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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물대포를 금하라 (한겨레 21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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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물대포를 금하라 (한겨레 21 기사)

익명 (미확인) | 목, 2016/07/07- 15:42

지난 6월 26일 영국과 독일에서 특별한 분들이 한국을 방문하셨습니다. 영국에서 집회 진압 무기로 물포가 도입되는 것을 반대하는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권단체 '리버티' 활동가 샘 호크 씨와 독일에서 전직 판사를 지내신 디이터 라이헤르테 씨이신데요, '집회에서의 물대포 사용과 관련한 국제 심포지엄' (다산인권센터도 공동주최 단체로 참여했습니다.)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셨습니다. 


청운동 주민센터 앞 세월호 가족들의 기자회견과 서울대 병원 앞 백남기 농민 대책위 방문 등 3일간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과 느낌을 많은 분들에게 나눠주셨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고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의 현실, 특히 백남기 농민을 이렇게 만든 물포사용에 대해 최대한 알리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한겨레 21의 박수진 기자님이 디이터 판사님과 만나 나누 인터뷰와 물포 관련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대포를 금하라

집회 중 경찰의 살수로 실명한 독일의 바그너와 의식불명에 빠진 한국의 백남기씨… 독일에선 경찰청장 처벌받고 ‘살수 위법’ 판결… 한국에선 경찰이 국회자료 제출조차 거부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직사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위). 2010년 9월30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안구에 맞고 피를 흘리는 디트리히 바그너(아래). 오마이뉴스 제공, EPA 연합뉴스


“물대포는 제 삶의 4분의 3을 빼앗아갔습니다. 마치 삶에서 떨어져나간 느낌입니다.”


독일의 은퇴한 엔지니어 디트리히 바그너(72)의 삶은 2010년 9월30일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바그너는 그날 ‘슈투트가르트21’ 사업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 1천여 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


슈투트가르트21 사업은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주도인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및 기차 선로를 57km의 지하 터널로 재배치하고 그 자리에 교외지구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인해 슈투트가르트에선 보존 가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공원에 있는 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야 했다. 시민 6만7천여 명이 이에 반대하는 청원을 지방정부에 넣었지만, 사업은 그대로 진행됐다.


‘보통의 삶’은 그렇게 무너졌다


시민들은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월요일마다, 혹은 중요한 공사가 있을 때마다 반대집회를 벌였다. 9월30일 목요일은 그 여러 날 가운데 하루였다. 경찰은 슈투트가르트라는 도시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살수차’를 배치했다. 살수차는 물대포를 쐈고 시민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 가운데 한 명이었던 디트리히 바그너의 두 눈에선 선연하게 붉은 핏물이 흘렀다. 눈꺼풀은 찢어졌고, 안구는 손상됐다. 여섯 번의 수술을 거쳤다. 왼쪽 눈은 완전히 실명됐다. 오른쪽 시력은 5%만 남았다. 바그너는 2014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전거를 탈 수도 없다. 오토바이를 몰 수도 없다. TV를 볼 수도 없고, 책을 읽을 수도 없다. 처음에는 스스로 밥을 먹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70년 가까이 영위해온 ‘보통의 삶’은 이렇게 무너졌다. 독일에서 2010년 9월30일은 ‘검은 목요일’로 불린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15년 11월14일. 한국의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사거리. 전남 보성군 농민 백남기(69)씨가 경찰이 배치한 살수차가 쏜 물대포에 맞고 뒤로 넘어졌다. 물대포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고 안구는 손상됐다. 2800rpm에 달하는 직사 물대포의 수압에 밀려 뒤로 넘어지면서 대뇌의 절반 이상과 뇌뿌리까지 손상됐다.


백남기씨는 이날 전국 각지의 농민들과 함께 ‘쌀값 정상화’를 요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선거에서 ‘80kg당 17만원 하던 쌀값을 2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2015년 당시 쌀값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뒤에도 매년 떨어져 15만원대가 됐다. 공약이 지켜지기는커녕 농민의 삶이 더 팍팍해진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한 ‘민생집회’였다.


정부는 집회가 열리기도 전에 ‘폭력집회’로 규정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민중총궐기’가 있기 이틀 전인 11월12일 경찰 간부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10만 명이 모이는 유례없는 대규모 집회’라며 갑호비상령을 발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11월14일 오전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 경찰차들이 ‘차벽’을 세웠다. 차에 식용유를 바르는 등 ‘차벽’에는 만전을 기했다. 경찰은 이를 “(청와대 행진에 대비한) 주차”라고 주장했다.


살수차도 동원했다. 이날 하루 사용된 살수차의 물 사용량은 2014년 1년간 사용한 양의 24배였다. 11월14일 오후 6시56분, 충남경찰청에서 동원된 살수차가 쏜 물대포에 맞은 백남기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7월1일 현재 231일째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시력만 잃은 독일의 바그너와 달리 백남기씨는 의식 전체를 잃었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말을 표현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없다. 매일 병문안 오는 자식과 아내를 알아볼 수도 없다. 그저 연명만 하고 있다. 농민 백남기씨가 68년간 영위해온 ‘보통의 삶’도 이렇게 여지없이 무너졌다.


‘물대포 피해자’를 폭도로 몰아간 한국·독일


유라시아 대륙을 사이에 두고 1만3천km 떨어진 두 도시에서 벌어진 두 사건은 닮았다. 경찰이 집회 해산을 목적으로 사용한 살수차에 의해 헌법이 보장한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할 시민이 심대한 건강상의 침해를 입었다.


6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집회에서 물포 사용 문제와 경찰의 집회 대응 개선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바그너의 실명에 대한 경찰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해온 디터 라이헤르터 전 슈투트가르트 지방법원 형사부장판사가 참석했다. 바그너 사건 변호를 맡은 프랑크-울리히 만 변호사는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백남기씨의 딸 백도라지씨와 백남기씨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담당하는 이정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등도 동석했다. 이들은 두 피해자를 대하는 독일과 한국의 공권력에 대해 증언했다.


바그너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실명하는 사고가 일어난 뒤, 독일 정부와 경찰은 오히려 바그너를 포함한 당시 시위대를 ‘폭도’로 몰았다. 바그너는 ‘범죄인’ 취급을 당했다. 사고 직후 경찰은 상해미수, 물대포에 대한 재물 손괴 혐의 등으로 바그너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주정부는 바그너가 “경찰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을 자초했다”거나 “바그너가 거리 포장용 돌을 던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검은 목요일’ 시위를 언급하며 “시위가 좀더 평화적으로 진행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그너의 변호를 맡은 프랑크-울리히 만 변호사는 “당시 경찰 명령은 불법이었음이 이후 법원 판결로 밝혀졌고, 바그너가 포장용 돌을 던졌다는 주장은 증명할 수 없는 거짓이었다”라고 심포지엄에 보내온 영상메시지에서 밝혔다.


백남기씨를 비롯한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시위 참가자도 ‘폭도’로 내몰렸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민중총궐기 다음날 기자간담회에서 “밧줄을 걸어 차벽을 설치해놓은 차량을 훼손하기 위해 시위대가 밧줄을 걸어 잡아당기기에 살수한 것”이라며 “거기에 그분(백남기)이 끼어 있었다”고 말했다. 구 청장은 “청문감사관을 통해 조사했지만 이번 살수 사용은 규정 위반이 아니”라며 “방법과 시기, 절차 등에서 운용 규정에 맞게 쐈다”고도 주장했다.


사흘 뒤인 11월17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대규모 불법·폭력 시위로 경찰관 113명이 부상당하고 경찰 차량 50대가 파손됐다. 배후단체 등을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겠다”며 시위대를 ‘폭력 시위대’로 몰았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11월17일 “이번 불법 집단행동과 폭력행위 책임자에 대해 ‘불법필벌’의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살수 행위는 법적 근거 없다” 판결


‘집회에서 물포 사용 문제와 경찰의 집회 대응 개선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6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위). 물대포에 맞고 실명한 바그너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해온 디터 라이헤르터 전 슈투트가르트 지방법원 형사부장판사, 영국 잉글랜드에서 물대포 도입 불허 결정을 이끈 인권단체 ‘리버티’ 샘 호크 활동가 등이 6월27일 한국을 방문해 백남기씨 딸 백도라지씨와 백남기씨의 상황, 한국 정부의 대응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용일 기자 


백남기 농민의 국가 대상 손해배상소송 등을 진행하는 이정일 변호사는 “피해자를 오히려 범법자로 만드는 공권력의 태도가 독일이나 한국이나 놀랍도록 똑같다”고 지적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지침에 따르면 보호돼야 할 ‘평화적인 집회’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거나 화나게 하는 행동을 포함하며, 제3자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방해하거나 지연·차단하는 행동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며 “백남기 농민의 행위는 당시 설치된 차벽의 위법성에 항의하는 성격으로 이는 ‘평화적인 집회’를 하는 집회 참가자의 행위로서 이 또한 경찰이 보장해야 하는 집회의 자유다”라고 말했다.


공권력의 책임을 묻는 사법처리 과정 역시 두 나라 모두 지난하다. 독일의 ‘검은 목요일’ 집회 피해자들은 경찰에 대해 형사소송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처리됐다.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2013년 3월, 바그너 등은 경찰 지휘관 2명에 대해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7개월 뒤 법원은 공동원고인단에 아무 언질도 없이 3천유로의 돈을 내는 것을 전제로 경찰에 대한 기소 절차를 중지했다.


이는 ‘부담과 지시를 전제하는 절차중지’라는 독일 형법상의 제도를 적용한 것인데, 죄가 경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처벌하는 대신 ‘비형벌적 제재’에 해당하는 금전 부담을 제안하고, 변호인이 이에 동의하면 법원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디터 라이헤르터 전 판사는 “이런 절차가 변호인단에 아무 언질 없이 갑자기 진행돼 소송이 마무리됐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경찰의 경고에 따라 정해진 시간 내에 공원을 떠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부상자들이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등 당시 형사재판소는 경찰 입장에 서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물대포 살수 행위 자체의 위법성을 확인하는 행정소송은 사고 발생 5년 뒤인 지난해 11월에야 겨우 판결이 이뤄졌다. 비록 오래 걸리긴 했지만, 슈투트가르트 행정법원은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는 영역에선 집시법이 배타적으로 적용돼야 하므로,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퇴거명령은 집회에 대한 적법한 해산명령이 없었다는 점에서 위법하다”며 “경찰의 퇴거명령이 위법한 이상, 이를 강제하기 위한 (물대포 살수를 포함한) 직접 강제 집행 역시 위법”하다고 판결 내렸다. ‘살수 행위에 합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슈투트가르트 행정법원은 “바그너에 대한 직접 강제 수단인 물포 살수가 비례성 원칙에 합치하는지에 상당한 의구심이 있다”는 견해도 표명했다.


백남기씨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백남기씨 가족은 사고가 있은 지 4일 뒤인 지난해 11월18일 강신명 경찰청장, 구은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와 당시 현장 지휘관·실무자 등 경찰관 7명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한 지 7개월이 지난 6월16~17일에야 살수경찰 등 경찰관 4명만 조사했다. 강신명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대포 쏜 경찰 고발 사건 감감무소식인 한국


경찰은 국회가 진상 파악을 위해 요청한 자료 제출에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제출이 어렵다”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6월2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업무보고에 출석한 강신명 경찰청장은 박남춘·박주민·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백남기씨 사건에 대한 경찰 청문감사 보고서’, 2015년 11월14일 사용된 살수차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등에 대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제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력 집행으로 생명이 경각에 달린 시민과 그 가족에 대한 사과 표명에 대해서도 “재판 중인 사안이고 사건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가 존재해서 법적인 사과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국 경찰·검찰의 철저한 ‘무대응’ 방침과는 조금 다르게 독일에선 사고 6개월 뒤 담당 경찰관 문책이 있었다. 2011년 3월 살수차 운용에 관여한 한 실무 경찰관이 120일 구류에 해당하는 벌금 6천유로를 선고받았다. 2년 뒤인 2013년 8월에는 또 다른 살수차 운용 경찰관 1명이 120일 구류에 해당하는 벌금 4800유로를 선고받았다. 중간 지휘관에 해당하는 경찰 2명은 징역 7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 3월, 지그프리트 스툼프 경찰청장이 과실치상 혐의에 대해 구류 120일에 해당하는 벌금 1만5600유로(당시 환율로 약 2천만원)를 선고받았다. 결국 바그너의 실명으로 고발된 경찰관 7명 가운데 5명이 경미하지만 법적 처벌을 받은 것이다.


정치적 제스처도 있었다. 사건 발생 6개월 뒤인 2011년 3월 지방선거에서 슈투트가르트21 사업에 대한 주민 반대가 거세지면서, 보수 성향이 강한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처음으로 기독민주연합이 아닌 녹색당에서 주지사가 나왔다. 주지사가 바뀌고 한 달 뒤인 2011년 4월, 슈투트가르트 경찰청장인 지그프리트 스툼프가 물러났다. 라이헤르터 전 판사는 “(지그프리트 스툼프가) 물러나면서 바그너에게 직접 사과하지는 않았지만, ‘검은 목요일’ 시위 진압에 대한 책임성 사퇴인 것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집행으로 실명했고, 그 결과 슈투트가르트 지방경찰청장은 6개월 뒤 사퇴했다. 사퇴 4년 뒤 약식명령 형태지만 유죄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강신명 경찰청장은 2004년 경찰청장 임기제 도입 뒤 처음으로 오는 8월까지 임기를 채우는 경찰청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눈앞이 캄캄한 백남기씨 가족


백도라지씨는 6월28일 열린 심포지엄 마무리 발언에서 “독일에서 살수 행위의 위법성에 대한 법적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5년이 걸렸다는 얘기에 한국에서는 도대체 몇 년이 걸릴지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말했다. “경찰이 (우리) 가족을 한 번도 찾지 않고, 모든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묵묵부답인 가운데 지난 6월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는 경찰관 3명을 파견해 한국 경찰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들었다. 그 에너지를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사고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 썼으면 한다”고 백도라지씨는 말했다.


디터  라이헤르터  전  독일  부장판사  인터뷰

“그날  공권력  집행은  부당했다”

정용일 기자
디터 라이헤르터(69)는 35년간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판·검사 생활을 했다. 2010년 ‘검은 목요일’이 있기 한 달 전 정년퇴임했다. 9월30일, 퇴임한 동료 판사를 만나기 위해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해 ‘검은 목요일’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그는 평범한 퇴직 판사의 삶을 보냈을지 모른다. 그날 이후 그의 삶은 ‘전환점’을 맞았고, 급기야 독일의 바그너와 유사하게 공권력이 집행한 살수차에 의해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만 있는 백남기씨와 그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6월27일 한국에 왔다.

2010년 9월30일,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그날 처음으로 시민으로서 무력감을 느꼈다. 동료 판사를 만나기 위해 슈투트가르트에 갔다. 라디오를 통해 ‘슈투트가르트21’ 사업 반대집회가 있을 거라는 소식만 들은 터였다. 그동안 법정에서 경찰 관련 사건을 많이 다뤘다. 경찰이 실제 어떻게 대응하는지 현장에서 볼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전까지 나는 한 번도 집회에 참여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1천 명 정도 있었는데 내가 있던 곳에선 폭력행위가 전혀 없었다. 나 역시 경찰이 가지 말라는 곳에 가지 않았고 집회 중심부에서 꽤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물대포가 아무 경고도 없이 내 쪽을 향했고 물을 뿌렸다. 다치지는 않았지만 온통 젖었다. ‘쏘지 말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저 물대포를 피해 나무 뒤로 숨을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서 바그너가 물대포를 맞는 것을 직접 봤나.


바그너를 직접 보진 못했다. 뉴스를 통해 바그너가 심각한 안구 손상을 입었고, 내 옆에 있던 젊은 여성 역시 눈을 다쳤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됐다. 더불어 내무부 장관이 9월30일 저녁 뉴스에 나와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포장용 돌을 던지는 등 폭력시위를 했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폭력시위로 거짓 보도되는 것에 화가 났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해 바로 그 자리에서 내무부 장관, 국회의원,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주지사 등에게 편지를 썼다. 이 편지가 보도되면서 ‘검은 목요일’ 집회와 관련해 유명인사가 됐다.


당신이 주로 전했던 메시지는 뭔가.


그날의 공권력 집행이 부당했고, 슈투트가르트 경찰청장은 물론 슈투트가르트 주지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장은 물대포 발포 당시 집회 현장인 공원에 있었지만, 끊임없이 그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 그가 현장에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짓이 밝혀졌다. 당시 경찰 대응의 적법성 등에 대한 조사를 사건을 책임져야 할 슈투트가르트 경찰청장실과 검찰청의 정치부장검사가 이끈 점도 매우 유감스러웠다. 이런 점들을 언론 기고, 대중 연설 등을 통해 끊임없이 알렸다.


한국의 백남기씨 가족에게 전하고픈 말은.


백남기씨 두 딸이 공권력의 부당함을 알리는 활동을 벌이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1985년 집회시위에 대한 기념비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 자유에 대한 의미는 집회 금지나 집회 해산을 통해 기본권의 행사가 억제될 경우에도 항상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집회 자유의 권리’를 천명한 이 판결이 한국에서도 반드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겠다.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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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 '물대포를 금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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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11/29) 저녁, 수원역 로데오 거리 앞에서 다산인권센터, 수원환경운동연합,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등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이 함께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2015년 박근혜 정권이 복면금지법을 실시하려고 했던 점, 2016년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돌아가신 사실, 2017년 촛불 혁명 당시 계엄령 발동이 심각하게 고려되었던 사실 등을 이야기하며 민주주의를 위한 홍콩 시민들의 투쟁이 한국의 오늘, 그리고 내일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홍콩 시민에 대한 연대의 메시지 적기, 지지의 인증샷 찍기 등을 진행했습니다.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는데요, 홍콩에서 오신 분이 지나가시다가 저희가 캠페인 하는 것을 보고 '엄지 척'을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파가 압승하면서 현재 홍콩의 상황은 조금 진정되기는 했는데요,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수원에서는 이후 홍콩 측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홍콩 시민과의 연대를 이어갈 것입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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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9/12/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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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0월 16일) 저녁 6시부터 한 시간동안 수원역 로데오거리 앞에서 차별과 혐오없는 평등한 경기도만들기 도민행동(도민행동) 구성원들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평등행진도 홍보하면서 국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후퇴는 없어야 한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시민들이 이 주제에 공감할 수 있도록 '나는 이런 이유로 차별받아 봤다'라는 판넬을 만들고, 각자 어떤 이유로 차별받아 봤는지 이유별로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는데요, '성별'에 가장 많은 스티커를 붙여주셨어요. 아직까지도 '여자이기 때문에' 혹은 '남자라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감내해야 하는 일들이 많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다음으로 '외모/체격'이, 세번 째로는 출신지역/언어(사투리)이 차별사유로 뽑혔습니다. 2020년을 몇 달 앞두지 않은 이 시점에 여전히 이런 것들이 차별의 이유가 된다는 게 말이 될까요? 하루빨리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할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다음으로 '나에게 차별은 oo 이다'라는 질문에 답을 받아봤는데요,  '존중' , '사람 취급을 받는 것', '내가 나로서 사는 것', '공존의 조건', '불법촬영 걱정 없는 공중화장실'과 같은 대답들을 해주셨어요. 가장 안타까운  대답 중에 하나가 '바라지만 언제올지 모르는 것'이었어요.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하루 아침에 모든 차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법을 통해 누군가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것을 시작으로 구체적 정책과 조례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평등을 체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별혐오아웃 #가자평등한세상 #차별금지법제정

앞으로도 도민행동은 거리 캠페인을 통해 평등한 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목, 2019/10/1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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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1/26)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경기ㆍ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 대책회의와 유가족이 함께 故김태규 님 산재사망 책임자 기소ㆍ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故김태규 님은 올해 4월 10일 수원 고색동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도중 추락하여 사망한 청년 노동자입니다. 그의 죽음에 여러가지 의문스러운 점들이 많아 유가족은 일상을 포기한 채 경찰서, 노동청, 근로복지공단 등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진신을 규명하기 위해 애썼지만 아직까지 김태규 님의 죽음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부디 검찰이 사건 관계자인 발주처, 시공사, 현장관리자 등 고인의 죽음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공정하게 수사하여 제대로 처벌하기를 바랍니다.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어제(11/26)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경기ㆍ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 대책회의와 유가족이 함께 故김태규 님 산재사망 책임자 기소ㆍ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故김태규 님은 올해 4월 10일 수원 고색동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도중 추락하여 사망한 청년 노동자입니다. 그의 죽음에 여러가지 의문스러운 점들이 많아 유가족은 일상을 포기한 채 경찰서, 노동청, 근로복지공단 등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진신을 규명하기 위해 애썼지만 아직까지 김태규 님의 죽음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부디 검찰이 사건 관계자인 발주처, 시공사, 현장관리자 등 고인의 죽음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공정하게 수사하여 제대로 처벌하기를 바랍니다.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자회견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위험의외주화금지법 제정산재사망 솜방망이 처벌 규탄!

김태규님 산재사망 책임자 기소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문

 

검찰은 김태규님 산재사망 책임자를 철저히 수사하여 기소하고, 엄중 처벌하라!

지난 410일 수원 고색동의 건설현장에서 청년 건설노동자 김태규가 일하던 도중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이에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를 비롯한 경기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김태규님 산재사망 대책회의를 구성하여, 고인의 사망에서부터 현재까지 7개월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억울하게 죽어간 한 청년 노동자 산재사망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먼저 떠나보낸 아들이고 동생인 김태규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인 어머니와 누나가 사고 현장을, 국회를, 노동부를, 경찰서를 찾아다니며 호소했으나 제대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 지난 7개월여의 시간동안 마주한 것은 위로와 공감은커녕 노동자 죽음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담당직원들의 태도와 관행이었다. 그리고 유족이 앞장서 싸우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산재사망이 발생하게 된 건설현장 다단계 불법 하도급 구조가 빚어낸 총체적 안전관리 부실, 사건현장의 은폐와 축소 정황을 더욱 선명하고, 적나라하게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검찰의 김태규님 산재사망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기소, 엄중 처벌을 다시 촉구한다!

경찰의 초동수사가 사건 직후 진행되어 종결됐지만, 시민사회 진상규명 목소리에 떠밀려 재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수사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구멍투성이고 초동수사 과정에서 사고 현장보존의 원칙조차 훼손되었다. 사고 당일 화물용 엘리베이터 작동원인과 사고이후 엘리베이터 이동 등은 사고현장 은폐와 축소를 말하고 있고, 전기지게차 동선과 위치 등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개인 부주의로 수사담당자가 언론에 흘린 의혹, 증거 및 증인확보 미흡 및 CCTV 비공개에 대한 의혹, 안전보호구 지급 여부 등 해소되지 않은 많은 의문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심지어 노동자인 당사자가 작성해야 하는 근로계약서마저 관행이라고 하며, 사측에서 썼다고 하니 이는 명백한 사문서위조에 해당한다.

이러한 많은 의혹과 의문에도 불구하고 지난 1120일 우리 대책회의는 수원서부경찰서로부터 경악스러운 답변을 받았다.

시공사인 은하종합건설 대표와 이사, 차장, 현장소장 등을 기소하고, 화물승강기 제조사는 승강기 안전검사 없이 컨트롤 리모콘을 시공사에 무단으로 제공한 혐의로 기소만 했을 뿐, 발주처인 ACN은 국토교통부에서 유권해석이 내려오지 않았음에도 무혐의로, 사람장사꾼인 계향인력의 명백한 위법행위에도 불구하고 무혐의 처리하는 경악스러운 결과를 들었다. 이는 공공기관이 노동자 생명과 안전 보다는 기업과 자본의 탐욕스러운 이윤추구를 방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아무리 말로 법을 지키라고 해도 기업들은 그 법을 지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이 죽어나가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사건 관계자인 발주처, 시공사, 현장관리자 등 고인의 죽음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공정하게 수사하여 반드시 기소하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만 산재사망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의 과오를 스스로 끊어낼 뿐만 아니라, 산재사망이 기업에 의한 살인을 명확히 하여,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뒤로 한 채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된 기업의 사업수행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하지 못한다면, 이제 대책회의가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다. 작년 말 대한민국 사회가 마주한 한 청년노동자의 죽음. 고 김용균 추모 1주기가 곧 다가온다. 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위험이 고스란히 전가되는 사회, 우리는 이들의 죽음에 빚지며 살아가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과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통해,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김용균과 김태규 삶을 지켜내기 위해 싸울 것이다.

20191126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위험의외주화금지법 제정!

산재사망 솜방망이 처벌 규탄!

김태규님 산재사망 책임자 기소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청년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님 산재사망 대책회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민주노총 수원지부, 민주노총 건설노조 수도권남부본부), 일하는2030,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경기공동행동 준비위원회 (경기대학생연대, 경기민예총,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진보연대, 경기청년연대, 노동당 경기도당,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민중당 경기도당,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전국회의 경기지부, 전농경기도연맹),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매산지역아동센터, 수원YWCA, 수원나눔의집,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회,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수원이주민센터,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지역목회자연대,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환경연합, 전교조 초중등사립지회 외 10개 단체), 다산인권센터, 수원청년민중당, 정의당 수원시위원회, 수원권역노동네트워크,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아르바이트노동조합,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경기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노동건강연대, 천주교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님과 사무국장, 산재피해자 가족모임 다시는

수, 2019/11/2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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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는 평등을 말하라!"

어제(10/19) 열린 2019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행진 '평등을 말하라'에 다산인권센터도 반차별모임 참가자들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현수막을 잡고 흥 넘치게 구호도 외치면서 종로 일대를 돌아 청와대까지 행진했습니다.

최근 국가인권위에서 발표한 국민인식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국민 다수가 혐오,차별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인식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처음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가 시작되었던 2007년으로부터 한 걸음도 나아가고 있지 못한 (현실은 더 후퇴했구요) 이 상황을 정부와 국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정리집회가 계획된 청와대 앞쪽 도로에서는 이미 근처에서 문재인 정부를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던 분들이 집회를 준비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욕설과 야유 혐오의 발언을 퍼부어 대고 집회 장소로 계속 들어오려고 하셔서 집회 시작 시간이 연기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행진 참여자들이 들어오고 나서도 욕설과 도발은 쉬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나이,성별,성적지향, 사상 등을 이유로 길거리에서 혐오발언을 토해내는 그 분들을 보면서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한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혐오와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법제정을 시작으로 혐오와 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적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권과 평등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려 합니다!!

 

목, 2019/10/24-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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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4일) 다산인권센터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함께하는 수원지역 10월 정기상영회를 동수원 CGV에서 진행했습니다.

어제 상영한 영화는 재일교포들에 대한 인종주의에 맞서싸운 일본 시민들의 활약상을 다룬 '카운터스'였습니다. 약 70 여분의 시민들이 상영회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극장 입구에서 표를 나눠드리며 참여자들은 어떤 이유로 차별을 경험해봤는지에 대해 스티커를 붙이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나는 특별한 차별을 받은 적이 없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스티커를 붙이며 이런 것도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일상에서 겪은 일이 단순히 불쾌한 경험이 아닌 차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는 판넬을 들고 인증샷을 찍은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일하 감독님께서도 참여해 주셨어요^^

영화 상영 이후에는 이일하 감독님을 모시고 GV 시간을 가졌습니다.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 한일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 주인공 다카하시에 대한 질문, 영화 속 주인공이 한 것처럼 혐오라는에 또 다른 폭력으로 맞서는 것이 옳은 것인지 다양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폭력이라는 방식에 대해서는 당연히 반대하지만 영화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혐오라는 폭력, 그에 대항하는 폭력에 더하여 혐오를 방치한 국가의 폭력도 있었다는 감독님의 대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실제로 혐오스피치에 대한 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혐오집회 참가자들과 카운터스드을 대하는 경찰의 대응은 완전히 바뀌게 되는데요,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한편으로 공권력의 습성이라는 것에 쓴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하루빨리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GV 시간이 너무 짧아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먼 거리를 와주신 이일하 감독님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정기상영회는 11월 28일(목) 저녁 7시 30분 동수원CGV에서 열립니다. 상영작은 미국 연방대법관이자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인생을 담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를 상영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토, 2019/10/2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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