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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6년 8월호(2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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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6년 8월호(214호)

익명 (미확인) | 월, 2016/08/01- 10:35

편집인의 글

 

최혜지ㅣ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편집위원장

 

때론 촘촘함의 부족이 누군가의 안위를 위협하고, 때론 지나친 촘촘함이 또 다른 누군가의 자유를 옥죈다. 균형의 미학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 균형점은 시원하게 제 위치를 드러낸바 없다. 정신질환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또 다른 균형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이라는 이름으로 개정된 정신보건법이 우려스런 모양새로 인해 각자의 견해에 무게감을 더하려는 서로 다른 시각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 중이다.

 

사회제도는 인간 집단 지성의 순수한 창조물임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그 한계를 드러냈다. 이미 수명을 다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일부 사회제도는 집단 지성에 대한 인간의 신뢰를 조롱한다. 빈곤한 사람들에게 도덕성을 빌미로 징벌적 인권 제한을 허용했던 과거의 제도는 집단 지성의 한계를 과장 없이 보여준다. 그런데 정신질환자에 관한 사회제도만은 집단 지성에 대한 견고한 신뢰에 힘입어 더디게 변화해 왔다. 

 

정신질환은 범죄의 선제 또는 충분조건으로 단순화 되어 정신질환자는 사회로부터의 분리가 강제되어 왔다. 사회구성원 다수의 안위를 명분으로 사회적 존재인 정신질환자에게 사회를 몰수하는 국가권력이 오랫동안 지지되어 왔다. 정신질환은 자유의사를 지닌 사회적 존재로서 개인에게 부여된 인간적 권리를 박탈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라는 신념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강력하게 작동한다. 정신질환자가 범죄에 연류 될 때마다 정신질환자를 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시각은 지지되고 사회적 격리는 불가피한 이성적 결정으로 정당화 되었다. 이동의 자유, 거주의 자유는 너와 나, 우리의 천부적 권리임에도 그들에게 만은 허용될 수 없는 것이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름의 타자, 전문가, 국가의 권력이 개인의 의사위에 행사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구법의 패러다임에 매몰되어 있다. 촘촘해진 규정으로 강제입원의 오용 가능성이 감소할 여지는 인정되나 강제입원이 지닌 정신질환자 인권 침해의 가능성을 종식시킬 의지는 결여되어 있다. 

 

정신질환자의 인권에 대한 지지는 종종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주장하는 다수의 안전의 권리와 충돌한다. 그런데 다수의 안전은 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와 개입을 통해 확보되어야 한다. 사회로부터의 격리라는 징벌적 수단이 다수의 안전을 보장하는 해법이어서는 곤란하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의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쌍수 들어 환영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이번 호에서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의 음영을 전문가의 시각을 통해 깊이 있게 분석해 보고자 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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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한계채무자의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기준 중위소득 대폭 인상 필요하다 

 

신동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보건복지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가 7월말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했다. 기준 중위소득은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73개 복지사업의 기준선으로 쓰이므로 그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삶의 한계선에 내몰린 우리 사회 저소득 이웃들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매년 중생보위 결정에 따라 수많은 빈곤 시민들이 그나마 삶의 부담을 한시름 덜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지옥 같은 삶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며 근근히 버텨야 할지가 판가름 난다는 뜻이다. 그런데 복지사업의 수혜자들 외에도 기준 중위소득 결정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법원의 개인회생절차를 통해 변제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채무자들이다. 

 

공적채무조정 중 개인회생 채무자의 생계비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 중위소득 기준

 

법원의 개인회생절차는 비록 고정적인 수입은 있으나 과도한 채무를 상환하기에는 역부족인 한계채무자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제도이다. 채무조정제도는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신용회복위원회와 협약을 체결한 금융회사의 채무를 조정하는 사적채무조정1)이고, 또 다른 하나는 법원을 중심으로 채무관계 청산을 위해 제반 사항들을 처리하는 공적채무조정이다. 공적채무조정에는 채무자의 자산 처분을 통해 채무관계를 청산하는 파산절차와 특정 기간2) 동안 채무자의 가용소득을 모두 채무 변제에 지출하도록 하고 그 후 채무를 청산하는 개인회생절차가 있다. 

 

그런데 이 개인회생절차에서 가용소득을 산정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기준 중위소득이다. 채무자회생법 제579조에 따르면 개인회생 채무자가 갚아야 할 돈에 해당하는 “가용소득”은 채무자가 수령하는 모든 수입 중 ① 세금 납부를 위해 필요한 금액, ② 채무자가 사업자일 경우 사업의 계속을 위해 필요한 비용, ③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생계비를 제한 후 나머지 모든 금액으로 규정되어 있다.3) 이와 관련해 법원은 개인회생 채무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변제의무에서 제외되는 생계비 산정을 기준 중위소득의 60% 수준에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4)

 

기준 중위소득의 60%에 맞춰진 개인회생 채무자의 생계비 기준

낮은 생계비 인정 수준과 생활 압박은 개인회생절차의 성실한 이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

 

물론 개인회생 절차에서 법원의 재량에 따라 생계비를 적절히 조정해 책정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두고는 있다. 실제로 서울회생법원은 별도의 ‘생계비 검토 위원회’ 의결을 통해 기준 중위소득 60%에 해당하는 생계비 외 추가 생계비를 보장하기도 했다.5) 그러나 이는 그 어느 법원보다도 채무자 회생에 우선 순위를 두고 도산제도를 운영하는 서울회생법원에 국한된 예외적인 경우이고, 통상 법률상 ‘원칙’ 준수를 강조하는 사법부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즉, 서울회생법원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법원의 공적채무조정은 여전히 채권자의 재산권 보장에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개인회생절차를 이행하는 많은 채무자들이 중위 기준소득의 60%에 해당하는 생계비만으로 그 과정을 견뎌내야만 한다. 

 

지난 4년간 전국 평균 월세 가격은 2017년 6월 56만 원에서 2021년 6월 65만8천 원으로 17.5% 증가했다.6) 그러나 기준 중위소득은 지난 4년간 평균 2%가량 상승했을 뿐이다.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계채무자 중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생계비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전국 각 지방법원이 2017년~2019년 기간 동안 개인회생 및 변제 수행으로 채무청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채무자 수는 약 19만6천 명인데 이중 14%에 해당하는 27,537명이 개인회생절차를 도중에 포기했고,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소화된 생계비만으로는 그 과정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채무자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개인회생제도가 과도하게 낮은 생계비 기준, 나아가 그 근거가 되는 기준 중위소득7)문제로 인해 그 실효성을 상실하고 있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결국 기준 중위소득 인상만으로도 개인회생 채무자들의 생계조건은 크게 개선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채무청산에 성공하는 개인채무자들 역시 늘어날 것임을 의미한다.

 

기준 중위소득의 인상은 개인회생 채무자의 채무청산과 사회복귀 넘어 

그간 정부가 방기한 기본 책임을 이행하는 일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채무자들은 매월 꾸준히 자기의 가용소득 모두를 변제로 차감하더라도 빚을 갚고 회생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면, 채무를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하는 사회적 비용은 줄어들 것이고 우리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구성원들은 늘어날 것이다. 빚에 허덕이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한국의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200%에 달하는 현 상황,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가계부채 리스크가 가장 심각한 나라인 현실은 국가가 조세수입 또는 정부부채를 동원해서라도 구축했어야 할 사회안전망이 부실하게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일반 국민들 각자의 빚으로 메꾸어왔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8) 따라서 정부가 또 다시 기준 중위소득을 최소한으로만 인상하려 하면서 그 이유로 재원부족을 구실로 삼은 것은 정말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정부는 그간 자신들이 방기하고 있었던 국가의 책임을 이행하고,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시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적극 나섰어야 했다. 


1) 프리워크아웃, 워크아웃이 이에 해당한다.

2) 현행법상 3년 이내, 2018. 6. 13.이전에 개인회생 변제 절차에 돌입한 개인채무자는 5년 이내.

3)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79조(용어의 정의) 이 절차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가용소득”이라 함은 다음 가목의 금액에서 나목 내지 라목의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말한다.

가. 채무자가 수령하는 근로소득ㆍ연금소득ㆍ부동산임대소득ㆍ사업소득ㆍ농업소득ㆍ임업소득, 그 밖에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모든 종류의 소득의 합계 금액

나. 소득세ㆍ주민세 개인분ㆍ개인지방소득세ㆍ건강보험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다. 채무자 및 그 피부양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생계비로서,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공표된 최저생계비, 채무자 및 그 피부양자의 연령, 피부양자의 수, 거주지역, 물가상황,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정하는 금액

라. 채무자가 영업에 종사하는 경우에 그 영업의 경영, 보존 및 계속을 위하여 필요한 비용

4) 개인회생사건 처리지침(재민 2004-4) 

제7조(채무자의 소득의 산정) 

② 법 제579조 제4호 제다목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공표된 최저생계비, 채무자 및 그 피부양자의 연령, 피부양자의 수, 거주지역, 물가상황,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정하는 금액”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공표된 개인회생절차개시신청 당시의 기준 중위소득에 100분의 60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적절히 증감할 수 있다.

5) 서울회생법원, 2021. 2. 16., 생계비 검토위원회 회의 의결 사항 참고.

6) 한국부동산원, 2017. 6.~2021. 6. 평균월세가격(검색일: 2021. 7. 25.)

7)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조(목적)

8) 이와 관련해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슈트랙은 유럽 사회에서 가계부채가 증가한 것은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화와 국가-자본-노동 역학관계의 변화로 국가의 조세 확보 능력이 떨어지면서 그 재원을 국가부채의 부담으로 전이시켰고, 이마저 여의치 않자 다시 그 부담을 가계에 전가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볼프강슈트랙, 『시간벌기』, 2015년 김희상 옮김. 참고). 한국의 경우에는 애초에 유럽과 같은 수준의 복지정책, 공적서비스 제공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각 개별 가구는 사회적 생존을 위해 자산 확보 전략에 매진하거나 부족한 공적서비스를 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채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목, 2021/09/0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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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편집인의글] 복지동향 제275호 | 김아래미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복지동향 편집위원

 

기획주제 : 인간의 패러독스와 경계 짓기로 배제되고 있는 이주민의 사회권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기획1] 복지국가와 이주민의 사회권│김규찬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교수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기획2] 이주노동자의 건강보험 현황과 문제점│곽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기획3] 이주노동자의 3대 사회보험 현황 및 정책 제언│김기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기획4] 이주민의 사회서비스 이용권│김옥녀 숙명여자대학교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다문화정책전공

 

동향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동향1] 모두에게 평등한 돌봄을 위하여│조희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21956" rel="nofollow">[동향2] 저소득 한계채무자의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기준 중위소득 대폭 인상 필요하다 | 신동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복지톡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21930" rel="nofollow">[복지톡] 실업급여 갑질?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급은 사장님이 정하는 게 아니에요!│최혜인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

 

복지칼럼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Welfare&document_srl=1821918" rel="nofollow">[복지칼럼] 불평등사회에 갇힌 청년을 먼저 구하라│김승연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장

 

목, 2021/09/0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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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 긴축과 민영화로 공공의료를 공격하는 철저한 신자유주의 의료정책을 폈다. 대통령 자신이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 관련 사회 서비스 산업부로 봐야”한다고 했고, “복지는 돈 쓰는 문제가 아니고 민간과 기업을 참여시켜 준시장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팬데믹이 한창인 5월에 집권했다. 한국 당시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2~4월 초과사망자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직후였다1)긴축과 맞물린 방역 완화 때문이었지만 열악한 공공의료가 낳은 재앙이기도 했다. 향후 심각한 팬데믹이 더 빈번하게 닥쳐올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새 정부는 의료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가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반대였다. 인수위 국정과제에서부터 공공병원 설립이나 인력확충이 아니라 ‘민간병원 육성’을, 국민건강보험은 보장성 강화가 아닌 ‘지출효율화’와 ‘재정관리 강화’를 내세웠다. 반면에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의약품·의료기기 규제완화, 원격의료 등 의료민영화 정책들을 제시했다.2) 이런 기조가 지난 1년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했고 생태와 경제 등 다중위기에 시민들의 생명을 근본에서 위협했다.

코로나19, 각자도생 강요하며 국가책임 방기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윤석열 정부는 혹독한 각자도생 정책을 추구했다. 집권하자마자 ‘긴축재정’을 표방하더니3)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지원범위를 축소하고 재택치료비 지원을 중단했다. 돈을 아껴 감염병 고통을 서민에게 전가한 것이었다. 이는 ‘숨은 감염자’를 더 많이 늘렸다. 격리의무는 유지하면서 생계지원이 줄어 진단검사를 회피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컨대 공식 확인된 확진자는 크게 늘지 않는데도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어 응급실이 코로나19 의심환자들로 적체되는 등 의료가 마비되었다.

정부는 의료대응역량도 축소했다. 6월부터 전국의 모든 생활치료센터 문을 닫아 고시원이나 장애인시설에서 거주하는 확진자는 격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들은 보건소에 연락해도 “알아서 민간 숙소를 찾으라”는 답을 듣게 되었다. 또 정부는 ‘자율입원’을 확대했다. 국가의 병상배정 책임을 스스로 면제했다.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알아서 병상을 찾아야 했고 민간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입원거부를 해도 막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정부는 그간 전담병원에 보상했던 지원을 아꼈다. 행정과 재정을 축소한 긴축대응이었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7월부터 6차 유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백경란 질병청장은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책임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고 개인의 자발적 방역 참여만을 강조했다. 시민들은 ‘질병구경청’, ‘국가 도주 방역’이라는 조롱을 퍼부었다. 그 결과 8월에는 하루 사망자가 83명으로 급증해 100여 일 만에 최대를 기록했는데, 정부는 “독감처럼 받아들이라”면서 “입원해도 할 게 없다”는 식의 대응을 했다.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는 것도, 입원치료가 의미 없다는 주장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정부는 국민과 제대로 위험소통을 하지 않으며 방역을 포기했다. 사망자 증가에도 “일희일비 않겠다”고 하는 등 국민들의 삶과 죽음에 무감각했다.

공공의료 공격하며 민간병원 배불리기

후보시절부터였다. 2021년 1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자 윤석열 선대위는 “국립중앙의료원의 모든 병상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언론과 함께 “정부가 민간병원만 쥐어짜고 공공병원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마타도어에 나선 것이다. 실상은 10%의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의 70∼80%를 치료하고 있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진료를 제외하면 모든 병상이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하고 있었다. 반면 민간병원들은 돈벌이 진료를 멈추지 않으려고 고작 1.5~ 3% 정도의 병상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수언론과 윤석열 후보는 이런 민간병원 돈벌이를 비호하면서, 공공병원에 입원해 있는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 마지막 한 사람까지 내쫓으라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이 주장이 관철돼 이듬해 1월 초까지 80여 명의 저소득층, 행려·노숙인, 이주노동자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전부 쫓겨나게 되었다.

윤 대통령이 당선 후 국립중앙의료원을 공격한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사업비를 삭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요구한 1,050병상을 760병상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서민들의 생명과 건강의 보루이자 공공의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의료급여 환자 비율은 2019년 25.9%에 달하고 응급, 중증외상, 감염병, 심뇌혈관 등 필수 중증 의료 중앙센터 역할도 한다. 이런 병원이 제 기능을 하려면 적어도 1,000병상은 있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되었다. 기재부는 615억 원을 더 쓰지 않아 상징적 국가 병원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부자와 기업들에게는 향후 5년 간 수십~수백조 원을 감세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은 지방의료원 민간위탁 민영화도 추진했다. 공공병원이 민간에 위탁되면 수익성 중심 의료행위를 강요받을 것이라는 점은 역사적 경험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사항이었고 국민의힘 지자체장들이 앞장섰다. 경북 포항·김천·안동의료원, 대구의료원, 서산의료원 등이 그 대상으로 언급되었고, 가장 우선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성남시의료원이었다. 경영이 어렵고 시 재정이 많이 든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성남시의료원 경영 문제는 지난 3년 코로나19 치료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다. 성남시의료원 뿐 아니다. 많은 공공병원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의사 인력, 진료건수, 수술건수, 필수진료과 개설률, 의료수익 등이 크게 감소했다.4) 윤석열 정부는 공익을 위해 나섰다가 위기에 처한 공공병원 재정을 책임지고 지원하기는커녕 이를 핑계로 민간위탁하려 한다. 성남시의료원은 그나마 노동조합들과 시민운동의 만만치 않은 저항 때문에 민간위탁이 잠시 멈춰지게 되었지만 불씨가 여전하다.

새로 설립하기로 약속되거나 예정되었던 공공병원들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되었다. 제2대구의료원은 코로나19 첫 유행지인 대구에 짓기로 전 시장이 약속도 했지만, 윤석열 정권 등장과 홍준표 새 시장 당선 직후 무산되었다. 광주와 울산에 지어질 지방의료원도 기재부가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갔는데 ‘경제성’ 평가에 발목을 잡힐 것이 우려되고 있다. 지방의료원이 하나도 없는 몇 안 되는 대도시들에도 이토록 공공병원 설립이 불투명한 것은 경제논리에 생명과 건강을 종속시키는 정부 기조 때문이다. 

한편 정부가 내놓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내용은 공공기관 예산절감, 인력감축, 민간과 경합하는 기능축소, 자산매각을 포함하는 민영화 종합세트였다.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는 국립대병원 정원을 감축하려 했다. 공공병원 간호사를 비롯한 인력은 평소에도 늘 부족해 허덕이고 과로하다 사직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많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그런 부족한 인력으로 감당하며 피눈물을 쏟았는데도, 정부는 인력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냉혹하게 줄이려 했다. 이에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은 공동파업으로 맞섰다. 투쟁의 성과로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들 중 정원 감축 대상에서 예외가 된 두 기관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 1년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 공격을 대중운동으로 막아낸 사실상 유일한 사례였다.

오랜 시장주의 의료정책이 누적된 결과, 한국의 필수의료는 지난 한 해 심각한 붕괴를 보였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뇌출혈이 발생했는데도 긴급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없어서 사망했다. 2023년도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은 10%대였다. 길병원은 전공의가 없다며 소아청소년과 병동을 폐쇄해 충격을 줬는데, 연달아 여러 병원들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대로 정부는 수가 인상책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는 환자 의료비와 건강보험료를 올려 95%가 민간인 병원수익만 올려줄 정책이다. 병원이 돈을 더 번다고 전문의 고용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은 지난 십수 년간의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공공의료의 강화이지만, 정부는 불평등과 시장주의를 강화할 오답만 내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축소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대책을 내놓는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과잉진료를 유발하여 재정 건전성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재정 건전화를 위해 기존 보장 항목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MRI와 초음파를 재검토 사항의 예로 들었고, 본인부담 상한제 기준을 상향하겠다고 했으며, 산정특례제도 혜택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5)

그러나 정부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치에 맞지 않다. 우선 한국의 건강보험 지출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적어 보장성이 낮은 것이 문제이지 ‘재정 건전성’을 운운하며 긴축할 상황이 아니다. 한국은 국가가 지출하거나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의료비의 GDP 대비 비율이 OECD 평균의 약 1.5배 적고,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거나 본인부담 의료비로 지출하는 의료비의 GDP 대비 비율은 거꾸로 약 1.5배 많은 나라다. 공적 지출이 적어 개인 부담이 높은 것이다. 입원비 건강보험 보장성이 67%로 OECD 평균 87%보다 매우 부족한 것으로도 나타난다. 또 과잉진료의 원인은 정부가 주장하듯 ‘환자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 아니라 민간 의료공급자들의 과잉진료 때문이다. 한국은 일인당 의사 진찰 건수가 OECD 국가들 중 압도적 1위인데 이는 OECD가 행위별수가제 때문이라고 해설한 바 있다. 높은 보장성이 과잉진료를 낳는다면 무상의료를 실시하는 유럽 국가들은 그 문제가 심각해야 할테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한국은 민간병원들이 무분별하게 병상을 늘리고 CT, MRI도 OECD 평균의 1.7배를 보유하면서 갑상선, 무릎, 척추 수술을 외국의 몇 배나 하기 때문에 과잉진료가 많은 것이다.6) 또 실손보험이 비급여 확대와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병원과 보험을 통제하지 않고 불필요한 의약품·의료기기를 규제완화로 무분별하게 시장진입시켜 비급여를 양산하면서 과잉진료 책임을 환자들에게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의 태도이다. 이는 철저히 기업주들의 주문에 따른 정책으로, 건강보험을 약화시켜 공공부문의 기업 지출을 줄이고 민간의료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다.7)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개인의료정보 상품화

이렇게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하면서 정부가 애쓰는 것은 민간의료보험 시장을 넓혀주고 나아가 직접 치료까지 허용하는 것이다.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라는 이름의 정책은 영리회사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한국 의료체계의 공적 안전망을 허물고 보험사에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이다. 민간보험사가 건강관리로부터 시작해 의료서비스 자체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식 의료민영화(HMO)로 나아가는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12개 업체에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시범 인증을 부여했다. 여기에는 삼성생명 가입자 대상 서비스, KB손해보험 자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비의료’라는 건 말 뿐이고 사실상 민간보험을 중심으로 영리기업의 의료행위를 허용한다. 건강증진, 예방, 재활은 WHO가 규정한 일차보건의료의 일부이며 만성질환은 관리가 다름 아닌 치료다. 정부는 아예 노골적으로 민영보험사에게 만성질환은 ‘직접치료’ 목적으로도 허용하겠다고 했고, 사업범위는 ‘포괄적’으로 확대해주었다. 그리고 민간의료보험사가 만성질환 관리와 치료를 담당하면서 병원을 알선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8)

민간보험사에 환자 의료정보를 전자전송하는 정책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보험사들이 환자 보험금 지급을 편하게 해 더 많이 지급하려고 이 정책에 혈안일 리 없다. 실제로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국민 80%의 모든 진료자료를 실시간으로 보유하기 위한 것이다. 소액진료 뿐 아니라 공보험 진료를 포함한 모든 의료정보를 전산화·표준화된 형태로 축적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이 통과되면 환자들은 보험금 지급을 더 많이 받는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더 적게 받게 될 것이다. 보험사들은 지금도 어떻게든 환자 개인 건강정보, 의료정보를 수집해서 환자를 선별하고 등급을 매겨서 보험료에 차등을 두거나 보장범위를 줄이려 한다. 정부가 정말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지급을 늘리고 싶다면 보건당국이 나서서 보험사들의 최저 지급률을 법제화하면 된다. 카지노와 로또에도 최저 지급기준이 있는데 민간보험은 그런 하한도 없이 완전히 무규제 시장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으로는 비급여를 양산하고 그 비용을 천정부지로 올리며, 과잉진료를 일으키는 실손보험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충분히 올리면 애초 국민들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개인의 건강정보·의료정보를 민간보험사 등 영리기업에 제공하려는 규제완화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심평원의 가명정보가 민간 보험사들에게 팔려나간 일도 폭로된 바 있다. 가명정보는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 식별이 충분히 가능한 정보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가명정보의 기업활용을 더 용이하게 하도록 법도 만들려 하고 있다. 소위 ‘디지털헬스케어법’을 통해서다. 이 법에는 개인의 실명 의료정보를 기업에게 넘기는 ‘고속도로’를 뚫겠다는 내용도 있다. 각자에게 자신의 정보 통제력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클릭 한 번에 민감한 의료·건강정보를 기업에 통째로 넘길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의료 마이데이터’라고도 부른다. 온갖 군데 흩어진 정보를 한 번에 기업에 넘길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 질병청,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의료기관, 웨어러블기기 등에 있는 정보를 한데 모으는 작업도 이미 해두었다. 현행 의료법은 아무리 개인이 동의하더라도 제3자에게 함부로 전자정보를 전송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기업과 개인 간 권력격차가 있는 사회에서 민감한 의료정보를 보호하려는 취지일 것이다. 정부는 개인 정보인권에 대한 이런 안전장치를 허물어 기업 돈벌이를 장려하려 한다.

플랫폼 민영화 원격의료 추진, ‘혁신’이라는 신기루로 규제 완화

올해 상반기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의료민영화 하나를 꼽자면 원격의료일 것이다. 원격의료는 단순히 의료를 대면으로 하는지 비대면으로 하는지에 관련한 사안이 아니다. 비대면 의료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는 명목으로 영리기업에 의료시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영리기업에 원격의료 시장을 열어주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며, 나오미 클라인이 말한 ‘재난자본주의’의 보편적 재현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 정부는 팬데믹을 맞아 영리기업에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그 결과 캐나다는 원래 의료를 공공에서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원칙의 붕괴를 경험했다. 의료서비스가 유료화되어 환자 부담이 늘었고 민간의료보험 적용대상이 되었다. 또 원격의료 제도는 공공 보건의료자금이 영리기업으로 흐르는 통로가 되었다. 과다청구도 늘었다. 공공적 무상의료하에서는 불필요했던 돈벌이 과다청구가 자행되었다. 기업이 민감한 개인의료정보를 다루니 유출 사건도 더 쉽게 발생했다.9)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이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반복될 것이다. 지난 3년 동안에도 이미 ‘닥터나우’같은 플랫폼 업체들은 의약품 오남용과 과잉처방을 부추겼다. 전문의약품이 버젓이 광고되었고, 의약품 선택서비스가 제공됐으며, 탈모약·여드름약 ‘성지’ 병원들이 생겨났다. 95%가 민간의료기관이라 안 그래도 과잉진료와 과잉처방은 더 늘어날 것이다. 또 복지부 2차관은 플랫폼 돈벌이는 수가 인상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환자 부담과 건강보험료가 인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에는 의료로 돈벌이를 할 수 없었던 자본들은 ‘배달의 민족’이나 ‘카카오 택시’와 마찬가지로 의료로 영리를 추구할 것이고 그러면서 의료 생태계 자체를 상업적으로 왜곡시킬 것이다.

새로운 기술 도입을 명목으로 규제를 우회하는 다른 예는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다. 정부는 새로운 의료기술에는 기존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서 제대로 된 안전·효과 평가를 생략하거나 유예하는 방식을 채택하려 한다. 이런 디지털 예외주의(digital exceptionalism)는 세계적 추세이나, 한국은 결코 다른 나라들에 못지않다. 윤석열 정부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기술 같은 ‘혁신 의료기술’은 기존에 잠재성 같은 별도 기준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선진입-후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했다.10) ‘혁신’이란 안전과 효과가 명확히 입증돼 시민들과 환자들에게 분명한 효용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정부는 단지 ‘새로운 것’이면 다 ‘혁신’이라는 엉터리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최근 과방위를 통과한 ‘인공지능산업육성법안’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의료기술에 대해 선진입-후평가를 허용했고,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 논의될 ‘규제과학혁신법’은 식품·의료기기·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총망라해 ‘예외주의’를 실현하려는 내용이다. 이런 규제완화는 공통적으로 기업 돈벌이를 위해 환자를 마루타 삼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며

윤석열 정부는 겨우 집권한 지 만 1년이 됐을 뿐인데도 이처럼 공공의료를 공격하고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전방위적이었다. 긴축과 민영화가 고통과 죽음을 낳는다는 연구와 저서들은 이미 차고 넘치지만, 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들이야말로 그 구체적인 현실의 표본들이라 할 만하다. 문제는 강력한 사회운동의 부재다. 이 정부 4년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반복될 팬데믹·기후 재난과 경제위기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겪을 재앙과 죽음을 방치하는 것이다. 연대와 저항이 실로 절실한 이유다. 


1) Our World in Data – Statistics and Research. Coronavirus(COVID-19)

2)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2022.5

3) 기획재정부, 2022년 국가재정전략회의, 2022.7

4) 이흥훈,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의 현황과 회복을 위한 과제, 공공보건의료 회복과 필수의료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토론회, 2022.9.26

5)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2022.12.8

6) OECD health at a Glance 2019

7)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보험 국민부담 현황과 새정부 정책 혁신과제, 2022.4

8) 보건복지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 2차, 2022.9

9) Canadian Health Coalition, NUPGE report warns against privatization through virtual health care, 2022.1.26

10) 관계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 2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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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4/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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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모든 어린이들은 행복하게 삶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는 이를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 중 발달의 권리는 어린이들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필요한 권리로서, 교육, 여가, 문화, 정보를 얻을 권리, 생각과 양심과 종교의 자유라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가진 권리도 크게 벌어져 있다. 일부의 아이들은 이미 많은 특권을 누리면서 자신들의 굳건한 성채 안에서 권력을 행사한다. 이를 위협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손상시키는 순간에는 아이들조차 가차 없이 갑의 지위를 이용한다. TV조선 대표이사의 초등학생 자녀가 50대 운전기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행사한 사건은 로열패밀리 아동의 왜곡된 특권의식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반면 대다수의 아동들은 교육의 권리만 강요받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2.5%이나 된다. 영어와 수학, 또는 태권도나 피아노 학원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부모에 이끌려 지위경쟁 시장에 일찌감치 편입된 아이들이다. 아동의 권리라기보다는 부모의 요구이고,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보다는 어떻게든 부모의 맞벌이로 인한 돌봄의 공백을 메워주는 동시에 적절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우리 주위에는 기본적 권리도 갖지 못한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눈치를 보면서 자라나고 있다. 어차피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고, 주어질 기회도 없고, 주어질 꿈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은 건강한 발달은커녕 보호조차 무색하다. 이 아이들은 좋은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냥 일상적으로 자신에게 행사되는 사회적 폭력이 무섭고 또한 어서 빨리 빠져나가 성인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리 사회는 아동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초등돌봄에 주목하고 있다. 보편적 보육이 정착되었으니, 초등학생까지도 사회가 돌봐야 한다는 접근은 어쩌면 당연하다. 부모가 장시간 노동하는 사회에서 일·가정 양립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아동을 단지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아동을 어떻게 발달의 주체로서 바라볼 것인가? 맞벌이 가정의 부모 입장에서 안전한 돌봄을 제공하는 공공인프라에만 초점을 두는 돌봄의 공공성은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에 매우 빈약하다.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사회적 투자는 논의되지 않고, 돌봄시설에 가두어두려는 어른의 시각, 아직 우리 사회는 아동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형편없다.

 

본 호 기획글은 초등돌봄을 중심으로 여러 쟁점을 소개하고 있다. 최영 중앙대 교수는 초등돌봄 인프라의 부족을 저출생 현상의 원인이자 가정 내 아동양육 부담 증가와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온종일 돌봄’과 서울시 ‘온마을 돌봄’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총 20만 명의 초등돌봄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를 설명하고 있다. 정영모 교수도 현재 초등돌봄의 문제가 공적돌봄 비율이 13.3% 정도에 불과하여 공공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되는 초등돌봄 운영시간을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 7시까지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점, 초등돌봄의 서비스 질을 높아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송이은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시설에 비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주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아동 당사자 관점에서 아동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민간의 신고제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강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명승 센터장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초등돌봄 체계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설계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단순 돌봄 위주의 초등돌봄 수요는 높지 않고, 특히 고학년들의 발달 특성을 감안했을 때 돌봄시설 이용 아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아동은 친구들과 놀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이에 돌봄을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 기본법을 적용하여 유연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야 할 뿐 아니라 기존 돌봄 시설에 대한 운영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서울 도봉구 사례를 통해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돌봄, 아동자치회 및 동아리 활동 중심의 돌봄, 교육 및 체험 중심의 돌봄 등 아동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돌봄 서비스를 소개하였다.

 

초등돌봄은 모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사회가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돌봄의 공공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놀 권리, 쉴 권리, 그리고 아동기의 다양한 경험이 꿈과 기회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보편적 초등돌봄의 첫발을 떼었으니, 그 내용을 채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화, 2019/10/15-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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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하여

 

이명승 도봉구청 마을방과후활동운영센터장

 

도봉구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운영사례는 전국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지역별로 특성과 조건이 매우 다르고, 오히려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한 지자체 중심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정책의 방향성에 비춰보더라도 그렇다. 단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초등돌봄사업을 어떤 입장과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해 참고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정도로 이해했으면 한다.

 

도봉구는 이번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을 복지 및 여성 관련 부서가 아닌 교육지원과가 총괄부서가 되어 ‘마을방과후활동 운영센터(2017년2월 개소)’가 전담팀이 되어 추진 중에 있다. 그래서 복지 차원의 접근이 아닌 교육적 접근을 통한 아동돌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 중심의 초등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

2017년 문재인 정부는 보육·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초등돌봄 공공인프라 확대 및 지자체 중심의 컨트롤타워 운영을 통한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17년 기준 33만의 초등 공적돌봄서비스를 2022년까지 53만 명으로 돌봄 공급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초등돌봄교실(24만 명 → 34만 명), 마을돌봄(9만 명 → 19만 명)을 통해 20만 명을 확대해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영·유아 대비 초등학생 공적 돌봄 이용률을 비교해 보니 현저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표 4-1> 0~12세 공적돌봄체계

<표 4-1> 0~12세 공적돌봄체계https://lh3.googleusercontent.com/HAAn-AysLYMtele5bVxyv3AOYcLH7PCIUBbd1t... />

 

문재인 정부의 이번 정책의 추진배경을 살펴보면, 첫째 온종일돌봄체계 마련은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한 정부 핵심 국정과제임에도 국민들의 돌봄서비스 체감률은 여전히 미흡 한 점, 둘째 초등학생 돌봄공백은 여성에게는 출산 이후 소득활동을 포기하는 2번째 위기로 이어져 여성의 경력단절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지자체 및 돌봄 현장에서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 등 부처별 다양한 초등돌봄정책의 개별적 추진으로 인해 집행의 어려운 점을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앙정부가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지자체와 지역사회에 주문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초등돌봄시설을 확충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과거 지원청, 학교 중심의 초등돌봄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총괄·운영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따른 전담부서 구성과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가 구성되어 이 사업을 챙기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전담부서 구성과, 마을돌봄시설 조성을 위해 유휴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어느 부서에서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를 담당하는 부서나 아동청소년과가 맡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 4-1> 도봉구 별별키움센터에서 진행된 온종일돌봄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

<사진 4-1> 도봉구 별별키움센터에서 진행된 온종일돌봄 범정부 공동추진협의회https://lh5.googleusercontent.com/iRRCqvvfwdHuddYzsr_QiOuxWFrpfHPAhOz8N4... />

 

이런 정책 배경으로 추진하게 된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과 소득구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학부모들에게 높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나타나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에 나서는 몇 가지 문제

정부는 지난 5월 23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안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심의하고 발표하였다. 이번 정책은 아동이 양육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을 누려야 할 권리의 주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아동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동을 보호와 선도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내용을 담은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설계되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애당초 학부모 입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양육부담 경감을 목표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아동의 입장에서 설계되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온종일돌봄”이라는 정책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온종일직장’은 없지만 ‘온종일돌봄’은 있는 것이다. ‘돌봄’이라는 표현은 아동을 일방적으로 보살피는 대상으로 여겨지게 한다. 개인적으로 돌봄이라는 표현보다는 방과후 여가활동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것으로 보이나, 우리 사회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부 정책 방향에서도 돌봄으로 정하고 있어 여기서도 통상 돌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 초등돌봄시설이 정말로 부족한 상황인가?

현재 공적 돌봄 이용률이 영유아 68%(215만 명/315만 명), 초등학생 12%(33만 명/267만 명)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부족한 초등학생 공적돌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학교 안팎에서 돌봄 시설을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것은 초등학생 고학년(4학년 이상)은 또래 집단 간의 놀이, 사교육, 집에서 휴식 등 스스로 정한 일정에 따라 방과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체 초등학생 대비 돌봄시설 이용 학생을 대입하여 영유아 공적돌봄 이용률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것은 향후 학령기 학생 수 감축과 맞물려 돌봄시설 공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기존 1~2학년 중심의 돌봄에서 3학년까지 확대·운영 중에 있고. 또한 2020년부터 학교 여건 등을 고려하여 점차 전 학년으로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익숙함과 안전성 때문에 절대적으로 학교 안 초등돌봄교실을 선호한다. 대체로 초등 저학년은 학교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고학년들의 발달 특성을 감안했을 때 마을돌봄시설을 이용하는 학생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마을돌봄 이용률이 저조하다’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서울시는 우리동네키움센터)의 갈등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의 건전육성을 위하여 보호·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운영되어 온 대표적인 마을돌봄기관이다. 다함께돌봄센터는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지역 중심의 돌봄체계 구축 및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마을돌봄기관으로 2019년도 150개소 설치 등 2022년까지 1,800개소를 신설할 예정이다. 학령기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돌봄시설들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다함께돌봄센터(서울시는 우리동네키움센터)를 개소하기 위해서는 인근 지역아동센터의 동의 여부가 설치의 주요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안전하고 아동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 내 공공시설 유휴공간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이런저런 사업으로 공공시설 내 다양한 공간이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공간이 마련되었다고 해도 인근 지역아동센터에서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설치할 수 없으니, 공간 확보에 고생한 담당 공무원과 운영을 위해 준비를 함께해온 주민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함께돌봄센터를 준비해온 사람들은 지역아동센터의 이런 행동에 불만을 갖게 되고, 지역아동센터는 우선보호아동을 우선 받게 되어 있어, 지역아동센터가 저소득층 아이들만 이용하는 시설로 낙인 받는 문제를 제기하며, 지역아동센터가 없는 지역에 다함께돌봄센터 설치를 요구하고, 열악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예산 지원은 줄이고, 다함께돌봄센터에만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추진이 새로운 갈등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초등 방과후 돌봄정책의 새로운 관점과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동이 단지 돌봄정책의 수혜 대상이 아니라 함께 정책을 만드는 독립된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초등돌봄정책의 새로운 전환과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몇 가지 제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보호 중심의 돌봄정책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방과후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중심을 둔 정책 추진

2018년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친구들과의 놀이 활동을 희망하지만 실제 활동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실제로 가장 높은 분야는 학원이나 과외로 조사되었다. 오히려 방과후 돌봄기관 이용을 희망하는 아동 수도 적었고, 실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도 낮은 것으로 조사 되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단순한 보호 중심의 돌봄이 아닌 방과후 아동의 삶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아동 정책 속에서 방과후 돌봄정책이 마련되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4-1> 2018년 아동실태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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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입장이 아닌 아동의 입장에서 바라본 돌봄정책으로 전환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사업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부모 입장에서 마련되고 추진되었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퇴근하고 오기 전까지 안전하게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돌봄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동의 입장에서 보면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싶기도 하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돌봄 기관에서 짜인 일정표에 따라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면 또 하나의 학교 수업의 연장으로 느껴질 것이다. 최소한 돌봄센터 운영 과정에서라도 아동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 스스로가 우리들만의 소중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가질 때만이 아동이 즐겨 찾는 돌봄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연한 돌봄을 위해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적용 논의

현재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는 아동복지법에 근거하여 운영되고 있다. 돌봄정책이 아동복지법이 아닌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에 따라 운영된다면 좀 더 유연한 돌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제4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가 활성화 관련 정책을 수립·시행함을 명시하고 있다. 쉼과 여가가 있는 아동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법 적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 단위 아동 성장 지원망 구축이 필요하다

아동의 일일생활권 단위인 동 단위로 아동의 성장을 지원하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별도의 구성이 어렵다고 하면 기존에 동 단위에서 운영되고 있는 협의체가 아동관련 의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 단위 아동성장 지원망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하면 위원으로는 동주민센터 동장, 학교장, 주민자치회장, 학부모회장, 상인회장, 돌봄기관장, 해당 동에 위치한 공공교육기관장 등으로 구성한다. 아동이 거주하는 동에 행정과 교육자원이 결합하여 운영된다면 촘촘하고 세밀한 돌봄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교육 및 돌봄을 통한 마을의 공동체성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돌봄시설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봐주는 주민들이 많아지는 것 이것이 궁극적으로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줄 것이다.

 

기존 돌봄기관 및 시설에 대한 지원 내실화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방과후아카데미 등 기존의 돌봄기관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적 과제에 집중하다보면 예산이나 기타 지원에서 기존 기관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돌봄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차별없이 보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봉구 우리동네키움센터 운영사례

도봉구는 방과 후 아동의 삶을 도봉구와 지역사회가 맡아 운영하는 종합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자 2017년부터 ‘도봉형마을방과후활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 사업도 마을방과후활동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추진하게 된 이유는 정규교육과정 이후 마을 속에서 아동의 삶을 공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보자는데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방과후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온전한 구조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도봉구는 2018년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방학2동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4개소가 추가로 운영될 예정이다. 도봉구는 아동자치회를 기본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3인 이상의 아동이 원하면 동아리 활동 지원,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 부모상담 및 교육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별 특성과 자원의 연계·협력에 따라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돌봄,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돌봄, 아동자치회 및 동아리 활동 중심의 돌봄, 교육 및 체험 중심의 돌봄 등 아동의 특성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화, 2019/10/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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