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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먼저 찾은 그 맛, 한살림 김장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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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먼저 찾은 그 맛, 한살림 김장무

익명 (미확인) | 월, 2016/10/24- 15:35
한살림 하는 사람들 

 

겨우내 그대 밥상에 오를 옹골찬 가을맛

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이명환·신순애 생산자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7)

“친환경만 따지면 논은 한 1만1천평, 밭은 3천평쯤? 남들 다 하는 정도지 뭐.”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이명환 생산자이지만 쌀을 비롯해 땅콩, 마늘, 고구마, 생강에 김장무까지… 십여 가지 작물을 일 년 내내 한살림에 내는 그의 내공이 변변찮을 리 없다.

“한 선생님에게 배워도 일등이 있고 부진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같은 작물을 심어도 아주 잘 자라게 하는 이가 있는데, 바로 그런 사람이여.”

한살림에서도 내로라하는 정광영 생산자가 서슴지 않고 ‘농사의 달인’이라고 인정할 정도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환갑이래도 제일 어리니까 내가 나서야쥬.”

나이가 많아 농사일이 힘에 부치는 공동체 식구들의 논밭을 제 것처럼 책임진다.

“이짝 이랑으로 올라서. 그래야 나랑 키 바란스가 맞지”

키가 작은 아내가 혹시라도 볼품없이 나올까 설 자리를 계속 잡아준다. 논과 밭에서, 공동체와 가정에서. 앞장서 일하면서도 젠체하지 않는 그 모습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느 요리에서나 진맛을 이끌어내는 무와 꼭 닮았다.

 

이달의 살림 물품 

 

벌레가 먼저 찾은 매콤들큼함
한살림 김장무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59)

아삭!! 가을이 씹혔다. 밭에서 막 뽑은 무의 겉껍질을 이빨로 살짝 벗긴 후 한입 슥 베어 무니 특유의 들큼함이 입안을 맴돈다. 손바닥을 갓 넘은 크기에 아직 밑이 덜 들었다고는 하지만 계절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워뗘? 익으려면 안즉 멀었지만 슬슬 맛이 나제? 당진 무는 배랑 맛이 똑같당께.” 자신감과 농담이 절반씩 섞인 신순애 생산자의 말에 피식하는 웃음이 절로 난다. 아무리 다디달다 해도 어찌 무 맛이 배와 같을까마는 얼얼함 속에 느껴지는 시원한 맛은 확실히 배 못지않다. 속이 든든하고 목마름이 금세 가시니 나들이 갈 때마다 챙겨가고 싶을 정도다. 달고 저장성이 좋아 몇 년 전부터 김장무로 심었다는 청운무 품종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추수 탈곡(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4)

이명환 생산자가 추수 탈곡하고 있다

당진 매산리공동체에서 김장무를 내는 곳은 총 세 농가. 각자의 밭에서 열심히 기른 무와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가꾸는 공동밭에서 내는 것을 함께 출하한다. 여러 사람이 밑천을 모아 동업하는 장사를 ‘얼럭장사’라고 한다는데, 저마다 추렴해 마련한 밭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려 일군 농사이니 말 그대로 얼럭농사다. “공동밭의 소득? 서울 모임 있을 때 차도 빌리고, 회원들끼리 회식할 때도 쓰고 그러제. 농사 배우러 연수도 많이 다녀왔어.” 공동체가 함께 일군 밭의 소출이 다시 공동체를 키워가니 또 하나의 농사, 그것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농사다. “어찌된 게 각자 키운 무보다 여기 께 더 좋아. 자기 밭은 그렇지 못해도 여기는 오며가며 계속 들여다본다니께.” 공동체 회원들이 수년간 애지중지하며 일군 질땅을 바라보는 정광영 생산자의 눈에서 뿌듯함이 읽힌다.

 

땅과 함께 짓는 농사

 

매산리공동체의 김장무 출하 시기는 11월 셋째 주로 매년 비슷하다. 두 달 반 가량의 생장기간을 감안해 9월 초에 씨를 뿌렸다. 무를 재배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땅심이다. 아예 한두 해씩 묵히며 연작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넓지 않은 밭 사정상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한 밭자리라도 여러 작물의 자리를 매해 바꿔가며 돌려짓기를 한다. 이명환 생산자가 올해 김장무를 심은 밭자리에는 지난해 생강이, 그 전해에는 감자가 자라고 있었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

매산리공동체의 공동밭에서 자라는 김장무는 여느 무보다 크고 실하다

거름을 잘 주는 것도 땅심을 기르는 데 중요하다. 생육기간이 짧은 무는 웃거름을 여러 번 주기보다 밑거름을 많이 주는 편이 좋다.

 

자재를 공동으로 사서 함께 뿌리는 매산리공동체가 밑거름으로 주로 이용하는 것은 유박과 트리플이다. 새의 배설물과 천연 광물질을 혼합해 만들어 햇빛만 닿아도 잘 녹는 트리플은 왕성한 성장이 필요한 생육 초기에, 콩깻묵, 쌀겨, 유채 등의 찌꺼기로 만들어 미생물에 의해 느지막이 분해되는 유박은 생육 후기에 작용해 김장무의 성장을 돕는다. “밭을 갈기 전에 유박과 트리플을 섞어서 뿌려놓고 로터리 친 후에 일주일 정도 있다가 씨를 뿌리면 따로 웃거름을 안 줘도 잘 자라. 무가 원체 그 전에 심었던 작물의 거름까지 잘 빨아먹응게.”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9)-1

이명환 생산자가 김장무를 뽑고 있다

뿌리채소인 무는 모종을 옮겨심지 않고 씨를 직접 뿌린다. 참 농부는 하늘 나는 새와 땅속 벌레, 그리고 자신을 위해 세 개의 씨앗을 심는다고 하는데 그는 아예 한 구멍에 대여섯 개씩 넣는다. 기계를 쓰지 않고 사람이 하나하나 넣다보니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허리 수그리고 김장무 심다 보면 대근혀 죽제. 그래도 워쩌겄어. 손으로 해야 제일 확실한디. 그냥 바짝 엎드려 심어야제.” 신순애 생산자가 허리를 두들기며 앓는 소리를 한다. 다행히 올해는 파종시기에 비가 와서 따로 물을 주는 수고를 덜었다. 씨 뿌릴 때뿐이 아니다. 여름에는 그렇게 기다려도 안 오던 비가 김장무가 쑥쑥 자라야 하는 시기에는 때에 맞게 와주었다. 올해 김장무의 작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45)

대부분 황토흙인 당진 땅의 토질도 김장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 나가기 편한 황토흙은 무를 비롯해 고구마, 당근, 땅콩 등 뿌리채소를 키우기에 알맞다. “비가 오면 (흙이) 신발에 하도 달라붙어서 장화가 아니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여. 모래흙에서 키우는 무랑은 아무케도 맛이 다르겄제.” 지난해 한살림에 김장무를 낸 생산지 중 계획량 대비 공급량이 가장 많은 매산리공동체다운 자부심이다.

 

벌레가 먼저 알아보고 찾는 그 맛

수확일은 아직 달포나 남았지만 매산리공동체 식구들은 올해 이미 김장무 맛을 봤다. 그것도 두 번이나. 김장무는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와 5~6장 나왔을 때 한 번씩 솎아낸다. 처음 솎아낸 이파리는 겉절이를 담거나 데쳐서 나물 또는 샐러드로 이용하고 두 번째 솎아낸 것은 작달막하게 자란 뿌리까지 함께 열무김치처럼 담가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솎아먹는 재미 땀시 (구멍마다) 다섯 개 심을 걸 열 개 심기도 혀. 지져 먹어도 맛있고 된장국에 넣어 먹어도 맛있응께.”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1)

이야기를 나누며 잠깐 걷는 동안에도 김장무밭에는 하얀 배추흰나비가 지천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진록색 무밭을 나는 순백의 나비를 보며 무심코 “와~ 예쁘다”라고 했더니 신순애 생산자가 눈을 흘긴다. “이쁜 게 이쁜 게 아녀. 보기만 해도 진저리 나는디. 저 벌레들을 다 우짠데.” 나비가 무청 사이사이 연한 부분에 낳은 알은 5~6일이면 깨어나 청벌레가 된다. 가을 작물인 김장무는 병보다 충의 피해가 큰데 그중에서도 청벌레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무청을 갉아 골치를 썩인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9)

잎줄기와 같은 방향으로 있는 녹색의 청벌레를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너무 심하면 흙살림에서 나오는 청달래 같은 걸 뿌리기도 하는데 거의 손으로 잡어. 오며가며 한 열 번은 잡아줬는데도 숨어서 갉는데 아주 골치여. 여거 좀 봐. 우리 무가 맛있긴 한가봬.” 정광영 생산자의 손끝을 따라가 보니 구멍이 송송 뚫린 무청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맛있는 것은 벌레가 먼저 알아본다는데 올해 당진의 김장무의 맛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혹시라도 구멍 난 무청을 달고 있는 김장무를 받는 조합원이 있다면 오히려 기뻐해야 하리라. 자연에서도 제일 무맛을 잘 안다는 기미상궁 청벌레가 인정한 맛이니.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김장무에 따라붙은 또 하나의 선물 

무시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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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김장무는 무청이 달린 채 공급된다. 무 끝부분이 달린 채로 잘라 지저분한 겉잎을 떼어내고 끈으로 엮은 뒤 바람이 잘 부는 그늘에서 말리면 이듬해 봄까지는 넉넉히 먹을 무시래기가 된다. 구수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시래기국, 시래기나물, 시래기볶음 등 활용도가 높다. 바짝 말린 무시래기를 한꺼번에 삶은 다음 물기를 꼭 짜 한 끼 분량씩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해두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아예 살짝 삶고 나서 말려도 좋다. 부피도 줄어들고 식감이 연해진다는 이유로 후자를 추천하는 이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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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이승연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요즘이다. 올해의 거사 중 하나였던 ‘이사’는 얼렁뚱땅 진행되어버렸다. 이사하면서 아이 방도 새로 꾸며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가구 구경 다니는 사치도 누릴 수 없었다.

첫째가 당분간 유치원에 가지 않아 아이 둘과 함께 집콕이 계속되다 보니 이사하기 전 짐 버리기, 이사 후 짐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찜찜한 날들이 이어졌다. 낯선 동네에 와서 집에서 아이 둘과 온종일 있으려니 머리도 지끈거리고 우울함이 밀려왔다.

해야 할 일을 다음으로 계속 미루고 그냥 하루하루를 때우는 날들, 그런 날들의 한가운데서 둘째 아이의 피부가 심상치 않아 보여 소아과를 방문했다.

“어머니, 이거 농가진이에요. 심하면 입원까지 해야 할 수도 있는 거예요. 왜 이제 오셨어요? 이렇게 심하게 돼서 오는 분은 없는데요. 제가 다 놀랬네요.”

나보다 더 호들갑을 떠는 의사의 꾸지람에 가까운 진단을 듣고 보니 그제야 둘째 목에 생긴 시뻘건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어린 게 얼마나 아팠을까. 무심한 엄마 때문에 고생하는 5개월 된 둘째가 측은해서 나도 모르게 기저귀를 갈다가도 분유를 먹이다가도 ‘에구, 미안해’하고 연거푸 사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있던 첫째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흥, 엄마는 왜 나한테는 미안하다고 안 해? 내 공책도 찾아준다고 해놓고 안 찾아주고, 나랑 놀아준다고 해놓고 있다가~있다가 하고만 말하고. 언제 내 말 들어줄 건데~~~”

그냥 미안하다고 하고 아이를 안아주면 될 걸 나도 모르게 첫째한테 화를 냈다.

“엄마가 놀고 있니? 엄마도 지금 해야 할 게 많은데 못하고 있잖아. 좀 기다려! 이제 혼자 좀 놀면 안 되니! 너 자꾸 울면 반성문 쓰라고 한다.”

내 안에 쌓인 스트레스를 첫째한테 쏟아놓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내 휴직은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은 많은데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답함.

그리고 평소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삼시 세끼 아이 끼니를 챙기고 어질러진 집을 치우는 노동을 지속해서 반복해야 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휴직을 하면서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아이와 실컷 놀기’ 아니었던가! 일할 때는 할 수 없었던 소소한 것들 해보기, 이를테면 맛있는 요리 함께 만들어서 먹기, 일상 속에서 소소한 사진 찍고 그림 그리며 추억 만들기 뭐 이런 거 아니었나? 또 휴직 중이 아니었다면 불안해하며 아이를 긴급 보육으로 유치원에 보내야 할 뻔했는데 다행인 거 아닐까.

머리로는 하루하루 시간이 아깝다고 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기보다는 흘려보내기에 바빴다. 아이들 밥 챙기고 놀아주느라 스트레스라고 말하면서도 하루 한 끼는 꼭 빵, 인스턴트로 대신하며 평소보다 더 대충 차려주고, 실질적으로 아이와 마주 앉아 온전히 놀아준 시간은 하루 한 시간도 될까 말까 했다. 거기다 둘째는 자주 씻기고 살피지도 못해서 전염병에 걸리게까지 하고 말았다.

반성문을 써야 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다. 언행불일치,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나. ‘바깥’의 상황을 탓하느라 내 ‘안’을 들여다보지 못한 어리석은 나.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하고 어려운 것인지 알면서 우습게 생각한 나.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날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나. 약자인 아이에게 화를 내고 설득력 없는 말로 합리화하려는 엄마라는 이름의 나.

무슨 말을 하다가 첫째가 그랬다.

“엄마 오늘 무슨 요일이야? 유치원에 안 가니까 오늘이 주말인지 언제인지 모르겠다.”

“엄마도 그래. 오늘 날짜도 모르겠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네.”

“맞아. 밖에서 놀지도 못하고 놀이터도 못 갔는데 하루가 너무 빨리 가서 싫어. 근데 엄마! 그거 알아? 하루가 하루를 만든다? 어~그러니깐 오늘이 내일을 만들고 또 하루를 만드는 거지.”

다른 생각을 하다가 아이가 하는 말에 대충 대꾸를 해줬는데 생각해보니 참 그럴싸한 말이었다. 하루가 하루를 만들다니! 도대체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는 거지? 7살 딸아이도 오늘 하루하루가 쌓여서 내일이 되고, 이런 일상들이 차곡차곡 모여 또 하루를 만든다는 걸 알았나 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언 중의 하나.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힐 때, 다른 한쪽 문은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닫힌 문만 오래 바라보느라 우리에게 열린 다른 문은 보지 못한다.’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 글: 이승연 님

* 사진은 본문과 상관없는 이미지 활용 사진입니다.

화, 2020/06/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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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국내 5개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농상생 선결제 캠페인’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도농상생 선결제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산지의 안정적인 운영 및 고용 유지를 위해 진행합니다. 한살림을 포함 생협들이 연합회의 운영자금이나 조합원이 조성한 별도의 기금 등을 통해 농산물 구매자금 중 일정액을 사전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도농상생 선결제 캠페인
조합원이 선결제하면 생산자에게 선지급!

? 참여 기간: 6~7월 두 달간
? 참여 방법
1) 가까운 한살림 매장에서 선결제(카드, 현금 모두 가능)
2) 다음 날부터 선결제 금액으로 매장 이용
3) 소득공제 80% 혜택

목, 2020/06/11-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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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강경아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결국 그래도 사람이더라”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언제 이 상황이 끝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복지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곳곳에 변화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현재 복지관 휴관이 몇 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 요즘, 내가 종사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 또한 이용자와 대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에서는 멈춰있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어느 때 못지 않게 내부는 변화 흐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이용자에게 조금 더 정보가 피부로 닿을 수 있도록 그리고 만나고 있지 못하지만 항상 곁에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상을 통한 정보 제공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방법 중 일부이지만 이용자 분들도 평소 대면으로 주고 받던 대화와 정보를 영상을 통해 접하는 새로운 경험에 그리고 직원들의 노력에 따뜻한 메시지로 그 수고로움을 위로해주고 있다.

현재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이번 학기가 비대면 강의로 확정되고 나서 캠퍼스를 누리지 못한 큰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이런 시기에 전공 대표가 되면서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번 학기에 새로 입학한 신입생들에 대해 환영회를 해줄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다못해 수강신청 정보부터 신입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줌(ZOOM)을 통한 대면으로 인사를 나누고, 학교 정보를 공유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고자 하였다. 또한 그래도 입학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학교 기념 굿즈를 구성하여 개별적으로 직장이건 자택으로 우편배송하여 환영의 마음을 전하기도 하였다.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닿게 할까라는 생각부터 어떤 존재에 대한 애틋함이 더욱 생기는 듯 하며 잔인한 코로나19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결국은 사람이라는걸 느끼게 해주는 듯하다.

현재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마음을 담은 위로와 희망의 안부를 전합니다.

– 글: 강경아 님

월, 2020/06/1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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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를 앞두고 의료 리빙랩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의 400개가 넘는 리빙랩이 모인 국제적 연합체인 유럽리빙랩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이하 ENoLL)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COVID-19: Current actions preparing our digital societies for a post-COVID future)와 관련해 연속적으로 웨비나(자세히 보기)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열린 웨비나에서는 ‘의료시스템을 혁신하는 지역사회: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무엇이 남을 것인가(Communities innovating around the health system: the reaction to the COVID-19 emergency and what will remain)’라는 주제에 따라 세 명의 발제자들이 각 나라의 의료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과 리빙랩을 통한 시민의 역할을 논했습니다.


https://enoll.org/covid19/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현재 많은 매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사회에 관한 경고와 준비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빙랩에서는 시민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수요를 탐색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주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있는 만큼 이번 웨비나에서 소개된 의료 리빙랩 사례(스페인 갈리시아 의료리빙랩, 이탈리아 마드리드공과대학의 EIT 의료리빙랩, 호주 모던 에이징 글로벌센터)를 세 번에 걸쳐 연재합니다.

환자의 주체성에 기반한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Galician Health Living Labs)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은 스페인 북서쪽에 위치하고, 7개 의료 영역, 14개 병원, 500여 개 주요 치료센터, 3만 6천 명의 의료 전문가와 연구원을 잇는 최초 네트워크 의료 리빙랩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접근성 △효율성 △혁신 △지속가능성 등 4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민과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발제자인 호세 마리아 로메로(Galician Health Knowledge Agency ACIS – Galician Health Living Labs LABSAUDE)는 갈리시아 의료 리빙랩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응하는 리빙랩의 청사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적인 솔루션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실, 공감각 가상공간, 케어가든, 공동작업 공간 등 다양하고, 필수적인 의료 장비와 기술을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호세 마리아 로메로는 갈리시아 지역의 의료서비스의 경우 환경에 점차 적응하면서 서비스를 제공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적절한 의료 기반과 의료 전문가 간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공영역에서는 쉽게 제공되지 않는 자원을 제공하는 등 지역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혁신적인 생태계(innovative ecosystem) 마련을 강조했습니다. 혁신적인 생태계는 비즈니스 확산의 기회와 사용자 중심의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현재 갈리시아 의료서비스와 그 외 이해관계자 간 공동작업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쿼드러플 헬릭스(산∙학∙연∙관 네 개 기관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함께하는 긴밀한 협력을 목표로 하는 접근법: quadruple helix)’를 시행 중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환자 혹은 현장에서 현장의 최종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업의 혁신 네트워크 협업과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1) 65세 이상의 환자 혹은 만성질환 중장년층
65세 이상의 환자 혹은 만성질환 중장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이들이 의료서비스와 맺는 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인구 중 25%는 65세 이상이고, 이들 4명 중 1명은 만성질환에 시달린다고 예측됐습니다(the guardian 기사, 2018). 현재 고령화 이슈가 자주 제기되면서 이에 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2) 환자의 역량 증진
환자가 스스로 건강 및 의료에 관련한 지식을 습득하고, 자기 관리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환자에게 주체성과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3)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ICT 기술을 활용해 원활하게 원격진료 및 원격치료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을 대비한 원격진료에 관한 법안이 마련돼있지 않으며 많은 의료진이 원격진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The Conversation 기사, 2020). 특히 장애인, 노인 등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으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4) 로봇화와 가상현실
현재 환경에 맞춤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로봇화와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실험해야 합니다. 팬데믹에 따른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점 로봇의 사용 영역(The NewyYork Times 기사, 2020)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5) 입원 환경과 영향력
병원에 머무는 환자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치료를 더 용이하게 만드는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입원(거주)환자는 병원 서비스의 최종 이용자이므로, 의료체계에서 발견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이들의 경험과 참여는 필수적입니다.

6) 바이오 보안
동물이나 식물을 거친 질병의 확산을 막는 바이오보안을 비롯해 음식 등 다양한 영역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갈리시안 의료리빙랩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면서 각 주체들의 혁신적인 대안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는 데 열려있으며 최종 이용자인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노년층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혁신적인 대안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참고자료
ENoLL Webinar Series “Let us Tackle the COVID Together” https://enoll.org/covid19/

– 글: 정보라 경영지원실 연구원 [email protected]

목, 2020/06/1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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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김정아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희망 찬 종소리 울리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새하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입은 두 사람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기로 약속한 날, 우리는 2020년 3월 22일 13시 결혼을……하지 못했다.

우리는 3개월이라는 짧은 준비를 통해 ‘결혼식’이라는 큰 행사를 준비했다.

하객들을 생각해서 이왕이면 점심에, 여름이면 더우니까, 겨울이면 추우니까 그래서 봄을 선택했고 결혼식의 피날레는 음식이라 자칭하며 식대가 높더라도 결혼식장 맛집을 찾아 다녔다.

예랑(예비신랑)에게는 쿨한 척 ‘결혼식은 간단하게 하자!’라고 이야기 했지만 청첩장을 손수 만들고, 스튜디오 촬영에 서브작가를 투입시키고 단기간에 일과 결혼 준비를 병행하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름은 깊어졌다.

양가 스케줄을 고려하여 잡아 둔 결혼식이라 날짜를 쉽게 변경 할 수도 없고,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 결혼식을 진행하더라도 손님을 초대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초대받은 하객들은 축하하러 올 수도 없고, 안 올 수도 없는 그런 애매한 시점에 우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악화되는 상황 속에 우리는 결혼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식 연기, 취소를 진행하면서 위약금을 개인들이 전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뉴스로 접했지만, 우리와 계약한 웨딩홀, 여행사, 드레스샵, 메이크업샵, 한복집은 위약금 없이 연기를 진행해주었다.

안전하고 건강한 결혼식을 올리라고,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에게 바닥난 체력을 충전시키라고, 더 살라고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나의 결혼식 날짜.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기 시작한 지난 2개월.

우리의 결혼식 날짜는 바뀌었지만, 예정이었던 날짜부터 함께 지내기로 했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각자 자라온 인생과 생활 패턴, 습관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우리는 빠르게 적응해 갔고 가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간혹 설거지 할 때 퐁퐁을 엄청 많이 쓴다든가, 치약을 칫솔 처음부터 끝까지 짠다든가, (이런 행동은 내 생각에는 ‘낭비’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잘 맞춰가려는 배려심으로 미리 부부로서 연습하고 있다.

물론 이 상황이 즐겁거나 해피하지는 않지만 코로나라는 악재에 대한 상황에 대해 코로나 때문에 가 아니라 코로나 덕분에 라고 코로나의 상황을 이해하며 긍정적은 마인드를 꺼내 극복하고자 한다.

2020년 가을 그리고 겨울에는 마스크를 벗는 날을 기대해보며 우리 모두 파이팅!

– 글: 김정아 님

월, 2020/06/2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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