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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자력안전위원회 구성, 정세균 국회의장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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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자력안전위원회 구성, 정세균 국회의장의 역할을 기대한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8/02- 23:44

세균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원자력안전위원회 구성,

원자력안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사들이 골고루 포함되어야 한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email protected])

  현대 사회에서 전쟁 말고 가장 끔직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원전(핵발전소)을 꼽는다. 원자력계 전문가들은 원전의 각종 안전장치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대형 사고는 수천, 수백 년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 매우 낮은 확률이라고 장담해 왔다. 반핵 운동단체 진영에서도 수천, 수만 년 이상 문제가 될 핵폐기물 문제에 대한 우려는 높았지만, 설마 우리가 살아 있는 현 세대 동안에 끔찍한 대형 원전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많았다. 그러나 1956년 상업용 원전이 시작되고 불과 23년 후인 1979년에 미국 스리마일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고, 사람들의 실수에 대한 기술적 대비가 부족했다는 원자력계의 변명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그 후 많은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스리마일 사고로부터 17년 후인 1986년에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함으로써, 원전은 미래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험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2011년에는 ‘지진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가장 완벽한 안전장치들이 설치되었고, 안전이라면 세계 최고’라는 일본 후쿠시마에서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하였다. 특별한 자연재해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는 작자들도 있지만, 사람이나 과학기술이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계속 확인되고 그로 인한 사고는 끔찍한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분명한 진실을 보여주었다. 원자력계 인사들도 제 정신이라면, 공포심을 느꼈을 것이라 믿고 싶다. [caption id="attachment_164908" align="aligncenter" width="640"]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방송화면 (YTN뉴스)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방송화면 (YTN뉴스)[/caption] 우리나라에 워낙 다수의 원전이 밀집해서 존재하다보니, 전 세계에 엄청난 숫자의 원전이 있는 줄 아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 세계 가동 중인 원전 숫자는 4백 4십 여 개다. 이 정도 숫자의 규모에서 3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으니 확률로는 약 0.7%. 1천분의 7이다. 환경보건에서 1천분의 1이나 1만분의 1의 확률은 물론, 심지어는 십만 분의 1의 확률로 한 명의 사망이나 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도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치다. 원전사고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듯이 그 피해규모와 지속성이 엄청난 것이기 때문에, 발생할 확률이 1백만 분의 1, 1천만 분의 1이어도 안 된다. 실제로 원자력계에서는 대형 원전사고 확률을 1억 분의 1이라고 주장했다는 말까지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엄청나게 발생확률이 높음이 입증되었다. 따라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여러 나라에서 원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거나 일제히 점검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조치다. 원자력산업의 진흥과 규제를 한 부서나 조직이 동시에 하면 위험 가능성을 축소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원칙도 다시 강조가 되었다. 진흥과 규제를 동시에 하는 유일한 나라가 일본과 한국이라고 하는데, 일본 후쿠시마에서 대규모 원전 사고가 발생한 것도 우연이 아닐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절대적 폐쇄 구조와 일방 독주를 유지하던 원자력계를 견제한다는 취지로 독립적인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2011년 구성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원자력계에 대한 견제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강창순 초대 위원장은 “진흥 쪽에 몸담았기 때문에 규제를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제대로 알아야 규제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 관계자들만이 참여하는 위원회로서 전혀 존재감이 없었다. 여전히 원전 안전이 원자력 진흥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대표적 반핵인사였던 김혜정, 김익중 위원이 야당의 추천으로 참여하면서부터 비로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존재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수의 안건에서 안전 측면의 검증이 강화되었다. 월성1호기 재가동에 따른 안전성 여부, 고리1호기 폐쇄 등과 관련된 안건들도 심도 있게 논의, 결정되었다. 탈핵진영에서는 원전추진론자들의 결정을 합리화시켜준다는 비판도 있었고, 퇴장이나 농성 등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논의 구조를 통해 현존하고 있는 위험에 대해 문제 제기 하고 안전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더 높았다. 반핵 인사까지 참여한 위원회의 결정은 보다 높은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찬핵 진영은 반핵 인사들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참여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64909" align="aligncenter" width="640"]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사진출처: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사진출처: 원자력안전위원회)[/caption]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나머지 8명 중 4명은 위원장이 제청, 나머지 4명은 국회가 추천하여 대통령이 임명 또는 위촉한다. 위원장 자신과 자기가 제청한 위원이 과반수로서, 한 개인이 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보다 우위에 서있는 다소 어이없는 구조다. 원자력 진흥 세력의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소야대 20대 국회에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위원장이 지금처럼 위원회 구성에 절대권한을 가지려면, 위원장에 대한 임명과 검증에 국회가 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그것이 싫으면 전체 위원을 국회가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마땅하다. 대신 국회 추천 역시, 여야 또는 정당이 나눠 먹기식으로 추천하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2013년에는 여당과 야당이 2명씩 추천하기로 합의하였다. 여당은 어떻게 선정했는지 모르겠지만, 과문한 탓인지 여당에 의해 추천된 위원은 원안위 안건에 대해 반대하거나 문제제기를 했다는 뉴스를 전혀 본 기억이 없다. 안전과 관련된 사항은 의문을 풀고 가야지 어떻게 표결로 처리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하여튼 표결한 결과는 늘 7대2 아니면 7:0이라고 알려져 있다. 여당 추천 위원은 늘 한수원 주장에 찬성했다는 뜻이다. 새누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부산, 경상도 지역의 주민들도 원전이 밀집해 있고 노후 원전이 많아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새누리당 추천 원안위원들이 적극 원전 안전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원전 측 입장을 늘 지지하는데도, 새누리당은 왜 가만히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야당은 시민사회와 탈핵운동 진영의 추천을 받아 2명의 반핵 인사를 추천하였고, 그 결과는 앞에서 설명한대로 원안위의 존재감 부여와 원전안전문제의 공론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야당 추천인사가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당 내부 사정이나 또는 원안위 위원을 무슨 벼슬이라고 생각하고 줄을 댈 인사에 의해 왜곡 선정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마침 8월 4일이 다수의 원안위 위원들, 특히 여야가 추천한 위원들의 임기가 끝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야당추천 권한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하나씩 나눠 갖기로 했다는 등의 소식도 들린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는 결정이다. 원전안전에 대해 가장 열심히 활동을 하고 목소리를 낸 정당은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재주만 피우는 곰이라는 것인가? 정의당도 두 야당이 나눠 먹기식에 대해 가만있으면 곤란한 것 아닌가? [caption id="attachment_164910" align="aligncenter" width="576"]20대총선 정당별의석수 (출처:오마이뉴스) 20대총선 정당별의석수 (출처:오마이뉴스)[/caption]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원안위 위원 자리가 전리품으로 나눠먹는 자리인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도 취임사에서 말했다는 대로, 원전의 안전은 그야말로 나라의 존망이 걸려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다각도로 원전의 안전문제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 고르게 포함되어야 한다. 실제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위원장과 상임위원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권한도 없고 회의 수당도 보잘 것 없다고 한다. 따라서 원자력계와 탈핵운동진영에서는 아주 관심이 높은 자리이지만, 정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탐을 낼 자리는 아닌 듯싶다. 현재 법률에 의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에는 원자력·환경·보건의료·과학기술·공공안전·법률 ·인문사회 등 원자력안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사들이 골고루 포함되어야 한다. 위원장과 국회, 여야 또는 제1, 제2 야당이 각각 나눠 먹기식으로 추천하다보면 분야가 겹치는 경우도 생기고, 적합하지 않은 인사의 로비나 청탁에 의해 선정될 수도 있다.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자기가 추천할 원안위원들도 국회와 밀접하게 상의하고 여론의 검증을 받아 가장 적합한 인물들을 추천해야 한다. 하물며 국회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여야를 가리지 말고 각 정당이 복수로 다수의 후보를 추천하되, 함께 검증하고 합의해서 위원을 선정 추천해야 한다. 여야 정당 대표들이 함께 논의해야 하고,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당연히 국회의장이다. 많은 국민들이 야당이지만 총선에서 제1당이었던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을 지지한 것도 이와 같은 종류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합리적 조정을 기대한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64912" align="aligncenter" width="600"]더불어민주당 정세균의원이 제20대 전반기 국회의장 투표에서 총 투표수 287표 중 274표를 얻어 국회의장으로 당선됐다.(사진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의원이 제20대 전반기 국회의장 투표에서 총 투표수 287표 중 274표를 얻어 국회의장으로 당선됐다.(사진출처:연합뉴스)[/caption] 정세균의장은 원자력안전위원장과도 전체 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해야 하지만, 국회가 추천할 4명의 위원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원내 정당들의 대표들을 소집해서 논의해야 한다. 아울러 원전이 위치한 지역사회와 탈핵운동진영을 포함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청취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원전 안전에 대해 입과 귀를 막고 있을 때 유일하게 문제를 제기해온 집단으로서의 정당성, 그리고 원전 안전에 대해 가장 전문성과 논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위촉과 관련해서 ‘익명을 요구한 한 원자력 전문가가 "반원전 성향의 인사가 많으면 심의나 의결 기간이 지연될 개연성이 크다"라고 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9명 중 2명인 것도 많아서 더 줄여야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긴 수십 년 동안 비판 없이 자기들끼리 하다가 “이게 뭔 고생이야” 했을 듯싶다. 그러다보니 원자력계가 반핵인사들이 원안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특히 원전 추진 주체인 산자부의 장관을 역임한 바가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통해 로비를 할 것으로 추정하는 사람들이 다수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대권과 국회의장이라는 갈림길에서 여소야대의 국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회의장의 길을 선택한 바 있다. 그런 선택에 걸맞게 이런 시중에 떠도는 저급한 의혹을 일소하는 의미에서라도, 국회의장이라는 지위에 걸맞은 국회의 조정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미 정당도 탈당한 처지라 정당 차원에서 누구를 추천할 위치에 있지 않다. 정당이 서로 의논해서 결정한 4명을 모두 국회차원에서 추천하는 역할을 해야 맞는 것이다. 그중 몇 명을 자기가 추천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부당한 개입이고 청탁이 된다. 김영란법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이 공직자들에 대해 요구하는 도덕성은 매우 높다. 만에 하나라도 정세균 국회의장이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것은 개인적인 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전체 야권에 대해서 정권교체가 되기도 전에도 이렇게 국가 존망이 걸린 사안을 논의하는 위원회 위원 선정도 개인적 취향으로 한다면, 정권을 잡고 난 이후에는 어느 정도로 심각할 것인가라는 식의 의문과 비판에 대해 대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산자부 장관 출신이라는 전력 때문에 특히 원전과 관련해서는 많은 유권자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에서 날카로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국회의 최고 수장으로서 정당의 훌륭한 조정역할을 하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청탁의 처리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 이 글은 장재연의 환경이야기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장재연의 환경이야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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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3/02/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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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지향)일기 시즌3]

옥수수 끝판왕, 안데스에 가다

에비

  나는 구황작물 킬러다. 어느 날 언니가 '넌 진짜 구황작물을 종류별로 좋아하는구나...' 하며 감탄하며 붙여준 별명이다. 좋아만 하면 구황작물 소녀가 될 법도 한데, 별명이 킬러인 걸 보니 많이 먹기도 했나 보다. 나는 1인 가구일 때도 고구마 감자 옥수수 단호박을 박스 단위로 사 먹었다. 다행히 작물들은 시기를 달리하며 나와서 겹치는 일이 없다. 옥수수 먹고 나면 단호박, 감자 지나면 고구마. 밥 차리기 귀찮을 때 요긴하게 사용한다. 굽기 삶기 볶기 튀기기 등 요리법도 아주 다양하고, 다른 작물이나 허브와도 잘 어울려 오조 오억 가지의 맛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구황작물은 슬기로운 비건지향자에겐 필수소비재다. 나는 구황작물 중 옥수수(maize)를 가장 사랑하는데, 그건 옥수수가 다른 작물 대비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서 인 것 같다. (갖지 못하는 걸 탐하는 욕심을 사랑이라 느끼다니! 고구마야 미안하다...) 신선한 상태로 구매할 수 있는 시기가 짧다는 뜻이다. 오래 먹고 싶은데, 초당옥수수를 한 박스 먹고 찰옥수수를 두 박스 먹고 나면 [품절].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옥수수는 감자와 마찬가지로 중남미와 안데스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둘 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생육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아무 데서나 잘 자란 탓에, 척박한 지역에 소개된 두 작물은 환영받으며 심어지고 세계 곳곳에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처럼 기후조건이 다른 곳보다 안 좋은 곳에서 오히려 감자 옥수수는 잘 자라는 효자 작물이 된다.  SF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다른 식물이 다 멸종된 후 마지막으로 옥수수만이 남는 내용이 나온다. 남아메리카를 여행할 땐 자연스레 다양한 옥수수 요리를 만났다.  ‘옥수수, 어디까지 먹어봤니’의 끝판왕이랄까. 안데스 지역(에콰도르-페루-볼리비아를 아우른다)은 옥수수의 고향답게 옥수수의 종류와 이름 또한 많았다.  남미는 한 민족이 여러 국가에 걸쳐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나라를 기준으로 음식이 다르다기보다, 민족별로 음식이 달랐다. 케츄아(Quechua)라는 민족은 안데스산맥의 고산지대에 넓게 분포해 살고 있어서, 스페인 등 유럽의 침략에도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았다. 이들은 여전히 자기 말을 사용하며 자기네 음식을 만든다. (휴, 얼마나 다행인지.)  옥수수 본고장 사람들의 옥수수 요리는 실패율이 낮았다. 빻아서 뭉친 다음 옥수수 잎에 감싸 찐 요리인 타말(Tamal), 빻고 반죽하여 납작하게 편 뒤 튀긴 요리(나초 같은 것)를 비롯해 아침식사로 먹는 옥수수빵인 아레빠(arepa), 옥수수가 기둥째로 들어간 스프도 흔하다. 그중에 나의 최애는 초클로 (choclo)라고 부르는, 알이 엄청나게 크고 쫀득한 옥수수였다. 초클로로 만든 요리가 선택지에 있으면 무조건 그걸로.  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여러 가지 옥수수와 콩 등을 삶아서 요리하기 좋은 단계로 다듬어서 팔고 있었다. 물론 완성된 요리도 살 수 있다. 통통한 초클로는 특히 볶은 요리에서 빛을 발한다. 강낭콩만 한 알맹이가 익어서 터져있는데, 찰옥수수처럼 쫀득하고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보통 로컬 시장의 2층에는 식당이 있어서 여러 가지 초클로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길거리 음식으로 버터에 구워 파는 것은 대개 길쭉하고 샛노란 옥수수다. 불판에 둘러서서 나무 꼬챙이에 꽂힌 옥수수를 먹으면서 '군옥수수 맛' 컨츄리콘을 생각하곤 했다. 과자봉지에 전통의상을 입은 멕시칸 캐릭터가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군 옥수수'의 맛은 모르고 '군옥수수 맛'만 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슬프다. 지글지글 불맛이 나고 톡톡 터지는 이 군옥수수를...  이 글을 쓰면서, 2023년 올해 목표에 '안데스 스타일로 찰옥수수 요리 개발하기'를 추가했다. 옥수수가 나는 계절에 비건지향인들과 옥수수 요리 시식회를 해도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다. 안데스 지역에 오랜 기간 머물렀지만 케츄아어를 못해서 요리법을 물어보지 못한 게 한이 된다... 아아... 사진이라도 올리니 뜯어드시라. 세상 간단한 군옥수수 만들기 : 삶은 옥수수에 기름을 발라 오븐이나 팬에 가만히 두고 태우듯이 구우면 된다. 약간 타야 바삭하니 맛있다. 소금을 솔솔 뿌리면 완성. 파프리카 가루를 뿌리면 더 맛있다.   필자소개 : 배낭을 매고 세계를 여행한 후 생태, 비건, 페미니즘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귀촌을 준비중입니다

화, 2023/02/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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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획된 밍크고래 / 출처:포항해경

해양수산부 보호 생물 지정 환영하나 고래 위판유통 금지하고 혼획 저감해야

〇 어제(22일) 해양수산부가 참돌고래 등 3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해양생태계법」에 따라 국제적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종 등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해양보호생물 지정에 밍크고래가 포함되지 않은 점을 비판하며, 더 나아가 모든 고래류에 대한 유통 금지와 혼획 저감 강화를 촉구한다.

〇 우리나라에서는 36종의 고래류가 발견되고 있으며, 그중 5종(밍크고래, 참돌고래, 낫돌고래, 남방큰돌고래, 상괭이)은 주요 서식종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매년 수천 마리에 달하는 고래류가 그물에 걸려 죽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참돌고래와 낫돌고래는 연평균 300마리가량이 혼획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30114" align="aligncenter" width="640"] [연간 혼획되는 고래류의 숫자 / 출처:해양경찰청][/caption]

〇 현행법상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해양생물은 혼획이 예방되지 않는다.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위판과 유통이 금지될 뿐이지, 그물에 걸려 죽는 혼획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괭이의 경우 2016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이후에도 매년 1,000여 마리가 혼획으로 죽고 있으며, 오히려 보호 생물 지정 이후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혼획과 유기가 5,000여 마리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〇 고래류에 대한 혼획 저감도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 상괭이 탈출 그물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지만 사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혼획 저감장치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괭이 탈출 그물 외에는 다른 혼획 저감장치가 개발되지 않은 탓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그물과 여러 해양생물종에 대한 혼획 저감장치가 다양하고 실효성 있게 개발되어야 하며, 어민들의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홍보도 강화되어야 한다.

〇 높은 가격에 유통되는 밍크고래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지 않은 부분도 아쉬운 지점이다. 매년 70여 마리가 잡히는 밍크고래의 경우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지 않아 위판과 유통이 허용되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르는 밍크고래는 높은 위판 가격 때문에 의도적 혼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유통이 허용되다 보니 매년 불법으로 밍크고래를 포획해 유통하는 사건도 적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밍크고래는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될 경우 의도적 혼획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230115" align="aligncenter" width="600"] [혼획된 밍크고래 / 출처:포항해경][/caption]

〇 해양수산부가 이번 신규 해양보호생물 지정을 통해 참돌고래, 낫돌고래 등에 대한 보호 의지를 보인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래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고래류의 유통과 위판을 금지하고, 해양보호생물로 밍크고래를 지정해야 하며, 혼획저감장치 강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포유동물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해양포유류보호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2023년2월23일

환경운동연합

목, 2023/02/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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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지향)일기 시즌3]

왕둥이의 지속가능한 채식식단!

왕둥이

  체력 향상의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는 올바른 훈련, 영양, 휴식이라는 문구를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올해 크로스핏 운동을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건강관리를 시작하면서 더 와 닿는 이야기다. 이번 일기에서는 내가 어떻게 비건 지향으로 식단 관리를 하고 있는지 소개하려고 한다.    나의 식단 관리의 목표는 체지방 감량과 건강 유지이다. 체지방을 감량해야 부상 위험을 줄이고 더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고 해서 조금 더 식단에 신경 쓰는 정도이다. 그래서 엄격하게 관리하지는 않고, 채식으로 먹고 싶은 건 다 먹고 있다. 채식만 하면 다 살이 빠지고 건강해질 거라고 오해하는데, 요즘은 채식으로도 가공식품이 너무 잘 나와서 가공식품 위주로 먹으면 채식으로도 충분히 체지방을 늘릴 수 있다 (나의 이야기다). 그래서 체지방 감량을 위해 이전보다는 빵, 면, 튀김 등 많이 가공된 형태의 음식 섭취는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보충제로 먹는 것보다 음식을 통해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식사를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다. 비타민 B12 함유량이 많은 뉴트리셔널 이스트 (영양효모) 정도만 요리할 때 치즈 같은 풍미를 내려고 넣어서 먹는 정도다. 무가당 두유랑 두부는 맛있어서 먹기도 하지만 크로스핏으로 고강도의 근력 운동을 시작하면서 단백질 섭취를 늘리기 위해 매일 먹고 있다. 5년째 꾸준히 건강하게 채식 식단을 유지하고 있는 내가 지속 가능한 채식 식단 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아래와 같다.  
  • 가능하면 식사할 때 면이나 빵 대신 100% 현미밥으로 먹는 것 (콩을 좋아한다면 현미 + 콩밥도 좋다)
  • 채소를 최대한 많이 먹는 것 (알록달록한 채소 반찬은 매 끼 2접시 이상, 최대한 초록색 채소를 챙겨서 먹으면 좋다)
  • 과일을 적당한 양만큼 매일 먹는 것 (갈아서 먹지 말고, 껍질째로 먹을 수 있으면 깨끗이 씻어서 생과일로 먹기)
  • 가공식품 대신 자연 식품 위주로 먹는 것
  • 그리고 늦은 밤에 먹고 싶은 건 참았다가 다음 날 아침 식사로 먹는 것이다. 
  요즘은 아침 식사로 바나나 1개에 무가당 두유 1잔 또는 비건빵 1개에 무가당 두유 1잔으로 간단하게 먹는다. 원래는 아침 식사를 잘 안 하는 편이었는데, 크로스핏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아침에 너무 배가 고파서 아침 식사를 꼭 먹게 되었다. 점심은 외식하게 되면 주로 비빔밥이나 된장찌개, 쌈밥 등 한식 위주로 먹는다. 비건 식단이 어려울 때는 비덩 채식 (덩어리진 육류만 제외하고 먹는 채식)으로 식사하기도 한다. 저녁은 주로 집에서 먹는데, 내가 먹고 싶은 대로 다양하게 비건 밥상을 차려 먹는다. 최근에는 서리태콩을 넣어서 콩밥을 지어먹는데 고소하고 달달해서 맛있다. 메인 반찬은 주로 두부 요리다. 두부를 굽거나 스크램블로 볶거나 조림으로 만들어서 다양하게 먹는다. 채소도 먹고 싶은 만큼 충분히 먹는다. 초록색 채소에는 철분이나 칼슘이 많아서 충분한 무기질 섭취를 위해 브로콜리, 시금치, 다시마 등을 꼭 충분히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 외에도 제철 채소로 요리해서 먹으면 영양가도 좋고 맛도 좋다. 나는 지난겨울에는 알배추와 청경채, 표고버섯, 두부로 따뜻한 국물 요리인 나베를 자주 먹었고, 매콤한 무조림이랑 고소한 들깻가루를 많이 넣은 무나물도 많이 해먹었다. 과일도 제철 과일로 매일 먹는다. 운동 후에는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하는데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을 먹어주면 활성산소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 1~2시간 전에 과일을 먹어주면 포만감 때문에 과식도 막을 수 있어서 좋다.          건강한 채식으로 영양을 채우고, 올바른 훈련을 통해 운동하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하면 하루하루 삶이 더 행복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건강하게 채식으로 식사하고 재밌게 운동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다.     
필자 소개: 어쩌다가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에 빠져버렸습니다. 평일 저녁에는 매일 크로스핏 운동을 하고 있고, 맛있고 건강한 채식으로 식사하는 게 하루의 큰 행복입니다. 최근 3.8 여성의 날을 맞아 골격근량 30.9kg을 돌파한 강인한 여성이 되어서 굉장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근력 왕이 되었을 때 누군가 비결이 뭔지 물어보면 “채식해서 그렇다.^^”라고 멋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채식하는데 몸이 크고 튼튼하다 보니 조카들은 저를 ‘코끼리 이모’라고 부릅니다. ‘코끼리 이모’. 나름 맘에 드는 애칭입니다.
수, 2023/03/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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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별보다는 아름다운 이별을

-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들의 편지 ① -

김원섭 (펫포레스트 반려동물 장례지도자)

[caption id="attachment_230599" align="aligncenter" width="750"] 펫포레스트 반려동물 장례식장 외부 전경 ⓒ 펫포레스트 제공[/caption]  

오랫동안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슬프지 않은 사연은 없었습니다. 

투병 생활을 하며 고생을 했던 아이, 어린 나이임에도 일찍 떠나버린 아이… 

이런 사연을 말하는 보호자들은 대부분 아이에게 못해준 것만 생각나 미안함만 느낀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론 속상하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아이를 진심으로 대하고, 최선을 다했으면서 왜 미안한 마음만 가질까.

[caption id="attachment_230600" align="aligncenter" width="750"] 펫포레스트 반려동물 장례식장 본관 봉안당 ⓒ 펫포레스트 제공[/caption]  

펫포레스트에선 장례 전 아이들의 사진을 받아 추모실 내 영상으로 송출합니다. 

그 사진들을 보면 아기였을 때부터 나이가 들었을 때까지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보호자님과 함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미안한 마음보다 아이와의 행복했던 추억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떠날 때가 되었음을 인지하고 슬픈 이별이 아닌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잘 가’라고 말해주세요. 

아이들은 항상 보호자님을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그 모습이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이길 바라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대신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너는 내 최고의 가족이었다고, 나중에 꼭 다시 만날 테니까 그때까지 잘 지켜봐달라고 말해주세요.

  ? 관련 글 : 반려동물 장례 절차 #펫포레스트 ? 펫포레스트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들의 편지②: 반려동물 장례 전에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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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과 우리동생은 한 달에 한번 컨텐츠 교류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화, 2023/03/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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