목회자와 성도, 청년과 신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설교 중인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성찬 집례 : 좌 김명희 목사(나눔교회), 우 박신진 목사(삼척제일교회)>
대한문에 모여 예배드린 뒤에는 청와대로 행진했습니다. 행진 도중에는 감리회본부 건물 앞에 서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불의한 사회와 구조를 향해 예언자적 사명을 책임있게 감당할 것을 다짐하고 촉구하는 기도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로 향하는 행진>

<감리회 본부 앞 희망광장에 멈춰선 행진>
<기도 : 송병구 목사(색동교회)>

청운동 주민센터(청와대 200m)로 가는 길목에는 경찰과 마찰도 있었습니다. 사전 집회와 행진 신고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측에서 불법으로 길을 틀어막은 것입니다. 이 결과 감리교 시국대책위원회 깃발을 포함한 깃대 수 개가 부러지고, 신학생 중 한 사람이 경찰 방패에 가격당하는 등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행진을 막아선 경찰>
<경찰에 가로막힌 십자가>
결국 행진은 도로가 아닌 인도로 이어졌습니다.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한 행진은 경찰의 폴리스라인 앞에서 다시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기도회에서는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는 제목의 성명서가 발표됐습니다. 경찰 측의 불법적인 행진방해에 대해서 종로서 경비과장이 '유감'을 표하는 방식으로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인도로 행진하는 십자가 행렬>
<청와대 200m. 청운동 주민센터에 도착하다>

<시민합창단 평화산책의 특송>
아래는 성명서의 전문입니다.
[성명서]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창세기 4장 7절)
박근혜 정권의 지난 4년은 국민들에게 악몽이었다. 추락하는 서민 경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졸속 합의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개성공단 폐쇄로 상징되는 남북관계의 단절, 쉬운 해고와 노동악법 강행으로 죽음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 미래가 없는 청년들, 사드 배치, 최하점에 있는 국가경쟁력의 지표들, 어느 것 하나 낙제점을 면한 것이 없다. 답답하고 속상한 가운데서도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형식과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인지라 어서 5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참았다. 지난 역사에서 피 흘려 가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인내였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민을 비웃었다. 대통령에게 위임된 주권은 국민의 것이고 결코 양도될 수 없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권력을 사적소유로 만들어 최순실 일가에게 통째로 넘겼다. 이 사태의 폭로가 시작된 지 한참 되었음에도 여전히 매일같이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한 개인이 국정을 휘젓고 고위관리직 인사에 개입하였으며 대통령 측근에 자기 사람을 심어놓고 국가기밀을 제한 없이 들여다보았다. 국정만이 아니라 청와대를 등에 업고 기업들을 상대로 각종 이권 장사를 했으며 기업경영에까지 관여하였다. 피나는 노력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딸을 부정한 방법으로 명문대에 입학시켰다. 이렇게 축재한 최씨 일가의 재산이 수천억, 수조에 이를 것이라고 하니 그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최순실과 박근혜의 관계를 뻔히 알면서도 무리하게 대통령으로 만든 모든 기득권 세력들 역시 이 사태의 공범이다. 박근혜와 최태민 일가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박근혜 정권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대통령의 비리가 만천하게 공개되자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모든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제1 당사자인 새누리당마저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인양 대통령 탈당과 윤리위 제소, 분당까지 거론하며 발을 빼려고 한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김무성 전 당대표도, 유승민 전 비서도 이구동성으로 ‘몰랐다’고 하니 이들 역시 대한민국 정치에서 철저하게 배제하고 죗값을 물어야 한다. 대기업들 역시 공범이다. 이들은 청와대와 최순실의 위계에 의한 강압으로 돈을 갈취당한 피해자인 것처럼 속이고 있다. 그러나 각 기업은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채용 완화 등의 선물을 받았다. 삼성의 경우 최순실의 딸 정유라 개인을 위한 지원에 수십억 원을 지불했다는 내용이 속속 사실로 확인되고 있고, 국민연금이 5,900억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가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그 손실은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맡았다. 그렇지만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모자, 종범이 아닌 주범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박근혜는 검찰조사, 특검조사도 거부하고 자신이 제안한 국회 추천총리도 번복하였으며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개인의 비리로, 정당한 통치행위로, 순수한 의도로 포장하고 있다. 특히 200만의 분노한 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후 발표된 11월 29일 3차 대국민 담화는 끓어오르는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은 여전하며, 본인의 책임과 결단을 정치권에 떠넘겨 시간을 벌려고 하는 술수를 쓰고 있다. 정말 나쁜 대통령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평화적 퇴진을 요구할 때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즉각적인 퇴진이 질서 있는 퇴진이며 조속한 결단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애국이다. 또한 이를 조사하고 재판할 위치에 있는 검찰과 사법부 역시 한 점의 의혹이나 성역 없이 철저하게 옳고 그름을 밝히고 판단해야 한다. 정치권도 당리당략으로 얄팍한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온전히 반영하고자 노력하라! 우리 감리교인들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이 사태가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한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자 십자가에 달려 생명까지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민이 주인이 되어 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루어지는 참된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2016. 12. 1. 감리교시국기도회 참가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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