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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의 필요성과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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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의 필요성과 내용

익명 (미확인) | 목, 2016/09/01- 13:25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의 필요성과 내용

남찬섭 l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동아대 교수

 

공급자중심적인 현행 사회보장기본법

현 집권세력은 2010년대 초 복지국가논쟁에서 이른 바 한국형 복지국가를 내세우면서 그것을 구체화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회보장기본법의 전면적인 개정을 추진하였다. 당시 그들은 모든 국민이 평생 동안 생애주기적으로 겪게 되는 다양한 위험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자립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가가 각 단계마다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크고 좋은 복지국가를 지향하기 위해 사회보장기본법의 전면적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를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 간, 그리고 여러 정부부처에 흩어져 있는 사회보장정책들을 서로 연계・통합하기 위해 사회보장관리체계의 통합과 선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1) 그리하여 그들은 수요자중심적 맞춤형 사회보장이나 생활보장과 같은 개념들을 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에 담았다.

 

하지만 집권 후 그들이 보인 행보를 볼 때 사회보장기본법과 관련된 그들의 주장은 모두 허언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현 집권세력이 전면개정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1995년에 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이었는데 그 법 제정으로부터 16년이 지나 전면개정을 추진했으면서도 거기에 담겨있던 사회보장권리에 관련된 조항은 자구 하나 수정하지 않았다. 대신에 사회보장제도 운영에 대한 국민의 협조의무 등 사회보장의 관리운영과 통제에 관한 조항은 1995년 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폭 신설하거나 강화하였다. 이로써 사회보장에 있어서 권리와 의무는 심각한 불균형상태에 놓이게 되었다.2) 또한 그들이 그렇게도 선전하였던 맞춤형 사회보장은 주민들의 욕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재정에 맞추는 재정맞춤형이 그 본질이었다. 현 집권세력은 입만 열면 수요자중심주의 운운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그 어떤 정권보다 공급자중심주의에 갇혀 있는 것이다. 권리보다는 관리와 그 관리에 대한 국민의 협조의무를 강조하는 것을 수요자중심주의라 할 수 없으며, 주민의 욕구가 아니라 재정에 맞추는 것을 수요자중심주의라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공급자중심적인 사고방식은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의 여러 부분에 반영되어 있지만 그 중 지방자치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억압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회보장위원회의 권한 및 구성에 관련된 내용과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에 관련된 내용들이므로 여타 다른 문제에 대한 논의는 후일을 기약하면서 여기서는 이들에 대해 먼저 논의해보기로 한다. 

 

신설・변경 사전협의제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이하 “신설・변경 사전협의제”)는 현행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에 의해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 또는 변경하고자 할 때 기존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전달체계와 재정 등에 미치는 영향 등과 관련하여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토록 하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보장위원회가 조정토록 하는 제도로서3), 현행법에서 처음 규정되었고 2013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었다. 제도 시행 후에는 중앙정부의 사회보장프로그램을 보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려는 제도(예컨대, 장애인활동보조에 대한 지자체의 추가지원 등)를 가로막는다는 비판 등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나아가 작년인 2015년 9월에는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에서 규정하는 협의・조정의 구속력에 대해 협의는 ‘합의’ 내지 ‘동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구속력이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2015년 8월부터 강행한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의 추진과정에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을 동시 추진하여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에 의한 협의・조정결과를 따르지 않을 경우 해당 지자체에 대해 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4),5) 이로써 신설・변경 사전협의제는 시행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교부세 삭감이라는 강제수단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신설・변경 사전협의제가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고 주민의 욕구를 우선해야 할 사회보장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왜 정부는 신설・변경 사전협의제를 강행하는 것인가? 그것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사회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설・변경 사전협의제가 지자체의 사회서비스 실험이 중앙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펴낸 신설・변경 사전협의제 운용지침에 국가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원칙적으로 불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6).그 외에도 정부는 사회보험에 있어서 본인부담금 지원사업 등을 위한 신설・변경이나 기타 전국적 프로그램의 경우 추가급여나 대상자 확대 등을 초래하는 신설・변경, 기존 전달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의 신설・변경 등에 대해서도 원칙적 불수용이라는 기준을 마련・시행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이라 하겠다. 이들은 모두 신설・변경 사전협의제가 지방정부의 사회서비스 실험이 국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는 제도적 장치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처럼 중앙정부의 재정 부담을 앞세워 지방정부의 사회서비스 기획력을 제약하는 것은 자칫 사회서비스 자체의 발전을 가로막아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대응 등 우리사회가 시급히 필요로 하는 대응마저 제약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에 대해서는 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의 협의결과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지방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도록 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제12조 1항을 폐지해야 한다. 또한,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의 협의를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가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요소는 폐지해야 한다. 특히, 협의를 구속력있는 동의로 해석・적용할 경우 헌법 및 지방자치법상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협의를 구속력없는 권고임을 명시하고, 동 협의의 목적이 주민들의 사회보장증진을 위한 것으로 제한하고 그 기간 역시 법정화함으로써 보건복지부장관의 협의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위원회의 권한 문제

현행 12년 기본법은 95년 기본법에 있던 사회보장심의위원회를 사회보장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권한도 전반적으로 강화하였다.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 대상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및 비용 분담”을 두고 있어(법 제20조 제2항 제7호) 중앙정부가 국회의 입법에 따라 시행하는 전국적 복지제도 및 사업과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동의 없이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으로 분담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7). 또한, 법 제20조 제3항에서는 동조 제2항에 열거된 사항에 대해 심의・조정한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하고, 제20조 제4항에서는 위원회의 심의・조정한 결과를 반영하여 사회보장제도를 운영 또는 개선토록 함으로써 사실상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제20조 제3항과 제4항은 신설・변경 사전협의제가 지자체에 대해 구속력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사회보장위원회에 부여된 이와 같은 권한은 앞서 논의한 신설・변경 사전협의제와 마찬가지로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즉, 사회보장위원회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역할 및 비용분담 비율을 정할 권한을 갖는 것은 자치재정권의 본질적인 사항을 침해하는 것이다. 기초노령연금법상의 기초연금, 영유아보육법, 유아교육법에서의 무상보육, 무상 유아교육의 시행과 관련하여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지방비 분담비율 등으로 인하여 지방재정의 파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최근 누리과정 무상보육 관련 재정 파탄과 이에 대한 책임의 소재 관련 갈등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전국적인 사회보장사업에 관하여는 국비부담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지방재정이 일부 부담을 할 경우에는 그 비율을 어느 한도에서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지방자치권을 헌법적으로 보장하는 차원에서 개별 법률에서 명시적으로 입법하여야 할 사항이지, 중앙행정기관이나 행정위원회에서 조정할 대상이 아니다. 더욱이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위원들이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행정위원회에 불과한데 지방자치권, 특히 자치재정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수 있는 역할 및 비용분담 비율을 정할 권한을 갖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크다.


따라서 사회보장위원회의 권한이 본질적으로 발휘되어야 하는 내용은 유지하되 그것이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이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사회보장위원회에 지자체에 대한 조정권한을 부여하고 조정결과에 대해 구속력을 부여하는 조항은 이를 폐지하거나 적극적으로 수정토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보장위원회의 조정권한은 사회보장증진의 목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동 조정기간도 법정화하여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원안대로 확정되게 함으로써 중앙정부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사회보장위원회는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설치되는 국무총리 소속 비상설 정부위원회이다. 이와 같은 사회보장위원회는 법 제20조 제2항에서 정한 바 사회보장에 관한 중요한 거의 모든 사항을 심의・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 심의・조정에는 일정한 구속력까지 부여되어 있다(앞의 사회보장위원회 권한 문제 참조). 그런데 이처럼 사회보장에 관련된 중요한 사항을 심의・조정하는 권한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위원회는 그 구성이 대단히 정부편향적으로 되어 있다. 즉 사회보장위원회는 3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정부당연직위원이 15명이고 나머지 민간위원 15명 중에서도 상당수는 대통령이 지명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민간위원 1~2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위원이 정부관료 또는 정부의 성향에 맞는 인사들로 구성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위원회는 그 회의 결과 역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아니하여 사회보장에 관한 국민들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국민들의 감시 및 권력통제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지역 고유의 지방복지제도 및 사업을 대대적으로 축소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은 2015년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이 별다른 논의조차 없이 통과되어 국민들의 복지수급권이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보장위원회 구성에서 민간위원의 민주적 대표성을 강화하도록 현행 법 제21조 제3항의 전면개정이 필요하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이미 정부 위원이 15명이므로 나머지 위원들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없애고 국회에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안과 민노총과 한노총의 대표자 각 1인(2명) 및 동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 등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추천하는 전문가 등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운영의 민주성을 기하기 위해 일정 수 이상(가령 5인 정도)의 위원들이 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경우 위원회를 의무적으로 개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회와 마찬가지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2주 이내에 공개를 의무화하여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통하여 실질적인 심의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

 


 

1) 안상훈. “한국형 복지국가의 비전과 전략.”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을 위한 공청회: 한국형 복지국가의 건설」, 2010년 12월 20일, 7~14쪽; 안종범.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의 주요 내용과 기대효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을 위한 공청회: 한국형 복지국가의 건설」, 2010년 12월 20일, 15~44쪽 등 참조.

2) 남찬섭. “사회보장기본법의 변화를 통해 본 한국 복지국가의 전개과정.” 「한국사회복지조사연구」, 제36호, 2013, 103~139쪽 참조.

3)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협의 및 조정) ① <생략>  ②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신설 또는 변경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방안 등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른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위원회가 이를 조정한다.

4) 정부는 2015년 9월 30일에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였고, 이 개정령안은 동년 12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였으며 12월 10일에 공포되었다.

5)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제12조 (교부세의 반환 또는 감액) ① 법 제11조 제2항에 따른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을 위반하여 지나치게 많은 경비를 지출하였거나 수입 확보를 위한 징수를 게을리 한 경우와 그에 따른 교부세의 감액 또는 반환 금액의 범위는 다음 각 호에 따른다.  1~8. <생략> 9.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협의・조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사회보장제도를 신설 또는 변경하여 경비를 지출하거나 협의・조정 결과를 따르지 아니하고 경비를 지출한 경우: 협의・조정을 거치지 아니하거나 협의・조정 결과를 따르지 아니하고 지출한 금액 이내  
6) 보건복지부,  「2015년도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 운용지침」, 2014 참조.

7) 제20조(사회보장위원회) ① 사회보장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사회보장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② 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조정한다.
       1. 사회보장 증진을 위한 기본계획
       2. 사회보장 관련 주요 계획
       3. 사회보장제도의 평가 및 개선
       4. 사회보장제도의 신설 또는 변경에 따른 우선순위
       5. 둘 이상의 중앙행정기관이 관련된 주요 사회보장정책
       6. 사회보장급여 및 비용 부담
       7.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및 비용 분담
       8. 사회보장의 재정추계 및 재원조달 방안
       9. 사회보장 전달체계 운영 및 개선
      10. 제32조제1항에 따른 사회보장통계
      11. 사회보장정보의 보호 및 관리
      12. 그 밖에 위원장이 심의에 부치는 사항
   ③ 위원장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1. 제16조제3항에 따라 확정된 기본계획
       2. 제2항의 사항에 관하여 심의・조정한 결과
   ④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위원회의 심의・조정 사항을 반영하여 사회보장제도를 운영 또는 개선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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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에 돌아보는 복지동향의 성격과 전망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1. 서론

올해는 “인간성의 존엄 ... (과) 인권보장을 으뜸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의 실현과 “참여와 인권을 두 축으로 한 희망의 공동체 건설”(참여연대, 1994)을 목표로 하여 1994년 9월 10일 참여연대(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가 출범한 지 24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이하 “사회복지위원회”)가 1998년 10월부터 발간한 월간 복지동향이 발간 2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10월은 2001년 2월에 1월호 및 2월호의 합병호를 낸 것 외에는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발간된 복지동향이 지령 240호에 달한 달이기도 하다.

 

복지동향이 처음 발간될 당시 그것은 사회복지이슈에 관한 지식과 정보의 공개와 공유 및 이를 통한 복지인식제고, 사회복지문제의 쟁점화, 여론형성 등의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되었다(백종만, 1998; 이영환, 1998 참조). 하지만 복지동향에 이러한 기능만 부여되거나 기대된 것은 아니어서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이나 입장을 알리는 기능이나 공론장의 기능이 기대되기도 하였다. 실제로도 복지동향의 큰 꼭지 중 「기획주제」(초창기에는 「특집」, 더 후에는 「심층분석」)는 정보제공의 목적을 가진 것이지만 「동향」의 일부와 「칼럼」은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이나 입장을 알리는 목적을 가지 것이기도 하다. 이는 복지동향의 성격에 대해 다양한 기대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다양한 기대는 시기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충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복지동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하는가는 일차적으로 사회복지위원회의 활동에 의해 결정될 것이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복지동향과 참여연대 및 사회복지위원회가 놓여있는 사회경제적 맥락에 의해 결정될 것인데, 여기서는 하나의 월간지로서 복지동향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나타났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복지동향창간호에 실린 발간사와 10주년에 실린 편집인의 글, 그리고 지령 100호를 맞아 열린 좌담회 자료 및 지령 200호를 맞아 펴낸 특집호 자료를 주로 활용하고자 한다.

 

2. 월간복지동향에 기대된 성격

1) 창간 경위와 창간 당시 기대된 성격

위에서 본 것처럼 복지동향은 1998년 10월에 창간호가 발행됨으로써 출발하였다. 하지만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그 시점에 복지동향이 창간된 것은 아니다. 창간되기 전인 1998년 5월부터 7월의 3개월에 걸쳐 창간 준비호가 발간되었는데 여기에는 자원봉사자로 조직된 ‘참여복지 길잡이팀’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참여복지 길잡이팀은 사회 각 분야에서 복지문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평가하여 이를 복지이슈로 제기하는 역할을 하였는데(복지동향 편집위원회, 2007), 이들의 역할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 복지동향의 창간이 성사되었다고 하겠다(당시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팀의 명칭과 노무현 정부의 초기 복지슬로건이 참여복지로 동일한 것은 참으로 묘한 감정을 갖게 한다).

 

참여연대의 핵심적 출범동기인 민주주의와 인권, 참여는 사회복지위원회가 가진 복지운동의 핵심목표이기도 하며, 사회복지위원회는 이를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좀 더 심화시키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사회복지위원회가 출범하게 된 동기와 관련해서는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의 삶의 질 …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민주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경제민주화와 사회민주화가 시대를 이끌어가는 기본정신으로 전면(화) (해야) 한다(는) … 인식”이 기초가 되었다는 진단(백종만, 1998)이 매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출범 당시 참여연대 정책위원회 산하의 특별위원회로 시작한 사회복지위원회는 첫 해 운동 목표로 ‘국민생활최저선 확보’를 내걸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는데 그 활동들로는 시민들의 사회복지의식개혁을 위한 언론 캠페인, 사회복지학교를 통한 대중 및 사회복지종사자의 사회복지의식화 교육, 삶의 질의 낙후성을 공론화하고 국가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공익소송, 사회복지 관련법 개정을 위한 관련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입법청원활동, 지역사회 수준에서 국민생활 최저선을 확보하기 위한 지역 시민운동단체들 간 네트워크 구성 활동, 사회복지예산 GDP 5% 확보 운동, 아동인권사업, 사회복지학생 캠프사업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한 국민생활최저선 확보운동을 전개한 지 2년 반 정도가 지난 1997년 초, 국민생활최저선은 의도와 다르게 그 목표수준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어 국가복지의 확대를 반대하는 세력에게 빌미를 준다는 반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위원회는 최저수준을 넘어서는 수준의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운동의 목표를 ‘국민복지기본선 확보’로 한 단계 높여 재정립하였다(백종만, 1998). 국민생활최저선 혹은 국민복지기본선이라는 개념 혹은 이념은 20세기 초 영국의 웹 부부에 의해 주창되고, 베브리지 보고서에서 구체화된 바 있는 National Minimum에서 유래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1980년대 후반 민주화 투쟁을 거치고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과제를 안게 된 한국사회에서 사회복지위원회에 의해 구체적인 이념과 운동의 형태로 등장하였으며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정치적 역학을 고려하여 수정・변용되어 추구되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1997년 말에 이르러서는 사회복지 현안에 대한 신속한 대응활동의 강화와 국민복지기본선 확보운동에 대한 시민참여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는데, 여기에는 시민운동을 표방한 사회복지위원회가 시민의 참여보다는 전문가 중심의 운동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백종만, 1998 참조). 그리하여 사회복지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복지 이슈에 관한 정보를 산출하고 유포(함으로써) 시민들(로 하여금) 사회복지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토대를 마련”키로 결정하였다(백종만, 1998). 앞에서 말한 참여복지 길잡이팀은 이런 결정에 따라 조직된 것이며 복지동향 역시 이러한 결정에 따라 기획되어 창간된 것이다. 그리하여 복지동향은 “우리 사회에서 항상 주변적인 이슈로 제기되었다가 사라지고 마는 복지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고, 관련 정보를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함으로써 복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여기서 사회복지 문제의 쟁점화 기능도 정보제공과 인식제고의 목적을 위한 것으로 설정되고 있다. 결국 창간 당시 복지동향의 성격은 정보제공과 대중지 및 계몽지로 부여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복지동향 편집위원회, 2007),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정보지(誌)로서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2) 지령 제100호 기념 좌담회 및 발간 10주년에 나타난 기대들

복지동향은 2007년 2월에 지령 제100호를 맞이하게 되고 이를 기념하여 당시 편집위원장과 전・현직 사회복지위원장들이 좌담회를 열어 복지동향의 역사를 회고하고 앞날을 전망한 바 있다. 이 좌담회에서도 창간호와 유사하게 복지동향의 성격에 대해 정보지로서의 성격을 강조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예컨대 사회복지운동 과정에서 획득하게 되는 정보의 공유와 이를 통해 복지개혁을 위한 공감대 형성이라든지 사회복지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사회복지운동의 대중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언급들이 그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하지만 그 좌담회에서는 정보지로서의 역할과는 다소 성질을 달리하는 역할을 요구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나왔다. 그 중 한 가지는 복지동향이 사회복지운동을 표방한 단체로서 개혁적 의제를 선도하고 보완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사회복지위원회를 복지운동의 중심적인 단체로 상정하고 그런 단체로서 사회복지위원회가 의제를 선점하거나 의제의 정책화를 위해 벌이는 활동을 선전하고 알리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이런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는 복지동향이 기관지로서의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또 다른 기대는 사회복지계의 동향을 진보적 입장에서 해석하여 그런 동향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에 관련된 관점을 제시하고 진보운동단체들 간의 소통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진보세력의 목소리를 폭넓게 담아내는 공론장이 되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보다 다양하게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며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복지동향 발간 10주년을 맞은 2008년 10월에는 좌담회 등의 특별한 기획꼭지는 없었고 편집인의 글에서 10주년에 관련된 언급이 있었다. 여기서는 복지동향이 창간호부터 복지계의 동향을 꾸준히 추적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반복지 진영을 상대하여 복지운동진영의 강고한 진지를 만들어가는 한편 세밀한 기획과 분석을 통한 정책대안 제시 기능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다짐이 표현되고 있다(이태수, 2008). 이것은 지령 100호 기념 좌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들 중 의제선점 및 정책화와 가장 가까운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지령 100호 좌담회가 발간 10주년 편집인의 글에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하면 결국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복지동향에 매우 다양한 기대가 부여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다양한 기대는 복지동향이 창간되자마자 부여되기 시작하였다고 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복지동향은 여러 꼭지들을 마련하여 각 기대에 부응하고자 해왔던 것이다.

 

3) 지령 제200호 당시의 특집호에 나타난 기대들

지령 100호를 맞을 당시에 열린 좌담회에는 당연참석자인 편집위원장을 제외하면 전・현직 위원장들이 참석하여 다소 ‘중후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오갔다면, 지령 200호를 맞은 2015년 6월에는 현직 위원장 및 편집위원장 외에 편집위원들과 복지동향의 실무를 담당하는 간사들 그리고 더 나아가 비록 한 명이지만 독자가 참여하는 보다 소프트하면서도 개방적인 좌담회가 열렸다(복지동향 편집위원회, 2015a). 이 좌담회에서도 지령 100호의 좌담회와 비교하여 크게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차이점도 있다.

 

우선 유사점을 보면 지령 200호 좌담회에서도 독자층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즉, 일반시민들이나 현장의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대중지로서의 성격이 강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인데 이는 곧 정보제공의 기능이 좀 더 접근성 높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요구라 하겠다. 이러한 정보제공 기능 외에 운동단체로서 사회복지위원회가 가진 입장이나 노선, 성격을 좀 더 분명히 밝히는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또한 보건의료나 주거, 노동 등 사회복지와 밀접히 연관된 타 분야 운동의 흐름도 싣고 그 운동단체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라도 싣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지령 200호 기념 좌담회가 가진 차이점으로는 복지동향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의 변경이나 대담 형식의 글을 좀 더 많이 게재하자는 제안, 발간일정을 월초로 조정하면 좋겠다는 제안 등이 나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지령 100호와 200호의 좌담회가 어디에 초점을 두는가의 면에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지령 100호의 좌담회가 거의 대부분 복지동향의 역할이나 성격을 주로 그 내용적 측면에 초점을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라면 지령 200호의 좌담회는 내용적 측면의 이야기도 물론 있었지만 그 외에 정보전달력의 향상을 위한 형식적인 측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거론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좌담회에 참석한 인원구성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복지동향이 처한 여건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전자와 관련해서는 200호 기념 좌담회에 실무간사진과 독자가 참여했다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고 후자와 관련해서는 지령 200호를 맞은 복지동향에 일정한 변화가 요청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지령 100호를 맞은 2007년 2월도 사회복지위원회와 복지동향이 녹록한 상황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는 복지동향이 안착하는데 더 많은 관심이 주어졌다면 지령 200호를 맞은 2015년 6월은 정권도 보수정부인데다 대안적인 다양한 매체도 그 전보다 훨씬 더 많이 등장한 상황이어서 정보전달력 등 여러 면에서 변화압력이 강해진 때였다고 할 수 있다.

 

4) 복지동향의 성격 분류와 향후 전망

지금까지 창간호에 실린 발간사와 지령 100호 좌담회, 발간 10주년 편집인의 글, 그리고 지령 200호 기념 좌담회 자료들을 통해 복지동향의 성격과 관련하여 제시된 여러 이야기들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이 이야기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함으로써 복지동향의 성격에 관한 이야기들의 갈래를 보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자 한다.

 

위에서 살펴본 이야기들을 자세히 보면 우선 그들은 복지동향의 기능과 관련하여 정보제공의 기능을 강조하는가, 아니면 전략제시(혹은 입장천명)의 기능을 강조하는가의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그 이야기들은 누구를 주 대상으로 설정하는가의 측면에서도 일반시민 내지 대중을 염두에 두는가, 아니면 조직화된 세력으로서의 진보진영, 즉 진보적 복지운동단체를 염두에 두는가라는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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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차원, 즉 기능과 대상을 교차하면 네 가지 범주를 얻을 수 있다(<표 1> 참조). 정보제공의 기능을 주로 수행하면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면 그것은 정보지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으며 동일한 기능을 조직화된 세력으로서의 복지운동단체를 대상으로 하면 그것은 공론지의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또 전략제시 혹은 입장천명의 기능을 일반시민 대상으로 하면 그것은 계몽지의 성격을 갖는 것이며, 동일한 기능을 운동단체를 대상으로 하면 그것은 기관지의 성격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여 정보제공과 전략제시의 기능을 하는 경우를 대중지라 할 수 있고, 운동단체를 대상으로 할 경우를 전문지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들 성격이 서로 완전히 배타적이라 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정보지의 성격을 갖는다고 해도 그것이 제공하는 정보가 어떤 것인지에 따라 계몽지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또 기관지의 성격을 갖는다 해서 이것이 일방적으로 전략제시의 기능만을 하는 것은 아니고 전략을 둘러싼 논쟁을 유발하여 공론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네 가지 범주로의 분류에 더하여 다른 범주가 추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분류는 일종의 이념형적 분류이면서 동시에 실험적인 분류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복지동향은 이들 네 가지 성격을 모두 갖는다고 할 수 있고 이들은 서론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복지동향의 각 꼭지에 반영되어 있다. 대체로 「기획주제」는 정보지와 계몽지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고 「동향」과 「칼럼」은 기관지 혹은 공론지의 성격을, 「복지톡」이나 「특집」은 공론지의 성격을, 그리고 「열린광장」은 기관지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중 복지동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격은 무엇일까? 이는 지령 200호를 맞아 독자 1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복지동향 편집위원회, 2015b). 이 설문조사에 의하면 복지동향을 구독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을 얻은 응답범주는 ‘사회복지분야 최근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로서 무려 71%가 이에 답하였다. 이는 독자들이 복지동향을 정보지로 인식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복지동향의 꼭지 중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의 질문에 대해서는 69%의 응답자가 ‘기획주제’라고 답하여 앞의 질문에 대한 응답과 매우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복지동향을 정보지로 인식하는 경향은 복지동향의 향후 개선사항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도 반영되어 있다. 즉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읽기 쉽고 재미있는 구성’이 44%, ‘전문성 강화’ 24%, ‘수록 정보량 증가’ 20% 순으로 나왔는데 이들은 전체적으로 정보전달을 보다 쉽게 함으로써 정보전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복지동향이 주로 정보지로 인식된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약간의 다른 응답경향도 관찰되고 있다. 예컨대 복지동향의 구독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보지라는 인식에 기초한 응답이 가장 많은 비중을 보이기는 했지만, ‘참여연대 지원 차원에서’라는 응답도 16%에 달했고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풍부해서’라는 응답도 9%에 달했는데 이 두 응답은 복지동향을 기관지 내지 공론지로 보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그 중 전자의 응답은 기관지라는 인식이 그리고 후자는 공론지라는 인식이 더 강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 관심 있는 꼭지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기획주제가 가장 많은 응답비중을 보였지만 그 외에 ‘동향’이 16%, ‘칼럼’이 10%로 나왔는데 이들 응답 역시 복지동향을 기관지 내지 공론지로 보는 인식에 기초한 응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개선사항에 대한 응답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즉, 개선사항에 대한 응답의 상당부분은 정보지 성격의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전부를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예컨대 ‘읽기 쉽고 재미있는 구성’이라는 응답(44%)과 ‘수록 정보량 증가’의 응답(20%) 중 상당수는 확실히 정보지 성격의 강화 응답이겠지만 기관지나 공론지의 경우에도 읽기 쉽고 재미있게 구성할 수 있으며 정보량을 보다 풍부하게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응답들의 일부는 기관지나 공론지의 성격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전문성 강화’ 응답(24%)은 기관지나 공론지 성격의 강화를 더 많이 의도한 응답이겠으나 정보지의 성격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라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응답을 전체적으로 보면 복지동향은 대중지로서의 성격과 전문지로서의 성격이 대략 7:3 정도로 인식되고 있고 또 향후에도 그런 정도의 비율로 그 성격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복지동향은 여전히 창간호에서 의도된 것과 유사하게 정보지의 기능을 가장 많이 가진다고 볼 수 있으며 창간 후 부여된 기관지나 공론지로서의 성격도 일정하게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앞에서 계속 언급한 것처럼 복지동향의 복합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런 복합적 성격이 향후에도 유지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관지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열린광장」 꼭지에 대한 관심은 3%로 최하위 수준이었고 또 시민단체들의 소개 내지 참여 목적을 가진 꼭지(공론지적 꼭지)인 「동서남북」도 관심도가 1%로 최하위 수준이어서 이 꼭지들은 그 필요성은 있으나 필요성을 전달하는 방식에는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3. 결론 및 전망

지금까지 복지동향의 창간과 발간 10주년, 지령 100호 및 200호를 각기 맞는 시점에 게재된 일부 글들을 중심으로 복지동향에 기대된 성격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또 그것들을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해보았다. 창간 당시 복지동향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던 것 즉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며 복지인식의 지평을 확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그동안도 지속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인식되는 것으로(적어도 독자들에게는) 보인다. 그리고 그런 창간 당시의 필요성과 함께 기관지와 공론지로서의 성격도 일정부분 공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날 복지동향이 발간 2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데에는 독자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간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출판사의 협조가 매우 큰 몫을 차지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복지동향에 요구되는 편집디자인의 개선이나 내용구성의 세련화 등은 오래 전부터 인식되어온 것이기도 하나, 현재의 간사인원으로는 엄두를 내기가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복지동향과 이를 펴내는 사회복지위원회에 획기적인 요청을 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요청사항을 써본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복지동향이 복합적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한국 사회복지정책 내지 그 개혁을 위한 복지운동 차원에서 핵심적인 몇 가지 제도에 대해서는 대안적인 활용서 같은 것을 발간하여, 전문성의 강화 부담을 분산함과 함께 현장의 활용성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예컨대 정부가 펴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의 대안적 안내서 같은 것을 펴내는 방안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일부 꼭지는 카드뉴스 같은 형식으로 실어 딱딱한 형식을 완화하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카드뉴스는 지령 200호에 국민연금과 관련하여 게재된 바도 있다.

 

셋째, 지령 200호 좌담회에도 나온 이야기이지만 다른 분야 운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끔 그들과의 인터뷰 기사를 더 많이 싣는 방안도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사회복지문제가 다른 분야의 문제와 연관성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시도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복지동향이 다양한 시대변화와 함께 정보지와 기관지 혹은 공론지로서의 역할을 나름대로 수행해왔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이 지속되어 한국사회 복지운동에 기여하는 매체로서 자리를 지켜나가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맺는다.

 


 

참고문헌

백종만. 1998. “발간사: 월간 복지동향을 발간하며,” 복지동향, 창간호, 10월.

복지동향 편집위원회. 2007. “복지동향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다.” 복지동향, 제100호, 2월.

복지동향 편집위원회. 2015a. “특집1: 복지동향,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가 바라는 복지동향,” 복지동향, 제200호, 6월.

복지동향 편집위원회. 2015b. “특집3: 독자설문조사, 복지동향을 통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복지동향, 제200호, 6월.

이영환. 1998. “편집의 글,” 복지동향, 창간호, 10월.

이태수. 2008. “편집인의 글: ‘한국복지정책의 풍향계’로서 10년을 넘어,” 복지동향, 제120호, 10월.

참여연대. 1994. 창립선언문, 9월 10일.

월, 2018/10/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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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p><img alt="복지부는 지자체의 복지사업에 제동걸지 말아야" src="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35/613/001/d866…; /></p> <h2><span style="color:#3498db;">지자체 복지사업을 막는 것은 지방자치 본질을 침해할 우려 있어</span></h2> <p>보건복지부가 최근 서울특별시 중구가 도입한 ‘어르신 공로수당’에 대해 기초연금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기초연금법 시행령 제23조 제4항’을 근거로 보조금 삭감조치 등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주민들의 복지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을 중앙정부가 가로막겠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의 이 같은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p> <p> </p> <p>복지사무는 기본적으로 주민의 복리를 증진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본질적인 업무에 속한다. 중앙정부의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의 복지욕구를 충족하기에 부족하여 지자체가 지역적 특성을 살려 자체 예산으로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중앙정부가 유사ㆍ중복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려는 복지사업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 처사이다. 각 지자체가 자치예산을 활용하여 각 지역의 특성과 시민들의 욕구에 맞춰서 어떤 복지를 제공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필요한 경우 조례를 정하여 이를 시행하는 것이야말로 지방자치제도의 취지에 맞는 것이다.</p> <p> </p> <p>‘기초연금법 시행령 제23조 제4항’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기초연금과 유사한 성격의 급여ㆍ수당을 지급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비율의 10%p 금액을 감액할 수 있다. 해당 조항은 그 자체로 독소조항으로서 시급히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소득인정액으로 수급권을 제한하고 있기는 하나, 전국적으로 대상이 보편화된 현금수당인 기초연금의 경우 중앙정부가 비용의 전부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 서울특별시 중구가 도입한 ‘어르신 공로수당’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되기에, 현금으로 지급되는 기초연금과 동일한 성격의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p> <p> </p> <p>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 혹은 변경하고자 할 때 중앙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것은 2013년 사회보장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시작된 제도이다. 제도 도입 당시부터 지방자치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박근혜 정부는 이 개정 조항을 근거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사업들을 축소ㆍ폐지시켰다. 결국 이 제도는 중앙통제 방식으로 사회보장제도의 확대를 억제, 획일화하며 하향평준화시켜 온 복지분야의 적폐 중 하나인 것이다. 사회보장기본법의 핵심적인 취지는 국민의 ‘복지 증진’이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확대 노력을 ‘유사ㆍ중복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복지사업에 제동을 거는 시도를 즉각 멈추어야 할 것이다. </p> <div> </div> <div>논평 <a href="https://docs.google.com/document/d/1nnPLKjKJH1lLkw2Ra9NgvrIzsjrm45fxW2a…;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a></div></div>
수, 2019/02/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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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 dir="ltr">사회복지에서 “지방”이란 무엇인가?</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윤찬영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h3> <p> </p> <p dir="ltr">나는 변방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려서 서울에 유학하여 공부를 마치고 지방에서 30년간 가르쳐 왔다. 서울사람으로 20년 남짓 살았고, 지방사람으로 그 두 배 정도 살아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무시와 차별도 많이 받았다. 지방방송은 끄고 지방대학은 죽으라 한다. 지역복지는 있어도 지방복지는 없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를 해 오고 있다. 자치를 하는데 여전히 “지방”이라 부른다. 자치를 하는데 어떻게 지방인가? 지방이란 중앙의 통제와 지도를 받는 중앙 이외의 지역을 말한다. 그러므로 “자치”를 행하는 한 “지방”은 없는 것이다. 전국이냐 지역이냐 구분될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헌법 제117조에서도 “지방자치”라 하고 지방자치법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규정들이 적용되어 왔다. 이에 사회보장기본법 역시 사회보장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있다(법 제1조). 그나마 사회복지사업법은 지역사회복지의 체계를 구축하고자하며(법 제1조), 이 법에서 “지역사회복지”란 주민의 복지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지역사회 차원에서 전개하는 사회복지를 말한다(법 제2조 제2호). 그러면서도 이 법의 각 조항의 주어는 여전히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복지”라는 용어는 어디에도 없다.</p> <p> </p> <p dir="ltr">사회보장기본법 제5조제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ㆍ증진하는 책임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사회보장에 관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등한 책임을 지는 것처럼 규정하였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보장에 관한 책임과 역할을 합리적으로 분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법 제26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의 및 조정을 규정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위상을 그야말로 “지방화”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사회복지를 추구하고 추진하더라도 중앙정부의 통제하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헌법 제117조의 지방자치는 무색해지고 만다. 따라서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의 위헌성을 다투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p> <p> </p> <p dir="ltr">사회복지에서 지역사회복지의 중요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자치 시대에서 지역사회복지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매우 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가 항상 보건복지부에 예속되어 허락을 받아가며 지역복지를 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위헌적이기까지 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를 통하여 주민들이 선출한다. 그런데 그가 중앙정부의 일개 장관에 예속되는 것은 주민들의 위상조차 지나치게 무시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물론, 장관은 우리가 선출한 권력인 대통령이 임명하니까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래도 우리가 선출한 단체장이 자신의 관할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추진하는 것조차 우리가 선출하지도 않은 장관의 지배와 통제 하에서 행해야 한다는 것은 “자치”의 이념에도 위배되고 지역“복지”의 정신에 비춰 봐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p> <p> </p> <p dir="ltr">우리는 사회복지정책을 논하거나 주장할 때 지나치게 중앙정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지방” 아니 “지역”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복지에 관하여 국가와 민간의 역할에 관한 규범적 정립은 중요하다. 특히, 민영화(엄밀히 말하면 시장화)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한 축으로 전국적인 복지와 지역적인 복지를 구분하여 “자치”의 관점에서 지역복지를 정립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그동안 사회복지운동 역시 민영화는 반대하면서도 지방화에 대하여는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고, 지역복지에 대하여 “자치”의 관점에서 말하고 주장하는 것은 그리 강력하지 못했다.</p> <p> </p> <p dir="ltr">이에 결론을 갈음하여, 복지에 관여 국가, 민간, 자치단체의 관계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범체계의 수립을 촉구해 본다. 사회보장기본법의 과감한 개정을 통해 지역복지 또는 복지자치의 이념이 규범적으로 정립되기를 소망한다.</p></div>
금, 2019/04/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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