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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수녀와 함께 읽는 『생태주의자 예수』 – 생태적 수자원 정책

프란치스코 성인이 노래한 ‘태양의 찬가’에서 처럼, ‘우리의 누님인 물’은 우리가 여기 살아가는 처음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의 동반자입니다. 물은 우리에게 양식과 식수를 제공하며, 우리의 빨래를 씻어주고, 풀밭과 나무와 꽃에 수분을 공급하고, 가축과 인간의 목을 축여주며, 우리에게 전류를 공급하고, 우리의 쓰레기까지도 처리해줍니다. 인간은 지켜야 할 선만 넘어서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는 지나침입니다. 물이 더는 스스로를 정화할 수 없다면 모든 생명이 위협을 받게 됩니다. 물이 건강하다면 창조는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경제, 기술, 학문, 정치가 물을 장악해 버린 지금, 전 세계 20억 인구가 물 부족 사태의 위협에 처해 있습니다. 하루에 27,000명꼴로, 매년 1천만 명이 물 부족 혹은 물 오염 때문에 죽어갑니다.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킬 만한 물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소유욕과 무지함을 만족시킬 만큼의 물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 소중한 물 자원을 낭비하며 체계적으로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숲과 바다의 생명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지금으로부터 80년 전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사용했던 것의 여덟 배나 되는 물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의 물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물을 더럽히고 낭비하고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물은 가장 희소한 천연자원이 될 운명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물을 둘러싼 전쟁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식수의 상당 부분을 심층 지하수로부터 끌어오고 있습니다. 심층 지하수 남용의 결과는 이미 자명합니다. 자꾸만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드는 기술적 시도는 결국 지하수층을 파괴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지질학적으로 회복되는 데는 수 만년이 걸립니다. 물론 한동안은 수 천년 동안 보존되어온, 그래서 인간이 만들어낸 유해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최고 품질의 물을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엄청난 재난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물을 찾아 더 멀리, 더 깊이 가는 것은 물 부족 사태의 엉터리 해결책입니다. 그것으로는 물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그 문제를 자꾸 미뤄놓음으로써 더욱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산업계는 수십 년 동안 가장 적은 돈을 들이고도 마음 놓고 물을 쓸 수 있는 권리를 누릴 때가 많았습니다.
정치계는 ‘산업과 물’이라는 문제 해결에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각 가정의 물 절약과 빗물 활용을 위해 정치력을 기울이는 것이 진보적이라고 취급합니다. 강과 바다에 있는 물을 오염시켜 우리가 도저히 마실 수 없는 물로 바꿔놓는 주범은 대개가 환경에 무관심한 화학 제조업체들입니다.
어떤 동물, 어떤 식물도 ‘폐수’를 내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사유하는 인간’으로가 아니라 ‘쓰레기 만드는 인간’,
즉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쓰레기를 남기는 존재로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백 년 전 독일에서는 먹기 위해서 물을 한 번 걸러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 전적으로 화학기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덟 번의 화학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물에다 염소를 타 살균 소독하고 다시 걸러내고 자외선을 쪼입니다. 벤젠(자동차·항공기의 연료), 크실렌(물감 원료), 톨루엔(염료) 등의 유기 화학산업의 혼합 독극물 230톤의 폐수가 매일 라인강으로, 식수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농업지역에서 사용되는 살충제, 제초제 등도 물을 오염시킵니다. 질산염과 암모니아는 바람을 타고 숲과 바다로 퍼져나갑니다. 과거에 우리가 사용했던 많은 화학물질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입니다.10년 후, 미래 시대의 물
만일 정부와 의회가 건축업자들로 하여금 절수계기판을 설치하도록 하고, 물 절약 샤워기, 변기, 세탁기, 설거지 기계 등의 소비를 촉진하고, 물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도의 수도 요금을 물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물 절약 법률’을 제정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물의 절반만으로도 충분해지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런 법이 있으면 한 사람이 매년 25,000리터의 물을, 10년이면 25만 리터의 물을 절약하게 됩니다. 네 식구 가정에서는 특별한 불편함 없이 1백만 리터의 물을 절약하게 되는 셈입니다. 새로운 물의 윤리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실천에 옮겨집니다. 먼저, 각 가정에서는 수량계를 설치하여 물의 소비를 점검하며, 중수필터의 보급으로 샤워나 세탁에 사용된 물을 다시 정화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서는 식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중수를 받아서 쓰며, 빗물도 사용 가능합니다. 큰 건물에서 나오는 오수도 정화될 수 있고, 학교나 관공서에 공급하는 물은 빗물을 물탱크에 모아두었다가 사용하면 됩니다. 또한, 산업분야에서는 올바른 정치적 결정을 통해서 물을 재활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한 번 사용한 물도 열 번 이상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도입이 가능한 기술을 이용하면 농업용수는 절반으로, 공업용수는 90% 격감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기술을 통한 절약은 경제적 성과를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더 높여줍니다. 폐수도 생산적으로 사용하기만 하면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물과의 새로운 관계’를 위한 대안적 수자원정책
수자원 보호정책은 생물학적 분해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의 생산만이 허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의 순환도 여기에 포함 됩니다. 인간의 경제가 미래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런 순환에 발맞추어 생산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연의 모범을 성찰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 농부들이 물의 흐름에 맞추어 농사를 지을 때는 모든 면에서 수준 높은 미적 감각과 조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안적 수자원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다면 물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또 물을 많이 더럽히는 대형 발전소가 풍차, 태양광발전기, 바이오매스에너지, 복합화력발전기로 대치되어 에너지 수요를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킬 것입니다. 물과의 새로운 관계는 생태적이고 경제적인 이유에서 꼭 필요한 것일 뿐 아니라 유한한 세계에서 평화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한 전제조건입니다.우리는 원거리 소비, 심층 지하수 남용, 화학에너지를 사용한 물 공급으로 치닫는 흐름을 끊고
지역적으로 지속 가능한 물 공급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생태적 예수의 정신으로 보면 우리 모두는 책임자입니다. 이 책임은 우리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깨끗한 물을 그대로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태적 예수는 우리에게 제안합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 (요한 7,37-38) 자신을 믿는 사람으로부터 생수가 흘러나온다고 예수는 말합니다. 실개천이 아니라 강처럼! 죽은 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물이! 만일 그리스도교인들이 예수의 이런 의도를 파악했더라면 이 세상은 얼마나 다른 모습일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입니다. 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있겠습니까? 언젠가 우리의 후손들에게 양심의 거리낌 없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얘들아! 이건 너희의 물이야. 이제 너희가 다시 멱도 감고 수영도 할 수 있는 물이 되었구나. 많은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는 물이 되었구나. 저 물고기들이 아파할 일도 없어. 저 물고기를 아프게 하면 사람도 아프게 된다는 걸 깨달았거든. 얘들아! 물은 다시 너희의 물이 되었다.”
글 │ 성가소비녀회 최바오로 수녀



























맹동산의 영양풍력발전공사 현장. ⓒ 김병기[/caption]
이제 우리는 이른 새벽 신성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자신들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태초로부터 물려받은 신적 에너지, 태양과 바람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상속해줄 수 있겠는가? 바람과 태양과 대화하는 법을 우리의 미래에 가르쳐줄 수 있는가? 바람으로 가는 길을 그들에게 열어줄 수 있는가? 태양의 들녘과 바람의 거리에서 생을 보냈던 생태주의자 예수는 부활 후 제자들에게 나타났을 때도 끝까지 생태적이었습니다.








































▲ 2014.9.17.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펼쳐진 노후원전폐쇄 액션퍼포먼스 ⓒ환경연합 정대희[/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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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9.17.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펼쳐진 노후원전폐쇄 액션퍼포먼스 ⓒ환경연합 정대희[/caption]
이기열 집행위원은 퍼포먼스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부는 손쉽게 에너지를 얻기 위해 원전을 선택하고 있으나 이런 근시안적 정책으로는 안전한 나라, 나아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나라를 만들지 한다.”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을 위해서라도 노후 원전은 즉각 폐쇄해야 한다.”
그리고 퍼포먼스에 참여한 산악인들과 현장에 있던 환경연합 활동가들은 남대문서로 연행되었다. 당일 경찰조사 후에 모두 풀려났지만, 퍼포먼스를 기획했던 입장에서 조사를 받았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 이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1호기는 2015년 6월 폐쇄가 결정되었고, 2017년 6월 영구정지에 들어갈 예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물론 부산, 울산 등 지역주민들과 탈핵을 위해 애써왔던 많은 분들의 소중한 성과다. 폐쇄 이후에도 안전한 해체 등의 문제와 그동안 발생한 핵폐기물과 해체폐기물의 보관과 처리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갔다.
안타깝게도 그날의 퍼포먼스에서 함께 폐쇄를 이야기했던 월성1호기는 끝내 수명연장을 막지 못했다. 수많은 안전성 문제와 논란이 수명연장 심사과정에서 제기되었지만,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1호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해 가동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월성원전 인근 주민과 국민들은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무효 국민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노후원전 폐쇄운동은 절반의 성공으로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검찰은 그날의 노후원전 폐쇄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참여한 환경연합 활동가 안재훈 등 3명을 기소하여 총 벌금 55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세 명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 일임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처분은 부당하기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그리고 오는 7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최근 환경운동가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에 대해 과잉수사와 처벌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과연 이러한 처벌이 타당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반영하지 않는 불통 정부에게 이렇게까지 의견을 표현하는 까닭을 생각해보라고. 위험한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것 자체가 큰 죄가 아닌지부터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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