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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위] 캄보디아 평화인권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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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위] 캄보디아 평화인권기행

익명 (미확인) | 화, 2016/08/23- 17:53

캄보디아 평화인권기행

 

– 강성헌 회원

  1. 기행에 앞서

7명의 회원과 함께 2016. 7. 23. ~ 8. 1.까지 ‘2016. 민변 국제연대위 아시아인권팀(팀장 이준형 회원) 캄보디아 평화인권기행 – 한국계 기업의 노동현실 실태 조사’를 마치고 이 글을 쓰는 저는 강성헌 회원입니다. 팀의 ‘활동’을 담은 정식 보고서는 현재 준비 중이고, 이 글에는 팀의 ‘느낌’을 부담 없이 담으려 합니다.

매년 여름 진행되는 아시아 인권기행을 몇 차례 하신 분들도 계시나, 저는 이번이 첫 동행이었습니다. 사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활동 반, 친목과 관광 반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고 동기 회원과 함께 덜컥 합류 신청을 했습니다. 준비회의에 가서 처음 받은 느낌은 ‘내가 너무 순진했구나’ 였지만, 발을 빼기엔 애매해져 버린 터라, 그냥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참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입니다.

  1. 캄보디아의 슬픔, 크메르 루즈

토요일 밤 늦게 도착하여 여장을 풀었는데, 다음 날은 일요일이라 특별한 일정 없이 ‘투얼 슬렝 박물관’을 견학했습니다(김기남, 김남주, 임재성, 배광열 회원은 여독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일요일 새벽, 2016. 7. 10. 살해당한 캄보디아의 정치평론가 켐 레이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기도 하였고요).

박물관은 크메르 루즈에 의해 세워진(정확히는 학교 시설에서 ‘전용’된) S-21 수용소를 보존하여 당시의 실상을 보여주는 장소로 사용되는 곳이었는데, 한국어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며 건물과 층마다 옮기는 발걸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가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인간이 인간을 학살한 자리에 서서 그 상황을 반추하는 일은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처벌 그리고 종국적 치유를 기원하지만, 제3자가 보기에도 진상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모든’ 학살자들이 역사와 현실의 법정에 제대로 세워진 것 같지가 않으며, 무엇보다 캄보디아 시민들 자체가 잊고 싶은 기억으로 밀쳐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어 무척 슬프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놈펜에 가게 된다면 꼭 들러보아야 할 의미 있는 장소라 하겠습니다.

  1. 캄보디아의 인권 및 노동현실 전반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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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공식일정은 캄보디아 인권센터에서 활동가(케이티 존스, 영국 변호사)로부터 캄보디아 인권상황 전반을 듣는 자리를 가지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활동가 역시 캄보디아 활동을 오랜 기간 하신 분이 아니어서 ‘깊이’는 많이 느끼지 못했으나, 캄보디아의 현재 정세와 인권 전반을 꼼꼼하게 소개해 주어서 현실과 문제점을 어느 정도 알게 된, 의미 있는 간담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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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만나게 된 사람이 ‘조엘’이라는 호주 출신의 변호사였습니다. 2개월 예정으로 왔다가 내리 5년을 캄보디아의 노동과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서, 세 시간 넘게 캄보디아 노동문제와 관련하여 브리핑 및 질문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조엘은 노조를 조직하고, 그 힘으로 사용자와 맞서 노동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해 싸우는 형태의 전형적 노조활동가는 아니었습니다. 대신 캄보디아 노동현실 특히 섬유산업의 특성에 맞춰 ‘발주처’인 다국적 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식으로 노동문제를 풀어가는 활동을 주로 한다더군요. 조엘로부터 캄보디아의 노동 이슈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을 듣고, 저희는 조금 더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최저임금’과 관련된 내용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우리의 인식과는 다르게 캄보디아는 ‘최저임금’이 사실상 임노동자들의 평균적 임금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그 결정 내역과 파급 효과는 우리 나라의 최저임금과는 아주 다르다 하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저희들의 보고서를 참고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후 3일 동안은, 한국계 기업의 노동실태를 조사하는 데 오롯이 활동의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1. 캄보디아 내 한국기업의 노동현실을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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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CLC 아 톤 대표(캄보디아 노동총연합, 위 사진)를 만나 캄보디아의 노동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희들이 궁금했던 내용들을 성실하게 답변해 주시더군요. 두 시간 가까이 자리에 서서, 꼿꼿한 태도로 쉼 없이 말씀하시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대표님께 들은 이야기 중 놀랍다면 놀랍고, 하등 이상하지 않다면 이상하지 않은 이야기는 우리의 전직인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이었지요. 캄보디아는 원래 무기계약직이 일반적 근로형태였으나, 이 대통령의 ‘조언’으로 ‘단기(2개월 정도부터) 계약직 근로제’가 최근 몇 년 동안 극적으로 활성화되었다는 것. ‘노동 한류’의 위엄과 씁쓸함을 곱씹으며 CLC 대표와의 만남을 마쳤습니다.

이어 한국계 기업 중 5곳의 노조 위원장들과 만나서, 설문조사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질문/답변을 통하여 한국계 기업의 상세한 노동현실을 조사하고자 노력을 하였습니다. 조사 활동은 회원들마다 분야를 나눠서 진행하였는데요, 임금 및 노동보건 분야는 김남주 회원이, 노동시간 및 고용형태 분야는 박상현 회원이, 결사의 자유 분야는 임재성 회원이, 여성 및 아동노동 분야는 배광열 회원이 맡았습니다. 김자연 회원은 2013~2014 총파업 이후 상황을 정리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활동을 기획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혼자 영한 통역까지 도맡은 김기남 회원이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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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위원장들로부터 자신들이 속한 기업의 노동현실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설명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개별 기업의 노동자들을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활동을 수행했습니다. 크메르어-영어-한국어 삼중 통역으로 이루어지는 쉽지 않은 의사소통의 과정이었으나, 각자 맡은 분야의 답을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회원들을 보면서, 구체적 분야 없이 총무와 식사 정도 맡은 제가 송구해지더군요.

  1. 눈으로 본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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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지대를 돌며 노동자들을 만나다가 퇴근하는 노동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대중교통이 거의 개발되지 않은 프놈펜에서 노동자들은 위 사진과 같이 트럭을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최근 출퇴근 트럭 두 대가 충돌하여 수 많은 노동자들이 사상당한 사고가 있었는데, 제 눈에 보기에도 참으로 위험해 보이는 풍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캄보디아에는, 임금과 노동환경의 문제 못지 않게, 트럭 발판에 올라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출퇴근을 해야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는, 노동자의 전반적 ‘생존’의 문제가 사실상 원초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환경, 교통 등 기본적인 국가 시스템과 인프라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것도 분명해 보였고요. 사실 많이 의아했지만, 나중에 한 한국계기업의 노조 위원장이 준 ‘월급 명세서’를 보고,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월급은 약 334달러였는데, 세금 등 공적으로 떼는 돈은 3.75달러에 불과하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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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방문했던 곳 중 인상적인 곳이라면, 노동자들의 집단 숙소(위 사진)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시내에서 적지 않게 떨어져 있는 공장지대의 특성상, 노동자 일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숙소가 공장지대에 많이 있었습니다. 서너 평 정도의 방 하나에 변기, 부르스타 하나로 구성된 숙소에서 4~5명의 노동자 일가족이 생활하고 있었지요. 방 문 앞에는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고, 밖에는 빨래들이 걸려 있었고요. 양철 지붕은 캄보디아의 살인적 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없었지만, 뛰노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표정은 우리 아이들의 그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1. 프놈펜과 시엠립, 술잔과 이야기를 나누며

견디기 힘든 열대의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시원치 않은 허름한 식당 한 켠에서 조사 활동을 3일 정도 하니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모두들 잘 견뎠습니다. 밤마다, 면세점에서 산 ‘좋은 술’과 현지 맥주를 나눠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했고, 현지의 ‘맛집’을 찾아 전통 음식을 먹기도 하였습니다. 캄보디아는 사실 전통 음식이랄 게 많지 않은 나라라고 하지만, ‘아목’, ‘록락’ 등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도 아주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순박한 인상에 친절한 태도를 보여줬고요. 다만, 현지 교통수단인 ‘툭툭’을 타고 가다가 김모 회원이 신상 아이폰을 오토바이 2인조에게 날치기를 당한 것이 아픔으로 남았습니다만, 이후 다들 조심성이 높아져 더 이상의 큰 사고가 없었던 것이 위안이었습니다.

월~목요일 4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금요일에는 현지 국내선을 타고 시엠립으로 향했습니다. 앙코르 와트라 불리는 캄보디아 유적지의 배후도시인데요, 그 규모는 작지만 수도 프놈펜과는 달리 그럴 듯한 국제 관광도시라 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묵었다는 ‘소카 앙코르 리조트’에 체크인을 하고, 공식 활동을 결산한 후 본격적인 관광에 나섰지요. 펍 스트리트에서 다 함께 피자를 안주로 하여 맥주를 마시고, 야시장에서 소소한 기념품들을 챙기고. 저는 동양 최대의 호수라는 톤레삽 호수로 향했습니다.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여, 그 장관이라는 일몰을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그 자체 만으로 훌륭하고 초현실적인 풍광이었습니다. 영어가 되는 툭툭 기사가 꿈이라는 젊은이의 가이드로 톤레삽 호수의 초입을 돌고, 현지 고아들을 교육하는 수상 학교를 들르면서 캄보디아의 아동문제와 교육문제를 고민하기도 하였습니다.

  1. 맺으며, 짧은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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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전날에는 앙코르 유적지를 들러, 앙코르 와트에서 일출(위 사진)을 보고 바이욘 사원과 영화 툼레이더로 유명한 따 프롬 사원을 거쳐 프놈 바켕에서 일몰을 보는 것으로 마지막 날의 관광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월요일 새벽에 인천에 내려 바로 출근해야 했는데,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이틀을 보내고 좀 정신을 차려서 이 글을 씁니다. 체력 관리를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네요.

단 며칠 동안의 일정으로 캄보디아를, 그 속의 노동 현실을,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의 유적을 다 보고 느낄 수는 없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받은 느낌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6~70년대 청계피복노조의 노동현실을 국가가 나서서 강제하는 나라, 집단 학살과 전쟁의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못한 나라, 21세기 다국적 노동관계 먹이사슬의 맨 아랫단에서 신음하는 노동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고 친절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들.

캄보디아를 다녀 온 많은 이들이 아동들에 의한 구걸 문제를 많이 이야기해주었지만, 실상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몇해 전 다녀온 회원들도, 예전보다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했고요. 저임금 노동력을 찾아 공장의 국적을 바꾸길 수 차례, 이제 많은 공장들이 캄보디아에 자리를 잡으며 이제 시민들이 급속도로 임노동자로 편입되는 과정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거지나 극빈층이 줄고 있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봅니다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심각한 노동문제는 또 다른 그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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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과 다른 회원들은 몇 달 동안 여러 방면에서 캄보디아와 관련된 내용들을 사전 조사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 고생과 노력에 숟가락 하나 얹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기행이었기에, 무엇보다 죄송스러운 마음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노력들이 실개울이 되고, 샛강이 되었다가 종래는 아시아의 노동문제와 인권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는, 메콩강과 같은 도저한 흐름이 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애 쓰신 동료 회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이번 기행에 참가하지 않은 많은 민변 회원님들의 캄보디아와 또 다른 아시아 기행에 대한 관심도 부탁드리며, 짧은 기행문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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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부 소식 ]

 

▶ 여성가족부 성폭력 피해자 무료법률구조사업 변론 활동

 

여성가족부에서는 전국 성폭력 피해자 지원 기관과 연계하여 법률적인 조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지역 별로 변호사를 지정하여 수사 및 재판, 기타 소송을 지원하는 구조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우리 지부 회원인 신지현 변호사님이 2018. 4. 경부터 울산 지역 지원변호사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신지현 변호사님은 성폭력피해자 지원활동의 일환으로 ① ‘울산시설공단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를 대리하여 재정신청, 민사소송 등 사건을 진행하였고, ② ‘부산에서 발생한 직장 내 동료 간 몰래카메라 촬영 사건’과 관련하여 접근금지가처분, 민사소송, 형사재판에서 피해자 변호사로서의 활동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③ ‘울산시청 및 남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간 직장 내 성추행 사건’ 및 ‘울주군 시설관리공단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있어서 성희롱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울주군 시설관리공단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의 경우 우리 지부 회원인 김민찬변호사도 함께 조사위원으로 참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 경찰의 부당한 장비사용에 대한 울산지방경찰청 인권위원활동

사건 관련 기자회견 (울산매일, 우성만 기자)

 

최근 울산지역에서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울산지회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택배연대 노동조합 조합원을 체포하면서 부당하게 테이저 건을 사용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지부 회원인 신지현 변호사님이 울산지방경찰청 인권위원으로 울산지방경찰청 인권위원회에 참여하여 체포 당시 영상 및 경찰의 장비 사용에 대한 내부 지침등을 근거로, 다른 인권위원들과 함께 경찰의 무리한 테이저건 사용에 대한 위법.부당함을 지적하고 향후 그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이끌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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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8/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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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

월, 2015/10/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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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로 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게 된 최용근 변호사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한참 흥겹게 생일잔치를 하던 2018. 5. 25. 저녁, 대법원에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이후 숨가쁘게 흘러간 3주의 시간을 잠시 되뇌어 보겠습니다.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한 마디로 참혹했습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특정 사건을 거래의 목적물로 삼은 정황이 드러났고, 법원행정처가 인사권을 남용한 다수의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특별조사단의 조사 대상 파일 410개의 목록 중에는, “민변대응전략” 등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행사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파일들도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민변은 특별조사단 조사보고서 발표 이후 사법농단의 피해자 및 그 단체들과 긴밀히 연대하면서 공동고발장 작성 등에 힘을 보탰고, 나아가 “사법농단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T/F를 구성하여 대응에 나서기로 하였습니다. 김지미 사법위원장을 비롯하여, 많은 사법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위 T/F에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현 시기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한 민변의 요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조사 자료를 전면 공개하여 사법농단의 진상을 밝혀라. ② 대법관을 포함하여 사법농단에 책임 있는 모든 법관들을 현재의 직무에서 배제하라. ③ 대법원장은 재차 이 사태의 중대성을 스스로 인식하고,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하여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향후 있을 수사기관의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라.”

 

이 세 가지 요구사항은, 사법농단 사태를 해결하고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최소한입니다. 나아가 이와 같은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를 풀어 내기 위해서는,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못했던 법원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법부가 원래의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그래서 기본권 보장의 마지막 보루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 주실 분들이 사법위원회에서 더 많이 활동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초여름을 지나 무더위에 진입하는 날씨입니다. 늘 건강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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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출연하여 사안을 설명하는 김지미 위원장>

 

02

<대법원 앞, 1인 시위 중인 김지미 위원장>

금, 2018/06/1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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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부에서 진행했던 시영운수 관련 소송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평석입니다.

 

 

통상임금 법정수당과 관련된 신의칙 법리의 쟁점

김주관 변호사 (인천지부)

1. 들어가며

최근 2019. 2. 14.자에 대법원에서 기존 통상임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하여 조금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9. 2. 14.선고 2015다 217287 임금 판결)

대법원은 213. 12. 18. 선고 2012 다 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노동자의 사후적 통상임금 청구에 대하여 경영위험을 초래할 경우에 신의칙에 반하여 추가적인 임금 청구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선고한 바 있었다. 그런데 이 판결에서 의미하는 경영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 및 신의칙에 위반한다는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어서 혼란을 초래한 바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선고를 통해서 조금 더 구체적 기준이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번 판결의 요지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간단한 평석을 하기로 한다.

 

2. 대법원 2019. 2. 14.선고 2015다 217287 임금 판결의 요지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노사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은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전제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산정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였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한 경우, 근로자측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 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내.외부의 여러 경제적.사회적 사정에 따라서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의 위험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3.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

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몇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검토를 해보고자 한다.

첫째,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추가적 법정수당 청구에 대하여 신의칙법리를 도입한 것은 2013년 위 항목에서 언급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였다. 강행규정성을 가지고 있는 근로기준법의 영역에 신의칙의 법리가 도입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면이 있었으나, 기업측면에서 과도한 재정정 부담을 사후적으로 가지게 되어 기업도산의 위험이 초래된다면 결과적으로 노동자에게도 피해가 올 수 있다는 사회정책적 측면이 대법원 판사들의 논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전체적인 취지가 기업경영 측면에 우위를 두고 노동자의 법정수당 청구를 하위에 두는 방향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보니 하급심에서 여러 혼란이 있었으나 대체로는 노동자의 추가적 법정수당 청구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판결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셋째, 그런데 이번 시영운수 사건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노동자측의 법정수당 청구를 조금더 확장하는 취지의 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법정수당 청구는 근로기준법령에 의해 보장된 구체적 권리라는 점에서 이를 신의칙에 의해 부정하려면 사용자측에서 적극적으로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 대해서 입증하여야 한다고 본다. 사용자측에서 이러한 구체적인 입증노력 없이 쉽사리 경영상의 위험성을 판사로부터 인정받으려는 것은 노동법의 기본적 법리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고,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확인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시영운수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노동자들의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해당성에 따른 추가적인 법정수당청구는 법원으로부터 인용될 여지가 높아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사용자측에서 적극적으로 중대한 경영상의 위험초래 상태를 입증한다면 법원도 사용자측의 손을 들어줄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향후에도 “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의 결론적 문구가 암시하듯이, 하급심 법원에서 이러한 추상적 기준을 구체적 사건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어찌되었든 이번 대법원 판결은 통상임금 관련 신의칙법리에 있어서 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The post [인천지부 소식] 판례평석 – 통상임금 법정수당과 관련된 신의칙 법리의 쟁점 appeared first on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민변.

수, 2019/03/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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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위원회 활동소식

박수빈 변호사

지난 10월에 사법위 소식을 알려드렸으니 벌써 5개월이나 지났습니다. 사법위는 여전히 공수처 설치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 및 법원행청처의 사법농단 사태에 관하여 사법행정개혁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련의 사법농단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분노와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에 우리 모임은 사법농단 TF를 결성하여 대응하고 있으며, 사법위원회 위원들도 적극적으로 이에 결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사법부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공수처 설치를 비롯한 각종 사법개혁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우리 모임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8. 12. 11. 김인회 교수(사법위 위원)님을 모시고 ‘사법개혁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고, 사법개혁의 출발점이 어디여야 하는지에 대한 교수님의 진단을 들었습니다.

뒤이은 2019. 1. 4. 에는 2018.12.경 대법원이 발표한 법원행정처 개혁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람직한 개혁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민변 전 회원님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긴급 집담회를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서선영 위원님의 <사법행정 현황 및 문제점과 개혁과제>에 대한 발제가 이루어졌고, 참가하신 사법위 위원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의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의와 고민을 바탕으로 민변 사무처 산하 사법정책연구지원팀과 협업하여 2019. 2. 15. 민주사법 제1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사법위만의 공은 아니나 이 자리를 빌어 관심가져주신 회원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현재 법원에서는 지난 2019. 1. 24.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하여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농단의 중심 인물들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민변은 위 재판들의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법농단TF는 대법원에 대하여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들의 징계 및 재판업무 배제조치를 요구하였으며, 국회에는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소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법위원회 활동에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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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9/04/0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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