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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이젠 날 꺼내줘요- 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헌법불합치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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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이젠 날 꺼내줘요- 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헌법불합치결정

익명 (미확인) | 화, 2016/10/11- 10:33

지난 9월 29일 헌법재판소는 보호의무자 2인이 동의하고 정신과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본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 즉 정신보건법상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도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습니다. 정신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신질환자라면 사회 안전을 위해 격리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가 이 제도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 제도가 현실에서 어떤 폐해를 양산해왔으며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김예원 변호사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헌법 위반!
- 정신보건법 제24조 헌법불합치 결정을 환영하며

[광장에 나온 판결] 헌재 2016. 9. 29. 2014헌가9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등 위헌제청(재판관 박한철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김예원 (변호사, 서울특별시 장애인인권센터)

-이 기고는 서울특별시 장애인인권센터의 공식의견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 대명천지에 강제입원이라뇨?
 
2013년 ‘그것이 알고싶다’는 거액의 이혼소송 중 전 남편 측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방영했습니다. 올 봄 개봉된 ‘날, 보러와요’라는 영화도 누군가에 의하여 대낮에 도심한복판에서 납치되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뒤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여성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되는 일이 불법 아니냐고요? 1995년에 정신보건법에 도입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 2016년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이라고 판단되기 전까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합법적으로 행해진 일이었습니다.

 

합법이라고 해도, 이렇게 끔찍한 일은 실제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요? 아닙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정신보건시설의 인권침해 진정사건은 약 만 여 건(해당 기간 전체 진정사건 중 18.5%)이었고, 2013년 정신보건통계현황에 따르면 국내 정신보건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총 80,462명 중 무려 73.1%가 이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도’ 때문이었습니다. 

 

보호의무자가 대체 누구기에 이렇게 많은 강제 입원이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정신보건법상 보호의무자는 ‘민법상의 부양의무자’ 또는 ‘후견인’입니다. 부양의무자는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하는 기타 친족(배우자, 혈족, 인척)을 뜻합니다. 부모님이나 자식, 남편과 아내는 떨어져 살더라도 부양의무자입니다. 삼촌, 외숙모, 시누이, 처형도 같이 살고 있다면 모두 부양의무자에 해당됩니다. 부양의무자나 후견인이 없을 경우에는 정신질환자가 살고 있는 곳의 시장·군수·구청장이 보호의무자가 됩니다. 

 

■ 강제 입원, 침해되는 기본권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병원 밖으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물론, 약물을 투여받고, 격리방(감금방)이라는 곳에서 제압복(체포복)이나 테이프에 몇 시간 꽁꽁 묶일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입원은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의 자의(自意)가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신보건법에는 ⓵ 보호의무자 2인(또는 1인)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입원필요 소견이 있을 때 행하는 입원제도(제24조), ⓶ 시장·군수·구청장이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보호신청을 받고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행하는 입원제도(제25조), ③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자로서 자신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큰 자를 발견한 사람이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얻어 행하는 입원제도(제26조), 이렇게 총 3개의 자의 불문 입원제도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정신의료기관은 환자 수용시 국가로부터 의료보장(의료급여 또는 건강보험) 급여를 받기에, 정신병원 입원 환자 수는 정신의료기관의 수익과 직결됩니다. 2014년 정신장애인지역사회통합 지원방안 연구에 의하면 정신요양시설 입소자의 대부분이 의료급여 대상자였습니다. 정신의료기관 또는 정신요양시설의 입원 환자 수가 줄어들면 해당 기관이나 시설의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 안에서, 피고용자인 전문의가 입원을 원하지 않는 환자의 마음을 볼 수 있을까요?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위 ⓵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도’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위헌 결정은 9인의 헌법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었음에도, 즉시 결정의 효력이 발생되는 ‘단순 위헌’ 결정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내려졌습니다. 갑자기 위 조항이 위헌이 될 경우, 지금 이 제도를 근거로 병원에 입원되어 있는 정신질환자들의 입원근거가 없어지는 법적 공백 상태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지요. 


■ 결정의 의미, 그리고 남은 과제들

 

헌법 제12조에서 말하는 신체의 자유는 ‘신체의 안전성이 외부로부터의 물리적인 힘이나 정신적인 위험으로부터 침해당하지 아니할 자유와 신체활동을 임의적이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합니다. 보호의무자에 의하여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되면, 일단 6개월 입원될 수 있고, 이후 법이 정한 갱신절차에 따라 6개월을 초과하는 계속적인 입원이 이루어 질 수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제도가 정신질환자의 신속한 치료 및 사회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도 적절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4가지 정도의 이유로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잃은 위헌적인 제도라고 판단했습니다. ㉠ 입원 형태가 실제로는 인신구속에 버금가는 수준임에도 전문의 1인의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입원을 할 수 있게 하는 점, ㉡ 현실에서 재산 탈취나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큼에도 보호의무자와 정신질환자 간의 이해충돌을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전혀 없는 점, ㉢ 다른 입원제도에 비하여 입원 기간이 너무 길어 격리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은 점, ㉣ 아무런 사전 보호절차 없이 일단 인신 구속을 하고, 입원 후에야 사후통지를 하는 등 절차적 합법성이 매우 부족한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이번 결정에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정신질환자의 자기결정권,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에서 비롯되는 인격권, 정신질환자의 법적 능력 관련 평등권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결정’은 사적인 사안에 대하여 공권력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입원은 많은 침습행위가 예정된 의료행위이죠. 그런데 이 제도는 입원하는 사람에게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배제함으로서 자기결정권 실현을 가로 막았습니다. 또한, 장애인권리협약 제12조는 장애인의 법적 능력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인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는 비장애인인 보호의무자 및 의학전문가가 정신질환자의 법적 능력을 배제하고 강제입원 시키는 방식으로 평등권을 침해했습니다. 이런 세세한 언급도 이 결정문에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결정은 ‘정신질환자’라는 명확하지 않은 법적 개념과 ‘전문의의 재량’이라는 모호함이 맞물려 벌어지던 비극적인 강제 입원을 막는 큰 걸음입니다. 따라서 그 의미만으로 크게 환영받아 마땅합니다. 혹자들은 이 결정이 강제적인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들의 적절한 치료를 막았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자의를 불문하는 나머지 2개(시군구청장에 의한 입원, 응급입원) 입원제도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이 나머지 제도들도 지난 5월 전부개정 된 정신보건법(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의 개정취지에 따라 차차 정비되어야 하겠지요.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하여 정신질환자에 대한 이 사회의 막연한 혐오가 없어지고, 정신보건을 사회방위적인 수단으로 여기는 낡은 시각이 개선되길 기대합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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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등은 후보자나 예비후보자가 후원회를 만들어 선거자금을 모집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예비후보자나 자치구의 구의회의원 예비후보자는 후원회를 가질 수 없습니다. 정치에 새롭게 도전하는 젊은 세대가 정당하게 선거자금을 모집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입니다. 이에 위헌법률심판이 제기되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지자체장 예비후보자 후원회 금지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도 자치구의원에 대해서는 합헌을 유지했습니다. 정치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이유, 풍족한 이들만 선거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의 탓도 있지 않을까요? 김정환 변호사(법무법인 도담)가 비평했습니다. 


 

젊고 가난한 정치신인에게 후원회를 허하라

[광장에 나온 판결] 지자체장 선거 및 자치구의원 예비후보자의 후원회 설립을 금지한 정치자금법 제6조 6호 헌법불합치 및 합헌 판결

헌법재판소 재판장 유남석 재판관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2018헌마301·430(병합)

https://drive.google.com/open?id=1pbDUTJTo8Wl9U52h3UTAIJUHs704Y0Cb" target="_blank" rel="nofollow">[결정문 보기 / 다운로드]

 



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055/682/001/32e6e... style="width:156px;height:200px;" />


김정환 변호사,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

 

 

 

선거의 시즌이다. 곧 다가올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예비후보자들이 활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출판기념회'이다. 선거에 나오시는 분들은 사람을 만나고 지역의 현안을 파악하느라 많이 바쁘실 텐데 언제 그런 고독하고 고요한 집필의 시간을 가지셨는지 여기저기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필자가 강의를 나가는 대학에 며칠 전 차가 가득 들어차며 주차요원들이 주차 정리를 하고 있기에 무슨 행사가 있는지를 물었더니 지역의 국회의원에 출마하고자 하는 분의 출판기념회라는 안내를 해주었다. 씁쓸했다. 책 판매를 빙자하여 정치자금을 모으고 세력을 과시하는 행사임이 명백한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선거를 준비하며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고 자신을 알린다. 정치신인들에게 "합법적으로 자신을 알리고 돈을 모으는"일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출판기념회도 합법이기에 어떻게든 많은 정치 신인들이 그러한 행사를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 정치지형에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젊고 가난한 정치 신인이 등장할 여지는 매우 적다. 기껏해야 각 정당이 기획하여 입당시키는 몇 명에 불과할 것이고 국회는 여전히 돈 많고 나이 많은 기존의 정치인들로 채워질 것이다.

 

2019년 12월 27일 우리 헌법재판소는 젊고 가난한 정치 신인에게는 불편한 결정을 하나 내놓았다. 그것은 자치구의 지역구의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는 정치자금법상 후원회 지정을 할 수 없다는 기존의 법이 합헌이라는 내용의 결정이었다(2018헌마301). 이 결정은 청구권자 중 한 명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였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청구하였던 광역자치단체장의 후원회 지정 불가 부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해 더 유명하다.

 

즉 헌법재판소는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는 국회의원선거보다 지출하는 선거비용의 규모가 크고 후원회를 통해 선거자금을 마련할 필요성 역시 크다는 것을 논거로 국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 및 그 예비후보자에게 후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자와 광역자치단체장선거의 예비후보자 및 이들 예비후보자에게 후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 보았다. 그러나 같은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자치구의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예비후보자와 그에게 후원하고자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후원회를 둘 수 없도록 하는 현재의 법이 합헌이라 보았다. 자치구의회의원의 경우 활동범위가 해당 자치구의 지역 사무에 국한되고 그에 수반하여 정치자금을 필요로 하는 정도나 소요자금의 양이 적기 때문에 후원회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정치는 나를 둘러싼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욕망에서 시작한다. 그러한 욕망은 지역의 아주 작은 부분부터 바꾸어 나가겠다는 각오로 시작될 것이다. 그렇다면 젊고 가난한 정치신인들이 주로 등장하는 무대는 국회의원이나 광역자치단체장이 아닌 자치구 또는 기초자치단체 의원선거가 될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의 의회에서 조례를 만들어 가며 공공성을 고민하고, 지역의 살림을 챙겨가며 예산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정치신인들이 많이 등장하여야 그들이 결국 다시 중앙 정치무대에 등장하거나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성장해 갈 것이다. 이러한 정치신인들이 자치구의회에 등장하기 위하여 거쳐야 하는 선거도 규모는 작지만 엄연히 우리나라의 중요한 선거이며 또한 많은 돈이 들어가는 선거이다. 선거는 결국 돈을 필요로 한다. 선거에 사용되는 돈이 투명하게 모금되어야 하고 지출되어야 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후원회 제도는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모금하고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고 그렇다면 젊은 정치신인들이 기초자치단체의 의회에 진출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후원회는 필요할 것이다.

 

자치구의 지역구의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는 정치자금법상 후원회 지정을 할 수 없다는 기존의 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사실 4인의 소수의견이었다. 5인의 다수 재판관은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본 조항을 위헌이라 보았다. 하지만 위헌정족수인 6명을 충족하지 못하여 합헌으로 결정이 났고 당분간 지방선거에 있어 가난하고 젊은 정치신인들은 여전히 후원회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필자는 법정의견은 아니지만 5인의 다수의견의 내용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 의견은 아래와 같다.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의 자치구의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에 관한 부분에 대한 인용의견 : 자치구의회의원선거의 경우에도 선거를 위해 선거사무소 설치, 기탁금 납부, 향후 선거 홍보 비용 지출 등을 위한 선거자금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자치구의회의원선거의 후보자에 대하여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것이다. 군소정당이나 신생정당, 무소속 예비후보자의 경우에는 후원회 제도를 활용하여 선거자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함은 자치구의회의원선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자치구의회의원은 주민의 개별적·이질적 그리고 다양한 의사와 이해관계를 통합하고 자치구의 의사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므로, 그 선거에 있어 그 후보자에게 후원회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후원회제도의 입법목적 및 철학적 기초에 부합할 것이다. 또한 자치구의회의원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염결성의 확보는 정치자금법의 관련규정 등으로 보장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국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와 자치구의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고 입법재량을 현저히 남용하거나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자치구의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에 관한 부분은 청구인들 중 자치구의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 및 이들 예비후보자에게 후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지역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가난하고 젊은 정치신인들에게도 정치자금법상 후원회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그들에게 후원회의 도움이 더 절실한 것 아닐까?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정치신인에게 후원회를 허하는 입법적 결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Judiciary&document_srl=147684...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화, 2020/02/0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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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노조할 권리'가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적 재벌그룹 삼성은 오랫동안 '무노조경영'을 고집해왔습니다. 그간 적지 않은 노동자들이 삼성 안에서 노동조합 결성을 시도해왔지만 번번히 삼성의 갖은 대응 전략에 실패해왔습니다. 그러나 작년 12월, 이런 삼성의 노조 탄압 행위에 대해 법원이 주요 임원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박다혜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가 판결의 의미를 비평했습니다. 


 

법원조차 '전례 찾아보기 어렵다' 삼성의 '헌법농단'

[광장에 나온 판결] 노조파괴를 넘어선 삼성의 헌법농단 단편(斷片)을 확인한 판결

삼성에버랜드 노조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 손동환 부장판사, 2019고합25 판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3부 유영근 부장판사, 2018고합557, 704, 756, 828, 918, 926, 927, 1025, 1045, 2019고합20, 442(모두 병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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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혜 변호사, 금속노조법률원

 


우리가 각자 속한 일터에서 자신과 동료들의 일상을 돌아보며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한민국은 노동3권, 그러니까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아니 상당히 자주 노동자로서 권리를 행사한다는 이유만으로 일터를 빼앗기거나 불법사찰의 대상이 되거나 심지어 목숨을 위협 당하는 일을 겪는다. 특히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한다는 것은 단언컨대 자신과 가족의 일상을 모두 거는 일이라고 많은 이들이 증언한다.

 

그동안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이러한 현실에 애써 눈감아 왔다. 대법원이 2016년 삼성에버랜드 부당해고 사건에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며 무노조경영 전략의 존재를 확인하였고, 국제노동기구(ILO)는 2017년 3월 삼성의 노조탄압을 '심각한 반노조 행위'로 규정하며 우리 정부에 결사의 자유 보장을 위한 조치를 하라는 등의 권고를 하였지만, 2018년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건 압수수색 과정에서 우연히 노조파괴 문건들이 담긴 하드디스크가 압수될 때까지 수사기관은 삼성의 변명을 그대로 주워 삼킬 뿐이었다.

 

이번 판결들에서 법원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 삼성전자 등 각 계열사 - 자회사 및 협력업체로 이어지는 노사전략의 실행 및 보고 체계가 존재함을 확인하며, 이 사건의 본질은 "삼성그룹 차원의 조직적 범행"이라고 밝혔다. 미전실은 회장 이건희, 부회장 이재용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각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미전실 인사지원팀 노사파트는 그룹 전체의 노사 문제를 다루면서 각 계열사 및 그 자회사와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주요 노사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무노조경영 방침을 구체화시켜 노사정책을 지휘·감독하였다.

 

검찰은 회장 직속 미전실에서 그룹 노사전략을 총괄하였다고 확인하고는 정작 최종의사결정권자에 대한 기소 없이 일개 노무담당 임원을 최고 윗선으로 보아 기소했는데, 법원은 미전실이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하기 위한 '복수노조 시행에 따른 대응방안' 문건, '회장님 경영철학 전파' 문건, 최지성 미전실 실장의 지시사항 등을 판결 곳곳에서 언급하면서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이건희, 최지성 등의 관여 정황을 밝혀두었다.

 

단결과 연대를 어떻게 박멸하는지 보여준 판결

 

삼성은 '노조는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방해물'이라는 인식 하에 매년 '그룹 노사전략'을 수립한 후, 정기적인 사장단 세미나, 임원 교육, 노사 담당자 교육 등을 통하여 전 계열사 등에 순차 지시하고, 노사관리 능력을 평가항목에 포함하여 각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전체의 업무능력을 평가하였다.

 

'그룹 노사전략' 주요 내용은, 미전실 주관 계열사별 복수노조 대응태세 점검, 노조대응 전략 전파를 위한 그룹 화상회의 실시, 무노조 경영 철학을 견지할 수 있는 임직원 정신교육 강화, 노조원 개별 탈퇴 유도를 위한 노조 조기 와해, 노조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기존 노조 와해를 위한 인력(노무사 자격 소지자 등) 충원, 노조를 설립('사고'로 칭함)하거나 노조활동을 할 것으로 우려되는 소위 '문제인력'에 대한 동향 파악, 지속적인 채증 등을 통하여 형사고발, 징계 등의 방법으로 압박, 노조 대응 활동을 위한 비상상황실 설치·운영, 교섭 과정에서 단체교섭 지연을 통한 노조 장기 고사화(故死化), 진성노조가 설립되거나 설립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 회사 차원에서 대항노조 설립 등이다.

 

한편 미전실은 각 계열사 등의 복수노조 대응실태 점검 위해 문제인력 현황, 문제인력의 안정화 및 퇴출실적 등 세부영역을 담은 체크리스트 문건을 작성하고, 노사담당자용, 임원/부서장/현장관리자용, 우군화 인력용 등으로 세분화하여 구체적으로 실태를 점검하고, 실전 대응을 위해 모의훈련도 실시하였다.

 

미전실의 '그룹 노사전략'이 각 계열사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살펴보면, 분명 삼성은 전지전능(全知全能)하다. ①전체 조합원 및 조합원이 될 우려가 있는 인력에 대한 미행 내지 감시를 통해 대화내용 수집 ②노조탈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인 등 친분관계, 개인비리, 재판진행상황, 채무 등 재산상태, 가족과의 휴일 활동내역, 본인 및 가족의 건강정보 등 개인정보 취합하여 일일 동향 보고 ③주동자 및 적극 가담자 징계·해고 ④취업 방해 ⑤반복적인 고소·고발 조치 ⑥경찰과 수사전략 협의를 통한 체포 ⑦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총력대응 ⑧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통한 단체교섭 지연 ⑨공세적 직장폐쇄 및 협력업체 폐업 유도 ⑩표적감사 ⑪그린화(노조탈퇴) 회유 및 협박 ⑫파업 무력화 조치 등의 각종 노조 대응 전략을 실시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청 직원을 섭외하여 은밀하게 신고필증을 받는 식으로 대항노조 설립, 단체교섭을 체결한 후 계속적으로 대항노조에 교섭대표 노조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여 진성노조의 교섭요구권을 봉쇄했다. 또 대항노조 위원장을 섭외하여 대내외 행동지침, 단체교섭 시뮬레이션, 언론 인터뷰 등 교육하고, 경찰들에게 뇌물을 공여하고 장례식장에서 허위 112 신고 등을 통해 경찰병력이 투입되도록 하여 조합원 시신 탈취 등. 지면의 한계로 판결내용의 일부만 옮긴 것일 뿐, 삼성은 노조가 생기는 '사고'를 막고 이미 노조가 생긴 경우 '그린화'를 하기 위해, 경찰, 고용노동부, 경총, 대항노조까지 동원하여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결국 이번 판결은 삼성이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2011년과 2013년 각 조직된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을 어떻게 대하고, 그 단결과 연대의 움직임을 어떤 식으로 박멸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삼성은 위 두 노조 외에도 각 계열사(중공업, 테크윈, 전자, 물산, 증권, 화재, SDI, 에스원, 정밀소재, 의료원 등)와 일부 해외법인의 문제인력을 특정해 감시했고, 심지어 회사 밖의 반삼성 인물과 단체를 사찰한 사실도 확인된다.

 

삼성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이는 판결에 피해자로 적시된 노동자들에게는 그들이 수년간 직접 겪어내고 또 여전히 겪고 있는 고통의 역사이고, 이번 기소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경험을 버텨온 노동자들에게는 그들의 의심을 확신케 하는 증거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비단 삼성의 '노조파괴' 사건이라고 부른다면 어쩌면 사건의 실체를 축소하는 것일 수 있다. 삼성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대변하며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들, 종교기관들을 '불온단체'로 명명하고, 이들을 후원한 노동자들에 대한 밀착 관리 지침을 만드는 등 불법적으로 사찰했다.

 

삼성은 노동3권만 부인한 것이 아니라, 양심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종교의 자유 등 온갖 헌법상 자유와 권리를 적극적으로 저버리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이것은 분명 삼성의 '헌법농단' 사건이라 불려야 마땅하다. 법원도 "삼성의 반헌법적 태도는 일관되고 적나라하다", "(삼성이 저지른 범죄는) 그 규모와 파급력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라는 판단을 판결문 곳곳에 남겼다.

 

법원은 피고인들을 그 죄책에 상응하게 처벌함으로써 자기 점검 및 통제의 계기로 삼기를 바랐다. 향후 이와 같은 반헌법적인 행위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고, 헌법상 근로자의 단결권 등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미전실 임원 등 삼성 각 계열사 임직원, 협력업체 임직원, 경찰, 경총 교섭담당자, 대항노조 위원장, 자문위원에게 업무방해, 노조법위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특가법위반(뇌물) 등 유죄를 각 선고했다.

 

하지만 삼성은 판결 선고 이후 언론을 통해 무노조경영 방침을 폐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고, 시민단체 등에 대한 불법사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판결에서도 확인되었듯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의 직원들은 마치 군사작전을 수행하듯이 각자의 업무서류들을 파기하고 업무용 컴퓨터에 영구삭제 프로그램을 구동했다. 그리고 미처 은폐되지 못한 일부 증거들이 우연히 이번 사건의 증거가 된 것이다.

 

이렇듯 삼성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존재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노조를 파괴하는 삼성, 경찰을 투입해 유족의 뜻까지 꺾으며 조합원의 시신을 탈취하는 삼성, 마치 매뉴얼을 작동하듯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하는 삼성은 오늘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그 삼성이다. 삼성의 헌법농단 사건의 전모(全貌)가 드러나는 날에서야 삼성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Judiciary&document_srl=147684...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화, 2020/0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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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다문화시대입니다. 지난해 12월 법무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수는 243만여 명에 달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4.8퍼센트에 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2천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도심 번화가의 주말은 한국어보다 여러가지 외국어가 더 많이 들리는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듯 외국인의 존재가 친숙해진 오늘날이지만, 여전히 한국사회 곳곳에 잔존한 '다름'에 대한 차별적 시선과 혐오는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29일, 법원은 원어민 강사에게만 에이즈 검사를 강요했던 교육부와 광역시의 지시는 불법적 차별이라며 이에 대한 피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가 이 판결의 의의를 비평했습니다.


 

한 원어민 교사가 우리 시대의 외국인 혐오에 던진 경종

[광장에 나온 판결] 원어민강사에게 에이즈검사를 강제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5단독 김국식 판사, 2018가단5125207 

https://drive.google.com/open?id=1OjdoluJL2oJELqA_Q8dzYvsiM1VuyWtq"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문 보기 / 다운로드]

 


한상희 교수 사진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528/234/001/8e852... style="width:176px;height:200px;" />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공포는 혐오가 움트는, 최적의 토양이다. 그 공포의 원인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거나 유언비어성의 집단심리에 의할 때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이런 허무맹랑한 혐오는 대중추수주의에 물들기 쉬운 국가에 의해서도 너무도 쉽사리 이루어진다. 2009년 이주노동자에게 에이즈(HIV) 검사를 강요한 교육부와 00광역시 교육청의 조치를 불법적 차별이라 판단하면서, 그에게 국가가 3000만 원을 배상할 것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은 이를 잘 보여준다. 

 

사건의 내역은 이러하다. 뉴질랜드 사람인 A는 2008년 8월 입국하여 울산광역시의 한 초등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로 근무하였다. 이때 그는 고용계약에 따라 자발적으로 에이즈 검사와 마약 반응 검사 등의 검진을 받고 그 결과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1년 후인 2009년, 원어민 영어교육 사업(EPIK)을 주관하던 국립국제교육원은, 원어민교사에게 마약, 에이즈 등의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제출할 것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한 <2009년도 지침>을 마련하였다.

 

지난 1년 동안 원어민 교사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재계약하자는 제안을 받고 있던 A는 이 지침이 외국인을 차별하는 조치라는 이유를 들어 건강검진을 거부하였다. 그러자 교육감은 그를 재계약 대상에서 빼버렸고, A는 어쩔 수 없이 2009년 9월 대한민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에서 A는 이 지침이 자신의 평등권, 근로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들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과 근로자에게 에이즈 검진 결과서 제출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한 (구)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나아가 자유권 규약, 사회권 규약, 인종차별 철폐협약 등의 국제인권규범에도 반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그는 2009년 7월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한상사중재원에 이런 차별적 조치를 고발하는 진정을 하였으나 이듬해 4월과 6월 각각 거부당하였다. 하지만 유엔은 달랐다. 그가 2012년 12월 유엔의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이 사건을 진정하자, 이 위원회는 2015년 5월 제86차회의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각하결정 자체가 인권침해라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계 외국인교사나 한국인 교사에게는 실시하지 않는 에이즈·마약검사를 외국인 교사에게만 강제하는 것은 인종차별철폐협약을 위반한 차별임에도 아무런 구제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위원회는 대한민국에 대하여 A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한편, 외국인 혐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의 조치를 권고하였다(이후 자유권위원회와 사회권위원회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은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이 결정과 맥을 같이 한다. 교육청이 A에 대하여 에이즈 검진을 요구한 것은, (구)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을 위반한 것인 동시에, "감염인 또는 감염인으로 오해받아 불이익을 입을 처지에 놓인 사람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저버린, 위법성이 농후한 행위로서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는 원어민 영어교육 광풍에 따라 외국인 강사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녀들에게 '본토식'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욕망과 영어권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교차하던 시기였다. 틈틈이 보도되는 "불법 외국인 영어 강사"와, "한국여성과 원어민 강사의 교제"에 대한 왜곡된 반감, 극소수 원어민 강사들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생소함 등등이 9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한 외국인 거주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가중시켰고, 여기서부터 '원어민 강사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자'라는 요구들이 가시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성추행-에이즈 위협까지...일부 외국인강사 변태행각 충격"(2007. 5. 27. 스포츠조선)과 같은 가십성 기사는 이런 불안에 불을 붙인다. 

 

<2009년도 지침>은 이와 같은 당대의 공포 위에 만들어진다. 내국인교사나 한국계의 외국인교사에 비하여 일반 외국인이 에이즈에 감염되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가능성이 더 많다는 그 어떠한 증명도 없는 상태에서, 그래서 "갑작스런 정책 변경을 정당화할 만한" 그 어떤 사정도 없는 상황에서 그 지침이 만들어졌다.

 

이 판결이 지적하듯, 2007년 ~ 2009년 사이에 경기도 교육청에서 에이즈 양성반응으로 계약 해지된 원어민 교사는 겨우 3명에 불과하며, 2013년 ~ 2017년의 경우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더구나 2010년부터는 이런 에이즈 검사를 요구하는 지침 자체가 폐지되기까지 하였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이런 식의 외국인 차별과 혐오를 단 한 치의 반성도 없이 <2009년도 지침>이라는 이름으로 가공해 버렸다. 

 

그래서 A씨의 처절한 투쟁을 두고 "결코 권리 위에 잠자고 있지 않았음"이라 표현한 이 판결문은 "[5년이라는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며 채무이행을 거절하는" 대한민국의 뻔뻔함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것은 "원고의 조치에 대하여 다투기만 할 뿐 현재까지도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피고 대한민국의 반인권적 처사에 대한 신랄한 비난이자, 외국인 혐오의 현실을 과감히 깨쳐 나가지 못하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뼈아픈 경종이다. 

 

A씨의 진정을 받아들인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법무부는 2017년 7월 외국인 강사에게 에이즈 검사를 강제하던 고시를 폐지하였다. 그리고 이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 대하여 피고 대한민국은 더 이상의 상소를 포기함으로써 그나마 인권보장에 철저하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 판결의 의미는 그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가 저지른 반인권적 행위에 대하여 국제인권기구가 구제결정을 내린 경우 국가배상을 요구하는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 결정이 내려진 때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판결의 내용 또한 우리의 인권을 보장하는 또 하나의 발판으로 자리매김된다. 민변과 경향신문이 이 판결을 2019년 디딤돌 판결(참조 기사)로 선정한 것은 그래서 당연지사이다. 사족으로, 10년 전 A씨의 진정을 각하해버린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판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알 수 없음이 아쉽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Judiciary&document_srl=147684...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토, 2020/01/11-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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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산재 인정 비율 4년만에 2배 껑충 (세계일보)

28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정신질환에 의한 산재신청과 승인비율’을 보면 2011년 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는 102명이었고, 이중 26명만이 받아 들여져 승인율은 25.5%에 그쳤다. 하지만 2015년 6월 기준으로는 65명의 노동자가 신청해 이중 33명이 인정받아 승인율은 50.8%로 배 이상 늘었다. 일하는 과정에서 감정노동에 시달리거나 폭언·스트레스로 생긴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을 겪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09/25/20150925003195.html

화, 2015/09/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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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뉴스] 유성기업·현대차의 '노조파괴', 잇따른 정신질환 산재로 이어져 (경향신문)

■ 주간연속 2교대제 둘러싼 노사 대립이 파업·직장폐쇄로 이어져

■ ‘노조 파괴 시나리오’ 공모한 유성기업·현대차

■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잇따라 우울증 등 정신질환 산재 인정 잇따라

■ “정신질환과 노사갈등은 무관하다”는 유성기업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h2.khan.co.kr/201604041541521

화, 2016/04/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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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번째…공황장애 등 앓던 서울도시철도 기관사 자살, 노조, “1인 승무제 스트레스가 원인” (국민일보)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을 앓던 서울도시철도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도시철도 기관사가 정신건강 문제로 자살한 건 2003년 이후 아홉 번째다. 

서울도시철도노조는 1인 승무제가 기관사의 잇따른 자살을 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100% 지하터널 구간인 5~8호선의 전동차를 혼자 승무해 운영하고 있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좁은 기관실과 어두운 지하에서 근무하다보니 일반인에 비해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518943&code=61121111&…

월, 2016/04/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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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에 마음의 상처 큰데…정신질환 산재인정 '뒷걸음질' (세계일보)

정신질환으로 인한 산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A씨처럼 산재를 신청해도 실제로 승인을 받지 못하는 비율이 75%에 달했다. 정신질환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근로자가 늘고 있는데도 산재 승인 제도가 감정노동 종사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06/06/20160606001745.html

화, 2016/06/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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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괴롭다" 일본, 정신질환 산재 신청자 최다…'1515명' (포커스뉴스)

일본에서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호소하는 직장인 산업재해(산재) 신청자가 한해 1515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니케이신문은 24일 일본 후생노동성 발표를 인용해 "과로나 집단 따돌림으로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이 발생했다고 2015년 산재를 신청한 직장인이 1515명"이라고 보도했다. 전년 대비 59명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focus.kr/view.php?key=2016062500103816414

월, 2016/06/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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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0.1%" 정신질환 '산재' 한없이 높은 문턱 (머니투데이)

서울남부지검 초임검사 자살사건 등 직장 내 스트레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업무에 따른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보상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당사자조차 정신질환을 질병으로 여기지 않거나 문제가 있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아서다. 설사 질병으로 인식하더라도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news.mt.co.kr/mtview.php?no=2016072015250190996

월, 2016/07/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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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없는 패킷감청 위헌, 당연한 결론

방대하고 포괄적인 정보수집 가능해 남용 위험성 높다고 판단  

통비법 개정 통해 집행과정에 대한 통제장치 마련해야 

오늘(8/30) 헌법재판소는 인터넷회선을 통해 오가는 모든 정보를 포괄적으로 감청하는 소위 ‘패킷감청’이 수집하는 정보가 광범위하고 권한남용의 위험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본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통제장치도 없이 허용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2011년 제기한 첫번째 패킷감청 헌법소원은 5년 가까이 심리가 미뤄지는 사이 청구인이 사망하여 심판절차가 종료되었고, 2016년 3월 다른 피해자가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서도 2년 반만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늦어지는 동안 패킷감청은 사법기관의 실질적 통제 없이 비밀의 장막 뒤에서 국가정보원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행해졌고, 기본권 침해가 오랫동안 반복되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패킷감청의 위헌성을 명확하게  인정한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국가정보원은  그 동안 통제 없이 패킷감청을 남용해온 행태를 반성하고, 무분별한 패킷감청을 중단해야 한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국가정보원이 국회와 사법기관의 통제 속에 기본권을 보장하는 기관으로 환골탈태하길 촉구한다.

 

패킷감청은 전송 중인 패킷 그 자체로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회선을 통해 오가는 패킷을 모두 수집하여 국가정보원이 자신의 서버에서 재조합한 후에야 내용을 확인한다. 따라서 감청대상자와 동일한 회선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통신내용도 수사기관이 수집, 저장하게 되고, 회선을 통해 오가는 정보가 실제 감청사유와 관련된 것인지 불문하고 일단 광범위하게 모든 통신내용을 감청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인터넷을 통해 삶의 대부분이 영위되는 현실에서 이메일, 메신저를 통한 의사소통 뿐 아니라 뉴스검색, 인터넷쇼핑, 영화감상 등 사생활 전반이 수사기관에 의해 파악될 수 있다. 이 사건 대리인으로 공개변론을 수행한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패킷감청이 기존의 통신감청과는 질적으로 다른 위험성을 지녔다는 점을 공개변론 과정에서 특히 강조한 바 있다. 

 

오늘 헌법재판소는 패킷감청이 지닌 이러한 특징에 주목하여 실제 집행과정에서 수사기관의 권한남용과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보았다. 법원의 허가범위를 넘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가 무한히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감독 내지 통제장치가 강하게 요구됨에도, 별다른 통제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의 감청집행과정을 외부에서 조금이라도 알 수 있거나 통제할 방법은 없었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친 패킷감청을 하고도 감청대상자로부터 어떤 내용을 수집했는지, 어떻게 수사에 활용했는지 재판과정에서도 드러나지 않았으며, 관련된 서류가 제대로 만들어지거나 보관되지도 않았다. 이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통해 충분하고 엄격한 통제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헌법재판소는 패킷감청의 근거규정으로 활용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에 대해서만 위헌으로 결정했다. 실제 청구인에 대한 패킷감청 집행행위에 대해 실질적 판단을 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 청구인에 대해 행해진 패킷감청은 통제절차가 미흡하다는 문제점 뿐 아니라, 감청대상자가 아닌 제3자에 대해서까지 패킷감청을 집행하였다는 점, 무려 6회에 걸쳐 12개월간이나 장기간 감청을 하여 사실상 범죄수사가 아닌 사찰행위였다는 점에서 별도로 주목할 위헌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집행과정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과 동시에 처음부터 인터넷 회선감청이라는 수사기법을 사용할 수 있는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하고, 감청기간 축소나 재허가 요건을 강화하는 등 장기간의 사찰로 이어지지 않게 통제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국민의 통신과 사생활의 비밀은 더욱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앞으로도 또 어떤 수사기법이 개발될 지 모른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규범적으로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항상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기술이 활용되어야 하고 그 과정은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민주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기술과 권력의 만남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앞으로도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권력기관의 권한남용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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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8/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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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으면…10년간 노동자 118명 직무관련 자살 (뉴스토마토)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가 지난 10년간 11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무와 정신질환,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 공식 산업재해 통계로, 실제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 중 산업재해로 승인된 건수는 2006년 5건에서 2011년 14건, 지난해에는 22건으로 늘었다. 2005년 이후 누적건수는 118건이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686450

금, 2016/09/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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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과로 정신질환 인정 산재 30대 최다 (세계일보)

27일 NHK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집계 결과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5년여 동안 과로가 원인이 돼 우울증 등 정신적 병을 얻어 산업재해로 인정된 사람은 2000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적어도 36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10/27/20161027000919.html

금, 2016/10/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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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의원, 집배원·IT노동자 과로사 예방법 발의 (투데이신문)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15일 “장시간 노동과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과로사 및 정신질환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정부와 사업주의 예방조치 의무를 강화하고 역학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이 통과되면 우편집배원들과 같이 과로사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의 경우 직업성 질환의 진단 및 예방, 발생 원인의 규명을 위한 ‘직업성 질환 역학조사’ 대상 사업장이 가능해진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946

화, 2017/05/1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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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가 일터에서 작업환경상의 유해요소들에 노출되어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하였습니다. 그리고 여성노동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태아의 선천성 질환을 산재로 인정해달라는 이 여성노동자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업무환경과 태아의 선천성 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부인된 것이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현행 산재보험은 근로자 ‘본인’의 질병에 대해 적용되는데, 이미 출생한 자녀의 선천성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질병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업무상 환경에 의해 장애를 입고 태어난 자녀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호를 하지 않겠다는 것일까요? 조영관 변호사의 비평칼럼을 통해 이번 고등판결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태아의 선천적 장애를 산재로 인정하지 않은 서울고등법원 판결

 

참을 수 없는 판결의 가벼움 : 신생아에게 직접 산재보험을 청구하라는 법원

서울고등법원 2015누31307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취소

 

조영관 변호사

조영관 변호사/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상근변호사

 

법은 최소한이다. 

 

독일의 법학자 엘리네크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여 마땅히 지켜야 하는 원칙 중 최소한을 “법” 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한다는 뜻이다. 세상 모든 일을 빠짐없이 ‘법“으로 정해둘 수 없기 때문이고, 뒤집어 생각해보면 “법”이 미처 정하지 못한 공백은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마땅히 지켜야 하는 상식적인 원칙에 따라 메워져야 하는 것이다. 특히, 법의 흠결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를 위해 우리 헌법은 법관에게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자신의 “양심” 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하고 있다(헌법 제103조). 가장 정제된 법 규범에 의하여, 가장 논리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법관에게 “양심” 이라는 뜨거운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정한 이유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양심에 따라 심판하는 것은 법관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 법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 해석에 매우 소극적이다. 강자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판결에서는 무슨 뜻인지 분명하게 정의할 수도 없는 추상적인 개념(신의성실, 사회통념상 합리성, 관습헌법)이 자주 사용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형식적인 법논리에 매여 정작 중요한 원칙은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유행어에 빗대면, “뭣이 중헌지” 전혀 모르는 모양새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판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만약, 임신 중인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일하다 업무상 유해요소에 노출되었고, 이로 인하여 태아가 유산되었다면 업무상재해로 인정되어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이 된다. 그런데 만약 태아가 포태 중 사망하지 않고, 선천성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경우라면 어떨까? 태아에게 발생한 질환이 출생 이후의 요인에 의한 후천적 질병이 아닌 선천성 질환이 분명하고, 그 발병요인도 포태 중 업무상 유해요인에 의한 것임이 의학적으로 분명하다면 태아의 선천적 질환 역시 “업무상 재해”에 준하여 치료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사안은 이렇다. 2009년 제주의료원 소속 간호사들 중 15명이 임신을 하였는데, 그 중 5명은 유산을 하였고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하였다. 결국 간호사의 근로여건과 작업환경이 노사간 쟁점이 되었고, 제주의료원은 2011년에 노사합의로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다. 역학조사 결과 “선천성 심장질환의 발병원인과 메커니즘이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제주의료원에서 임신 중에 근무하면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 주야간 교대근무, 임산부와 태아에게 유해한 약물 등과 같은 작업환경상의 유해요소들에 일정 기간 지속적ㆍ복합적으로 노출된 후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하였으므로, 이러한 선천성 심장질환의 발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 고 하여 업무상 인과관계가 인정되었고, 이에 선천성 심장질환을 출산한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였다. 1심 법원은 업무에 기인한 태아의 건강손상도 산재보험의 대상이 되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 된다고 판단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이를 뒤집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산재보험은 “근로자 본인의 질병”을 적용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자의 자녀에게 발생한 선천성 질병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항소심 법원은 판결문에서 “출산 이후에는 어머니가 아닌 출산아가 지닌 선천성 질병으로 바뀌므로 그 업무상 재해는 원고(어머니)들과는 독립된 법인격체인 원고들의 자녀에 대한 질병” 이라고 하면서, “출산으로 모체와 출산아가 분리되는 이상 그 질병은 출산아가 지닌 것” 이므로, “산재보험법이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그 근로자가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이상 원고들이 아닌 자녀(신생아)에게 보험급여의 수급권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 되므로 원고들에게는 수급권이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엄마 뱃속에서 태아로 있을 때는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던 질병이, 살아서 태어난 이후에는 독립된 법인격체인 신생아의 선천성 질병으로 바뀐다는 해석도 기괴하고 소름이 돋지만, 산재보험의 수급권이 신생아에게 있을 뿐 근로자인 산모에게 없으니 청구를 기각한다는 대목에서는 그 논리의 가벼움에 부끄러워 더 이상 읽을 수가 없다. 태아가 산재보험을 청구하면 근로자가 아니라서 인정할 수 없다고 할 텐데. 앞으로 임신한 여성노동자는 출산을 앞두고 태아의 이름으로 산재보험에 가입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인가? 선천성 질환이라는 상처를 온몸으로 껴안고 태어난 것이 무슨 잘못이기에 공적인 보호를 배제하겠다는 것인가? 산재보험 제도가 정말 그런 것인가?

 

산재보험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적보험이다.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헌법 제36조 제2항). 우리 헌법이 모성권 보호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임신과 출산, 양육이라는 재생산 과정 없이 공동체가 존속할 수 없으므로 임신, 출산, 양육에 필요한 보호를 개인에게 전가하지 아니하고 공공영역에서 마련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 헌법은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고 선언(헌법 제32조 제4항)하고 있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유해요소로부터 여성과 태아가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함을 뜻한다. 

 

그러나 모성보호와 여성근로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천명하고 있는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하여 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는 임신 중인 여성근로자에 대한 내용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현대 산업보건학계에서 유산이나 불임, 2세의 선천성 질환과 같은 생식보건의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생식독성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을 뿐더러, 다양한 분야의 산업현장에 만연한 교대근무제가 노동자의 생식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도 많다. 즉 생식보건의 문제는 우리 모두가 능히 예상할 수 있는 ‘안전보건상의 위험’에 해당함에도,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그 위험에 적절히 대비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2세의 선천성 질환’ 문제에 대하여는 사실상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 매우 중대한 제도적 불비이고 입법의 흠결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우리 법원처럼 형식적인 해석을 하지는 않았다. 

 

독일의 경우가 좋은 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여성 노동자가 임신 중에 업무에 기인하여 태아에게 건강손상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선천성 장애아가 출생한 사건에서 “산재보험에서 보험사고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업무상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발생한 재해[…]” 라고만 규정하고 있었던 당시의 독일제국보험법(RVO) 제539조 제1항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그 장애아를 산재보험급여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독일기본법 제20조 제1항의 사회국가원리를 구현함에 있어서 ‘본성상 단일체’(natürliche Einheit)인 임신한 여성근로자와 태아를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것이어서 독일기본법 제3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위헌결정을 하였다. 1977년에 있었던 판결이다. 

 

이후, 입법부는 연방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독일사회법제 제7권 제12조에서  “임신 중 모(母)의 보험사고로 인한 태아의 건강손상도 보험사고에 해당하며, 그러한 한도 내에서 태아는 피보험자와 동일하다. 업무상 질병의 경우에 일반적으로 모에게 업무상 질병을 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유해요소로 인하여 태아에게 건강손상이 발생하였다면 (비록 모에게는 업무상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보험사고로 본다.” 라고 규정하였다. 동일하게 임신한 여성 노동자의 업무에 따른 태아의 건강손상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40년 가까운 시간을 거슬러 두 나라 법원이 보여준 상반된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은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용자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게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公的) 보험을 통해 산업과 사회 전체가 이를 분담토록 하는 것”(서울행정법원 2014. 11. 7. 선고 2011구단8751 판결 등)이다. 이 사건 원고들의 자녀가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 것은 제주의료원에서 발생한 안전보건상의 위험에 해당하고, 그러한 위험을 사용자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게 전가하지 않고 공적 보험을 통해 산업과 사회 전체가 분담토록 하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목적에 충실한 해석이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월, 2016/06/2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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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은 2016. 5. 27. 수원대학교 교수협의회 소속 배재흠 교수와 이상훈 교수가 수원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운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파면처분무효확인등 청구소송에서, 학교법인의 위 교수들에 대한 파면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그 파면처분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학교법인은 위 교수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이 사건 1심은 파면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면서도 학교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정했습니다. 이와 달리 항소심은 파면처분이 교수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라고 선언하고 학교법인의 손해배상책임까지 인정하여 미지급 임금 외에도 1인당 2천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한 것입니다. 수원대학교의 파면처분이 교수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한다고 인정하게 된 근거와 그 의미에 대해 이명헌 변호사의 칼럼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대학자치 참여는 교수의 인격권 실현이다

[광장에 나온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나2062577 파면처분무효확인 등(재판장 김상환, 판사 이영창, 조찬영)


이명헌 (변호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사립학교 교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징계처분을 받은 경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거나 법원에 제소하여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파면처분을 당한 경우 구제를 구하는 일반적 형태는 해당 파면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의 확인을 구하고 파면처분시부터 복직할 때까지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나아가 사립학교 교원이 부당한 파면처분으로 인하여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학교법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가, 인정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가 문제된다.

 

먼저 이 사건 파면처분의 경위를 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법인 고운학원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다음카페에 ‘수원대학교 교수협의회’라는 카페를 개설한 후 수원대학교를 폄하하고 총장 등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들을 게시하고 수원대학교에서 불법과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으며 총장이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와 공동성명서 발표를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14. 1. 9. 교수들에게 1차 파면처분을 하였다. 교수들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1차 파면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심사위원회는 2014. 4. 30. 1차 파면처분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학교법인은 1차 파면처분에서 든 징계사유와 사실상 동일한 사유로 2014. 8. 26. 2차 파면처분을 하였다. 이에 교수들이 이 사건 파면처분무효확인등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대법원은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근로계약에 따라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격체이고 근로자의 근로제공은 단순히 임금획득을 위하여 근로계약을 이행하는 것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근로를 통하여 이러한 인격을 실현한다는 측면도 아울러 갖고 있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11463 판결). 그러하기에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하여 자신의 업무지휘권, 업무명령권의 행사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통하여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이와 같은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사용자는 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된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인정된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학교법인 또한 사용자로서 사립학교 교원을 부당하게 파면하고 근로수령을 거부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배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그로 인해 사립학교 교원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1다44901 판결 참조). 

 

그런데 사립대학에 있어서 대학교수는 사용자인 학교법인의 배려의무의 상대방인 근로자의 지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교수는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의 주체이다. 헌법 제2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문의 자유는 연구의 자유와 강학의 자유를 내용으로 한다. 그러므로 사립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대학교수를 부당하게 파면한 경우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대학교수에 대한 배려의무를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대학교수의 기본권인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은 2008년에 “대학교수는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학문연구를 보다 발전시키는 것이 그 인격권 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대학교수의 사용자인 학교법인이 그 업무지휘권 등의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오로지 소속 대학교수를 본연의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의도하에 그 의사에 반하여 전공분야와 관련 없는 과목의 강의를 배정함으로써 결국 강의할 수 없게 하는 행위는 교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고, 학교법인은 그로 인하여 대학교수가 입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2008. 6. 26. 선고 2006다30730 판결). 

 

수원대학교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일응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즉, 이 사건 파면처분은 대학교수로서 대학의 자율적 운영에 참여하고 적절한 의견을 제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교수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학문의 자유의 실질적인 구현은 대학의 자치로 이루어진다. 대학의 자율성 내지 대학의 자치는 대학의 인사, 학사, 질서, 재정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지만 그 중에서도 교수회에 의한 학교의 자율적 운영이 교수회의 자주적인 판단에 의하여 행해지는데 그 의미가 있다. 수원대학교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학교법인이 등록금을 학생들 교육에 제대로 쓰지 않고 적립금으로 쌓아두어 학생들은 노후된 실험실습장비와 협소한 공간 등 열악한 환경에서 심각한 학습권 침해를 당하고 있고 교수들은 가혹한 연구업적과 저임금으로 혹사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장이 교비를 부적정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그 시정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교수들의 요구는 대학의 자치라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행사라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학교법인은 파면처분으로 대응한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이 대학의 자치의 주체로서 대학교수가 대학의 자율적 운영에 참여하고 적절한 의견을 제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음을 확인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학교법인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다(2016다230690호 사건). 부디 대법원이 대학의 자치의 주체로서 대학교수의 권한과 책임에 관한 의미 있는 판결을 하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월, 2016/07/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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