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 총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등기 임원으로 등재됐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언론들은 이재용 ‘책임 경영’의 시작이라며 대서특필했다.
그런데 이날 주주 총회에는 한 가지 안건이 더 있었다. 그것은 11월 1일 자로 삼성전자의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를 분사한 뒤, 1년 이내에 미국 HPI에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에는 2천 명의 직원이 있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직원 천여 명은 이날 주주총회가 열린 삼성 서초동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프린트 사업부의 적자를 이유로 분사와 매각을 감행하지만, 애초에 적자가 발생한 것은 A3 프린터 기술에 대한 경영진의 과도한 투자 결정 때문이었던 만큼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가 물적 분할을 통해 프린트 사업부를 분사함으로써 노동자들이 다른 사업부로 옮길 수 없도록 한 것은 법의 허점을 이용한 정리 해고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제로 매각 발표 뒤 기존에 추진하던 계약 등이 취소되면서 프린터 사업부의 실적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분사 뒤 설립될 자회사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매각 전후 과정에서 정리해고의 명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삼성전자에는 노조가 없다. 삼성전자 프린트 사업부 직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사측과 협상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HPI로 매각된 뒤에도 일정 기간 고용이 보장될 수 있도록 매각 조건에 이를 삽입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측은 고용 보장을 명문화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이른바 ‘이재용 체제’가 출범한 뒤 삼성 계열사에서 퇴직한 직원은 8천여 명에 이른다.
2022년 12월 28일 국민연금이 KT 구현모 대표이사의 연임에 공개 반대의결권 행사 표명을 암시한 것을 계기로 KT의 현직 대표이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 사실상 셀프연임이나 다름없는 불공정한 경쟁제도인 “현직 대표이사 연임 우선 심사”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음. 그런데 정작 KT 정관에는 “연임 우선 심사”라는 단어 조차 없음.
2002년 민영화 이후 대표이사 공모제를 정관에 명시하여 시행했던 KT는 2006년 정관개정을 통해 공모제 필수 조항을 삭제함. 이에 공모제 삭제 이후 현재까지의 대표이사들은 손쉽게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음.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대표이사 모두 당연하다는 듯이 연임에 성공하였고, 그러한 연임 시도는 구현모 현 대표이사에까지 이어지고 있음. 그 사이 25년 전 한 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KT의 기업가치는 지금은 40위에 머무르고 있음.
남중수, 이석채 전 대표이사는 잡음 많은 셀프연임 직후, 개인비리로 구속 등의 사법처리가 진행되면서 불명예 퇴진하였음. 국정농단 등으로 수사선 상에 올랐던 황창규 전 대표이사는 퇴임 후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관련 75만 불 과징금에 대한 주주대표소송 등 여러 법적 이슈가 여전히 진행 중임. 회사 자금 횡령 및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현모 현 대표이사는 이사회운영규정상 연임우선심사제도를 통해 손쉽게 연임 후보로 추대됐지만, 역시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 관련 주주대표소송의 대상이며, 정식 선임 절차인 주주총회 전부터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음.
이렇듯 모든 KT 대표이사들의 논란의 출발점이었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불공정한 경쟁”이라고까지 직격한 현직 대표이사 연임우선심사제도이지만, 정작 KT 정관에는 “연임우선심사”라는 용어조차 등장하지 않음. 이에 KT 내부 일각에서는 이 정관에도 없는 ‘연임우선제도’가 현직 대표이사에게만 유리한 불공정한 제도로 위법 소지마저 있다는 문제제기까지 나오고 있음. 이에 KT새노조와 참여연대는 대표적인 KT 리스크의 하나인 현직 대표이사 연임우선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보도자료를 발행함.
KT 대표이사 연임우선제도의 문제점
1) “연임 우선 심사” 용어 없는 KT 정관
KT 정관 어디에도 현직 대표이사의 연임을 우선심사하는 조항은 없으며, “대표이사의 선임 및 연임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존재할 뿐임.
2) 이사회 규정상 연임우선 조항, 셀프연임 조장
KT이사회운영규정에 “이사회는 대표이사 선임에 있어서 현직 대표이사에 대한 연임 우선심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존재하지만, KT 정관상 해당 규정을 뒷받침할 위임 조항은 없음. 단지 정관 제33조 8호, “대표이사의 선임 및 연임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유일한 근거임. 정관에서 연임 관련 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통상 공모 혹은 추천을 통한 경쟁 방식으로 대표이사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나 KT 이사회는 그동안 기존 대표이사 임기 종료시 이 연임우선조항을 통해 연임을 결정해옴.
대표이사 후보심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 규정 7조에 따르면 이사회가 현직 대표이사에 대하여 연임우선심사를 결정한 이후에는 심사대상후보자 선정조차 생략함. 결과적으로 정관에 없는 연임우선심사 조항을 이사회의 각종 규정에 끼워 넣음으로써, 그동안 KT의 대표이사들은 각종 잡음에도 무난히 연임할 수 있었음.
3) 법리적으로도 무효 소지가 다분한 연임 우선
정관에서 연임우선심사를 하위 규정에 위임하기 위해서는 해당 내용이 정관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하지만, 정관에는 정작 현직연임우선심사라는 용어조차 등장하지 않음.
또한 정관 제33조 제8항과 같이 ‘정관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에서 정한다’고 하는 것은 ‘정관에서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사항을 하위규정에서 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는 사실상 위임 입법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포괄 위임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임.
4) 결론
대표이사 선임은 주주총회의 권한이고 이사회은 단지 후보만 추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항변할 수 있으나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의 경우 회사가 많은 직원과 자금을 동원헤서 주주들의 찬성 의결권을 위임받고 있고, 그 결과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에서 연임되는 것이 현실임. 즉, 이사회 추천후보는 단순한 ‘추천된 후보’가 아니라 사실상 주주총회 결의 직전의 ‘내정된 후보’의 지위에 있음.
KT의 현행 대표이사 연임우선심사 제도는 경영에 대한 내부 견제가 작동할 수 없게 하는 불공정한 경쟁시스템이며 셀프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잘못된 제도임. 실제 이 제도를 통해, 위법에 연루되거나 횡령사범으로 재판에 회부된 현직 대표이사들의 황제연임이 성공할 수 있었고, 이는 KT의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기업 경쟁력의 궁극적인 저하를 초래함.
이러한 현직 CEO 연임 우선심사는 정관상 근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이사회 하위 규정을 통해 정관상 위임 범위를 벗어나 포괄적인 권리 행사를 한 것이며, 향후 위법성이 다투어져야 할 것임.
KT 정관의 사장 선임 규정은 아래 제32조(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와 제33조(대표이사의 선임)에 언급되어 있다. 두 규정 모두 대표이사의 자격과 선임 절차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며 이사회가 주주총회에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도록 되어 있다.
제32조(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①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심사하기 위하여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두며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한다. 다만, 위원과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는 겸할 수 없으며, 연임의 경우에도 그러하다.②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대표이사임기만료 최소 3월전(임기만료 이외의 사유로 인한 퇴임의 경우에는 퇴임 후 2주 경과 전)에 구성하며 선임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경영계약 체결 후 해산한다.③ 위원장은 이사회가 사외이사인 위원 중에서 선임한다. 이 경우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는 이사회 결의에 참여할 수 없다.④ 이사회는 다음 각호의 요건을 고려하여 대표이사후보심사기준을 결정하고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에 따라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심사한다.1.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력·학위2. 기업경영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과거경영실적, 경영기간 등3. 기타 최고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4.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구성, 운영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다. 제33조 (대표이사의 선임)① 대표이사는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 또는 경영경험이 풍부한 자로서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자 중에서 선임하여야 한다.② 제41조의2에 따른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 대표이사후보자군을 조사·구성하고 이사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한다.③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선정된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제32조 제4항의 심사기준에 따라 심사하여 이사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대표이사후보자들을 결정하고 그 심사의견을 이사회에 보고한다.④ 이사회는 제3항에 따른 대표이사후보자들 중 1인을 대표이사후보로 확정하여 주주총회에 추천한다.⑤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를 확정함에 있어서 대표이사후보로 추천될 자와 협의하여 경영목표 등 계약의 조건을 결정한다.⑥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를 주주총회에 추천함과 동시에 경영계약서안을 제출한다.⑦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는 제5항에 따라 경영목표 등 계약조건을 결정하는 이사회 결의에 참여할 수 없다.⑧ 본조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 대표이사의 선임 및 연임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정관 어디에도 현직 대표이사의 연임을 우선심사하는 조항은 없다. “대표이사의 선임 및 연임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존재할 뿐이다. 민영화 초기, KT는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밀실 담합을 막기 위한 공모제 관련 정관 규정으로 대표이사 후보를 공개모집했다. 그런데 이용경 초대 대표이사의 연임 실패 이후 2006년 남중수 대표이사가 취임했고, 이후 정관을 변경하면서 대표이사 공모 필수조항이 삭제됐다.
좋게 말하면 국민기업, 어찌보면 ‘주인’ 없는 회사인 KT의 지금까지의 문제는 이사회가 대표이사의 경영에 대해 아무런 견제 역할을 못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채용비리도, 국정농단 연루도, 불법정치자금 사건도 따지고 보면 이사회의 견제 부재로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KT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75만 달러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한 것과 관련하여 KT 이사회는 아무런 사후 조치조차 하지 않았으며,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 및 경영 견제기능을 의심케 한다.
정관 변경 후, 남중수 당시 대표이사는 2008년 2월 연임에 성공하지만 8개월여 만에 개인 비리로 검찰에 구속되며 불명예 퇴진하게 된다. 그리고 그 후임인 이석채 대표이사 역시 KT를 낙하산 천국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채용비리, 인공위성 불법매각, 제주 7대경관 가짜 국제전화 사건 등 온갖 비리와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중도 하차 및 투옥되었다. 이후 황창규 대표이사 역시 국정농단 연루 등으로 재판을 받았으며, 임기는 채웠지만 미국 SEC 과징금 부과로 인한 주주대표소송 등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최근 셀프연임으로 논란이 된 구현모 대표이사 역시 황창규 전 대표이사와 동일한 비자금 횡령 및 정지자금법 위반으로 다수의 임원과 함께 재판 중임에도 연임을 시도 중이다. 비록 국민연금까지 나서 “황제 연임”이라고 비판하자 경쟁을 자처했지만, KT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가 사내·외 공모 및 심사 일정 등 계획을 공지하지 않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표] 2006년 KT 정관 개정 내용
2. 이사회 규정에 등장하는 연임우선, 사실상 셀프연임이다
KT의 현직 사장 연임우선과 관련된 조항은 KT 이사회운영규정 제8조의2에 등장한다.
제8조의2 연임 우선심사 여부의 결정 등① 이사회는 대표이사 선임에 있어서 현직 대표이사에 대한 연임 우선심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정관 상 이 규정을 뒷받침할 위임 조항은 없으며, 단지 정관 제33조 8호, “본조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 대표이사의 선임 및 연임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유일한 근거이다. 정관에서 연임 관련 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통상 공모 혹은 추천을 통한 경쟁 방식으로 대표이사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나 KT 이사회는 그동안 기존 대표이사 임기 종료시 이 연임우선조항을 통해 연임을 결정했다. 지금껏 모든 경영결정을 함께 내린 이사들과 연임심사를 하는 것은 사실상의 셀프연임인 셈이다. 심지어 당시 이사회가 경영성과 탁월을 이유로 연임을 결정한 이석채 전 대표이사의 불명예 퇴진 직후 KT가 받아든 재무 실적은 130년 만의 첫 적자일 정도로 이사회의 결정은 신뢰도가 높지 못하다.
또한, 연임우선심사가 등장하는 지배구조위원회 규정은 KT 내 대표이사 경쟁제도가 얼마나 유명무실한지를 잘 보여준다. 대표이사 후보심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 규정 7조에 따르면 이사회가 현직 대표이사에 대하여 연임우선심사를 결정한 이후에는 심사대상후보자 선정조차 생략한다. 결과적으로 정관에도 없는 연임우선심사 조항을 이사회의 각종 규정에 끼워 넣음으로써, 그동안 KT의 대표이사들은 각종 잡음에도 불구하고 무난히 연임할 수 있었다. 이러니 셀프연임, 황제연임이란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3. 연임우선은 법리적으로도 무효 소지가 다분하다
KT의 경우 상법 제389조 제1항에 따라 정관에 정해진 바에 의해 대표이사를 주주총회에서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KT 정관 제25조 제1항은 이사회가 추천한 자를 주주총회 결의로 대표이사로 선임하도록 하고, 정관 제33조 제2항 내지 제4항에서는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하고 추천하기 위한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및 이사회의 역할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관 상의 이러한 절차 어디에도 연임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따라서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현직연임 우선심사’와 그 후속 복수후보 경선 행위는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유일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면 정관 제33조 제8항에 적시된 ‘본조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 대표이사의 선임 및 연임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가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지만, 이 역시 ‘현직연임 우선심사’에 대한 근거조항은 될 수 없다.
정관에서 하위 규정으로 위임한 사안의 효력여부는 위임입법의 사례를 준용할 수 있을 것이며, 위임입법의 경우 위임할 때에는 그 사항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해야 한다. 즉 정관에서 연임우선심사를 하위의 규정으로 위임하기 위해서는 해당 내용이 정관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하지만, 정관에는 정작 현직연임우선심사라는 용어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정관 제33조 제8항과 같이 ‘정관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에서 정한다’고 하는 것은 ‘정관에서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사항을 하위규정에서 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는 사실상 위임 입법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포괄 위임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KT에서 하위 이사회 규정에서 정해진 “현직연임 우선심사’에 따라 현직 대표이사 연임추천을 한 것은 법적인 위법성이 다분하다.
4. 결론
대표이사 선임은 주주총회의 권한이고 이사회은 단지 후보만 추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항변할 수 있으나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의 경우 회사가 많은 직원과 자금을 동원헤서 주주들의 찬성 의결권을 위임받고 있고, 그 결과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에서 연임되는 것이 현실이다. 즉, 이사회 추천후보는 단순한 ‘추천된 후보’가 아니라 사실상 주주총회 결의 직전의 ‘내정된 후보’의 지위에 있다.
KT의 현행 대표이사 연임우선심사 제도는 경영에 대한 내부 견제가 작동할 수 없게 하는 불공정한 경쟁시스템이며 셀프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잘못된 제도이다. 실제로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통해, 위법에 연루되거나 구현모 대표이사처럼 횡령사범으로 재판에 회부된 현직 대표이사들의 황제연임이 성공할 수 있었고, 이는 KT의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기업 경쟁력의 궁극적인 저하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현직 CEO 연임 우선심사는 정관상 근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이사회 하위 규정을 통해 정관상 위임 범위를 벗어나 포괄적인 권리 행사를 한 것이다. 이러한 이사회의 독선으로 결정된 구현모 대표이사의 연임 결정은 법적으로도 무효의 소지가 있으며, 이에 대해서 노동·시민사회는 적극 대응해나갈 것이다.
참여연대는 8월 4일부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 불허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과 실시간 이메일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서명은 8월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이 부적절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심사위원들(법무부장관 포함 8인)에게 전달하고자 준비되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심사위원회에 회부되었지만 이는 여러가지 면에서 타당하지 않습니다.
투자확대와 경제활성화는 가석방 심사기준에 해당하지 않고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을 봤을때 총수의 부재는 사업경쟁력에 전혀 관련이 없으며
경영권 승계작업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만큼 죄를 뉘우치고 있는 모범수의 재범방지라는 가석방 취지에도 맞지 않고
재벌총수가 심각한 경제범죄를 저지르고도 매번 특별사면 대상이 되는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사법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되고
기업인 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사면 제한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가 이 부회장을 석방한다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스스로 깨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8월 9일 회의 앞둔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에
시민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해주세요
가석방 취지와 조건에 맞지 않는 이재용 부회장 석방 반대 온라인 서명은 8월 4일 시작해 가석방심사위원회 결과가 발표되는 8월 13일까지 계속됩니다.
참여연대는 가석방심사위원들이 경제단체와 언론의 여론 호도에 휩쓸리지 않고 진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잘 살펴 심사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들이 이재용 석방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더 많이 받아볼 수 있도록 널리 공유해주세요.
지난 8월 9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당시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를 근절시키겠다며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사면권 제한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승계’라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자신이 지배권을 가진 삼성전자 회삿돈 86억 원을 횡령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측근인 최서원 씨에게 뇌물을 제공하였습니다. 한 회사의 경영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였고 심각한 범죄행위였습니다.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국정농단 경제범죄 재벌총수의 가석방 규탄
문 대통령, 후보시절 재벌 관련 엄정한 법집행 공약 스스로 깨버려
가석방은 죄를 뉘우쳐 재범의 가능성이 현저히 적은 모범수가 통상 형기의 80%를 채웠을 때 사회로 조기에 복귀시키는 제도입니다. 법무부는 2021년 4월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채우면서 재범 우려가 없는 모범 수형자나 생계형 범죄자, 노약자 등을 대상으로 심사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은 이 기준을 완화해줄 대상도 아니거니와 가석방 제도의 조건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법무부는 언론과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신호를 보냈고, 또다시 재벌총수가 경제범죄를 범하고도 형기를 채우지 않고 출옥하는 나쁜 선례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일 뿐만 아니라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국민의 인식을 더욱 강화했다는 점에서 지탄받아야 마땅합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국정농단과 뇌물·횡령, 이재용 부회장 사면·가석방 반대 의견서」를 각각 문재인 대통령,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면심사위원회 및 가석방심사위원회 위원들에게 제출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당시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를 근절하기 위해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사면권 제한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만약 자신이 한 약속을 스스로 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재용 부회장이 감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2021년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보다 2배 이상 높은 7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좋은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혹은 가석방과 삼성의 투자를 거래하는 것은 사면 및 가석방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의견서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 관련 자본시장법상 등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만큼 만약 사면 혹은 가석방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으로 법무부가 취업제한을 통보했음에도 여전히 부회장직을 내려놓고 있지 않다는 점, 삼성이 쇄신을 내세우며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했음에도 경영권 승계 위법행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사면 및 가석방 대상자로 타당하지 않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이 자신의 소유물이 아님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여 정치권력에게 뇌물로 건넸다는 점에서 매우 악질적인 중대범죄를 저질렀기에 사면이나 가석방의 대상자가 되기에 부적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사면심사위원회 및 가석방심사위원회 위원들이 경제단체 등의 여론 호도에 휩쓸리지 말고 진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잘 살펴 판단할 것을 요청한다며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시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를 근절시키겠다며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사면권 제한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승계’라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자신이 지배권을 가진 삼성전자 회삿돈 86억 원을 횡령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측근인 최서원 씨에게 뇌물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는 한 회사의 경영자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였고 심각한 범죄행위였습니다. 이 부회장의 각종 범죄행각은 경제권력이 금전을 이용하여 정치권력을 쥐고 흔든, 즉 국정을 농단한 한국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범죄자를 형기를 다 마치지 않고도 풀어줄 것 같은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배임 가액이 50억 원인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이 원칙이지만, 파기환송심에서 겨우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뿐으로, 아직 1년 여의 형기가 남아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2일 4대 그룹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제 5단체의 건의(이 부회장 사면)를 고려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https://bit.ly/3AW4eQ6)”고 발언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월 6일 “반도체 경쟁도 삼성이 핵심이고 코로나19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핵심이다 보니까 이 부회장을 풀어서 활동하게 해달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청와대가 어떤 방법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청와대 고민을 이해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 씨,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이 밝혀진 후 이에 분노한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 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공약으로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만약 자신이 한 약속을 스스로 깬다면 반드시 역사의 심판이 따를 것이며, 문재인 정부는 이를 두려워해야 할 것입니다.
총수 부재와 회사 실적은 무관함이 증명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등 사업 경쟁력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를 동일시하는 구시대적 발상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총수와 기업은 한몸이 아닙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2021년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보다 2배 이상 높은 7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동년 1분기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5% 이상 증가했습니다. 2020년 4분기에도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25.7% 상승한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이 정도의 영업성과라면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와 삼성그룹의 실적은 무관하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면 혹은 가석방과 삼성의 투자를 거래하는 것은 국민통합과 공공 이익의 취지라는 사면 제도와 재범방지 및 사회복귀라는 가석방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상법상 주식회사의 경영 결정은 이사회를 비롯한 전문경영인이 내리는 것으로, 제왕적 총수가 독단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감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나타낸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및 법무부 산하 사면심사위원회·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및 가석방에 대해 일말의 고려조차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 관련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외부감사법위반 혐의로 재판 중으로 만약 사면 및 가석방이 이뤄진다면 이 사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유죄 및 실형이 선고돼 형이 집행될 경우 현재와 동일한 논리, 즉 경제논리가 우선시 되어 이재용 부회장을 다시 석방하라는 주장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사회정의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따라 국가의 사법, 행정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음을 자인하는 셈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이 절대 불가한 이유
지금까지 재벌총수들은 심각한 경제범죄를 저지르고도 경제논리, 투자논리가 우선이라는 논리로 자연스럽게 특별사면 등의 대상자가 되어왔습니다. 향후 건전한 한국사회의 발전과 정의 구현을 위해 이러한 부정부패의 고리를 반드시 끊는 것만이 바람직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재벌총수들은 각종 투자에 대한 약속을 이유로 지속적인 사면·가석방의 혜택을 받아왔으며, 이에 경제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습니다. 즉, 재벌총수의 조기 석방은 이들의 횡령·배임·뇌물 등 경제범죄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합리적 이유없이 재벌총수에게 반복되는 사면·가석방은 오히려 현행 법 제도 운영에 대한 불신감을 높여 사법제도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및 가석방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을 형기보다 이르게 석방한다면, 언제 또다시 유사한 경제범죄, 더 나아가 국정농단 등의 악질범죄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면과 가석방의 이유는 어디까지나 모범수의 재범방지가 되어야 할 것이나 이재용 부회장은 이러한 대상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으로 법무부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취업제한을 통보했음에도 여전히 부회장직을 내려놓고 있지 않다는 점, 삼성이 쇄신을 내세우며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했음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같은 경영권 승계 위법행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사면 및 가석방 대상자로 타당하지 않습니다.
이를 종합했을 때, 이재용 부회장은 사면이나 가석방의 대상자가 되기에 부적절합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소유물이 아님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여 정치권력에게 뇌물로 건넸다는 점에서 매우 악질적 중대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야말로 지금까지 한국사회의 부패를 심화시켰던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나설 때입니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그리고 사면심사위원회 및 가석방심사위원회 위원들은 경제단체, 그리고 언론의 여론 호도에 휩쓸리지 말고 진짜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잘 살펴 생각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조현범 회장 횡령·사익편취 등 비위행위에 대한 감사·징계 부재 드러나 구속된 상태에서도 이사 지위 유지하고 보수 계속 지급하겠다는 한국타이어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 안 한 한국타이어, 오너의 윤리규정 위반에 손 놓아
2023.3.29.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열린 제11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총회에 참석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김종보 변호사가 한국타이어 이사회 측에 질의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한국에서 오너는 여전히 성역인가. 오늘(3/29)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진행된 한국타이어 주주총회에서는 최근 검찰에 구속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 대하여 회사가 감사를 실시하였는지 여부, 조현범 회장이 2020. 11.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범죄를 저질러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의 형벌을 받은 사건 이후 내부 감사 및 준법감시 시스템이 작동되었는지 여부, 2022년 조현범 회장의 보수 산정 방법 및 2023년 보수 지급 계획, 2023. 3. 발생한 대전공장 화재사고 처리 계획 및 고용 보장 문제 등에 관한 질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임원진은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였다.
조현범 회장은 2014년 2월∼2017년 12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엠케이테크놀로지(MKT·현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875억 원 상당의 타이어몰드(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생산 장비)를 경쟁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데 관여하여 한국타이어에게 약 131억 원의 손해를 입히고, 그 돈 중 상당수가 결국 조 회장 등 총수 일가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조 회장은 2017∼2022년 75억5,000여만 원의 회삿돈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배임 및 횡령)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타이어 및 계열사 명의로 4억∼5억 원 상당인 ‘페라리 488 피스타’ 등 고급 외제차 5대를 구입 또는 리스하여 사용하고, 회사 소속 운전기사를 배우자 전속 수행기사로 이용하고, 개인 이사 비용 1,200만 원, 가구 구입비 2억 6,000만 원 등도 회사 비용으로 지출하고, 법인카드로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결제하고, 현대자동차 협력사이자 개인적 친분이 있는 리한의 박지훈 대표에게 별다른 담보도 없이 MKT의 자금 50억 원을 빌려준 혐의이다.
이와 같은 혐의사실에 대하여 회사는 내부 감사 실시 여부 및 결과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회피하였다. 회사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발생한 131억원의 손해액에 대하여 한편으로는 “법률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 “감사는 적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답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독립된 외부감사인(한영회계법인)이 감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감사를 실시하였다는 것인지 아닌지 모호하게 답변하였다.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감사를 했는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인지, 감사를 했지만 다시 외부감사를 받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동시에 회사는 “내부 준법감시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ESG경영을 표방한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업계 최초로 컴플라이언스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였다”고 홍보하였다. 인증된 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도 총수의 비위행위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박지훈 대표에 대한 50억원 대출은 “한국타이어가 아니라 한국프리시전웍스가 한 것으로 한국타이어와 상관이 없다”, “50억원이 상환되었다”고 답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였다. 조 회장의 지시에 따른 자회사의 무담보 대출에 대해 모회사는 아무런 상관도 없단 말인가? 그 외 약 20억원의 횡령 행위에 대하여는 “타이어 테스트를 위해 산 차량이다”, “조 회장이 약 20억원을 상환하였다”고 답변할 뿐, 이에 대한 내부 감사 실시 여부 및 결과에 대해서는 끝까지 답변을 회피하였다.
조현범 회장에게 확정된 범죄사실은 1) 지인의 매형의 차명계좌를 개설한 다음 2008년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약 10년간 123회에 걸쳐 관계회사로부터 매월 500만원씩 합계 6억1,500만원을 배임수재, 2) 한국타이어 사옥 등 시설관리용역업체로부터 2008년 5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매월 300만원씩 61회에 걸쳐 1억7,700만원을, 2014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매월 200만원씩 43회에 걸쳐 합계 8600만원을 업무상 횡령, 3) 고급주점 여종업원의 부친 명의로 개설된 차명 계좌를 사용하여 금융실명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었다. 한국타이어 윤리규정은 “어떠한 이유로도 금품수수를 해서는 안된다”고 되어 있는데 조 회장은 이를 정면으로 위반했던 것이다. 이에 회사가 조 회장에 대해 징계 조치를 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회사는 “이번 주주총회는 2022년도의 영업보고만 하는 자리이다”면서 답변을 회피하였다. 한국타이어는 2021년 사업보고서에서 “준법·윤리경영 관련 내부 프로세스 및 임직원 교육 강화”를 대책으로 제시하고 정도경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표가 무색하게 조 회장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한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최근 업무상 횡령 혐의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대책만 반복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한국타이어가 오너리스크 재발 방지에 의지가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주총을 앞두고 사업보고를 공시하면서 보고기간 후 사건으로 2023. 3. 발생한 대전공장 화재사고를 기재하였다. 이에 대전공장 화재 사고 후 노동자들이 출근을 못하고 있는 사정을 알리고, 공장 재건 계획 및 급여 지급 계획, 생명안전분야 투자 계획 등에 대해 질의하자, 회사는 “해당 질문은 따로 답변하겠다. 주주들에게 죄송하다”는 답변만 되풀이 하였다. 노동자들의 생계와 공장 가동 계획은 주주뿐만 아니라 각종 이해관계인에게 중요한 정보이고, 시장도 주시하고 있는 사안인데, 그 마저도 답변을 회피하였던 것이다. 다만 회사가 따로 서면으로 알려주겠다고 하였던 만큼 구체적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다.
조현범 회장은 구속 기소되어 경영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수를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2022년 한국타이어에서 약 23억5,000만원, 한국앤컴퍼니에서 약 35억원, 합계 약 58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한국타이어 이수일 대표이사의 보수 약15억원 보다도 더 많은 금액이었다. 조 회장은 스스로 사임할 계획도 없고, 한국타이어 이사회는 조 회장을 해임시킬 계획도 없으며, 심지어 보수도 계속 지급할 태도를 보였다. 경영인센티브 산정 방법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타이어는 이사보수총액 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상정하였다. 조 회장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회사의 위신과 시장에 대한 책임감 따위는 저버려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오늘 한국타이어 주주총회는 재벌 총수는 여전히 성역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자리였다. 아무리 재벌총수에 대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ESG 경영을 표방한다고 하더라도, 재벌 총수 앞에서는 모두 허울로 전락할 뿐이었다. 이번 한국타이어 주주총회에 참석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조현범 회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조 회장이 사임하지 않는다면 한국타이어 이사회가 조 회장을 해임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 화재사고를 비롯하여 각종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공개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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