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계속되는 한반도 지진, 언제까지 우왕좌왕하며 불안해할 것인가?
계속되는 한반도 지진,
언제까지 우왕좌왕하며 불안해할 것인가?
언론보다 늦고 날짜도 틀린 긴급재난문자
활성단층 조사에 묵묵부답인 정부, 동해안에서 계속 짓고 있는 핵발전소
정부는 말뿐인 호들갑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월성·신고리 핵발전소 앞바다 지진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어제(5일) 저녁 8시 33분경, 월성·신고리 핵발전소 앞바다에서 규모 5.0 지진이 일어났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52km,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65km 떨어진 해상이었다. 이번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지진 중 5번째에 기록될 정도로 큰 지진이었다. 어제 지진으로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국에서 6천여 건의 신고가 접수되었고, 화분이 깨지고 선반의 물건이 떨어지는 등 흔들리는 집에서 국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특히 진앙지가 부산-울산-경주 등 핵발전소 밀집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컸다.
이번 지진에서 우리는 우왕좌왕하는 정부, 큰 피해가 없으니 괜찮다는 한수원, 지질조사가 필요하다는 학자들의 모습을 또 목격했다.
어제 저녁 8시 33분경, 지진발생 이후 기상청은 8시 36분발로 속보를 발송했고 언론은 이를 긴급속보로 타전했다. 심지어 긴급재난문자는 8시 50경에나 발송되었고, 그나마 5일을 4일로 잘못 표기해서 다시 발송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러는 사이 지진 발생 이후 20여분이 지났다. 지진의 긴박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의미 없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셈이다. 그나마 전체 핸드폰 가입자의 20%(1,203만 명)를 차지하는 3G폰 가입자는 기술적인 문제로 이런 문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그간 지진이 있을 때마다 지적되어왔던 사안이다. 기상청은 뒤늦게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을 2020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때까지의 대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더구나 기상청은 지난 5월 횡성에 규모 6.5의 지진이 있었다는 팩스를 잘못 발송해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계속되는 재난 상황에서 이런 어이없는 일들을 계속 바라봐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짜증나고 답답할 노릇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핵발전소와 관련한 것들이다. 부산-울산-경주의 고리·신고리·월성·신월성 핵발전소 단지는 우리나라 최대의 핵발전소 밀집지이자, 주요 단층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들 지역의 활성단층에 대해 충분히 조사되었는지에 대해 어느 누구도 확실히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지진이 일어난 해양지역에 대해서는 더욱 정보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수원은 충분한 내진설계가 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이번 지진에도 핵발전소가 안전히 가동되고 있다는 점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지진 피해가 없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이것이 이후의 안전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지진이 있을 때마다 ‘더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만 나오지 실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최근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를 승인했다. 이번 지진을 통해 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이후 더 큰 재난을 당할 것은 매우 분명한 사실이다. 이들 지역의 지진 위험성에 대해 지적되어 온 것이 처음도 아니고, 한두사람의 목소리도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는 것이다. 또한 추가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이들 지역에 대해 더욱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1~2일 정도 각종 기사가 쏟아지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이를 통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지진으로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어쩌면 어제 일어난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관심이 아니라, 정말로 지진을 준비하고 핵발전소와 같은 위험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시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처참한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16.7.6.
에너지정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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