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언론장악시도, KBS 세월호 녹취록 뿐만 아니다"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정권의 언론장악 증거에 해직언론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명박 정권시절 낙하산 사장, 보도 통제에 맞서 싸우다 해직된 언론인들이 12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장악 청문회 실시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지침'파문으로 언론계가 술렁이고 있지만, 사실 정권의 언론장악음모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권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뉴스보도와 시사프로그램에 대해서 끊임없이 봉쇄하고 탄압했다. 2008년 이명박정부 이후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8년동안 공영방송의 신뢰와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공영방송들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그 소상한 전말을 국회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를 통제한 사실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언론장악 청문회 요구가 커지고 있다. 11개 언론시민단체들은 지난 5일 이정현 현 새누리당 의원의 사퇴, 청와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청문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역시 6일부터 릴레이 점심 1인 시위를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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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의원들은 지난 6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언론 관련 청문회 혹은 현안 질의를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되려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거절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미방위 의원들은 성명에서 "이정현 전 청와대 홍소수석의 행동은 공영방송의 편집권을 보장하는 현행 방송법 4조 2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공영방송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회는 진실규명과 사태해결을 위한 어떤 노력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미방위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은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양대 공영방송에 대해 ‘청문회 개최’, ‘영업기밀자료 제출’ 등 무리한 정치적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기도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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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종면 YTN해직기자는 기자회견에서 "7년 전 이명박 후보 캠프의 언론 특보였던 구본홍씨가 YTN 사장으로 들어오려다 구성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우리는 400일가까이 싸우다 해고당했고, 수십명이 징계를 당했다"고 말했다.
노종면 해직기자는 "그러다가 갑자기 구본홍 사장이 사퇴를 한다. 2009년 5월 28일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방송되어 많은 반향을 일으킨 돌발영상과 6월 30일에 방송된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에서 '옛날에는 찍소리도 못하고 장사만 했는데 이제는 이런 말 하니 얼마나 좋으냐'고 발언한 돌발영상이 사퇴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전까지만 해도 노동조합의 대표로서 구본홍 사장과 자주 만나 통화를 하는 관계였지만 구본홍씨가 더이상 나를 만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돌발영상에 노무현 대통령이 기타치는 모습이 나갔다고 난리라고 했다. 그것을 청와대의 외압이라고 생각했다"며 "낙하산 사장이지만 새로운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에 대한 기다림과 인내, 배려 차원에서 노조는 사장과의 접촉을 끊었지만 구본홍 사장은 곧 사퇴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YTN 구본홍 사장 경질 배경에 '돌발영상'있다"
국무총리실 불법사찰에는 'YTN 임원진 교체 방향'
2012년에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이 공개되기도 했다. 2009년 언론노조 YTN지부가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며 투쟁을 하던 당시의 내용이 'BH 하명'이라는 제목으로 지시된 것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YTN지부는 △2009년 청와대가 ‘BH 하명’이란 제목으로 ‘YTN 임원진 교체방향’이 불법사찰팀에 지시되고 직후 구본홍이 갑자기 사퇴한 배경 △불법사찰 문건에 등장한 ‘(배석규가)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이니 정식 사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표현 △원충연이 이 문건을 누구 말을 들고 작성하고 보고했는지 △증거인멸 당시, 원충연이 왜 YTN의 법무팀장 등과 집중적으로 통화를 했는지등을 따져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했으나 관철되지 못했다.
노종면 해직기자는 "정권을 보도를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서 일단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MBC 언론장악 "증거 없이 해고했다" 백종문 녹취록,
"(김재철 선임) 대통령 뜻이었다" 김우룡 인터뷰등 청문회로 밝혀야
MBC 역시 2012년 당시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캠프출신보다 더 캠프적인 인사가 김재철 사장"이라며 "임명권자(대통령)의 뜻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밝히며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12년 공정방송을 위해 싸우다 해직된 정영하 전 MBC본부장은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국민들에게 어떤 해악을 미쳤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청문회가 시작될 까지 해직언론인들 모든 힘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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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해직기자는 올해 초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과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의 녹취록 폭로로 '증거 없이 해고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기자 중 한명이다. 백종문 본부장은 2014년 4월과 11월 녹취록에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는 없지만 해고했다"며 "소송비용이 얼마든, 변호사가 수십명이 들어가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재철 사장의 명예 회복이 제일 중요하다"며 "소송 문제에 있어서 대법원까지 완전히 승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제 MBC해직기자도 "해직 언론인의 복직은 부차적인 문제다. 어떻게 언론장악이 이루어졌는지, 청와대가 그 가운데 중추적인 역할을 어떻게 하고 있는 지 밝히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언론정상화는 요원하다"며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다. 이 부분은 청문회를 통해 밝히자는 것이 최소한의 요구"라고 전했다.
해직언론인들은 정론관 기자회견을 마치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공개면담을 가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이정현 전 수석 사건을 통해서 보더라도 이 문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진상을 조사하고 해직자들의 명예를 원상회복하는 절차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이 제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반드시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다. 해직자들의 원직복직과 언론의 독립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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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언론 독립성 확보 노력하겠다"
이어 "최근에 공개된 이정현 전 수석과 KBS보도국장의 녹취록을 보면 KBS 사건 같지만 MBC와 YTN의 해직기자들을 함께 모신것은 공영방송 전체에 일관적으로 진행된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기 위함이였다"며 "국회차원에서 반드시 청문회를 거쳐서 과거에 방송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밝히겠다고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6.29선언을 보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되어 있는데 30년이 다 지난 지금에 와서 동아투위도 아니고, 해직언론인 문제가 또 다시 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언론 정상화의 첫걸음은 해직 언론인의 원직 복직이라고 생각한다. 입법이든 청문회든 국회가 할 수 있는 제반조치를 다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언론장악 청문회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정의당의 총선공약이기도 하다"며 "2007년 대선이 끝나고 이명박 인수위원회에서 했던 일이 언론재단에 언론인 성향 조사를 시킨 일이었다. 그 때의 작은 둑을 제대로 막지 못해서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그 작은 틈새가 민주주의의 둑을 무너트리려는 상황까지 왔다. 사회적 공감대를 다시 일으키는 게 중요하다. 큰 야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갖고 목표를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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