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사드, 되돌아온 구한말

지역

사드, 되돌아온 구한말

익명 (미확인) | 월, 2016/08/01- 12:08

소야미사키는 홋카이도의 북쪽 끝이다. 일본 최북단임을 알리는 비석이 있고, 그 인근에 ‘기원의 탑’이 있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나라가 시끄러운 요즘 그 ‘기원’을 다시 생각한다.

1983년 9월 미국 앵커리지를 경유해 서울로 오던 대한항공 007편 여객기가 정상 항로를 이탈하여 러시아 상공에서 소련 공군의 공격으로 격추됐다. 이 사건으로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하고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기원의 탑은 이들의 명복을 기원하는 탑이다.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을 보며 대한항공 007편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인가?

1
(사진 출처: http://blog.daum.net/mac315/15709816)

미사일 방어는 공격용이다

창은 상대방을 찌르는 공격무기이고 방패는 몸을 보호해주는 방어무기이다. 하지만 방패가 항상 방어무기로만 쓰이는가?

만약 두 무사가 창으로 서로를 겨누고 있어 어느 일방도 상대를 찌를 수 없는 상태에서 어느 한 편만 방패를 득템하게 된다면? 그 방패는 상대방의 창을 무력화시켜 자신의 창이 상대방을 찌를 수 있게 해준다. 방패는 공격을 가능하게 해주는 수단, 공격무기의 한 부분이 된다.

미사일 방어가 공격 수단이라는 역설은 이렇게 쉽게 설명된다.

미국은 이 이유 때문에 소련이 1966년부터 모스크바 주위에 구축하기 시작한 반탄도 미사일 체계 (이제는 미사일 방어체계라 불린다)를 우려했다. 미 국무부 역사가 솔직하게 기술한 것처럼 “반탄도미사일 체계는 일방이 선제타격을 가하고 나서 상대방 미사일을 요격하여 상대방의 보복을 불가능하게 한다.”

소련이 선제공격을 하고도 보복을 받지 않는다면 선제적으로 칠 유혹은 커진다. 물론 소련도 미국의 미사일방어에 대해 같은 우려를 갖고 있었다. 상호억제의 상황에서는 방어가 공격이라는 역설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소련/러시아는 핵무기라는 ‘창’을 보유한 이래 미사일 방어라는 ‘방패’를 확보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제한한 반탄도 미사일(ABM) 조약도 양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했다. 튼튼한 ‘방패’를 구축하여 선제공격 능력을 확보하려는 유혹을 물리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FILE--President Nixon and  Soviet Communist Party leader Leonid Brezhnev afix their signatures to the Strategic Arms Limitations agreement in Vladmir Hall of the Kermlin, Moscow, in this May 26, 1972, file photo. Offering a ``clear and clean break from the past,'' Bush denounced the 29-year-old arms control treaty with Russia as a Cold War relic, Tuesday May 1, 2001, but softened his remarks by pledging to reduce U.S. nuclear arsenals.  (AP Photo/File)
FILE–President Nixon and Soviet Communist Party leader Leonid Brezhnev afix their signatures to the Strategic Arms Limitations agreement in Vladmir Hall of the Kermlin, Moscow, in this May 26, 1972, file photo. Offering a “clear and clean break from the past,” Bush denounced the 29-year-old arms control treaty with Russia as a Cold War relic, Tuesday May 1, 2001, but softened his remarks by pledging to reduce U.S. nuclear arsenals. (AP Photo/File)

유럽 미사일 방어(MD)를 둘러싼 미국-러시아 갈등

1980년대부터는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계 연구와 배치에서 소련을 능가했다.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워드 텔러가 대대적인 미사일 방어구상을 역설했고, 레이건 대통령이 전략방위구상 (통칭 ‘별들의 전쟁’)으로 구체화했다. 수백억 달러를 투자했어도 성과가 없었고, 이 구상을 시작한 원인인 소련이 붕괴했어도 미국의 미사일방어 개발은 중단되지 않았다.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아예 공식적으로 반탄도 미사일 조약 탈퇴를 선언하고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도 이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던 유럽 지상배치 미사일 방어계획 대신 단계적 신축적 접근방법 (EPAA)를 2009년에 채택했다.

1
(이미지 출처: http://www.slideshare.net/RUSIEVENTS/mr-jaganath-sankaran)

1단계에서는 이지스급 구축함에 SM-3 IA 요격미사일 배치하고, 터키에 EPAA 레이더를 설치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의 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합했다.

2단계에서는 지상배치 이지스 체계를 루마니아에 설치했고, 3단계로 2018년까지 지상배치 이지스 체계를 폴란드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3단계에서는 일본과 공동 개발중인 개량형 요격미사일 SM-3 IIA를 배치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들이 러시아의 ‘창’을 무력화시켜 미국의 선제타격을 가능하게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16년 5월 루마니아에 배치된 미국의 지상기반 이지스 미사일 방어체계가 방어용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 핵군사력의 일환이라며, “러시아 안보에 대한 점증하는 위협을 무력화시킬 방안을 고려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오바마 정부가 이란 핵미사일 위협을 EPAA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2015년 이란 핵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EPAA를 계획대로 배치하는 것은 그 의도가 러시아 ‘창’의 무력화에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군부는 지상기반 이지스 체계에 사용되는 MK-41 발사대가 토마호크 유도미사일과 같은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지중해와 북해 등에 유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가 루마니아나 폴란드에서 유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러시아를 타격하는데 10분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현재 지상기반 이지스 체계에 배치된 요격미사일은 SM-3 IB이지만 개량형 IIA로 교체되면 러시아 ICBM을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에 반발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킬 미사일들을 배치.개발하고 있다. 또 일부 러시아 분석가들은 “유럽에 배치된 지상기반 이지스 체계는 러시아 미사일이 목표물이 될 것이 100% 확실하다”며 최근 시리아에서 사용된 칼리브르급 중거리 유도미사일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수호이 Su-34 전폭기가 사용될 수도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사드를 둔 미·중 대립은 유럽에서 벌어진 미·러 갈등의 재판이다.

일본: MD 구실로 ‘보통국가화’ 추구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가장 적극적이다. 섬나라라는 특성상 북한이나 중국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자는 현실적 욕구가 있기 때문이고, 실제 북이 1998년 대포동 시험 발사 이후 일본의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는 빠르게 진행됐다.

1

내각은 2003년 미사일 방어체계 획득을 결정했고, 주일미군이 2006년 오키나와에 패트리어트 체계를 배치한데 이어, 일본 방위성도 2010년 패트리어트 체계를 배치하기 시작, 2012년까지 PAC-3를 7곳에, SM-3 요격미사일을 장착한 이지스급 구축함을 네 척 배치했다. 앞으로 이지스 체계의 성능을 향상하고 이지스급 구축함을 여섯 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도 ‘방어’만을 위해 미사일 방어체계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미사일 방어를 매개로 미국과의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국가화’를 실현하고 있다.

우선 미사일 방어체계 미·일 협력을 보면, 일본 정부는 2004년 국가방위프로그램 가이드라인 (NDPG)에서 미사일 방어체계 미·일 공동개발·생산 계획을 수립한데 이어 2005년에 미국과 공동으로 차세대 미사일 요격체계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일본은 지상 요격미사일 및 이지스 체계를 미국과 합동 시험하는 등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이지스 체계의 신형요격미사일 SM-3 IIA를 미국과 공동개발하고 있다. 심지어 2011년 자위대는 미사일 방어 사령부를 자위대 시설에서 미군 공군기지로 이전하기도 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와 일체화된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민주당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던 2010년 NDPG이 미사일 방어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자민당은 정권을 재장악한 후 2013년 이를 개정,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에서 불거진 문제가 ‘집단 자위권’이었고, 아베 내각은 일본이 미국이나 미군을 겨냥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2014년 헌법 해석을 수정했다.

또한 미국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SM-3 요격미사일의 유럽과 한국 (?) 등 배치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등의 명분을 내세워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온 무기수출 3원칙을 47년 만에 개정, 무기수출을 통한 안전보장 강화와 국제 기여라는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채택했다.

14008286811126

일본은 북의 ‘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하여 실질적 미사일 방어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사일 방어를 다시 구실로 하여 무기수출금지를 완화하고 평화헌법의 해석을 수정하여 일본을 ‘보통국가화’하고 있다. 2015년 말 안보관련 법제를 채택하여 군사력을 해외에서 행사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한데 이어 헌법 개정으로 그 정점을 찍을 태세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미일동맹의 틀 안에서 취해지고 있지만, 일본은 이 틀에서 벗어날 준비도 조용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정보위성 등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독립시킬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일본 의회는 2008년 기본우주법을 통과시켜, 우주를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하겠다는 1969년 의회 결의안을 무력화시켰다. ‘평화적 목적’을 방어적 군사 작전으로 확대해석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가, 기본우주법은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인공위성의 생산, 보유, 작동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대는 통신위성뿐만 아니라 정찰위성 및 조기경보위성, 추적위성 등을 획득할 계획이다. 2014년 조인된 한미일 정보공유협정이 단기적으로는 일본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향상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적 미사일 방어능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 MD 반대로 결속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핵군비경쟁을 벌이는 동안 중국은 한 발 물러나 있었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및 이를 투발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개발했지만 핵선제불사용과 최소억제전략을 견지했다.

이에 따라 핵탄두 250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실전 배치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은 보유 핵탄두 7300기이고 이중 1920기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물론 중국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냉전시기부터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인공위성 파괴 미사일 시험 및 외기권 파괴 미사일 시험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아직 미국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가 중국의 핵전력을 상대적으로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략균형 상태인 것이다.

한국에 사드 체계가 배치되면 그 레이더로 랴오닝성과 안후이성의 ICBM을 감시해서 알래스카의 지상배치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할 수 있다. 윈난성이나 칭하시성의 ICBM을 공격해서 무력화시키면 중국은 무장해제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20160130021920524zdbu
(이미지 출처: http://m.blog.daum.net/tsc99900jyn07hakboen/14604706)

 미국의 ‘방패’가 자국의 ‘창’을 무력화시켜 전략균형을 붕괴시키고 미국에 선제공격 능력을 허용할 수 있다는데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가 일치하는 것이다.

이미 양국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운영에 대한 불편함, 미국의 중동 정책에 대한 비판,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색깔혁명이 그루지야, 우크라이나에 이어 키르기즈스탄과 우즈베키스탄까지 영향력을 확대되는데 대한 우려 등을 공유하고 있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요청으로 나토가 러시아 접경국에 최대 5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배치하는 것을 2차대전시 나치 독일의 러시아 침공작전인 바바로사 작전에 비유하고 있는 러시아는, 오바마 정부의 ‘재균형 전략’을 대중국 포위 전략으로 의심하는 중국과 전략적 이해를 같이 하고 있는 상태였다.

6월 하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통의 전략적 이해를 ‘세계 전략적 안정을 강화할 데 대한 공동성명’으로 표명했다. 이 성명에서 전 세계에 미사일 방어체계를 일방적으로 배치하는데 우려를 표명하고 구체적으로 “유럽의 지상기반 이지스 미사일 방공망 배치 및 동북아시아의 사드 배치에 강력한 반대”를 밝혔다.

1

이러한 미사일 방어체계는 세계 전략적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안보 이해도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그들[미국과 동맹]은 공공연하게 각국 안전을 무시하고 타국의 안전을 희생시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6월23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타슈켄트 선언’에서 중·러를 비롯한 회원국 정상들이 “개별국가나 혹은 일군의 국가들이 다른 국가의 이익을 고려치 않고 일방적이고 무제한적으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은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러의 입장은 일시적이거나 국지적인 것이 아니라 일관적이고 전략적이다.

한편 한미의 사드배치 결정 직후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강렬한 불만과 견결(堅決)한 반대”를 표명했는데, 주목할 점은 북의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사용하던 ‘견결한 반대’라는 표현에 ‘강렬한 불만’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사드 배치는 북의 핵시험 보다도 더 불만스럽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일관되게 유지하던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라는 세 가지에 모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지역 정세를 복잡하게 하는 행동”이고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손해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007편 사건은 미소 MD경쟁의 희생양

일찌감치 미사일 방어체계를 개발하기 시작했던 소련은 1970년대에 ‘다르얄’형 조기경보 레이더를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총 7기의 레이더를 배치하여 소련을 감싸는 레이더망을 구축하려 했다. 이 야심찬 계획은 소련이 붕궤할 때까지 완성되지 못했고, 1980년대에는 오히려 미·소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했다.

IMG_0772(1)
레닌그라드의 미터 파장 레이더 《보로네즈-M》 은 모로코에서 스피츠버겐 제도, 미 동부해안의 공간을 감시합니다. 이르쿠츠크 근교에 위치한 유사한 스테이션은 미 서부해안에서 인도까지의 공간을 감시합니다. UHF 파장 레이더 스테이션이 칼리닌그라드와 아르마비르 (2개) 에서 가동되고 있습니다. 스테이션 《보로네즈》 는 알타이, 보르쿠타 근교, 오렌부르크, 크라스노야르스크 크라이에서 건설되고 있습니다. 옴스크 지역에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사진 출처: https://milidom.net/news/26310)

특히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설치하려던 레이더는 ABM조약을 위반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 레이더 건설이 미 정보위성에 포착된 것이 1983년 6월이었고, 우연이었는지 그 3개월 후 대한항공 707호가 사할린 상공을 비행했다. 정체미상의 비행기가 민감한 극동 영공을 침범하자 소련은 이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모든 레이더망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 결과 미국 정보망이 소련의 레이더망에 대해 파악한 정보는 디펜스저널의 편집자 어니스트 보크만이 ‘노다지’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이 정보의 ‘노다지’에 근거해서 소련의 방공 레이더망에 구멍이 있어서 ABM조약을 위반하면서까지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있다는 미국의 의심은 더 확실해졌다.

결국 소련 당국도 이를 인정, 1989년 이 시설을 철거했다. 대한항공 707편은 냉전시기 치열하게 벌어졌던 미사일 방어 체계 경쟁 사이에 걸려든 희생양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새로운 백 년? 돌아온 구한말?

온 나라가 세월호 비극으로 충격에 빠져있던 2014년 4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안정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박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전작권 전환 시기를 재논의하기로 했고, 그 반대급부로 “미사일 방어 체계 상호운용성 강화를 비롯한 동맹 현대화”에 합의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역량 강화’를 명분으로 제시했다. 이 합의는 46차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구체화됐다. 한.미 국방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행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여 전작권 한국 인수를 연기하는 동시에, ‘포괄적 미사일대응작전개념’을 채택하여 “북한의 핵·WMD 및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포괄적인 동맹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2015년 제47차 한미안보협의회의는 “북한의 핵·WMD 및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포괄적인 동맹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합의를 그대로 되풀이했다.

지난 8일 한미 국방당국은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적 조치라며 이를 정당화했다. 사드 배치 결정의 정치적 근거가 47차 한미안보협의회의 -> 46차 한미안보협의회의 -> 2014년 한미 정상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이는 2014년 정상회담 후인 12월 한·미·일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3자간 정보공유약정’에 서명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
(이미지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20352137)

미사일 방어체계를 검토하면서도 드러나듯이 미·일·러·중은 ‘창’과 ‘방패’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불꽃 튀는 경쟁판에서 전작권을 반납하고 그 대가로 미사일 방어라는 미국의 ‘방패’를 첨단에서 들어주겠다고 나섰다.

그 덕분에 한반도 전체가 ‘대한항공 707편’의 운명을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는 지나친 것일까.

“소련에 속지말고, 미국놈 믿지말고, 되놈은 되나오고, 일본은 일어나니, 조선사람 조심하세.” 해방 직후 조선반도에서 불렸던 동요다.

유럽에서 17세기 웨스트팔리아 조약에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근대적 주권국가 개념이 한반도에서는 아직도 요원하다. 국가와 민족은 분단되어, 남쪽은 주권을 스스로 반납하며 그 댓가로 강대국 전략 경쟁 불바다에 섶을 지고 뛰어 들고 있고 북쪽은 주권을 과잉 행사하며 강대국의 전략 경쟁에 빌미를 주고 있다.

한반도에서 새로운 백 년은 근대적 주권 개념을 21세기에 맞게 구현하는 지혜를 요구한다. 그런 지혜야말로 21세기를 다른 백 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점은 70여 년 전 불렀던 동요에서 찾아야 할 듯하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연금개혁이 또 다시 좌초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6/1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세종시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하나의 안을 내놓으면 논의가 경직될 수 있다며 21대 국회가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가닥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아니면 다음 대선에서 주요 아젠다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발언하며 지난해 10월 “단일안을 제출하겠다”던 발언을 뒤집었다. 연금제도 개혁을 책임진 소관부처의 수장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참으로 무책임한 행태이다. 이에 연금행동은 국민연금 제도 개혁을 통해 시민의 노후를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후퇴를 방관하는 정부를 비판하며, 속히 공적연금강화의 제도개혁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위해 국가에서 만들고 운영하는 공적연금제도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무연금, 저연금에 놓여 더 이상 아파서 일을 할 수 없을때까지 열악한 노동시장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78%는 월 50만 원 미만의 연금을 받고 있다. 해고와 퇴사가 빈번한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특성상 연금액과 밀접한 가입기간 전망도 서구와 달리 길지 않을 것이기에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2028년까지 연금 소득대체율은 지속적으로 삭감될 예정이기에 더욱 우려가 크다. 

 

     고령화 되어가는 한국사회의 인구구조 역시 높은 노인부양비로 이어져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노동자는 기여금을 공제했음에도 사업장 체납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영세자영자 등 지역가입자의 납부예외와 체납의 증가로 국민연금 사각지대 확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노동자 등 제도에 포괄되지 못한 국민의 노후문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심각한 문제였다. 이 땅에 태어난 국민이 열심히 노동시장에 참여한 이후 안심하고 노동시장에서 은퇴하여 인간다운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하려면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사항인 소득대체율 상향과 이에 필요한 보험료율 인상  및 가입자 확대를 위한 법률 및 제도개혁을 즉시 단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개혁을 또 다음으로 미루겠다고 한 것은 그동안의 과정을 망각한 것과 다름 없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에서 여러 사회적 주체들이 모여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쟁점사항이었던 연금급여의 적절성, 지속가능성 과제로 대표되는 소득대체율 – 보험료율은 소득대체율 45% 동결 및 보험료 3% 단계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과반수 이상의 다수안과 소수안 2개 등 3개 안으로 합의에 실패했으나 국민신뢰제고, 보험료지원 및 크레딧 등 사각지대 해소, 기초연금 내실화, 연금개혁의 사회적 논의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은 연금특위 민간위원 전원의 일치로 권고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사정이 위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을 국민에게 약속하고 집권한 현 정부는 경사노위의 논의 결과를 반영한 정부법률개정안 조차 제시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였다. 당연한 결과로 이후 연금제도 개혁은 미진했다.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 보험료율의 논의와 처리가 없었으며 경사노위 권고문으로 발표된 내용 중에도 납부재개자에게 1년간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논의되거나 처리되지 못했다.

 

     정부는 국민연금 제도개혁으로 시민의 노후를 지켜야 한다. 포용적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천명한 문재인 정부가 지지율에 연연하여 제도개혁에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21대 총선을 통하여 정부 여당으로 하여금 미진한 개혁입법을 완수할 수 있도록  무려 180석에 육박하는 의석수를 몰아 줬다. 이제 단독으로 모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정부 여당이 더 이상 연금제도개혁을 회피한다면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제도개혁의 기반이 될 국민신뢰제고의 법 개정, 그동안 제대로 사회적 기여에 대해 인정받지 못한 부분을 정상화하는 출산, 군복무 크레딧 확대, 코로나 19로 심화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영세지역가입자 및 저소득 노동자 보험료 지원, 체납사업장 노동자 구제 및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제도 포괄, 현재와 미래세대의 저급여 문제완화를 위한 소득대체율 삭감 중단, 제도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정책 마련 등 어렵더라도 차근차근 제도개혁에 나서는 것이 정공법이다. 각자도생으로 일부 계층만 적정한 노후를 맞이하고 다수는 빈곤한 노후를 맞이하는 비참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정부와 국회는 지금 당장 든든한 공적연금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개혁에 착수해야한다.

 

2020년 6월 18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붙임: 성명 원문

The post [논평] 정부는 국민연금 제도개혁으로 시민의 노후를 지켜야 한다. appeared first on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목, 2020/06/18- 09:00
4
0

6월 1일, 성주 소성리 사드 기지 앞에 아래와 같은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사드철회평화회의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군의 해명을 요구합니다. 

 

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51221690398/in/dateposted/" title="20210601_사드 기지 경고문" rel="nofollow">20210601_사드 기지 경고문https://live.staticflickr.com/65535/51221690398_bcc81e9447_c.jpg" width="800" />

 

‘사드 기지에 접근하면 총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 붙인 군

사드 기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어

총격 운운하며 민간인 위협한 것 정확히 해명해야

 

지난 6월 1일, 성주 소성리 사드 기지에 주둔하는 육군 8919 부대장은 기지 앞에 “군사시설 보호구역 접근금지, 더 이상 접근시 총격을 받거나 체포될 수 있으니 돌아가시오”라는 경고문을 붙였다. 사드 기지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아님에도, 소성리 주민과 활동가들이 매일 평화행동을 진행하는 공간에 ‘총격’을 운운하는 위협적인 경고문이 붙은 것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 경고문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군의 해명을 요구한다. 

 

현재 사드 기지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른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표지는 어디에도 없으며, 국방부 역시 어제(6/2)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아니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관계 행정기관장과의 협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 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지정되는 것임에도 8919 부대장은 임의로 사드 기지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더불어 아무리 ‘군사시설 보호구역’일지라도 접근하는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하겠다고 군이 경고할 수 있는 권한은 현행법상 어디에도 없다. 폭력적인 협박일 뿐이다. 사드 기지 정문 앞은 주민과 연대하는 이들의 평화행동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이며, 이 같은 경고는 평화행동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일주일에 2번씩 사드 기지 공사 장비와 각종 자재 반입이 계속되고, 정부는 대규모 경찰 병력을 동원하여 사드 업그레이드와 불법 공사를 위한 장비 반입을 막아서는 주민과 활동가들을 강제 해산하고 있다. 고령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 미군기지가 들어서고, 5년 째 경찰과의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 소성리 주민들은 “우리도 살고 싶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군은 이제 ‘총격’을 운운하며 주민과 활동가들을 공갈협박하고 있다.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는 발상이다. 소성리 주민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한국군의 공격 대상인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사드 기지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고 명시한 근거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근거 ▷해당 경고문을 게시하는 결정이 어떤 단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군의 명확한 해명, 경고문 제거와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 더불어 현행법을 위반하고 민간인을 협박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힌다.  

 

 

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51221476271/in/photostream/" title="20210601_사드 기지 경고문" rel="nofollow">20210601_사드 기지 경고문https://live.staticflickr.com/65535/51221476271_2b34e44eb7_c.jpg" width="800" />

 

성명 https://docs.google.com/document/d/1q8Qa39jbgCq1eTYHbgy8GRQMrfPdowCmJbsA...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21/06/03- 20:47
4
0

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15/805/001/54c9... style="width:800px;height:419px;" />

 

임시 사드 기지 공사 위한 반복적인 경찰 진압 작전

중단 요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

 

기자회견 개요

  • 제 목 : 사드 장비 반입 위한 반복적인 경찰 진압작전 중단 요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

  • 일 시 : 2021년 7월 21일(수) 오전 11시

  • 장 소 :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앞 동시 진행 (서울은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1인 기자회견으로 개최합니다)

  • 주 최 : 사드철회평화회의 (사드철회성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 기독교교회협의회대구인권위원회 / 인권실천시민행동/인권운동연대

 

국방부와 경찰은 경상북도 성주군 소성리에서 2021.1.22.부터 7.22까지 사드 장비 추가 반입 및 기지 공사 장비와 자재 반입을 위한 경찰 작전을 무려 23회나 강행하였습니다. 매번 500~2000여 명에 달하는 경찰 병력을 소성리에 배치하였습니다. 

 

주민들은 작전 전날부터 긴장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작전 이후에도 경찰의 폭력, 강제 진압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5월 14일부터 시작된 주 2회 장비 반입과 경찰 작전으로 주민들은 일주일 내내 경찰 폭력과 트라우마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주민들의 건강과 일상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명백한 인권 침해입니다.

 

더구나 무섭게 확산하는 코로나 감염으로 전국의 방역 지침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할 군과 경찰은 작은 마을에 대규모 경찰 병력을 투입하여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드철회평화회의는 7월 21일(수) 오전 서울과 대구에서 <사드 장비 반입 위한 반복적인 경찰 진압작전 중단 요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사드 장비 반입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의 인권 침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경찰 작전의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 보도협조 [https://drive.google.com/file/d/1nT0C5kOl8ziJS5gMroqksJuwF_n4S0Gu/view?u... rel="nofollow">원문보기 / 다운로드] 

 

화, 2021/07/20- 20:05
4
0

11.24.(화)에 국민연금법 개정안 6건을 심의하기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2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심의 안건에 국민연금 제도 개선에 필요한 내용도 있으나 매우 우려스러운 내용도 있다. 특히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해묵은 과제인 소득대체율 인상, 사각지대 해소, 지급보장 명문화 등은 국회 스스로 논의사항에서 배제하고 있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국회의 이러한 행보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지금은 국회의 국민연금 제도개혁을 위한 입법활동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2018년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제도발전위의 2개 안, 정부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의 4개 안, 2019년 경사노위 연금특위 사회적 논의를 거친 3개 안이 도출되었고, 이미 모든 공이 국회로 넘어간 지 오래다. 그러나 지난 20대 국회는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 대하여서는 완전한 식물국회였으며, 21대 국회 역시 그 전철을 밟고 있다. 의석 현황 등 제반 상황은 연금개혁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국민의 노후를 든든히 할 국민연금 제도 개혁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도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 우리는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21대 국회에는 국민 신뢰제고를 위한 지급보장명문화, 첫째아부터 지원하는 출산 크레딧, 군복무 기간 전부를 지원하는 군복무 크레딧 등 총 36개의 국민연금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제2법안심사소위 심의안건에는 지급보장명문화, 출산 크레딧, 군복무 크레딧 발의안은 포함조차 있지 않다. 이번에 심의하는 6개 안에는 사망일시금 지급 요건 확대 등 필요한 내용도 있지만 추납 가능기간을 10년으로 한번에 한정하는 내용이나 국민연금 재정 계산 주기만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등 국민연금 제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연금보험료 추후납부제도는 실직 등 납부예외기간에 대하여 추후 연금보험료 납부능력이 있을때 연금보험료를 한번에 또는 분할로 내어 가입기간을 늘리는 제도이다. 특히 지난 3.30. 정부가 발표한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 따라 국민, 고용, 산재보험에 대하여 3개월 보험료를 납부예외하는 등 코로나 19로 인해 납부예외 기간이 길어져 추납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추납제도는 국민연금 수급권을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소득자의 추납제도 남용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실시간 소득 파악으로 불필요한 납부예외 기간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고소득자의 추납제도 남용문제 해결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추납시 기준소득월액을 A값으로 제한하는 다른 접근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추납 가능기간을 10년으로 단번에 줄인다면 급격한 신청건수 증가에 따른 국민 불편이 초래될 뿐 아니라, 제도 변화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 국민의 선택권을 심각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 굳이 추납 가능기간을 줄이겠다면 급격한 제도변화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이 제도 변화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추납가능기간을 먼저 20년으로 제한한 뒤 매년 1~2년씩 일정기간을 줄여나가 추납가능기간을 10년으로 만드는 방식의 점진적 개선안이 필요하다.

현재 국민연금 재정계산 5년 주기를 3년으로 줄이는 것은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장기추계이기에 주기를 단축하면 추계의 변동이 적어 통계적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단순히 재정계산 주기를 단축한다고 하여 해묵은 연금개혁이 실행될 리도 없다. 현행 전문가 위주의 제도발전위원회의 논의는 아무런 사회적 구속력이 없으며 오히려 재정계산 주기 단축에 따른 사회적 논란만 키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제도개혁의 촉진을 위해서는 재정계산 주기의 변경보다는 경사노위 연금특위 다수안 5-1항(“연금개혁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진행되어야 함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과 같이 실제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논의기구의 설치가 더 필요하다. 유명무실해진 국민연금 심의위원회의 위상을 키워 사회적 논의기구로 만드는 등 여러 대안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제도는 OECD 노인빈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불안한 노후를 해결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제도이다. 국회는 지금부터라도 국민연금 급여삭감 일변도의 제도 개악이 아닌 최소한의 급여 수준이라도 보장할 노후소득보장 강화 방안과 그에 따른 기타 조치들을 집중 논의해야 한다. 보험료 조정 등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가입대상자 모두를 포괄할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방안, 국민연금을 못받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줄 지급보장 명문화 등 국민신뢰 제고 방안이 담긴 법개정안을 심의해야만 한다. 그것이 국회가 국민연금 제도개혁 입법에 있어 현재와 미래세대에게 보여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2020년 11월 23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The post [성명] 21대 국회도 국민의 노후소득 문제를 방치할 셈인가. appeared first on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월, 2020/11/23- 23:04
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