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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시대, 다시 희망을 싹틔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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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시대, 다시 희망을 싹틔우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11/22- 16:16

희망제작소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시민과 함께 ‘희망지수’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우리시대 희망을 찾기 위해 소중한 의견을 주신 희망지수 시민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시작해 꼬박 1년이 걸려 완성된 ‘시민희망지수’. 그 발표의 현장을 공유합니다.


절망과 좌절이 지배적인 우리 사회, 과연 희망이 있을까요? 다시 희망이 싹트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시민분들이 ‘2016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에 모였습니다. 4교시 수업을 마친 후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달려온 고등학생 박관웅 님부터 강동구 은퇴자자원봉사단에 계신 이경옥 님까지… 다양한 분들이 자리를 함께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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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희망인식 6.26, 사회 희망인식 4.37

“희망보다는 절망이 엄습하는 시대, 그러나 시민은 멈추지 않습니다.”
권기태 희망제작소 소장권한대행/부소장님의 말씀으로 첫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소개된 것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단어가 연상되는가?’에 관한 답변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시민의 답은 행복, 꿈, 미래였고, 그다음은 건강, 기쁨, 돈 등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 비교해보면, 10~30대는 꿈을 가장 많이 연상하여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였고, 40대 이상은 행복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인의 삶이 얼마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서는 어떤 답이 나왔을까요? 답변을 10점 만점으로 환산해보니 6.26점이 나왔습니다. 100점 만점에 62.6점 정도인 것이지요. 희망인식이 가장 낮게 나타난 집단은 30~40대, 수도권, 학생, 블루칼라 등의 계층이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희망인식은 10점 만점에 4.37점이라는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와, 시민들이 우리 사회를 어둡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민들은 경제·사회·정치 등의 영역 역시 앞으로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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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희망적인 삶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로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 개인의 노력 이 두 가지가 가장 많이 꼽혔다는 것입니다. 10~40대는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50~60대는 개인의 노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권기태 부소장님은 발표를 마치며 “수치 그 자체보다, 거기에 숨겨진 시민의 삶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해 주셨습니다. 우선 희망인식이 가장 낮은 30~40대가 희망을 충전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청소년들이 사회에 참여할 기회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의 암울한 정치 상황을 벗어나 다시 민주주의를 품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전환의 시대, 시민희망엔진을 켜라!

두 번째 세션에서는 패널 발제와 시민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희망인식조사를 하고 분석한 윈지코리아컨설팅 이근형 대표님이 시민희망지수가 왜 특별한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이근형 대표님은 “실제 희망에 대한 선행연구는 많지 않다”며, 희망지수 개발을 위한 최초의 조사라는 점에서 이 연구가 선구적임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의 특징은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뉘어 진행된 것이며, 두 항목의 결과 격차가 크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것 자체가 미래를 포함하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희망 연상 단어를 보면 현재와 관련된 것이 미래 못지않게 많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삶의 만족도가 미래 희망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임을 보여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꿈-자본’을 연구하시는 김홍중 교수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김홍중 교수님은 이런 종류의 연구 밑에 깔린 명제를 짚어주셨습니다. 첫째, 미래는 생산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희망이나 꿈은 미래를 생산하는 능력으로 ‘자본’처럼 존재하며 불균등하게 생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정치가 투입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교수님은 희망과 절망이라는 감정적인 부분과 낙관과 비관이라는 인지적인 부분을 구분하여 향후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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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비례민주주의연대 하승수 공동대표(변호사)님의 발제가 진행됐습니다. 하승수 대표님은, “막연하게만 갖고 있던 희망에 대한 느낌을 시민희망지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숫자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한국사회는 시민의 힘으로 위기를 넘겼던 적도 많고 시민활동도 활발하지만, 시민이 사회에 대한 희망을 적게 가진다고 하셨는데요. 그 원인은 정치와 시민사회의 역할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민단체는 시민들과 거리가 멀어졌고, 정치는 시스템의 문제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거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변경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다협동조합 유경희 대표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유경희 대표님은, 시민들이 작은 시작과 성취를 통해 ‘내 삶이 변화되는 부분’을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자기효능감과 자기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자기정체성이 갖춰질 때, 사회문제에도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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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희망을 생각하다

이어 참석하신 시민분들의 의견과 질문이 오가는 토론시간이 진행됐습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미래연구를 하는 박성원 선생님은 “시민들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생각과 상상을 하는 연습이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노력을 통해 변화를 경험한 자신 세대(5060)와 그렇지 않은 2030세대의 차이를 짚어주셨습니다. “미래가 좋든 나쁘든, 나의 개입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믿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이셨습니다.

청중석에 앉은 시민분들 역시 2030세대와 5060세대 간의 세대격차와 희망격차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전해주셨습니다. 덕성여대 김두환 교수님은 “세대 간 세계관이 매우 다르다. 관점이 달라 좌절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기성세대가 청년층에게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며 생기는 문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김홍중 교수님은, 한국 정치가 시민들에게 무기력을 학습시켜 출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게 만드는 게 현실이라며 그 원인을 지적하셨습니다. 강동구 은퇴자봉사단에서 오신 이경옥 선생님은 빈부격차만큼 심각한 것이 희망격차라며, 어두운 곳일수록 희망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해주셨습니다.

시민희망지수가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박관웅 청소년 자문위원. 박관웅 학생은 “학생자치활동을 하며 학교에 의견전달을 하더라도 바뀌는 게 많지 않다“며, ”무엇을 하든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내 것부터 챙겨야 한다는 이기주의가 강해진 게 아닌가“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또한 ”학생이 교육현장의 한 주체가 된다면, 이 경험이 사회에 나가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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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손에서 출발해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된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는, 한국 사회가 희망 가득한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시민희망지수를 통해 발견된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시민’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 : 정환훈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시민기술랩 사업국장

* ‘2016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 자료집 보기 ☞클릭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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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쯤 전이다. 이 ‘옛날이야기’를 처음 꺼냈던 것이. 스물 네댓 살쯤, 첫 직장의 신입 시절이다. 당시 나에게는 까마득하던 40대 남자 부장, 차장들과 직장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중이었다. 언젠가 아버지께 들은 그 이야기를 왜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직장 동료를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상대 여성은 미모가 출중해서 인기가 많았고, 이 남자도 성격이 호방하다는 평을 들었지만, ‘특정 동물’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모 탓인지 이성에게는 인기가 없었다. 남자는 지치지도 않고 여자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여자는 곁을 주지 않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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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쯤 전이다. 이 ‘옛날이야기’를 처음 꺼냈던 것이. 스물 네댓 살쯤, 첫 직장의 신입 시절이다. 당시 나에게는 까마득하던 40대 남자 부장, 차장들과 직장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중이었다. 언젠가 아버지께 들은 그 이야기를 왜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직장 동료를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상대 여성은 미모가 출중해서 인기가 많았고, 이 남자도 성격이 호방하다는 평을 들었지만, ‘특정 동물’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모 탓인지 이성에게는 인기가 없었다. 남자는 지치지도 않고 여자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여자는 곁을 주지 않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얼마 후, 이 여자가 ‘소박’을 맞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허니문 베이비’로 아들을 낳았는데, 아이의 외모가 그 ‘특정 동물’ 그러니까 그 ‘특정 동물을 닮은 남자’와 똑 닮았던 것이다. 아내에게 지분거리던 남자를 본 적 있던 남편은 아내를 다그쳤고, 유전자 검사도 없던 시절이라 잡아뗄 만도 하건만 여자는 결혼 며칠 전의 사건을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술 한 잔만 하자는 남자를 외면하기 미안해서 나갔고 어째서인지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다음날 근처 여관이었는데, 그 사실을 숨기고 결혼을 했노라는 것이다. 여자는 아들과 함께 친정으로 ‘돌려보내’졌다. 친정 식구들이 난처해 하고 있을 때, 문제의 그 남자가 등장했다. 어디서 들었는지 여자가 ‘내 아들’을 낳았다는 걸 알고 왔다면서 “제가 둘 다 책임지겠다”고 했단다. 친정 집안은 박수가 터지는 분위기였고, 그렇게 여자는 그 남자와 결혼해서 살았다고 한다.

“헐!”
이렇게 외친 사람이 15년 전 그 저녁 식사 자리에는 없었다. 부장, 차장들은 “그만하면 해피엔딩이네!” 하는 반응을 보였다. “여자 입장에서는…”이라는 나의 항변은 “아들이 자기 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게 낫지”, “아이 데리고 다른 데 시집가봐야 잘 살았겠어?”, “그래도 그 남자가 ‘싸나이’네. 다른 남자한테 시집가서 1년이나 살다 온 여자를 흔쾌히 받아주고. 멋지네!” 하는 말들에 묻혔다.

“헐!”
이번에는 이렇게 외친 사람이 있었다. 2017년, 희망제작소 연구원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였다. 한창 들리던 “돼지발정제는 당시 청춘들의 문화였고…”, “여자 몰래 혼인신고를 한 것은 낭만적인 탈선…”, “여중생에게 차례로 찾아가서 총각 딱지를 떼고…” 등등의 뉴스를 화제에 올리던 중 내가 다시 이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헐’이라 외친 이는 15년 전 내 나이와 비슷한, 20대 중반의 여성 연구원이었다. “성폭행해서 가정 파탄시킨 남자한테 시집가서 그 남자 애를 키우며 산다고요? 그게 말이 돼요? 실화 아니죠?”

15년 전 그분들을 탓하려는 건 아니다. 선량하고 성실한 분들이었다. 공감대의 범위가 성별을 넘지 못했을 뿐이다. 짝사랑하던 여자를 보내기 싫은 마음, 한 번 결혼했던 여성을 받아들이는 찜찜함, 또는 친아버지 밑에서 자라지 못 할 뻔한 아들의 처지 등에는 순식간에 공감했으면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폭력을 당하고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 여성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도 ‘친구들은 다 총각 딱지 뗐는데 혼자만 못 떼면 창피하지’, ‘혈기왕성할 때는 선생님 보고 흥분할 수 있지’ 등 남성들만의 넓디넓은 공감대 범위를 흔히 체감할 수 있다.

문제는 남성들의 공감대가 전체의 공감대로 여겨지는 사회다. 여성들이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남성들은 ‘내가 판단해 보니 별일 아니야. 여기서 더 가면 이상한 거야’라는 말을 하면서도 뭐가 이상한지 모른다. 다행히 40년 전, 15년 전과 달리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도 많아졌다. 어지간한 압박에도 중단하지 않을 만큼 강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목소리를 내다보면 조금씩 공감대의 균형이 잡혀가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만일 ‘헐’이라는 말이 15년 전에 있었으면, 내가 그 비슷한 말이라도 외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분들의 시각과 가치관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 게 새삼 아쉽다.

–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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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싶었는데
삶이 바빠 잊고 살 때가 많았네요.
현재 학생 신분이지만, 얼마 전 취직이 결정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 많은 분들과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희망제작소 정기회원으로 가입합니다.”

2014년 7월 20일, 故하영인 후원회원님이 희망제작소에 시민 회원으로 가입하며 남긴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올해 5월, 하영인 후원회원은 1년 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故하영인 후원회원님의 어머님께서 아들의 소지품을 정리하다가 후원 사실을 알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후원했던 곳이 어떤 단체인지 궁금해서 희망제작소에 전화를 주셨습니다. 어머님은 후원회원으로 가입한 날짜를 들으시고는, 로스쿨 학생이었던 아들이 졸업 전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게 되어 좋아했던 모습이 생생하다 하셨습니다.

포항공대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故하영인 후원회원님은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의 길을 걷고자 로스쿨에 입학했습니다. 2016년 졸업 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몇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안타까운 소식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이후 1년 동안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어머님께 후원 내역에 대해 말씀드리다가 작년 5월 즈음 고인이 자발적으로 후원금 증액을 하셨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는 아들이 병에 대해 알게 되어,
변호사 일도 그만두고 투병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인데…
참 우리 아들다운 행동이었네요…”

오랜 대화 끝에 고인의 어머님께서 3년 전 故하영인 후원회원님이 심은 희망의 씨앗을 이어나가기로 하셨습니다. 우리 사회에 더 많은 행복이 퍼지기를 희망했던 故하영인 후원회원님. 이제 어머님께서 그 바람을 지켜나갑니다. 고통의 끝에서도 나눔을 실천하려 했던 故하영인 후원회원님, 참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고인의명복을빕니다

– 글 : 후원사업팀

수, 2017/08/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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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연구원을 공개 채용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참여를 통한 실사구시 정책과 다양한 사회혁신 방법론을 연구·실행하는 민간싱크탱크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가치와 정신을 기반으로 꿈과 열정을 펼칠 새로운 연구원을 모십니다.

1. 모집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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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채용일정
– 서류접수 마감 : 2017년 8월 27일(일) 24시
– 서류합격자 발표 : 2017년 8월 28일(월) 18시(희망제작소 홈페이지 공지 및 합격자 별도 연락)
– 면접 : 2017년 9월 1일(금)
– 출근예정일 : 추후 조율
* 면접 시 별도 과제가 부여될 수 있으며, 복장은 자유입니다.

3. 근무조건
1) 직급 : 경력에 따라 결정
2) 공통사항
– 급여 ☞ 클릭
– 복리후생 : 4대 보험, 연차ㆍ여름ㆍ경조사 휴가 등
– 근무시간 : 주 5일 09시~17시(점심시간 포함/시차출퇴근제 운영)

4. 제출서류
1) 지원방법 : 지원서 작성 후 이메일 접수([email protected])
2) 지 원 서 : 첨부양식 이용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체크 필수)
☞ 입사지원서 다운받기
– 빅데이터 담당(클릭)
– 지역협력 및 시민교육 담당(클릭)
– 브랜드마케팅 담당(클릭)
3) 포트폴리오(최대 5작품)
– 포트폴리오를 설명할 수 있는 별도의 자료가 있을 경우 함께 제출
※ 서류접수 뒤 확인 메일이 발송됩니다. 메일을 받지 못하신 분은 연락주세요.

■ 문의 : 경영지원실 (02-2031-2192)

목, 2017/08/1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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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동료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관심사’에 관한 것이다. “휴일에 뭐해요?”, “취미는?”, “재밌는 일 없어요?” 등 표현은 다르지만, 일 이외 또 다른 활동과 관심이 하나쯤 있다는 걸 전제한 물음에 얼마간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음을 고백한다. 대답을 주저한 건 무언가에 집중하는 내 모습이 선뜻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고, 질문의 취지가 ‘단순한 취미’와 ‘열정 쏟는 대상’ 그 중간 어디쯤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 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상대는 답이 어떠하든 상관없는 가벼운 마음이었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내 마음속엔 몇 초 동안 작은 소용돌이가 일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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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선생님’의 줄임말)은 관심사가 뭐예요?”

입사 후, 동료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관심사’에 관한 것이다. “휴일에 뭐해요?”, “취미는?”, “재밌는 일 없어요?” 등 표현은 다르지만, 일 이외 또 다른 활동과 관심이 하나쯤 있다는 걸 전제한 물음에 얼마간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음을 고백한다.

대답을 주저한 건 무언가에 집중하는 내 모습이 선뜻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고, 질문의 취지가 ‘단순한 취미’와 ‘열정 쏟는 대상’ 그 중간 어디쯤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 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상대는 답이 어떠하든 상관없는 가벼운 마음이었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내 마음속엔 몇 초 동안 작은 소용돌이가 일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색다른 답이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 반, (물었으니 듣기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 반으로 귀를 기울이는 상대에게 내놓는 답은 다름 아닌 ‘커피’. “요즘 커피 안 마시는 사람 어디 있냐”고 되물을 법하다. 하지만 같은 원두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볶고, 몇 도에서 내리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듯 섭씨 95도의 물을 붓고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작은 드라마다.

취미나 관심사 ‘따위’?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 건 1년 전이다. 8년째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 몇 개월쯤 지났을 때, 이른바 ‘백수’로 경제적 궁핍에 직면하던 즈음, 나를 위한 취미를 하나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얼굴을 마주한 이와 허겁지겁 밥을 먹고 마치 의식을 치르듯 카페로 들어서던 이전 점심 풍경이 심히 마뜩잖았기에, 퇴사 후 다종다양한 원두를 직접 고르고 그보다 더 다양한 맛과 향을 음미하는 하루 30여 분은 온전히 내 것이었다. (경제적) 빈곤 속 (마음의) 풍요를 찾게 된 역설이랄까. 물론 ‘한 잔=천원’이란 원가 계산이 있었기에 감행한 일이기는 했다.

구구절절 늘어놓았지만, 조금만 시간을 거스르면 취미라고 할 만한 게 없었던 시절이 꽤 길다. 그것은 이전 직장을 다닌 시기와 엇비슷하다. 중고교 시절 수업 중 몰래 듣고 줄줄 꿰던 영화음악, 대학생 때 자주 찾던 연극 무대, 홈런을 때린 뒤 의기양양하게 베이스를 돌던 야구시합의 추억까지 그 모든 것이 일에 밀려나 자취를 감추는 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나의 일상을 기꺼이 일에 투여해도 좋다’는 스스로의 결정이 아니었다면 없었을 모습들. 휴일 가족들과 식사 도중 회사 선배의 전화에 업무용 노트북을 켜거나, 연인과 데이트 중 회사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뒤도 안 돌아보고 현장으로 향했을 정도니, 취미나 관심사 ‘따위’가 일상에 비집고 들어설 자린 애초 없었던 거다. 그리고 몇 년 뒤, 일상을 삼켜도 좋을 만큼 좇던 그 일의 종착점에 선 내 모습이 또렷하게 그려지기 시작한 순간,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래서 지금 내 마음은,

헛헛하게 비워진 자리에 언제 그랬냐는 듯 소소한 일상이 들어찼다. 커피를 온전히 만난 것도 그즈음. ‘원두는 전동 분쇄기로 6.5초 동안 갈 것’, ‘가루는 깔때기 모양 드리퍼의 3/4 지점까지 채울 것’, ‘끓는 물은 주전자(드립포트)에 옮긴 뒤 10초 후 부을 것’, ‘거품이 부풀어 오르는 추출은 두 번만 할 것’ 등 일련의 규칙들은 지금도 매주 휴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지켜지고 있다.

예외는 있겠지만, 일상이라 부르는 작은 이야기들이 삶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것이 혼자만의 상념이라면 차라리 좋을지 모르겠다. 각자의 삶을 구성하는 수많은 가능성과 사건, 그 속의 가치를 우린 어느새 하나둘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누군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자’, 어떤 이는 ‘주체적인 인생을 살라’고 말하지만, 난 그저 이렇게 조그맣게 되뇔 뿐이다.

“그래서 내 마음, 지금 편한가?”

이번 주말엔 산미(酸味)가 적당한 수프레모를 내릴 생각이다.

– 글 : 김현수 | 시민상상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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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에 첫발을 내디딘 작년 9월. 신입연구원 교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급여도, 업무 내용도 아닌 휴가규정이었다. ‘여름휴가는 토·일요일 및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5일을 7~8월에 사용하여야 하며…’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사회생활이 처음인 내게 ‘휴가’라는 단어는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해외에 있는 친구들에게 취직 소식을 전하며, 내년 여름휴가에는 꼭 너희를 보러 가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홍콩,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종종 서점에 들러 수많은 여행 가이드북을 뒤적이며 어디로 갈지, 어떤 것을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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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에 첫발을 내디딘 작년 9월. 신입연구원 교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급여도, 업무 내용도 아닌 휴가규정이었다. ‘여름휴가는 토·일요일 및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5일을 7~8월에 사용하여야 하며…’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사회생활이 처음인 내게 ‘휴가’라는 단어는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해외에 있는 친구들에게 취직 소식을 전하며, 내년 여름휴가에는 꼭 너희를 보러 가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홍콩,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종종 서점에 들러 수많은 여행 가이드북을 뒤적이며 어디로 갈지, 어떤 것을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와장창, 환상이 깨지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회 초년생의 미천한 업무 효율로는 요즘 흔히 말하는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지키기 어려웠다. 효율이 낮으니 시간을 더 투자하는 수밖에 없었다. 몇 페이지 안 되는 보고서를 붙들고 며칠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배 연구원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비영리단체의 노동강도와 업무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결국 나는 첫 여름휴가를 맞이하기도 전에 격무에 시달리다 눈 내리는 겨울이 되어서야 여름휴가를 떠나는 팀장님의 상황을 목도하고 말았다.

나만 바쁜 것도 아니고, 남 탓을 할 수도 없는 상황. 파릇한(?) 20대 청년이라는 이유로 온갖 예쁨을 독차지하는지라 ‘피곤해 죽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다만 안색이 안 좋아졌을 뿐. 심지어 동료 연구원들에게 “쌤, 안색이 안 좋아요.”, “괜찮아요?”라는 말까지 듣기 시작했다.

드디어 갑니다, 여름휴가!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9월 마지막 주에 드디어 여름휴가를 갈 수 있게 되었다. 입사 초 꿈꿨던 휴가 계획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간절하게 소박한 ‘쉼’을 바랄 뿐이다. 특별한 계획 없이 제주로 떠나 온전한 평안을 누릴 생각이다. 푹 쉬고 오면 안색이 조금은 밝아지지 않을까? 하지만 고민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 비영리활동가들이 그토록 원하는(!) 적절한 노동강도와 일상이 보장되는 삶, 어떻게 하면 소진되지 않고 지속해서 활동가의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 말이다.

– 글 : 정환훈 | 지역혁신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09/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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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주민참여형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만들기’에서는 희망제작소와 함께, ‘일상생활기술나눔’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소소한 기술을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비슷한 필요를 가진 입주민들 간의 연결망 형성을 지원하는 ‘혼자서는 못하겠고, 같이 할 사람 있나요?’, 평소 밥 한 끼 먹고 싶은 입주민에게 직접 찾아가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밥상을 차려드립니다’ 등의 사업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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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9/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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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희망제작소와 함께 시내 공동주택 108개 단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고용불안과 저임금, 열악한 근로환경에 노출돼 있는 경비원에 대한 상생고용 가이드인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를 위한 경비원 상생고용 가이드’를 제작해 이달 11일부터 서울시내 도서관, 공동주택 단지 등에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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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9/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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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늘 후원회원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든든한 버팀목인 후원회원님의 말과 마음에 귀 기울이며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며 희망의 씨앗을 뿌리겠습니다. 결실의 계절인 한가위, 밝은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풍요로운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 희망제작소 연구원 일동

수, 2017/09/2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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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후에나 다시 온다는 10일간의 긴 연휴가 끝났다. 이 시기를 작년부터 손꼽아 기다리신 엄마와 함께 대만을 다녀왔다. 대만은 지하철이 잘 정비되어 있고 시민들이 친절해, 최근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이다. 오랜 휴식을 끝내고 다시 출근하는 길, 다시 대만이 떠오른 건 여행의 즐거움 때문이 아니라 ‘지하철’에서 느낀 사람 온기 때문이다. 1997년도에 처음 만들어졌다는 대만의 지하철. 5개 노선으로 서울보다 노선 수는 적지만, 우리보다 사회적 약자를 더 많이 배려하고 있는 듯했다. 노인, 장애인, 임산부, 어린아이 등을 위한 좌석이 배려석(Priority Seat)으로 일반석과 같은 구역에 마련돼 있었고, 아이를 동반하는 가족을 위한 자리도 배치돼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태도는 더욱 놀랍다. 배려석을 항상 비워두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철에서는 물도 마시지 않으며, 플랫폼에서 줄을 서는 것도 내리는 사람의 동선과 섞이지 않도록 잘 정돈돼 있었다. 지하철을 탈 때마다 하나씩 발견하는 따뜻함이 좋았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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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후에나 다시 온다는 10일간의 긴 연휴가 끝났다.

이 시기를 작년부터 손꼽아 기다리신 엄마와 함께 대만을 다녀왔다. 대만은 지하철이 잘 정비되어 있고 시민들이 친절해, 최근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이다. 오랜 휴식을 끝내고 다시 출근하는 길, 다시 대만이 떠오른 건 여행의 즐거움 때문이 아니라 ‘지하철’에서 느낀 사람 온기 때문이다.

1997년도에 처음 만들어졌다는 대만의 지하철. 5개 노선으로 서울보다 노선 수는 적지만, 우리보다 사회적 약자를 더 많이 배려하고 있는 듯했다. 노인, 장애인, 임산부, 어린아이 등을 위한 좌석이 배려석(Priority Seat)으로 일반석과 같은 구역에 마련돼 있었고, 아이를 동반하는 가족을 위한 자리도 배치돼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태도는 더욱 놀랍다. 배려석을 항상 비워두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철에서는 물도 마시지 않으며, 플랫폼에서 줄을 서는 것도 내리는 사람의 동선과 섞이지 않도록 잘 정돈돼 있었다. 지하철을 탈 때마다 하나씩 발견하는 따뜻함이 좋았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배려석은 있지만 눈에 띄게 별도로 나뉘어 있어 민망함을 감수해야 앉을 수 있고, 서로 먼저 타겠다며 밀치다가 얼굴 붉히기 다반사인 이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사실 이런 불편한 환경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멀미 나는 광고들이다.

‘광고가 다 그렇지’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광고가 대표적이다. 미취업 청년에게 ‘꿀 알바’로 알려지던 임상시험은 이제 특별한 소득이 없는 어르신들까지 경쟁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고 있다. 돈이면 다 해결된다고 믿는 안전불감증이 생각난다. 지자체의 선생님 모집 광고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지방을 기피하는 교대생을 유치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라는 것은 알지만, 임용 기회가 적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를 정교사로 받아줄 수 없다고 외치는 목소리와 모순되는 상황이다. 공익광고는 어떤가. 한쪽은 도박이 질병이라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복권이 행복의 씨앗이라고 한다. 복권 구매에 중독되면 도박과 같은 폐해가 일어나는 현실을 무시한 처사다.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우리는 그 작은 전동차 안에서 끊임없이 돈으로 사람을 구분, 평가하고 있다. 그 어디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참 씁쓸하다. 다름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앉아가는 대만의 지하철은 사실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불과 몇 해 전 우리의 모습이었다. 지하철 선로에 추락한 노인을 구조한 청년과 장애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지하철을 우리는 매일 타고 다녔다.

돈이 사람을 집어삼킬 수 없다는 믿음과 급한 일상 속에서도 주위 사람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 한 스푼 남겨놓길 바라는 건 큰 욕심일까. 작은 배려를 통해 종일 마음이 훈훈하던 때가 그리워지는 출근길이다.

– 글 : 오지은 | 지역혁신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10/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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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은 ‘지역중심 사회적경제 정책의 방향’이란 주제로 사회적경제 정책의 두 가지 지역발전 전략, 정부주도 발전정책에 대한 쟁점, 지역의 사회적경제 정책의 한계, 사회적경제 정책 성공사례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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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10/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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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한적한 지하철에 올라탔다. 전동차 한쪽 벽에 몸을 기대고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다음 역에서 아저씨 한 분이 탔다. 작은 가방을 옆으로 멘 아저씨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갔다. 다시 전동차가 출발하는데 아저씨가 나에게 입모양으로 무언가 말하기 시작했다. ‘응? 뭐라고 하시는 거지?’ 음악 소리 때문에 전혀 들리지 않아 이어폰을 뺐다. 무슨 말씀이냐고 되물으려는 찰나 서 있던 아저씨 셔츠에 묻은 피가 눈에 들어왔다. “앗, 아저씨! 피요! 피, 피, 피!” 놀란 나와 달리 아저씨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가방에서 거즈를 꺼내 한쪽 끝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제야 정신 차린 나는 아저씨의 팔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거즈로 누르고 붕대를 감아드리며 괜찮으신지 물었다. 아저씨는 늘 있는 일이라는 듯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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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한적한 지하철에 올라탔다. 전동차 한쪽 벽에 몸을 기대고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다음 역에서 아저씨 한 분이 탔다. 작은 가방을 옆으로 멘 아저씨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갔다. 다시 전동차가 출발하는데 아저씨가 나에게 입모양으로 무언가 말하기 시작했다.

‘응? 뭐라고 하시는 거지?’
음악 소리 때문에 전혀 들리지 않아 이어폰을 뺐다. 무슨 말씀이냐고 되물으려는 찰나 서 있던 아저씨 셔츠에 묻은 피가 눈에 들어왔다.
“앗, 아저씨! 피요! 피, 피, 피!”
놀란 나와 달리 아저씨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가방에서 거즈를 꺼내 한쪽 끝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제야 정신 차린 나는 아저씨의 팔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거즈로 누르고 붕대를 감아드리며 괜찮으신지 물었다. 아저씨는 늘 있는 일이라는 듯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바닥에 흘린 피를 닦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리 양보를 부탁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이때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아주머니가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아이고 참나, 사람들이 인정머리 하나 없이 아픈 사람을 보고 일어날 생각들이 없네!”
아주머니는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짜증 섞인 말 폭탄을 거침없이 투하했다. ‘이게 아닌데’ 바닥을 마저 닦으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감을 느꼈다.

그때, 경로석의 어르신 한 분이 아저씨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일어나던 중 아주머니의 말에 발끈하며 맞받아쳤다.
“당신이 뭐라고 말을 그리 함부로 하는 거요?”
아주머니와 어르신의 말싸움은 그렇게 시작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기 시작했다. 싸움에 끼고 싶지 않다는 신호였다. 전동차가 다음 역에 멈췄고 어르신은 아직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씩씩대며 내렸다. 그 어르신이 떠난 자리에는 붕대를 감은 아저씨가 앉았다. 씁쓸하고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전동차 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조용해졌다.

짧고도 긴박했던 전동차 안의 그 장면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이 떠올랐다. 아주머니는 왜 화를 내셨을까? 그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간단했다. 자리에 앉아있던 서른 여 명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면 되는 것이었다. 아주머니도 화를 내는 대신 도움을 청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화난 이유가 분명 있을 터. 잠시 그 아주머니의 입장에 ‘빙의’해보기로 했다. 과거의 그는 힘든 사람을 돕기 좋아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선한 의지와 더 나은 사회를 향한 희망을 품고 좋은 일을 시도했을 때 타인에게 무시와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그의 선한 의지와 노력은 사라지고, 세상 사람들을 향한 ‘화’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만의 허무맹랑한 생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상의 끝에서 나는 하나의 목표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아주머니처럼 ‘화만 내는 시민’이 더는 생기지 않도록 뭐라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사람에게 실망하기보다 희망부터 발견하고, 상대를 단정 짓기보다 나부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해보기로 했다.

내 일터 희망제작소. 나를 비롯한 많은 연구원은 ‘모든 시민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이 일상에서 적용 가능한 많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이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나 역시 많은 불만과 짜증을 마주할 것이다. 좌절의 순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력감에 무너지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조금씩이라도 나아감을 축하하며 나 자신과 동료들을 격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꽤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 변화의 여정을 즐기기로 했다.

– 글 : 박다겸 | 커뮤니케이션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1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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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 해 동안 변함없이 희망제작소를 후원해주신 희망의 벗들! 참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희망으로 웃고, 더 많은 희망을 짓고 이어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17년 기부금영수증 발급 안내드립니다.
기부금 영수증을 잘 받아 보실 수 있도록 아래 내용을 꼭 확인해 주세요.


1. 개인정보 확인

2017년 희망제작소를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해 드립니다.
12월 31일까지 기부금영수증 발급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꼭 확인해 주세요.

1)후원자 신청 정보(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해주세요
2) 우편발송을 원하시면 주소와 우편물 수신 여부를 확인해주세요.
* 개인정보 확인하기(클릭)


2. 기부금영수증 발급 방법

1)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확인.
– 2018년 1월 중순부터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주민등록번호(13자리)가 바르게 입력된 후원회원님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확인(클릭)

2) 홈페이지에서 인쇄(인쇄하러 가기/클릭)
– 아이디가 있는 후원회원 : 후원회원 로그인 → 나의 후원정보 → 기부금영수증
– 아이디가 없는 후원회원 : 아이디 없이 로그인 → 후원자 인증
* 후원자 인증이 어려운 경우, 후원기획팀으로 연락주세요.)

3)우편 발송
– 12월 31일까지 우편수령 신청해주신 분들께 기부금영수증을 발송해 드립니다.
* 우편수령 신청하기(클릭)

3. 기부금영수증 발급 기준과 기부금 유형
– 201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보내주신 기부금에 한해, 기부해주신 후원회원 본인 명의로만 발급해 드립니다.
– 희망제작소 기부금은 종교단체 외 지정기부금(코드40)에 해당합니다.


4. 공제한도 범위
– 개인 : 소득금액 30%
– 법인 : 소득금액 10%
– 세액공제율 15% (2천만 원 초과분 30%)


5. 희망제작소 증빙서류 내려 받기
– 사업자등록증(다운받기)
– 법인설립허가증(다운받기)


6. 문의
– 커뮤니케이션센터 후원기획팀(02-2031-2170, [email protected])

월, 2017/12/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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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연구원을 공개 채용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참여를 통한 실사구시 정책과 다양한 사회혁신 방법론을 연구·실행하는 민간싱크탱크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가치와 정신을 기반으로 꿈과 열정을 펼칠 새로운 연구원을 모십니다.

1. 모집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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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채용일정
recruit_* 면접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며, 복장은 자유입니다.

3. 근무조건
1) 직급
– 경력에 따라 결정
2) 공통사항
– 급여 ☞ 클릭
– 복리후생 : 4대 보험, 연차ㆍ여름ㆍ경조사 휴가 등
– 근무시간 : 주 5일 09시~17시(점심시간 포함/시차출퇴근제 운영)

4. 제출서류
1) 지원방법
– 지원서와 과제 작성 후 이메일 접수([email protected])
2) 지원서
– 첨부양식 이용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체크 필수)
☞ 입사지원서 다운받기 : 빅데이터 담당(클릭) / 브랜드마케팅 담당(클릭)
3) 과제(한글 A4 2페이지 이내 작성)
(1) 빅데이터(아래 과제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작성해주세요)
–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빅데이터 관련 역량 강화 방안 기획
–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참여형 정책 결정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분석 기획
– 폐촌위기(과소지역) 마을 문제의 분석과 대안 수립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 기획
(2) 후원사업 및 브랜드마케팅
– 비영리조직 후원사업 확대 전략
4) 포트폴리오(최대 5작품)
– 포트폴리오를 설명할 수 있는 별도의 자료가 있을 경우 함께 제출
※ 서류접수 뒤 확인 메일이 발송됩니다. 메일을 받지 못하신 분은 연락주세요.

■ 문의 : 커뮤니케이션센터 경영기획팀 (02-2031-2192)

목, 2017/11/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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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원아, 우리 ‘티 타임’ 할까?”
티 타임. 작은 금색 방울 같이 반짝이는 단어. 어릴 때 엄마가 이 말을 꺼내면 하루가 특별하게 느껴졌다. 사실 집 안의 불을 다 끄고 노란 백열등을 켠다는 점을 빼면, 평소 밥 먹는 식탁에서 평소 쓰는 머그잔에 과실차를 담아 마시는 평범한 일이었다. 고급 찻잔도 티 푸드도 없었지만, 어차피 그런 건 몰랐기 때문에 티 타임을 근사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둥글고 노란 전등빛 아래에 앉아 따끈한 유자차를 마시던 그때를 떠올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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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원아, 우리 ‘티 타임’ 할까?”
티 타임. 작은 금색 방울 같이 반짝이는 단어. 어릴 때 엄마가 이 말을 꺼내면 하루가 특별하게 느껴졌다. 사실 집 안의 불을 다 끄고 노란 백열등을 켠다는 점을 빼면, 평소 밥 먹는 식탁에서 평소 쓰는 머그잔에 과실차를 담아 마시는 평범한 일이었다. 고급 찻잔도 티 푸드도 없었지만, 어차피 그런 건 몰랐기 때문에 티 타임을 근사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둥글고 노란 전등빛 아래에 앉아 따끈한 유자차를 마시던 그때를 떠올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몇 해 전, 독립을 선언하고 친구와 함께 살게 되었다. 작은 방 한 칸이었지만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생각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보증금도 저렴했다. 계약서에는 2년 후 재개발이 시작하면 나가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재개발과 너그러운 주인집, 그리고 나의 ‘스튜핏’한 경제생활 덕에 2.5㎡의 방에 여전히 거주 중이다.

4년간 짐(이라고 쓰고 책과 옷이라고 읽는다)과 일이 늘면서 내 작은 안식처는 피로와 먼지의 방이 되었다. 어느 휴일, 매트리스에 모로 누워 너저분한 방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결심했다. ‘더는 안 되겠다. 책상을 버리고 서랍장이 달린 침대를 사자!’ 하지만 한 달 뒤 방에 들어온 것은 ‘벙커침대’였다. 1층이 없는 2층 침대인데, 빈 곳에 책상이나 수납장을 넣을 수 있어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쓰기에 좋다고 했다.

나는 그 공간에 1인용 소파와 작은 티 테이블을 사다 넣었다. 그리고 여러 꽃향기가 섞인 루이보스차를 우려냈다. 할부로 산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탁상용 스탠드를 켠 후, 아로마 디퓨저에 초를 밝혔다. 따뜻한 빛과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향기, 피아노 선율이 방 안을 가득 채우자 외풍 드는 나무 창틀이 낭만적으로 보였다. 2층 침대에 누워있던 하우스메이트가 농담을 던졌다. “와, 나 차 마시러 로비로 내려갈게.”, “그래, 5분 후에 나와. 복도에서 만날까? 사다리 중간에서.” 나도 덩달아 호들갑을 떨었다.

고작 철제 프레임 하나 들여놓았을 뿐인데, 그간 수면캡슐 겸 창고였던 내 방은 집에 대한 기억과 소망을 떠올리게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새삼스레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피게 되었다. 옷걸이가 있는 벽은 옷방, 책장이 있는 벽은 서재, 그리고 둘 셋 모여 앉을 수 있는 침대 밑은 거실, 그 위는 오로지 잠만 자는 침실. 필요한 것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조각조각 끼워 맞춘 느낌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어쩐지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집에서의 시간이 한결 풍성해졌다. 그리고 부모님 댁에서 갖고 나온 행복한 기억이, 이 좁은 방에서의 삶을 견디게끔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도 티 타임은 가능하니까.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도 괜찮은 걸까? 이러다 찻잔만 든 채로 쥐도 새도 모르게 쫓겨나는 건 아닐까? 이런 생활이 안타깝지도 않은 나 자신이 염려되지만, 늘 그렇듯 걱정은 엄마가 대신한다. 지난 명절, 오랜만에 내 방에 들른 엄마는, 사람 같이 살아보려고 애쓰는 게 대단하다며 칭찬 같지 않은 칭찬을 했다. 그래도 이불은 꼭 햇볕에 말리라고 신신당부를 하시더라. 알겠다고 대답은 했는데, 한낮 베란다에서 바싹 말린 이불 위에서 뒹굴 때의 포근한 햇살 내음까지는 아무래도 이 방에서 감당이 안 될 것 같다.

– 글 : 백희원 | 시민상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1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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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12월입니다. 올 한 해를 돌아봅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박근혜 정부가 물러나고 새 정부가 출범한 일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 6월 1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으로 취임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늘 만나던 익숙한 사람이 아닌, 매일 같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켜켜이 쌓아놓은 걱정을, 어떤 이는 따뜻한 격려를, 다른 어떤 이는 매서운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그분들은, 국정원 민간 사찰을 비롯한 많은 시련과 방해에도 희망제작소가 ‘연구로서의 시민운동’을 이어온 것을 칭찬해주셨습니다. 시민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사구시 대안을 찾고, 시민과 함께 그 혁신을 삶으로 녹여온 성취를 발전시켜달라 당부하셨습니다.

2017년에도 희망제작소는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주민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혁신연구모임 <목민관클럽>.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협치’ 등 많은 혁신정책의 뿌리가 바로 <목민관클럽>에 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역시 희망제작소가 3년 전에 시작한 비정규직 처우개선 프로젝트 <사다리포럼>이 맺은 열매입니다.

국정 제1과제로 부각되는 ‘일자리’ 문제에서도 희망제작소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단편적 좋은 일자리의 기준을 넘어 시민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에게 좋은 일’을 찾을 수 있게 도왔습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된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도 완판되어 진로탐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민이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대안을 만들 수 있게 돕는 <희망드로잉26+ 워크숍 활용설명서>도 ‘노란테이블 툴킷’에 이어 살아있는 현장 실험의 도구로 배포될 예정입니다.

관계가 사라진 삭막한 도시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해 아파트 주민을 모아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만들기>, 청년과 시니어가 서로를 알아가며 세대 간 소통방법을 찾아보는 <시니어드림페스티벌>, 더 많은 시민이 더 즐겁게 참여하도록 돕는 <주민참여예산과 협치> 등 올 한 해도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아이디어를 잇고 지역의 자원을 연결하며 사회혁신 조각을 하나하나 모았습니다.

새해의 포부도 있어야겠지요. 2016년 겨울, 광장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촛불을 기억합니다. 촛불을 기점으로 한국사회는 새로운 전환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촛불 이전이 잃어버린 시민주권을 되찾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이제 우리는 되찾은 시민의 힘으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 정부 출범은 촛불시민혁명의 완성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행복할 사회를 만드는 여정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시민이 구경꾼 혹은 관객, 즉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실질적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참된 ‘시대교체’를 이뤄야 합니다. 시민 개인이 스스로 자신을 대표하는 시대, 국민주권을 넘어 개개인이 권력의 형성과 운영과정에 참여하고 결정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표에게 위임하는 것을 넘어 ‘나로부터, 어디서나, 늘 행사되는 국민주권’을 희망제작소가 만들려 합니다.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인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내가 만들고 결정한 정책을 구현하는 직접 민주주의, 삶에 녹아있는 일상의 민주주의, 공론과 합의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 민주주의, 자치분권과 생활정치를 활성화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지방분권형 개헌을 응원하겠습니다. 지방자치를 시민의 자치로 만드는 일에도 힘을 모으겠습니다.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선택과 조정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자치, 공무원이 집행자가 아니라 조력자인 행정, 성과의 비축이 아닌 협력의 축적, 계약관계자가 아닌 관계관리자인 자치행정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시민이 직접 대안을 만들고 실천하는 사회혁신의 길을 넓히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지역과 부문, 계층을 뛰어넘는 사회혁신가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촉진하고, 사회적 난제를 시민의 현장실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리빙랩의 기획과 운영을 돕는 전문가도 양성하겠습니다.

또한 ‘모든 시민이 연구자이고 대안자’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시민 곁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평창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성산동 시대를 개막합니다. 2018년 3월, 희망제작소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으로 보금자리를 이동합니다. 비록 금전적 어려움은 있지만 버릴 수 없는 시대의 꿈이 있기에 새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새 공간을 시민이 언제나 찾을 수 있고, 모여 작당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허브로 만들고자 합니다. 독립연구자의 교류와 협력, 평범한 시민이 대안을 탐색하는 열린 협업(Open Works) 공간으로 ‘시민자산화’라는 새로운 길도 찾아보겠습니다.

지역과 지역을 잇고, 부문과 영역·세대와 계층을 연결하는 희망제작소.
자본과 권력에서 독립된 민간연구소의 꿈을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희망제작소는 활동소식을 담은 ‘뉴스레터'(월 2회),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연구원의 글 ‘희망다반사'(월 1회), 우리 시대 희망의 길을 찾는 ‘김제선의 희망편지'(월 1회)를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목, 2017/12/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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