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집배현장을 바꾸자!
적정인력충원을 위한 국회토론회 열려
2016년만 해도 집배원이 5명이나 죽었다. 그 중 4명은 업무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그 자리에서 사망하거나 며칠 뒤에 사망했다. 집배원들은 보통 외근업무가 많아 교통사고가 많이 날 것이라는 예상과 대비되는 결과이다. 집배원당사자를 포함한 관계자들은 장시간 노동이 가져온 뇌심혈관계 질환일 것이라고 의견을 모은다. 더불어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력충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집배노동조합, 추혜선의원, 이정미의원이 주최한 ‘집배원 노동시간문제해결과 적정인력 화보를 위한 국회토론회가’ 지난 10월 2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제1간담회실)에서 열렸다. 공공운수노조 김진혁 조직쟁의부실장이 사회를 보고 이진우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이 발제를 했으며 우정사업본부 박상태 우편집배과장,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박용원 노무사, 전국집배노동조합 김효 정책국장이 토론을 맡았다.
집배원 뇌심혈관계질환 발병률 19배
박용원 노무사는 토론문을 통해 ‘집배원의 업무시간은 뇌심혈관계 질병의 인정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수치로 이미 잠재적인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진우 연구원은 발제문에서 ‘집배원노동자의 노동은 △주 60시간 이상 노동으로 뇌심혈관계질환 4배, △하루 11시간 이상 노동으로 심근경색 2.9배, △주당 5시간 이상의 초과노동으로 5년 이내에 사망 가능성 2배 이상,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뇌심혈관계질환 2~3배 증가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반 노동자에 비해 뇌심혈관계질환의 유병률이 19배 높게 나타난 결과는 결코 과장이 아니며, 오히려 공무상요양이나 산재승인을 받지 못하고 은폐된 사례들까지 고려하면 더 많은 집배원 노동자들이 뇌심혈관계질환으로 고통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무료노동 은폐하는 우정사업본부 비판 받아야
이진우 연구원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출퇴근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하루에 약 한 시간씩 꾸준하게 무료노동이 발생한다.’면서 노동시간을 의도적으로 은폐하여 적은 인력으로 집배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우정사업본부를 비판했다. 박용원노무사 역시 초과근무와 관련하여 실제 출/퇴근 시간과 인정된 출/퇴근 시간이 다른 점을 꼬집었다. 특히 시업과 종업시각이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달리 인정되고 있는 점을 들어 ‘초등학생도 보는 것과 실제 일하는 것이 다른 것을 안다’며 우정사업본부의 임금체불 유도정책을 비판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 김효 정책국장 역시 ‘2015년 배달 업무 표준항목의 대대적 수정 이후 현장과 괴리된 소요인력 산출이 나오고 있으며 관리자들 역시 불신하고 있다.’며 수정항목에 대하여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자면 같은 구역이라도 예전에는 32분으로 나오던 통계가 항목 수정 이후 17분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박상태 우편사업집배과장은 인력산출의 근거가 되는 집배부하량의 문제점을 인정하며 시정 중에 있으며, 11월에 대대적인 공개과정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초과노동문제에 있어서는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도 있다.’며 집배원들의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시간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집배원들의 초과근무신청을 받아주지 않아 노동시간을 은폐하는 관리자에 대해서는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니 신고를 하면 철저하게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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