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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6년 9월호(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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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6년 9월호(215호)

익명 (미확인) | 목, 2016/09/01- 11:53

편집인의 글

김승연 l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복지동향 9월호는 지난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던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을 둘러싼 이슈와 지역복지를 살리고, 지방분권을 정상화하기 위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방향을 다루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는 정부가 그리는 복지축소 전략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복지예산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부담 문제가 정치적 갈등으로 번지면서 이제 대놓고 정치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8월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도록 지방교부세법 시행령까지 개정하였다. 또한‘사회보장기본법’신설·변경 사전협의제를 근거로 성남시의 청년배당제와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 지방자치단체의 자체복지 사업을 통제하다가 이에 반발하는 지방자치단체를 표적으로 하는‘재정혁신방안’을 지난 5월에 발표하였다.

 

복지예산 규모가 100조 원이 넘는데 국민적 갈등을 일으키면서 1조 원도 안 되는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사업을 정비하는 것이 어떤 실익이 있을까? 최근 복지가 발전해 온 흐름을 주목하자.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논란은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을 보편적 형태로 발전시킬 것인가의 논쟁이었고, 그런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보편적 복지정책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의 요구에 맞춰 새롭게 시도하는 복지사업들이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적·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6년 지금 복지재정 갈등, 지방자치단체의 유사․중복 사업 정비와 자체 복지사업에 대한 통제는 더 이상 복지확대를 원치 않는 세력들이 복지확산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복지는 강한 경로의존성을 갖는다. 한번 확대되면 축소하기 어려운 만큼 축소의 경로를 밟게 되면 되돌아가기 더 어려워진다. 이 시점에서 차근차근 하나씩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첫 번째 방안이 최근 일련의 사건을 촉발시킨 사회보장기본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사회보장기본법에 협의·조정 절차는 사회보장제도의 신설・변경 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상호 협력할 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통제와 견제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험들은 과거와 같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정부 주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이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서 국민의 기본적 생존권을 보장하는 소득보장사업과 보편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는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지역적 특성과 수요자 욕구에 맞는 개별적 서비스는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여 국민들에게 진정한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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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의 사회정책 비전은 포용과 혁신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경제정책이라면, 포용과 혁신이라는 사회정책이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기반으로서 전 국민의 기본적 생활보장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들은 개발시대의 미니멈 사회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고, 그로 인하여 낙후된 사회보장은 개인들을 부동산과 민간보험 등 각자도생의 무한 경쟁으로 내몰았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정책이 경제정책과 함께 두 가지 중심축임을 선언했다. 올해 9월 열린 국가 사회정책 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실질적 재원대책까지 포함한 구체적 로드맵을 주문하였다. 과연 이러한 사회정책의 의지가 정부 예산안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을까? 이번 11월호 복지동향은 2019년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을 분석하였다.

 

본 호에 실린 총론을 살펴보면, 기대만큼 여전히 실망도 크다. 2019년 정부 예산안은 사회복지지출이 12.2% 증가했고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도 14.6% 증가하여 기본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 소득보장의 개선과제들이 반영되었고, 노인 및 장애인 일자리 그리고 어린이집을 비롯한 공공부문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도 이전 정부에 비하여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포용, 혁신과 같이 근본적 사회개혁을 위한 노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여전히 재정건전성 기조는 유지되고 있고 일자리도 고용지표 개선을 위한 양적 접근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아직 논의를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가 불투명하다.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고, 일상생활에서 안전과 생명이 존중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능동적인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얼마만큼의 예산의 적정한 규모만큼 예산의 근거가 충분한지도 중요하다. 아무리 보육예산이 늘어간다고 해서, 민간유치원과 보육시설의 비리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국민들의 복지체감도가 올라갈 리 만무하다. 사실 보육예산의 증가가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인지조차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전국민 무상보육의 나라도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 노인 및 장애인 그리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예산이 늘어나면 고용지표는 개선될지언정 그 일자리가 그들의 소득보장에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 불분명하다. 여전히 많은 재정지원 일자리는 소득보장형 일자리와 단순 사회참여형 일자리의 구분도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조건부로서 일자리 형식만 갖추기도 한다. 

 

역대 정부들의 ‘미니멈’수준의 사회정책을 벗어나 최적수준의 사회정책으로의 전환한다는 방향은 매우 올바르다. 다만, 포용과 혁신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곳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투명하지 않은 곳에 넓게 펼쳐진 예산은 결국 또 다른 최순실만 양산하거나 이를 감시하기 위한 거래비용만 늘리게 된다. 사회정책은 철저히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확대·재생산 될 수 있다. 이른바 선진 복지국가들에서는 근거 중심의 사회정책이 대세이지 않은가? 정부에겐 소득보장의 사각지대 해소만이라도 또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인프라 확충만이라도 분명한 정책수단을 통해 해결할 의지가 필요하다. 사회정책에 대한 평가는 투입이 아니라 결과임을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월, 2018/11/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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