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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2] 모든 일이 ‘좋은 일’이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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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2] 모든 일이 ‘좋은 일’이면 안 되나요?

익명 (미확인) | 금, 2016/08/12- 11:00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
③모든 일이 ‘좋은 일’이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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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살고 싶다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야말로 ‘꿈’일 뿐이라고요?
현실에서 시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호기심이 공포를 이겼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일, 내가 잘 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사회에 기여도 한다면 그게 ‘좋은 일’이겠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일을 찾을 수 있으려면 우리 사회의 노동권 토대를 같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지난 7월3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희망제작소 4층 희망모울(강당)에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첫 행사인 청소년 워크숍이 진행됐다. 만 13~19세 청소년 30명이 참여해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해 필요한 사회의 변화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또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나의 일 이야기’ 청소년 워크숍 후기)

또한 이 워크숍에서는 ‘새로운 일’과 ‘노동권’에 대한 두 개의 강의가 있었다. 그룹 대화에 앞서 진행된 ‘새로운 일의 실험-적당히 벌고 잘 살기’(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와 그룹 대화 후에 진행된 ‘좋은 일의 토대가 되는 노동권 이야기’(박성우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노노모 회장) 강의였다.

유망 직업 쟁취하면 ‘승자’, 못 하면 ‘패자’?

첫 강의는 청소년들이 ‘그룹 대화’에서 이야기할 ‘좋은 일’의 범위를 조금이라도 넓혀주기 위한 내용이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청년기를 거치며 대부분 성적 등 범위에서 최대로 선택 가능한 ‘유망 직업’으로 ‘진로’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잘 거쳐낸 ‘승자’(勝子)는 한정된 숫자의 질 높은 일자리를 쟁취하고, 나머지 ‘패자’(敗者)는 질 낮은 일자리에 가더라도 “내가 더 노력했어야 하는 건데”라고 자조한다. 그렇게 하나의 직업, 사회에 나가 하게 되는 첫 번째 일만을 염두에 두고 있을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일의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첫 번째 강의의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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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연구원은 아름다운가게, 네이버 등에서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3년 전인 2013년, 서른셋의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주로 새로운 일의 실험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탐색하고 전하는 일을 한다. 지난해 이 내용을 모아 ‘적당히 벌고 잘 살기’라는 이름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좋은 일, 공정한 노동 1] 얼마를 벌어야 하나요? / 김진선 연구원 인터뷰)

김 연구원이 처음 관심을 가진 대상은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청소년들에게는 전혀 새롭게 보이지 않는 말이겠지만, 김 연구원이 설명하는 ‘공부’는 학교 공부, 입시 공부와는 다르다. 근본적으로 삶을 탐구하기 위해서, 어떤 자격 취득이나 통과의례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공부다.

그 사례로 제시한 인문학공동체 ‘남산강학원‧감이당’은 김 연구원이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 함께한 곳이다. 동서양 고전과 철학 등을 다양한 강좌와 세미나 등을 통해서 배우면서 각자 삶을 탐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인데 김 연구원이 여기서 공부와 일, 삶이 연결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평일 낮에도 공부하고 산책하면서 유유자적 사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부러운 마음이 들어서 이야기해 봤더니 그렇게 살 수 있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그 이유란,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살면서 소비를 줄이고, 이런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각자 이런저런 일로 벌어가면서 사는 것이었다. 김 연구원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간소한 삶을 살고, 일과 활동으로 가치를 창출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공부를 계속하는” 점이 좋아 보였다고 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취미 같은 일도 있다”

여기서 자극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일과 삶의 방식을 탐방하기 시작했다고. 그중에서 ‘공부’라는 키워드와 연결된 또 다른 사례가 전자책 출판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다.

그가 “회사이면서 회사가 아닌 신기한 그룹”이라고 소개한 롤링다이스는 한 출판사 주최 세미나에서 만난 사람들이 “새롭고 재미있는 일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우리가 내고 싶은 책을 적은 비용으로 내보자”고 시작한 협동조합이다. 9명으로 시작해서 현재 조합원은 12명. 그중에서 2명은 상근직원이다. 그렇지만 이 조직의 목적은 여전히 ‘더 많은 수익’이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취미 같은 일’이라고 김 연구원은 전했다.

▲십년후연구소의 한글 티셔트 만들기, 화이트 루프 프로젝트 모습(제공: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

▲십년후연구소의 한글 티셔트 만들기, 화이트 루프 프로젝트 모습(제공: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

그런 점은 김 연구원이 현재 함께 하고 있는 ‘십년후연구소’도 비슷하다.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놀고’ 있을 때 친구들이 “재미있는 일 벌여 볼 건데 너도 할래?”라고 하기에 합류했다는 단체다. 그동안 진행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한글 티셔츠 만들기’와 ‘화이트 루프 프로젝트’다.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세계에 더 알리기 위해 해외여행 때 입을만한 한글 티셔츠를 제작한 일, 그리고 여름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건물 옥상에 흰 페인트를 칠하는 일이다.

“7명의 문화기획자 그룹이 활동하면서 재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동시에 사업이 될 만한 일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특징은 일할 수 있을 때 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쉬는 사람들로 구성된 점이예요. 이 활동으로 ‘밥벌이’가 되면 좋겠지만 아직은 모색하는 단계입니다.”

이밖에 3명의 여성이 시작해서 지금은 대학로의 명물로 자리잡은 도시형 농부시장 ‘마르쉐’, 친환경 패션 디자인 회사인 사회적기업 ‘오르그닷’, 저소득층의 겨울철 난방비 절감을 위한 ‘룸텐트’ 제작 회사 ‘바이맘’ 등 사례들을 ‘관계’와 ‘사회적 가치’의 키워드로 소개했다.

좋은 일 찾을 때까지 실험할 수 있으려면?

▲ 인천 검암동 주거실험공동체 '우리동네사람들' 모습(제공: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

▲ 인천 검암동 주거실험공동체 ‘우리동네사람들’ 모습(제공:김진선 십년후연구소 연구원)

김 연구원이 현재 같이 살고 있는 인천 검암동의 주거실험공동체 ‘우리동네사람들’(우동사)에 대해서는 “월 50만 원만 있어도 살 수 있다는 걸 실험하는 공동체”라고 소개했다.

“50만 원만 있어도 살 수 있더라고요. 굶어 죽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든든한 관계 속에서 잘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다양한 삶의 유형들이 가능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 행복한 삶의 방식을 찾을 때까지 실험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김 연구원은 청소년들에게 “여러분도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좋은 일’을 탐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일을 절대적인 것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도구, 연관된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도구로 놓고 탐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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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100분의 그룹 대화에서 청소년들은 ‘재미있는 일’, ‘보람 있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고소득의 안정적인 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에 대한 욕구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넘어서지는 못 했다. 또 좋은 일이 많아지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변화돼야 할 모습을 묻자 ‘모든 일이 존중받는 사회’, ‘재도전 기회가 많은 사회’, ‘돈 적어도 인간답게 사는 사회’, ‘다르게 살아도 되는 사회’ 등을 꼽았다. 많은 자원과 능력을 획득한 사람만이 소수의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는 ‘승자’와 ‘패자’의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혔다.

“판사도 장관도 연예인도, 모두 노동자”

마지막 순서인 박성우 노무사의 강의는 이와 같은 대화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됐다. 박 노무사는 먼저 “15년 전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노무사라고 하면 ‘농사지으신다고요?’ 하는 반응이 많았다”면서 공인노무사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했다.

“노무사는 변호사와 비슷한 일을 하지만 노동법에 특화된 영역만 다룹니다. 임금 체불, 부당해고, 산업재해 등을 당한 노동자들에게 법률적인 도움을 주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기업을 위해 일하는 노무사들이 많습니다. 경제적 보상이 크니까요. 제가 속한 ‘노노모’ 회원들처럼 노동자 권리 구제를 위해서만 일하는 노무사는 전체의 7~8% 정도에 불과합니다.”

강의를 듣는 청소년 대부분이 경험해보지 못했을, ‘노동’, ‘노동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되짚어보는 과정도 있었다.

“오늘 주제가 ‘좋은 일’인데, 쉽게 말하면 ‘노동’이죠. 노동이라고 하면 다르게 들리나요? 우리가 앞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 노동자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노동자’라는 말을 어떻게 느끼나요?”

박 노무사는 현상수배범 전단의 ‘노동자풍의 경상도 말씨’라는 설명 부분을 보여주면서 “저도 월급 받는 노동자인데, 노동자풍으로 생겼나요?” 하고 물었다. 이어서 “우리 사회의 노동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왜곡됐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했다.

“노동자는 사전에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돼 있고, 근로기준법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돼 있습니다. 여기서 ‘근로’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말한다고 돼 있지요. 그러니까 판사‧변호사‧장관, 나아가서는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운동선수도 노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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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대가 받을 권리, 그조차 약한 사회

한국 사람 중에서 임금노동자는 1,880만 명, 사실상 성인 대부분이 노동자라고 전하면서 박 노무사는 “우리 대부분은 노동자이고, 여러분도 노동자가 될 것이고, 그러니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지켜지는 정도는 굉장히 약하다고 했다. 그가 일하는 법률센터에서 연간 3,000건 정도를 처리하고, 하루 20~30건의 상담 요청이 들어오는데 그 절반가량이 임금 체불, 즉 일하고도 돈을 못 받은 경우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어려워져도 임금부터 줘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합니다. 임금을 안 준다는 것은 한 가정의 생계를 파괴할 수도 있는 일인데 말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죠.”

한국은 ‘근속기간’, 즉 노동자가 한 직장에 계속해서 다니는 기간의 평균치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짧다. 5년이 조금 넘는 정도. 박 노무사는 “이미 한국 사람에게는 평생직장이란 없다는 뜻”이라면서 “노동자의 3분의 1 정도가 1년도 안 되는 기간만 일하고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 이유를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 사회 전체 일자리의 절반 가까이가 비정규직이다. 그렇지만 고용이 불안한 이유가 단지 그 비율 때문은 아니다. 박 노무사는 “네덜란드는 전체 고용의 80%가 비정규직”이라고 했다.

유럽에 ‘비정규직’ 용어가 없는 이유

네덜란드의 사회복지 제도에 대한 짧은 영상을 보여준 뒤 박 노무사는 “일하다가 그만두더라도 사회보장 제도 덕분으로 생계의 위협을 받지 않고, 계약직으로 일해도 부당한 차별이 없고, 경력이 단절됐다 다시 일하는 것도 자유롭다면 ‘비정규직’이라는 게 별 의미가 없다”면서 “그래서 유럽 등에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처음 사회에 진입해서 가지게 되는 일자리, 즉 20대의 일자리와 나머지 일자리의 질 차이가 크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기업에 다녀도 40~50대가 되면 나가라는 압박을 받습니다. 재취업 할 때는 경비 등, 이전 경력을 살릴 수 없고 처우가 열악한 일자리밖에 없지요. 여성들의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빠르면 20대에도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데, 그 이후는 대부분 비정규직, 낮은 처우의 일자리밖에 기회가 없습니다.”

이어서 야근이 일상화돼서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없는 한국 노동자의 현실을 말할 때는 참가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들을 통해 익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박 노무사는 한국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로도 OECD 1위, 독보적 1위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은 죽도록 일하다가 진짜 죽는 사회”라고 했다. 지난 5월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19세 노동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알려지지 않을 뿐이지 그렇게 일하다 죽는 노동자는 연간 2,300명, 하루 평균 6명이다”라고 했다.

“어제도 6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은 셈입니다. 여러분과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어린 노동자들도 있었을지 모르고요. 일정한 안전 장치만 있어도 살았을 노동자들이 죽는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흔합니다. 그렇게 사람이 죽어도 벌금 3,000만 원 정도 부과되는 데 그치지요. 반면 유럽의 경우는 노동자가 일하다 죽으면 그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런 차이가 우리가 일할 노동 환경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운 좋게 착한 사장님 만나야 보장 받는 노동권?

박 노무사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영상을 보여주는 등 산업사회 이후 노동권이 확립돼 온 과정을 설명했다.

“노동권은 오랜 시간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돼 온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32조를 보면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고, 국가는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노동권은 운 좋게 착한 사장님을 만나면 보장 받고 아니면 보장 못 받아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통해 노동 조건이 나아지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이 보장한 것입니다.”

유럽 복지국가들에서는 70~80%에 달하는 노동조합 가입률이 10%에 지나지 않고, 노동조합, 학교 교육에서 노동권에 대해 거의 배우지 않다보니 노동조합, 파업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청소년에게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박 노무사는 “일하는 환경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 개인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노동권, 연대, 실천의 필요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박 노무사는 “많은 돈을 버는 일은 아니지만 저는 노무사라는 일이 보람 있고 재미있다”면서 “오늘 주제인 ‘좋은 일’의 기준을 생각해 봤는데 첫째는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 두 번째는 사회적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세 번째는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노동자에게 일은 생활의 대부분이고 때로는 삶 자체이죠. 저는 일의 보람과 기쁨이라는 내적 성취가 돈과 안정성이라는 외적 성취로 이어져야 진정한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에서 원하는 ‘좋은 일’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행복해지는 데 주저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두 개의 강의에 대해 청소년 참가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았다.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고, 강의 끝부분 질의‧응답 시간에는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강의 내용이 어려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다만, 애초에 첫 술에 배부르기 위한 기획은 아니었다. ‘그룹 대화’ 시간에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바라는 사회의 모습으로 꼽았던 ‘모든 일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 위한 과정, 작은 발자국 하나라는 의미는 남지 않았을까?

청소년 워크숍에 대한 참가자들의 소감, 그리고 같은 시간에 희망제작소 3층에서 진행된 학부모 워크숍의 내용은 다음 연재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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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14)
세계 각국의 청년정책

청년이 힘들다고 난리다. 88만원 세대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청년들의 현실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수저론이나 헬조선과 같이 청년들 스스로 만들어낸 자위거리들은 이미 그들끼리의 자조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몇몇 지자체들은 청년배당정책을 수립해 중앙정부의 반대 속에서도 결국 실현했다. 또 다른 지자체들은 청년조례를 만들고 청년들을 위한 공간과 정책을 만드는데 여념 없다. 이러한 조례와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 땅의 청년들을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청년들이 힘든 것은 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의 청년들과 88만 원 세대와 유사하게 등장했던 1000유로 세대의 유럽 청년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각국의 청년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간략히 열거하자면 양질의 일자리 부족, 저임금·비정규직, 비싸지만 열악한 주거환경, 학비와 생활비 대출자금, ‘노오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일부 기성세대) 그리하여 이 글에서는 해외의 청년정책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일본의 신졸일괄채용 시스템

일본 노동시장에는 ‘신졸일괄채용’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기업에서 대졸예정자의 졸업 앞선 해에 한 차례 일괄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한·중·일 청년들의 현실을 비교한 기사에 의하면, 이 시스템으로 인해 일본 대학생들이 걱정하는 것은 취업 자체가 아니라 취업 이후의 삶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 블랙기업이 아니라면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다고 한다. 계약직이라도 정규직과 연봉이나 인센티브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졸일괄채용’과 같은 안정적인 노동시장 연계 구조도 1990년대 이후 경기침체기를 거치면서 그 기능이 크게 약화되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대학 졸업 후 직업세계로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졸업한 지 3년 이내인 졸업자를 새로운 졸업생과 같이 대우하여 비록 졸업 후일지라도 ‘정규직으로 고용되는 것을 포기하지 않도록’ 정책을 강화하였고, 졸업 전 구직 하지 못한 졸업자들을 위한 ‘실업 졸업생 집중 지원 2015(intensive support for unemployed graduates 2015)’을 마련하고, 졸업 후에도 개별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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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b fair in tokyo (출처 : 로이터, 2016)

홍콩 노동부의 고용 프로젝트

2014년 11월 홍콩은 학생들의 도심점거시위로 뜨거웠다. 당시 홍콩 정부는 2015년 시정계획에 ‘청년사무위원회’ 신설과 같은 청년층 지원책을 반영할 것이라 알렸다. 2015년 홍콩 노동부는 청년들의 고용가능성을 높이고 고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행하였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서비스업과 문화산업의 결합이었다. 다음 프로젝트는 ‘Y worker’라는 이름의 YWCA의 직장임시훈련 프로그램 2015로, 직장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청년들에게 임시직을 통해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마지막 프로젝트는 학교와 결합하여 청년들에게 이러닝(e-Learning)을 통한 OJT(직업교육)기회를 제공하는 형태였다. 홍콩 노동부는 청년고용과 훈련 프로그램(Youth employment and training programme, YETP)을 시행 중이며, OJT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 영역의 기업들과 결합하여 채용의 날(Recruitment Day)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2016년 4월 홍콩 거주 16~35세 청년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취업설문조사에 의하면,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미래 취업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고 특히 응답자 중 30%는 중국 본토에서의 취업을 고려하고 있었다. 또한 응답자의 40%가 높은 임대료로 창업이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에 본토로의 진학을 확대하고, 단순 체험이 아닌 일자리 지원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유럽의 청년보장 제도

유럽의 대표적 청년고용정책으로는 청년보장(Youth Guarantee, YG)제도가 있다.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후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 혹은 실직한 청년들이 장기간 방치되거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한다. 25세 이하의 청년들에게 최대 4개월 이내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제 교육 또는 실무 수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YEI(Youth employment initiative, YG제도를 지원하는 주요 EU재정 자원의 하나로 2014~2020년까지 64억 유로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음) 예산이 배정된 국가의 경우 청년들에게 재정이 지원되기도 한다. 청년보장 프로그램은 주로 고용교육·훈련, 학교 중퇴 예방과 치료교육, 고용중개, 직접고용 창출, 고용 인센티브, 스타트업 인센티브 등으로 구성된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 고용교육 및 훈련 : 청년들이 직무 숙련도를 높여 노동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벨기에 플랜더스 지방에서는 직장 내 훈련 프로그램(IBO)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1~6개월 간 진행된다. 훈련생을 받은 고용주들은 훈련기간이 종료된 후 고용을 해야 하는데, 과거에는 영구 취업계약을 해야 했으나 현재는 최소 훈련 기간만큼의 고정계약도 가능하도록 수정되었다. IBO 기간이더라도 훈련생들은 여전히 구직자로 등록되어 있어 관련 혜택은 그대로 다 받을 수 있다.

– 학교 중퇴 예방과 치료교육 : 독일은 청년들이 중등학교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학위 과정 중 중도이탈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스페인도 학교를 떠난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second-chance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 고용 인센티브 : 보통 고용 후 임금에 대한 보조금 형태로 이뤄지거나, 사회보장 보너스 등을 통해 고용 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주는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덴마크는 사기업에서 실직 청년을 채용할 경우 최대 1년 간 임금 보조를 해주고 있으며, 스웨덴은 36세 미만의 청년을 고용할 경우 31.42%인 사회보장기여금 비율을 15.49%로 낮추는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 출처 : the times

▲ 출처 : the times

세계의 청년정책은 대체로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의 원활한 이행을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로 국가의 지원과 함께 노사 및 지역 간 협업을 통해 노동시장 진입 전의 청년들에게 일자리 경험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특성은 교육개혁으로도 연계되어, 유럽의 경우 교육시스템의 현대화와 함께 개인의 자질을 발견하고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일본 역시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프리터free arbeiter) 족,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청년들이 급증하는 등 진로선택의 개인주의 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학교 및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체험활동 중심의 진로교육정책이 중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진로체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학교나 지역사회 모두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이 쉽지 않고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이 시대에, 학교와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이 길 잃은 청년으로 자라지 않도록 자기 자신과 일에 대한 제대로 된 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의 자연스러운 이행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희망제작소는 올해 청소년들을 위한 체험형 진로프로그램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진행한다. 8개월이란 시간동안 유의미한 메시지를 얻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내일을 살아갈 이 시대의 청년·청소년과 함께 일이 먹고 살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인생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보고자 한다.

글 : 조현진 | 시민사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http://interactive.hankookilbo.com/v/75b16ccc206e481eaf54ea0d406c520c/#article
http://www.mhlw.go.jp/english/wp/wp-hw9/dl/05e.pdf
www.hkeconomy.gov.hk/en/pdf/er_15q4_ch6.pdf
http://www.yes.labour.gov.hk/ypyt/en/tm_yetprd_20160519.htm
http://www.wsnews.co.kr/sub_read.html?uid=9442
• ‘일본의 청소년 진로교육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에 관한 고찰-진로직업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일본문화연구 46, 2013, pp.5-31
• ‘The youth guarantee programme in Europe: Features, implementation and challenges,’ Veronica Escudero and Elva Mourelo, ILO working paper No4, 2015
• ‘OECD의 유럽 청년보장(Youth Guarantee) 제도 사례 연구’, 김문희, The HRD Review, 2015
• ‘Youth employment measures-Best practices,’ Christa Schweng, Opinion of the European economic and social committee, 2014
• ‘일본의 청소년 진로교육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에 관한 고찰-진로직업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일본문화연구 46, 2013, pp.5-31
• ‘지역 진로직업체험 인프라 현황과 과제’, 장현진, 한국진로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 2014

목, 2016/05/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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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추석-메인

2016 추석 선물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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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8/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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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역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진로탐색&창직지원프로젝트 <내-일 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첫 단계인 ‘상상학교’가 6월 한달 간 전주, 완주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상상학교에 참여하셨던 고산중학교 송유란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후기를 소개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어서 문제다”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로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 무겁다. 내가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다가 건축가가 되고 싶기도 했고 한때는 군인이 되고 싶기도 했다. 다양한 모습을 한 나의 미래를 그려보며 설레곤 했는데 요즘 아이들에겐 그런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것 같다.

진로교육 시간에 아이들에게 ‘진로’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안정적인 직업 찾기”, “공무원”, “진로교육 시간에 자꾸 직업을 찾으라고 해요. 별로 관심 없는데…”라는 답변이 많이 나왔다. 아이들에게 진로교육 시간은 그저 난감하고 곤란한 시간이었다.

이런 현상은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어떤 직업을 하나 선택해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진로교육 방식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고민과 압박을 주고 있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조사하여 그 직업을 소개하는 1회성 수업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직업을 선택하여 말하라고 하기 전에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의 흐름 속에서 직업을 선택해볼 수 있도록 교사는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

다양한 진로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던 중 희망제작소에서 진행하는 ‘내-일 상상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6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상상해 보고 자신의 재능과 살고 있는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이다.

내-일 상상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인 ‘상상학교’에 우리 고산중학교가 참여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미래사회와 진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워주는 강연을 수원시평생학습관 정성원 관장님께서 진행해 주시고 이러한 고민들을 직접 실천해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을 사람책으로 초대하여 경험을 나누는 휴먼라이브러리가 진행되었다.

진로교육이라는 말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나 또한 교사로서 내 직업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내-일 상상 프로젝트’의 취지와 진행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다음에 상상학교를 진행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

그러나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빛 속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세상이 변했고, 아이들도 변했다. 천편일률적인 진로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아이들이 한정된 직업군을 장래희망을 선택하는 현실도 바뀌지 않을까?

글 : 송유란 | 고산중학교 교사

수, 2016/06/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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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이즈음 밥상

 

생명력 가득한 햇것들로 꽉 찬 가을

단호박햅쌀영양밥

 

한살림 요리 – 단호박햅쌀영양밥

 

화창한 가을볕에 일광욕을 즐기고 싶은 나날입니다.

가을을 기다리는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 으뜸은 좋은 햇살에 한껏 무르익은 햇곡식과 햇과실 때문 아닐까요.

유독 마음 졸이는 날이 많았던 올해도, 자연은 우리에게 풍성한 결실을 내어 주었습니다.

이토록 고마운 선물들로 특별한 밥을 지어 봤어요.

밥벌이를 하느라 밥을 거르며 사는 일이 많은 요즘,

갓 지은 구수한 밥 한 술에 그동안 잊고 지낸 밥심이 느껴집니다.

작고, 하얗고, 통통한 이 밥알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꼭꼭 씹으며 도란도란, 자연과 벗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가을의 만찬.

식후에는 빛깔 고운 햇과일을 베어 물며 한낮 햇살 아래 달콤한 낮잠을 즐기고 싶네요.

풍요로움을 가득 담은 가을 밥상 한 끼 든든히 드시고, 에너지 넘치는 황금빛 가을 보내세요!

윤연진 편집부

 

단호박햅쌀영양밥 

이렇게 만들어요!

 

한살림 요리 – 단호박햅쌀영양밥 재료

 

재료

단호박 1개(1kg), 백미 1컵, 찹쌀백미 1/2컵, 깐은행 4알, 깐밤 6개, 생표고버섯 1개, 건대추 2개, 물 1과1/2컵

*양념장 : 진간장 1큰술, 다시마국물 1큰술, 참기름 1큰술, 볶은참깨 1큰술, 다진 파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한살림 요리 – 단호박햅쌀영양밥 밥짓기

 

방법

❶ 백미와 찹쌀백미를 깨끗하게 씻어 물에 30분 정도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❷ 건대추는 깨끗이 닦아 씨를 뺀 뒤 3등분하고, 깐밤은 반으로 나눈다.

표고버섯은 밑동을 떼어 내고 채 썬다.

❸ 깐은행은 달군 팬에 현미유 약간을 두른 뒤 볶아 주방휴지로 감싸 비벼가며 껍질을 벗긴다.

❹ 압력밥솥에 물, 백미, 찹쌀백미, 깐밤, 표고버섯, 건대추를 넣고 밥을 짓는다.

❺ 김이 오른 찜기에 단호박을 넣고 5분간 찐 다음 단호박 윗면을 자르고 속씨를 파낸다.

(단호박 두께에 따라 익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므로 젓가락 등으로 찔러서 완전히 들어갈 때까지 익힌다)

❻ ④의 밥이 완성되면 깐은행을 넣고 고루 섞어 ⑤의 단호박 속에 채워 넣는다.

(단호박에 밥을 채울 때 뜨거운 채로 넣으면 김이 차서 밥이 질어질 수 있으니 한 김 식혀서 넣는다)

❼ ⑥의 단호박을 김이 오른 찜기에서 10분간 찐 다음 양념장과 함께 낸다.

 

 

 

 

화, 2017/09/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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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city

불안했던 세기말, 1999년 개봉한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매트릭스는 종교적, 철학적, 과학적, 정치적, 사회적 영화장치들이 치밀하게 배치된 21세기 영화사의 걸작으로 불린다. 이 영화가 이런 장치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설정해두고 있는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매트릭스가 영화 속에서 이야기하는 메시지들은 인간의 삶에 관한 수많은 분야에 걸쳐 있는데 그중 상당수는 21세기 지구의 대다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문제와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의 키워드들은 오늘날 도시재생이 급격히 대두되게 된 배경과 유사한 맥락들을 갖고 있다.

소통의 단절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사이버 공간에서 소외된 채 살아간다. 매트릭스 자체가 사이버 공간이기도 하지만 중의적으로 주인공은 해커가 되어 자신이 사는 세계의 본질을 알기 위해 수없이 많은 밤을 검색으로 지새운다. 그는 도시 안에서 만나는 직장 상사나 암거래 고객과는 표면적 관계만 맺고 있을 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커뮤니티가 없다. 도시는 기본적으로 계약으로 맺어진 공간이기에 그렇다. 간혹 인간적 관계를 맺었더라도 각자 사연에 의해, 상황에 의해, 업무로 인해 쉽게 엇갈리게 된다. 만일 네오가 세계의 본질을 같이 논의하고 탐구하는 공동체를 만났다면 영화는 다르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간단한 취미 수준의 동호회는 모르겠지만 세계의 정체를 밝히려는 모임은 권력에 의해 제거되어야 할 조직이기에 현실에서도 영화에서도 쉽게 가능한 일은 아니다.

인간이 점점 다양한 생각, 가치관, 기호를 갖게 되는 것은 정보와 사회의 발전에 따라 당연한 일이다. 이런 다양한 개체들은 도시의 삶 속에서 파편화되어 소외되고 다시 소통과 공동체를 필요로 하게 된다. 다만 현실에서는 소통을 추구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어떻게 일상에서 풀 수 있는가에 따라 그 소통에 다다르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할 것이다.

불평등의 누적

이 세상의 본질적 지배요소는 무엇일까? 흔히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본, 국제권력, 종교, 문화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일차적 문제는 도시에 모여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와 정보 그리고 기술과 교육의 기회가 점점 더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이다. 이런 권력구조를 평범한 도시민들이 만회할 수 있는 힘은 연대와 단결이며, 정책적 요소로는 공유, 사회보장제도 등이 있다.

매트릭스에서 오라클은 그리스신화의 의미 그대로 예언자로 기능하는데, 사회에서 소외받고 불평등에 고통받는 슬럼가의 흑인들과 빈민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 아이들은 현실에서는 슬럼가에 버려진 아이들이지만 영화에서는 가려진 진실을 알리는 선지자들로 키워진다. 그녀는 지속적으로 기계권력에 대항하는 저항군 세력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고, 민중들이 어려움을 돌파하도록 지원하는 하방연대의 중심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도 오라클 같은 수많은 사회복지기관과 시민단체들이 존재한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인 사회기여활동이나 네트워크화된 활동을 하고, 끊임없이 사회보장제도와 복지정책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도시를 움직이는 거대한 시스템의 구조에서 여러 한계에 직면하곤 한다.

참여기회의 제한

네오를 포함한 매트릭스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사회참여를 통해 점차 세상의 본질을 깨닫고 자신의 능력을 확장시켜 나간다. 자신이 가진 문명의 편의를 버리고 나서야 하는 투쟁 앞에 망설이고, 전투에서 공포를 느끼던 주인공들은 권력의 본질, 억압의 구조, 참여의 의미, 동료로서 서로의 역할과 지원에 대해 깨닫고 신뢰관계를 맺으며 성장한다. 어쩌면 도시민들의 요구는 다양한 주제, 다양한 영역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일지도 모른다. 바로 자아실현이 그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자아실현은 사회적 활동과 참여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참여의 질이 올라갈수록 개인이 느끼는 삶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무엇을 즐기는 사람이 혼자 즐기는 단계에서 발전하고 싶어할 때,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다 보면 결국 더 많은 것을 알려주게 되면서 결국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도시는 사람들의 이런 다양한 참여욕구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참여의 욕구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참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러므로 도시재생은 모든 도시민의 삶을 지원해야 한다

도시에서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핵심적인 문제로 손꼽히는 것이 소외, 불평등, 자아실현 통로의 단절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마을공동체, 공유경제, 문화공동체 지원 등이 제안되고 있지만, 도시의 문제들이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도시가 가진 본성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 그러나 도시의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도시를 발전시키겠다고 시민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은 도시민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도시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도시민의 삶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재생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도시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일 것이다. 행정은 도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시재생을 통해 일상에서 도시민의 삶을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생명력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글 : 이남표|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6/07/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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