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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현황발표 기자회견] 노동자 죽이는 손배·가압류,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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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현황발표 기자회견] 노동자 죽이는 손배·가압류,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8/30- 08:13
[2016년 상반기, 민주노총 20개 사업장 손배청구 1521억, 가압류 144억] 노동자 죽이는 손배·가압류,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기자회견문 다운로드 ▶ [기자회견] 노동자 죽이는 손배가압류, 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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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명세서>는 공익법인 회계기준의 기부금 수익인식 방법에 따라 작성한 것입니다. 현금의 수입, 지출을 기록하는 현금주의 단식부기 방식으로 집계한 것이라 복식부기를 사용한 운영성과표 지출 내역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서식은 보조금, 용역사업수익 등을 제외한 순수한 기부금을 재원으로 고유목적사업에 지출한 내역을 알려드리는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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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1/04/2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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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지역일자리 위기대응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 부소장님께 직접 여쭤보았습니다.
▶ 희망제작소 유튜브 https://youtu.be/H_LMTUiuQUc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른 사회의 곳곳에서 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일상을 지탱하는 일자리의 위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제를 제시하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난 6월부터 매월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고용안정망의 연대적 확산을 위해 여러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 중인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이하 임)과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1차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 현장 보기(링크)
2차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 현장 보기 (링크)

Q.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개최한 배경을 설명해주세요.

임: 올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마주하면서 얼마나 더 고용 일자리에 깊은 충격을 안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전과 후는 분명 다르고, 전환점을 맞이할 거라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 일자리를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에서부터 포럼을 기획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포럼을 열기 전 사전 토론회를 거쳤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자리 위기 문제를 풀 때 사회혁신의 관점과 연대의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월과 7월 각각 <지역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열었고, 9월에는 거제시에서 3차 포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어느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나요.

임: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초기 논의를 시작했는데, 주로 전주시, 대전시 대덕구, 경남 거제시, 서울시 구로구 등이 참여했으며, 향후 부산 진구, 경북 구미시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자료사진)

Q. 여러 지자체가 포럼에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임: 현재 포럼에 참여하는 지자체는 희망제작소가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장 모임인 목민관클럽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지자체에서 코로나19 이후 지역 차원에서 일자리 창문과 관련해 큰 도전을 해오셨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정책을 발굴하는 단체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방역에 관한 위기를 겪었다면 장기적으로는 고용 위기를 피할 수 없기에 추후 여러 지자체가 참여하는 쪽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 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위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임: 코로나19가 터진 초기에는 관광업, 항공, 운수업, 직접 산업과 자영업과 같은 특수고용직 위주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대료 낮추기’, ‘재난지원금 지급’처럼 연대적 지원이 이어졌고, 특수고용직에게 긴급 생활 안정자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고용 부문 관련해서는 평균임금의 90%까지 보장하는 유급 휴직 지원 제도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걸로 충분한가’라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내수 위주의 타격을 완화했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제조업도 충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전자, 조선 등 국내에서 많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폭풍전야’ 상황에 놓여있는 셈입니다.

Q. 일자리 위기 관련해 대표적인 지역 사례를 말씀해주세요.

임: 2차 포럼 때 함께 한 전주시 사례를 전하겠습니다. 전주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인 지자체로 손꼽힙니다. 전주시는 음식, 숙박, 여행업 위주의 소상공인 중심의 도시인데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을 당시 ‘임대료 낮추기’, ‘재난기본지원급’ 등의 정책을 시의적절하게 발표하고, 집행하는 와중에 ‘노사민정 대화’라는 협의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주민의 의견을 청취했고요.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보장하는 유급 휴직의 경우 국가가 90%, 사업주가 10%를 부담해야 하는데, 전주시가 사업주 대신 부담하면서 행정 주체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전주시는 근로자의 교육 훈련을 설계하는 등 여러 정책을 수정 및 보완하는 과정이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Q. 앞서 언급한 제조업 관련 일자리 사례도 있나요.

임: 제조업 중 조선업의 메카인 거제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조선업은 일종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타는 산업인데, 지난 2010년 이후 경기를 보면 불황에 가까웠습니다. 조선업은 특이하게도 노동집약적, 기술집약적, 자본집약적 복합산업입니다. 거제시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조선업의 산업적 특성을 반영해 거버넌스를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꾸려진 상생협의체를 통해 일자리 위기와 관련해 다양한 대화를 진행되고 있는데요. 거제시 관계자와 여러 주체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교육 훈련을 통한 ‘일자리 지키기’로 방향을 잡은 상황입니다.

Q. 일종의 특화 교육인가요.

임: 네. 거제시의 일자리는 앞서 언급한 전주시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배를 제조할 때, 표준화된 제작보다 선주의 요구, 설계 방식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제조하기 때문에 노동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이미 상선(여객선·화물선·화객선), 벌크선, 특수선 제조를 둘러싸고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데, 제조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해양 플랜트 산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둔화로 인해 해당 산업에서도 대규모 해고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업 자체가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사이클이 있기에 미래를 대비하는 특화된 교육 훈련을 설계하는 게 중요합니다. 조선업에서는 숙련이 해체되면 호황을 누릴 때 과실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에 거제시에서는 조선업 관련 특화 교육 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Q. 향후 일자리 위기 포럼의 방향을 말씀해주세요.

임: 중앙 정부 중심의 일자리 위기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희망적인 부분을 찾아본다면, 그간 일자리 부문과 관련해 소극적이었던 지자체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19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지방정부의 역할은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지자체는 지역 맞춤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대안을 내고 있습니다. 이 근간에는 중앙정부의 정책이 연관돼 다채롭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자체 위주로 말했지만, ‘사회적 대화’를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회적 대화’라는 약속의 틀 안에서 정책을 집행해야 효과를 담보할 수 있기에 이 지점을 함께 가져갈 예정입니다.

Q. 9월 예정된 3차 일자리 위기 대응 포럼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임: 거제시의 위기 상황과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 건지에 관한 추진 방향을 논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거제시 조선업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나눌 예정입니다. 더불어 다른 지자체에서는 고용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지 지혜를 나누고, 상생형 일자리 등 중앙정부가 실행하는 공모사업을 어떻게 고용위기에 활용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나누려고 합니다. 더불어 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역 내 주민들의 사회적 일자리인 교육과 보육 분야에 관한 일자리까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 인터뷰 진행: 안영삼 미디어센터 센터장·[email protected]
–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월, 2020/08/3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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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총 3회에 걸쳐 지역파트너의 기획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각 지역의 파트너들은 ‘진로 탐색의 의미’, ‘청소년들과 관계 맺기’, ‘지역사회와 상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저마다의 가치와 방향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결과물 안에 전부 담아낼 수 없었던 이들의 진솔한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한번 들여다볼까요?

① 진로 고민, 실패하면 안 되나요?-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
② 중학생의 진로 고민: 느린 변화 응원해주기-춘향골교육공동체
③ (예정) 우리가 미리 정해놓지 않으려고요-진주결교육공동체 결

두 번째 기획 인터뷰의 주인공은 남원에서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춘향골교육공동체’입니다. 중학교 청소년의 작은 변화를 지켜보며 진로 탐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는 춘향골 길잡이 교사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남원에서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춘향골교육공동체 길잡이선생님을 만났습니다.

 

Q. 춘향골교육공동체(이하 춘향골)는 내일상상프로젝트 이전부터 지역 청소년들과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요, 청소년과 함께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최현진: 춘향골 구성원이 대부분 학부모 활동을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사람들이에요. 바라보는 방향과 공감대가 비슷한 부분이 많죠. 전에는 단순히 학교가 변하면 교육도 바뀐다고 생각했는데, 지역 안에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문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걸 서서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미숙: 저도 교육활동을 하면서도 ‘내 자식 잘 키워서 성공시켜야 한다’라는 생각이 마음 한 쪽에 항상 있었어요. 춘향골에서 청소년을 만나면서, 교육이라는 게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고, 학교 밖과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슈와 현안과도 밀접하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렇게 보면 진로교육과 시민교육이 따로 있는 게 아닌 거죠.

채복희: 사회라는 울타리가 그런 것 같아요. 나 자신만 잘 된다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잖아요. 교육을 매개로 지역 안에서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공동체로 가는 게 지역에도, 사회에도, 그리고 나에게도 좋다는 생각을 해요.

김연경: 학교 현장에서 근무했던 입장에서, 학교는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이론을 가르쳐주는 곳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청소년 자신이 진짜 사는 세상을 마주하는데, 이 괴리가 너무 큰 아이들이 많은 거예요. 부모님이 바쁘거나 안 계시고, 먹을 게 없고, 돌봄이 필요한 친구들. 이런 아이들을 만나고 함께 활동을 해보다보니, 아이들로 하여금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고, 나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교육공동체라는 말이 사실 거기부터 시작한 거죠.

 

 “잘 보이지 않는 느린 변화를 응원해주는 마음이 필요해”

 

Q. 중학생 청소년에게 ‘진로’라는 개념은 아무래도 추상적이지 않나요.

최현진: 저희도 비슷한 고민을 했어요. 중학교 1학년 때는 내 진로를 현실적으로 그려본다는 게 무척 낯설 수밖에 없죠. 그렇지만 고등학생만 되어도 입시가 주가 되다 보니 마음을 내어 활동하기 어렵잖아요. 뭔가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프로젝트 활동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채복희: 제 경험만 떠올려봐도 중학교 1학년은 일과 삶 같은 개념이 별로 와 닿지 않고, 잘 모르는 나이인 것 같아요. 내가 선택해서 하는지, 선생님이 하라 그러니까 하는지, 내가 하고 싶으면 다 가능한 건지 아닌지. 그리고 이 고민이 지금 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솔직히 잘 모르겠고.(웃음) 그런 시기에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 저희끼리 많이 이야기를 해요.


▲김연경 길잡이교사(좌), 춘향골교육공동체 이미숙 대표(우)

 

김연경: 내일상상프로젝트 1차년인 작년에는 중학교 2~3학년도 아닌 1학년으로만 모집했어요. 실험적인 시도였죠. 2학년, 3학년 때까지 쭉 함께 하는 긴 변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벌써 2차년인 올해부터 자신을 인식하고 고민하는 변화들이 조금씩 보이니까 그럼 3학년 때 이 친구가 스스로 해보고 싶은 일을 찾는다면 우리는 그걸 어떻게 지원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어요. 30명 중에 한두 명이라도 분명한 자기 삶의 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면 정말 큰 의미가 있겠다 싶어요.

이미숙: 1년 사이에 눈에 보이는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이 친구들이 자기 자신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내가 관심 있는 걸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고, 멘토를 만나고, 뭘 해야 할지 알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질문도 많아지고, 욕심을 내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고 싶어하고, 자기 안에서는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저희는 가까이에서 매번 보거든요. 이걸 어떻게 보여줄 수도 없고.(웃음)

최현진: 사실 그런 느린 변화를 지켜 봐주는 점이 내일상상프로젝트에게 가장 고마운 점이기도 하고요. 청소년이 저희를 통해 자신들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안전하게 느끼는 것처럼, 저희 역시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젝트를 지원해주고 믿고 지켜보는 분들 덕분에 ‘우리 실험이 잘못된 게 아니었어’라고 확인을 받는 느낌도 들어요.

Q. 눈에 보이는 변화가 전부가 아니라는 데 공감이 가요. 바깥에서 보기엔 두드러지지 않지만, 기억에 남는 변화의 순간을 있다면요.

이미숙: 이번에 진행한 사람책 활동에서 한 팀은 국악을 실제 진로로 고민하는 친구들로 묶였어요. 이 친구들이 지역에서 연희단 활동을 하시는 분을 직접 인터뷰하고 나서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막연하게 악기를 만지는 게 좋아서 그걸 내 진로라고 생각했는데, 국립국악원에 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고 그 활동을 하면서 사는 게 뭐가 좋은지 알게 되니까 이걸 내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채복희: 저는 이게 내일상상프로젝트가 동아리 활동과 가장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 친구들은 국립국악원이 남원에 있다는 것도 인터뷰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거든요. 기술을 연마하는 건 동아리나 학원에서도 이미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가까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사람과 연결되어본 경험이 나중에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무엇보다 필요하죠.

김연경: 지역자원조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어요. 유가공을 전업으로 하시는 분인데, 이 분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양봉 실습을 하신 적이 있었다고 해요. 이때 경험 덕분에 유가공과 별개로 땅을 사서 벌을 키운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린 시절 잠깐의 경험이 어디서 어떻게 발휘되는지 모른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최현진: 그때 그분이 해준 말이 “삶과 밀접한 경험을 많이 해보니까, 그 경험이 나중에 컸을 때 전문가는 아니어도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는 거였어요. 직업이 뭐냐, 몇 개냐와 상관없이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프로젝트로 만나는 청소년에게도 이런 게 녹아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그건 이건 당연히 시간이 지나야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맘껏 웃고 떠들 수 있는 안전한 관계가 자발적 진로 고민의 시작 아닐까요?”

 

Q. 춘향골은 지역에서 참여 청소년을 추천 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참여 대상을 한정한 이유가 있나요.

이미숙: 저희는 처음 방향을 설정할 때부터 상대적으로 능동성이 부족하고,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적은 친구들을 추천을 받고자 했어요. 지역 안에서도 가정환경이나 문화자본의 격차가 존재하거든요. 프로젝트는 너무나 좋은 경험이지만 참여 숫자가 한정돼있는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청소년이 누구일까 하는 고민이 있었죠.


▲춘향골교육공동체 최현진 대표(좌), 채복희 길잡이교사(우)

 

채복희: 처음 시작할 때, 서로 친해지는 팀 빌딩 작업부터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왜 하는지 이해도 못 하고, 집중도 안 되고. 그래서 더 이상 안 올 줄 알았는데, 또 계속 와요. 계속 오게 하는 이 힘은 뭘까 하는 생각을 우리도 계속 하게 되죠.

최현진: 관심 분야를 탐색하는 것만큼 청소년 스스로 큰 의미를 두는 활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역할을 나누는 과정 같아요. 청소년 스스로 프로젝트의 주제를 정하고, 계획서 쓰고, 예산을 짜고, 서로 연락 돌리고. 굉장히 사소한 역할까지 자기들이 나누는데,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굉장히 좋아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되게 열심히 하죠.(웃음) 사실 마음만 먹으면 지역 안에서도 연결하고 작당할 수 있는 게 어마어마한데, 스스로 작당할 마음을 먹게 해주는 거. 그게 되게 어렵고 중요한 것 같아요.

Q.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앞서 관계를 만드는 마음열기 활동을 다양하게 진행했는데, 진로 탐색에서 관계 형성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미숙: 작년부터 쭉 참여하고 있는 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작년과 올해 태도가 사뭇 달라요. 작년엔 그냥 친한 친구들이 하니까 적당히 와서 이야기하다 간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프리즘카드를 활용해 관심 분야를 이야기하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굉장히 놀랐는데, 더 신기한 건 이 친구와 작년에 함께 했던 애들 표정도 되게 묘해지는 거죠. 나와 같은 듯 다른 진지한 면모를 처음 보면서, ‘그럼 나는 왜 이러고 있지?’하는 듯한 표정 같기도 하고.

김연경: 저는 그게 관계 안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예 모르는 사람이나 어른들의 이야기는 아예 다른 차원으로 느끼기도 하는데, 서로 비슷한 관심이나 고민을 터 놓던 친구들의 진로 고민에 영향을 많이 받고, 약간의 변화가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거죠.

최현진: 언뜻 보기에 ‘저렇게 서로 웃고 떠드는 게 진로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사실 이 과정이 없으면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애들이 ‘네’라고 대답만 하거나 ‘하하하’ 웃기만 하는 것도 일종의 벽이거든요. 그런 벽이 허물어지고 먼저 와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좀 더 깊은 활동들을 제안할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요.


 

김연경: 그래서 저는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안전한 마당’이라고 생각해요. ‘실수해도 괜찮네?’ 하면서 기죽지 않을 수 있는, ‘여긴 안전하구나’를 느낄 수 있는 마당. 모두가 저마다 자기 모습과 고민이 들어있잖아요. 그런데 ‘이걸 여기서 꺼내놔도 될까?’, ‘이걸 얘기한다고 받아줄까?’ 오히려 이 공간에서 생각하는 정답을 계산하려고 하죠. 그런데 내 다양한 관심사와 아이디어를 아무렇게나 꺼내놓는데, 멘토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받아주니까, ‘말해도 괜찮네?’하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요.

 

 “지역자원 연결, 청소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의미 있는 과정”

 

Q. 이번에 지역자원조사를 굉장히 활발히 진행하셨어요. 청소년 진로 탐색이 활동이 지역사회와도 상생하면서 자리 잡을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김연경: 아직 ‘상생’을 말하기엔 조금 이르다는 생각은 해요.(웃음) 하지만 청소년 진로와 관련한 다양한 자원들을 조사해서 정리하는 게 저희한테 정말 의미 있는 작업이었어요. 전에 학교에 있을 때는 직업 현장에서 일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엄마 친구의 누구를 찾아가서 인터뷰해보자 그랬는데, 이렇게 자료집으로 묶어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한 자산이에요. ‘나 이 분야가 진짜 궁금했는데, 이런 분이 남원에 계신다고?’ 하고 직접 찾아가서 물어볼 수 있다는 게.

최현진: 자원조사가 청소년한테만 도움되는 게 아니에요. 지역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내가 지역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다, 뭐든 얘기해달라’라는 말이었어요. 사실 이 분들도 자신의 일과 삶이 지역 청소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닫게 된 거예요.

김연경: 청소년이 내 삶을 궁금하게 여기고, 내 이야기에 감응해주고, 이렇게 서로 연결될 수 있구나 하는 걸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도 느끼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런 활동이 일회성이 아니라 쭉 이어질 수 있다면, 지역사회와 청소년 진로가 서로를 인식하고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채복희: 남원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하잖아요. 역사, 지리, 고전문학 등 대단한 게 많은데 정작 청소년은 별로 관심이 없어요. 물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거나, 지역에 남아서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것은 어른의 시각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니까 ‘별로잖아’라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여러 가지 활동과 연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Q. 내일상상프로젝트가 학교를 포함해 지역 내 다른 진로탐색 자원들과의 접점을 늘려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최현진: 진로체험 지원센터는 프로그램이 무척 다양함에도 일회성 체험 위주 활동이 대부분인 게 가장 아쉬워요. 자기이해의 기회 없이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된 식상한 체험이잖아요. 내일상상프로젝트가 가진 실험성, 그리고 자기주도성에 대한 신뢰를 비슷한 프로그램에 확산할 수 있는 방안을 지역 안에서 고민하는 것도 저희 몫이라고 생각해요.

김연경: 결국 연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남원이 그리 크지 않은 곳인데도 청소년 관련 단체, 진로센터 같은 게 상당히 많은 편인데, 각자 다 흩어져 있어요. 학교 내 진로교육 역시 별도의 교육처럼 인식되고 있고요. 내일상상프로젝트의 가치가 참여했던 청소년들을 통해서, 그리고 지역기관을 통해서 학교와 다른 기관,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상호작용하고, 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면, 그게 지역이나 마을이라는 생태계를 만드는 움직임이 될 수 있겠죠. 그래서 머릿속에 계속 ‘씨앗’이라는 생각을 해요. 씨앗을 심고 있다고요.

[기획인터뷰 : 지역파트너가 바라본 청소년 진로] 3편에서는 진주교육공동체결 지역파트너와 함께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202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 체험 위주 진로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지역 안에서 창의적인 일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남원 지리산), 춘향골교육공동체(남원 시내), 진주교육공동체 결(진주)이 지역 수행 주체로서 희망제작소와 함께 청소년들의 진로탐색 활동을 촉진·확산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내-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글/사진: 이시원 시민주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화, 2020/09/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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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김정아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희망 찬 종소리 울리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새하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입은 두 사람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기로 약속한 날, 우리는 2020년 3월 22일 13시 결혼을……하지 못했다.

우리는 3개월이라는 짧은 준비를 통해 ‘결혼식’이라는 큰 행사를 준비했다.

하객들을 생각해서 이왕이면 점심에, 여름이면 더우니까, 겨울이면 추우니까 그래서 봄을 선택했고 결혼식의 피날레는 음식이라 자칭하며 식대가 높더라도 결혼식장 맛집을 찾아 다녔다.

예랑(예비신랑)에게는 쿨한 척 ‘결혼식은 간단하게 하자!’라고 이야기 했지만 청첩장을 손수 만들고, 스튜디오 촬영에 서브작가를 투입시키고 단기간에 일과 결혼 준비를 병행하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름은 깊어졌다.

양가 스케줄을 고려하여 잡아 둔 결혼식이라 날짜를 쉽게 변경 할 수도 없고,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 결혼식을 진행하더라도 손님을 초대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초대받은 하객들은 축하하러 올 수도 없고, 안 올 수도 없는 그런 애매한 시점에 우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악화되는 상황 속에 우리는 결혼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식 연기, 취소를 진행하면서 위약금을 개인들이 전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뉴스로 접했지만, 우리와 계약한 웨딩홀, 여행사, 드레스샵, 메이크업샵, 한복집은 위약금 없이 연기를 진행해주었다.

안전하고 건강한 결혼식을 올리라고,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에게 바닥난 체력을 충전시키라고, 더 살라고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나의 결혼식 날짜.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기 시작한 지난 2개월.

우리의 결혼식 날짜는 바뀌었지만, 예정이었던 날짜부터 함께 지내기로 했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각자 자라온 인생과 생활 패턴, 습관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우리는 빠르게 적응해 갔고 가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간혹 설거지 할 때 퐁퐁을 엄청 많이 쓴다든가, 치약을 칫솔 처음부터 끝까지 짠다든가, (이런 행동은 내 생각에는 ‘낭비’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잘 맞춰가려는 배려심으로 미리 부부로서 연습하고 있다.

물론 이 상황이 즐겁거나 해피하지는 않지만 코로나라는 악재에 대한 상황에 대해 코로나 때문에 가 아니라 코로나 덕분에 라고 코로나의 상황을 이해하며 긍정적은 마인드를 꺼내 극복하고자 한다.

2020년 가을 그리고 겨울에는 마스크를 벗는 날을 기대해보며 우리 모두 파이팅!

– 글: 김정아 님

월, 2020/06/2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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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진선주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흠! 흠! 엄마 냄새다.”

손자가 잠자리에 들면서 이불과 베개를 번갈아가며 냄새를 맡고 있다.

“베개가 꼬질꼬질해서 빨아야 되겠다.” 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니! 안 돼! 빨래하면 엄마냄새가 다 없어지잖아”

손자는 엄마가 덮고 자던 이부자리에서 연신 냄새를 맡으며 행복해한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펴져 팬데믹 상태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확진가 계속 늘어 코로나19에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 두렵기도 하고. 의료직에 있는 딸들도 걱정되었다. 우리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모임이나 외출도 자제하며 집에만 있었다.

집안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함과 우울감이 느껴질 때 즈음.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딸이 근무하는 병원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것이다. 딸도 걱정이지만 손자가 더 걱정되어 한달음에 달려가 데리고 왔다. 손자와 함께 놀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도 같았다. 첫째 손자는 우리 집으로. 둘째는 친가로 갔다.

남편과 둘이 살면서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우리부부는 손자를 보며 웃음이 많아졌다. 손자와 함께 텃밭에 나가 땅을 파고 씨앗도 심고 각종 채소들을 가져다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다. 평소에 먹지 않던 야채를 제 손으로 채취해서인지 잘 먹었다.

시골생활에 잘 적응한 손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할머니 오늘은 뭐할까“하며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기 일쑤였다. 어제 심은 씨앗의 싹이 나왔는지, 나무의 새싹들은 얼마나 컸는지. 꼬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조잘조잘 데는 손자가 마냥 귀엽기만 했다.

때로는 산과 들로 나가 자연을 관찰하고 토끼풀꽃으로 꽃반지도 만들었다.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에 행복해 하는 손자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더불어 행복했다.

이렇게 한 달쯤 지나고 나니 손자의 얼굴이 봄볕에 까맣게 그을었다. 햇볕에 탄 얼굴로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손자는 건강미 넘치는 시골아이 모습 그대로였다.

그 사이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딸이 근무하는 병원은 더 이상 확산 없이 진정되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되자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의 개학을 거듭 연기시키고 수업을 온라인강의로 대체한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손자를 개학 할 때까지 더 돌봐 주기로 했다.

오랫동안 아들과 떨어져있던 딸은 ‘아들이 보고 싶다’며 찾아왔다. 손자는 동생도 없이 오롯이 엄마를 독차지하고 1박 2일을 신나게 보냈다. 이렇게 선물 같은 날을 보낸 손자는 엄마가 집에 갈 시간쯤 되자 한밤만 더 자고 가라고 애원을 했다. 아쉽지만 딸은 다음 주에 또 오겠다고 약속을 하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흐린 낯빛으로 새끼손가락을 거는 손자는 얼굴은 의연했다.

그러나 엄마는 아들과 헤어지기 아쉬운지 “엄마 가니까 서운해?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라고 말하자 손자의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

“왜 그래! 우는 거야? 엄마의 말에 애써 참아왔던 손자의 눈물샘이 폭발하고 말았다. “엄마 가지 마! 안 가면 안 돼?” 하며 손자는 울며 매달렸다. 엄마에게 울며 매달리는 손자를 차마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는 내일 근무를 위해 매정하게 가야만 했다. 한 번 폭발한 손자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잠이 들 때까지 울고 또 울었다. 꿈속에서도 흐느꼈다. 이제 초등학생이 되어 다 큰 줄만 알았는데 아직도 아기구나 하는 생각에 측은하고 안쓰러웠다.

다음날 아침. 배시시 눈을 뜨며 “할머니! 오늘은 뭐 할까?”라고 말하는 손자가 너무 예뻐서 품안에 꼭 안아 주었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았다. 다행히 손자는 어제 일을 잊은 듯이 내 꽁무니를 졸랑졸랑 따라 다녔다.

그날 밤. 손자는 엄마가 보고 싶은지 영상통화를 했다. 그러고는 또 다시 이불위에 쪼그리고 엎드려 연신 베개와 이불에서 엄마냄새를 맡는다. 한참동안 냄새를 맡던 베개를 발끝 저만치에 던져둔다. 평소에 엄마냄새를 맡으며 안고 자던 베개인지라 의아해서 물었다.

“엄마 냄새나는 베개를 안고 자야지 왜 던져 놔?”

“내가 엄마냄새를 다 맡아버리면 엄마냄새가 없어져서 못 맡을 것 아니야.” 손자의 말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저 어린것이 말은 안 해도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으면 저럴까 싶었다. 내가 천년만년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엄마를 저토록 그리워하게 해야될까 싶어서 딸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손자와 함께 짐을 싸 들고 딸집으로 향했다.
손자가 엄마냄새를 실컷 맡을 수 있도록 말이다.
손자와 함께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낸 한 달은 코로나19가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 글: 진선주 님
– 사진: 이미지 활용 사진

화, 2020/06/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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