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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좋은 일 드문 사회, 자녀에게 어떤 일을 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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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좋은 일 드문 사회, 자녀에게 어떤 일을 권할까?

익명 (미확인) | 수, 2016/08/24- 17:41

[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④좋은 일 드문 사회, 자녀에게 어떤 일을 권할까?

“시험 점수에 따라 아이 장래희망이 바뀌어 가는 걸 보니 슬프네요.”

“정규직 아니라는 이유로 인격적 모독 느끼고,
차별 받고 스트레스 받고, 그러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이 사회 나갈 때쯤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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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꿈꿨던 일, 지금 하고 있는 일, 다음 직업으로 삼고 싶은 일, 그리고 내 아이가 했으면 하는 일…. 그 일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각기 다른 일들일 뿐일까, 아니면 연결고리가 존재할까?

지난 7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희망제작소 3층 회의실에서는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첫 행사인 학부모 워크숍이 열렸다. 같은 시간, 4층 희망모울(강당)에서는 청소년 워크숍이 진행됐다. 학부모 워크숍 참석자 12명 중 10명은 청소년 워크숍 참가자의 부모였다.

사전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참가자들은 ‘자녀 진로 교육 방법을 알고 싶어서’, ‘자녀들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일이 궁금해서’ 등의 이유로 자녀들과 함께 참여 신청을 했다.

2개의 테이블에 6명씩 앉아서 ‘그룹 대화’를 진행해 보니 많은 공통점이 발견됐다. 자녀들이 이전 시대 기준의 좋은 일, 즉, 변호사‧판사‧의사‧공무원 등 주로 ‘공부를 잘 해야’ 가능한 일에 진입하기를 기대하지도, 희망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한 참가자가 “가만 보니까, 우리 테이블 아이들이 대체로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네요?”라고 해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왜 이런 공통점이 있는지, 그룹 대화가 끝나갈 때쯤에는 자연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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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재미있는 일 했으면”

가장 선명한 결과는 그룹 대화 진행을 위해 준비된 총 6개의 질문 중에서 5번째 질문. “자녀가 하기를 바라는 일, 그 일이 갖췄으면 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였다. 12가지 선택지 3개씩 꼽아보게 했을 때 12명 중 10명의 결과 안에 “재미있는 일”이라는 답이 있었던 것이다.

이 결과는 이들의 자녀를 포함한 청소년 워크숍 참가자들이 내놓은 답과도 연결된다. 청소년들에게 “어린 시절 장래희망으로 꼽은 일을 하고 싶었던 이유”를 3개씩 꼽아보게 했을 때 장 많이 나온 답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전체 응답 중에서 20%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에게 ‘지금 희망하는 진로’를 묻고 그 이유를 택하도록 했을 때 ‘재미있는 일’(14.6%)이라는 응답은 어린 시절 꿈에 대해 꼽았던 이유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나의 일 이야기’ 청소년 워크숍 후기)

반면, 그룹 대화의 첫 질문으로 학부모들에게 어린 시절의 장래희망을 묻고, 어려서 그 일을 원했던 이유를 회상해 보도록 했을 때, “재미있는 일이어서”라는 답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었다. “내가 잘 수 있는 일이어서”, “적성에 맞는 일이어서”라는 답이 더 많이 나왔다.
“TV를 보니까 가수가 대단해 보였고,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대단해 보여서 희망했던 것 같아요.”
“주위 어른들이 ‘너는 계산을 잘 하니까 은행원이 되는 게 어떠냐’고 해서 그게 장래희망이 됐었어요.”
“가족들이 ‘우리 집안에 판사 하나 나오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해서, 그 영향을 받아 장래희망이 판사라고 말하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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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질문은 그 장래희망을 이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주말을 앞둔 어느 저녁 8시쯤을 상상해봐 달라는 것이었다. 10개의 선택지를 주고 그와 가장 가까운 답을 3개씩 고르도록 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은 ‘바쁘고 성취감 있는 하루’(7명)와 ‘퇴근 후 음악 운동 등 취미생활’(7명), ‘장기 휴가 계획 짜기’(5명)이었다.
청소년들이 같은 질문에 대해 ‘퇴근 후 음악‧운동 등 취미 생활’,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 ‘충분한 휴식’ 등 시간적 여유와 밀접한 답을 주로 고른 것에 비하면 일 자체의 성취감도 중요하게 여긴 응답이 두드려져 보인다.

“근무시간 너무 길어 힘들어요”

세 번째 질문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꼽아보도록 한 것이다. 좋은 점으로는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어서’(6명), ‘고용안정’(4명), ‘칼 퇴근 휴일보장’(3명), ‘개인 전문성 키울 기회가 있어서’(3명)가 많았다. 안 좋은 점으로 나온 답 중 가장 많은 것은 ‘칼 퇴근 휴일보장’(5명)이었다. 즉, 근로시간이 너무 길어서 불만이라는 뜻이다. ‘업무 자체의 재미’(3명), ‘개인 전문성 키울 기회’(2명)라는 답도 많이 나왔는데, 이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재미를 느끼기 어렵거나, 개인 전문성을 키울 기회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밖에 ‘과다한 체력소모’, ‘업무과다’, ‘일과 삶의 불균형’ 등의 기타의견이 있었는데, 이 역시 근로시간이 너무 길다는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저는 청소년을 위한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는데, 보람이 크긴 하지만 근무시간이 너무 긴 건 사실이에요.”
“급여와 복리후생은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업무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요.”
“중학교 교사여서 차별이 없는 점은 좋아요. 감정노동이 심하다는 게 문제죠.”
“전문직이긴 한데 야근이 잦아서 아이가 클 때 옆에 있어주질 못했어요.”
“저는 가정주부여서, 좋은 점은 고용안정이고요.(웃음) 부족한 건, 퇴근시간이 없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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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직업은 “시간 여유 있었으면”

이어서 지금 하는 일 다음으로 하게 될 일, 두 번째, 세 번째 일이 갖췄으면 하는 요건을 물었다. 이 질문을 한 것은 한 직장에서 근속하는 기간이 짧아짐과 동시에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한 사람이 은퇴연령 전까지 두세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년 이후에 새로 시작하는 일이라고 해서 질이 낮은 일이어도 될 리는 없다.
참가자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일이 갖췄으면 하는 요건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사회에 기여하는 일’(7명)이었다. ‘개인 사정 따른 탄력 근무’(6명), ‘업무 자체의 재미’(5명), ‘윤리적 가치관에 맞는 일’(4명) 등의 답도 많았다. 단지 소득 보전을 위해 계속 일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되 시간적 여유를 두고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섯 번째 질문이 ‘자녀가 하기를 바라는 일의 요건’이었고, 앞서 밝힌 것처럼 12명 중 11명이 ‘재미있는 일’을 꼽았다. 그밖에도 ‘적절한 급여와 복리후생’(6명), ‘스트레스 주지 않는 문화’(6명), 개인 전문성 키울 기회‘(4명), ’윤리적 가치관에 맞는 일‘(4명) 등의 공통적인 답을 보면,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바라는 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저희 아이는 운동을 오래 하다가 그만두고 공부를 하고 있어서, 학력 차별이 없는 곳에서 일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공부 잘 하는 아이’를 바랐는데, 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오는 걸 보니까 이제는 재미있는 일, 스트레스 없고 차별 받지 않는 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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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장에서 신입사원들을 보면 성적은 뛰어난데 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일을 잘 못 하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뭘 하든 신 나게,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견디는 직장생활 말고, 재미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큰 아이는 영상 작업, 작은 아이는 드럼을 좋아하는데, 재미있게 하다보면 뭔가 길이 나오지 않을까요?”
“딸아이가 동물을 좋아하는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직업을 알아왔더라고요. 제가 ‘수의사’는 어떠냐고 넌지시 묻기는 했는데,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적정한 소득이 있고, 전문성이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질문들을 한 것은 자녀들이, 그리고 부모들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각자의 재미와 적성과 가치관, 사회적 기여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이 필요하고, 그 모든 일들이 다 일정 수준 이상의 ‘좋은 일’이어야 한다는 공감대에 이르기 위한 것이었다. 물론 각자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사회의 토대가 필요하다.

임대아파트에서도 삶을 즐기는 사회

마지막 질문은 좋은 일이 많아지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묻는 것이었다. 각자 3가지씩 꼽아보도록 했을 때 ‘개인의 능력을 제대로 키워주고 성장시켜 주는 시스템이 있는 사회’(9명), ‘어떤 일을 하건 인격적 존중 받으며 일하는 사회’(7명), ‘어떤 일을 하건 기본 이상 임금 및 처우 보장받는 사회’(5명),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이 성공하는 사회’(5명), 주거‧교육‧의료 등 기본생활비 부담이 적은 사회(4명), ‘고소득자와 최저임금 소득자의 삶의 질 차이가 크지 않은 사회’(3번) 등 11가지 선택지 상의 응답이 대체로 고르게 나왔다.

“저희 집 아이들은 외모에 신경 쓰는 것처럼 진로에 대해서도 남의 평가를 상당히 의식해요. 오늘 다른 친구들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으면 해서 같이 온 건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어떤 일을 하건 인격적 존중을 받으며 일하는 사회’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맥 등에 따라서 길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노력하는 만큼 인정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그 경험을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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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부장급 임금이 1억 원이 넘는데, 중소기업은 그 3분의 1도 안 되더라고요. 그것도 문제지만 사회적 보장이 너무 낮으니까 급여에 따라 삶의 질이 너무 차이가 나요. 임대아파트에 살더라도 원하면 악기도 배우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서 일할 때쯤이면 기업 조직 안에 속해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직장 안에서의 안정성보다는 각자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찾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이 뒷받침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일 기준을 만들어 가야 하는 이유

이날 두 개의 워크숍은 정확하게 같은 시간에 시작해서 거의 동시에 끝났다. 청소년 참가자 중에서는 다소 지루해 하는 모습도 보였던 반면 학부모 워크숍에서는 전혀 그런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 짧아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직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서 이미 많은 경험을 했고, 다음 일에 대해, 그리고 자녀들의 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미 지금의 학교 교육과 사회 제도를 통해서는 자녀 세대들이 이전처럼 안정된 일, 인정받는 일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을 예민하게 느껴 왔다는 공통점이 보였다. 그렇기에 날씨 좋은 토요일 오후에 청소년 자녀의 손을 잡고 이 워크숍에 찾아온 것일 테다.

그룹 대화의 앞뒤로는 우리 사회의 달라지는 좋은 일의 기준에 대한 강의(황세원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자녀들을 위해 알아야 할 노동권 강의(강진구 경향신문 논설위원‧공인노무사)가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 연재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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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 다음 순서는 오는 10월 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내 스페이스류에서 열릴 ‘취업준비생 워크숍’이다. 취업 전에 알아야 할 구체적인 노동 지식에 대한 강의 및 그룹 활동이 함께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 및 신청양식은 추후 공지된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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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냄비에 대추 원액과 같은 비율의 물, 불린 찹쌀을 함께 넣고 뭉근하게 졸인다.
5. 찹쌀이 투명하게 익으면 굵은소금으로 간한다.

 

요리 _ 경봉스님
한국 전통음식과 사찰음식을 만들어 온 오랜 경험을 토대로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 내 자연요리 연구소에서 건강한 식재료 및 조리법에 대해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한살림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하는 용문사부설 어린이집의 식단을 책임지게 되면서 한살림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화, 2018/07/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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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육아헬 시작을 알리는 사랑스러운 아들의 울음소리, 퇴근 없는 육아 노동을 하게 된지 6개월 차 초보맘. 지금 희망제작소 육아휴직 중이지만 그간에 느낀 바를 나누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기 전 솔직히 ‘육아’보다 ‘휴직’에 더 큰 기대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1년이면 평소 하고 싶었으나 시간을 핑계 삼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리라 믿었던 것이죠. 그래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하나 작성하고 실천할 생각에 조금은 들뜨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열흘이 지나지 않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나의 24시간은 ‘아기 돌보기’ 다섯 글자만으로도 꽉 채워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제가 엄마의 삶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남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했던 즐거운 상상은 얼마 가지 않아 깨졌습니다. ‘부모’라는 이름을 얻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나도 육아 같이할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결혼할 때 부부는 맹세합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그리고 힘들 때에도 서로 의지하며 함께 하겠다고-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힘들 때’가 닥쳤습니다. 온종일 아기와 집에서 자가격리된 아내는 남편의 퇴근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하지만 남편은 잦은 야근으로 정시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날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기는 아빠를 보지 못한 채 잠이 들고 엄마는 녹초가 되었습니다. 밤늦게 일을 끝내고 돌아온 남편에게 안부를 묻고 대화하기에는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습니다.

이는 특별할 것 없는 대부분 가정에서의 모습입니다. 가사와 육아를 도맡아 하는 초보맘들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선 부모가 적어도 셋은 돼야 건강한 가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집니다.

아빠의 육아책임, 커진 만큼 책임 다할 도리는 없어

요즘 시쳇말로 웃.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웃기면서도 슬플 때 쓰는 말입니다. 저는 요즘 힘.복.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힘들고도 행복한 나날이지요. 육아에 관심이 많은 남편과 ‘힘복함’을 나누고 싶지만, 남편의 육아휴직은 한 번도 고려한 적이 없었습니다. 휴직 후 돌아올 불이익을 따져보면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 아니고서야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아니, 그만둔다 할지라도 남성의 육아휴직은 직장에 ‘염치없는 일’이라고 남편은 말합니다. 주변에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고 기르는 부부들도 같은 의견입니다. 현실은 법적으로 보장된 5일의 출산휴가도 눈치 보여 다 쓸 수도 없습니다. 이런 점들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설문조사의 결과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남성육아휴직제를 사용할 의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 경험은 현저히 낮습니다.(관련 기사: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인식 여전) 아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복지문화라 요구조차 하지 못합니다.

저출산 시대, 사회는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법안’을 만들어 출산을 장려하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권장합니다. 언론이 소개하는 다양한 자료들은 자녀를 더 나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아빠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성들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배려는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아빠의 육아 책임은 커졌으나 그 책임을 다할 도리가 없으니 즐겁게 보던 육아 예능 프로그램은 이제 상대적 박탈감마저 들게 합니다. 아빠는 일과 육아를 완벽히 해내는 슈퍼맨이 될 수 없기에 자녀에게 미안함만 더해갑니다.

일하는 엄마 아빠들의 희망은 조화로운 일과 삶의 설계로부터

희망제작소에서 희망지수를 만들고자 합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직접 자문을 받아 우리 사회 희망의 지표를 찾는 작업을 한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저는 일하는 엄마 아빠들은 단연 일과 삶의 조화로운 설계를 우리사회의 희망을 가늠하는 첫번 째 지표로 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 다른 말로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라고도 합니다. 일과 가정을 양팔저울 위에 나란히 싣고 무게 중심을 잡으면 한 영역이 커질 때, 또 다른 영역은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이렇듯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를 희생시키는 프레임 속에서는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없습니다. 일과 삶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연구한 스튜어트 프리드만(Stewart D. Friedman)은 일, 가정, 공동체, 개인(마음, 신체, 정신). 이 4가지 영역이 조화를 이뤄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입니다.(관련 기사: ‘헬조선’ 이유 있었네…) 다양한 이유야 있겠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 풀 수 없는 일과 가정을 ‘제로섬’게임처럼 놓은 채 이루어지는, 그 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중심 잡기가 팍팍한 삶을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을까요?

슈퍼우먼 직장맘, 용감한 아빠가 되어야 하는 험난한 도전이 아니더라도 가정과 사회, 일터 모두에서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육아와 일을 설계하고, 이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미래사회를 상상해봅니다.

글_ 허새나(연구조정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5/10/2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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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희망제작소와 함께한 비밀의 숫자 1178. 이 숫자에는 우리 사회 시민의 꿈과 이 꿈을 현실로 만들려는 희망제작소의 발자국이 담겨 있습니다. 나와 이웃의 삶이 더 풍요롭길. 내가 사는 지역이 더 따뜻하길. 우리 사회가 더 혁신적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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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1/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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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대 대선, 많은 이슈 속에서 ‘청소년 참정권’이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국회에서도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는데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19세 이상을 선거연령으로 정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캠페인으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찾아보려 합니다.

* 인터뷰 전문
– 인터뷰이 : 중등무지개학교 ‘윤진하’님

Q. 자기소개
– 중등무지개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윤진하라고 합니다.

Q. 학교에서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해 주세요
– 사회문제, 인권문제 등에 공부하고 있어요. 대안학교에 다니는 저도 어떻게 보면 소수자 중의 한명이라 관련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과천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것들도 공부하고 있고요. 친구들과 함께 세월호 문화제를 직접 준비해서 진행한 적도 있어요.

Q. 대안학교에서의 공부는 어떤가요?
– 놀면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다른 분들이 볼 때는 “쟤네 너무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죠. 하지만 그 안에도 분명 배움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모든 것이 공부다

Q.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 그런 게 어딨어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는 거죠. ‘학생=공부’라는 프레임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학생이 아니더라도 시민이라면 배우고 싶은 게 있잖아요. 그것을 배우는 것도 하나의 ‘공부’ 아닌가요?

Q. 진하 님에게 공부와 삶은?
– 모든 것이 다 공부예요.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대안을 만들어야 하죠. 그 방법 중 하나가 정치라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여행준비를 하고 있어요. 이것도 하나의 수업인데요. 저희는 공정무역을 배우는 여행을 계획했어요. 준비하는 과정 모두가 공부예요. 지원을 받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는 것도 공부고, 면접을 보러가는 것도 공부고, 여행가서 자립심을 키워보는 것도 역시 공부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저 외우고 문제를 푸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는 것이죠.

Q. 어떤 활동을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 제가 과천에 살고 있는데요. 과천 재개발에 대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무원분들께 직접 물어보거나 답변을 들었어요. 또 과천시민의 입장에서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전달하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들었고요. 시민단체에 가서는 과천 재개발이 가진 문제점 등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런 것들을 모아서 글을 써보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이러한 공부를 하면서 변화한 것이 있나요?
– 세상을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TV나 신문을 볼 때 ‘이것은 좀 아니다’ 싶은 게 하나 둘 씩 보이더라고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 것 같고요.

청소년의 참정권

Q. 왜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을까요?
– 나이 때문에 차별 받는 거죠. 저는 부모님이랑 똑같은 기사를 읽고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든요. 그런데 투표장에 가면 투표를 할 수 없어요. 늘 입구에서 기다려야 하죠.

Q. 청소년은 미숙해서 투표권을 줄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성숙하든 미숙하든, 경험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많다고 생각이 깊어진다거나, 나이가 적다고 미성숙하다는 것은 편견이잖아요.

Q. 참정권이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투표는?
– 총선입니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기 때문이죠. 법을 고칠 수 있는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대선은 이미 지나가기도 했고요.

*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리즈 영상 목록

① 우리도 ‘현재’를 사는 국민이다 (영상 보기)
② 글쓰는 청소년_ 학생다운 게 무엇인가요? (영상 보기)
③ 일상을 고민하는 청소년_ 모든 것이 공부다

수, 2017/06/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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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급식 국제컨퍼런스 개최] 

 

서울시 먹거리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일환으로 농촌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식재료를 공공조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공급식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관련 해외 사례를 나누는 국제컨퍼런스가 열려 귀하를 초대합니다.

덴마크, 대만, 일본의 사례 및 서울시의 성과를 나누는 자리에 참석하시어 서울시 공공급식 지원사업의 방향을 함께 확인하고 제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공급식 활성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먹거리와 삶”

 

– 일시 : 2017년 12월 19일(화) 13:30~17:30

– 장소 : 서울글로벌센터(국제회의장)

– 주제발표 :

1 서울시 공공급식 추진배경 및 경과(주용태, 서울시 평생교육국장)

2 덴마크 코펜하겐 푸드하우스 사례(야콥 아펠, 덴마크 푸드하우스 프로그램 매니저

3 대만 Non-GMO 급식운동과 먹거리 기본권 보장(황찌아린, 대만 Non-GMO급식연대 공동발기인)

4 일본, 공공급식을 통한 전통 식문화 보존 및 로컬푸드 확대(유타카 니시이, 일본 화식급식응원단 대표)

– 지정토론 :

1 윤병선(좌장), 건국대학교 경영경제학부 교수

2 김경주, 구로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센터장

3 안대성,  완주로컬푸드 협동조합 이사장

4 서미영, 한살림연합 식생활센터 운영위원

 

목, 2017/12/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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