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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 이야기 –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주여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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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 이야기 –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주여성 인터뷰

익명 (미확인) | 월, 2016/11/07- 17:24

저마다 고향과 나름의 이유를 가진 이주민들이 우리 곁에서 살고 있습니다. 단일한 배경과 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끼리 사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른바 우리는 문화 다양성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다양함이 서로 어울려 조화롭게 돌아가는 사회를 ‘다문화 사회’라고 합니다. 다문화는 단일한 문화를 내세우는 것에 대치되는 상태 혹은 그 태도입니다.

1990년대 말, 국제결혼과 외국인 근로자의 이주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국 역시 문화 다양성의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재한외국인처우개선법>, <다문화가족지원법> 등의 법률이 만들어지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설립 등 각종 정책이 쏟아졌습니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다문화정책은 이제 10년이 되어갑니다. 희망제작소는 새로운 시민으로 우리 곁에 찾아온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려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다문화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말 두 이주여성을 만났습니다.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고 있는 이주여성 나랑체첵(몽골어 통번역, 6년째 근무) 씨와 주영애(중국어 통번역, 3년째 근무) 씨입니다. 나랑체첵 씨는 2004년에, 주영애 씨는 1997년에 한국에 왔습니다.

우리도 한국인이에요

사람들은 두 사람을 한국인으로 대하고 있을까? ‘혹시’하고 물은 대답은 ‘역시나’였다.

“말을 안 하면 잘 몰라요. 입을 열면 외국인이냐고 묻죠.” (나랑체첵)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인사를 하던 주영애씨는 외국인이냐는 질문이 난감하다고 했다.

“저는 이미 귀화해서 한국인인데,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다들 외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나쁜 뜻이라고 생각 안 하지만, 듣는 입장에선 상처가 되더라고요.” (주영애)

두 사람은, 요즘 많이 회자하는 다문화 가정, 다문화 아동, 다문화인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많은 듯했다.

“다문화라는 것은 여러 문화가 어우러진다는 아름다운 의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못 사는 국가의 여자들이 한국에 와서 결혼 못 하는 남자들과 결혼하는 것’이라고 인식되는 것 같아요. 끌어안아야 하는 짐, 부담처럼 보이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저는 20년 가까이 한국에 살고 있고, 또 한국인으로 살고 싶은데 말이에요.” (주영애)

주영애 씨와 나랑체첵 씨는 그동안 진행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지금은 그곳의 직원이 되어 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다문화사업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긴 지 10년이 되었거든요. 저는 센터가 처음 생길 때부터 이용해왔어요. 센터는, 열악한 환경에서 코리안드림을 위해 한국에 온 사람들을 끌어안기 위해, 그리고 그들을 한국 사람답게 만들기 위한 곳이라고 봐요. 그런데 자국민도 잘 챙기지 못하면서 왜 외국인에게 예산 낭비하냐고, 역차별 아니냐고, 한국인들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왜 이주여성 일자리만 지원하냐며 반대의견이 나올 때는 너무 속상합니다.” (주영애)

▲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홈페이지(namyangjusi.liveinkorea.kr)

▲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홈페이지(http://namyangjusi.liveinkorea.kr)


눈치, 성과 압박, 해고의 두려움… 한국의 사회생활

구제대상으로 들어와서 한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당당한 사회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안 보는 것 같다며 주영애씨는 토로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게 되면서 왜 외국인에게까지 일자리 주냐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했는데요. 속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각각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은 1~2명이지만, 한국인 직원은 더 많다고요. 즉, 우리 같은 사람들 일자리가 한 개 생기면, 한국인들 일자리도 덩달아 더 많이 늘어나는 게 아닌가’라고요.” (주영애)

곱지 않은 시선에다 엄청난 경쟁률까지 뚫고 하게 된 통번역사 일이 할 만한지 물었다. 녹록지 않다는 표정이 두 사람의 얼굴을 스쳤다.

“통번역사 제도는 2009년부터 시작됐어요. 현재 전국에 300여 명의 (이주여성)통번역사가 있는데, 근무 기간이 짧아요. 우선 한국인들 속에서 적응하기가 어려워요. 행정업무 처리하기도 어렵고, 통번역 외에 센터의 다른 사업도 해야 하고요.” (나랑체첵)

‘일자리는 좋은데, 사회생활 자체가 어렵다’고 나랑체첵씨는 표현했다.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 했다.

“우리는 눈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주영애)

“그건 저도 인정해요.(웃음)” (나랑체첵)

한국의 사회생활에서 규정이나 매뉴얼보다 중요하다는 ‘눈치껏 잘하기’. 이들에게는 생소하고 어려운 문화인 것이다.

“직장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느껴요. 중국이나 몽골은 수평관계인데, 한국은 수직관계인 거 같습니다. 눈치로 배워야 하는 게 많아요. 이런 부분은 아직도 어렵죠.” (주영애)

“저는 행정적인 부분이 제일 어렵고 힘들었어요. 뭐 하나 하려면 기획서, 보고서 등 써야 할 게 엄청 많아서 처음엔 엄청 어려웠어요. 물론 하면서 엄청 성장했지만요.(웃음)” (나랑체첵)

눈치로 시작된 이야기는 일자리 처우 개선까지 이어졌다. 6년째인데 막내처럼 일해서 답답한 점, 최저임금이 안돼서 8시간에서 7시간 근무로 바뀌었지만 업무량은 여전하다는 점, 그런데도 성과는 전년 대비 늘 좋아야 한다는 점, 평가를 통해 하위 10%는 재계약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압박도 많다는 점 등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꿈에 그리던 ‘사무직’이고, ‘배울 수도 있는’ 일인데 유지하기 어려운 게 안타깝다고 두 사람은 말한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주영애 씨는 출근하는 데만 2시간 남짓 걸린다. 무려 4시간 가까이 걸리는 시간을 감수하며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한국 오고 20년 동안 안 해본 일 없을 정도로 고생했다며 눈시울을 붉히더니 대답했다.

“전문직을 선호해서 이곳으로 왔어요. 단순히 경제적인 것만 고려했다면 안 왔을 거예요. 지금까지 일한 곳 중 여기 급여가 제일 적으니까요. 그간 한국 생활을 하며 어려움을 겪은 한 사람으로, 다른 다문화가족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주영애)

“한국 처음 왔을 때 남편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남편은 좋은 사람 찾아가라고 했지만, 나는 젊었으니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느냐 말하고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건 어려운 거더라고요. 그러다 통번역사 기회가 와서 정말 기뻤어요.” (나랑체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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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선배로 이끌고 다독여주기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무척 어려웠지만 자신들은 그 단계를 넘어 여기까지 왔으니,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갈 이주여성을 돕는 일을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다고 했다.

“결혼이민자들의 입장을 잘 알고 있고, 시행착오도 먼저 겪었으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죠. 또 그들 입장에서도 우리가 다가가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요? 제 도움을 받은 사람이 고마워하거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저 자신이 쓸모있는 사람으로 느껴져요. 그게 가장 큰 보람이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죠.” (나랑체첵)

“저는 (통번역사 일을 한 지) 만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그동안의 저 자신을 평가하자면, 놀랄 만큼 많은 성장을 했다는 거예요. 가장 값진 건 한국에서 직장다운 직장을 처음 가지게 된 거죠. 이전에 15년 일했던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주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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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가정 서포터’ 회의 모습. 서포터들은 이주여성들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다.

두 사람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한국에 잘 정착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다른 이주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제가 느끼는 보람은, 고통의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앞에서 줄을 끌어주는 것 같은 느낌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사람들에게 제가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보여주는 것입니다.” (주영애)

경기도의 경우, 이주여성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용률은 18% 정도다. 두 사람은 숨어있다시피 하는 여성들을 발굴해서 연결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은행, 버스 이용 등의 생활 지원을 하고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제일 중요한 건 잘 안아주고 다독여주는 것인데, 제가 결혼이민 선배다 보니 정보도 많이 주려 하고 잘 이해해주니 많이들 따라오시더라고요.” (나랑체첵)

“작년부터 검정고시반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15명이 참여해서 11명이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졸업장을 수여했는데요. 다들 마치 대학 학사학위를 받는 것처럼 기뻐하시더라고요. 덩달아 저도 뿌듯했죠.” (주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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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검정고시반’ 주말 스터디


실질적으로 무언가 할 수 있도록

결혼이주여성들이 목말라 하는 정보 대부분은 취업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취업도 중요하지만 언어나 한국의 문화를 먼저 익히는 게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관해 물었다.

“물론 언어도 중요하죠. 하지만 오셔서 맞벌이해야 하는 분들도 있어요. 빨리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겠죠. 그분에게 중요한 것은 언어보다 돈인 거죠.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그 사람의 사정이고 상황이라고 생각했으면 해요. 그리고 돈을 벌다 보면 한국어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에 결국 언어를 배우러 오게 돼요. 이 지역만 해도 (이주여성의) 50% 이상이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해요.” (나랑체첵)

그렇다고 돈을 달라거나 특별한 것을 지원해달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무언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이주여성의 가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주여성이 일자리 찾기는 어렵고, 그렇게 되면 남편이 혼자 돈을 벌어야 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혼자 돈 벌고, 거기에 아이까지 있으면 힘들어요. 가정에 불화가 생길 가능성도 크고요. 이주여성들은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한국 사회에서 일어설 기회가 없어지는 거죠.” (나랑체첵)

“아이가 있는 분들은 긴 시간 일하지 못합니다. 시간 짧은 것, 아르바이트 같은 것을 하고자 해요. 그래서 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봐요.” (주영애)

높은 취업 욕구보다 준비와 노력이 부족한 이주여성들도 물론 있다. 두 사람은, 당장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꾸준한 취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결혼이민자분들이 아예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에요. 결혼이주여성이 도망가는 사례 등은 좋지 않은 여론을 만들고 큰 화젯거리가 돼요. 하지만 잘하고 계신 분들도 많아요. 저는 모든 게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몇 년이 지나면 적응하고 한국 사람이 되잖아요. 가끔 다문화정책이 잘 되고 있나 의문이 들 때가 있는데요. 숫자와 실적에만 매몰되기 때문이죠.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을 한다거나, 매번 오는 사람들만 지원받을 때도 그렇죠. 많은 사람이 동등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해요.” (나랑체첵)

다문화 체감도 높이고 다름 인정하는 태도 필요해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이중적이다. 인터넷에 난무하는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댓글들이 보여주는 한 면과 공식적으로 나타나는 대체로 신중하고 호의적인 인식조사 결과가 또 다른 한 면이다. 2015년 서울서베이를 보면, 자녀의 외국인과 결혼, 외국인 친구, 외국인 이웃 등에 대한 태도는 종합적으로 60%가 호의적이었고, 결혼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에는 50.9%가 긍정적이었고, 일자리를 뺏긴다는 우려는 40.5%였다. 여기에 대해 주영애 씨와 나랑체첵 씨는 여전히 낮은 다문화 체감도를 높이고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은 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다름을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혼이민자들이 이렇다저렇다 이야기하지 말고, 그 상태 그대로 다름을 인정해주고, 다르면 이상하게 취급하는 시선만 아니었으면 해요. 그리고 잘 적응해서 성공하고, 잘 살아가는 본보기라고나 할까, 이런 사례를 자주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주영애)

“저도 예전에는 외국인인 걸 숨기고 싶을 정도로 조용히 지낸 적이 있어요. 시선 자체가 차가워서 자꾸 주눅이 들었어요. 물론 지금은 숨기지 않고 말하죠. 이건 제가 지금 당당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갑자기 당당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나랑체첵)

주영애 씨는 공교육에 진입하지 못하는 중도입국자녀가 너무 많다며, 이들을 잘 끌어안고 한국문화에 잘 융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회와 역할을 주고 함께 성장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옆집에 베트남 사람이 와서 살지만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다문화가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학교와 직장을 살펴보면 다문화가족 출신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저출산시대라고 하는데, 다문화가족은 다둥이인 경우가 많아요. 여기에 중도입국자녀들도 있는데, 이 아이들이 적응 못 하는 경우가 수두룩해요. 사람들이 체감을 못 하는 게 이런 것들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중도입국자녀가 한국사회에 문젯거리로 전락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나만 안전하면 된다고 하지만, 안전지대가 없어질 수도 있어요. 이들이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 않게 하려면 지금 잘 해야 합니다.” (주영애)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배척의 시선만을 느낀 것은 결코 아니었다. 제도와 지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따뜻했던 것은 처음 접했던 한국인들의 도움이었다.

“제 아이 역시 중도입국자녀예요. 적응을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지금 같으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이용했겠지만, 10년 전에는 그런 게 없었잖아요. 그러다 한국 아주머니와 대학생들이 외국인 근로자와 학생들에게 한국어 가르치는 행사가 있다고 해서 아들과 함께 갔어요. 열정적으로 가르쳐주는 걸 보고 ‘한국 사람들이 무조건 외국인을 싫어하는 게 아니구나’,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엄마 말은 안 듣던 아들이 그때 한국어 가르치던 누나 말은 잘 들어서, 지금도 연락을 하더라고요.” (주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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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인터뷰가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에 실린다고 하자, 나랑체첵 씨는 어떤 사람들이 독자냐고 물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 가진 분들이라고 답하니,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고 싶다고 했다.

“이주민들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눈치가 없어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한국 사람처럼 행동하길 바라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일률적인 행동을 기대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우리는 다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같아지려 해도 시간이 걸리지만, 같아지려 하는 게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우리 (이주민들의) 문화도 존중해주길 바라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런 한국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랑체첵)

이주민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늘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앞으로 살고 싶은 나라가 어떤 곳인지 먼저 물어야 한다.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많은 시간 고민하는 것은, ‘한국인이냐, 아니냐’보다 ‘쓸모있는 사람이 되는 것, 성장하는 것, 보람을 느끼고 이 사회에서 희망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혼란스러운 시절을 살아가는 여느 한국인의 모습,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진행 : 이은경 사회의제팀 팀장 · [email protected]
녹취 및 정리 : 이은경 사회의제팀 팀장 · [email protected]
녹취 및 정리 : 최은영 미디어홍보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인터뷰 참여자의 요청으로 개인 사진은 게재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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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서울광장에서 만나요!

 

‘한살림 생명평화축제 (한살림 30주년 가을걷이 잔치 한마당)’에 초대합니다.

 

날짜 : 10월 29일(토)

장소 : 서울광장 (시청역)

 

한살림은 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지역살림의 기치를 담은 전국 통합 가을걷이 행사를 통해 소비자 조합원, 생산자 회원, 시민들에게 한살림 30주년의 의미를 나눌 계획입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살림 물품판매와 시식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친환경 먹을거리를 체험하는 밥상살림관, 논살림과 식생활활동을 통해 우리 농업의 현실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농업살림관, 식량자급과 GMO 등 한살림의 주요 사회의제를 중심으로 전시한 생명살림관, 연대와 돌 봄 등 한살림이 지역과 소통하고 있음을 소통하는 지역살림관이 운영됩니다. 또한 다양한 공연감 상과 물품 직거래, 체험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참석한 한살림 식구, 시민들이 함께 즐 길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늦은 오후에는 ‘한살림 30주년 기념음악회’도 열립니다. 기념음악회에서는 유명 가수들의 공연도 감상하고, 전국에서 모인 한살림 조합원 300명이 만든 ‘한살림 300인 합창단’의 노래까지 함께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전국의 소비자 조합원, 생산자 회원, 활동가, 실무자가 함께 자연과 농촌, 생명, 그리고 가을의 풍성함까지 느끼고 나눌 수 있는 ‘한살림 생명 평화축제’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금, 2016/10/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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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식품반대 전국행동 출범식

 

GMO가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지 20년, GMO의 위험성에 대해 시민사회와 농업 진영이 경고하고 반대해 온 시간도 20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식용 GMO 수입국이 되었고,  국민은 GMO를 알고 선택할 권리조차 갖지 못한 채 GMO식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식인 벼까지 GMO로 재배하기 위한 연구와 시험이 정부 주도 하에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 이상 우리밥상이 위협받고 국토와 농업환경이 위험에 내몰리게끔 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소비자, 농업인, 시민단체들이 더 큰 연대를 통해 GMO를 몰아내기 위한 전국행동에  나서고자 합니다.

11월 1일에는 국회토론회가 예정돼 있으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금, 2016/10/0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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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바다 밑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지진으로 초대형 쓰나미가 일어났고, 쓰나미가 덮친 후쿠시마 제1원전단지에서 원전 4개가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이 지진은 일본에서도 사상 최대였고, 관측 이래 지구상에서 발생한 지진 중 4번째로 큰 규모였다.

일본 시민들에게는 예상할 수 없었던 초대형 지진이었지만,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재난의 가능성을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도쿄전력은 2008년 자체적으로 최대 높이 15.7m의 쓰나미가 후쿠시마 제1원전단지를 덮칠 수 있음을 계산해냈다. 그런데 후쿠시마 제1원전단지에 있는 원전들은 10m 높이 쓰나미까지만 대처할 수 있었다. 당연히 보강공사를 했어야 하지만, 공사에는 수백억 엔의 비용과 4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도쿄전력은 돈을 아끼려고 보강공사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고가 나고 말았다.

2016년 9월 12일 한반도 동남쪽 경주에서는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다. 그 전인 7월에는 울산 동쪽 52km 앞바다에서 규모 5.0 지진이 일어났다. 두 사례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여진이 이어지면서 많은 시민들은 걱정에 휩싸여 있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크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면, 지진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하여 활성단층 등에 대한 조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2011년 12월 발행된 지질학회지 제47권 제6호에는 <활성단층의 이해: 최근의 연구에 관한 고찰>이라는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 작성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소속 연구원도 참여했다. 결론 부분에는 ‘지진에 대비한 연구를 많이 한 일본에서 동일본 대지진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활성단층을 인지하지 못한 데 근본 원인이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한반도의 활성단층에 대한 전면적 조사가 필요하단 이야기다. 특히 해양 활성단층은 조사 자체가 거의 안 돼 있어 하루빨리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내진설계기준을 강화하고 확대적용하며, 비상시에 대피와 구호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지진 발생이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큰 지진이 발생한 경주와 울산 부근에는 월성 원전단지에 6개, 고리 원전단지에 8개의 원전(시운전중인 신고리3, 4호기 포함)이 운영 중에 있다. 그리고 원전이 몰려 있는 한반도 동남쪽에는 60여 개의 활성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론 아직 파악하지 못한 활성단층도 있으므로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활성단층은 지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곳에서 다수의 원전이 가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원전건설은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없이 추진되었다. 대한민국 최초 원전인 고리원전을 짓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한반도에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질학계에서 최초로 활성단층을 발견한 것은 1983년이었고, 이때는 고리원전단지가 이미 가동 중이었다.

활성단층이 발견된 이후라도, 그 부근에는 원전을 건설하지 않았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원자력계에서는 활성단층이라고 해도 괜찮다(지진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논리를 내세워서 원전건설을 강행했다. 그 결과 활성단층이 몰려있는 한반도 동남쪽에 원전이 계속 들어서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발생했다. 최근에도 신고리 5, 6호기에 대한 건설허가가 승인되기도 했다.

정부는 대한민국 원전의 내진설계가 리히터 규모 6.5~6.9 수준으로 됐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 이상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위험에 빠진다. 또는 그 이하의 지진이라 하더라도 다른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원전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긴급한 상황에서 100% 안전을 담보할 방법은 없다. ‘매뉴얼 국가’라던 일본이 어처구니없이 무너진 것이 그 점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

그래서 원전에 대한 안전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활성단층 부근에 있는 원전에 대해 하루빨리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 수명을 넘겨서 가동하고 있는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는 빠른 시일 내에 폐쇄조치를 내려야 한다. 또한 그 외 원전에 대해서도 철저하고 독립적인 안전성 조사를 해야 한다. 위험성이 있는 원전이라면 가동중단을 하고 폐쇄절차를 밟는 것이 옳다. 신고리 5, 6호기처럼 건설단계에 있는 원전은 건설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위험성 높은 원전을 가동중단하더라도 전력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 너무 많은 발전소가 완공되는 바람에 발전소가 남아돌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상식적인 조치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원전가동을 멈출 의사가 없다. 여전히 ‘안전하다’는 얘기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 일본 정부가 취했던 태도와 똑같다.

결국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나서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진의 위험, 원전의 안전성 등에 대한 판단을 전문가에게만 맡기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전문가 의견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의지할 수는 없다. 전문가의 예측도 틀릴 수 있고, 사고가 났을 때 그들이 피해를 책임질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정보를 취합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의 총리였던 ‘간 나오토’는 쓰나미가 원전을 덮쳐 원전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자, 일본 최고의 원자력 전문가라고 하는 대학교수를 불러서 자문했다. 그는 총리에게 ‘원전은 폭발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주는 또 다른 교훈은 우리 모두의 안전에 관한 문제를 전문가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진대책, 그리고 원전문제에 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10월 11일에는 탈핵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원전에 의존하는 사회로 남을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 크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 규모에 비해 피해가 적었던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이런 행운이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이번 지진은, 원전에 중독된 대한민국에 마지막 경고를 준 것인지도 모른다.

글 : 하승수|변호사,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월, 2016/10/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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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45

발달장애인이 만들어 내는 베 짜는 소리의 화음
오리노네()공방, 중증 발달장애인 예술 창작 활동의 요람

‘찰탁! 탈탁!’ ‘촤르륵!’ 베틀 소리가 창밖까지 경쾌하게 들린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벽면 가득한 선반에 가지런히 놓인 색색의 실패가 눈에 들어온다. 베 짜는 공방에 도착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선반 곳곳에 걸려 있는 머플러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다양한 색깔의 실로 가로세로 무늬를 넣어 짠 머플러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세련됨을 풍긴다. 또한 현관 옆 오른쪽 진열장에는 직접 짠 수직물로 만든 조화와 가방, 브로치 등의 액세서리와 컵받침, 휴대용 휴지 케이스 등의 다양한 작품이 진열돼 있다.

눈 호사를 하며 작업장에 들어서니 나무로 만든 미니 베틀이 실내를 꽉 채우며 늘어져 있다. 베틀 앞에는 작업자들이 한 명씩 앉아 베 짜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곳 이름은 ‘오리노네(織の音) 공방’, ‘베 짜는 소리’ 내지는 ‘베틀 소리’라는 뜻이다. 오리노네 공방은 발달장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04년 사이타마시(埼玉市)에 설립한 지역 데이케어시설이다. 발달장애인 20여 명이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고안해 수작업으로 창작 제품을 만든다.

작업자들은 대부분 최중증 지적장애등급인 A1이나 중증 등급인 A2의 요육 수첩을 가지고 있다. 요육 수첩이란, 발달장애인들이 장애인종합지원법에 근거한 복지 제도를 이용하기 쉽도록 광역자치단체나 정령지정도시(政令指定都市)가 교부하는 장애인수첩을 말한다. 대부분의 작업자들은 특별지원학교 (일본에서는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를 특별지원학교라 부르며, 각 장애별로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를 두고 있다)를 졸업하고 이곳에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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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도 창작 활동의 기회를!

‘중증 장애인이 손짜기로 어떻게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방문 전부터 가졌던 의문을 품은 채 작업장을 가로질러 작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복한 대표가 “안녕하십니까?”라며 유창한 한국어 발음으로 인사를 해 온다. 이름만 듣고서는 재일교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는 유학생 출신의 뉴커머(New Commer)였다. 사이타마대학에서 장애인교육을 전공한 뒤 바로 장애인 복지 현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차를 내 온 O(29세, 여)씨도 김 대표에게 배웠다며 “안녕하세요. 잘 부탁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한다. 그녀는 이 공방에 온지 10여 년 정도 됐으며 베테랑 작업자란다. 성격이 밝고 붙임성이 좋아 보인다.

▲ 공방운영법인인 NPO법인 오리노네아트・복지협회 김복한 이사. 공방에서 만든 전통 티셔츠가 잘 어울린다

▲ 공방운영법인인 NPO법인 오리노네아트・복지협회 김복한 이사. 공방에서 만든 전통 티셔츠가 잘 어울린다

그에게 공방 시작 계기를 물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사이타마시의 한 작업소에서 일했습니다. 대부분 작업소가 그렇듯 기업의 하청을 받아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곳이었지요. 작업 분위기가 어둡고 작업자들 또한 크게 웃는 일 없이 그저 주어진 일로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이들에게 밝은 분위기 속에서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손짜기였습니다.”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이었다. 마침 같은 작업소에 손짜기를 배우는 직원이 있어 지원금으로 베틀을 두 대 샀다. 그리고 장애인들과 함께 손짜기 연수를 했다. 장애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 2004년에 공방을 설립했다. 설립 자금의 대부분은 부모님들의 십시일반 기부금을 통해 마련됐다.

그가 처음 일했다는 ‘작업소’는,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일반기업에 취업하지 못한 발달장애인을 위해 설립한 복지 작업장을 말한다. 장애인종합지원법상 취로이행지원시설 혹은 취로계속지원시설로 되어 있다. 인구 120만여 명 규모의 사이타마시를 예로 들면, 현재 116개의 작업소에서 약 4000여 명의 장애인이 활동하고 있다. 대개 일상생활이나 통근에 도움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이며, 작업내용은 기업에서 하청받은 단순작업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작업소들은 작업내용을 다양화하고 활동형태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제과·제빵, 복지농장, 세탁업, 공원관리, 청소업 등이 대표적이다.

스스로 디자인하고 베 짜는 이들, 모두가 한 사람의 예술가

하지만 오리노네 공방처럼 장애인들이 직접 창작 작품을 만드는 곳은 아직 흔치 않다. 중증의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손짜기 공방을 시작한 것은 매우 용감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웃으며 여유 있게 말한다.

“모두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공방에서는 해마다 테마를 정해서 작업을 하는데요. 올해 테마는 ‘머플러와 오리온 실크&풀솜’입니다. 테마가 정해지면 작업자들은 각자 디자인을 정해서 그에 따른 공정표를 작성해요. 스스로 디자인해서 만드는 작품 속에는 각자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죠.”

물론 장애인들이 처음부터 잘 짜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스태프들이 기술을 가르친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작업을 하기까지는 대략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작업자에 따라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도 다르다. 1년에 3~4개의 작품을 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나 정도를 겨우 완성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작품 만들기를 즐기고, 여기에 몰두하며, 자신의 작품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한 사람의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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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걸어도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작업만 하는 I씨(27세, 남). ‘푸른 하늘 아래, 네 옆에서’라는 테마로 작품을 구상해 실크 머플러를 짜고 있다. 치밀한 구성과 밝은 색깔의 작품이었다. 그 앞에서 나를 보며 방실방실 웃고 있는 K씨(50세, 여). 그녀는 디즈니랜드 만화를 좋아한다며 ‘백설공주’를 테마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 제일 연장자다. 자신의 영감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이들의 모습은 여느 예술가와 다르지 않다.

지역과 함께 하는 오리노네 공방, 지역에서 성장하는 장애인들

“이곳에 꼭 와 주세요.” 작업 중이던 다운증후군의 M군(20세, 남)이 작업을 지켜보던 내게 엽서 한 장을 내민다. 해마다 구청 갤러리에서 12월에 개최하는 작품전시회 ‘베 짜는 아이들의 제로전’ 초대카드다. 지금 공방 사람들은 이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한다. 전시회 기간 중 구청 홀에서는 ‘오리노네 콘서트’도 열린다. 공방 사람들은 작품을 만들면서 틈틈이 차임벨 연주와 수화 댄스를 맹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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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얼굴이 생기발랄 빛나 보이는 것은 전시회와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그도 그럴것이 전시회에는 지역의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고 했다. 작품은 그 자리에서 판매되기도 하고, 새로운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판매대금은 전액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 돌아간다. 자신들의 작품에 관심을 두고 공감해주는 지역민과의 만남이 공방 작업자들의 작품활동과 생활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매년 5월에는 또 다른 작품 전시회가 오오미야공원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작업자들이 짠 원단을 갖고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여러 소품을 판매하는 코너도 함께 설치된다.

오리노네 공방 사람들은 지역의 크고 작은 마쓰리(축제)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틈틈이 연습하고 있는 차임벨연주나 댄스공연도 한다. 이들이 개최하는 손짜기 체험 행사는 아이들에게 큰 인기다.

생사 만들기로 지역 공헌 활동을 시작하다

오리노네 공방은 지난 2012년부터 누에고치에서 직접 생사를 만드는 일에도 도전하고 있다. 사이타마시 북구 장애인생활지원센터와 사이타마시 북구 상공노동조합, 그리고 NPO법인 카와고에 기모노산보와 연계하여 ‘사이타마현산 이로도리 누에고치를 지키는 모임’을 결성하여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치치부 농가에서 누에고치를 매입하여 그곳에서 생사를 짜고 이 생사로 작품을 제작한다.

“실제 작업 해보니 생사가 정말 살아있는 실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제사기가 한 대밖에 없어 하루에 뽑아내는 실은 약 100g밖에 안 됩니다. 그날 온도와 습도에 따라 물의 온도를 조절해야 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요.”

시작품을 만들며 여러 시도를 하고 또 소품들은 직접 제작해 판매도 하고 있지만, 자리를 잡으려면 10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한다. 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사랑받은 만큼 지역에 돌려주고 싶다는 그 마음은, 도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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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안신숙 |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목, 2016/10/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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