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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축은 우선되어야 한다
글/ 부산대 홍석환교수
최근 많은 지자체에서 불안한 경제에 활성화를 꾀한다는 목적으로 심하게 유린된 한반도에서 그나마 자연경관이 양호하게 남아있는 보호지역에 케이블카 건설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의 시발점이 된 것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이다. 한반도 중심 생태축의 한가운데에 거대한 인공시설물이 설치되는 것인데, 이것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다는 환경부나 양양군의 태도는 공익을 위해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는 대다수 환경부 공무원들에 자괴감을 줄 것이며, 이러한 과정은 많은 국민이 환경보호를 포함한 공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더욱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밀히 말해 오색케이블카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1960년대 제시된 빛바랜 청사진에 기대어 행하는 금수강산의 핵심을 훼손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물론 경제적 가치창출이, 조작되었다는 경제성보고서 내용처럼 실현될 수도 있으나 이 또한 반대급부로 발생하는 공익적 가치 훼손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돈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는 오색케이블카와 같은 비합리적인 개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법제도로 켜켜이 규제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곡예하듯 빠져나가면서 합법적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법률의 사각지대를 합법적으로 피하는 묘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공정해야 할, 빈틈이 있으면 이를 고쳐서라도 바르게 움직여야 할 국가기관의 줄타기를 관전하고 있다.
자연공원법에는 “생태축우선의원칙”이라는 법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의해 케이블카는 자연공원 안의 생태축 및 생태통로를 단절하여 통과하지 못함을 명시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법을 만든 환경부가 자연공원 안의 생태축 및 생태통로를 정의해 놓지는 않았다. 과속하면 벌금낸다고 해놓고 과속의 기준을 정해놓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법조항이 의미 없는 생색내기용 선언적 문구를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이 법조항 제정 이전 환경부는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백두대간생태축을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구분해 고시하였으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국가 3대 핵심생태축” 구축과 “5대 광역생태축”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여기서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생태축 우선의 원칙의 제정시기이다. 이 조항이 만들어지기 이전 이미 환경부는 2006년 국가 자연환경기본계획에서 국가적으로 정말 중요한 생태축인 한반도 “3대 핵심생태축”과 “5대 광역생태축”을 제시하였다. 법률 개정이 이 계획 훨씬 이후이며 동일하게 환경부가 관할하는 법률이니 이 조항은 8대 국가생태축에 더해 개별 자연공원에 세부 생태축을 더욱 강화하여 보존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게 된다.
위 과정에서 봤을 때, 국가생태축 안에 관광목적의 케이블카 건설계획이 추진된다면 자연공원법 23조의 2 “생태축 우선의 원칙”이 당연히 “우선적”으로 적용되어 이를 반려해야 함이 마땅하다. 특히 설악산케이블카는 국가에서 유일하게 그 경계를 고시한 “백두대간생태축”의 “핵심구역” 한 가운데에 정류장이 건설되도록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설악산국립공원만이 아닌 한반도 전체에서도 가장 중요한 “생태축”임을 잠시 잊었지 않았나 한다. 이 조항에서는 예외적으로 지역 여건상 설치가 불가피한 최소한의 시설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사유 및 증명자료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불가피한 사유라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등의 정말 최소한의 사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보통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유 및 증명자료가 본 법조항을 기준으로 공원위원회에 충분히 설명되어야 함에도 그러하지 않았다. 이를 검토하여 판단해야 할 공원위원들에 위법가능성에 대한 정보제공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률적으로는 이 과정이 정확히 어떻게 판단될지는 모르겠으나 이 역시 절차적 위반으로 보인다.
만약 이러한 절차적 위반이 발생할 수 있거나 모호하게 처리될 수 있는 부분이 법조항에 있다면 해당 법조항이 만들어진 근간을 살펴본 후 이런 행위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법률의 개정절차에 돌입해야 하는 것이 관련 기관에서 해야 할 가장 급한 일이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개정 이전까지는 해당 법률의 기본취지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 것이 국가기관이 취해야 할 행동일 것이다. 케이블카 건설을 위해 이러한 절차적 위반가능성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 주장하면서 케이블카 건설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분들께 감히 묻고 싶다. 권금성케이블카 건설이후 권금성 위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에델바이스가 해당 지역에서 멸종위기에 처했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또 훼손된 백두대간생태축 복원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동시에 지출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설악산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는 분들은 부디 법률에서 고시한 법정 생태축을 생태축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지 말기를 바라며, 법률에서 정한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함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명쾌한 답을 주기를 바란다. 결과가 절차와 방법을 합리화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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