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뉴스] 우리는 지금 이곳의 불평등을 이해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이곳의
불평등을 이해하고 있는가?
‘다중격차’, 대한민국 불평등 구조의 새로운 이름
글. 이기찬 참여사회연구소 간사
참여연대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참여사회포럼 : 전환>이라는 새로운 이름과 형식의 포럼을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9월 19일 진행된 포럼의 핵심적 문제의식을 요약하여 전한다. 전체 내용은 참여연대 홈페이지 참여사회연구소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불평등의 수확체증
경제학에서 ‘수확체증의 법칙increasing returns of scale’은 생산과 규모에 관련된 개념이다. 투입한 자본이나 노동(인력)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생산물이 나오는 것을 뜻한다. 이 수확체증이야말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원하고 과거 우리의 경제성장 시기의 문법에서도 익숙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한만큼 보상받는 것도 어려운 시대에 더 열심히, 더 많이 또는 두 명, 세 명이 함께 일하면 일할수록 더 많은 것이 돌아온다면 그만큼 신명나고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에서 모든 이들이 수확체증의 법칙을 누릴 수는 없다. 대부분의 경우 수확체증의 법칙이 작동하는 영역에서 효과를 누리는 이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누군가 해당 산업을 선점하여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이점을 누리기 시작하면 생산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그 영역은 레드오션이 되거나 아예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수확체증의 법칙이 불평등의 영역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이미 비슷한 ‘개념’을 알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욱 가난해진다. 그러나 이것이 그나마 점진적 현상이라면 수확체증의 법칙은 그야말로 ‘급진적’이다. 소수의 특권층과 부자들만이 기하급수적으로 자신들의 특권과 부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19일 참여연대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다중격차'를 주제로 참여사회포럼 '전환'을 진행했다.
‘다중격차’, 상호작용하는 불평등의 구조
다중격차는 “다양한 불평등 영역이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강화시켜 개별 불평등의 작동방식과는 독립적인 작동방식을 갖춘 불평등의 특수한 형태”를 일컫는다. 따라서 기존의 불평등 재생산 구조와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 위에서 말한 수확체증의 법칙이 바로 일반적인 불평등 구조보다 다중격차 구조에서 더욱 더 나타나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거 불평등과 자산소득 불평등은 이미 밀접하게 얽혀 있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 다주택자들은 전세로 임대를 놓고 그 보증금을 은행에 예금하여 그 이자로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는 예금이자가 낮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은 월세를 선호하게 된다. 그리고 관리 등의 어려움 때문에 다주택 보유를 선호하지 않았던 자산가들도 자산의 일부를 주택 등 부동산으로 돌리게 된다. 주택 가격이 치솟아 중산층조차도 이제 주택을 구입할 수 없게 되고 월세를 전전하는 사이 다주택 보유자이자 자산가들의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진다.
이자율이 내려가면 자산소득을 기준으로 한 부자들의 부(예금, 증권, 채권 등)의 증가가 둔화되어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이 줄어들 것 같지만, 부자들이 주택을 구입하고 월세를 받으면서 자산소득 불평등이 완화되기는커녕 주거 불평등까지 악화시키면서 자산소득 불평등은 그대로 이거나 (대부분의 경우) 오히려 더 심화되는 것이다.
중첩되는 불평등에 대한
각성이 필요
때문에 우리에게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한 것은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전에 없는 각성이다. ‘그래도 나는, 내 자식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다중격차가 작동할수록 안이한 것이 될 것이다. 단순히 지혜를 모으자는 차원이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불평등이 증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민주정부’ 10년을 포함해 2008~2009년까지 지니계수, 상대빈곤율, 임금소득 불평등이 계속 악화된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정책효과가 뒤늦게 나타나는 측면도 있겠지만 2008년 이후 전체적인 불평등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재분배를 통한 불평등 해소는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상위 1~10%의 소득 점유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지니계수 개선율(시장소득 지니계수 - 가처분소득 지니계수)이 상당히 증가(2015년 11.8%. 그러나 OECD 평균인 약 20%에는 크게 미달)했고 크게 보아 재분배 정책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중이다. 피상적 신자유주의 반대나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는 이 불평등 문제를 해결은 커녕 파악할 수조차 없다.
이날 포럼에서는 다른 여러 불평등 문제와 함께 지대추구행위 해소, 시장구조 개선, 최저임금, 사회연대임금 등 다양한 해결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아직 어느 하나 만족스럽거나 충분한 것이 없다.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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