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시평 366] 왜 그들은 외부 세력을 말하는가?: 밀양, 그리고 성주

지역

[시평 366] 왜 그들은 외부 세력을 말하는가?: 밀양, 그리고 성주

익명 (미확인) | 목, 2016/08/04- 11:13

왜 그들은 외부 세력을 말하는가?

밀양, 그리고 성주

 

김우창 전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활동가


2014년 1월 25일. 2차 희망 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밀양에 내려갔다. 그때는 이미 밀양 송전탑 공사를 찬성하는 이가 많았다. 공사를 반대하는 밀양 할매‧할배는 전국적으로도, 그리고 밀양에서도 소수였다. 그래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외로운 싸움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2000여 명의 연대자들이 희망 버스에 올랐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과 중앙 정부는 희망 버스를 타고 밀양에 내려가는 우리들을 정부, 한국전력과 밀양 주민 사이에서 진행되는 협의와 합의를 방해하고 훼방을 놓는 '외부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밀양에 지어지는 송전탑 공사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우리 외부 세력들이 밀양의 순박한 노인들을 회유하여 반대 집회와 투쟁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2014년 4월 5일. 127번 송전탑이 들어설 부지에 송전탑 대신 꽃과 나무를 심기 위한 '꽃보다 할매 :127 꽃동산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다시 밀양을 찾았다. 마을 입구에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굵은 밧줄들이 쳐 있었고 송전탑 반대 주민이 마을에 들어가려는 차와 사람들을 경계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그곳에서 처음 들었던 말은 반가운 인사말이 아닌 "어디서 왔소? 직장이나 소속된 곳이 어디요? 경찰이나 한전 직원 아니죠?"라는 차갑고 무뚝뚝한 질문 세례였다. 시커먼 등산복을 입고 서울에서 혼자 내려간 나는 밀양 주민들에겐 의심과 의혹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한전 직원과 경찰은 사복을 입고 등산객이나 연대자인 것처럼 속인 뒤 농성장의 상황이나 농성장에 나와 있는 반대 주민들과 연대자들의 수를 세기 위해 종종 온다는 것이었다.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외부 세력은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연대자'가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송전탑 공사를 불도저식으로 강행하려는 '경찰과 한전'이었던 것이다. 연대자. 어색하고 낯선 단어였지만 주민들과 나를 가깝게 만들어준 단어이자 내게 부여된 새로운 정체성이었다. 이처럼 우리의 연대자와 그들의 외부 세력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2014년 6월 11일. 6월 11일에 예정된 행정 대집행을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세워놓은 101,115,127,129번 농성장 근처에 전날인 10일 오전부터 2000여명의 경찰이 농성장으로 이어진 마을의 모든 길을 막았다. 연대자들만이 아니라 마을에 사는 주민들도 경찰의 제지로 들어가지 못하거나 마을 주민임을 입증한 후에 겨우 들어갈 정도였다. 전남도청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광주로 진입하는 모든 길과 언로를 차단한, 책에서 보던 1980년의 광주가 떠오를 정도였다. 밀양 할매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전국에서 온 연대자들은 모든 길을 차단한 경찰에 의해 오도가도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밤이 되고 그들이 택한 것은 경찰의 삼엄한 경계가 미치지 않는 험하고 어두운 산길이었다. 전쟁을 앞 둔 그날 밤, 하늘에선 부슬부슬 비가 내려 한층 을씨년스러웠다. 새벽 3시가 넘을 무렵 산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경찰과 한전이 급습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어둠 속에서 눈을 크게 떴다. 우리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비와 땀으로 온 몸이 젖은 연대자들이었다. 할머니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행정 대집행을 막기 위해 궂은 날씨임에도 그들은 경찰의 눈을 피한 채 3~4시간 동안 산을 기어 올라왔다. 이런 연대자들이 밀양 주민들을 현혹시켜 갈등을 부추기는 외부 세력인가?

 

같은 날 밤, 경찰의 제지에 농성장에 닿지 못한 또 다른 '외부 세력들'이 있었다. 농성장에 자주 방문해 할머니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던 수녀님들 또한 발이 묶였다. 경찰은 수녀님들의 방문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대여섯의 수녀님들은 마을 주민의 작은 차 트렁크에 몸을 웅크린 채 경찰의 눈을 피하고서야 겨우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땀범벅이 되고 풀과 나무에 찔리고 쓸려 상처가 나고, 좁은 트렁크에 몸을 구겨서라도 할매들의 손을 잡겠다는 이들이 과연 외부 세력이란 말인가? 우리들은 외부 세력이 아니라, 연대자다.

 

'우리가 밀양이다', '전기는 할매의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단순히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었다. 서울에, 도시에 사는 내가 쓰는 전기는 주로 노인들이 살고 있는 시골 마을에서 생산되어 송전탑을 타고 우리 집까지 이동한다. 거대한 발전소가 들어서면서 강제로 이주해야했던 사람들, 핵‧화력 발전소 근처에서 살면서 암이나 백혈병에 걸린 사람들, 제대로 된 절차도 보상도 없이 토지를 강제로 빼앗긴 사람들, 전자파에 의해 병에 걸린 사람들….

 

정부와 한전은 발전소와 송전탑 공사는 그 지역만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단호히 말해야 한다. 그 문제는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우리가 쓰기 위한 전기를 생산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삶이 송두리째 밟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밀양'이라고 믿는, '더 이상 전기가 할매의 눈물을 타고 흘러서는 안 된다'고 믿는 수많은 연대자들은 자신이 결코 외부 세력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은 절대 외부 세력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를 외부 세력이라고 부르는 자들에게 물을 차례다. 왜 당신은 우리를 외부 세력이라고 부르는가? 무엇을 얻기 위해 외부 세력 프레임을 쏟아내는가?

 

국책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국가의 방식은 언제나 같다. 군부 정권이든 민주화 이후 선거로 집권한 민주 세력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해당 지역 주민들을 배제한 채 전문가들끼리 밀실에서 결정한 사실을 통보한다.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지역 이기주의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힘이 확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을 외부 세력이라고 낙인찍는다. 즉, 국가는 지역 주민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지역 이기주의‧외부 세력‧종북몰이라는 대처 방식을 끊임없이 재생산했다. 또한 언론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무책임하게 내질렀다. 밀양의 '통진당(통합진보당) 구덩이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밀양에서만이 아니다. 강정에서도, 세월호에서도, 그리고 현재 사드배치 결정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경북 성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드 배치로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동북아시아에 미칠 영향, 미-일-남한과 중-러-북한 사이에 생겨날 새로운 냉전과 끝없는 군비 경쟁을 생각해본다면 사드 문제는 결코 성주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다. 결국 답은 '연대의 힘'을 믿는 것이다. 아무런 협의도 없이 희생만이 강제로 지워진 성주 군민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성주 군민 역시 외부 세력론에 휘둘리지 말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물론 성주는 현재 이 문제를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사드가 '성주만이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안 된다'라고 천명한 것은 님비(NIMBY : 내 지역엔 안 된다)를 극복하고 니아비(NIABY : 우리 지역만이 아니라 어디에도 안 된다)로 나아간 것이다. 지난 7월 28일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촛불 집회가 진행 중인 성주군청에 밀양의 주민들이 연대 방문을 갔다. 무대에 선 밀양 주민들은 "우리도 지난 10년간 연대의 힘으로 버텼다. 우리가 지금까지 받은 연대의 힘으로 앞으로는 성주를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연대는 "한 덩어리로 서로 굳게 뭉침"이란 뜻을 갖고 있다. 연대를 말하는 자와 외부 세력을 말하는 자,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다시 호남이 '단일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

호남, 새로운 연합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야권 분열이라는 역사적 통과 의례

 

지난 4.13 총선은 내게 커다란 정치적 각성의 계기였다. 많은 이들도 그랬겠지만, 나는 솔직히 야권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어 개헌 가능선인 200석 가까이 또는 그 이상을 얻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선거 결과를 보면서 나는 그런 걱정이 모종의 '국개론'을 바탕에 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정말 우리 유권자들은 대단했다. 우리 국민들은 보수 언론과 종합 편성 채널의 선동에 얼이 빠지고 지역주의의 망령에 혼을 뺏긴 바보들이 아니었다. 비록 여전히 충분히 성숙했다고는 못해도, 그들은 제대로 민주주의를 꾸려나갈 자격을 갖춘 '시민'임을 입증했다. 더불어 우리 민주주의의 진짜 문젯거리는 무엇보다도 그 시민들을 이끌 정치 엘리트와 정당임도 분명해졌다.

 

지난 선거에서 '야권 분열=필패'라는 공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일각의 주장처럼 그 반대가 확인되었다고도 여기지는 않는다. 민주당 분당과 국민의당 창당이 오히려 야권의 확장성을 높였다고? 그런 측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지지층 일부를 뺏어 왔고, 민주당이 호남에서 홀대를 받는 걸 보며 영남 사람들은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 수도 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정도를 가지고 단순 다수결 소선거구제에서 기본적인 구조와 구도의 문제를 가리고 덮을 수는 없다. 오히려 야권의 분열을 보면서, 특히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하는 것을 보면서 '새누리당 심판'에 대한 열망이 실현되지 못할까 걱정했던 수도권 유권자들의 어떤 '과잉 반응(over-reaction)'이 그 놀라운 선거 결과를 만들어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지난 총선 승리는 분열의 승리가 아니라 시민의 승리였을 뿐이다.

지금과 같은 한국적 정치 구도에서 분열은 여전히 '악'이다. 당장 내년(2017년) 대선에서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도 4.13 총선과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단언컨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대로는 야권의 분열 때문에 차기 대선이 '제2의 87년 대선'이 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이건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필요 없는 단순한 상식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어쩌면 그것은 다름 아닌 4.13 총선에서 야권이 예상 밖으로 크게 승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야권이 분열해서 확장성을 키웠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투의 인식과 주장이 대선에서 결국 '승리의 저주'를 불러 올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저주를 막는 데 이 나라의 민주 진보 세력은 모든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 야권의 분열은 불가피했던, 우리 민주주의가 언젠가 반드시 한 번은 겪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역사적 통과 의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길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나는 '집권 가능한 대중적 중도 좌파 정당'의 건설과 그 장기적인 집권 없이는 우리 사회에서 '평화 복지 국가'라는 '잠정적 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유럽에서라면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정당들 같은 것이지만, 미국적 조건과 환경에서는 민주당이 엇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바, 우리나라에서는 틀림없이 자본주의 세계에서 제기되는 모종의 보편적 요구들을 담으면서도 그 이념과 발전 경로가 미국이나 유럽과는 또 다른 정당이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두루뭉술하게 '중도 좌파 정당'이라고 해 두자. 어쨌든 여기서 지역주의는, 아무리 방어적 형태라 해도, 그런 정당의 건설을 위한 우연한 출발점은 될 수 있을지라도 그 핵심 정체성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욱 교수가 말한 '호남의 세속화'는, 아직은 갈 길이 멀기는 해도 그리고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하는 말도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호남 지역주의'로부터 독립된 대중적 기반을 가진 한국적 중도 좌파 정당의 출현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분열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분열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뭉친 우리 사회 과두 특권 독점 세력의 재집권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할 것인가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에서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30주년이 되지만 숱한 모순들 때문에 이제는 끝장내야 할 것이 분명해진 87년 체제가 다시금 야권의 분열 덕분에 그 생명을 연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쪽에서는 '이번에는 당신이 양보해야 한다'고 윽박지르고 다른 쪽에서는 '이번에도 당신이 양보해야 한다'며 우기는 방식으로 야권이 싸우면서 공멸할 가능성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사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너무 늦지 않게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 그 열쇠는 여전히 '호남 정치'가 쥐고 있다.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을 묻는다

 

비록 나는 걱정하고 비판했지만, 결과적으로 호남의 세속화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그것의 출발점은 호남이 더 이상 '민주화의 성지'라는 겉보기만 화려한 허울의 힘에 짓눌려 진짜 제대로 누려야 할 온갖 실질적인 지역적 이익을 포기하도록 강요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지난 총선에서 지금과 같은 정치적 구도가 형성된 것은 호남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결과라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이 국회 안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민주당은 어떻게든 빼앗긴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심지어 새누리당조차 호남 출신 당 대표로 호남에 대한 노골적인 정치적 구애에 나서고 있으니 말이다.

 

호남은 이제 정치를 매개로 실현할 수 있는 지역적 이익이 있다면 무엇이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현재로써는 호남 출신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대신 가령 더 많은 호남 출신 장관을 갖게 될지도 모르고 더 많은 호남 출신들이 공직 등에서 출세 가도를 달릴 수 있게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 더 많은 산업이 호남 지역에 유치될 수도 있고, 더 많은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도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지역 내 총생산(GRDP) 같은 것도 획기적으로 커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세속화를 실제로 추동했던 이른바 '영남 패권주의론'이나 '호남 홀대론'이 많은 면에서 진실이 아니라고 여기기는 하지만, 호남민들이라고 이런 세속적 이익을 위한 정치적 욕망을 갖지 말아야 할 그 어떤 정당한 이유도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무슨 천사들이 꾸려가는 정치 체제가 아니다. 모든 시민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나 이해관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투표하고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내 생각에 부산 같은 도시는 바로 그런 의미의 이해관계 인식이 부족한 절대다수의 시민들 때문에 오랜 '1당 지배'에 시달리며 쇠락을 거듭해 왔다. 호남에서나마 민주적 복수 정당 체제가 성공적으로 확립된 데 대해 진심 어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여전히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총선 직후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이 압승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광주나 호남에 대한 정치적 부채의식을 청산하겠다'고 토로했을 때, 그것은 그들이 단순히 맹목적인 더민주당 지지자들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식의 토로에는 이번 총선 결과가 '민주주의의 보루'로서의 광주와 호남이 결국 지역적 이익만을 좇았다는 데 대한 깊은 실망감이 표현되어 있다. 아무리 광주와 호남이 지닌 세속적 욕망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해도, 그런 실망감에는 호남 정치 또는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의 실현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어야 마땅하다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바탕에 깔려 있었을 것이다. 이런 기대를 부당하거나 과도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호남 정치의 출발점은 당연히 '5월 광주'다. 그 5월 광주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민주적 숭고함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 5월 광주는 야만적 폭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선 시민들의 용기와 정의에 대한 헌신, 평화와 우애에 기초한 자치 공동체의 참된 민주적 연대성의 이념을 단지 어떤 당위나 이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실천하려는 이 나라의 모든 시민이 간직해야 할 분명한 '역사적 유산'으로 남겨 주었다. 광주는 이 나라 모든 시민에게 인권과 민주주의와 정의의 다른 이름이다.

그것은 단순한 허울이 아니다. 그것은 이 나라를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는 오랜 사회적 노력의 실질적인 추동력이었고,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헌법과 민주적 제도들 속에 분명한 역사적 실체로서 각인된 물질적 힘이다. 그것은 평화, 인권, 자치, 민주적 연대 같은 가치들이 단순히 어떤 정치적 서구 추종자들이 내세우는 기만적 구호가 아니라 이 나라의 시민들이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라고 또 살아내고 싶어 하는 실천적 가치들임을 역사의 무게를 가지고 보증한다. 이 5월 광주의 역사와 정신을 지키고 계승하는 일은 광주와 호남의 가장 본원적인 정치적 정체성이요 가장 근본적인 정치적 이해관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5월 광주가 광주의 전부는 아니다. 틀림없이 이 도시도 특별하지 않은 다른 많은 측면들도 갖고 있을 것이다. 지난 4.13 총선에서 우리는 바로 이 다른 '세속 광주'의 전면적인 등장을 목격했다. 사실 그동안에도 이 세속 광주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5월 광주를 끊임없이 괴롭혀 왔다. 그것은 호남의 정치가 부분적이지만 자주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을 멀리하고 영남 지역주의에 대한 하나의 거울상으로서의 호남 지역주의라는 모습으로 나타나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 호남의 정치가 지역의 '토호'나 '호족'의 볼모라는 비아냥을 듣도록 만들었다. 지난 총선에서는 바로 그 세속 광주가 5월 광주를 노골적으로 압도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러나 5월 광주는 죽지 않았고 죽을 수도 없으며 죽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정작 광주를 떠나 부산과 대구를 비롯하여 새누리당의 반민주적 행태를 분명하게 거부하고 심판했던 모든 지역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저 경북 성주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음이 확인되었다. 만약 우리가 호남의 핵심적인 정치적 정체성을 이 5월 광주를 지키고 계승하며 전파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면, 어쩌면 이 호남 정치는 세속 광주의 이탈과 더불어 지금에야 비로소 그 발생과 타당성의 차원이 구분되면서 참된 실현의 계기를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호남 정치는 평화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향한 가치의 정치다. 이 정치는 사실 저 유신 말기의 부마 항쟁, 87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넥타이 부대의 항쟁, 2008년의 광화문 촛불 등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심화하려던 모든 집합적 투쟁들과 가깝게 맞닿아 있는 보편적 민주 정치다. 물론 광주와 호남이 이런 정치적 정체성을 잃어버렸을 리는 없을 것이다.

 

분열을 위한 연대

 

이 가치의 정치이자 보편적 민주 정치로서의 호남 정치가 우리 야권의 분열이 치명적 파국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나는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이 단순히 이 지역의 세속적 욕망의 발현이라고만 보고 싶지는 않다. 호남민들이 더민주당을 버린 것도 어쩌면 이 당이 제대로 5월 광주에 충실하지 못한 데 대한 채찍질의 뜻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호남민들은 호남에서든 어디에서든 두 야당이 참된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의 수호와 계승과 확산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설사 세속의 욕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호남민들은 지금과 같은 구도 속에서 이루어지는 3자 대결은 반드시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절박한 인식 위에서 두 당이 새로운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아낼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 내년 대선을 만회의 기회가 없는 정치적 도박판으로 만드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호남의 정치적 정체성과 이해관계에 근본적으로 위배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무턱대고 두 당이 통합하라거나 후보를 단일화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제는 분열의 불가피함을 인정한 위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연대는 해야 하지만, 그것은 분열을 긍정하고 분열 그 자체를 정치적 악으로 여기지 않아도 되는, 어떤 '분열을 위한 연대'여야 할 것이다. 그런 연대를 위한 가장 좋은 출발점은 현행 단순다수결 소선거구제를 이른바 정당 명부식 비례 대표제로 바꾸는 것일 테다. 그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걱정할 필요 없이 또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부채의식도 없이 마음껏 지지하는 정치가와 정당에 투표해도 된다. 호남이든 어디든 1당 지배 체제도 지역주의도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이런 미래야말로 우리 시민들이 4.13 총선에서 제기한 참된 요구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런 미래에 대한 공동의 기대 같은 것을 매개고리 삼아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연합 정치의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지금 당장은 이미 많이 논의된 대로 '대통령 결선 투표제'의 도입 여부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제도가 개헌을 전제로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남은 단기간 안에 해소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강남훈 교수는 개헌이 필요 없는 '즉각(석) 결선 투표제'(단기 이양식 투표 제도)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는데, 조금 복잡하지만 고민해 볼 만한 대안으로 보인다. 이 안의 골자는 유권자가 한 장의 투표 용지에 원하는 후보를 선호 순서에 따라 표시하게 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당선자를 결정함으로써 한 번의 선거로 결선 투표까지 치르는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식의 제도 개혁이 쉽지 않다면, 미국의 민주당 경선 틀 안에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무당파 샌더스가 들어 가 후보 경쟁을 했던 것을 본 따, 말하자면 '야권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빅 레이스'를 펼쳐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생각나는 대로 예를 들었지만, 어떤 식이든 좋다. 그러나 결국 호남의 정치가 다시금 열쇠를 쥐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의 야권 분열이 호남발인만큼 정권 교체를 위한 새로운 연합 정치의 당위를 실현하는 일도 호남의 선택에 달려있다. 모종의 결자해지의 의무가 호남민들에게 주어져 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이번에는 단순한 세속적 욕망보다는 호남의 참된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재정의, 아니 새삼스러운 확인 위에서 그런 선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목, 2016/08/25- 11:31
344
0

 

[시민정치시평 309]

 

'제왕 대통령'을 향한 국회의 사소한 펀치

국회법 개정안을 위한 변명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제왕적 대통령제, 그것은 우리 헌정사의 출발에서부터 잉태됐다. 이승만의 억지로 의원내각제의 초안에 대통령체제를 덧씌우며 출범한 잡종 교배식 제헌헌법은 애초부터 대통령의 전횡을 막기 어려웠다. 원내 제1당이었던 한민당과의 갈등을 빌미로 이승만 대통령은 국회를 제치고 직접 국민을 동원하면서 추가의 권력을 확보해나갔다. 국회에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주고자 했던 내각제 방식의 권력 구조는 도리어 대통령이 국회를 조종하는 통로로 전락했다. 여기에 권위주의 군사 정권이 등장해 국회와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정치가 행정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정치를 제어하고 통제하는 이상한 국정 운영의 틀이 고착됐다. 그리고 대통령은 거의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위임 입법에 대해 국회가 수정이나 변경을 요구할 수 있게 한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선 것은 이런 질곡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이 개정안을 두고 절대아성으로 구축된 대통령의 권력에 대한 국회의 불경스러운 간섭으로 간주하는 즉물적인 반발도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대통령의 무결성, 무오류성이라는 저 권위주의 체제의 패악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말이다.

 

그동안 위임 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라는 문제는 학계에서 수많은 분석(혹은 법 해석)과 제도 개선 제안이 있었다. 심지어 지금 이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조차도 이전에 쓴 논문에서 독일이나 미국과 유사한 방식의 국회 개입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을 정도였다.(그 학자들이 왜 생각을 바꾸게 됐는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런 변덕과 침묵은 너무도 자주 목도되는 바람에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않게 됐다.) 적어도 법 이론적으로는 위헌론은 그렇게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행 헌법 제40조는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하여, 널리 국민이나 국가 기관 등이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를 지는 법규범은 국회가 제정하도록 명령했다. 대통령령이나 총리령, 부령 등의 행정 입법은 이러한 국회의 고유 권한을 위임받은 것에 불과하다(그래서 그것을 전문 용어(?)로 '위임' 명령이라 한다).

 

이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 중개사를 찾아간 경우와 마찬가지다. 위치나 평수나 가격 등을 범위를 정해서 중개사에게 알려주면 중개사는 그에 맞추어 의뢰인의 의향과 능력에 맞게 매물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중개 수수료 수입에만 눈이 먼 중개사가 있어 아파트가 아니라 공장을 사라고 한다든지, 원하는 평수보다 훨씬 큰 아파트를 사라고 한다든지 혹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후려친다'든지 하는 경우(아쉽게도 중개사와는 달리 우리 행정부는 이런 월권을 비일비재하게 저지른다)에 의당 의뢰인은 그 중개사에게 "그게 아니니 제대로 하라"라고 요구할 수 있고 또 그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의뢰인이 그렇게 요구했다고 해서 중개사가 그 매물을 다른 사람에게 팔지 못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 매물 자료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시 한 번 지침을 주면서 제대로 된 매물을 찾아서 오라는, 아주 미미한 요구에 그칠 뿐이다.

 

이번의 국회법 개정안은 딱 이 정도이다. 그것은 그냥 대통령이나 장관 등에 대해 거기서 만든 시행령 혹은 시행규칙이 법률에 위반되거나 위임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니 수정하거나 변경하라-"그게 아니니 제대로 하라"-고 요구하는 것에 그친다. 여기에 강제력이 있니 없니, 그래서 그것이 권력 분립 원칙을 위반하느니 아니니 하며 입을 댈 일은 아니다. 사리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도 당연하고 너무도 명백한 일이기 때문이다. 법률에서 하라는 대로 시행령과 시행 규칙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날 이유도 없다. 법률에서 하라는 대로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의당 무효이기 때문에 권력 분립 운운할 여지도 없다. 오로지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가 못마땅한 권위적인 행정부 혹은 대통령만 존재할 따름이다.

 

사실 이 부분의 문제는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이 위법하거나 부당한지의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 국회는 위임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고 수정·변경을 요구했는데, 대통령이나 장관은 그 요구가 잘못된 것으로 국회가 괜히 행정부의 업무에 개입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위임해 놓고도 이런 저런 간섭으로 중개사가 일도 못 하게 하는 의뢰인도 많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세간사와는 달리 우리 헌법의 세상은 그러한 간섭 자체를 명령하고 있다. 현대 국가에서 의회의 역할은 입법이나 주요한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일과 함께-혹은 그 이상으로- 막강한 권력과 권한을 가지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제어하는 일에도 중점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의회는 정치적 토론과 설득의 장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국민을 향해 열려 있다. 법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혹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의회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대통령이나 행정부로 하여금 그에 대해 답변하고 설명하고 또 반박하면서 국민들에게 그 법률(시행령)이나 정책의 정당성을 피력하고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칼 슈미트가 의회주의의 본질을 공개와 토론에다 두고 있음은 이를 의미한다.

 

이 국회법 개정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국회가 정부에 대해 배 놓아라, 감 놓아라 하며 간섭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누가 보아도 분명하다. 하지만, 그러한 간섭은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국회라는 장에서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정치이다. 시행령·시행 규칙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는 국가 정책의 향방을 두고 국회와 대통령·행정부가 벌이는 정책 경쟁의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종래에는 아무도 모르게 그냥 그렇게 되던 것이 이 국회법 개정안을 통해 정쟁의 대상이 되고 그래서 국민은 왜 그것이 문제가 되며 그 해결을 위한 대안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무엇이 최선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여론이든 청원이든 어떠한 형태로든 국민의 의사를 이 정책 과정에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수정·변경 요구권-과 그것을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은 권력 분립의 원칙에 어긋나게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월권적·위헌적인 것이 아니라, 국회라는 대의 장치를 통해 국민이 조금씩이나마 진정한 주권자의 자리로 가 앉을 수 있는 미미한 가능성이라도 열어주는 것이 된다. 대통령과 행정부의 전횡을 방지하며, 정치와 행정 그리고 국회와 대통령의 자리를 정위치시키는 유의미한 단초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제헌 이래 우리나라 국회는 지나치게 폄하되어 왔다. 이승만 정권의 권력욕은 국회의 권한까지도 용납하지 못 했고,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한 군사 정권은 정치 자체를 비생산적이라는 명분으로 부정적이거나 해악으로 가득한 것인 양 호도해 왔다. 그래서 국회는 무조건 무능하며 국회가 제기하는 문제는 국정의 혼란을 초래하는 발목잡기일 따름이라는 '데마고그(demagogue)'가 횡행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제기하는 위헌론 혹은 국정 파국론은 정확히 그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현실은 국회의원을 정무특보로 임명하고 법관의 임명 과정에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정원이 개입하는 등 권력 분립의 헌법 정신이 여지없이 도륙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가 그나마 '민주적 입헌주의'(헌법재판소의 표현)에 부합하는 제 역할을 찾고자 마련한 그 작은 개선안 하나를 못 견뎌서, 공무원 연금 제도 개혁이라는 정부의 최우선적 국정 과제도, 메르스라는 국가적 위난도 다 제쳐버리고 서슬이 퍼런 비난을 퍼붓는다. 과거 군인·군속에 대한 이중 배상을 금지했던 국가배상법을 '감히' 위헌이라 판결한 대법관들에 대해 가차 없이 처단했던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처럼, 국가 그 자체인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위에 조금이라도 입 대고자 하는 국회는 여당이건 야당이건 무차별적인 처단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의 국회법 개정안이 입헌 정치의 최첨단에 서게 되는 것은 이 지점에서이다. 그것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태초부터 잘못된 우리 헌법의 맹점을 조금이라도 고쳐나가려는 갸륵한 시도이다. 그것은, 시행령, 시행 규칙으로 국회의 입법권을 유린하던 반(反) 법치의 행정 관행과, 국회에 대한 행정부의 절대적 우위를 구가해왔던 잘못된 권력 분립의 체제,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미미하게나마 나름 의미심장한 흠집내기다.

 

그것은 법치주의의 실천을 위해서도, 국회의 제자리 찾기를 통한 대의 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해서도, 그리고 너무도 비대해진 국가권력 앞에서 한없이 왜소해진 우리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도 반드시 지켜내어야 하는, 작으면서도 커다란 첫걸음이다. 로크는 "누가 군주나 입법부가 그들의 신탁에 반해서 행동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관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로 그의 통치론을 펼친다. 이번 국회법 수정안은 바로 우리 국민이 그 답이어야 함을 재확인하고 있을 따름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06/10- 15:03
521
0

<무분별한 DNA채취를 중단하라!>

 

검찰의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DNA 채취 시도관련,

밀양 주민, 인권활동가, DNA채취 당사자들의 대검찰청 항의 기자회견문

우리는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DNA채취에 반대한다. 그 대상이 자신의 양심에 입각해 부당한 권력과 자본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 장애인, 철거민, 농민, 활동가들이라면 우리는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명백히 DNA법의 입법취지를 넘어선 것이다.

검찰은 용산 철거민, 공공서비스노조 활동가, 장애인단체 활동가, 한국지엠 노동자, 쌍용차 노동자, 학습지 노동자,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DNA채취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제는 밀양송전탑 반대투쟁에서 ‘화염병’을 던졌다는 이유로 밀양 주민에 대해 DNA를 채취하겠다고 나섰다.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이하 ‘DNA법’)은 제정 당시에도 기본권침해 논란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그러한 논란 속에 제정된 DNA법 그 어디에도 DNA를 ‘채취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채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DNA채취로 인한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극히 제한적으로 이 법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DNA법을 합헌이라 하였으나, 합헌이라 판단한 재판관들도 ‘강력범죄’, ‘재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논리를 전개하였다. 4명의 재판관들은 채취조항을 위헌이라 판단하였다. ‘특정범죄 전력만으로 도식적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되며 행위자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밀양 주민들은 한평생 가꿔온 삶의 터전이 훼손당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거리에 섰다. 쉽지 않은 싸움이라 생각하면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물러날 수 없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목소리에 화답하지는 못할지언정, 흉악범 다루듯이 DNA채취를 요구할 수는 없다.

DNA채취 시도 당시, 밀양지청 검찰집행관은 DNA채취를 위한 적법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DNA채취 요구에 불응하고 이에 항의하자, 집 앞의 공터를 불법 형질변경이라며 시비를 걸었고, 이에 대해 다시 항의하자 소환에 불응하면 수갑 차고 가게 될 것이니 각오하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일삼았다. 이후에도 재차 허위사실에 근거해 유도심문을 일삼았다. DNA채취를 빌미로 검찰집행관이 작은 시골 마을의 주민을 겁박했다. DNA채취의 본 모습이며 검찰의 민낯이다.

우리는 묻고 싶다. 검찰과 법원은 가슴에 손을 얹고 답하라.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공공서비스노조 활동가, 장애인단체 활동가, 한국지엠 노동자쌍용차 노동자, 학습지 노동자, 김진숙 지도위원 등 이 땅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에 맞서 싸운 사람들이 DNA를 채취하여 재범 여부를 감시해야 하는 범죄자라고 생각하는가?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 왜 하필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DNA를 채취하려고 하는가?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 검찰은 DNA법의 입법취지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생존권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 농민, 활동가들에게 자행한 DNA채취 요구에 대해 사과하라!

- 검찰은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DNA 채취 관련하여 창원지검 밀양지청 집행관을 엄하게 징계하라!

- 우리는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DNA채취에 반대한다!

국민 인권 짓밟는 DNA 채취를 당장 중단하라!

 

2015년 7월 2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밀양송전탑반대주민법률지원단, 밀양인권침해감시단, DNA법 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녹색법률센터, 다산인권센터, 부산 YMCA,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학습지노조재능교육투쟁승리를위한지원대책위원회

금, 2015/07/03- 14:18
273
0
  메르스사태로 연기된 밀양송전탑 행정대집행 1년을 기억하는 문화제가 7월 18일 토요일 밀양에서 열립니다. 서울에서는 1박2일로 밀양을 방문해 송전탑현장도 돌아보고,...
목, 2015/07/09- 15:59
213
0
“고향 땅에서 눈을 감고 싶었던 밀양 할매들은 오늘도 싸움을 살아냅니다”
 '우리 밭 옆에 765인가 뭔가 송전탑을 세운다케서 농사꾼이 농사도 내팽겨치고 이리저리 바쁘게 다녔어예. 그거 들어오면 평생 일궈온 고향땅 잃고, 나도 모르게 병이 온다카데예. 동네 어르신들이랑 합심해가 정말 열심히 싸웠는데 3천명이 넘는 경찰들이 쳐들어와가 우리 마을을 전쟁터로 만들어 놨었습니더. 산길, 농로길 다 막고 즈그 세상인 냥 헤집고 다니는데 속에 울화병이 다 왔어예. 경찰들 때문에 공사현장에도 못 올라가보고, 발악을 해봐도 저놈의 철탑 막을 길이 없네예. 아이고 할말이 참 많은데 한번 들어보실랍니꺼.'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에서 선착순 100명에게

밀양아리랑을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영화 관람 후 GV(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으니 밀양할매와 제작진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일시 : 2015.7.23. 늦은 8시

장소 : 광화문 인디스페이스 (서울특별시 종로구 돈화문로 13 (서울극장 6관))

주최 :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

문의 : 환경운동연합 시민참여팀 (02-735-7000)

* 밀양아리랑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miryang2015)를 통해 자세한 소식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월, 2015/07/20- 15:00
1,294
0

지난 7월 16일, 인권운동가 박래군이 구속됐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 등을 불법 주도했다는 혐의였다. 구속 당시 그는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었다. 그는 25년째 인권운동을 해오고 있다.

밀양 송전탑, 평택 대추리, 용산 참사, 쌍용차 농성, 강정 해군기지, 세월호 참사 등 대한민국의 굵직한 사회문제부터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있는 현장에는 늘 그가 있었다. 그가 25년 째 인권운동을 펼쳐왔던 원동력은 뭘까

▲ 대추리 황새울평화기념관에 있는 2006. 3. 6 촬영된 사진, 당시 박래군은 ‘대추 초등학교에 대한 경찰의 행정대집행 시도에 맞서고 있었다.

▲ 대추리 황새울평화기념관에 있는 2006. 3. 6 촬영된 사진, 당시 박래군은 ‘대추 초등학교에 대한 경찰의 행정대집행 시도에 맞서고 있었다.

지금까지 박래군은 4번 구속됐다. 2006년 평택 대추리에서 2번, 2009년 용산 참사 현장에서 1번, 그리고 올해 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집회에서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박래군을 가둔다고 해서 인권을 가둘 수 없다”고. 그리고 박래군은 한국 인권운동의 상징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를 ‘종북 좌파 운동권’이라고 비난한다. 그동안 박래군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로부터 그의 삶을 들어봤다.

이번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의 내레이션은 가수 요조가 맡았다.


글 구성 김근라
연출 박정남, 권오정

월, 2015/08/10- 07:05
638
0

비가 올 것 같은 날이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모두가 비라도 시원하게 내리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날은 밀양 송전탑...

목, 2015/08/13- 17:25
606
0

[성명서] 밀양주민은 무죄다

-자신의 인권과 생존권을 짓밟는 부당한 국책사업에 대한

정당한 저항은 죄가 될 수 없다-

9월 15일(화) 오후 경남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밀양송전탑 병합사건의 1심 선고공판이 종료되었다. 재판부는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주민과 활동가 등 총 18인에 대해 9명은 징역형 집행유예 및 6명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현재까지 밀양송전탑 사태로 사법처리된 주민과 연대자들만 총 69명이다.

밀양송전탑 관련 사건 다수는 애초에 기소조차 될만한 상황이 아니었으나 경찰과 검찰은 무리한 입건과 기소를 남발하였다. 이는 정당한 주민들의 저항과 활동가들의 연대에 폭력행위, 상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명을 씌우는 것으로 자신들의 폭력적인 밀양송전탑 공사 강행을 정당화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경찰과 한전의 폭력에 맞서 삶의 터전을 지키고 밀양송전탑 사업의 부정의함을 온몸으로 폭로하고자 했던 60~80대 고령의 주민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하고 납득할 수 없는 결과다. 무엇보다 우리는 재판부가 무시하고 있는 사태의 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밀양 송전탑 사업은 대도시와 대공장의 전기 소비를 위해 밀양 주민의 삶과 그 토대를 희생시키는 부당하고 부정의한 사업이다. 또한 정부와 한전, 그러니까 ‘국가’는 이러한 부당한 국책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정당한 저항을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할 공권력까지 동원해 짓밟는 ‘폭력’을 휘둘렀다.

이러한 국가의 조직된 물리력과 폭력 앞에 거동조차 불편한 60~80대 노인들이 무슨 가해를 할 수 있었겠는가? 비교대상도 될 수 없는 폭력 앞에 밀양 주민들이 내세웠던 건 맨몸 그리고 기껏해야 젓갈과 소변이 담긴 페트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는 가차없는 선고가 내려졌고, 정작 지난 수년간 경찰과 한전이 자행한 인권 유린과 폭력에 대해서는 그동안 어떤 사과도 처벌도 없었다. 이것이 이 땅의 법과 정의라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미 송전탑 건설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당한 밀양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이같은 사법처리를 반대한다.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에 정의로운 저항을 한 밀양주민들과 그들과 함께한 이들은 무죄다. 밀양주민들은 이번 재판결과에 대해 항소의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온 국민이 아는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올바른 최종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

2015년 9월 16일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

목, 2015/09/17- 09:51
456
0
[성명서] 밀양주민은 무죄다 -자신의 인권과 생존권을 짓밟는 부당한 국책사업에 대한 정당한 저항은 죄가 될 수 없다- 9월 15일(화)...
수, 2015/09/16- 11:29
145
0

세계 최대 핵 위험 밀집,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 철회하라
 

오늘(29일) 오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7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6명 찬성, 1명 반대 표결로 통과시켰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의 교훈을 망각한 채 온 나라를 사고의 위험으로 뒤 덮을 결정을 오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하고야 말았다. 신고리 3호기는 한국에서 25번째로 가동되는 핵발전소이며,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사태를 낳아 2명의 주민의 목숨을 앗아간 핵발전소이기도 하다. 또한 작년 12월엔 신고리 3호기 보조건물에서 밸브 손상으로 질소 가스에 노동자 3명이 질식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어디 그 뿐인가. 신고리 3호기는 케이블 납품 비리 문제에 얽혀 수천km에 이르는 케이블을 교체하기 위해 가동이 연기됐고, 케이블 교체가 끝난 이후엔 미국에서 납품 받은 밸브 플러그에 문제가 발견되어 리콜조치까지 취해졌다. 이런 문제들 속에 신고리 3호기는 APR1400이라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한국의 신규모델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아랍에미레이트(UAE) 핵발전소 수출계약에서 제시한 실증을 하기 위해 가동을 서둘렀다. 전기가 남아도는 현재의 상황에서 과연 이렇게까지 미검증된 핵발전소의 가동을 서둘러야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고리 3호기가 가동되면서, 이제 부산과 울산의 고리/신고리핵발전소는 전 세계에서 핵발전소(7개)가 가장 밀집한 단지가 되었다.

 

주민의 희생과 비리, 안전불감증과 미검증 속에 승인된 신고리3호기 운영허가는 철회되어야 한다. 더 이상 한국은 핵발전소를 증설할 이유가 전혀 없다. 여름철에 전기요금을 할인해 줄 정도로 전기가 남아돌고 있고, 한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핵발전소가 밀집한 위험공화국의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역주민과 국민을 핵의 위험에 빠뜨리는 정부의 잘못되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정책을 바꾸기 위한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신규핵발전소의 증설을 멈추는 데 온 힘을 모을 것이다.


   

2015.10.29.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가톨릭환경연대, 경주핵안전연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나눔문화, 노동당,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노동자연대, 녹색교통운동, 녹색당, 녹색연합, 동아시아탈원전자연에너지네트워크, 동해안탈핵천주교연대, 두레생협 연합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반핵의사회, 방사능시대우리가그린내일, 보건의료단체연합, 부안시민발전소, 불교환경연대, 사회진보연대, 삼각산재미난학교,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 새날희망연대, 생명살림연구소, 생명평화마중물, 생태지평, 성미산학교,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시민평화포럼,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서울아이쿱생협,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나눔과평화, 에너지전환, 에너지정의행동, 에코붓다, 에코생협, 여성민우회, 여성환경연대,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공동행동,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핵발전소반대포항시민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의료생협연합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정치소비자연대, 차일드세이브,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청년초록네트워크, 초록교육연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태양의학교,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하자작업장학교,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한살림연합, 합천평화의집, 핵발전소확산반대경남시민행동, 핵없는세상,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핵으로부터안전하게살고싶은울진사람들,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문의>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사무국장 안재훈
([email protected] / 010-3210-0988)

목, 2015/10/29- 18:29
408
0

감은 풍년이고 공판장 가격은 수수료 등을 떼고 나면 마이너스도 되고 있습니다. 이른 서리라도 내리면 감을 다 못쓰게 됩니다.

미니팜이라도 감 1 상자 제대로, 제 값에 팔아 드리고 싶습니다. 

밀양을 위해 싸우고 밀양에서 살아가는 주민들께 여러분의 응원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응원과 격려를 밀양의 할매 할배들께 골고루 전하겠습니다!

밀양반시 특별한 판매, 널리 알려주세요~~

 

***

반건시 아니에요~ 단감 아니에요~

조금만 기다리면 맛볼 수 있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홍시감 입니다

5,000원 할인 - 감 3상자 70,000 원 !! 

무료배송 – 할인 받아도 각각 개별 배송 가능 !! 

5,000원 추가 - 1상자 (25,000원) 12 kg 구성 !!

(떫은 감 80개 이상. 5일 후 홍시가 됩니다. 아래 사진 참조)

 

< 주 문 방 법 >

1. 주문서 작성 : http://cafe.daum.net/my765kvout/GgIv/54

   구글닥스 바로 가기

2. 문자 주문 : 010-5544-5109

   받는 분 이름, 주소, 전화번호 + 입금하는 분 이름, 전화번호

3. 입금계좌 : 미니팜협동조합, 농협, 351-0737-8743-83

 

 

 

저작자 표시
토, 2015/11/07- 12:08
836
0

지난 3월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지역별로 기간을 나누어 릴레이로 밀양을 방문했는데, 청주충북환경연 사무처에서는 많은 인원이 가진 못하고 김경중 처장님, 최영미 부장님, 간디학교 인턴 김혜린 학생 총 세 명이 1박 2일로 짧게나마 방문했습니다.

밀양의 여러 마을 중 저희가 방문한 곳은 골안 마을이었습니다. 9년 전에는 평화로웠을 이 마을은 자재를 나르는 헬기소리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9년 동안 매일같이 싸워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많은 도움은 되지 못하더라도, 조그마한 힘이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래는 사진입니다.

SAMSUNG CSC

▲골안마을 입구를 지키는 느티나무입니다.

▲골안마을의 경로당입니다. 밀양 현장 방문자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골안마을의 경로당입니다. 밀양 현장 방문자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할머니가 일찌감치 와 계십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할머니가 일찌감치 와 계십니다.

SAMSUNG CSC

▲마을 주민 분들이 하나둘씩 나오십니다. 일상적이 되어가는 싸움에 마음이 아픕니다.

▲마을 주민 분들이 하나둘씩 나오십니다. 일상적이 되어가는 싸움에 마음이 아픕니다.

▲수십 명이 넘는 경찰 뒤에는 한전 직원들이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송전탑이 건설되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대치중인 모습입니다.

▲수십 명이 넘는 경찰 뒤에는 한전 직원들이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송전탑이 건설되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대치중인 모습입니다.

SAMSUNG CSC

SAMSUNG CSC

SAMSUNG CSC

▲경찰의 보호 아래 한전 직원들이 올라갑니다. 어르신들이 아무리 소리쳐도 듣지 않습니다.

▲경찰의 보호 아래 한전 직원들이 올라갑니다. 어르신들이 아무리 소리쳐도 듣지 않습니다.

▲밀양에도 봄이 오는지 산수유나무에 꽃이 피려합니다. 어르신들 마음에도 어서 봄이 와야 할 텐데요.

▲밀양에도 봄이 오는지 산수유나무에 꽃이 피려합니다. 어르신들 마음에도 어서 봄이 와야 할 텐데요.

 

밀양에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평화로운 골안마을, 밀양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수, 2014/04/23- 11:36
248
0

북콘서트_웹자보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출간기념 북콘서트를 열어요~

  • 일시: 2017년 7월 22일 금요일 늦은 7시
  • 장소: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강당 ‘품다’
  • 토크 참여: 김신효정, 나영, 라봉, 이보은, 이윤숙, 장이정수(변동 가능)
  • 그리고, 진짜 ‘콘서트’ 처럼 저자들이 공연도 합니다! 뭔가 부족해도 그게 매력인 자급예술~ 기대해주세요. 😉  

북콘서트 토크 내용이 궁금하시다고요?

  • 토종 씨앗과 밥상, 공동체에 관해 이야기하는 씨앗 페미니즘 _김신효정
  • 발전, 성장, 정상성 만을 추구해온 과정이 우리 삶과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밀양 ‘할매들’과 나 _나영
  • 반농반어(반은 농업, 반은 어업)를 꿈꾸며 내려간 제주에서 반농반숙(반은 농사, 반은 민박집 운영)의 삶을 살다! _라봉
  • 행복을 교환하는 농부시장 마르쉐@ _이보은
  • 성형수술, 각종 뷰티산업.. 등 몸산업 전쟁터가 된 여성의 몸에 치유와 평화를! _이윤숙
  • 마을에서 산다는 것 _장이정수    

신청 방법은?

크라우딩 펀딩 <텀블벅>을 통해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책과 함께 북콘서트 방청권을 구입하시는 거고요. 후원 금액대 별로 다양한 선물도 준비했어요~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후원해주시면 됩니다 🙂

https://www.tumblbug.com/ecofembook

선물은요?

  • 책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 북Book콘서트 방청권 (간단한 식사+음료 포함)
  •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문구가 새겨진 메모지
  •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문구가 새겨진 에코백
  • 내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여성건강정보 소책자 <레드북>
  • 북Book콘서트 당일 저자 친필 싸인

책방청권1인떡메모지레드북에코백친필싸인

북콘서트 신청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책구입과 함께 저자들과 함께 하는 북콘서트와 소소한 선물들.. 놓치지 마세요 🙂

https://www.tumblbug.com/ecofembook

수, 2016/06/29- 15:52
407
0
  [보도자료-토론회] 국가에 의해 ‘피고’가 된 국민, 기본권 회복을 모색한다 -국민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 무엇이 문제인가 (12/15, 오후2시 국회)   4.16연대, 쌍용차, 민중총궐기, 촛불시민, 강정마을 등 […]
월, 2016/12/12- 16:16
30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