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항소심 기각판결에 대한 입장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늘(11/27) 전체회의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인재근 의원 대표발의)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기업의 요구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하여 개인정보보호 체계의 근본을 흔드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정보 주체인 국민 동의 없이 기업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 판매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가장 사적이고 민감하여 보호받아야 할 각종 질병 정보, 가족력이나 유전병 정보 등 건강 정보에 의료 관련 기업은 물론이고 의료와 관계 없는 온갖 영리기업들도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또한 소비성향, 소득수준, 재산상태 등등 국민 개개인의 다양한 경제활동에서 생산되는 온갖 정보를 기업들이 공유,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문제점이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와 합의없이 개정안 통과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노동단체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가지는 문제점의 심각함을 지적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인정보보호법 통과를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시민사회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을 반대해 온 정의당의 소개로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디지털정보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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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개인정보보호법은 비쟁점 법안이 아니다
국회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악 논의를 중단하라!
오늘(11월 27일) 오전 10시에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이미 법안심사소위에서 합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한다. 여야 원내대표는 11월 29일에 전체회의를 열어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하며, 소위 ‘데이터 3법’도 이에 포함되어 있다. 비쟁점 법안이라니! 법안이 발의된 이후 시민사회는 이를 개인정보를 상품화하는 개악안으로 끊임없이 비판해왔다. 당신들에게는 비쟁점 법안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국민의 정보인권을 침해할 악법이다.
데이터가 아니라 개인정보다
정부 여당은 데이터 3법이라고 부른다. 혹자는 4차 산업의 원유라고 말한다. 당신들에게는 단지 이윤 창출의 원료일 뿐인 ‘데이터’일지 모르지만, 실제 그것은 자칫하면 누군가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거나 차별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개인정보’다. 단지 경제적, 산업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개인정보가 마치 생산 원료, 혹은 공유 자산인 것처럼 활용되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오용한다면 4차 산업의 원유가 아니라 4차 산업이 유발한 공해이거나 흉기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당신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상품화되어도 좋은가
지난 주 미디어오늘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으로 개인정보 3법 관련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국회의원 자신들은 자기의 개인정보가 동의없이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것에 동의하는지, 개인정보 3법이 개인정보의 동의없는 판매와 공유를 허용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국민 대다수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동의없이 판매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3법의 통과에 찬성하는지 물었다. 단지 지도부의 지시에 따르는게 아니라, 국회의원 스스로 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소신을 바탕으로 처리하려고 하는지 묻고자 했다. 그러나 거의 대다수의 국회의원이 이러한 국민들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소신없이 처리하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인가.
문재인 정부, 진정 사람이 먼저인가
이번 주에도 기업은 국회에 소위 데이터 3법이라고 부르는 개인정보 3법의 통과를 요구하고 국회는 기업의 얘기를 듣겠다는 포럼이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민들의 개인정보와 다른 인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묻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진지하게 청취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미약하다. 문재인 정부에게,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에게 아직도 사람이 먼저인지 묻고 싶다. 연일 개인정보 3법 통과를 강조하는 이인영 원내대표는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국회에 다시 한번 호소한다. 이렇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개인정보 3법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계속 경고했듯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신뢰없는 4차 산업혁명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최소한 다양한 의견들이 토론되고 합의점을 찾아나갈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성급한 개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19년 11월 27일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도자료 [">https://docs.google.com/document/d/1ibzT_Oltja7nMkuPT_PMabei6Fnr--aijoSL...원문보기/다운로드]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 8일 오전 환경관련 7개 학회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한국역학회, 한국환경보건학회,한국환경법학회, 환경독성보건학회, 한국환경사회학회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회의장소 달개비에서 가습기살균제 항소심 형사재판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의 기자회견은 공동선언문 낭독에 이어, 자유로운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다.
◯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임종한 교수(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한국환경보건학회 고문)는 “이번 판결을 통해 인과성이 인정되어야 피해자들의 인정질환을 넓히고, 배상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재판부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판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사안에 대해 “7개 학회가 내부 임원회의를 거쳐 검토했고, 합의를 이뤄냈다.”며 재판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통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큰 피해를 경험했는데, “이 사안이 세상에 알려진지 벌써 10년이 지났음에도 피해자들이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종현 소장(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 환경독성보건학회 이사)은 “지난 1심 판결이 선고된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습기 살균제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자로서 굉장히 깊은 자괴감이 있었다.”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찾고자 하는 노력했으나, 법정에서 충분히 인정되지 못했고 아무런 증거가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매도당하기까지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다가오는 항소심 선고에는 그런일이 다시 재현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독립적인 7개의 학술 단체들의 입장을 재차 확인시켜드리고 싶어서 기자회견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부연했다. 원심 재판부는 무죄의 근거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진행된 역학적 상관관계 보고 검토위원회의 보고서의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충분히 반영되었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재판과정에서 가해기업 변호인들이 독성실험의 농도가 현실적인 사용조건에 비해 높다고 주장해온 점에 대해서는, “실험과정은 표준적인 방식에 따랐고, 실험동물의 종간 차이를 고려했기 때문에, 기업측의 단편적인 주장들은 과학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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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민 부교수(서경대학교, 환경보건학회 총무이사)는 ”특히 이러한 유해물질의 경우 실험조건을 통한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와 사람에 대한 영향, 즉 역학연구를 활용해 증거를 종합해서 과학적 근거를 세우게 된다.“ 며 전자는 물질의 도달과정과 노출 및 인체영향을 일으키느냐에 대한 이론적일 수 있는 내용을 역학연구를 통해 검증했다고 부연했다. 결국 중요한 건 해당 화학물질의 1차원적인 독성에 관한 실험 뿐 아니라, 제품의 주성분인 CMIT/MIT 물질에 대한 (실제)노출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또한 복잡한 사안의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지난 몇 년 동안 연구를 수행해왔고, 이 과정을 통해 높은 과학적 근거 수준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 김희진 교수(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한국역학회 총무이사)는 마지막으로 역학연구에 대한 세간의 오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녀는 역학연구가 상식적인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논리적인 흐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역학적 인과관계가 과학의 언어라 굉장히 어렵다거나 다른 학문 분야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범죄를 수사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했고 시간 순서가 맞는지를 파악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 지난 2021년 1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모든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서 쓰고 온갖 질환으로 세상을 떠나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엄연히 있음에도 보조적 연구수단에 불과한 ‘동물실험으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니 인체에 대한 노출피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기본 특성조차 이해하지 못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가해기업들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검찰은 지난 10월 24일 결심공 판에서 원심과 동일한 형량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2024년 1월 11일로 예정되어 있다.
서명바로가기 : 탄원서캠페인 온라인 서명양식
[입장문] CMIT/MIT 가습기살균제의 건강피해 2심 소송에 대한 7개 환경보건 및 독성, 의학, 환경사회, 환경법학회의 입장
2011년 4월 급성 호흡부전 임산부들의 입원과 잇따른 사망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가습기살균제사건은 급기야 그해 11월 11일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 수거 및 판매중단 권고를 내리면서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전인 2006년 이미 소아과 의사들은 원인불명의 소아 급성 간질성폐질환의 집단발병을 보고한 바 있다. 1994년에 처음 발매되어 2011년 수거명령 시행 이전까지 판매된 가습기살균제만도 이미 980만 개가 넘었던 시점이었다.
2020년 정부의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대규모 전국표본조사를 시행하여 그 분석결과를 발표하였는데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총 894만 명이고 건강피해 경험자는 95만 명에 달한다고 하였다. 사참위는 사망자만 2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하였는데 이것만으로도 세계적으로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화학물질 안전사고이다.
하지만 현재 가습기살균제피해종합지원센터에 등록된 피해구제 신청자는 2023년 9월 30일 기준 1,827명의 사망자를 포함하여 총 7,870명에 불과하다. 이미 12년이 지났음에도 우리 사회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관한 한 여전히 빙산의 일각만을 바라보고 있으며 아직도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와 피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임을 자부하여 왔던 우리 과학인들은 지난 2021년 1월 CMIT/MIT 가습기살균제 소송 1심의 무죄 선고를 접하고 큰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이 판결이 가습기살균제와 건강피해 사이의 인과적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과학적 근거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우리 과학인들의 언어마저도 사회구성원들의 이해와 합의를 돕는 것에 실패하였다는 것이 드러난 점에서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그간 가습기살균제의 건강피해에 관한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었으나, 지난 3년 사이에 가습기살균제의 건강피해 여부에 대한 더 많은 독성학적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가 폐에 도달하고 독성영향을 일으키느냐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에어로졸로 분무되어 간질성폐렴과 천식이 발생하는 하기도까지 도달한다는 점이 규명되었고, 최근 (실제 피해신고자의 사용 거리를 반영하여) 시행된 흡입독성시험에서는 용량 상관적인 시험 동물의 사망, 폐 변색 및 무게 감소, 세기관지 내 염증세포의 침윤과 염증, 불규칙 호흡 증상 등이 비교적 짧은 노출시간(2주)에도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역학 연구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한 수많은 정교한 연구 결과들이 산출되었다. 2011년 말 가습기살균제 수거 전후의 전국민 건강실태를 비교하여 폐렴, 천식, 간질성폐질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호흡기계 질환들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후 질병발생률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5배에서 20배 정도 증가하였다는 결과들이 확인되었다. 특히, 이번 소송의 쟁점인 CMIT/MIT 사용자들에 대해서는 피해구제 신청자들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전 5년과 사용 후 5년을 비교하여 전체 천식 발생이 5배, 천식으로 인한 입원 발생이 10배가 증가하였다는 객관적 사실도 입증되었다.
지난 3년간 관련학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구 결과들의 과학적 타당성여부를 검증하는 모델로 한 학제적 근거를 종합하는 방법을 적용한 결과, CMIT/MIT를 포함한 가습기살균제로 사용된 물질들이 인체에 독성물질로 작용하여 건강피해를 유발함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객관적으로 전체 근거를 종합하여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에서 인과관계 추정에서 요구하는 ‘역학적 상관관계’를 확인한 검토보고서가 이미 2차례에 걸쳐 발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히 특별법상 구제급여 대상 질환인 가습기살균제 폐손상과 천식의 조사판정에 있어 CMIT/MIT를 포함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것으로 인정할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었다.
이후의 사법적 판단에 있어서 이처럼 그간의 연구를 통해 건강피해 발생과 관련하여 확연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그 어떤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검증된 과학적 근거들이 고려되어야 하며 원인 제공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판단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적으로 많은 생명과 건강을 앗아간 이 물질을 제조, 판매하고 충분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아이에게도 안전하다는 광고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 제조사들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처럼 과학적 근거가 명백한 물질에 대해서조차 제조 판매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유해물질로부터 우리의 가족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을 계기로 기업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통감하고 공공의 복지 증진을 위해서 사회적인 기여해야 한다.
사실상 직접적인 변론의 기회가 허용된 마지막 기회인 이번 2심 소송의 판결을 앞두고 우리 7개 환경보건 및 의학, 환경사회,환경법학회는 그간 축적된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건강피해 간 과학적 근거가 사법적으로 충분히 고려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유통, 판매한 SK케미컬, 애경, 이마트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선언되기를 기대한다.
2023년 11월 8일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한국역학회, 한국환경보건학회, 한국환경사회학회,환경법학회,환경독성보건학회

제2의 CMIT/MIT 물질을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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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 ▲ 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 정의와 공정에 의한 판결 촉구 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대와 환경시민사회단체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형사재판 항소심 판결에서 유죄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2312명을 죽고 다치게 한 살인기업들에게 검찰 구형량인 5년 유죄 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죄가 선고된다면 법원과 사법시스템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정의와 공정에 의한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업무상과실치사 2심 선고는 11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다.[/caption]
이종현 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재판 중 거의 유일하게 1심 무죄판결이 나와 논란이 되었던 CMIT/MIT 제조사에 대한 형사 2심 판결이 11일에 예정되어 있다. 이번 2심 판결이 공정한 정의의 추에 의지해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더 이상의 참사를 방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옥시가 판매한 대표적 가습기살균제의 원료인 PHMG는 건강피해와 인과관계 입증을 위한 형사재판과정에서 독성학자와 역학자의 연구가 충분히 반영되어 유죄판결이 나온 반면에 CMIT/MIT의 경우는 지난 1심에서 피해입증과 인과관계조차 부정하는 무죄판결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물질로 밝혀졌던 원료인 CMIT/MIT의 1심 판결이 PHMG와 정반대의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1심 재판부 판결의 문제점 1심 판결의 요지는 CMIT/MIT에 대한 역학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과 함께 CMIT/MIT가 폐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하기도에 도달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중증 폐손상과 천식 같은 하기도 질환 발생을 확인해주는 실험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13년간 가습기살균제 독성영향에 대해서 연구해온 독성학자에게 1심판결은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밝혀진 독성학적 개연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판결로 보인다. CMIT/MIT 1심 판결은 PHMG에 비해서 공정하지 않다. 가습기살균제 성분들에 대해서 동일한 역학연구방법을 적용해서 역학연구가 진행되었는데, PHMG에 대한 역학연구결과는 이미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반면에, CMIT/MIT의 역학연구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1심 판결은 공정하지 않다. 명백히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두고, CMIT/MIT만 사용했다고 신고한 선의의 피해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불공정한 판결이다. CMIT/MIT와 마찬가지로 PHMG도 피해자들이 노출된 수준보다 훨씬 높은 노출수준에서 흡입독성시험을 했는데, PHMG는 과학적 평가결과로 받아들여지고, CMIT/MIT는 피해자들의 주장을 두둔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로 폄하되었다. 1심 판결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1심 판결은 CMIT/MIT가 흡입노출되면 상기도에 대부분 침착되어 하기도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기도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고, 13주 동안 반복적으로 흡입노출되어도 비염 정도를 일으키는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물질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진행된 흡입독성실험결과와 배치되는 해석이다. CMIT/MIT가 물방울 또는 물방울이 응결된 고체인 에어로졸 상태로 흡입되고 있다는 실험적 증거들이 확인되었다. 에어로졸은 흡입되면 폐의 하기도에까지 도달하는 것은 추가로 실험을 통해서 밝힐 이유조차 없는 객관적인 사실로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고 있기 때문에 CMIT/MIT가 에어로졸 상태로 흡입된다면 폐손상과 천식을 일으키는 폐의 깊숙한 부위인 하기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판단은 자명하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하기도 도달을 입증하는 별도의 실험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하기도 도달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루 6시간 노출하고 18시간 노출이 중단되는 방식의 13주 반복노출에서는 아무런 독성영향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처럼 하루 20시간 지속노출시킨 흡입독성시험에서는 1주일이 채 되기 전에 수포음이 들리거나 시험동물이 사망하는 등 뚜렷한 흡입독성영향이 확인되었다. 반복노출의 경우 노출이 중단된 18시간 동안 독성영향이 회복될 수 있지만, 지속노출의 경우 독성영향이 회복될 겨를이 없이 계속해서 누적된 결과이다. 이 결과는 CMIT/MIT가 하기도에 도달해서 흡입독성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명백한 실험적 증거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결과를 국제적인 지침에 따른 실험결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에 유럽연합의 화학물질안전청의 위해성평가 기술지침에서 반복노출 방식의 흡입독성시험이 지속노출에 의한 흡입독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심 판결은 국제적인 규제기관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판결이다. 제2의 CMIT/MIT를 막으려면 1심 판결은 다양한 실험적 증거를 통해서 확인된 중증폐손상과 천식 발생의 독성학적 개연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기도에 도달해서 뚜렷한 흡입독성영향을 일으킨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시험동물에서 중증폐손상과 천식 유발 효과를 확인한 실험결과는 흡입노출 조건이 아니라 기도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라는 이유만으로 1심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현재 제조사는 자사 제품 사용에 의한 건강피해 발생 뿐만 아니라, 제품 자체의 하자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심 판결은 이런 제조사의 주장의 법률적 논거로 활용되었다. 1심 법원의 무죄 판결과 환경부의 제품 강제회수와 피해자 구제 간의 모순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심 판결에서처럼 지속노출 조건에서 하기도 부위의 흡입독성영향을 확인하는 방법과 피해질환 발생의 독성학적 개연성을 밝히는 기도점적시험법을 재판부가 부정하게 되면 결국에는 제2의 CMIT/MIT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사전안전점검을 통과할 수 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과 동일한 논리로 무죄판결을 유지한다면 제2의 CMIT/MIT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사라지게 되고, 피해자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입증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2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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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활용은 적극 요구, 그러나 책임은 지기 싫다?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에 대한 기업들의 공동 입장문 비판
지난 2021년 6월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 주요 기업 협회들은 개인정보 보호법 2차 개정안에 대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이 입장문에서 기업들은 "전체 매출액 기준의 과징금 상향, 과도한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의 도입, 사법절차에 준하는 분쟁조정위원회 사실조사권 부여 등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의 주요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였다. 한마디로 개인정보 활용은 쉽게, 그러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기업들의 뻔뻔한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이후, 기업들은 과징금을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전체 매출액 기준 과징금 부과는 한국만의 독특한 정책이 아니며,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비롯한 국제적인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GDPR이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이 “EU내 경쟁력 있는 디지털 기업이 거의 없고 시장 전체를 글로벌 기업에 잠식당한 상황에서 우회책으로 마련한 통상제재 수단”이라고 폄하하고 있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해석이다. GDPR은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서 EU 역내의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이 되는데, 기업들의 논리대로라면 EU는 디지털 산업 육성을 포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더구나 2차 개정안은 현행 형사처벌을 완화하고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들이 오래 동안 요구해온 것을 반영한 것이다. 기업들은 “과징금 규모를 높이는 것이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적 연구결과’가 전혀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영향을 미치는 제재 방법에 대한 실증적 연구결과를 제시해보라. 단지 형사처벌도 싫고 과징금 규모를 높이는 것도 싫다면, 개인정보 침해에 대해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미국처럼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어 피해를 당한 정보주체들에게 엄청난 손해배상을 감당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기업들은 전체 매출액이 아닌 ‘관련’ 매출액 기준으로 하자고 하지만, 한 기업 내에서 개인정보가 관련된 매출액을 엄밀하게 구분해낼 수 있는가. 이를 축소해석하여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관련 매출액에 대한 해석 논란을 제기하여 시간을 끌자는 꼼수임이 뻔히 보인다.
기업들은 분쟁조정위원회에 강제적 조사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개인정보 분쟁조정 제도와 관련한 2차 개정안의 취지는 분쟁조정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할 대상을 확대하고 효과적인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분쟁조정 제도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개인정보와 관련된 분쟁의 경우,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하지만 특정 개인에게 미치는 피해는 크지 않아, 피해 당사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고 적은 비용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분쟁조정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나마 2차 개정안과 같이 개정되어도 기업들이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분쟁조정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2차 개정안조차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분쟁조정 제도의 활성화를 막고자 하는 것이고, 이는 개인정보 침해의 피해자들이 손쉽게 소송을 제기하지 못할 것임을 고려한 ‘배째라’식 행태에 다름 아니다.
기업들은 “산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정보주체의 권리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개보법 2차 개정안 주요 조항들의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드러내놓고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조항들에 반대하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정보주체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다른 합리적 방안을 제안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지난 2020년 1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한 것이었다.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대응하여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들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항들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정보주체의 권리를 강화한다는 2차 개정안의 내용도 시민사회의 기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시민사회는 정보주체의 권리를 강화할 별도의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기업들의 공동 입장문에서 볼 수 있다시피, 한국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호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사태가 발생한 것도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도 없이 기술 개발만 잘하면 된다는 기업과 정부의 무책임에 기인한 바 크다. 심지어 통신사와 같은 대기업조차 개인정보의 동의없는 활용에만 치중하고 있을 뿐, 정보주체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에 대한 뻔뻔한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
-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정보주체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고 기업의 개인정보 침해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라!
2021년 6월 15일
경실련,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성명[https://docs.google.com/document/d/1lyBdGgELclR_CCzP8RWc0q6Eep9KsUGlFlU1...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호흡기계 질환 발생률 최대 20배 증가사실 확인돼

| ▲ 끌어안고 통곡하는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인 박수진씨가 지난 5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피해자 전신질환 일정과 판정기준 대폭 완화, 피해단계 구분 철폐와 현행 판정 근거 공개 등을 요구하며 삭발하자, 동료 피해자가 박씨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임종한(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전 환경독성보건학회 회장)
지난 11월 8일 환경독성보건학회를 비롯한 7개 환경관련 학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SK케미칼, 애경산업, 신세계이마트 임직원 등 가습기살균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고, 재판부에 이와 관련한 의견를 제출했다. 사실 과학자들이, 학회차원에서 특정한 형사재판의 선고를 앞두고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간절했다. 더이상은 화학제품이 야기하는 피해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돌아보면 여러 차례 참사를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997년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를 원료물질이 유독물이 아니라고 고시해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나오는 길을 터 주었고, 2000년 옥시는 독성실험 없이 제품을 출시했다. 2003년 SK케미칼, 애경 등 제조·판매업체는 원료의 유독성을 알고도 아무런 해가 없다고 광고하고 유해한 제품을 버젓이 제조·판매해 왔다.
그럼에도 법원은 지난 2021년 1월 CMIT/MIT 가습기살균제 1심의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이 가습기살균제와 건강피해 사이의 인과적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감이다.
지난 3년 사이에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독성학 연구가 진전을 이루었다.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CMIT/MIT 성분이 폐에 도달하고 독성영향을 일으키느냐는 원심판단의 결정적인 근거였다. 후속연구는 이 물질이 에어로졸로 분무되어 간질성폐렴과 천식이 발생하는 하기도까지 도달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또한 실제 피해신고자가 사용한 거리를 반영한 실험에서는 2주라는 비교적 짧은 노출시간에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역학연구도 진전이 있었다.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한 수많은 정교한 결과를 산출했다.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대부분의 호흡기계 질환발생률이 최대 5배에서 20배 정도 증가했다. 이는 2011년 말 가습기살균제 수거 전후의 전국민 건강실태를 비교한 결과이다. 특히, CMIT/MIT 피해구제 신청자들에 대해서는 제품 사용전후 5년을 비교해보니 전체 천식 발생이 5배, 천식으로 인한 입원 발생이 10배나 늘어났다. 이처럼 지난 3년간 학계 전문가들은 연구결과들의 과학적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학제적 근거를 종합하는 방법론을 적용했다. 그결과 CMIT/MIT를 포함한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이 인체에 건강피해를 유발함을 확인했다. 객관적인 전체근거를 종합하여 피해구제특별법에서 인과관계 추정에서 요구하는 ‘역학적 상관관계’를 확인한 검토보고서도 2차례 발간했다. 특히 특별법상 구제급여 대상 질환인 폐손상과 천식의 조사판정에 있어 충분한 근거를 확보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는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이고, 가해기업에게 사회적인 책임을 묻는 과정이 없다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사법적 판단에 있어서 그간의 연구를 통해 건강피해 발생과 관련하여 확연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검증된 과학적 근거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원인 제공자에게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된다. 사실심 판단의 기회가 마지막인 항소심 재판에서, 기업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선언되기를 기대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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