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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이 된 세계 대통령, 반기문 UN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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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이 된 세계 대통령, 반기문 UN사무총장

익명 (미확인) | 금, 2016/09/30- 13:47

영화 <매트릭스>는 구원자에 관한 이야기다. (거칠게 요약하면) ‘네오(키아누 리브스)’라는 인물이 갑자기 ‘준비된 자’로 불리고, 컴퓨터 시스템의 지배를 받는 인류를 구원하는 영화다. 영화는 ‘네오’를 처음부터 신봉하는 사람들과 아직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은 그를 의심하는 이들의 갈등을 부각한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정치도 매트릭스의 ‘네오’를 기다린다. 기존 정치권 바깥의 구원자를 열망하고, 또 이에 실망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정당은 국가 지도자를 키워내지 못하고, 국민들은 희망을 주지 않는 기존 정치권을 불신하고 혐오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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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망론. 내년 대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 여부일 것이다. (사진 출처: http://www.starseoultv.com/news/articleView.html?idxno=404827)

이러한 흐름을 발판 삼아 대선 주자에 명함을 내미는 ‘3지대형’후보들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15대 대선을 앞두고 박찬종•이인제 전 의원, 17대 대선을 앞두고 고건 전 총리,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등이 등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킨 안철수 의원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은 기존 정당의 밖이나 비주류에 있다가 갑자기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대선을 1년 앞둔, 한국 사회는 또다시 네오를 호출하고 있다. 최근 내년 1월 귀국 의사를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야기다. 그를 두고 정치권의 계산은 복잡해지고, 유권자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있다. 그는 과연 ‘헬조선’의 ‘구원자’일까, 아니면 이전의 대선 후보들처럼 ‘바람’으로만 그칠까. 

40년 외교관에서 ‘UN의 투명인간’으로

일단 그를 향한 국내외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모두 알다시피 그를 대표하는 이력은 정치인도, 대선후보도 아닌 외교관이다. 

1944년 충북 음성의 한 작은 마을에서 출생한 그는 일찍부터 외교관을 꿈꿨다. 충주고 재학시절 미국 정부가 주최하는 영어 웅변대회에서 입상해 미국을 방문한 구는 존F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장래희망을 외교관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반 총장은 당시를 “외교관의 꿈을 다진 시기”라고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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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을 꿈꾸던 학창시절의 반기문 총장의 모습. 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 출처: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fabiano&list_id=105…)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합격해 1970년 외무부에 들어가 40년 넘게 외교관의 길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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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은 고교시절부터 사귀던 유순택씨와 1971년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뒀다. 사진은 1984년 하버드대학 장학생으로 있을 때,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출처: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fabiano&list_id=105…)

하지만 외교관 이력의 정점인 유엔 사무총장 재직시절 그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동안 외신들의 평가를 소개하면 반 총장은 ‘무능하고 최악의 총장’으로 요약된다.

 

  • 반기문은 최고로 아둔한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영국 <이코노미스트> 2016년)
  • 반기문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직위에 있으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유명무실한 인물”               (미국 <뉴욕타임스>2013년)
  • 유엔을 심각하게 약화시킨 사무총장”(영국 <가디언> 2010년)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너무도 무능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다.”                                                         (미국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 폴리시> 2009년)
  • 유엔의 투명인간”(미국 <월스트리트저널> 2009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저지른 말실수와 국제 분쟁에서 무력한 모습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친미 성향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지구온난화 분야와,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유엔 사무총장인 탓에 받을 수밖에 없는 엄한 평가이긴 하지만, 일단 그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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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백악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http://www.higoodday.com/?mid=allNews&act=dispOnpostContentView&doc_srl…)

위인전에서 걸어나온 사람

“위인으로 떠올랐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남정호 중앙일보 기자, 김영사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는 교과서에 나오기까지 하는 등 ‘위인’에 가까운 지위에 올랐다. 2006년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에 임명되고 2011년 연임에 성공하며 그에 대한 대한민국 일반의 평가는 하늘로 치솟았다. 

이에 `대망론’이 불거진 뒤, 주요 여론조사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그는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조사만 봐도 그는 최근 4개월 동안 평균 27%의 지지도를 얻으며 선두를 달리는 상황이다. 

9월 26일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여론조사를 보면, 반 총장은 여야 13명 예비 후보의 다자 대결 가상 여론조사에서 27.4%로 선두를 달렸고, 유력한 야권의 대선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28.1%)와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14.5%)과의 3자대결에서도 38.5%로 1위를 기록했다. (9월23~24일 1000명 휴대전화 RDD(임의 번호 걸기) 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 13.1%) 

게다가 충청권을 중심으로 ‘반딧불(潘)이’,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의 팬클럽도 몸집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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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초입의 반기문로에 조성된 반기문 기념광장(사진 왼쪽). 반기문의 생가 앞에 세워진 그의 동상.(사진 출처: http://www.jnjl.kr/m/M_bbs/board.php?bo_table=s1_1&wr_id=1317)

사람도, 대망도…모든 것이 ‘반반’

이는 민주개혁성향의 김대중·노무현 정부, 보수성향의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각각 집권한 지난 20년 동안 강화된 정치혐오의 토양에서 ‘비여의도’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이 밑바탕을 깔고 있다. 보통 정치인에 대한 여론조사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 여의도의 각종 논란에서 멀어질 때 높게 나타나는 경향도 있다. 

여기에 유력한 친박 대선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의 복잡한 사정이 반 총장 ‘대망론’을 부채질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5월 30일 “한국에서는 반 총장이 유엔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온도 차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처한 딜레마와 닮았다. 대선 후보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게 없지만 ‘준비된 자’로 호명되는 상황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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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때마다 등장했던 제3후보들.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찬종, 이인제, 고건, 문국현, 안철수. 안철수의 도전은 아직 진행중이고, 이번에는 반기문이 제3후보로 등장할지가 관심사다. 제3후보의 부상은 한국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깊은 불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제3후보가 성공한 적은 없다.

이는 이전 3지대 후보들이 겪었던 상황과도 유사하다. 이제 본격적인 검증과 대선 레이스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그의 대망론이 이어질지 중간에 소멸할지 판명이 날 것이다. 이전 후보들은 그 과정에서 주저앉았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정치권의 각종 풍랑을 거치며 대선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현재 그의 강점과 단점은 명확하다. 일단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그는 향후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보이는 충청지역의 탄탄한 지지와 여권의 핵심 지지층인 50·60대의 지원을 업고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그는 야권의 유력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에 견줘 40~60대에서 강세를 보인다.

반면, 애매한 어법으로 누구에게도 욕먹지 않아 적이 없다는 의미로 쓰인 반반(半半)이란 별명과 아무리 곤란한 질문을 해도 이리저리 빠져나간다는 뜻인 ‘유만(기름 바른 장어)’이란 별명은 앞으로 벌어질 레이스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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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은 뉴욕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첫번째 일정으로 UN사무총장 관저에서 반기문을 만났다. 반기문 대망론이 힘을 얻는 것은 친박 진영에 포스트-박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친박 후보라는 이미지는 반기문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

또 친박세력의 지원을 받을 경우 중도층과 야권 지지층의 외면을 받아 ‘확장성’에 한계를 보일 수도 있다. 

물론 대선을 1년 넘게 앞둔 지금의 전망은 무의미하다. 결국 누가 ‘시대정신’을 선점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냐에 승부는 달려 있다. 

2000년대 이후 대선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 타파’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 성공시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를 제시해 당선됐다. 

그가 ‘네오’가 될지, 그저 미풍으로 스쳐 지나갈지는 내년 1월 귀국 뒤 행보에 따라 윤곽이 그려질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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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행동은 21대 국회 회기가 시작된 2020년 5월 30일부터 2021년 6월 30일까지 발의된 기초연금법, 국민연금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3개 법안을 중심으로 현황을 제시하고 내용을 평가한 이슈페이퍼를 발행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주요 내용 요약 >

첫째, 점점 더 많은 연금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국민연금법 발의건수만 보더라도 지난 20대 국회는 16대 국회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1대 국회 역시 불과 1년이 지났지만 총 56개 법안이 발의됐다. 이런 증가는 그만큼 노인 빈곤과 노후 불안의 심각성과 사회적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그러나 실제 법안 처리률은 다른 법안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1대 국회 역시 국민연금법 6.7%, 기초연금법 6.3%, 퇴직연금법 12.5%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셋째, 국민 노후를 위해 중요한 여러 개정안이 ‘발의와 임기만료 폐기’를 반복하고 있다.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출산(양육) 및 군복무 크레딧 개선, ▷장애·유족 연금, 분할연금 개선, ▷국민연금 관리운영비 국고지원 확대,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 확대, ▷기초연금 국고 부담 확대, ▷1년 미만 단기간 노동자 및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퇴직급여 대상 확대 등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과제다.

넷째,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은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 2020년 7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1년이 넘도록 시행되지 않고 있다. 기재부가 예비타당성 검토 등을 구실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더욱 절실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이 하반기부터라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

다섯째, 문재인 정부는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정부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기초연금 급여 인상에 대해서는 정부안을 발의했던 것과 대조적이며, 국민연금 강화에 대한 개혁 의지가 낮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이슈페이퍼 첨부파일 참조
2021_이슈페이퍼_21대_연금법안_현황과_평가.pdf
2021_이슈페이퍼_21대_연금법안_현황과_평가.hwp

The post [이슈페이퍼] 21대 국회 연금법안 현황과 평가 appeared first on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목, 2021/07/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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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심지어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마르코스에 비교되는 여성 정치인이 전 세계의 관심 속에 등장했다. 바로 7월13일 영국 총리로 취임한 테리사 메이(59·Theresa Ma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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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에 오른 테레사 메이가 취임연설 이후 남편과 함께 총리실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미디어는 테레사 메이가 신은 호피무늬 구두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흔들리는 영국 호의 새로운 선장이 됐다.  그런데 그는 ‘표범무늬 하이힐’로 대표되는 화려한 패션으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영국이 반으로 쪼개지고, 그 후폭풍으로 유럽연합이 흔들리는 엄중한 상황에서 총리 자리에 오른 그를 화려한 패션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하기는 너무 한가해 보인다.

성공회 신부의 딸…..최장수 내무장관 기록

일단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총리 취임 뒤 행보를 살펴보자. 메이 총리는 ‘제2의 대처’, ‘제2의 메르켈’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려는 욕망이 엿보인다. 그는 총리 경선 기간 중 “나는 테리사 메이”라며 대처와의 비교를 단호히 거부하기도 했다.

대처 이후 26년만의 여성총리로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그는 일찌감치 총리감으로 거론된 ‘준비된 정치인’이다. 1992년, 1994년 하원선거에서 두 번 낙선한 뒤 1997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발을 디딘 그의 정치경력은 20년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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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메이가 성공회교회 신부인 아버지 허버트 메이와 어머니 제이디와 나란이 서 있다(왼쪽). 메이가 1992년 North West Durham지역에 출마했을 때의 모습(오른쪽). (사진 출처: BBC)

1999년 야당이던 보수당의 예비내각에서 문화·교육을 담당했으며, 2002년 영국 보수당 사상 최초의 여성 당의장으로 지명되며 주목받았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지 5년 만에 영국 보수당의 최고위직에 오를 만큼 정치적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는 2010년부터 내무장관을 맡아 ‘최장수 내무장관’이라는 수식어도 가지고 있다.

1956년 영국 남부 이스트본에서 성공회 신부의 딸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정치인이 되겠다는 꿈은 일찍부터 가졌다고 한다. 옥스포드대 재학시절 보수당 모임에서 활동했고, 졸업 뒤에는 영국 중앙은행과 금융결제기관에서 일하며 실물경제를 익혔다. 

이민문제에 강경 태도…현실적 실용주의 성향

메이가 대처에 비교되는 이유는 그의 강성 이미지와 안보 및 이주민 문제에 대한 강경한 태도 때문이다. 그는 2002년 자신의 당의장으로 지명된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보수당 의원들이 형편없는 정당의 조직원들처럼 보인다”고 독설을 퍼부으며 보수당 개혁을 촉구해 주목받았다. 

또 총리가 되기 전 보수당 중진인 켄 클라크 의원이 인터뷰 촬영이 이뤄지는 것을 모른 채 메이를 향해 “빌어먹게 어려운 여자”라고 말한 것에 대해 “영국 정치권에 빌어먹게 어려운 여자가 더 많아야 한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어려운 여자라는 것을 다음으로 깨닫게 될 사람은 장 클로드 융커(유럽연합 위원장)”이라고도 말하며 유럽연합 브렉시트 협상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이런 성정 때문에 그의 이름에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대처가 항상 따라붙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영국의 이민자 수용 규모를 연간 10만명 이내로 제한하고 유럽인들의 자유 이동을 억제하는 국경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극단주의자 추방 및 처벌에 제동을 거는 유럽인권협약 협약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등 대처를 연상케 하는 강경 노선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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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가 지난 7월 20일, 취임 이후 첫 총리답변(PMQ)에 나서 야당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메이는 이민자를 10만 명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belief)이지만, 당장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는 영국 언론에서 ‘실용주의적 개혁가’, ‘유연한 대처’, ‘현실적 보수주의자’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과 개인의 자유를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자였던 대처가 노동조합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등 노동과 인권 문제에 극단적인 입장을 보였다면, 메이는 노동과 인권, 젠더 이슈에 개방적이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메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유(대처 전 총리)가 아닌 사회질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총리로서 한 첫 연설에서 “특혜받은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보수당은 완전히, 전적으로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 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들의 회사경영 참여와 주주총회 의결권 부여를 권고가 아닌 의무사항으로 하는 등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대하는 정책들을 약속했다. 노동당에 어울릴 법한 정책들이다. 그가 초선 의원 시절 최저임금제를 반대했던 것과 180도 다른 행보로 보수당의 ‘좌클릭’을 선언한 셈이다. 

이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통해 민낯이 드러난 영국의 심각한 빈부격차와 빈곤층의 분노를 풀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메이의 실용주의적 스타일은 대처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은 앞으로 진행될 브렉시트 협상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27년 만에 ‘힐스버러 참사’ 진상 규명 

사실 나는 그의 총리 첫 연설을 보며 박근혜 대통령이 떠올랐다.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라는 진보진영의 의제를 가져와 당선된 그의 모습이 ‘노동자들을 위한 당’을 부르짖은 보수당의 여성 총리가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정치지도자가 되기 위한 오랜 준비과정을 거쳤고 국민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아이가 없다는 이유로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는 부당한 비난을 받는 등 개인사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 당선 뒤 ‘경제민주화’는 사실상 폐기됐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률 증가 등으로 대표되는 ‘헬조선’에 박근혜 정부는 뾰족한 해결책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7월13일 사설에서 “사람과 이름은 바뀌었지만 지난 6년간 캐머런(전 영국총리)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문제들은 메이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이가 박 대통령과 다르게 취임 당시 약속을 지키며 영국이 처한 복잡한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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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버러 참사는 1989년 4월, 셰필드 힐스버러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가 맞붙은 FA컵 준결승에서 경기가 시작하기 전 수 천명의 관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96명의 팬이 압사한 사고이다. 메이는 내무장관 시절, 27년 만에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이뤄냄으로써 유족들의 한을 풀어줬다. (사진 출처: BBC)

 그러나 지금도 뚜렷이 드러나는 메이와 박 대통령의 차이점이 있다. 메이는 내무부장관 시절, 영국 셰필드의 축구경기장에서 관중 96명이 압사한 힐스버러 참사(1989년)의 진상을 규명해 27년 만에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준 바 있다.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물대포 사용을 금지한 것도 그의 장관 재직 시절 이뤄졌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세금도둑’으로 몰아세우고,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농민 백남기씨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서 ‘유연한 보수주의자’ 메이는 상상하기 어려운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월, 2016/07/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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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쟁취한 ‘트럼프 대통령직’은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스티브 배넌(64)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18일(현지시각) 한 말이다. 수석전략가에서 경질된 뒤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회장으로 복귀하자마자 내놓은 일성으로 그는 “난 이제 자유로워졌다. 무기를 다시 내 손에 쥐게 됐다. 반대하는 것들은 철저하게 박살내겠다”고 했다.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브바트> 이끈  ‘온라인 우익 전사’

 극우 성향의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를 운영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고 백악관에 전격 기용된 그는 출발부터 최근 경질까지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섰다. 미국의 대안우익(alt-right)을 바탕으로 부상한 인물로서 우리로 치면 ‘미국판 일베’인 그가 권력의 중심까지 갔다가 제 자리로 돌아온 과정도 그 자체로 극적이다. 하지만 미국과 전세계가 그에게 촉각을 세우는 것은 ‘롤러코스터’ 같은 배넌의 이력 때문이 아니다. ‘좌충우돌’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론적, 정치적 기반을 제공한 것이 그였기 때문이다. 이제 그가 백악관을 떠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변화가 찾아올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배넌-발언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스티브 배넌이 백악관 수석전략가직에서 경질된 뒤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회장으로 복귀했다. ‘어둠이 선’이라는 그의 말에서 극단적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이미지 출처:jtbc)

 극우 성향의 스티브 배넌은 미국 정치의 비주류와 아웃사이더들로 채워진 ‘트럼프의 사람’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 인물로 꼽혔다. 해군 장교 출신으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와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트바트>를 중심으로 한 ‘대안우익’ 활동을 살펴봐야 한다. 

 

 그는 브레이트바트를 이끌면서 인종 차별과 여성, 이민자 혐오가 깔린 극단적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온라인 언론은 “피임은 여성을 비호감으로 만들고 미치게 한다”, “기술 분야의 채용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은 없다. 그들이 면접을 망칠 뿐이다”, “당신은 아이들이 페미니즘을 배우느니 차라리 암에 걸리는 게 낫다” 같은 막말에 가까운 헤드라인을 거리낌 없이 내보냈다. 또 “남성의 관심을 끌려는 여성들이 인터넷을 망치고 있다”, “무슬림 이민자들은 질병을 갖고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동성애자들은 다시 벽장 속으로 집어넣어야 한다” 등의 차별과 혐오의 시각도 노골적으로 보였다. 

 ‘트럼프의 사람’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

온라인에서 ‘우익 전사’였던 배넌은 지난해 8월 당시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가 러시아 로비 관련 의혹으로 물러 난 뒤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고,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네가티브도 주도했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2016년 11월 <브라이트바트>의 페이스북 계정 접속자 수는 <CNN>, <폭스 뉴스> 등 기성 언론의 4배를 넘는 등 여론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일등 개국 공신’이 됐다. 

 

 그는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자신의 고수해온 철학과 가치를 그대로 정책에 반영시켰다. “국익을 침해하는 모든 정책에 반대한다”는 구호 아래 미국의 군사개입 축소는 물론 유엔, 유럽연합(EU) 등 다국적기구 무용론을 제기했고, 세계화에 선을 긋고 철저한 보호 무역주의를 주장했다. 난민과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혐오를 보였다. 

 무슬림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행정명령,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파리기후협약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온갖 갈등과 논란을 불러온 트럼프의 대표적 정책들은 배넌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외교정책에도 목소리를 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월 배넌을 ‘위대한 여론 조작자(Great Manipulator)’라고 비꼬기도 했다. 

배넌-클루니-게티
민주당 지지자로 유명한 미국 헐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는 최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배넌에 대해 “자신의 각본을 팔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얼간이'(schmuck)다”고 조롱했다.(사진 출처: AP)

하지만 개국 공신으로서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던 그의 권력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과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반이민 행정명령이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리는 등 백악관 내 입지가 흔들렸다. 전통적 개입주의 외교·안보 노선을 추구하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자주 충돌하기 시작했다. ‘실세 사위’인 온건파 제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과도 노선을 두고 갈등했다. 결국 배넌은 지난 4월  NSC 상임위원직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눈 밖에 나 수석전략가에서 경질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이 그가 백악관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일등 공신으로 평가되는 데 불쾌감을 드러내 왔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종종 배넌에 대해 질문 받으면 “그는 나의 대선 운동 때 나중에 합류했을 뿐이다”라고 답하곤 했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측근들 말을 인용해, 트럼프는 여론이 배넌을 “배넌 대통령”으로 부르며 마치 자신을 조종하는 것처럼 비판하는 데 불쾌감을 내비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블룸버그 기자가 출간한 ‘악마의 거래’에서 배넌을 트럼프와 동등한 관계인 양 묘사하고 책 표지 사진도 트럼프와 배넌이 마주 보고 있어 트럼프의 격노를 샀다”는 분석도 내놨다.

 

 결국 배넌은 최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 사태와 관련해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못된 조언을 해 인종주의 논란을 키우고, 지난 8월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에 대해 “군사적 해법이란 건 없다. 그런 건 잊으라”, “주한미군 철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 이틀 뒤인 8월18일 배넌은 전격 경질됐다. 

배넌, 여전히 “트럼프의 반대파와 싸우겠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는 배넌 경질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변화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미-중 관계를 패권 경쟁으로 바라본 배넌의 퇴장으로 대중 강경기조는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배넌의 고립주의와 달리 북핵·미사일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맥매스터 보좌관 등 군 출신들이 백악관에서 입지를 넓히며 대북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L) congratulates Senior Counselor to the President Stephen Bannon during the swearing-in of senior staff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on January 22, 2017 in Washington, DC. / AFP PHOTO / MANDEL NGAN
트럼프는 배넌을 경질했지만 자신의 트위터에 “배넌이 브레이트바트에서 터프하고 영리한 새로운 목소리가 될 것이다”며 자신을 위한 역할을 주문했다. 배넌도 “트럼프의 반대파와 싸우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사진 출처: AFP BBNews)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근본 변화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다. <CNN>은 지난 8월19일 “배넌 이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 문제점의 근원은 트럼프 자신에 있고, 배넌은 그런 트럼프의 원인이 아니라 징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스티브 배넌은 브레이트바트에서 터프하고 영리한 새로운 목소리가 될 것이다. 가짜뉴스는 경쟁이 필요하다”며 자신을 위한 역할을 주문했고, 배넌도 “트럼프의 반대파와 싸우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분명한 건 배넌의 퇴장과 상관없이 여전히 ‘트럼프 리스크’는 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 2017/09/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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