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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머금은 귀한손님 동백오일

지역

가을바람 머금은 귀한손님 동백오일

익명 (미확인) | 목, 2016/10/13- 10:35

[궁금했던 그 물품]

가을바람 머금고 찾아온 귀한 손님 ‘동백오일’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 마라. 누구를 괴자고 머리에 기름”(강원도아리랑 中) 머리카락에 윤기와 광택을 준다고 하여 예로부터 여인들이 머릿기름으로 애용하던 동백오일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한살림 조합원이 지난해 가장많이 찾은 화장품은 페이스동백오일로 6만병이 넘게 공급되었다. 1만 5,000여 병이 공급된 바디동백오일을 비롯해 동백비비크림, 립밤 등까지 감안하면 동백오일은 한살림 화장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재료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넘치는 사랑을 받는 동백오일은 어디서 자라고 어떻게 가공되어 우리에게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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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자라는 동백나무

동백나무는 부산, 제주 등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서 주로 자라지만, 쓰임새에 비해 생산량이 많지 않아 대부분 수입된다. 한살림 화장품에 쓰이는 동백오일은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동백마을과, 같은 읍의 위미리가 동백의 주된 채집장소다. 동백마을 주민들이 함께 가꾸고 있는 동백나무군락지에는300~400세는 족히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서로의 어깨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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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갈색 씨앗 품고 땅으로 몸 던지는 동백열매

9월 말이 되면 동백나무 사이사이로 살구만한 열매들이 가득 들어찬다. 묵직해진 열매들로 나뭇가지가 휘청이는 10월, 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껍질이 터지며 땅에 떨어지기 시작한 열매를 비집고 암갈색 씨앗들이 예닐곱 개씩 고개를 내민다. 마치 밤송이 사이로 얼굴을 보이는 알밤을 보는 듯하다. 이때만을 기다렸던 마을 주민들은 저마다 큰 포대자루를 들고 와 열매, 씨앗 할 것 없이 잔뜩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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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정성껏 말려 마음과 함께 모은 동백씨앗

제 힘으로 나온 씨앗은 따로 모아놓고, 몸 열어줄 기미 없는 열매는 절구로 짓이겨 씨앗을 챙긴다. 고이 펼쳐놓은 포대자루, 돗자리 위로 얇게 펴 햇볕에 말린 씨앗을 한 곳에 모은다. 한살림 동백오일을 만들기 위해 주도적으로 동백씨앗을 모아주는 이가 마을마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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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러 짜내고, 가라앉히고, 맑게 걸러낸 동백오일

동백씨앗은 한살림 화장품의 원재료를 생산하는 바이오스펙트럼에서 동백오일로 탄생한다. 한살림 생들기름을 짜는 것과 동일한 형태의 착유기에 씨앗을 넣으면 압착되며 샛노란 원유가 흘러나온다. 원유를 2~3일간 자연적으로 침전시킨 후 윗부분의 기름만을 분리해 활성탄과 활성백토를 이용하여 탈색. 탈취과정을 거친다. 오일필터를 통해 마지막으로 남은 불순물을 걸러내면 한살림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는 맑은 빛깔 동백오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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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친화력 최고! 동백오일 담은 한살림화장품

동백오일은 피부 성분과 유사한 성질을 지녔다는 올레인산과 피지의 주성분인 팔미틴산을 품고 있어 자극이 거의 없고 피부에 빠르게 흡수된다. 끈적임이 거의 없고 보습효과가 뛰어나며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있어 화장품 원재료로서의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페이스동백오일, 바디동백오일, 동백꽃 수분쿠션(2종), 동백비비크림(2종), 립밤, 남성로션, 남성스킨 등 동백오일을 이용한 한살림 화장품은 7종. 하나같이 조합원 만족도가 높은 물품이다. 갈수록 쌀쌀해지는 날씨, 거칠해진 내 피부에게 재배부터 가공까지 믿을 수 있는 동백오일로 만든 한살림 화장품을 선물하면 어떨까.

 

 

믿을 수 있는 오일로 찾아갑니다 
바이오스펙트럼 김청룡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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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씨앗은 어떻게 수매되나요?
제주도에는 동백나무군락지가 몇 군데 있는데 저희는 제주 동남쪽에 있는 동백마을과 위미지역 동백씨앗을 주로 수매해요. 예전에는 매년 10톤 가까이 모였는데 요새는 3~4톤도 수급하기 어려워요. 동백오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화장품 대기업들이 동백씨앗을 쓸어 담기 시작하니 값은 계속 올라가고 그만큼 수급량은 떨어지고 있어요.

동백씨앗 수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니 걱정이네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3년 전 동백농장을 만들었어요. 아직은 묘목이지만 올해부터는 조금씩 열매가 맺히더라고요. 5,000주 정도 심었는데, 나무당 1kg씩만 나와도 매년 5톤씩은 확보 할 수 있으니 몇 년 후부터는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생산한 동백오일은 어떻게 한살림에 오나요?
동백오일을 만들 때마다 한살림의 화장품 생산지인 스킨큐어 (옛 더미스킨)로 공급합니다. 그곳에서 동백오일을 다른 물질과 혼합해 한살림 화장품으로 만들죠.

한살림 조합원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가 만든 동백오일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살림 화장품으로 쓰이는 동백오일은 우리 제주에서 자란 동백으로 전통방식에 가깝게 만들었으니 완전히 믿고 이용하셔도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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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고구마술 담그기 체험 모집]

 

원주공동체 이규옥 생산자와 함께 단양주 ‘자색고구마술’ 담그기 체험을 진행합니다.

한살림 유기쌀과 유기자색고구마를 이용해 원주 특산주로 개발 중인 자색고구마술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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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가족 친지 모였을 때 단양주 한 잔 어떠세요?

 

– 일시 : 2017년 1월 10일(화) 2시~5시

– 장소 : 조합원활동실 ‘모월산’ (단구동 천매사거리)

– 인원 : 10명(선착순)

– 신청 및 문의: 070-8228-4710(사무국)

 

한살림원주 홈페이지
월, 2017/01/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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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⑪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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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 저희 보고 앞으로 사회 나가서 이웃의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봤습니다. 저희가 왜 그래야 하나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전한, 어느 서울대 신입생이 했다는 말이다. 지난 2월 정년퇴임하기까지 25년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한 윤 전 장관은 최근 9년 동안 일종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신입생 세미나’에 꾸준히 참여했다. 여기서 신입생들을 만날 때마다 “서울대 학비가 싼 것은 네가 배운 것을 공동체를 위해 쓰라는 뜻이다”, “잘 배워서 이웃을 위해, 세계 시민을 위해 사용하라”는 말을 해 왔는데, 한 학생으로부터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 말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윤 전 장관은 “그 학생 잘못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게 가르쳐 온 어른들의 생각 속에 ‘낙오되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고 이는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의식’이 사라진 결과”라는 해석이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으로 기획한 ‘시대정신을 묻는다’ 시리즈의 마지막 인터뷰를 위해 지난 4월 14일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윤 전 장관을 만났다. 지난 10회의 인터뷰 동안 한국 사회를 진단해 온 것에 한반도의 외교적‧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분석, 통일에 대한 관점을 더함으로써 시리즈를 마무리하고자 한 것이었다.

‘같이 잘 살자’는 의식 없어진 한국 사회

인터뷰는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의 진행으로 두 시간 이상 이어졌다. 그중에서 위의 내용을 가장 먼저 적은 것은 인터뷰의 핵심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바로 ‘공동체의식이 사라진 것이 한국 사회 여러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라는 의견이다. 통일과 교육, 복지, 정치에 대해 말할 때도 일관되게 ‘공동체 의식’을 중심에 두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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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갈등이야 있었겠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의 공동체로서 함께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식이 늘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 발전의 동력이었지요. 그게 서서히 약화되고, 사람들이 원자(原子)화돼서 개별 이익에 몰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도 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해체와 함께 윤 전 장관이 지적한 한국 사회의 문제는 ‘미래에 대한 준비 부족’이다. 그중에서도 한반도의 미래, 즉, 북한과 통일에 대한 준비 부족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북한 내부의 흐름으로 볼 때 체제 변화는 짧으면 5년, 길게 잡아도 10년 내에는 온다”고 전망하면서 “그때까지 정치적 구호로서가 아니라 정말로 통일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그 측면이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남북 관계에 일대 전환이 일어날 수 있는 시점을 ‘2018년 봄’으로 특정했다. 미국과 우리나라 대선이 연달아 있으므로 그때까지는 북한도 미국도, 또 우리로서도 입장을 유보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이 지난 2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함께 언론브리핑을 했을 때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진지하게 나온다면 평화협정 전환도 가능하다’고 분명히 말했지요. 미국 정부는 대북 제재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는 하지만 그 목표는 어디까지나 붕괴가 아니라 협상입니다. 2018년 봄은 전환을 시도해볼 중요한 시점인 것이죠.”

문제는 그 전에 예기치 않은, 의도하지 않은 남북 간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다. 그랬다가는 중요 시점을 허무하게 넘겨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장관은 “그때까지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남북 간 소통 채널이 끊어져 있기 때문이다.

“남북 당국자 간에 대화 통로가 어떤 형태건 열려 있어야 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충돌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자면, 북한 비행기가 우리 영공으로 날아온다 할 때 단순한 사고인지 도발인지 먼저 확인해야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게 정상적인 겁니다. 이 채널이 없으면 의도하지 않았던 사고도 양쪽의 오해로 상승작용을 거쳐 통제 안 되는 상황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입니다.”

“북한까지 공동체로 회복하는 것이 통일”

물론, 늘 예측 불가능성으로 무장하고 도발해 오는 쪽은 북한이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윤 전 장관도 “현재 남북 관계의 많은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 하에서 최선의 대북정책을 찾는 게 한국 정부의 몫인 것도 분명하다고.

“상식적이고 대화가 통하는 북한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렇지 않더라도 그때 그때의 도발에 흔들리지 않을 대북정책 기조를 세워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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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쉬운 것은 남북 주민 간 교류가 완전히 단절된 것이다. 윤 전 장관은 남북한 주민들 간에 서로 통합하려고 하는 힘을 ‘구심력'(求心力 : 원운동에서 원의 중심으로 향하는 힘)으로 표현했다. 이 구심력이 있어야 계속 더 만나고자 하는 의지도, 통일을 향한 내부 동력도 생기고 통일 이후 통합과정도 순조로울 텐데 그러지 못 해 남북이 물과 기름처럼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핵 위기가 있더라도 비정치적‧비군사적인 협력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의료‧보건, 환경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의료시설과 약이 부족해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다면 인도적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고, 환경을 위한 협력은 우리 국민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의 말대로 페니실린이 핵무기로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그런 노력이 없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철수’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취한 상황에서 다소 먼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윤 전 장관은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제재 공조를 위해 미국‧중국을 설득하려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개성공단을 열어두고 대북제재를 하자는 게 자기모순처럼 느껴졌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렇지만 “꼭 ‘영구 철수’라는 입장을 취하지 않아도, 우리의 요구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중단한다는 입장표명만으로도 효과는 동일하고 향후 활용할 ‘카드’도 마련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윤 전 장관이 제시하는 ‘일관된 대북기조’는 바로 ‘공동체 회복’이다. “김영삼 정부 이후 이미 우리 통일방안의 핵심 개념은 ‘민족공동체’였다”고 상기시키면서 “한국 사회의 공동체성 회복의 범위에 북한 주민까지 포함하고, 품어 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가능한 통일방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 윤 전 장관은 2013년 6개월 간 독일 베를린에 머물 당시 들은 내용을 전했다. 독일 통일에 있어서 1982년 당시 헬무트 콜이 이끄는 기민당 연립정부가 경쟁 정당인 사민당의 동방정책, 즉 동독을 비롯한 공산권과의 교류를 강조하는 정책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큰 계기가 됐었는데, 그 이유에 대한 것이다.

“당시 통일에 관여한 국회의원, 전문가들의 설명은 한결같았습니다. 기민당 정치지도자들은 아데나워 총리 이후 ‘서방정책’, 즉 우방인 서방 국가들과의 교류를 우선시 한다는 정책을 고수했지만 어느 순간 우방들의 주된 관심사는 통일이 아니라 현상유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동맹국이 중요해도 이렇게 입장이 다르다면 방향키를 돌려야겠다고 결단한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주인의식이겠지요.”

윤 전 장관은 “독일은 통일정책뿐 아니라 슈뢰더 총리 때도 경제 개혁과 관련해 과감하게 초당적인 결단을 내려왔기 때문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도 잘 버텨올 수 있었다”면서 “우리는 국가의 이익 앞에서 정당 이해관계를 초월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정치인들을 가졌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돈 많이 드는 통일 원치 않는’ 이상한 나라?

여기서 잠깐, 과연 통일은 한국 입장에서 ‘국가 이익’인 것이 분명할까? 한국 국민들도 주변 국가들 못지않게 ‘현상 유지’를 더 원하는 게 아닐까? 어느 정도일지 모르는 혼란을 감당하기보다는 그쪽을 택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싶어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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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윤 전 장관은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 전한 서울대 신입생의 질문과 다르지 않게 들렸던 것 같다. “지금 세대가 자라면서, 공부하면서 배운 것들을 생각하면 그런 생각들이 일반적일 수도 있겠다”면서 그는 독일 통일과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더 꺼냈다.

4년 전쯤, 독일 통일을 주도했던 인사 20명이 한국을 방문했고 독일의 권위 있는 주간지 ‘슈피겔’이 이들을 인터뷰했는데, 그들이 방한 후에 “한국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고 전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돈 많이 드는 통일은 원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게 이해가 안 간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한국보다 훨씬 앞선 자본주의 국가인 독일 사람들 눈에도 우리가 굉장히 비정상적인 겁니다. 한 나라가 유지해야 할 기본적인 가치, 공동체의 정신을 깡그리 잊어버린 상태에 와 있는 것입니다.”

윤 전 장관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 민족, 국가의 상태가 지극히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정상 상태로 돌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잘라 말했다.

“긴 역사 속에서 겨우 70년 동안의 남북 분단이고, 군사 대치 상황인데 이를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도 되는 것인가”라고 했고, “이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는 것은 내 손자손녀, 또 그 뒤 후손들의 행복을 당장 내가 편하게 살고자 희생시키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라고도 강조했다.

즉, 통일은 “비용 계산 이상의 근본적인, 정신적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통일 비용’에 대한 인식 자체에도 오해가 있다고 부연했다.

“통일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모두 우리 국민 세금으로 감당하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상당 부분은 국제 자본시장의 도입, 투자 등으로 충당될 수밖에 없지요. 우리가 내는 비용이 있다고 해도 중장기적인 ‘분단의 비용’, 즉 군비라든지 남북대결, 여러 사회적 비용, 예측 불가능성에 따른 비용과 비교해본다면 훨씬 작을 것입니다.”

교육 개혁과 복지 시스템은 연결돼 있다

이렇게 ‘경제적 이득’으로 설명해야 그나마 이해하는 한국 사회를 안타까워하면서 윤 전 장관은 그 원인을 1960~1970년대의 ‘개발연대’에서부터 시작된 ‘성장제일주의’에서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가난 극복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결과 경제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된 우리 사회에 ‘정신적 빈곤’이 남았다는 것이다. 특히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시장 만능주의의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이 현상이 한국사회 전반으로 확산됐고 양극화도 심화됐으며 그 결과 공동체 의식도 실종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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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문제는 교육 시스템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래 사회의 방향과 교육 현실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서 개편이 시급하다”고 윤 전 장관은 강조했다.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시키고 ‘공동체 의식’을 중심에 두는 교육이 하루빨리 회복돼야 한다고도 했다.

교육과 뗄 수 없는 부문이 ‘복지’다. 앞서 말한 ‘신입생 세미나’ 때마다 학생들에게 “뭘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좋아하는 걸 하고 싶지만 굶어 죽지 않고 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한다면서 윤 전 장관은 “현실에 대한 불안 때문에 학생들이 공무원시험, 로스쿨, 의대로 몰려 엄청난 에너지가 국가적으로 낭비되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걸 하다가 실패해도 선진 복지국가에서처럼 최소 2년은 소득의 70%는 보장받는다는 확신이 있으면 왜 그 길로 안 가겠습니까? 교육 시스템을 개혁하려면 복지 시스템도 바꿔야 합니다. 선진국을 보면 사회를 안정시키고 공동체 의식이 강하게 유지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복지 시스템입니다. 복지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사회적 통합도 공동체 의식 형성도 어렵고, 성장 잠재력도 끌어낼 수 없습니다.”

윤 전 장관은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서서히 기울어져 내려가다가 쇠퇴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령화 문제도 교육 문제도 뻔히 보면서 방치할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난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정치적 리더십이다. 개혁의 길목마다 막고 있는 기득권과 이익집단들의 영향력을 떨쳐 내고 미래 지향적인 결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국민들에 호소해서 증세도 설득해내야 한다. 다만 흔히 떠올리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은 아니다. 그런 구시대적 리더십은 문제를 심화시키기만 한다고 윤 전 장관은 말했다.

“한국 사회는 산업화와 국제 사회 영향으로 이미 다원적‧수평적‧개방적인 사회가 되었습니다. 1960~1970년대의, 비교적 단순한 농업 중심 사회나 초기 산업사회의 수직적이고 덜 개방된 구조와는 이미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정치적 리더십과 제도는 여전히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이지요. 이 간극이 오늘날 수많은 문제들의 근본 원인입니다.”

수평적, 개방적, 다원화 된 사회에서 정치적 리더는 수많은 이해집단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을 이끌어내야 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윤 전 장관은 “그것이 진정한 민주적 리더십”이라면서 “이것이 있어야 우리 사회의 욕구가 법과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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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 안전하고 자유로운 ‘운동장’을 만들어 주는 환경 조성자, 경제 활동의 공정한 룰을 집행하는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 개혁의 문제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현 정부는 ‘모든 규제는 암 덩어리’라는 입장이지만, 윤 전 장관은 “금지해야 할 것은 과거 정부 주도 경제발전 당시와 같은,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규제”라면서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한 규제, 특히 대기업의 반시장적 행위 등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고민하는 정치인 택하면 희망 있다”

인터뷰 내내 걱정과 안타까움을 주로 표현한 윤 전 장관이 유일하게 희망적으로 평가한 것은 지난 20대 총선 결과였다. “결과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면서 “지금처럼 가서는 안 되겠다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다만 새로 정치권력을 얻은 정치인들의 행보가 중요할 것이고, 이를 제대로 알리는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향후 2년 정도의 행보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다음 대통령 선택으로 연결될 수만 있다면 희망은 있다는 것이 윤 전 장관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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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공동체로서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정치인을 뽑는 것입니다. 눈앞에 정치적 이익과 자리 유지를 위해 뛰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를 보는 정치인, 정당을 골라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도 정치에 관심 있으면 열심히 준비해서 들어가라고 합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이것으로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 시리즈를 마칩니다. 6월 15일 서울시청 동그라미방에서, 그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정리하여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2016년 시대정신을 제시하는 ‘시대정신을 묻는다 결과 발표 간담회’가 열립니다. 추후 홈페이지를 통해 후기를 공유하겠습니다. 그동안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 시리즈에 관심 가져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화, 2016/06/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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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⑧ 재미있게 일하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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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원래대로 출근할 것입니다.”
최근 세계 최대 당첨금 액수로 유명한 미국의 ‘파워볼’ 복권 당첨자인 한 중년 부부가 NBC 방송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남편은 창고 관리자로, 아내는 병원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 돈으로 약 4,800억 원에 달하는 당첨금을 일시불로 받게 됐는데도 “직장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102살의 나이에도 유치원‧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요리와 바느질을 가르치는 미국의 ‘할머니 선생님’ 이야기도 최근 화제가 됐다. 이 선생님은 “이 일을 가능한 한 오래 하고 싶다”, “가르치는 일이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도 고된 일상을 주머니 속 복권 한 장에 대한 희망으로 이겨내고 있는, 어떻게든 빨리 일에서 놓여나야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하는 많은 직장인들은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이란, 금전적 여유가 충분하면 할 필요 없는 것일까? 두말 할 필요도 없이 그랬던 시절도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은 책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 4세기에 “만족과 보수를 받는 일자리는 구조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한 말을 전한다. 이후 2,000년 이상 이런 생각이 유지되다가 18세기에 이르러 신흥 자본가 계급인 부르지아지에 의해 “보수를 받는 일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태도가 나타났다. 이는 “결혼 안에도 로맨스가 있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었다면서, 알랭 드 보통은 책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일을 중심에 둔 것은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이 형벌이나 속죄 이상의 어떤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은 우리가 사는 사회가 처음이다. (중략) 직업 선택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 사귀게 된 사람에게도 어디 출신이냐, 부모가 누구냐 묻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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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어떤 직업을 원하느냐?’와 같은 뜻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그런 질문을 수없이 들으며 자란다. 어려서는 무작정 야구선수, 요리사, 연예인 등 ‘재미있을 것 같은’ 직업을 댄다. 주변의 시선과 인정, 부모님의 기대 등을 의식하면서 의사, 변호사 등 보다 현실적인 직업을 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역시 ‘개인의 삶은 포기해도 돈은 많이 받는’ 식의 기준을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니다. 기왕이면 사회에서 중요한 사람으로 기능할 수 있는 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일,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직업 선택의 요건에 늘 ‘적성’이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적성이란, 내가 그 일에서 재미를 느낄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일’의 조건에서 ‘재미’는 어디쯤 위치할까?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과 근무조건이 괜찮고, 인정과 존중이 있는 일이라 해도 ‘재미’가 없으면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일까? 여기서의 ‘재미’란, 어떤 의미일까?

‘구성원 즐겁게 해주기’ 전담팀 둔 기업

요즘 부러움을 사는 근무환경으로 ‘꿈의 직장’이라 통하는 기업이 몇 군데 있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직장’으로 자주 거론되는 기업 ‘㈜우아한형제들’을 찾아가봤다.
‘배달의민족’ 어플리케이션 개발‧운영업체로 더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바로 앞, 놀이동산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건물에 위치해 있다. 최근 몇 년간 정규직만 300명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하고,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배민프레시’, 맛집 메뉴를 배달하는 ‘배민라이더스’등 조직이 더 생기면서 지금은 본사의 옆 건물 일부도 사용하고 있었다.

이용화 피플팀장과 성호경 홍보팀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1월 13일 오전 찾아갔을 때, 이들은 옆 건물 지하의 식당으로 안내했다. 직원들에게 월요일 점심, 화~금요일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인데, 요리를 책임지는 쉐프 2명도 피플팀 소속의 직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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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팀은 인사팀의 다른 이름인가 했는데,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부서였다. 쉐프를 제외하면 총 5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구성원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주된 업무다.
“저희는 직원이 아니라 구성원이라고 불러요. ‘관리’가 아니라 ‘관심’이라는 말을 쓰고요.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저희 팀의 역할입니다.”

대표적인 업무가 구성원의 생일을 챙기는 것이다. 300명의 생일을 일일이 챙기는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닐 텐데, 그 수준도 회의 때 이름 불러서 문화상품권 주는 그런 정도가 아니다.
이 팀장이 “제가 최근에 받았던 생일 케이크”라면서 보여준 휴대전화 속 사진을 보니, 케이크 위에 ‘용’과 ‘꽃’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팀장의 이름(용화)에 맞게 구성원들이 데코레이션을 해준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일 맞은 사람의 특성에 맞게 케이크를 준비하고, 개성 있는 사진을 담은 포스터를 만들어 복도에 붙여 놓고 여러 사람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아서 전달한다.

생일날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하게 한다. 이것을 ‘지만가’라고 하는데 ‘지(자기)만 집에 가도 돼요’라는 뜻이란다. ‘지만가’는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 양가 부모님 생일과 결혼기념일에도 적용된다. 각 부서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도록 하는 것도 피플팀의 일이다. 부서장에게 일주일 전부터 날짜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조정해서 해당 일에 구성원을 일찍 퇴근시키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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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에는 전 직원 야유회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샵’ 행사가 크게 열린다. 2015년 9월에는 회사 전체를 피터팬 동화 속 네버랜드를 콘셉트로 꾸몄다. 이런 일은 피플팀원들끼리 할 수 없기 때문에 ‘자발적 노예’라는 이름의 봉사자를 모집한다. 자기 업무를 하면서 시간을 더 내서 참여하라는 것인데도 경쟁률이 상당하다. 지원 동기와 특기를 적어내도록 해서 이를 바탕으로 선발해야 할 정도다.

“내 아이디어가 채택될 때 제일 즐겁다”

이렇게 별도의 팀까지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구성원을 즐겁게 하는’ 이유에 대해, 이 팀장은 “경쟁이 치열한 업계다보니 발 빠르게 대응해야 될 상황도 자주 생기고, 야근도 자주 하게 되는데 구성원들끼리 친하고 즐겁지 않으면 어떻게 일하겠느냐”고 했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은 성과에 대한 압박, 내부 경쟁, ‘밀리면 끝장’이라는 공포 분위기를 활용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팀장은 “재치 있고 기발한 서비스, 광고, 이벤트 등을 계속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사업인데, 그런 문화가 내부에서부터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시키겠느냐는 생각도 깔려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말은 즉,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는 것이 이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건 어느 기업이나 알아요. 그렇지만 ‘소통하라’고 액자에 써서 온 사무실에 붙여 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탑다운’(top-down) 방식은 한계가 있어요. 뭔가를 진짜로 바꾸려면 아래로부터 문화를 만들어내고 유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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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업에서 중시하는 ‘재미’는 비단 이벤트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일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데 더 강조점이 있다. 사내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라는 포스터를 보면 “개발자가 개발만 잘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잘하면 회사는 망한다”,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나는 일의 마지막이 아닌 중간에 있다” 등 문구들이 눈에 띈다. 자기 업무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업무 전체를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일하라는 메시지다.

성호경 홍보팀장은 “구성원 개개인이 일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생각은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대학생 인턴은 ‘열정 노동’ 논란이 일면서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추세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여름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IT 개발자 지망생을 위한 ‘배민 개발학당’, 마케팅과 디자인 분야 지망자를 위한 ‘우아한 캠프’ 등이 진행됐는데, 처음부터 채용을 조건으로 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참여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성 팀장은 커피를 따라 줬던 종이컵을 들어 보이며, “여기 이 ‘나를 따르라’는 문구도 대학생 인턴 팀에서 디자인한 것”이라며 “현재 비즈니스에 사용되는 아이템”이라고 했다. 또 다른 팀은 대학들을 다니면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계단을 활용한 옥외 광고 아이디어를 내서 실제로 실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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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마칠 때 들어보면 ‘제일 즐거웠던 순간은 내가 낸 아이디어가 채택됐을 때’라고들 합니다. 조사하느라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고, 야근도 하면서 고생했지만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거지요. 그런 면에서 이 프로그램은 기업에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독특한 기업 문화가 알려지면서 견학을 오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성 팀장은 “제가 알기로는 젊은 기업, 특히 IT업계 기업들 중에는 기업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곳들이 꽤 많다”면서 “세대가 바뀌어감에 따라서 새로운 문화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초점이 ‘구성원에 대한 관심’이어야 하고, 아래서부터 문화가 생겨나야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공포 줄여야 재미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전자책 출판 협동조합 롤링다이스의 제현주 대표다. 최근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가진 책인데 ‘재미’의 측면에 대해 조금 색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대학 졸업 후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투자은행, 사모펀드 등을 거치며 누구 못지않게 치열한 시간을 보냈던 제 대표는 직장을 그만뒀을 때 “왜 그만뒀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 때마다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해 “재미없어서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독서 모임을 함께 하던 사람들과 협동조합을 만들었을 때도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돈을 벌겠느냐”, “무책임한 소리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제 대표는 “재미를 ‘쾌락’의 개념으로 생각해서 나오는 반응들이 아닐까 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재미는 이렇다”면서 네 가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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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활동 자체가 주는 재미다. 몇 시간이 잠깐처럼 느껴질 만큼 몰입해서 일할 때 느끼는 그런 재미를 말한다. 두 번째는 원하는 판을 짜서 일하는 재미다. 이것은 자기결정권의 문제라고 제 대표는 말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을 책임질 마음으로 일하는 것”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재미다. 이것은 두 번째 재미와 어느 정도 연결된다. “내가 원하는 판에서 일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재미는 때로 지루하고 괴로운 활동을 견뎌내고 남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재미다. 혼자 하거나 잘 맞지 않는 사람과 할 때는 재미없는 일도 맘이 맞는 사람과 합을 맞추면 재미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설명을 들으니 비로소 일의 ‘재미’라는 게 특정 분야, 특정 직업, 특수한 환경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보다는 ‘어떻게’, ‘누구와 일하느냐’, 얼마만큼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가지고 일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2012년 설립된 롤링다이스는 조합원 12명이 공동으로 책임지는 구조다. 처음에는 상근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각기 직업을 가진 12명이 일주일에 서너 시간씩 할애하면 한 명의 풀타임 직원이 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상근자 2명, 파트타임 직원 2명을 두고 있다.

제 대표는 “사실, 일은 언제든지 그만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 제일 재미있다”고 했다. 롤링다이스는 망하더라도 12명이 12분의 1 만큼 책임지면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큰 부담이 없었고, 그래서 재미있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무리 재미있던 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 될 때 싫어지게 마련이죠.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말도 있고요. 우리 사회는 직장생활이든 사업이든 자기 인생을 온전히 걸어야 할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오는 부담은 ‘공포’에 가깝죠. 공포를 느끼면서 동시에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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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대표는 마치 시시포스 신화에 나오는 돌 굴리기처럼 고된 노동을 그만둘 수 없게 하는 이유 중 첫째가 ‘생계유지의 공포’라면서 이 공포를 줄일 수 있어야 ‘일의 재미’를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자칫 돌을 놓치더라도 잠깐 손을 뻗어서 잡아줄 수 있는 존재가 옆에 있다면 공포는 줄어들 거예요. 그 존재는 동료일 수도 있고, 맞벌이하는 배우자일 수도 있고, 공동체, 혹은 사회복지일 수도 있어요. 그렇게 ‘굶어죽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기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겠죠. 그럴 때 일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회 구조와 의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못지않게 일하는 사람 개개인이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 당장 누릴 즐거움과 행복감이 있어야 사회 변화를 이끌 동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일이 즐거운 시대는 언제 올까? 혹시 이제 곧?

이야기를 마치고 나니, 밖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강원도 대관령에 집에 있고 서울을 오가며 일한다는 제 대표는 “조금씩 할 때는 뿌듯하고 재미있지만 혼자서 해야 하고, 꼭 해야 할 때 고되고 공포스러워지는 대표적인 일이 눈 치우기”라면서 웃었다.

책 ‘가슴 뛰는 회사’를 펴낸 존 애이브램스는 자신이 공동 창립한 미국의 건축회사 ‘사우스 마운틴’에 대해 “이윤보다 우선시해야 할 다양한 가치들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 중에는 ‘직원의 마음이 기쁜지, 생계는 잘 유지되는지, 서로 잘 배려하는지’ 등이 포함된다. 그밖에도 고객, 지역, 환경 등의 가치를 고려하는데, 그 이유는 ‘성공하는 회사가 되는 데 경쟁보다 협동이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4년 독일의 단체 ‘노동의 새로운 질을 위한 운동’은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라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7,444명의 근로자에게 일의 어떤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노동은 재미있어야 한다”(85%), “노동은 의미 있게 느껴져야 한다”(73%)는 대답이 고정적 소득(92%), 안정성(88%) 못지않게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책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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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연재 시리즈를 통해서 고용안정, 노동시간, 임금, 노동조합, 일과 삶의 균형, 존중, 그리고 재미와 발전까지 ‘좋은 일’의 측면을 나눠서 생각해 봤다. 매 회차마다 수만 명이 글을 읽었고, 함께 진행한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에는 1만 2,000여명이 참여했다. 그만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불만과 더 나은 일에 대한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또 아직 집계 중이지만, 기존 산업화 시대의 좋은 직장과는 다른 차원의 ‘좋은 일’에 대한 기대들이 상당수 눈에 띈다.

그러나 “직장이 놀이터냐”, “이것저것 따지는 사람을 누가 쓰겠느냐”, “놀 거 다 놀고 월급 받으려 하느냐” 등의 비판도 많았다. 이 글 밑에도 틀림없이 그런 댓글이 달릴 것이다. 고용주인 기업가들만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 매일 하는 일을 ‘의미 없는 밥벌이’라고 한탄하면서도, 우리는 왜 ‘원래 그런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을까?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꿈’을 묻고 ‘적성을 찾으라’고 하면서 어른이 돼서는 왜 다 잊어버리는 걸까?

어쩌면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 시대 이래로 아직 충분히 시간이 흐르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연애결혼’이란 건 상상도 못 했던 시절은 지나갔는데, ‘일은 즐거울 수 있다’, ‘좋은 일을 요구하자’고 생각하는 시대는 언제쯤에나 올까? 혹시, 지금 거의 도래했는데 깨닫지 못 하는 것은 아닐까?

이로써 8회에 걸친 ‘좋은 일’ 탐방은 끝났다. 1월 31일로 설문조사는 마감되며, 결과는 2월 중에 발표된다. 아울러, 자신의 일 이야기를 들려줄 세대별, 직군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층 인터뷰, 전문가들에게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대안을 묻는 토론회도 진행된다. 그 이후로도, ‘좋은 일’의 상(像)을 찾는 노력은 계속될 예정이다.

글 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이우기(사진작가)

화, 2016/01/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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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나게 해 드리고 싶어요
수육전골

일 년 내내 제멋대로 살다가도 5월이면 뜨끔해집니다. 연이은 기념일을 챙기다 보면 그동안 내가 가족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나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팍팍한 일상을 핑계로 내 잘못을 헤아리기보다 쉽게 다른 사람을 탓했던 마음에 미안함과 고마움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살아갈수록 절실히 깨닫는 것은 내가 누려왔던 것들이 누구의 희생과 노력 없이 그저 쉽게, 허투루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의 밥상을 차립니다. 하루 세끼의 밥상으로 음식이 곧 사랑임을 알게 해준 어머니와 삶의 테두리를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 나를 일으켜 세워준 가족이라는 이름. 좋아하시는 음식, 대접해 드리고 싶었던 음식 등을 떠올리며 정성담아 차린 밥상. 사람을 키우는 것은 사랑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잘 먹었다”라는 그 한 마디에서 전해지는 진심의 가슴 벅참을 다시 생각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미희 편집부

 

 

재료
한우국거리 300g, 한우스지도가니 300g, 부추 200g, 팽이버섯 1봉, 건대추 3~4알, 소금
[국물] 무 1/4개, 다시마 1조각, 양파 1개, 대파 1개, 마늘 5개, 통후추 10알, 건고추 2개, 미온 4큰술, 물 2L

 

 

방법
1. 한우국거리와 한우스지도가니를 찬물에 담가 약 2시간 정도 핏물을 뺀다.
2. 냄비에 국물 재료와 ①의 고기를 모두 넣고 센 불에서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1시간 동안 뭉근히 끓인다.
3. ②의 고기를 건져내 한 김 식히고 먹기 좋은 크기로 얇게 썬다.
4. 고운 체를 이용해 ②의 국물을 한 번 거른 뒤 소금간한다.
5. 전골냄비에 부추를 둘러 담고 가운데 ③의 고기를 소복하게 놓고 팽이버섯, 대추를 올린 뒤 ④의 육수를 부어 끓인다.
6. ⑤의 전골을 양파양념장과 함께 먹는다.
양파양념장 만들기
[재료] 양파 1개, 간장 3큰술, 물 1큰술, 토마토식초 1큰술, 미온 1큰술, 설탕 1작은술, 연겨자(또는 고추냉이) 1작은술
[방법] 1. 양파는 가늘게 채 썰어 찬물에 10분간 담가 매운맛을 뺀 후 흐르는 물에 헹궈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볼에 양파양념장 재료를 모두 넣고 섞은 후 ①의 양파를 넣어 버무린다.

 

 

요리 채송미 한살림요리학교 강사·사진 김재이
그릇 운틴가마 무쇠전골팬 대

 

화, 2016/05/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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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민관협치, 그런데.. “주민토론회는 왜 평일 낮에만 열리지?” “어린이나 청소년 의견은 안 들어?” “주민 발의 주민투표는 0건…” 뭔가 부족하다! 협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이 시민에게 말을 거는 방식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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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6/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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